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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 500년 조선사를 움직인 27인의 조선왕, 그들의 은밀한 내면을 파헤친다!
강현식 지음 / 살림 / 2008년 10월
평점 :
조선 역대 왕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려고 한 책 같은데. 완전 실패한 책 같다. 물론 심리학의 주요 개념을 적용시키면서 서술한 틀 자체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심리학으로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수많은 역사서에서 서술했던 내용과 다르지 않고, 몇몇 다른 내용은 무리수가 가득하다는 점. 추측으로 시작했던 것이 몇 장 넘어가면 은근슬쩍 사실이 되어버린다. 부부간의 금슬이 좋았다는 걸 이유로 세조가 그렇게 악랄한 왕은 아니며 태종보다도 더 심성이 좋고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결론을 내리는 부분까지는 그렇다고 치고. 이 부분은 정말 실소가 나올 수밖에...
이런 면에서 보면 단종이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양보했을 때 수양대군이 냉큼 왕위를 받은 것은 단종의 대상관계를 단순히 재확인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후 단종은 자신의 대상관계를 계속 반복하는 과정에서 결국 죽음에 이른다. (75쪽)
단종이 자기파괴의 길로 나아갔다고까지 주장하는 것 같은데, 굳이 반박할 이유도 못 찾겠고. 나머지 왕들에 대한 해석도 이런 무리수가 가득하다. 그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만, 그걸 '심리학으로 (새롭게) 보는' 조선왕조 실록이라면서 책으로 낼만한 내용인지는 의문이 가득하다. 근거 없이 추정만으로 가득한 이 책을 역사서로 분류해야할까? 다른 의미로 참 재미있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