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양사 편력 2 - 근대에서 현대까지
박상익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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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읽어왔던 1편을 끝내고, 나의 서양사 편력 2편은 주말을 이용해서 한 호흡으로 읽었다.

 

2편은 1편에 비하여 느낌이 덜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일부 이야기들은 역사에 교훈을 맞춘다는 느낌이 드는 이야기도 있었고, 교훈에 역사를 끌어들인다는 생각을 하게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책 내용중에 기록하고 생각해 보고 싶은 강렬한 이야기가 두편이 있어서 오늘은 그중 한편을 소개하려고 한다.

 

2차대전 이후 프랑스에서는 나치정권에 부역한 언론인과 문인들에 대한 숙청작업이 있었다고 한다.

 

관용론자들은 "청산론이 프랑스 국민을 '저항운동가'와 '부역자'로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에 토대를 두고 있음을 지적하고, 정치적 차원을 벗어난 기독교적 사랑과 자비에 호소했다고 한다.

 

반면, 카뮈,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등으로 대표되는 청산론자는 "청산 작업에 실패한 나라는 결국 스스로의 쇄신에 실패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라는 주장으로 맞섰다.

 

결국, 파리의 부역자재판소에서 재판 받은 작가와 언론인 32명중 무려 12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그중 7명이 처형되었다고한다.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왜 돈으로 부역한 기업가들보다 말과 글로 부역한 자들이 더 큰 벌을 받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작가 베르코르는 단호하게 답하였다고 한다.

 

"기업가를 작가와 비교하는 것은 카인을 악마와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카인의 죄악은 아벨로 그치지만 악마의 위험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읽으면서 작가에 관해서 보다는 오늘날의 언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문득 생각이 미쳤다.

 

그 생각이 오랫동안 머리에 남아서 책의 내용을 옮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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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seuk 2020-03-11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반민특위를 생각합니다.

막시무스 2020-03-12 13:1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책 내용도 우리나라의 반민특위를 결론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ㅎ
코로나 없는 건강한 독서하시기 바랄께요!ㅎ
 
서양미술사 (반양장)
E.H.곰브리치 지음, 백승길 외 옮김 / 예경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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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전인가 여름휴가때 도서관 에어콘 바람에서 피서를 즐기며 이 책을 보았었다.

 

올초에 이집트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시 한번 읽어 볼까하는 마음에 책을 펼쳤다가 엄청난 무게감께 참깨를 흩어 놓은 듯한 깨알만한 글씨에 덮었었는데, TVn의 책 소개 프로그램에서 이 책에 대한 방송을 접하고 용기와 인내심을 가지고 완독했다.

 

누군가 고전이나 벽돌책은 책이 주는 교훈보다, 책상에 오래 앉아서 끝까지 읽어내는 인내심을 얻는 것이 더 큰 소득이라고 말했던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유명한 서론의 시작인 <미술(ART)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라는 첫 줄은 참 멋진 문장이다. 결국, 미술이란 그 시대를 만들었던 사람들의 시대정신, 느낌과 감정 등을 그 시대의 미술가들이 표현하고, 극복하는 과정의 연속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의 좋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초입에서부터 현대미술의 작품까지 둘러 보면서,

 

"미술의 역사는 시대가 제시하는 지배적인 사상에 맞서서 동 시대가 지배하는 사상이나 개인이 물들어 있는 습관과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보며 탄생시킨 변화하는 생각과 요구들의 역사"라는 작가의 말을 상기해 본다면,

 

전시 작품들이 보여주는 표면적인 아름다움, 역사적 교훈, 표현하고자 하는 정신이나 감정 등의 건너편에 숨어 있는 지독한 편견과 지배적인 사상에 투쟁하는 작가들의 처절한 고뇌를 보다 더 잘 이해하고 느낄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값비싼 유럽 미술관 여행이 아니더라도 서양미술 관련 책이 주는 묘미가 이런 것이 아닐까? 색과 형태로 치열하게 고민하는 화가들과 작품들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 말이다.

 

서양미술이나 미술사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 곰브리치의 미술사가 필수도 아니고, 어쩌면 새로운 발견이나 이론의 등장으로 노쇠하고 가독성 또한 그렇게 훌륭한 것도 아니겠지만, 지금 현재 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미술서적이 이 노작에 빚지고 있음을 생각해 본다면 동 분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노교수의 역작을 한번쯤 읽어 보는 것도 서양미술을 바라보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나는 곰프리치 서양미술사 읽은 사람이다!라는 건전한 허영심!과 많은 서양미술 서적의 탄생에 언덕이 되어준 존경심!으로... 

 

5년쯤 뒤에 다시 만나요! 곰브리치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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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20-03-08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곰브리치 서양이술사 읽은 사람입니다. 1983년도에.^^

막시무스 2020-03-08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등학교에서 크레파스로 그림그리던 시절에 보셨군요!ㅎ
이 책의 역사가 피부로 느껴집니다!ㅎ
왠지 시간의 끈같은걸로 연결되는 기분 좋은 묘한 느낌이 드네요!ㅎ
코로나 조심하시고 즐거운 휴일되십시요!ㅎ

북프리쿠키 2020-03-08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막시무스님 책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이 저와 똑같은 모양으로 많이 붙어있네요..마치 제 책을 보는듯 했습니다..^^; 저도 여러책 더 읽어보는 것보다 이 책 한번 더 찬찬히 읽어보고 싶네요^^

막시무스 2020-03-08 18:04   좋아요 0 | URL
평소에는 잘 붙이지 않는데 두번째 읽는 책은 뭔가 해야할것 같아서 붙여 봅니다!ㅎ 여유가 있으실때 느리게 한번 다시 보십시요!ㅎ 코로나 없는 즐건 휴일되십시요!ㅎ

비로그인 2020-03-14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저리도 열심히 읽으셨음요. 책이 마구 탐나네요 ㅎㅎㅎ 아직 안읽어본거라 발동동한다죠. 저거 새거로 사고픈데 가격대가 조큼 있더라고요 문고판은 쪼마내서 그림보기 안타까울까봐 적립금 모으고 있는데 한 10년 모이면 득템할수도 ㅎㅎㅎ

막시무스 2020-03-14 21:04   좋아요 0 | URL
뭔가 기념으로 남기고 싶어서 그냥 붙여 본건데 칭찬해주시니 쑥스럽네요!ㅎ 꼭 득템하셔서 곰브리치 문하로 입문하시길 기원합니다! 코로나 없는 건강한 휴일 되십시요!ㅎ
 
나의 서양사 편력 1 - 고대에서 근대까지
박상익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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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서양사의 주요 사건이 현대에 던져 주는 의미를 기술하고 있는데 역사적 사건의 충실한 설명과 함께 되새겨 봄직한 유익한 교훈을 많이 주었다! 잠들기 전에 조금씩 읽어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이것 또한 편력이 주는 묘미인듯 하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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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7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막시무스 2020-03-08 09:54   좋아요 0 | URL
제가 서양사 지식이 많이 부족한 관계로 낯섬이 주는 재미가 더 크기 때문일수도 있어요! 즐거운 휴일되십시요!ㅎ

hariot 2020-03-1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몇년전 그림에 꽂혔을때 미술사 책을 몇권샀었는데 그때 다니엘 아리스의 서양미술사의 재발견과 매리홀링스위스의 세계미술사의 재발견 등을 사서 열심히 보았는데 지금은 서가에 꽂혀 어쩌다 펼쳐보는 책이 되었습니다
지나다가 들렀습니다. 다시 한번 펼쳐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족 : 무식의 소치로 스님인줄 알았습니다. 막시무 스님 이렇게,,, ㅎㅎ>

막시무스 2020-03-1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사가 참 재밌죠! 좋은 그림을 보면서 한편으로 역사나 철학도 공부할 수 있구요!ㅎ 특히 미술관 여행도 할 수 있으니 코로나의 시대에 굉장히 유익한 독서분야라고 생각됩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독서되십시요!ㅎ
 
동서양의 인간 이해
한자경 지음 / 서광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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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쯤이었나, 채사장 작가님의 <지대넓얕0>편을 재미있게 보았다! 이 책을 통해서 우주와 인도철학, 불교,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만약 나와 같은 관심이 있다면 한자경 교수님의 동서양의 인간이해는 얕은 내 관심과 지식을 좀 더 깊게 만들어 주고 무엇보다 많은 흥미와 동기를 유발해 줄 수 있을것 같다!ㅎ

희랍철학, 인도철학, 불교철학, 유교철학의 세계관과 특히 죽음의 의미를 이해하는 관점을 이해해 본 것은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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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행복하라 -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 특별판, 샘터 50주년 지령 600호 기념판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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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뉴스에서 법정스님의 열반 10주기 추모법회가 열렸다는 기사를 접하고 지난 연말에 사두었던 스님의 책을 펼쳤다.

 

스님이 열반하신 이후로 집필하신 저작들이 절판되어 스님의 글을 한 권 가질수 없다는 아쉬움이 컸었는데 이렇게 생전에 글모음집을, 그것도 <무소유>가 수록되어 있는 수필집을 내 소유로 읽으면서 스님의 큰 뜻을 거스르는 듯 한 송구한 마음을 감추기가 어려웠다. 

 

노 스님의 글 앞에서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불경스럽지만, 수필이나 산문을 보면 항상 부러운게 이 분들과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관찰하고, 사유하고, 의미를 찾아서 부여하고, 한자한자 적어내려가는게 이렇게 다를 수 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정말 존경스럽고 감사하다는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

 

창밖에 비가 오는데, 스님의 따뜻한 글이 마음속에 깊이 스며들어 때때로 생각이 나고, 스님의 좋은 마음과 생각이 내 마음과 생각에도 젖어 들어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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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8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28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0-02-29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법정 스님의 무소유, 라는 글을 읽고 사유의 깊이를 느꼈어요.

막시무스 2020-02-29 19:27   좋아요 1 | URL
절판되었던 스님의 글들이 최근에 많이 나와서 접하지보지 못한 저같은 무지랭이한테 큰 울림을 주시니 감사한 일인것 같습니다! 즐거운 휴일되십시요!ㅎ

빵굽는건축가 2020-02-29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무실 한켠에 있는 스님의 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책 즐겨보고 마음 살피며 살아요.  

막시무스 2020-02-29 19:28   좋아요 0 | URL
사무실에 보관하시고 펴보신다니 저도 한번 꼭 읽어 보려합니다! 즐거운 휴일되십시요!ㅎ

AgalmA 2020-03-01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영복 선생 작고하시고 부랴부랴 선생 책을 읽으면서 왜 내가 이리도 늦게 읽었나 자책했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더 오래 사셨으면 좋았을 걸 안타깝고.

막시무스 2020-03-01 13:11   좋아요 1 | URL
아! 정말 신영복 선생님 글도 엄청나죠! 연말 인가 연초에 담론을 다시 보면서 좋은 말씀 부분에 밑줄을 그어 봤는데 책이 형광펜으로 그득하더라구요!ㅎ 즐건 휴일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