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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집
황선미 지음, 이철원 그림 / esteem(에스티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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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때론 삶의 이유가 되기도 하고,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하지만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하는 가족.

누구나 크든 작든 가족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세상에 문제 없는 가족 또한 없을 것이다.

가족과 가정 모두 집이라는 공간속에서 삶이라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

집이라는 것이 사람이 어떻게 살고 무엇을 위해 살며 또 왜 사는가에 대한 거의 모든것들을 보여준다.

사람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 집이기에 이를 통해 우리가 배우고 알아가는 인생이야기들은 인문학의 총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집은 건축학적인 의미에서 보다 정서적인 개념의 다양한 상징성과 의미들을 포함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에서는 집이 '정상적'인 가족 공간의 의미를 잃어 버린지 오래다.

공간화된 장소의 개념으로 계급적 차이와 욕망과 불안의 상징이 되어버린 집에서는 더이상 가족이란 테두리의 안락함을 느낄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이 소설 안에서 보이는 집이라는 공간은 공간이 지니는 본래의 의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인간의 삶의 필수적인 공간이자 인간의 존재에 대한 필수적인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 황선미의 사실적이면서 인물들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가  이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화려한 수식어로 설명하지 않아도 가슴 뭉클하게 느껴지는 감동이 전해져 온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당신을 기다리는 집이 있나요?" 라는 문구다.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나요?"라고 해야 맞을것 같은데  집이 나를 기다린다?

참으로 모순적인 물음이 아닌가.

내가 가고 싶은 집이 아니라 나를 기다리는 집이 있냐고 물어본다.

집이 마치 생명이 있는 것인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면들이 동화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황선미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다리는 집 》의 주인공은 표면적으로는 명길이지만 사실 등장인물 모두이다.

버드내길 50-7번지 감나무 집을 둘러싼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인상적인 인물은 떡집 영감으로 동네 터줏대감의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거의 이야기들을 달라진 현재의 모습들을 통해 알려주기도 하고 미래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중요한 인물이다.

거의 쓰레기로 뒤덥혀 동네의 흉물이 되어버린 감나무 집에 수상한 한 남자가 찾아온다.

어느날 갑자기 감나무 집에 인부들이 와서 잡동사니들을 모두 치우고 동네사람들의 기억속에서만 자리잡고 있던 예전의 감나무 집의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조용한 동네에 전에 없던 망치소리가 들려오고 서로에게 무관심했던 동네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감나무 집에 쏠리게 된다.

그곳에는 벙어리인듯 아무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집을 수리하는데에만 열중하는 한 남자가 있다.

또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태오라는 남자 아니는 어느 순간부터 낯선 남자의 주위에 맴돌게 된다.

집을 짓는 그의 곁에서 머물면서  아버지라는 존재의 빈자리를 대신 채워나간다.

집이 완성될 무렵 감나무 집에 불이나고 낯선 남자는 병원에 실려가게 된다. 이 사건으로 태오, 태오를 괴롭혔던 소년들, 떡집 영감, 목욕탕집 여사장, 동네 사람들이 마치 자신들의 일인냥 발 벗고 나서서 감나무 집의 공사를 돕는다.

툭툭 탁탁. 망치질 소리가 동네에 울려 퍼진다. 퇴원해서 돌아온 낯선 남자에게 사감 할매가 줬던 보석함을 떡집 영감이 돌려주면서 그동안의 말하지 않았던 사연들의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그리고 재성이라는 아들과 재회하면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꿈꾸게 된다.


 


주요 등장 인물들이 남자라는 사실과 어머니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부분 소설속에서 아버지의 존재보다 어머니의 존재가 크게 부각되는 것이 모성애를 자극하며 더 극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나 여성 작가의 글에서는 더욱 그러한 면이 강하게 그려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작가 황선미는 기본적인 글의 흐름이 남성 중심이다.

어린 태오, 소년이라기에는 성숙하고 청년이라고 하기엔 앳된 소년 재성, 아버지인 명길, 온갖 인생 경험은 다 해봤을법한 동네 터줏대감 떡집 영감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통해 남자의 인생을 마치 한 사람의 인생처럼 그려냈다.

살구나무와 감나무가 실한 뜰에서 망치질 하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글을 써내려 갔을것 같은 이야기는 작가의 인생이 담겨 있다.


나는 아직도 실수를 하고, 마음을 잘 다치고, 여전히 외롭고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밤에 뒤척이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간절하게 누가 좀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이제는 나도 제법 괜찮은 집을 하나 키웠으나 가장 그리운 이는 올 수 없으니 이렇듯 자주 가슴이 시릴수밖에요. (p.5)


작가의 말에 가슴 한켠이 찡하게 아려온다. 어린 아이와 같은 여린 마음으로 이 험한 세상 살아가려고 하니 너무 무섭고 겁이 날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정말 그립고 보고싶고 기대고 싶은 존재(부모님)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녀가 그렇듯 나 또한 그러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예감에 더욱 슬퍼진다. 아무리 애써도, 아무리 빨라도 따라잡을 수 없는 세월의 흐름.


 


"이까짓 집이면 다예요? 식구도 없는 집이 무슨 집이야?

"가지 마요."

"여기 있어요, 나랑. 집에는 아버지가 있어야 되잖아." (p.102)


재성은 명길을 향해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말들을 꺼내 놓는다.

자신은 집(건물)이 필요한것이 아니라 아버지라는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이다.

그 어떤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고 미워하고 원망해도 잊혀지지 않는 하나뿐인 존재, 바로 아버지.


떡집 영감은 명길의 등을 토닥거려 주며 " 이 사람아. 집 놔두고 어딜 가려고." 라고 말하며 고개를 든다.


언제 물들었는지 감이 붉어져 있었습니다.


누구를 하염없이 기다리듯 과거의 홍시는 찬 서리가 내릴 때까지 빨갛게 매달려 있다 땅에 떨어져 쓰레기에 불과했었지만 주인을 잃었던 집이 긴 기다림의 끝에 새 주인을 맞아 감나무에도 다시금 열매를 등처럼 매달고 붉은 결실을 맺게 되었다. 이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고 마치 떡집 영감의 붉은 눈시울을 연상케하기도 한다. 또한 명길과 재성의 밝은 미래를 암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소설에서 가장 상징적인 행위는 바로 망치질이다.

집짓기를 위해 재료와 재료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두드림을 통해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더욱 단단하게 이루어지므로써 새로운 관계 형성과 더불어 정이 느껴지는 세상으로 탈바꿈한다.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 주고 치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훈훈하게 마음을 적시는 따스한 봄비와 같다.

마음의 상처 하나쯤은 갖고 사는 사람들에게도 이 울림이 전해져 지금 겪고 있는 아픔과 고통, 시련들을 잘 극복할 수 있는 희망과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마다의 삶의 무게는 다르겠지만 우리네 인생은 어찌 보면 서로 참 닮아 있는듯 하다.

힘겹게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언젠가는 돌아가 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삶의 터전이자 안식처인 집이라는 공간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삶의 모든 이야기가 깃들어있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기다리는 집 》을 통해 집이라는 개념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해 주었고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가족(가정)안에서 사소한것으로 싸우기도 하지만 가족이 있기에 세상과 맞설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가장 큰 고통과 아픔을 주는 사람들이 가족일 경우도 있지만 가족이 있어 상처를 치유하고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가족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려하고 배우면서 알아가야한다.

이것이 우리 삶에서 가장 의미있는 노력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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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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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한국의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고민하는 힘 』에 이어  『마음의 힘 』이라는 책이 나왔다.

강상중님을 알게 된 것이 친구로 부터 추천 받았던 책『고민하는 힘 』을 읽고 나서부터이다.

불확실한 시대에서 어느것에도 의지할 수도 없고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고민하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 삶의 철학인지 일깨워주는 내용이 였는데, 고민하는 힘을 통해 우리는 나와 더불어 타인의 생각과 마음, 의지들을 알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다. 개인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영역까지 확장되어진 의미로 크고 넓게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이다. 일본의 과거와 현실을 반영하여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꼭 그것이 한 나라의 문제로만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깊은 슬픔과 고통으로 얼룩져만 가던 작가는 문득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 』을 떠올리게 된다.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때는 열일곱 살 즈음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주인공의 모습에서 삐뚤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의 강렬한 기억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마음의 힘이 되어준 것이다.

아들은 다시는 만질수도 볼수도 없는 존재이지만 아들과 함께 했던 기억들이야 말로 현재의 삶을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단 아들의 죽음에서 오는 슬픔뿐만이 아니라 나라의 위기와 재난으로 더해진 사회적 슬픔이 더욱 크게 작용한것 같다. 재일 한국인이 겪어야만 했던 차별과 인식으로 인해 작가는 어느 누구보다 더 불확실한 자기 존재성을 의심하고 혼란스러운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의 처지에 맞게 살아나가려는 노력을 부단히 내야했고 그리하여 고민하고 마음의 힘을 기르는데 힘쓰지 않았을까. 


작가의 청춘기에 겼었던 고민이 메이지 시대 때 나쓰메 소세키가 품고 있던 고민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책과 글에서 나쓰메 소세키라는 이름이 안 나온적이 없을 정도로 강상중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소설을 꼭 읽어 봐야 한다. 나 또한 책을 읽으며 궁금증이 생겨 그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는데 사회적인 배경을 제외하더라도 그의 소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작가 강상중의 입장에서 보는 그는 삶의 스승이자 어쩌면 삶을 포기했을 순간에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북돋아 새로운 삶을 살게끔 만들어준 은인이기도 하다. 강상중의 글을 읽기 전에 꼭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을 먼저 읽어 봐야 한다. 『마음 』이란 소설을 읽어 보지 못해 완전한 이해를 추구할 수 없었던 점이 안타깝지만 책에서 부분적으로 나와 있는 글과 함께 대강의 줄거리와 주인공들을 소개해 주고 있어서 대강의 흐름을 파악하고 보는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더 깊이 있는 책읽기를 위한다면 먼저 읽어 봐야 할 것 같고 그러지 못했을 경우에는 나중에라도 찾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의 이야기인 독일 작가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을 통해 '마음의 힘'에 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마음 』과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구상되고 쓰인 작품으로 평범한 젊은 청년의 모습을 통해 그 인연을 더해 간다.

소세키는 변해 가는 사회의 흐름으로부터 방치된 사람들의 마음을 글로 담아 내려 했고, 토마스 만 역시 문명과 인간의 마음을 통찰하는 이야기를 썼다. 두 작가가 그려 내고 싶었던 것은 '시대와 마음의 관계'인 것이다.


두 소설은 껍데기만 남은 교육기관이 실질을 잃어 스승이 없고, 안으로는 가부장제적인 것이 무너지기 시작하여 스승이 없는 상황, 이른바 '스승 없는 시대'의 ''선생 찾기'이야기기도 하다. 소세키의 소설에 자주 나타나는 키워드 중 '고등유민'이라는 말이 있다. 『그 후 』라는 소설에서 인상깊었던 주인공의 삶이 떠오른다. 순수한 지성을 돈을 벌기 위한 생계의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주인공은 고학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경제활동을 거부한 상태로 부모에게 손을 벌리면 살아간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한심한 인간의 한 부류라 생각했지만 이것은 작가가 이룰 수 없었던 꿈이기도 했던 것이다.

평범한 교사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이 소설속에 나온 선생에게는 있는 것이다.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진정으로 가르침을 받고 본 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보다 미래만을 중요시 여기는 현대인들의 인식을 돌려 과거를 보는 눈을 키워 '마음의 힘'의 원천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 마음'이라는 것이 또 다른 나를 말해주는 것이고 자기 이해와 정체성을 아는데 중요한 요점(要點)이다.

옛날에는 세상살기가 힘들어도 종교, 전통, 관습, 규범이 사람들 마음을 다잡아 주었으나 지금은 이러한 관계들이 소홀해지면서 우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마음의 실질을 키우는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게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알고 가야한다.

마음은 인생의 의미를 부여해 주는 이야기를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 정의 내려진 것이 아니다.

세계화로 인해 풍요롭고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러 더 획일화된 가치관의 확립으로 우리는 폭 넓은대안적 사고를 가지지 못하고 눈앞에 닥친 현실에만 급급해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상상력과 유연성을 키워나가므로써 사고의 전환을 해야할 때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과정의 하나인 것이다.

마음의 힘을 키워나가는 방법은 스스로 고민하고 배워나가야만 한다.

작가 강상중처럼 소설속의 주인공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친구, 가족, 동료, 사람이 아닌 어떠한 것이 될 수 있다.

각자의 삶의 의미를 더욱 단단히 하여 희망으로 가득찬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지구 전체가 빈틈없이 하나로 이어져 어디를 가든 전쟁터일 뿐입니다. 이렇다 할 토론도, 예행 연습도, 사고 실험도 허용 되지 않은 채, 갑작스레 '월드 와이드 배틀'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우리들에게 상상치도 못할 강렬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아닐까요? (p.124)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 하나하나의 목숨을 소중히 하고 혹은 '이웃'의 문제로서 생각하고 그리고 더 나아가 그 역사를 모두 함께 공유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태도가 널리 퍼질 때 비로소 지금의 우리 사회에 만연한 마음의 병이나, 마음의 고립, 그리고 고독사 같은 현실 역시 변화될 수 있지 않을까요?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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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5-05-11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픔을 당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군요!
 
괴물의 심연 - 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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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사회적 사이코패스 입니다."


신경과학자이자 의대 교수인 제임스 팰런은 자신의 입으로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을 말할 뿐 살인자는 아니라는 강한 부정의 뜻을 내비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가계의 생물학적 · 심리학적 배경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해를 돕고 더불어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의학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성격과 행동은 유전이 80%퍼센트 정도를 결정하고, 성장 환경은 20퍼센트 밖에 결정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던 그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은 사건을 겪게 된다.


그는 살인자들의 뇌 스캔 사진을 연구하는 동시에, 알츠하이머병 연관 유전자에 대한 탐색을 위해 별도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알츠하이머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유전자 검사와 뇌 스캔 사진을 분석하던 중 사이코패스의 것으로 의심되는 사진을 발견하게 되는데 알고 봤더니 뇌 스캔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제임스 팰런 자신의 것이였다.

40년 넘게 신경과학자로 일해오면서  평범한 가정도 이루어 자식도 낳고 별 문제없이 살아가는 그의 인생에 있어 사이코패스라는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어떻게해서 그는 사이코패스라고 확신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과학적 증거로 입증해가는 과정과 함께 살아온 인생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풀리지 않을 것 같던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찾아 맞춰나가는 작업을 통해 그가 사이코패스라는 성향과 조건을 갖추었지만 살인자로는 살지 않는 이유를 밝혀주고 있다.


사이코패스의 일반적인 특징들과 뇌과학의 원리로 풀어내는 사이코패스에대한 정보들은 상당히 흥미롭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우리 주변의 괴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예로 들었던  간디와 테레사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들어보지 못했던 이야기에 속할 것이다. 영화의 소재로 자주 다루어지거나 사회적 이슈로 뉴스에서 보도되는 사건, 사고들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사이코패스에 대한 정보들과는 상당히 다른면이 많고 좀더 과학적 분석으로 철저하게 예를 들어 신뢰할만한 정보인것 같다. 그러나 제임스 팰런의 이야기는 이러한 과학적 조건에는 충족하지만 사회적인 조건에서는 충족되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가 자신은 반사회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지지 않나 싶다.


사이코패스라는 정신의학적 진단명은 없지만 반사회성 성격장애라고도 불린다.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에서는 식욕부진, 정신분열증까지 광범위한 질환을 분류하지만, psychopathy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사이코패스에 대해 정의가 다 다르고 어떤 정의도 확정된것이 없어 의학적 진단 기준은 놀란에 휩싸이기 쉽다.

정신병은 병으로 여겨지질 않는데 대부분 장애 disorder아니며 증후군 syndrome으로 불리며 사이코패시는 장애에서 병으로 가는 과정 중 하나로 분류할 수 있다. 검사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환자의 정신상태에서 일부 양상은 판정 할 수 있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촬영 같은 영상 기법을 비롯해 유전자 검사, 행동 검사와 심리측정 검사 등으로 정보들을 수집해 뇌를 조사하면 된다.   

의학계에서 어느 정도 인정 받고 있는 로버트 헤어의 헤어 진단표는 PCL-R(사이코패시 진단표-개정판)는 검사를 통해 점수를 매겨 평가를 하게 된다. 이러한 점수는 실제로 범죄의 상습성, 심각성, 고의성을 더 잘 예측한다.


사이코패시 특성은 네 가지 요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인관계 요인 : 피상성, 과대망상증, 사기성

정서 요인 : 가책의 부재, 공감의 부재, 행동에 대한 무책임

행동 요인 : 충동성, 목표의 부재, 낮은 신뢰도

반사회 요인 : 성급함, 청소년 비행전력, 전과


헤어의 척도에서 저자는 한 가지 비판을 늘어 놓는다. 바로 계급과 민족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이코패시는 마치 예술과 같아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저자 자신에 한해서(신경과학자로서)만 그렇지 않을까.


사이코패스와 마찬가지로 소시오패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과연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 진다.

사회학자와 심리학자의 정의에 따라 불려지는게 달라지는 정도로 크게 차이점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소시오패스는  잘못된 행동인지 알면서도 반사회적인 흉악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못 느낀다.

유년시절의 학대와 방임을 겪음으로서 환경 결핍 요인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으로 감정 조절이 탁월하고 타인의 감정도 잘 이용하며 계산적이고 치밀한 반사회적 행동을 일삼는다.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사이코패스와 거의 차이점을 볼 수 없다. 어떻게 보면 같은 것으로 보아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 처럼 보여진다.


살인자들 뇌에는 전두엽과 측두엽의 부분, 흔히 자제력이나 공감에 영향을 미치는 뇌 영역의 기능이 떨어지는 공동 패턴이 있다.

억제력 부족, 성욕 과다, 도덕적 추론 곤란에 작용하는 개별 증후군들과 연관된 안와전전두피질과 복내측전전두피질뿐 아니라 변연피질 또한 잘못 발달하거나 초기에 손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이 된다. 그러나 살인자와 사이코패스의 중요한 차이점은 이러한 양상이 복합체 전체에 걸쳐 기능이 저하되는 패턴은 사이코패스의 뇌가 유일무이한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일반 살인자의 경우는 어느 영역 한  곳에서 기능 저하를 보이곤 하지만 모든 영역에서 한꺼번에 그렇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뇌 스캔 사진을 통한 사이코패시의 구분은 어느정도 정확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자보다 남자가 사이코패스가 더 많은 이유는 전사유전자라 불리는 DNA가 두 성염색체 가운데 X염색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XX이고, 남성은 XY의 조합을 이루고 있는데 남성은 단 하나의 X염색채를 물려받아 만일 저기능의 변종을 받으면 확실하게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여성보다 남성이 더 공격적으로 반응하게 된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환경과 유전, 후성유전학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이코패스 유전자는 본성으로 이해되지만 저자의 경우는 양육의 후천적인 문제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정신과적 문제들이 10대 전후반과 20대 전반에 흔히 발견이 되는 것을 토대로 제임스 팰런의 성장기를 보면 그가 했던 행동들의 패턴이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사실들과 맞아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춘기 무렵과 10 전반에 복측전전두피질이 해당 나이때의 정상 수준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함으로써 결국 강박관념, 과도한 독실함, 과도한 주의집중이 생겼다. 저자가 겪었던 천주교 강박장애와 수전증, 공황발작이 그에 속한다

그리고 그 어떤 학대나 심한 스트레스도 없던 유년시절의 행복했던 기억들은 그가 사이코패스가 되도록 만드는 후천적인 환경 요인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사이코패스라 지칭하는 사람들을 정의하는 특성 하나가 ' 대인 공감의 부재'이다.

살인자들의 이상 행동과 이성적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을 함으로써 그들이 사이코패스라 생각하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게 사이코패스는 명랑하고, 근심 걱정이 없으며, 사교적으로 보일 수 있고, 뚜렷한 거리감, 소리 없는 냉담함, 타인에 대한 무관심, 충동적이지만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특징들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면들을 보면 사회적으로 전혀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 더 나아가 타인의 고통과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야 말로 성공의 길로 오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으로까지 보여진다. 그러나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타인의 감정에 반응을 할수는 있지만 실제로 상대의 감정을 느끼지는 못한다.이러한 점들을 보면 그의 아내 다이앤의 결혼생활이 어떻게 가능하였을지 짐작할 수 없다. 사랑은 할 수 있지만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게 과연 진정한 사랑일까라는 의심이 더 들게 된다.

하지만 지금껏 결혼생활을 잘 해온 저자를 보면 정말 머리가 똑똑해서 사람들을 이용하는 능력이 뛰어나거나 다이앤의 참을성이 부처와 같은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제임스 팰런 자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감지했던 사건의 예는 정말로 그가 사이코패스가 맞을 거라는 확신을 들게 만들기 충분했다. 1968년 윈터 카니발을 보러 한겨울에 퀘벡 시로 놀러 가는 도중에 차량에 의한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피범벅으로 죽어가는 사람의 구강 대 구강 인공호흡을 20분 동안 쉬지 않고 하며 사람을 살리기 위해 미친듯이 애썼고 그런 일이 있을 직후 친구들과 먹고 마시며 신나게 놀았다. 그 죽은 남자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모험을 즐긴다는 생각으로 흥분했던 것이였다.

소름끼칠 정도로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였다. 그리고 존F.케네디가 총에 맞은 때를 기억하는 이유가 주위사람들의 동요때문이였고, 나이로비대학교에서 일하던 어느 날 시체보관소로 들어가다 발견한 여자아이의 시체를 보며 유족들에게 드레스가 예쁘다고 말하며 감정적인 반응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던 사건이 였다.


제임스 팰런 자신은 운좋게 좋은 부모 밑에서 어려움 없이 자란탓에 크게 나쁘게 성자하지 않았고 그로써 사이코패스의 일반적인 성향을 크게 들어내지 않고 살아 갈 수 있었다. 그렇다고 사이코패스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런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생애 초기에 확인하고 어려움에 빠지지 않게 지쳐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감이 서툴러서 그렇지 잘만 다루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흔히 성공한 사람들 속에 사이코패스가 많이 있다는 말이 맞을지 모른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 경쟁사회에서 거리낌없이 사리사욕을 추구할 수 있고, 양심이나 미안함이 결여된 상태이기에 나의 이익을 위해서는 타인을 얼마든지 이용하고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왠만한 일에는 놀라지도 불안해 하지도 않기 때문에 당혹스럽고 힘든 순간을 겪더라도 오히려 침착하고 순간을 즐기기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수 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독보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우월인자로 등극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무서운 현실이기도 하지만 이를 이용해서 욕심만을 체워나가는 사람이 살인자와 다를게 무엇이 있을까 싶다. 사람을 죽이진 않았지만 죽음으로 몰아가기엔 충분한 원인 제공을 할 수 있고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사이코패스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지 않았어도 경쟁만을 가르치는 사회에서 사이코패스의 존재는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에 더욱 반응 하는 사이코패스의 특성상 일상에서의 고도의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들은 점점 괴물로 변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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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우리말처럼 쉬워지는 어순트레이닝 - V6 English 어순 트레닝 편 V6 English 시리즈
Roy Hwang(황관석) 지음 / 폭스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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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4가지 언어 영역을 균형 있게 학습해야 할 필요성을 오랫동안 인지되어 왔다. 하지만 국내 영어 학습 현실 속에서 그런 학습을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여건이 따라 주질 못했다. 전반적인 영어라는 언어의 구성을 이해하는게 일차원적인 문제로, 우리말과 전혀 다른 어순의 차이를 이해하고 내용을 다시 정리하여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능력 향상은 영어를 배울 때 암기와 반복에 의존하는 학습 방식보다는 절제된 문장 구조 속에서 "organized thoughts"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학습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향상 될 수 있다. 영어로 생각하고 정리하는 표현 기술을 잘 연마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것이 영어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다.


영어 공부는 늘 부담스럽고 어렵고, 끝나지 않는 영원한 숙제처럼 여겨진다.

단어, 문법등 학교에서 배운 거면 충분히 생활 영어를 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없다고 알고 있으나 어째서 우리는 꿀먹은 벙어리 처럼 회화에서 만큼은 자신있게 나설 수 없는 것일까?

암기를 위해 기계적 훈련을 시키고 학습자들로 하여금 그 규칙을 말해보도록 하는 형식의 문법 수업이나, 형식 설명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기계적 훈련으로 들어가는 학습 방식은 문형의 성질이나 복잡성, 학급의 적성과 숙달도, 자료상의 진행 순서 등에 의해서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형식 설명은 가능한 간결하고 도시적인 것이 좋다.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일 수 있다. 어순 감각을 키워 문법적인 접근 보다는 빠른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은 영어식 어순을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을 통해 우리말 어순을 영어식으로 빠르게 바꿔 말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 준다.

훈련에 들어가기에 앞서 작가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문법을 몰라도 되고, 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어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문법을 알아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어와 문장을 암기해 나가는 패턴을 지속적으로 유지를 해야한다. 그러나 하루 학습 분량 또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시간을 끌지말고 빠르게 여러번 책을 훑어보기 하면서 패턴을 익히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빠르면 3일, 오래 걸려도 20일이면 누구나 영어식 어순에 익숙해 질 수 있다고 한다.


글의 구성은 크게 6단락으로 구분되어 지고, 60개의 Unit으로 되어 있다.

각 Unit마다 서로 다른 문법에 대한 문장 패턴들이 나와 있으며,  먼저 훈련에 앞서 간단히 문법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짧막하게 있고, 어순과 예문-우리말 어순 암기-영어 어순 연습-Check Training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습자의 더욱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숫자를 통해 주어, 동사, 목적어와 같은 품사를 숫자로 대체하여 영어 문장의 패턴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영어 문장이 거의 1▶2▶3패턴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강조하고 영어가 어려운것이 아니라 쉽고 간단한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말을 영어 어순으로 읽기

1. 날이 ▶더▶어두어 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돌아갔다 ▶집으로.


※영어 어순 읽기

1. As▶it▶is getting▶darker, many people▶went back▶home.

날이 ▶더▶어두어 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돌아갔다 ▶집으로.


※영어 어순 트레이닝 A

1. As▶it▶is getting▶darker,                   ▶              ▶home.

날이 ▶더▶어두어 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돌아갔다 ▶집으로.


※영어 어순 트레이닝 B

1. 날이 ▶더▶어두어 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돌아갔다 ▶집으로.

As ▶    ▶    ▶                   ,                   ▶             ▶         .



나는 거의 2주 동안 어순 트레이닝을 실시해 보았고, 이를 바탕으로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쉽지만 활동도는 떨어지는 학습법이 아닌가 싶다. 문법을 전혀 몰라도 된다는 가정하에서 훈련을 들어간다고 할지라도 내용상에 기본적인 문법 Tip들이 설명되어 있었지만 문장 안에서 수, 성과 시제의 기본적인 것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문장의 패턴만 익히는데에는 무리가 있다.

정말 기초지식이 없는 영어 초보자를 대상으로 훈련하기에 알맞을 법 하다. 영어 기본 어순에만 초점이 되어 있어서 문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고, 단어 학습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기도 한다.


작가의 사업적 확장의 또 다른 수단의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 문법 설명을 자세히 해주지 않고 V6 English시리즈에 하나인 《문법마스터편 》을 참고하라고 말하고 있는 부분이였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우리말 어순을 사용한 부분이 있으니 유의하세라고 하는 부분은 작가 자신도 영어 어순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말 식으로 영어를 풀어내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 수 없는 한국식 영어의 또 다른 학습법중 하나일 뿐이 아닌가 싶다.


만약 처음 영어를 접했다면 영어는 이런것이구나 하는 정도의 감을 익힐 수는 있으나 더이상의 학습 효과는 바랄 수 없을 것 같다. 이미 너무 많은 영어 학습 교재들로 인해 나 또한 물들어 있기에 그럴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학습 패턴을 익히는 방법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고 지루하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이다.

영어는 어렵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우선은 쉽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재미가 떨어진다면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이고 지루함이 느껴져 버린다면 더이상 그 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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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 - 천부적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영어의 역사
필립 구든 지음, 서정아 옮김 / 허니와이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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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영어 열풍은 식지 않는 뜨거운 태양과도 같다.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부모들의 야먕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어지는 모습중에 하나로 시간이 갈수록 더욱 치열하고 열띤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학교 선정에서부터 취직, 승진까지 우리가 생활해 나가는 거의 모든 관문에는 영어라는 관문이 필수적으로 존재하고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만 잘하면 출세의 길이 열린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면서 어느덧 영어 열풍은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익히며 외국 문화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글로벌 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과정의 하나로 본다면 영어 학습은 좋은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영어란 토익과 토플을 시험을 보기 위해 배워야 되는 암기 과목의 하나로 여겨질 뿐이다. 외국인들과의 대화를 통한 정보 전달의 목적과 사회화의 목적이 아닌 그저 시험 점수를 얼마나 잘 받아서 취업을 잘 할 수 있는지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서점에서도 베스트셀러 부문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 역시 토익과 토플에 관한 책들이라는것이 안타깝다.
우리는 영어교육에 투자하는 시간과 돈에 비해 비효율적인 영어 학습을 하고 있다.
조기 영어교육부터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영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모습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 원인은 이미 알고 있지만 누구보다 뒤처지기 싫고 따라잡아야 하는 유행처럼 이미 사회의 전반에 널리 퍼져버린 현상들이 돌이킬 수 없는 폐해를 끼치고 있는 듯 하다.

시험을 위한 영어공부는 단어와 문법에만 집중적으로 학습하는게되고 문제를 빠른 시간안에 푸는 요령만을 배워가게 된다.
그렇게해서 토익 만점자가 외국인과 영어 한마디도 제대로 나눌 수 없는 일이 일어나게 된것이 하루 이틀 있었던 일이 아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고 미래의 모습 또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 생각 된다.
그러나 정작 스스로가 배우고자 하는 의욕이 생겨서 학습을 하게 된다면 영어학습법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 지게 된다. 듣고 말하기가 제일 중요하고 그리고 나서 읽고 쓰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기본 어휘를 학습했다고 하더라도  상황에 맞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을지 언어 감각 뿐만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와 생활 습관들을 익힘으로써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영어를 외우고 익히는 데만 그치지 않고 영어의 기초 지식을 먼저 쌓아야 될 것이다.
《세계사를 품은 영어이야기 》이 책은 영어 역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사진들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다. 영어는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세상을 정복하게 되었는지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세게적인 문학작품을 통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끝없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의 저자는 역사학자도 문화연구가도 아닌 소설과 비소설 작가라는 점이 특이하다.
풍부한 이야기들과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 영어의 역사에 관해 흥미롭게 이야기를 걸어온다.
단어와 문법의 변화는 실용적인 활용이 높고 우리가 더욱 쉽게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어 좋다. 우리가 날마다 쓰는 단어는 대부분 앵글로색슨어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또한 각 언어에서의 힘의 논리가 있어서 상류층과 하류층의 언어 쓰임이 달랐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다. 예로 상류층은 프랑스어의 일종인 노르만 프랑스어를 쓰고, 하류층은 고대 영어를 쓰면서 영국은  두 가지 언어를 쓰는 나라가 되었다. 영어라는 하나의 주제로 역사, 문화, 예술, 정치, 종교등에 대한 폭넓은 정보와 지식을 축적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이야기 만큼 책을 읽는데 집중력이 필요했고 부분마다 덧붙여진 설명들을 읽어 나가는데 자칫 글의 중심 내용의 흐름을 끊어 놓기도 했다. 단숨에 읽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역사에 흥미를 갖게 해주고 세계사와 더불어 영어의 대한 이해도를 높여 줄 것이다.  영어의 오랜 역사의 실타래를 풀어주는 친절한 해석과 더불어 세계사를 알아가는 교과서로써의 역할까지도 충분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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