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 현대문화편 1일 1페이지 시리즈
데이비드 S. 키더.노아 D. 오펜하임 지음, 고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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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화를 이해하면 트렌드의 흐름을 볼 수 있다는 모토를 가지고 현대인들이 알고 있으면 得이 되는 지식들을 다양하게 준비하여 짧은 시간 안에 간편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요일별로 각기 다른 분야의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고 1일 1페이지씩 1년 동안 읽을 수 있게 꼭 필요한 지식들을 담았다. {현대문화편}에서는 인물, 문학, 음악, 영화, 사회, 스포츠, 팝에 관련된 것들을 담고 있는데 지난 100동안 지속된 문화적 배경을 알아 갈 수 있는 시간을 책 한 권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 바쁜 현대인들의 독서시간을 감안한 듯 1페이지씩 나뉘어진 구성이 눈에 띄고 지루하지 않게 같은 주제가 겹치지 않게 골고루 섞어 놓았다. 중간중간 사진도 첨부되어 한 눈에 이해하기 쉽게 돼 있고 아랫부분에 본문에서 다루지 않았던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보여준다. 책 맨 위 상단 부분에는 READ□ 체크하는 부분이 있어 책을 순차적으로 읽지 않아도 읽었던 부분은 표시를 해가면서 읽을 수 있게 만들어 놓아 편리하다.

솔직히 관심 있는 분야의 내용이 아니면 쉽게 다가가기도 어렵고 이해도 잘 되지 않아 호기심 이상의 진보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인물, 문학과 사회를 제외한 음악, 영화, 스포츠 분야는 문외한이라 생소하고 어려운 이름과 이야기들이라서 처음엔 재미를 느끼지 못하였으나 분량이 짧고 가장 중요하고 많이 알려진 내용들 위주라 크게 지루하지 않고 읽어나갈 수 있었다. 1900년대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세계 2차 대전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사회적 배경에 따른 사건과 정보들이 많이 담겨있고 미국 문화의 중심에 서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이 한 권의 책으로 미국 문화와 역사를 모두 알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장 이슈가 되는 내용들이 담겨 있기에 그렇게 생각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현재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를 공부해야 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20세기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고 싶다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바로 현대문화를 꼭 알아야 한다. 타인과의 지적 대화가 가능해지고 자신의 세계관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이며 교양있는 지식인으로 거듭 나고 싶다면 365일 1일 1페이지 독서에 투자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하루 1분! 이보다 간편한 교양 수업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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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의 섬진 산책
공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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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것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겉으로 보기에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할 것만 같은 사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의 고통과 아픔이 있고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삶이 힘겨울 것 같은 사람은 행복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대한민국에서 단행본을 가장 많이 판매한 작가, ‘도가니라는 작품명을 딴 도가니법을 만들게 한 장본인, 공지영. 그녀의 이름표를 따라 다니는 것은 이러한 화려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세 번이나 한 여자로만 비춰지는 한국 사회. 그녀는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으로 차별 받는 현실에 분노할 줄 알며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남부러울 것 없이 잘나가고 성공한 여성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을 것 같은 그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진실을 건드리지 않으면 크게 움직이지 않아. p99

 

 

영화로 작품이 제작되면서 그녀의 작품들은 비문학인들에게까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다. 그리고 꾸준한 활동으로 독자들에게 늘 책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주던 그녀. 언제부터인가 작품 활동이 아니라 뉴스에서 그녀의 소식을 더 자주 듣게 되었던 것 같다. ‘니가 왜 거기서나와라는 노래 제목처럼 그녀의 이름이 생뚱맞게 뉴스에 나왔고 심지어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충분한 자극적인 기사였다. 동명이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였다.

그녀는 어느 순간 남들로부터 손가락질 받으며 온갖 구설수에 오르고 악플에 시달리게 된다.

죽고 싶은 생각까지 하며 삶을 포기하려고 까지 했던 그녀는 절망 속에서 삶의 의지를 다시 다지게 된다. 행복해지기로 결심한다. 불행과 절망이란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그녀의 삶.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아픔과 슬픔으로 얼룩진 자신의 과거의 시간들을 말하며 지금은 그 어떤 순간보다 행복하다고 말한다. 33년의 작품 활동을 이어오면서도 생계를 걱정해야 했고 세 번의 이혼 경력이 있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전혀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행복하단다.

많은 책을 읽고 프로이트, 융의 입문서, 스캇 펙 박사의 심리학 시리즈, 카톨릭 영성 서적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그들의 행복해지는 공통적인 비결을 찾아내게 된 것이다.

그 비결은 15년 동안 갈고 닦은 노력의 결실.

 

 

안다는 것과 깨닫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안다는 것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 않아요. 그러나 깨달음은 아픕니다. 당신이 어떤 사실을 알았는데 아프다면 당신은 깨달은 거예요. p.114

 

 

2010년도에 출간 된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에서 그녀와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너무 즐겁고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있고 따뜻하고 소중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 밝히는 그녀의 또 다른 모습들, 그녀의 본 모습을 제대로 엿볼 수 있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섬진강변으로 거처를 옮긴 작가는 자신의 근황을 밝힌다.

자신을 찾아 온 지인들과 나눈 대화에서는 과거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과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그때는 차마 하지 못했던 말들을 지금은 득도한 수행자처럼 타인에게 깨달음을 전해주기도 하고 삶을 구원해주는 의인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인생의 벼랑 끝에 서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궁극의 진리.

마치 어떠한 물음에도 현답을 내 놓는 공자의 말씀처럼 그녀의 말에는 힘이 있고 믿음이 간다. 섬진강물처럼 잔잔히 흐르는 유려한 글 솜씨야 두말하면 잔소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처럼 그녀의 인생도 밤하늘에 별빛처럼 아름다워 보인다. 암흑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더라도 스스로 주위가 어둡기에 더 밝게 빛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삶을 빛내고 있다.

달라진 주거환경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다.

 

 

인간 모두에게 공평하게 내리는 늙음과 죽음이 두렵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이다. -p245

 

 

아파 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것이기에 작가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더 이상 아파하지 말고 행복해지자고 말을 건넨다.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묻고 찾아야 하는 과정과 시간을 갖고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맛볼 수 없다는 것 또한 그녀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 글이 주위에 많이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것 같다.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채기를 드러내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자신만의 성공스토리를 보여준다. 가만히 있는데 자꾸 건드리는 사람들 때문에 겉모습이나 인생이 온 몸에 가시 돋친 고슴도치처럼 되더라도 지금 난 행복하다고 말한다. 남들이 뭐라 해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고 멋있게 그녀답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그녀도 행복해지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잃어야했고 눈물 흘려야 했을 것이다. 그런 그녀도 이렇게 행복한데 난 어째서 불행한 현실을 탓하며 하루하루 반복되는 의미 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어야하나. 시간은 만인에게 똑같이 적용되고 흘러간다. 어떻게 그 시간을 만들어갈지 자신의 인생을 이끌고 갈지는 오직 자신만이 택할 수 있다. 비록 혼자면 어떻고 둘이면 어떻고. 지금 행복하지 못한 자 앞으로도 행복하지 못할 것이고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행복이란 것.

 

꽃은 모두 열매가 되려 하고

아침은 모두 저녁이 되려 한다

이 지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변화와 세월의 흐름이 있을 뿐

 

-헤르만 헤세-

 

 

작가는 제일 먼저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긍정적인 말을 걸어주고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자존감을 키워주고 타인을 의식하기 보단 내 자신을 위해 애쓰고 보살피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미 정착된 주거와 환경을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지만 주변을 정리하는 것 만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녀가 말하는 행복해지는 법은 돈이 들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고 누구나 가능하며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완벽에 가까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자신의 몫. 책 속에 멋지고 감동적인 글귀들이 너무 많아 읽는 내내 몇 번이고 소리 내어 읽어보기도 하고 내 자신에 대한 성찰의 시간과 미래에 대한 다짐을 새롭게 해보기도 했다. 페미니즘 성향이 강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아직도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차별받고 제대로 존중받고 살아가지 못 하는 게 현실이기에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라면 충분히 옹호할 만 하다. 여성으로서 가져야 할 마땅한 권리와 행복을 찾아주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 같아 고마움도 느껴진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서도 받지 못한 사랑과 관심을 책 속에서 받는 기분이고 위안과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해줬다. 모든 여성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그날을 위해 나부터 그녀의 행복 비법을 잘 실천해나가야겠다. 이제부터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날마다 점점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자!

 

 

*이 글은 책과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개인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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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없는 세상 - 개정판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중 옮김, 최재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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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했던 인생의 스무 몇 해를 지나고 있던 그때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2007년에 출간되어 동네 도서관 구석진 곳에서 나를 기다리던 < 인간 없는 세상>. 타인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깨끗했던 이 책은 무심히 책 제목을 훑어보며 지나가던 나의 발길을 붙잡았다. 그리고 2020년 새 옷을 입고 개정판으로 다시 내게 돌아왔다. 흔히들 ‘인생책’이라고 말 할 만 한 책들이 몇 권씩은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책들을 조금은 손꼽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20대를 장식할 만한 인상적인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추천도서로 많이 언급했을 정도로 나에게 아주 재미있게 읽혔고 또한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500페이지 분량의 다소 두꺼운 책에 속하지만 구성이 뛰어나고 작가의 필력이 좋아 지루한지 모르고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과 상상력이 더해져 인간이 사라진 세계의 모습들을 과장되고 허황된 모습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보다 철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세계의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사실성과 현실성이 적극 반영된 내용이라 더욱 재미있게 다가온다. 이 책은 과학 분야의 광범위한 영역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인문학적 접근법과 고찰이 눈에 띈다. 또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무엇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동식물, 토양, 기후, 공기, 우주, 역사, 예술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든 영역에 관해 이야기 한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각도에서 그려낸다. 막연하게 상상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 지구에서 일어났고 아직도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려낸 모습을 상상해보면 그것이 현실로 곧 다가올 것 같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린 미래의 모습들이 생각보다 더 일찍 찾아 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간이 없던 세상의 모습, 인류가 생겨나고 달라진 자연과 환경,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 일상적으로 느낄 수 없는 존재들을 예로 들어 작은 변화에서 멸종에 이르는 큰 변화까지도 자세히 설명한다.

과학의 힘으로도 해결 할 수 없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 10만년의 시간이라면 해결해 주지 않을까하는 낙관적 입장을 그저 웃으며 지나칠 수 없다. 중금속과 화학물의 사용으로 인해 POP(잔류성 환경오염물질)가 늘어만 가고 생물분해도 되지 않는 이런 것들을 처리할 방법 없이 그저 임시방편의 방안들로 덮어놓기 일쑤이다. 방사능 물질과 원자력 관련 핵폐기물들의 처리와 보관법 또한 완벽한 듯 보이나 언젠가는 벌어질 끔찍한 일들을 상상하면 소름이 끼친다. 또한 이미 많은 사람들의 죽음으로 그러한 상황을 겪었던 과거의 경험이 수차례이기에 더욱 공포감이 든다. 지구의 역사에 비해 인류의 역사는 한 점에 불과하겠지만 우리 인간은 영생할 듯 모든 것을 누리고 가지려고 하고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탐욕과 욕심에 눈멀어 많은 만행을 저질러 왔다. 그로 인해 그 찬란하고 화려했던 고대 마야 문명 또한 흔적도 없이 해체되고 정글에 묻혀버리게 된 것이다. 앞으로의 인간의 멸망이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러한 역사적 증거들이 충분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처럼 자신만만하던 사회가 결국 해체되어 정글에 묻혀 버린 과정을 살펴보면, 생태와 사회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민감한 것인지 알 수 있어요. 무엇이든 너무 지나치면 다 끝을 보기 마련입니다.”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불러낸 처참한 자연 파괴의 현장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란 건 아마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운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지구를 병들고 아프게 하는 속도보다 보호되고 재생되는 수준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심스런 노력이 계속적인 관심과 지지로 지속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언젠가는 없어질 인간 세상이라 할지라도 지구는 인간이 없더라도 엄청난 생명력으로 다시 세상을 꾸며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회복과 치유 능력은 인간의 상상 이상의 것일지라도 오래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우리가 지금껏 저질렀던 만행을 반성하고 늦지 않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서 행복하게 오래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인간이란 최상위 포식자는 과거의 어느 멸종된 동물의 시간과 똑같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미 과학 분야에서는 인간이 사라진 세상, 지구가 멸망할 그날을 위해 우주로 인간의 모든 정보를 담은 흔적을 남겨놓았다. 외계인이 이 정보를 접하고 인간의 존재를 알 수 있을지 어떨지 모르지만 인간들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벽화에 그림을 그려두는 시절에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는 없다.

많은 연구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책 속에서 그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 나는 앨런 와이즈먼의 이 책을 다시 한 번 기억 속에서 끄집어냈었다. 아마 유발 하라리 보다도 먼저 인간 역사의 대담한 질문과 미래의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10년이 지난 후 세상의 모습은 그가 그려냈던 미래 인류의 모습과 흡사했다. 누가 먼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리는 우리의 미래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인류의 유산 챕터에서 한국 비무장지대의 교훈은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 단 한 가지를 말하라고 한다면 이 부분 때문일 수도 있다. 역사적 아픔의 현장이지만 세계적으로 교훈을 남겨줄 수 있는 뜻 깊은 장소이기도 하며 동식물들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멸종 위기의 개체들을 지켜낼 수 있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유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지금 2007년에 앨런 와이즈먼이 말한 바이러스에 관한 것들은 이미 이 상황을 예견하고 있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논리와 이론들은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는 저널리스트답게 자신의 입장을 내세우기 보단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진실을 알려주고 이미 정해진 듯 한 미래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살아가야 할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누구나 예견할 수 있으나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관적인 미래가 그려질지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능동적으로 나서서 움직인다면 작은 행동들이 모여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려는 것이 우리의 우주와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 자연 그 자체의 것이며 우리는 그것들을 잠시 빌려 쓰고 갈 뿐이지 영원히 함께 할 수 는 없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아름답게 공존하는 삶을 살아가자는 것이다. 우리가 자연을 아프게 하면 그만큼 우리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교육적인 목적으로 쓰여도 정말 좋을 것 같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꼭 한번쯤은 읽어봤으면 좋겠다. 인생과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시간을 좀먹고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큰 깨우침이 될 것이다.

“21세기 인류에게 계시록으로 남을 책”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개인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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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가고 있어 - 무기력한 마음을 일으키는 8가지 작은 실천
샬럿 리드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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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발달로 인간은 편리함을 얻은 대신 시력 저하, 거북목 증후군, 손목터널 증후군 등 새로운 병증을 얻게 되었다. 샬럿 리드 또한 오랜 컴퓨터 작업으로 인해 ‘반복사용 긴장성 손상증후군’이라는 병을 앓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듣는 병명이라 생소했지만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요즘 들어 마음에 병이 든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그 원인과 치료법이 불분명하다는 것이 심각성을 더한다. ‘우울증’이라고 부르는 말을 쉽게 내뱉고 사는 우리들의 모습들이 낯설지 않다. 우울증과 불안, 이인증까지 앓고 있던 저자 샬럿 리드는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최선을 다해 나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약물 치료 외엔 별다른 대책을 내주지 않았고 정신과 상담을 받아 봤지만 또렷한 차도를 보이지 않는다.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도저히 빠져나오기 힘든 우울함과 불안의 나날은 계속 되다 리터드 오빠가 살고 있는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남들이 힘들여 하지 않고도 하는 자연스러운 일상 생활들 조차 그녀에게는 엄청나게 버겁고 힘든 일들로 여겨지고 우유를 사러 잠깐 가게에 가는 것조차 힘들어 한다. 케이트 언니의 도움으로 그녀는 심적 안정을 조금씩 찾아 가고 케이트 언니의 친구인 침술 치료사 웬디의 도움으로 그동안 병원에서 어떠한 처방에도 호전되지 않던 증상들이 많은 차도를 보이기 시작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따뜻한 주변 사람들의 관심으로 그녀는 차차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운동과 식단 관리도 철저히 지키고 자신감을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그중에서도 밝고 희망찬 생각을 하게끔 뇌를 훈련하려고 아침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나씩 떠올리기로 하고 페이스북에 ‘오늘의 생각’이라는 글을 게시하게 되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친구들로부터 책 출간을 권유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컴퓨터를 사용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겼고 아기자기한 그림과 글을 손수 그리고 쓰게 된다. 그래서 마치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처럼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런 느낌의 책이 완성된 것 이였다.

 

 

남자친구도 사귀고 책도 출간하고 우연히 영화< 노팅 힐>에 나온 서점에 자신의 책을 진열해 줄 것을 부탁했는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인기 작가가 된다. 자신의 고통과 경험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선한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 또한 움직이게 만든 것이다. 비슷한 처지나 고통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과 같음을 위로로 받아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암울하고 어두운 과거를 씻어버리고 밝고 아름다운 인생이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던 어느 날 새로 이사 간 집에서 그녀는 다시 한 번 큰 고비를 맞게 된다.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인 곰팡이가 그녀의 삶을 통째로 흔들어 놓고 만다. 아무것도 아닌 곰팡이 하나 때문에 인생이 흔들릴 정도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공감하기 힘들겠지만 몸이 약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이러한 작은 변화와 균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다.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안 좋아지다 결국 헤어지고 마는데 샬럿 리드는 다시 우울하고 불안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러나 그녀에 곁에는 그녀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많은 이들이 있었고 이러한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아 우울감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다른 사람 개를 돌봐주는 봉사도 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쌓아가기도 한다. 저자는 지금 어디에선가 자신처럼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전한다. 지금까지 힘겨운 경험들이 때로는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끌고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아픔을 말해주고 해결하는 방법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어 또 다른 희망이 생기고 그들만의 새로운 해결 방법이 늘어나게 될 것 같다. 누군가의 아픔을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개인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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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정의 소설 문득 시리즈 4
김유정 지음 / 스피리투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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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한번쯤은 읽어봤던 작가지만 아직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소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면 독자들에게는 큰 기쁨이다. 새로운 글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작가를 더 잘 사랑할 수 있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번 문득 시리즈에서 선보인 작품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상, 프란츠 카프카,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작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에 김유정의 소설을 만나고 나서 다른 작품들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높아졌다. 김유정이라고 하면 교과서에 실린 <동백꽃>의 저자로 꽃다운 스물아홉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여 더욱 안타까운 작가이다. 짧지만 강렬하고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선보여 그때 당시에도 주목을 받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빛나는 존재감은 감출 수 없다.

책의 구성은 <떡>, <만무방>, <봄·봄>, <아내>, <동백꽃>, <생의 반려>, <따라지>, <땡볕>의 여덟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구수한 사투리와 순 한국어 단어를 사용하여 처음에는 다소 낯설고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읽다보면 순 우리말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된다. 무엇보다 글이 너무 재미있다. 일제의 지배하에 암울했던 현실을 겪으면서도 이렇게 유쾌하고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었는지 김유정의 필력은 글의 희극적인 요소를 더해 맛을 살려내는 것 뿐만 아니라 비참했던 시대상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표현법이 탁월하다. 소설의 특징이라고 하면 농촌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 김유정 자신이 강원도의 농촌 마을에서 오랜 기간 동안 생활했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동감 넘치는 글이다. 사실성과 향토성을 담고 있으면서 식민지하의 하층민들이 겪어야 하는 가난함과 고달픈 삶을 해학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땡볕>, <따라지>에서는 공장 노동자, 카페의 여급과 같은 소외되고 고통 받는 도시의 하층민을 <동백꽃>, <봄·봄>에서는 지주의 횡포와 착취에도 저항할 수 없는 소작농의 생활을 역설적 해학의 세계로 잘 보여주고 있다. 글이 너무 재미있는데 반해 억압받는 민중의 삶은 너무도 처참한 현실이기에 웃고 있지만 눈에서는 피 눈물이 나는 아픔이 느껴지는 듯하다. 가슴 저 깊숙한 곳에서 아려오는 찡함은 어느 작품에서도 매 한가지이다. 이것은 지금에서야 소설로 읽히지만 그 당시에는 현실이였고 삶 그 자체였다. 김유정의 작품에는 이 땅의 언어 뿐 만 아니라 질긴 생명력과 흙내, 모진 삶의 한이 서려있는 듯하다.

<떡>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아사 직전의 상태에 이른 어린 옥이는 우연히 개똥어머니를 따라가 나릿댁 음식 장만하는데서 떡을 얻어먹게 되는데 너무 오랫동안 굶은 탓에 주는 대로 받아먹다 그만 탈이나 버린다. 사람이 떡을 먹은 것인지 떡이 사람을 먹은 것인지 분간이 안 되는 상황을 주위 사람들은 그저 히히덕 거리며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식민지배하에 빈곤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심각하였을 것이다. 어린 아이는 자신이 왜 굶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음식을 먹으면서 타인의 조롱 섞인 시선과 비웃음을 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누군가는 맛있는 음식을 이리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데 어찌하여 같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리도 불평등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안톤 체호프의 <굴>이 떠올랐다. 가난으로 오는 결핍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더라도 마음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가난이 죄가 아니라 아이를 굶기는 어른들의 무능함이요 사회가 방관하고 무시한 상황을 만든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일 것이다.

<만무방>

응칠은 가난 때문에 마누라와자식과 헤어져 산으로 들로 다니며 자연인으로 날건달로 살아가지만 동생 응오는 소작농으로 정착해서 아픈 마누라와 살고 있다. 가진 것이라고는 몸둥아리 하나 뿐인 인생이라 죽어라 일만하고 살아가지만 나아진 것이라고는 늘어나는 빚뿐이다. 응오는 친구와 짜고 자신의 논에 벼를 누가 훔쳐간 것으로 소문을 내는데 형 응칠은 그것도 모르고 동생을 생각해서 밤낮으로 도둑을 잡아내려 하는데 그 도둑놈이 다름 아닌 동생 응오임을 확인하고 불쌍히 여겨 돈을 구할 다른 방도를 모색하게 된다. 땅을 빌려 농사를 짓고 가을에 추수하여 곡식을 거둬들이면 지주에게 받치고 남는 것은 낟알 몇 개. 열심히 일한 소작농의 애환과 궁핍한 삶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고먹는 형의 삶보다 못한 현실. 형과 아우의 대비되는 현실이 비극적인 상황을 더욱 극명히 나타내준다. 어떤 방법으로도 궁핍하고 가난한 현실을 탈피할 방법이 없는 농민들의 삶. 살아있음이 곧 고통이요 지옥 같았음을 알 수 있다.

몇 푼 바람에 그까짓 걸 누가 하느냐.

보다는 송이가 좋았다.

왜냐면 이 땅 삼천리강산에 늘여놓인 곡식이 말쩡 누 거람.

먼저 먹는 놈이 임자 아니야.

먹 다 걸릴 만치 그토록 양식을 쌓아두고 일이 다 무슨 난장맞을 일이람.

걸리지 않도록 먹을 궁리나 할 게지 .

p. 26

<따라지>

따라지의 사전적 의미는 보잘것없거나 하찮은 처지에 놓인 사람이나 물건을 속되게 이르는 말. 소설 속 인물들을 지칭하는 단어인 듯 싶다.

셋방살이하는 인간 군상들과 주인집의 신경전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세 들어 사는 사람들 어느 하나 제때 방세를 내지 않아 주인은 답답하기만 하고 방세를 받기 위해 여러 가지 묘책을 세우지만 매번 허망하게 실패하고 만다.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의 능청스러운 대응과 절대 굴리지 않는 호방함이 주인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든다.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지만 가난함에 당당하고 좌절하지 않는 모습이 멋있게 그려진다. 요즘에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상황이 유쾌하고 재미있다.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제일 많이 알려진 <동백꽃> 이외에도 이렇게 재미있고 훌륭한 작품이 많이 있다는 것을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이 기쁘다. ‘한국 단편 문학의 결정체’라 평가 되는 김유정의 숨겨진 보물들을 발견한 느낌이다. 그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은 작품들을 많이 선보였을까?

남겨진 작품들을 더 찾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시대가 다르지만 같은 시간 흐름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하다. 방식이 조금 다를 뿐 우리는 그가 살아낸 삶의 연속일 뿐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 인간의 삶과 모습들이 낯설지만 부자연스럽지 않나보다. 그를 통해 시대 초월적 한국 문학에 대한 우수성을 발견하였고 한국 문학에 대한 자부심이 생겨난 듯싶다. 스피리투스의 문득 시리즈가 더욱 궁금해져서 찾아 읽어봐야겠다. 한국 문학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역사적으로 역경과 고난을 뚫고 살아온 끈질긴 민족의식이 그대로 반영된 독자적인 작품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투박하면서도 특유의 서정적인 감수성을 지니기도 하고 유쾌한 캐릭터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가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도 재미있게 읽힐 것 같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쓴 개인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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