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 구운몽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 최인훈 작가님의 <광장>은 고등학교 시절에 교과서에서 접하는 것 같다. 그러나 공부와 담쌓고 지낸 나는 학교다닐때 이 책의 이름조차 들은적이 없었던것 같다.ㅠ.ㅠ..그냥 학력고사 세대의 교과서에는 없었던 걸로 간주해 버리고 싶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0년전 유시민 작가님의 <청춘의 독서>를 통해서 였고, 아마 그 때 읽어 보려고 <광장>을 구입했었는데, 이제 다시 유시민 작가님의 알리레오 북스에서 <광장>에 관한 방송을 듣고, 내쳐서 읽어 내고 나니 이명준의 고뇌에 가슴 한켠이 묵직함으로 뻐근해 지기도 하고, 10년이 걸렸지만 잊지않고 이 작품을 읽어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냈다는 뿌듯함도 있다.

 

워낙에 줄거리, 주요 주제, 사상 등이 알려져 있어서 뭐라고 서술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요약집, 인문학 서적, 서평 책 등에서 본 <광장>은 진정하게 소설 <광장>이 주는 표현하기 힘든 울림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집에 있는 로쟈 작가님, 유시민 작가님, 김용규 작가님(특히 한나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 나오는 세가지 인간유형을 분석틀로 광장을 해석하는 점이 인상깊다), 박홍규 작가님 등이 쓰신 <광장>에 대한 서평을 읽어 보았지만, 작품이 제시하는 주제의식이나 문제점 등을 좀 더 묵직하게 되새기게 해주고, 독서하면서 알지못한 부분을 더 깊이 있게 알게 해준 측면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훌륭한 참고서적에도 불구하고 원작이 주는 알수 없는 큰 울림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특히나 철학적인 대화가 많았다는 점, 묵직한 이념의 문제에 더하여 무심한 듯 묘사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이야기가 연계되어 갈등을 더 깊고 묵직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와 더불어 생각해 볼  범위가 깊고 넓어지는 점, 60년대의 카랑카랑한 느낌의 문체와 단어 등이 어렵기도 하지만 작품의 분위기를 더 풍미있게 만들어 주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오늘 저녁 산책길은 알릴레오북스를 다시 한번 들으면서 <광장>의 느낌을 되새김질 해 보고 싶어 진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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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0-11-26 1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광장도 여전히 숙제로 남는 작품이네요~언젠가는 읽어야한다는..학창시절에 시험에 단골로 출제되곤 했는데~꼭 읽어보고싶네요

막시무스 2020-11-26 18:30   좋아요 2 | URL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작품인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요즘 10, 20대는 어떻게 읽을지 궁금해지더라구요! 또한 남북체재 비판의 논리를 자본주의 체재라는 걸로 환원해서 생각해보면, 오늘날 남한 사회는 작가가 지적하는 두가지 광장에 대한 비판이 모두 공존하는것 아닌가 싶은 비약적인 생각도 해 봅니다!ㅎ

하나 2020-11-26 1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독하니까~ 저도 광장 굉장히 좋아해요! 서문도 명문이죠!!

막시무스 2020-11-26 19:10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완독하고 서문을 다시 읽어보니 문장의 깊이나 감동이 어마무시한 철학적 경구였습니다!ㅎ

하나 2020-11-26 19:13   좋아요 1 | URL
그쵸그쵸 저 엄청 필사 많이해서 거의 외울 지경인데 엄청 생각을 씹고 씹어서 나온 문장인 거 같아요... 작가님 돌아가신 날도 꺼내보고 찡해졌었어요

레삭매냐 2020-11-26 1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무슨 리뷰 대회에 참전하겠다고
책만 사놓고서 미처 읽지 못했네요.

이젠 책도 어디 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막시무스님의 버프를 받아 한 번 도전해볼까
나 어쩔까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막시무스 2020-11-27 09:23   좋아요 0 | URL
네! 레삭매냐님! 버프 강하게 쏠께요!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ㅎ
건강한 주말되십시요!ㅎ

행복한책읽기 2020-11-26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막시무스 2020-11-27 09: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 책을 읽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렸네요!ㅎ 즐거운 주말되십시요!ㅎ

Falstaff 2020-11-26 2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인훈은 <광장>을 숱하게 많이 개작 했습니다. 물론 자신을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었고, 심지어 남쪽의 한 정치인이 북의 김정은에게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을 정도의 큰 줄거리는 바뀌지 않았습니다만, 디테일이 초판하고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저는 세 가지 판본으로 읽어봤는데, 그냥 저같은 무지렁이들은 몰라도 될 정도의 개작은 분명히 있더라고요. 그런 뜻에서 옛 책하고 비교해가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물론 지극히 사적인 취향이겠지만 <광장>보다는 장용학의 <원형의 전설>을 더 좋아합니다만, <광장>의 거대함에 관해서는 조금도 다른 주장이 없습니다.
근데..... 최인훈이면 최인훈이고, 유시민이면 유시민이지.... 그 ‘작가님‘이란 호칭은 ^^;; 언제부터 나온 건지 모르겠으나 저 같은 경우엔 상당히 어색하군요. 뭐 큰 문제는 아닙니다. ㅋㅋㅋㅋㅋ

막시무스 2020-11-27 09:53   좋아요 0 | URL
아! 역시 팔스타프님의 문학에 대한 공력은 역시 대단하시군요! 광장의 역사와 함께 <광장>을 읽어 오셨군요! 책과 함께 실린 평론부분에서 개작에 관한 부분을 언급하고 있더군요. 특히 김현 평론가가 쓰신 이 책의 유명한 첫문장에 대한 변천사를 읽으면서 작가가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정말 많구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ㅎ

말씀해주신 장용학의 <원형의 전설>도 한번 읽어 볼께요!ㅎ 추천감사드립니다.

마지막 부분에 작가님이라고 제가 쓰는 것은 솔직히 저도 어색합니다. 이렇게 쓰는게 어법에 맞는지, 틀리는지 모르겠지만, 언제가부터 이상하게 한국작가들에 대해서는 작가님이라고 쓰게 되더라구요. 아마도 저에게 감동을 준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고, 특히 실존해 계신 분들도 다수라서 마음에 뭔가 걸림돌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ㅎ. 솔직히 저도 불편하니 이제부터 그냥 이름써 버릴까요?ㅎ

감정만 있는 어줍잖은 제 글에 여러 코멘트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즐겁고 건강한 주말되시길 바랍니다.

참! 항상 궁금했었는데 쓰시는 아이디가 베르디 오페라 <팔스타프>를 의미하는 건가요?ㅎ





han22598 2020-11-27 0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등학교때 이책 읽었는데 (시켜서 ㅠㅠ), 단 한개의 단어조차도 생각이 나지 않네요 ㅠㅠ 생각도 안나는데 왜 나는 읽어본적이 있다고 얘기했나 싶네요. 읽지 않았다 생각하고 이제는 읽어봐야겠네요 ^^ ㅎㅎ

막시무스 2020-11-27 09:57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읽기를 완료했는데 주인공 이름조차 햇갈립니다.ㅎ. 꼭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학교나 인문학 서적등에서 핵심내용을 전달해 주는 것보다 더 커다란 고뇌아 울림이 확실하게 있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주말되십시요!ㅎ

서니데이 2020-11-27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판 절판이어서 보니 1996년 출간된 책이네요.
이 책은 유명한 책이라서 절판될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주말이 다가오는데 많이 추워집니다.
막시무스님,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막시무스 2020-11-27 22:52   좋아요 1 | URL
네! 맞는 말씀입니다! 이 책은 아픈 우리역사에서만 나올 수 있는 젊은이의 뼈아픈 철학적 고뇌라는 측면에서 보면 절대로 절판되지 않을것 같아요!ㅎ
따뜻한 주말되셔요!ㅎ

수다맨 2020-12-07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해설을 쓴 김병익의 설명에 따르면 ˝광장˝의 판본은 총 여섯 개라고 합니다.
˝새벽˝이라는 잡지에 중편으로 발표된 1960년판, 정향사에서 첫 단행본으로 나온 1961년판, 신구문화사에서 간행한 1967년판, 민음사에서 발행한 1971년판,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한 1973년판, 한자어를 비한자어로 고치면서 (사실상 최종본이라고 할 수 있는) 문지에서 재발간한 1976년판.
작가들의 개작이 드문 일은 아닙니다만 최인훈처럼 대여섯 번에 걸쳐서 고쳐쓴 뒤 출판까지 하는 일은 희귀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문지 판본이야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절판될 일도 없겠습니다만, 문득 ˝새벽˝이나 ˝정향사˝ 판본은 그 문체와 내용이 어떠한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위에 팔스타프님 댓글에 따르면 큰 줄기만 바뀌지 않았을 뿐 디테일은 완전히 다르다고 하니 호기심이 드네요.

막시무스 2020-12-07 16:57   좋아요 0 | URL
6번이나 개작하실 만큼 작가님이 이 작품에 애정 많으셨나봐요!ㅎ 그런 애증이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을 남기게된 원동력이겠죠! 재독은 꼭 구판으로 한번 도전!ㅎ 즐건 저녁시간 되십시요!
 
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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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뭔가 거대한 것이 몸 통과한다는 느낌을 조금 알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승우 작가님의 문장 하나하나는 정말 깊은 고뇌와 성찰을 통해서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한줄 한줄 길어낸 느낌을 준다!

이러한 한줄 한줄이 모여 문단을 이루고 이러한 문단이 한권의 책이 되어 독자를 통과한 후의 감동이란 머리속을 향해서는 아주 아주 높은 곳에서 시추봉 같은 걸로 수직으로 빠르게 하강하며 내려치는 날카로운 울림을 주고, 그와 동시에 수평적으로 깊은 마음속에서는 엄청난 파도와 같은 격정과 파도가 지나간 후에 여운이 깊이 남은 호수의 잔잔한 파문같은 감동이 때로는 번갈아가며, 때로는 동시에 불러 일으켜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무언가가 아닐까 생각 한다!

내가 읽었던 이승우 작가님의 모든 책에서 이런 느낌을 받았고, 앞으로 읽을 작가님의 책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을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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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 - 김상봉 철학이야기
김상봉 지음 / 한길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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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읽었던 고대 그리스 비극에 관한 해설서는 작품론이 중심이었는데, 이 책은 작품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그리스비극의 근본 정신에 대하여 깊이 있게 탐구하는 하나의 훌륭한 역사서이자 철학서입니다!

특히나, 만남과 슬픔에 대한 고찰이 고대 고리스 비극을 읽을때 뿐만 아니라, 문학작품을 접할때도 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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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 우리 시에 비친 현대 철학의 풍경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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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가 태어나서 철학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접하게된 계기가 되어준 책이고 좋아하는 강신주 작가님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던 책입니다!

벌써 10년 정도 시간이 흘렀네요.이 책과의 만남이!ㅎ

여전히 철학은 어렵고, 시는 아예 접근 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뭔가 벙벙하던 생각이나 이미지들이 철학이라는 틀로 포섭되고 이해될때의 묘한 지적 쾌감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요!

이 책은 다시 읽어도 철학의 시선으로 시에 접근하는데 새롭고 확장된 관점을 제공해 주고, 무엇보다 철학이 감동적이고 삶의 새로운 시선과 방향을 제시해 줄 수있다는 실천적 관점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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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강화길 작가님의 <음복>을 읽고 단순하게, 아니 무지하게도 제사라는 가족행사를 통해 가부장제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그 제도 안에서 여전히 짖눌려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피상적으로 생각해 보았었다.

그런데, 이어지는 오은교님의 동 작품에 대한 평론은 남성인 내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고 화들짝 놀라는 수준을 넘어서 깊은 생각의 시간을 열어주었다.

가부장제하에서 제사라는 행위의 제사장은 부권이라는 명목으로 남성이 담당하고, 이러한 부권은 집안의 전통이나 사회적 관습이라는 미명하에 가족의 여성구성원을 착취하고 핍박할 수 있다는 시각은 단순히 명절이나 여타의 가족행사에서 여성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생과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는 연민의 수준을 넘어서 본질적으로 고착화 되어있는 가정내 성의 위계질서와 역할관계에 대한 관점으로의 전환과 확장을 야기해 주었다.

특히, 가정내 권력자인 남성은 무지로서 부권과 폭력을 행사하며 권력을 누리는 반면, 가정의 또 하나의 구성원인 여성들은 가정의 평화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앎으로서 부권에 순종하고 핍박을 감내한다는 지적은 사고의 전환이나 확장을 넘어서는, 그 자체로 충격적인 인식의 도끼질이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일반적인 타인의 아픔에 무지하고 공감하지 못했는데, 나는 타인중에서는 가장 가까운 타자라고 할 수있는 가족 구성원들에게 공감의 무지라는 폭력을 행사하는것은 물론이고, 이를 통해 권력까지 누리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니 참 나쁜 놈이었구나 하는 반성도 해 보게 된다!

나는 권력자라서 몰라도 너무 너무 몰랐고, 내가 공감이라고 생각했던것도 권력자의 수준에서 느끼는 동정 정도에 불과했다는 생각에까지 이르자 집안의 모든 여성 가족에게 미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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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11-02 0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제사 이야기 풀기 시작하면 제가 하루종일도 할수 있는뎁쇼. 안동권씨 8대장손집 며느리가 접니다. ㅎㅎ 막시무스님이 말하는 지점이 뭐인지 소설 안봐도 알겠습니다. ^^

막시무스 2020-11-02 08:19   좋아요 0 | URL
오! 8대 장손 며느리! 정말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