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날개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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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설정이 억지스럽지만, 피해자 비난, 조직의 비인간적 처사 등 자주 보는 아픔이 실감 나는 사회파 미스터리. 신념에 따라 진실을 추적하는 가가 형사와 숨어 있는 이야기에서 인간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안타까움 뒤에 교훈으로 끝맺는 이야기는 평범한 인상이지만 희망이 있어 좋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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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시태퍼드 미스터리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9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양희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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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의 유명한 캐릭터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모범적인 추리소설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의문의 살인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 속에 누가, 어떻게, 왜 했는가 하는 미스터리가 숨어 있습니다.

주인공은 소설 1/3 정도부터 출연하는 에밀리 트레퍼시스입니다. 용의자로 잡힌 약혼자를 구하러 살인 사건에 뛰어듭니다. 무모함과 우연으로 활동하는 20년대 작품 주인공과는 다릅니다. 마침 찾아낸 기자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사건을 수사하는 등 능란한 주인공입니다.

방법과 이유를 다 깔아두면서 이야기 전개는 자연스럽고 매끈합니다. 내러콧 경위, 엔더비 기자, 에밀리의 사건 수사를 술술 읽다 보면 단서도 지나쳐 버릴 정도입니다. 이 사람이 범인이면 설명이 되겠다 싶어도, 모든 조각을 찾는 건 어렵습니다. 그러면서 짜 맞춘 결과물을 보는 순간 바로 이해될 정도로 명백한 미스터리입니다. 의표를 찌른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붙이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추리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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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희균 옮김 / 검은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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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명 시리즈 네 번째 작입니다. 명작이라고 들었지만 지루함을 이기기 힘들었던 터라 이 점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 시리즈는 독자도 탐정과 함께 추리할 것을 요구합니다. 단서를 감추지 않고 공개해서 독자가 범인을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엘러리가 긴 해설과 함께 범인을 공개합니다. 이때 엘러리의 추론 과정에, 예상 반론과 그 반박까지 엘러리 혼자 줄줄 말하니 너무 오래 혼자 떠든다 싶은 감이 있습니다. 앞서 제시된 단서를 모두 해설해서 빈틈없는 문제풀이를 하려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한 번 정도 이렇게 검증하는 건 재미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엘러리와 두뇌 대결을 하는 범인이 등장하고, 마지막에 반전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소설이 너무 늘어진다 싶은 면도 있고, 시리즈 특징과 어긋나는 점도 생깁니다. 그 결과 약점이 두드러집니다.

소설이 긴 것만 해도 달갑지 않습니다. 국명 시리즈는 추리소설이라는 형식미에서 높이 평가되지만, 스토리가 재미있는 소설은 아닙니다. 작가가 설치한 무대를 보여주고 등장인물, 사물에서 정보를 제시, 이 정보를 가지고 결론을 추론하는 유희에 충실합니다. 요즘 같으면 어드벤처 게임에 가까운 재미입니다. 등장인물들은 단서 제공을 위한 NPC와 같아서 어디까지나 무대 위의 사람 같은 느낌입니다. 이야기에 생동감이 없는데 설명 위주로 분량이 많아지니 지루합니다.

엘러리가 하는 설명은 지나치게 세세하고 불필요하게 많습니다. 이 작품은 중간부터 범인과 엘러리의 두뇌 싸움을 해설합니다. 엘러리가 사건 종결시킬 것처럼 추리를 늘어놓지만 오류가 생깁니다. 그리고 다시 이것이 범인의 계략이며, 범인이 엘러리보다 앞서 같은 발상을 했으니, 이것이 가능한 사람이 범인이라고 하는 식으로 설명이 이어집니다. 가능하면 간결하게, 연출도 재미있으면 좋겠는데 엘러리 혼자 이걸 계속 떠들고 있으니 질립니다.

뒤에 가면 타자기가 등장합니다. 옛날 소설이라 그때는 타자기가 흔했겠지만, 요즘 독자 입장에서는 더 지루해집니다. 지금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타자기 구경도 못 해봤을 텐데, 소설 속 엘러리는 타자기 특성을 열심히 설명합니다. 이 타자기가 범인이 사용한 타자기인가 확인하는 건데 추론 해설이 너무 깁니다. 간결하게 전개하면서 핵심 단서만 자세히 설명하면 좋을 텐데, 이 소설은 뭐든지 설명하느라 지나치게 늘어집니다.

엘러리 퀸 추리 스타일과는 어울리지 않는 반전도 있습니다. 소설 후반에 엘러리가 반격에 나서면서 의혹들은 하나씩 정리됩니다. 마지막에 가면 범인 이름만 빈칸으로 남은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전반부에 나온 단서 몇 개가 이상하게 마지막까지 언급이 되지 않습니다. 그 꼼꼼한 엘러리가 다른 건 다 설명하고 치워버려서 남은 단서는 더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거 분명 단서 맞는데, 아까부터 이건 왜 그냥 넘어가는 거지 하고 신경이 쓰입니다. 스토리가 그렇게 흥미로운 것도 아닌데, 다른 설명만 늘어놓으면서 참고 기다리라고 하니 답답합니다. 들어맞는 용의자는 한 명인데, 독자가 주목하는 사람만 피하면서 너무 이야기를 오래 끕니다. 독자는 관심 없는 사람들을 들먹이며, 이 사람은 범인이 아니다 하는 걸 또 너무 오래 합니다.

반전을 쓰고 싶었다면 범인이 드러났을 때 빨리 전개해서 휙 뒤집고 봐야 합니다. 아니면 소설이 재미있어서 독자의 의식을 돌려야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평소 엘러리가 하던 추리 해설로 독자를 지루하게 하고 있습니다. 남은 퍼즐 조각을 다 알고 있는데, 이미 완성한 조각을 시시콜콜 다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범인 밝혀집니다, 이 사람이 범인입니다, 예고 다 하고 반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범인의 정체는 아주 타당하지만 아무런 감흥이 없습니다. 왜 굳이 이렇게 썼을까 싶습니다.

국명 시리즈의 특징은 독자에의 도전과 엘러리 퀸의 연역 추리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관 미스터리는 새로운 시도로 단점이 부각됩니다. 독자와 함께 하는 추리소설이 아니라 독자보다 뒤처지는 추리소설이 되었습니다. 과도한 설명으로 두뇌 싸움을 전달하는 것보다, 간결하고 명쾌한 추리소설이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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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목사관의 살인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4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지현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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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아로가 등장한 1920년을 지나 1930년, 우리는 미스 마플을 만납니다. "목사관의 살인"은 제인 마플이 출연하는 첫 장편소설입니다. 제인 마플과 세인트 메리 미드가 세상에 나타난 건 그 이전입니다. 잡지에 마플 단편이 연재되기도 했고, 푸아로 장편소설 "블루 트레인의 수수께끼"에서 세인트 메리 미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본격적으로 소개된 건 이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목이 가리키듯 목사관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소설입니다. 시골 마을 세인트 메리 미드에서 15년 만에 발생한 살인 사건이라고 합니다. 화자는 바로 그 목사관에 사는 목사입니다. 점잖은 목사가 쑥덕쑥덕하는 마을 분위기나 위험한 이웃 마플을 보는 시선이 재미있습니다.


  마플 양은 상냥하고 사람을 끄는 매력을 가진 백발의 노처녀였다. 반면 웨더비 양은 심술궂고 야단스러운 여자였다. 하지만 둘 중 더 위험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마플 양이었다.


  "이보게, 자네는 이 작은 마을의 탐정적 본능을 과소평가하고 있군. 세인트 메리 미드에서는 사적이고 은밀한 사건도 모두가 속속들이 알고 있다네. 시간이 남아도는, 나이가 몇인지 헷갈리는 노처녀만한 훌륭한 탐정은 없다네."


  "세인트 메리 미드는 마을 전체가 자네가 칫솔을 어디 두는지 어떤 치약을 사용하는지까지 다 알고 지내는 곳이라네."
  "참, 그런 것들을 왜 그리 흥미 있어 하는 겁니까?"
  "나도 모르겠네. 하지만 아무튼 그렇다네. 만약 자네가 면도 크림을 바꾼다면 당장 그것이 대화 주제가 될 걸세."


소문 좋아하는 마을의 늙은 고양이들 가운데 하나, 그중에서도 주의할 인물이라는 인상입니다. 한편 왕래할 정도로 친한 이웃이고, 신뢰 가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웃집 마플 여사가 남다른 통찰력으로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입니다. 목사와 멜쳇 대령이 마플을 보는 시선이 변해갈 때쯤이면 독자도 독특한 멋에 빠질 것입니다.


  마플 양은 손가락을 꼽아 가며 수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그래요, 일곱 명은 되겠네요. 프로더로 대령을 해치고 기뻐할 사람을 적어도 일곱 명은 생각해 낼 수 있어요."
  대령은 마플 양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일곱 명이요? 세인트 메리 미드에 말입니까?"
  마플 양은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쭈글쭈글한 노파는 자기가 이 세상의 알아야 할 것들을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평생 동안 이 마을 밖으로는 나가 보지도 못했으면서 말이야.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일이야. 저런 여자가 인생에 대해 뭘 알겠나?"
  나는 조심스러운 말투로 분명 마플 양이 거창한 인생에 대해서는 조금밖에 모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곳 세인트 메리 미드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다 알고 있다고 해도 틀림이 없을 거라고 말했다.


  마플 양은 실수를 할 노파가 아니었다. 언제나 옳은 말만 하는 불가사의한 비결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추리소설 속에 애거서의 발랄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마을에 살인 사건이 일어나도 유머와 사랑이 넘칩니다. 이 작품 이후 다음 마플 장편이 나오는 건 1942년으로 긴 공백이 있습니다. 하지만 왠지 미워할 수 없는 사람들이 사는 세인트 메리 미드와 다정한 이웃 마플 여사가 잊힐 리 없습니다. 이후 제인 마플은 애거서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었고, 오늘날까지 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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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의 고치 작가 아리스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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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아리스 시리즈 두 번째 작. 그저 그런 미스터리에, 괜한 주제의식으로 늘어지는 흐름이 좋지 않습니다. 달리니 고치니 하는 소재에 용의자의 비밀, 아리스의 과거까지 묶은 모양이 그저 어색합니다. 고찰 없이 조잡하게 붙인 것 같아 어우러지지 않습니다. 사건도 스토리도 잡스러운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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