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코드로 읽는 유럽 소도시 - 돌·물·불·돈·발·피·꿈이 안내하는 색다른 문화 기행
윤혜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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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유럽의 모습을 알고 싶다면 소도시로 발길을 옮겨라”

이 책은 영문학 교수인 저자가 20여 년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연구하고 탐구한 도시들의 이야기를 <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라는 책에 담았는데 미처 다 담지 못한 소도시 이야기들을 한데 엮어 놓은 책이다. 저자의 마음속 깊은 미련이 만들어낸 책이자 유럽 사랑에 대한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알면 알수록 가보면 가볼 수록 빠져 드는게 여행의 묘미. 학자의 시선으로 보는 유럽의 모습답게 서양의 문화, 예술, 사상, 역사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지고 있으며 여행서라기보단 역사서에 가까운 인문학 중심의 문화기행 도서다. 7개 코드는 아름다운 순수한 우리말로 이루어진 한 음절 단어들로 돌·물·피·돈·불·발·꿈이다. 총 50개의 도시를 폭넓게 다루고 있지만 이탈리아에 좀 더 집중되어 있다. 유럽 도시의 역사는 대부분 로마에서부터 비롯되었고 그 뿌리가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 유럽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석조 모스크를 건설하라는 아브드 알라흐만 1세의 명령으로 온 세상에서모양, 색깔, 크기가 다 다른 돌기둥을 가져와 알록달록 말발굽 모양의 반원형 아치기둥을 세웠고 그것이 코르도바 모스크의 독특한 풍경으로 남았다. 

물 많은 도시, 운하 교통의 허브 네덜란드의 레이던에는 물방앗간을 운영하며 렘브란트를 먹여 살리고 교육시킨 곳이기도 하다.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은 여러 차례의 화재로 여섯 번이나 건물을 올려 만든 대성당으로 수백 년 변치 않는 채색 유리 제조 비법은 현대 과학으로도 설명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과 독일군 간의 전투 중 샤르트르 시민들은 스테인드글라스를 미리 제거해서 시골에 분산 보관해 놨다 전쟁이 끝난 후 이 유리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이 건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과 헌신이 얼마나 큰 것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예로 유명하다. 불길에 휩싸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그에 그치지 않고 더욱 견고하고 단단하게 건물을 올려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성당으로 자리매김 하는데에는 가치 있는 것을 지킬 줄 알았던 사람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고대 코린토스는 육상 및 해상 교통의 요충지라는 이점을 활용해 막대한 부를 축전했다. 그 배경에는 아프로디테 여신과 깊은 관계가 있는데 아프로디테 신전에서 여사제들은 신도들과 성관계를 맺고 이로써 값을 치루는 방식으로 코린토스에 온 사내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했다는 증언과 기록이 많다고 한다. 미와 사랑의 여신으로 알려진 아프로디테가 섹스의 여신으로 극진히 섬겨졌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긴하다. 

집은 쉬는 곳 뿐만 아니라 걷고 산책하는 공간이여 한다고 생각한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 ‘동선’을 염두에 두고 건물을 설계한 선구자이기도 한데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난 창의적이고 기발한 발상으로 집에 대한 상식을 깬 사람이다. 공공건물 중에서는 비첸차 시청으로 사용되었던 ‘바실리카 팔라디나’가 대표적이다. 그에게서 영감을 받아 프란체스코 무토니도 ‘포르티치 디 몬테베리고’를 설계했다고 한다. 



유럽 도시를 주제로 한 책들은 시중에도 다양하게 많이 나와 있지만 이 책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마치 짧은 소설을 읽는 듯 한 독특한 서술 방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두 권의 장편 소설을 출간한 경험이 있는 작가라 그런 듯도 싶다. 영문학 교수답게『올리버 트위스트』,『댈러웨이 부인』,『단테』등 문학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구성하는 부분 또한 인상 깊다. 문학작품 외에도 음악, 종교, 미술 등 문화적 요소를 담고 있다. 도시마다 각각 2~3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내용과 이해를 돕는 그림과 사진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고 코드마다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 마치 서로 다른 빛깔의 유리가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를 이루듯 조화롭다. 대도시들의 화려함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보석 같은 소도시들의 매력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뜻 깊은 시간이고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책을 통해서라도 유럽앓이를 해소 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더욱더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들기도 했다.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언젠가 여행을 가게 된다면 유럽 소도시로 색다른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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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체험 페이퍼 크래프트 - 컬러링 + 종이오리기 + 만들기 무한도전 놀이터
큰그림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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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국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무료하고 따분한 일상을 어떻게 하면 좀더 재미있고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봤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한정적 공간의 제약속에서 새로운 놀잇감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더군다나 금방 흥미와 관심이 식어버리는 아이의 경우는 잡아 놓은 어항 속 물고기 보다 갓 잡아 올린 생선의 팔딸거리는 신선함을 놀이에서도 중요시하기 때문에 매번 다른 놀이를 해줘야 한다. 아이들은 놀이를 할 때도 부모와 같이 하면 더 흥미와 재미를 느끼고 오래 집중할 수 있다.

놀이 중에서도 소근육 발달에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 형태의 과정을 함께 거친다면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의 감각과 뇌 발달을 시킬 수 있다. 그렇기때문에 단순 놀이가 아닌 어떻게하면 아이도 즐겁게 잘 놀고 그로 인해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에 대한 고찰은 부모의 몫이다.

이 책은 6가지 직업 체험과 더불어 도면을 (컬러링+종이오리기+ 만들기)이용해 놀이를 할 수 있는 책이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종이를 만지고, 색칠하고, 자르고, 접고, 붙이는 과정을 통해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집중력과 상상력, 창의력을 키워주는데 아주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직업에 대해 알려줄 수 있으며 어른이 되어 어떠한 꿈을 가질지에 대한 상상을 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재미있다.

준비물은 간단히 색연필, 풀, 가위, 칼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잠들 때까지 상황극을 하며 가지고 놀았고 다음날에도 새로운 것 만들어 주라고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

아이가 직접 만드는데는 힘들 수 있지만 만드는 과정과 완성후 어떻게 놀이를 이어가는지 또한 중요하다.

                                    

만들기는 어렵지 않지만 도면이 작아 색칠하고 붙이는 과정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만들 때 한가지 팁이 있다면 접는 선은 칼등으로 살짝 그어준 다음 접어주면 깔끔하게 형태를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 같은 시기에 집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잇감으로 안성맞춤인 것 같다. 아이에게도 그렇지만 성인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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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열 개의 길 - 로마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서유럽 역사 여행기
이상엽 지음 / 크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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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해야 될 것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여행지에 대한 기초적인 배경 지식을 쌓는것이 중요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여행지에서도 마찬가지다. 보통의 여행자들이 그렇듯 화려한 건축물과 풍경들을 눈으로 담기 보단 사진으로 더 아름답게 남기길 원하고 그 이면에 담겨 있는 이야기에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된다.

서유럽은 특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로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여행자들은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듯 반짝임에 이끌리지만 뒤 돌아서면 어둠만이 남아있는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준비되지 않은 자들의 여행기가 그렇듯 그저 인증샷을 남기기에 급급할 뿐이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이유가 얼마나 많이 보느냐 보다 얼마나 집중해서 자세히 보느냐가 중요하고 이야기를 연상할 수 있어야 오래도록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 이상엽은 모두투어의 컨덕터로서 세계 여행을 하며 손님들이 아쉬워했던 부분들과 자신이 손님의 입장이 되어 유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 출간하였다.

관광지 안내 책자나 일상 여행기가 아닌 테마가 있는 역사 여행기이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을 통과하는 열 개의 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명, 회복, 자유, 통일, 창조, 개척, 관용, 문화, 혁명, 진보라는 테마를 통해 서유럽 역사의 큰 틀을 잡고 있다.

각 테마에 어울리는 이야기들이 챕터마다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일반적인 역사서와는 다른 부드러움이 느껴지며 책 제목처럼 서유럽의 큰 길을 천천히 걸어가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

로마, 문명의 길

로마의 역사는 기원전 753년 팔라티누스 언덕에서 시작된다. 초기 인구 부족의 문제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던 도시 시설 문제들도 있었지만 로물루스로 시작해 244년간 일곱 명의 왕이 로마를 다스리며 부족국가 수준에 못 미치던 로마를 선진화된 문명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민족 침입에 대비해 성벽을 쌓기도 하고 아피아 가도와 같은 포장도로를 만들어 빠른 물자의 이동과 동맹국과의 관계도 굳혀 나갔다. 제국의 확장과 함께 황제들의 치적을 홍보하는 화려한 건물이 로마 곳곳에 들어섰고 벽돌의 도시가 화려한 대리석의 도시로 변했다. 또한 깨끗한 물의 공급을 위해 수로 시설을 갖추어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중목욕탕을 만들어 복합문화 공간까지 갖추게 된다. 로마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만들어진 콜로세움은 네로의 인공 연못이 있던 자리에 물을 빼고 그곳에 5만 명의 관람객 수용이 가능한 대형 원형경기장을 황제 베스파시아누스가 건설했다. 이는 어떠한 강력한 힘을 가진 황제라도 민심을 잃으면 권력을 지속할 수 없다는 교훈을 준다. 건국 700년 만에 로마는 역사상 최고의 위치에 섰다. 기원후 96년부터 180년까지 다섯 황제가 다스렸던 오현제시대는 로마 역사상 최고로 평화로웠던 시기로 판테온이 로마의 기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건물이기도 하다. 콘스탄티누스 1세가 수도를 동방의 비잔티움으로 옮기자 제국의 수도 지위를 잃어버린 로마는 급격히 몰락하기 시작했고 유럽 문명의 줌심도 콘스탄티노플로 이동했다. 로마 약탈과 종교개혁으로 사람들은 안정보다 변화를 추구했고 이를 계기로 화려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바로크 도시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로마를 시작으로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까지 연결이 되어 하나의 이탈리아의 대동맥을 이루었고 알프스를 넘어 스위스를 통과하는 루체른, 인터라켄, 제네바까지 이어진다. 문화와 혁명의 힘을 잘 보여주는 베르사유, 파리를 지나 마지막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을 통과하는 것이 이 여행의 과정이다.

서유럽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잘 알려진 관광지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는 용도로 한 번쯤 읽어 보는 것도 좋지만 세계사의 기본적인 틀을 잡고 싶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자세한 정보는 역사서를 참조하는게 좋겠지만 부담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유럽의 길은 서로 이어져 있고 그 역사의 흐름속에 인간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창조적인 인간으로서 발 돋음하는 개척의 삶을 일궈낸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살아 숨쉬는 그들의 숨결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 곁으로 올 수 있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볼 수 있고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기에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하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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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 에펠탑에서 콜로세움까지
이상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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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든지 전 세계적으로 그 나라를 홍보하기 위해 내세우는 건물이나 유명한 문화재가 있기 마련이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들은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이나 아름답고 기형적인 건축물들이 많이 있다. 프랑스하면 에펠 탑, 영국은 타워브리지, 이탈리아는 콜로세움 등과 같은 유명한 건물들이 그 예다. 이러한 건물들이 어떠한 이유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것일까. 일반적인 여행객의 시선으로 보면 화려함과 인기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 유명하니깐 보러가는 것이고 사진으로 인증하고 오는 것이다. 그곳이 어떠한 이유로 유명새를 탔고 어떤 역사적인 의의를 간직한 것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물론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관광객의 입장에서 보면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공부하고 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건축물도 그림과 같이 알면 보이는 것이 더 많아지는 법.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가야될 정보와 지식들이 많겠지만 특히 랜드마크에 대한 역사 공부는 꼭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여행자 뿐만 아니라 단순 호기심에서라도 알고 있으면 좋은 지식들이다.

<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이 책은 유럽 주요 건축물 28개에 담긴 전쟁사를 아주 날카로운 시선으로 전하고 있다.

1년 6개월에 달하는 기간 동안 매주 칼럼을 기고하면서 저자는 건축물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하였고 건축물만 소개하는 책에 그치지 않고 건축물을 통해 전쟁사를 이야기하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책의 구성은 5장으로 되어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의 유명 건축물들을 하나씩 소개하는 구조다. 건축물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에 관련된 인물 사진, 전쟁으로 인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된 모습까지 글의 이해를 돕는 사진들이 적절히 들어가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에 대해 알고 있다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모른다 하더라도 책에서 여러 번 설명해주기 때문에 상관은 없다.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에 감춰진 잔인하고 슬픔이 가득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서 있는 이 평화로운 땅, 이 발 아래에 수 많은 시체들과 피가 흐르고 있음을 깨닫게 만들어 줬다.

전쟁사와 더불어 약탈 문화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더욱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일본의 침략전쟁과 일제 강점기 동안 문화재를 조직적으로 약탈당했던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전승국이자 선진국이라는 이름뒤에 가려진 과거의 포악성과 비인간적인 행태에 대해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이며 이러한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그들이 잘못을 반성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작은 관심이 모여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기에 역사에 대한 진실을 갈구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전쟁이라 하면 서로 뺏고 빼앗으며 인간의 욕망을 채워나가기 위한 잔인한 수단의 하나로 인간의 폭력성이 극대화 되는 순간이기에 그 끔직한 경험들은 떠올리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그 어느 곳에서도 전쟁에서 자유로웠던 곳은 없다. 유럽의 웅장하고 멋진 건축물들을 보며 그저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며 이 책을 읽고 나서 본다면 침묵으로 그저 바라보게 될 것 같다. 유명한 건축물을 예로 들어 소개해 주니 관심도가 높았고 구성도 좋아 더 재미있게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고 다녀왔던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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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살고 있습니다
김혜지 지음 / SISO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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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하늘 길도 닫혀버려 해외여행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인간의 의지와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 인생에는 참 많은 것 같다. 당장 여행을 갈수 없는 상황 속에서 여행지에 대한 소식과 이야기들은 더욱 관심을 끌게 된다.

저자 김혜지는 이탈리아에서 7년째 거주 중이며 유튜브 '이태리부부'를 운영하며 남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막연하게 이탈리아서 산다고 하면 모두가 부러워하는게 사실이다. 나 또한 문명의 꽃을 피워낸 역사적인 장소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기에 그곳에서 사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상당히 차이가 많이 났다. 아무리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는 순간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운 것 처럼 여행 또한 삶이 되는 순간 우리는 자유를 속박당하게 되는 것 같다. 그곳이 한국이건 해외건 상관없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손에 넣어야하는 과정은 똑같다. 책임과 의무, 규율과 규칙에 따라 삶의 정상 괘도에 안착해야 평범하다 불리는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어떠한 이유로 해외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또는 이주를 꿈꿀테지만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구나라는걸 저자는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그로써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결코 녹록치 않다. 막연한 생각으로 해외살이를 꿈꾼다면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의 일기와도 같은 기록물이다.

그도 그럴게 기록 중독자로 불릴 만큼 사소한 것 하나까지 매일 이탈리아에서의 삶의 기록을 놓치지 않았던 남편과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낯선 땅에서 정착해서 보고 듣고 느낀 일상의 모습과 불편한 점들, 러브스토리나 부모님에 대한 애정, 코로나로 인해 바뀐 삶의 모습들. 여행자로서 이방인으로서 살아간다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상깊었던 것은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현실에서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멋져보였다. 이탈리아의 코로나 상황이 매우 안 좋았을 때 이동 제한령까지 발표되었고 여행 가이드였던 남편이 백수가 돼고 집 밖에 한 발자국도 못나가던 날도 있었던 암울하고 답답한 상황에서 어떠한 미래를 꿈꿀 수 있었을까 싶다. 하지만 부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유튜버라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결국 암흑과 같은 어둠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낸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더라면 아마 그대로 주저 앉아 모든걸 포기하고 말았을지 모른다. 아직 아무도 이 상황이 언제 끝나질 어떻게 될지 장담을 할 수 없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몸부림쳐 삶을 살아내고 있는 이태리부부가 대단하고 멋져보인다.

종종 유튜브로 해외여행지의 모습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실시간 랜선투어도 보면서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데 이태리부부의 영상도 하나하나 챙겨봐야겠다.

제작하는 과정을 책으로 먼저 접해봤기에 영상에 대한 궁금증도 있지만 역시나 현지 모습에 대해 더 알고 싶기 때문에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과장없이 솔직담백한 이야기로 책을 읽는 내내 편안하고 믿음이 갔다. 사진과 글의 구성 또한 가독성 좋게 만들어져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는 그녀만이 알려줄 수 있는 맛집, 멋집들도 있으니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그걸로도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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