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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국수 금지
제이콥 크레이머 지음, K-파이 스틸 그림, 윤영 옮김 / 그린북 / 201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정의롭게' 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많은 책에서 '정의'를 가르친다.
그렇다면 정의란 무엇인가?
동일한 제목의 책이 몇 년 전 대 유행을 했던 적이 있다.
그만큼 우리는 정의를 추구하고, 정의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정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제 갓 8개월 된 아기이지만,
우리 딸을 보며 정의, 공평, 평등, 자유, 박애.. 이런 가치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을 할 때가 있다.
단순히 착하게 살아라,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이런 말로는 부족한데,
과연 어떻게 그런 개념을 어릴 때부터 심어줄 수 있을지..
그러던 와중 이 책, '오늘부터 국수 금지'를 읽게 되었다.
사실 제목만 봤을 땐, 그저 유쾌한 아이들의 동화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책 장을 덮는 순간,
아, 이거다!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이 책은 루마을에 사는 국수광코끼리의 소개로 시작한다.
국수광코끼리는 말 그래도, 국수를 너무너무 좋아하며 국수 없이는 살 수 없는 코끼리이다.
그런데 이 마을의 캥거루들이 자신들끼리, 자신들만을 위한 법을 제정하여 자신들만을 위한 판결을 내린다.
그것이 바로 '국수금지'이다.
국수광코끼리는 그 법을 따르지 않고 국수를 먹다 동물원에 갇히게 되지만,
판결에 불복하고, 다른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결국 국수를 다같이(캥거루까지도) 즐겁게 먹는다는 내용의 동화이다.
이 책에서는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법이 잘못되었으면 그것을 따르지 않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단순히 '법을 무조건 지키고 나라에 충성하라'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정의'가 무엇인지, '평등'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시각에서 내용을 구성한 것이 참 마음에 든다.
정의는 두꺼운 안경을 쓴 사람들이 탁자 위에서 논하는 개념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알고 지켜야 하는 살아있는 개념인 것이다.
우리 딸이 이 정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때가 된다면,
(아직 글자를 모를 때에라도) 꼭 이 책을 먼저 읽어주고 싶다.
그리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다 함께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