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 : (https://blog.naver.com/pianocl)

 

설 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전날(21.2.10) 오후였다. 공장의 후배 녀석이 메신저를 날린다.

 

"형! 고향도 못 내려가고 우울한데, 짜장면 먹으러 가요! 가고픈데가 있어요!ㅎ" 느낌 싸했지만 일단 콜했다.퇴근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지만 명절 연휴 전날 근무시간이 너무나 지겨웠다.

 

후배랑 나는 가끔씩 금요일 오후 느지막에 조퇴를 해서 우리 공장 인근 지역(?)의 중국집을 가보곤 한다. 장소를 물색하는 것은 주로 그 녀석이 "중국집"이라는 책의 저자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탐색해서 결정한다. 


작가의 블로그에서는 중식외에도 다양한 음식을 다루지만, 작가가 선택하는 중국집은 주로 노포를 방문하고, 대체로 (간)짜장과 짬뽕을 드시는 듯 하다. 소화제(소주)를 곁들인 사진도 시선을 사로 잡는다.


우리도 대체로 요리 한가지와 (간)짜장면, 짬뽕 중 한가지를 주로 먹는 편이다. 운전을 못하는 그 녀석은 주로 장거리 중국집을 찍어서 언제나 만만한 나를 픽 한다.

 

그날의 목적지는 매운맛의 대명사인 청양고추의 산지이자 콩밭메는 아낙네가 칠갑산에서 격하게 호미질 한다는 충남 청양에 위치한 <태풍루>라는 식당이었다.

 

그러나, 공장에서 중국집까지 거리는 약 50분!ㅠ.ㅠ...'그래! 바람 쐬러 간다고 생각하자!", '짜장먹다 죽은 귀신은 제사때도 중식코스로 제삿상 받을꺼야!"라고 위로하며 차를 밟는다. 그나마 '점심을 부실하게 먹은게 다행'이라고 위로까지 해본다.


식당 근처에 도착하니 청양이라는 동네의 시골스런 풍경과 설명절을 준비하는 청양시장의 분위기가 활기차서 맘이 들뜬다. 


청양에 있는 <태풍루>라는 식당 문 앞에 세월의 무게를 견딘 노포의 포스를 잠깐 느껴 본다. 

(후배가 직접 촬영함)


식당으로 들어서서 나는 당연히 청양짜장, 후배녀석은 짬뽕을 주문하고 둘러보는 가게에는 요즘 중식당에서 느끼기 힘든 고풍스런 느낌이 스멀스멀 풍겨 나오는 듯 하여 노포집 짜장면에 대한 기대를 한 것 부풀려 준다. 


청양짜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간짜장과 비슷하다. 오히려 생각보다 양파가 덜 보여서 약간의 의구심도 들었지만, 향긋하게 볶아진 짜장을 면에 넣고 좌삼삼, 우삼삼, 종합적 삼삼으로 비비고 나니 제법 먹음직스런 자태를 드러낸다. 


젓가락으로 돌돌 말아서 후루룩, 후루룩 입속으로 가져간다. 짜장면이나 라면은 입으로 씹는 것이 아니라, 위장이 씹는 기능과 소화기능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게 나의 지론이다. 입은 맛을 느끼는데 집중해야지 쓸데없이 많이 씹어서 맛의 집중도를 떨어뜨릴 필요는 없다. 그야말로 "이빨은 거들 뿐이다!"


여하튼, 처음엔 그냥 간짜장 맛이었는데, 그릇이 절반쯤 비워질 무렵부터 청양고추의 매운 맛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고추를 먹을때 같은 매운 맛은 아니고, 정의할 수 없는 깊은 알싸함이 그릇의 마지막을 비울때까지 입술, 입안, 식도, 위장을 지배한다. 하지만, 결코 강한 지극이 아니라 은은한 약간 무거운 느낌이다. 소주가 간절하지만 참는다..ㅠ.ㅠ.

 

(사진은 블로그 푸하하크림빵 참조)


후배녀석의 짬뽕은 국물만 맛보았는데, 짬뽕이라고 하기엔 약간 맑은 느낌이랄까? 지리같은 느낌의 매운탕이라고 할까? 아뭏든 짬뽕은 짬뽕인데, 그것도 빨간맛 짬뽕인데 맑은 느낌이 새로웠다.     


깔끔하게 완짜 및 완뽕을 한 후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매운 맛을 진정시키며 다시 차에 오른다.


10여분을 달리니 후배녀석은 코를 골기 시작하고, 강하진 않지만 화끈거리는 느낌이 돌아오는 50분내내 입술 주변에 가득해서 이 짜장면을 절대로 잊을수는 없을 것 같다.


어두운 국도를 달리며 문득 어린 시절 친구들과 맛있게 먹었던 짜장면을 회상한다. 그떄는 가난해서 운동회가 아니면 명절날 용돈받고 나면 먹을수 있었던 것이 짜장면이었다.


내가 살던 부산의 하꼬방 동네에서 자갈치 시장까지 대략 40~50분을 걸어가서 짜장면(약 500~800원?) 한 그릇 먹고, 롤라스케이트장에서 신나게 놀다가 떡볶이로 마무리하는게 어린 시절 명절을 기다리는 또 하나의 큰 즐거움이었다.


그 시절에 50분을 걸어서도 갔는데, 지금은 차로 편하게 가면서도 짜장면 한 그릇 먹자고 이렇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다니 나도 이젠 경제적으로 제법 배가 부르긴 한가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 800원짜리 짜장면이 무슨 맛이 있었을까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지금도 입가를 까맣게 물들여 가며 그릇 바닥에 붙은 짜장을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대며 먹었던 그때 그 짜장면이 가끔씩 참 그립다. 오죽했으면 냅킨으로 입을 닦기 전에도 혀로 입술 주위를 몇바퀴씩 돌려대었던가?ㅎ 내가 먼저 먹어버리면 기다리기가 곤혹스러워서 천천히 천천히 800원짜리 한 그릇을 얼마나 음미음미 했던가?ㅎ  


가끔씩 부산에 내려가면 그 시절 짜장면을 함께하던 친구들과 중식당에 가곤 한다 


이제는 탕수육, 양장피도 큰 부담이 없을 정도로 먹을 수 있고, 그 시절에 침만 꼴깍거리며 바라보던 사이다 대신 연태고량주나 소폭을 함께 곁들이기도 할 만큼 다들 많이 늙어 있다. 하지만, 중식당에서는 언제나 그 시절 맛나게 먹었던 짜장면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그 이야기를 시작으로 40대 후반의 꼰대 아자씨들은 산복도로를 뛰어 다니던 소년으로 돌아가게 된다. 


술이 제법 얼큰하게 들어간 후 마무리는 짬뽕이 제격일 듯 한데, 친구들은 소리친다. "야! 짜장은 추억으로 먹는거야!"하는 누군가의 주정이 나오면, 짜장면에 고추가루 흩날려 주고 마무리 소맥을 몇 잔 들이켜야 2차로 발길을 옮기곤 하였다.


오늘 점심에는 이 작가가 포스팅한 노포 중국집 중 우리 공장에서 가까운 곳으로 들러서 간짜장을 먹었다. 맛나게 먹고 나오면서 생각하니 부산에서 친구들과 만난지도 꽤 오래되어 가는 것 같다. 이번 설에도 가지 못했고! 사는게 뭐라고!ㅠ


올해는 봄이 오고 코로나의 위험이 좀 풀어지면, 반드시 부산에 가서 중국집으로 옛 친구들 소집하구선 따끈한 탕수육에 소폭을 진하게 돌려야 겠다.


하지만, 부산에서 중국집을 찾을때 이 책 저자의 도움은 필요 없을 듯 하다. 자갈치나 남포동 근처에 있는 아무 중국집에 들어가도 맛나게 먹을 수 있을 것은 확신이 있기 떄문이다. "짜장은 추억으로 먹는 거니까!"


간만에 먹은 짜장 한그릇이 별별 추억을 다 소환하는 저녁이다. 오늘 10시경에 짜파게티나 끓여서 소주 마실까 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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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17 21: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막시무스님, 양,국수 양이 적어보여요 ㅋㅋㅋ 군만두 없이는 짜장으로만 만족 못함 ^ㅎ^

막시무스 2021-02-17 21:03   좋아요 4 | URL
허걱!ㅎ 생각보다 그릇이 깊이와 넓이는 심오하답니다!ㅎ. 군만두를 짜장에 찍어 먹으면 정말 굿인데!ㅎ

하나 2021-02-17 21: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왕 막시무스님의 짜장기행 재밌네요. 노포의 맛집 포스가 사진만 봐도 느껴집니다. 청양짜장 맛이 상상되고요. 조합이 좋을 거 같아요. 소화제(!)랑 짜파게티도 부러워여 ㅋㅋㅋ

막시무스 2021-02-17 21:04   좋아요 4 | URL
하나님! 저기 블로그에 댁 근처에 노포집이 있는지 한번 검색하구선 방문해 보십시요! 소주 땡기실 걸요!ㅎ

Falstaff 2021-02-17 21: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가봐야겠네요.
이거 참 큰 유혹입니다. ㅋㅋㅋ
막시무스 님하고 핑계 김에 번개 한 번 할까요? 청양 산골에서요. ㅎㅎㅎ

막시무스 2021-02-17 21:30   좋아요 5 | URL
문학선생님께서 오신다면 청양짜장이 대수이겠습니까?ㅎ 양장피에 연태고량주도 대령합죠!ㅎ
칠갑산에 텐트쳐 두겠습니다!ㅎ

미미 2021-02-17 21: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맙소사!~막시무스님 맛깔나는 글이란 이런 글이죠.^^👍
가스활명수 떨어졌는데 소주좀 사다놔야겠어요ㅋㅋㅋ

Falstaff 2021-02-17 21:18   좋아요 4 | URL
ㅋㅎㅎㅎ
미미 님은 쐬주가 소화제라고 하시네요. ㅋㅋㅋ 졌습니다!!!!

미미 2021-02-17 21:19   좋아요 4 | URL
앗ㅋㅋㅋㅋ막시무스님 글보고 배운건데요~학습에 능할뿐이예요ㅋㅋ🙄

막시무스 2021-02-17 21:29   좋아요 4 | URL
대박!ㅎ 활명수는 청소년용이고, 어른은 소주죠!ㅎ 애구 빨리 10시되서 소주 먹었으면 좋겠어요!ㅎ

Falstaff 2021-02-18 09:0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어제 초저녁 부터, 제 서재 글 훔쳐본 마누라한테 줘 터지면서 벌컥벌컥 쐬주 들이켰더니, 미미 님한테 답글로 헛소리를 했군요. 낮에 읽은 막시무스 님 글은 까맣게 잊고 말입니다.
이래서 술 마시고는 아무런 댓글, 답글도 달지 말아야 해요. ㅋㅋㅋㅋ
미미님, 미안합니다. ^^;;

미미 2021-02-18 09:26   좋아요 2 | URL
노놉! 미안하다뇨 저는 재밌기만 했어요! 미안하다고 하신게 미안한 일입니다ㅋㅋㅋㅋㅋ저는 술마시지 않고도 가끔 이상한얘길 써놓는걸요😆🤭
(뒤늦게 깨닫고 뻘쭘하곤함)오늘은 무사평안 하시길 바라고 어제같은 페이퍼도 기다리고 있습니당!!👍

잠자냥 2021-02-17 22: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치킨에 맥주 마셨는데 그러고도 이 글 보니 짜장면에 소주 먹고 싶어지네요. 츄릅....

막시무스 2021-02-17 22:50   좋아요 2 | URL
성수대교 무너지면 마포대교로 돌면되고, 오늘 치맥하셨으면 내일은 해장 짜소하시면 얼마나 즐거울까요?ㅎ 내일 하루도 따듯한 나날 되십시요!ㅎ

붕붕툐툐 2021-02-17 2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짜장면은 정말 사랑(추억)이죠~ 청양짜장면 먹어보고 싶네요~ 사실 모든 짜장면이 먹고 싶습니다. 꿀꺽! 저도 나이들 수록 노포가 그리 좋더라구요!!
막시무스님의 짜장면 기행을 응원합니당!!😊

막시무스 2021-02-17 22:53   좋아요 3 | URL
한때는 소중했던 한 그릇이 지금은 ˝야~ 대충 짱깨로 때우자!˝로 전락하기도 하지만, 가끔씩 맛난 짜장 한 그릇이 주는 행복은 짜장면 곱배기 한 그릇보다 영혼을 살찌우게 하곤 하더라구요!ㅎ 이 블로그 검색하셔서 주변에 노포 중국집 한번 방문해 보셔요!ㅎ 내일도 따슨 하루 되시구요!

서니데이 2021-02-18 02: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청양에도 오래된 중화요리점이 있다니 좋네요. 지역마다 짜장면도 맛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는데 사진 보니 맛있을 것 같아요. 청양이라서 매운고추 들어간 짜장면도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집에 하나 남은 짜장라면이라도 먹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막시무스님 좋은하루되세요.^^

막시무스 2021-02-18 09:07   좋아요 4 | URL
오늘 오전도 차디차게 시작하네요!ㅎ 짜장라면 드시지 마시고, 따듯하고 맛난 중국집 짜장(이왕이면 간짜장) 드시고 힘네세요!ㅎ

라로 2021-02-18 02: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청양 짜장,,,, 이름만 들어도 입에서 침이 고여요!! 쓰읍. 한국에 가면 꼭 먹어 볼테야요!! 불끈

막시무스 2021-02-18 09:09   좋아요 4 | URL
네네! 꼭 드시고 싶은 음식 목록에 올려두시고 맛나게 한그릇 하시길 바랍니다. 청양짜장이 아니라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짜장은 사랑입니다.ㅎ 즐거운 하루되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02-18 11: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일단 에그머니.🥚🥚🥚💸💸💸^^ 막시무스님. 댓글의 유쾌발랄함을 보고 눈치챘어야 했는데. 이리 맛깔난 페이퍼라니요. 청양짜장보다 더 톡톡 쏘고. 쐬주보다 더 캬캬 소리 절로 나는 후기어요.
세상 만만하다는 막시무스님이랑 짜파게티에 소주 한 잔 하고 싶어짐요 ㅋㅋ

막시무스 2021-02-18 13:02   좋아요 2 | URL
에그머니! 요즘 계란값 때문에 계란후라이가 메추리 후라이 크기로 줄어둔 시대에 정말 맛깔나는 단어네요!ㅎ 짜파게티 소주를 어제 테스트했는데 실패입니다. 집에서 먹을땐 역시 라면에 쏘주!ㅎ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십시요!ㅎ

coolcat329 2021-02-18 2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이 시간에 왜 이 글을 봐서...아 누워있는데 입에서 침 나오고 난리났습니다. 막시무스님 글도 그렇고, 댓글들은 또 왜이리 정겨운지요...ㅠㅠ 옛날 생각이 나네요...

얄라알라 2021-03-01 03:32   좋아요 1 | URL
저는 새벽 3시 반에 저 오이랑 완두콩에!!! 침이 좌르르 ㅋ
 
한눈에 읽는 현대 철학 - 30개의 키워드로 현대 철학의 핵심을 읽는다
남경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남경태선생님의 글을 읽고 나면 자주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선생님이 너무 일찍 돌아가신것이 참 아쉽다는 것이다!ㅠ

이런 류의 책을 개론서라고 할까?, 입문서라고 할까? 뭐라고 표현할지는 모르지만 서양철학이든 역사분야에서 남선생님 글만큼 쉬우면서도 적당한 깊이를 유지하는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것 같다.

올해는 철학의 끈을 좀 더 조여보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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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2-17 19: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어요에 바로 추가했습니다!!! :-)

막시무스 2021-02-17 19:25   좋아요 2 | URL
오늘 많이 추운 하루였는데, 저녁시간은 따뜻하니 보네시구요!ㅎ

미미 2021-02-17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책 많이들 읽으셨네요!! 목차도 화려해서 저도 찜합니다~ 막시무스님 굿나잇!😁

막시무스 2021-02-17 20:52   좋아요 1 | URL
철학이 어렵다보니 개론서가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이 만한 책은 보기 드문듯 합니다. 이 책 읽다보니 현대철학을 깊이 있게 이해하면 문학책 읽기가 좀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ㅎ 날이 추우니 따듯하게 꽁꽁 잘 싸메시구요!ㅎ

얄라알라 2021-02-17 1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자 남경태님을 이야기하시니, 찾아봤습니다. 정말 뜨겁게 글 쓰시고 번역하시고 공부하신 분이시네요. ˝종횡무진˝시리즈는 제목이 끌려서 젤 먼저 읽고 싶어지네요^^

막시무스 2021-02-17 20:54   좋아요 1 | URL
북사랑님! 종횡무진 시리즈 정말 좋습니다. 특히 서양사의 경우 개별 사건이 아니라 사상의 흐름 관점에서 서양사를 읽어 내리는 저자의 서술은 역사와 철학의 흐름을 잡는 측면에서는 거의 대박이지요!ㅎ 오늘 저녁도 따듯하고 포근한 시간 되십시요!ㅎ

페넬로페 2021-02-17 1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은 책에 추가할께요~~

막시무스 2021-02-17 20:55   좋아요 2 | URL
결코 후회없는 선택일꺼라고 감히 말씀드려요!ㅎ 즐거운 저녁시간, 따뜻한 밤 되시구요!ㅎ

scott 2021-02-17 2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하루에 한장 읽는 철학시리즈가 대유행인데 이책은 한눈에 읽는 철학이라고 하니 보자마자 한눈에 장바구니로~~~*ଘ⍢⃝੭* ੈ✩

막시무스 2021-02-17 20:56   좋아요 2 | URL
조만간에 스캇님의 페이퍼에서 1일 1철학 등장하는 걸 기대해 봅니다.ㅎ..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얄라알라 2021-02-17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막시무스님! 제가 제목보는 눈이나마 있나봐요^^ 저도 지금 실은 다른 분야 학문의 학사를 종일 파고 있는데, 서양사를 ‘사상흐름‘으로 읽어낸다 하시니, 무슨 뜻일까, 궁금합니다! 이번 주 도서관 가면 겟템이되겠어요^^ 고맙습니다!

막시무스 2021-02-17 21:10   좋아요 0 | URL
저는 종횡무진 서양사를 아직 보시지 않은게 더 부럽네요!ㅎ.북사랑님께 꼭 도움이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어요!

rushfire 2021-02-17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경태 선생을 좋아합니다.
남선생님 번쇄하지 않게
짤맑하게 잘 지적해 주십니다.
길게 얘기하는 것은 제한이 없다는 부분에서 유리하죠.
요점만 짧게 얘기하기가 더 쉬운거 같지만 사실은 (혼자말이 아닌 공영방송을 지향하는 분에게는) 더 어려운 장점 아닐까요?
마치 ˝뭘 알아야 커닝도 한다˝는 말과 통할것 같아요.^^
남경태 선생님의 ‘한 눈...현대철학‘ 저는 개괄서로 좋았어요.

막시무스 2021-02-17 22:56   좋아요 0 | URL
좋은 지적이십니다. 남경태 선생님의 글은 철학이면 철학, 역사면 역사에 대해서 자기 자신의 것으로 충분히 소화를 시킨 뒤 간결하게 풀어내시는 맛이 엄청난 것 같아요!ㅎ 따듯한 밤 되십시요!

이뿐호빵 2021-02-17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눈에 읽는 ㅋㅋ~~
솔깃한 제목, 곧바로 찜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막시무스 2021-02-18 09:10   좋아요 1 | URL
이뿐호빵님! 찜하신것이 결코 후회가 되지 않으실 겁니다. 제목도 솔깃하지만, 내용은 더 알차답니다.ㅎ 따듯한 하루되십시요!

Dubussy 2021-02-18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생각날 때마다 꺼내 읽습니다~~제목 그대로 정말 키워드 중심으로 이해하기 쉽게 쓰셨죠!! 철학에 관심 있다면 쭉 여행하듯이 읽기 좋은 책이에요! 결코 가볍지 않으면서요ㅎㅎ 조만간 한 번 더 꺼내봐야겠습니다!!^^

막시무스 2021-02-18 09:13   좋아요 0 | URL
드뷔시님! 여행하듯 들춰보는 철학이라는 말씀이 참 조으네요!ㅎ 저도 읽고 나서 돌아서면 잊혀지는 철학이라 종종 다시 들춰보는 방법으로 접근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도십시요!ㅎ
 
중세의 재발견 - 현대를 비추어 보는 사상과 문화의 거울
박승찬 지음 / 길(도서출판) / 201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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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서 교수님의 강의를 보다가 서양 중세를 좀 더 알고 싶어 읽었다! 중세가 더 이상 암흑기로 정의되지 않는다는것은 에코나 호위징아에게 기대지 않더라도 이제 보편적 상식이 된 듯하다.

15세기 르네상스의 인간이 탄생하기 위한 정신적 맹아가 중세 천년동안 어둠과 혹한 속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조금씩 발아하고 있었다는 여러요소 내지 징후들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기독교 교리에 맹목적 순종이 아니라 보편논쟁등을 통해 교권이나 왕권의 절대속에서도 개별성을 추구하는 학자들의 노력들을 되새겨 보는 좋은 시간이었던것 좋았다.

다만, 컬럼식으로 현대적 의미를 찾으려는 서두와 결론의 구성은 주요 내용과의 연결성이 다소 느슨해보이는 느낌은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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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2-13 21: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한국근대사를 보니
내분과 외부요소로 실패한 것이 인타깝기만 한 것은 아니고
다음을 위한 좋은 양분이 되었다는 걸 보니
실패를 너무 이분법적으로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중세도 다시 볼만 하겠군요!

막시무스 2021-02-13 22:19   좋아요 5 | URL
네! 좋은 말씀이세요! 다만 이 책은 사상사 내지 종교사적 측면에서 좋은 양분으로 작용한 점을 부각한 것에 한정됩니다. 정치, 문화, 사회 등에서는 어떠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ㅎ 사실 푸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기위해 중세를 좀 알아보고 있어요! 중세의 가을을 읽으면 도움이 될까요?ㅎ 즐거운 저녁시간되시구요!

바람돌이 2021-02-14 0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중세가 암흑이란건 순전히 인간의 관점에서만 봐서 아닐까요? 아 근데 그게 암흑이 아니었다고 보는 관점도 르네상스의 인간 부활의 맹아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면 그것도 인간 중심이구... 어렵네요. ^^

막시무스 2021-02-14 12:35   좋아요 0 | URL
어렵습니다!ㅠ 평가의 주체는 인간이고, 다만, 암흑에 대한 평가대상은 인간이 이룩한 철학 등 사상, 문화, 예술, 종교, 국가 및 사회 등 각종 제도 등 다양할 수 있을것 같은데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사상사적인 측면입니다! 어렵네요! 어려워요!ㅎ

han22598 2021-02-15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있나보네요. 역사는 여전히 중고등학교때 배운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먼가 업데이트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즘인데, 이러한 책들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막시무스 2021-02-15 15:45   좋아요 1 | URL
서양철학사나 서양역사 등에서 다루고 있는 종교, 철학, 역사 등을 아주 가볍게 칼럼형식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칼럼의 주제와 내용이 다소 부자연스런 측면이 있지만, 다루는 내용들은 사상사 측면에서 중세의 중요 내용들은 언급하고 있어서 편하게 읽기에는 적합했습니다. 다만, 주요 사상의 깊이있게 다루는 부분으 다소 부족한 것도 사실이구요. 저는 EBS로 강의를 들어서 그런지 정리하는 측면에서 편하게 보았습니다. EBS에서 CLASS e라는 프로그램을 하는 좋은 인문학 강의가 많으니 관심있으시면 참고하세요! 따듯한 하루되십시요!ㅎ

stella.K 2021-02-27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박승찬 교수 강연하는 거 흥미롭게 봤습니다.
되게 멋지던데..ㅋㅋ
책도 관심이 가더군요. 볼까 싶었는데 별이 3개라...

막시무스 2021-02-27 18:31   좋아요 1 | URL
좋은 강의들으셨네요!ㅎ 3개준 건 강의내용과 중복도 있고, 강의보다 깊이있게 들어가진 못한것 같고, 특히 현재와의 시사점을 도출하는 부분이 약간 매끄럽지 않아서 그랬구요!ㅎ 중세를 가볍게 둘러보기엔 좋다고 생각됩니다! 즐건 주말되시구요!ㅎ
 
그랜드투어 그리스 : 고전학자와 함께 둘러보는 신화와 역사의 고향
강대진 지음 / 도도네 / 202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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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에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그리스여행하려고 했는데 빡센가이드를 만나버렸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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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13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보관함에 넣어뒀는데 빡센 가이드 저 한마디에 확 땡깁니다. ^^ 전 빡센 가이드 좋아해요. ㅎㅎ

막시무스 2021-02-13 10:25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개인적으로 이 책 비추입니다!ㅠ 너무 많은걸 다루려다보니 중요한 요소에 대한 재미나 깊이를 놓치고 있고, 도판이나 사진도 별루인 듯 합니다.ㅠ 물론 최고의 신화학자이신 강대진 교수님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럴수도 있겠어요!ㅎ 즐건 하루되시구요!

고새봄 2021-02-13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좋던데요. ㅎㅎㅎ

막시무스 2021-02-13 21:05   좋아요 0 | URL
개인적인 취향이 있겠죠!ㅎ 교수님께서 아이템은 너무 잘 잡으셨는데 서술방식이나 디테일의 포인트가 제가 기대했던것 과는 좀 많이 다른것 같더라구요!ㅎ 즐건 휴일되십시요!
 

올해가 박완서 선생님의 타계 10주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출판계는 추모라는 이름으로 선생님의 작품을 리커버하는 등 자본의 방식에 최적화된 추모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듯 하다. 그런 인연으로 내 인생에서 소중한 작가로 남을만한 선생님의 글을 만나게 되었으니 자본의 추모가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해 본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알릴레오북스에서 <엄마의 말뚝>을 다루었고, 역시나 좋아하는 김금희 작가님도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 리커버판의 추천사를 쓰고 인스타 독서회를 한다고 하니, 자본에 의한 추모가 아닌 사람에 의한 추모로 선생님의 작품을 접할 수 있어 좀 더 의미 있지 않는가 하는 변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유시민 작가님의 권유로 시작된 나의 선생님 작품 읽기는 <엄마의 말뚝>를 필두, 유작 등을 모은 <기나긴 하루>,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정도에 머물러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지만, 선생님의 작품세계는 크게 6.25 전쟁을 겪으면서 그 시절의 아픔을 그려낸 전쟁문학, 이후 전쟁을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의 고통을 그려내는 분단문학, 자식을 먼저 돌려새운 어머니의 처절한 아픔 등을 그려낸 모성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쟁과 분단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인 것은 부인할 수 없을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쟁이나 분단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아프고도 서늘한 시선인 듯 하다. 


그것도 역사의 어떤 부침에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로 강건하게 두발을 땅에 붙이고 격랑에 몸이 휘어져라 흔들려도 결코 쓰러지지 않겠다는 서릿발 강한 정신이다. 


소설집 [기나긴 하루]중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는 선생님 생애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선생님의 인생과 작품세계가 자전적으로 잘 요약되어 있는 듯 하다. 


6.25를 소재로 한 작품세계에 관해서 한정해서 본다면, 선생님은 자신의 작품이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반전소설로 읽히길 바란다고 하면서 당신의 글쓰기는 전쟁에 대한 복수나 고발을 향한 욕망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욕망의 깊은 심연에는 가족에서 출발하여 그 시절을 처절하게 견디어낸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과 애증이 짙게 깔려 있는듯 하다.


"그 끔찍한 전쟁에서 평균치의 화를 입었을 뿐이다. 그런 생각이 복수나 고발을 위한 글쓰기의 욕망을 식혀주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도 식지 않고 날로 깊어지는 건 사랑이었다. 내 붙이의 죽음을 몇백만 명의 희생자 중의 하나, 곧 몇백만 분의 일로 만들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의 생명은 아무하고도 바꿔치기할 수 없는 그만의 고유한 우주였다는 게 보이고, 하나의 우주의 무의미한 소멸이 억울하고 통절했다. 그게 보인 게 사랑이 아니었을까. 내 집 창밖을 지나는 무수한 발소리 중에서도 내 식구가 귀가하는 발소리는 알아들을 수 있는 것처럼. 몇백, 몇천 명이 똑같은 제복을 입고 운동장에 모여 있어도 그 안에서 내 자식을 가려낼 수 있는 것처럼. 내 자식이 딴 애들보다 덜 똘방똘방하고 어리숙해 보일수록 사무치게 사랑스러운 것처럼."(<석양을 등에지고 그림자를 밟다>중에서)


"우리 가족만 당한 것 같은 인명피해, 나만 만난 것 같은 인간 같지 않은 인간, 나만 겪은 것 같은 극빈의 고통이 실은 동족상잔의 보편적인 현상이었던 것이다."(<석양을 등에지고 그림자를 밟다>중에서)


선생님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당신의 작품은 이념의 충돌로 인한 전쟁 때문에 너무나도 소중한 하나 하나의 우주가 무의미하게, 그것도 한 순간에 집단적으로 수많은 우주들이 소멸해 버리는 것을 눈으로 지켜보고 마음에 아로새긴 아픔을 원고지에 한글자, 한글자 피눈물로 처절하게 눌러 쓴 살아남은 자의 아픔과 결기의 문학이었다.


하지만, 분단문학에 관한 선생님의 작품은 전쟁을 겪은 세대의 아픔만 기록하는데 안주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쟁의 후유증이 전쟁을 격지 않은 후대에 까지 연년세세 흘러내리며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전쟁의 아픔이 유전하는 이야기, 이 유전이 변이를 일으켜 전쟁세대와 전후세대의 가치관 등이 갈등하는 이야기, 그리고 인간이 격어서도 안되고 격지도 말아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이제 선생님은 시대의 증언자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선각자라는 한 어른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몇편 읽지 못한 선생님의 말과 글이지만, 그중에서 아래의 <엄마의 말뚝>에 수록된 제5회 이상문학상 수상 연설문은 아직까지 선생님의 작품이 분단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유의미한 메시지를 주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선생님의 작품을 의미깊게 독서해야 하는지를 적시해 주는 듯 한 새기고 싶은 말씀이다.


  "우리나라의 분단은 이제는 하나의 기정사실입니다. 분단은 오래 전에 피 흘리기를 멈추고 굳은 딱지가 되었고, 통일을 꿈꾸지 않은 지도 오래입니다. 통일이란 말은 도처에 범람하고 있습니다만 산 채로 분단된 자의 애절한 꿈으로서가 아니라 그것을 직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구호로서 행세하고 있을 뿐입니다. 통일이 직업인 사람은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구호를 만들어내어 분단을 치장하면 되겠지만 진실로 통일이 꿈인 사람은 끊임없이 분단된 상처를 쥐어뜯어 괴롭게 피 흘리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통스럽지만 방법은 그것밖에 없습니다. 토막 난 채 아물어버리면 다시는 이을 수 없게 되리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문학이 구호에 봉사하느냐, 이런 숨겨진 처절한 아픔 편에 서느냐, 기로에 서 있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웃이 부당하게 겪는 아픔과 슬픔, 몸부림, 그러면서도 결코 단념할 줄 모르는 그들의 꿈, 그런 것들과 무관하지 않기 위해선 끊임없이 정신을 쥐어뜯어야 할 만큼, 우리를 일률적으로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구호의 최면술은 날로 막강해지고 있습니다."

 

  "아물었으되 피 흘리고 있음을, 딱지 앉았으되 곪고 있음을, 잘 차려입었으되 벌거벗었음을, 춤추고 있으되 몸부림치고 있음을 보고 느끼고 말하는 게 문학의 운명적 형벌이자 자존심이라면 저도 잠시 한낱 비통한 가족사를 폭로한 것 같은 수치심에서 벗어나 제 선배 수상자들이 그랬듯이 이 상 앞에서 늠름하고자 합니다."


 <제5회 이상문학상 수상 소감중에서>


조만간 선거가 있을 예정인가 보다. 


달력에 선거일자가 표시되지 않아도 수구언론과 보수정치권에서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북한 핵문제를 다루고 있는 걸 보면서, 선생님이 말씀하신 '통일이 직업인자들'의 망령이 다시금 고개를 쳐들고 소리지르는 것을 역하게 느끼면 어김없이 선거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느낌이 이 시대와 이 세대가 격는 사라지지도 않고 오늘날까지 지독하게 꿈틀거리는 분단의 아픔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통일이 직업인자들'에게 소리치고 싶다.


당신 같은 자들 떄문에 "아물었으되 피 흘리고 있는 자들, 딱지 앉았으되 곪고 있는 자들, 잘 차려입었으되 벌거벗고 있는 자들, 춤추고 있으되 몸부림치고 있는 자들"을 지키기 위해서 비통한 가족사를 폭로함으로서 문학의 운명적 형벌을 기꺼이 수행하다 돌아가신 박완서라는 작가가 계셨고, 그분은 타계하셨지만 그분의 작품은 영원히 남아서 당신같은 자들의 감언이설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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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2-04 20: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박완서 선생님 떠나신지 10년이 되었다는데 언제 시간이 그렇게 되었나싶어요. 새 표지로 돌아온 책들이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어제 눈이 내려 오늘도 차가운 날이었어요.
막시무스님 따뜻한 저녁시간 되세요.^^

막시무스 2021-02-04 21:14   좋아요 5 | URL
서니데이님! 저는 이제서야 선생님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는지 후회가 될 뿐이네요!ㅠ.ㅠ 편견일지 모르지만, 선생님의 외모와 달리 서늘하고 냉소적인 문장이 나올떄 섬득섬득하다가 이런게 선생님 문학의 기저에 깔려있다는 걸 알고 다시 한번 존경하게 됩니다.

내일도 행복하고 따듯한 하루되시길 기원합니다.

scott 2021-02-04 20: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페이퍼는 박완서님 10주기를 추모하는 막시무스님에 포스팅 문장마다 감동,감동,,, 박완서 님 리커버 표지에 장바구니 털고 있는 1人◡ ̮◡

막시무스 2021-02-04 21:16   좋아요 4 | URL
애구! 별말씀을요! 솔직히 선생님에 대한 추모의 마음보다는 통일이 직업인 자들에 대한 분노에서 어줍잖은 글을 끄적였습니다. 오늘 올려주신 교향곡 덕분에 낮잠 잘 잤어요!ㅎ...편한 밤되시고, 내일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십시요!ㅎ

황금모자 2021-02-04 22: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나의 아름다운 이웃> 사서 조금씩 아껴서 읽고 있어요. 이걸 다 읽고 나면 <나목>을 시작으로 하나씩 읽어가려고 해요.
혼란스러운 시기에 저마다 큰 소리 내려할 때 오히려 조심스럽게 사람들의 일상을 아로새긴 작품들이 결국 시간이 흘러서는 더 오랫동안 기억되는 것도 하나의 아이러니지요...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큰 소리를 치는 사람들은 어딜가나 있다는 사실은 변치 않아서 이런 작품들이 유독 빛나는 것 같아요.

막시무스 2021-02-04 21:23   좋아요 6 | URL
황금모자님! 혼란의 시기에 조심스레 일상을 아로새긴 작품이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우리 곁에 선생님같은 분이 계셨다는걸 너무 늦게 안것 같아서 죄송하기도 하구요!

저는 구입했던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를 읽는것으로 일단 박완서선생님 글 읽기는 잠시 중단하구요! 하반기 쯤에 틈틈이 <나목>부터 읽어 나가려구요! 주제넘는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단편중에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마음을 넊두리 형식으로 쓴 단편인데, 가슴찡했습니다.ㅎ

오늘의 눈이 얼음으로 굳었으니 내일 아침은 빙판길 조심하시구요!ㅎ. 오늘 저녁도 내일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셔요!

페넬로페 2021-02-04 22: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박완서선생님이 타계하신지 벌써 10년이 되었네요^^선생님의 작품은 전에 많이 읽었던것 같아요**
알릴레오북스도 있군요, 한 번 방문해보겠습니다^^
막시무스님의 e북 읽기, 응원합니다.

막시무스 2021-02-05 13:57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금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분위기가 점점 주말 모드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작품을 오래전에 만나셨다니 부럽네요! 저는 이제 와서 따라 가려니 아득한 산을 바라보는 것 같아요!ㅎ 유시민 작가님이 방송하는 알릴레오 북스를 산책할 때 종종 듣곤 하는데, 말씀이 재밌으면서도 깊이가 있어서 산책의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ㅎ

다가오는 오는 주말도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어머님의 건강이 하루 빨리 회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2-04 23: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통일 구호 압권은 ˝통일은 대박이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박완서 선생님은 수상 소감도 문학적 수사로 가득하군요. 막시무스님의 박샘 사랑이 구절구절 박혀 있네요. 저는 선생님의 이야기 구성력보다 묘사력에 빠졌더랬어요. 그 시절의 경험에 상상을 곁들여 어찌나 맛깔난 밥상을 차리시던지요. 그 문장들 다 까먹어 10주년 리커버 한 권. 구판 중고 한 권 질렀음요. ㅋㅋ 근데 언제 읽을지 몰겠어요^^;;

막시무스 2021-02-05 14:06   좋아요 3 | URL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지만, 저는 영화 강철비에서 정우성이 말했던 ˝분단국가의 국민이 힘든것은 분단 자체가 아니라 분단을 이용하는 정치집단 때문이다˝라는 대사가 머릿속에서 잊혀 지지 않네요!

젊은 시절부터 선생님의 작품을 보셨다니 부러워요! 선생님 타계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다가 덮었는데, 그냥 전쟁을 격은 노작가가 어린시절을 회상하거나, 전쟁의 참사를 격은 이야기를 쓰시는 줄 오해하고 덮었는데, 최근에 읽은 몇몇 작품은 이야기 뒤에 분명하게 서슬퍼런 정신이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존경하게 되었어요!ㅎ

원래 책은 사고 나서 조금 묵혀야 더 읽는 맛이 진한 법이라고 하니 언제든지 맘이 닿을때 편하게 읽으실꺼라고 생각합니다.ㅎ

즐겁고 행복한 주말되시고, 등산하실때 미끄럼 조심하싮시요! 건달산 가신다면 건달도 조심하시구요!ㅎ

서니데이 2021-02-06 2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주말엔 박완서 선생님의 에세이를 읽어야겠어요.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좋았거든요.
주말 날씨가 따뜻합니다.
편안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막시무스 2021-02-07 10:52   좋아요 1 | URL
오늘 날씨는 거의 봄이네요!ㅎ 박선생님의 에세이와 함께 하는 편한 휴일되십시요!ㅎ

서니데이 2021-02-10 2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시무스님, 오늘부터 설 연휴 시작입니다.
명절인사 드립니다.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편안한 연휴 보내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막시무스 2021-02-10 22:52   좋아요 1 | URL
이번 설명절의 페이퍼문구점에 서니데이님의 걸작이 탄생하길 기원할께요!ㅎ 즐건 명절되시구요!ㅎ

scott 2021-02-10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시무스님 설날 연휴 평온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한살 더 먹게 만드는 떡국 한그릇 놓고 가여 ㅋㅋ 🥣 만두는 옵션으로~🥟

막시무스 2021-02-10 22:54   좋아요 1 | URL
스캇님 덕분에 뜨듯 및 든든한 연휴 시작하게 되었네요! 항상 좋은 글과 음악 감사드리고 즐겁고 행복한 명절 되십시요!ㅎ

scott 2021-03-05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시무스님의 박완서 작가님의 페이퍼 !
이달의 당선 ,당선,
완독을 향해 질주 하셔야 할것 같아요!
오늘 태어난 개굴군 🐸도 추카~*추카~*

막시무스 2021-03-05 15:4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되십시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