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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 - 테오의 13일
로렌차 젠틸레 지음, 천지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평점 :
어른들을 위한 동화. 죽음을 통해 나폴레옹을 만나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운 아이의 이야기. 어떻게 보면 가벼울 수 없는 주제인데 동화의 형식을 빌어 죽음을 매우 가깝게 묘사한다.
갑자기 추위가 느껴졌다.
죽는다는 건 아이들이 아니라 노인들한테 일어나는 일이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어린 아이가 죽을 때에는 하나의 가능성이 죽는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더 자라지 못하고, 아이도 낳지 못하고, 할머니나 할아버지도 되지 못하는 게 어른들한테는 슬프게 느껴졌나 보다.
그렇지만 나는 어차피 결혼도 하고 싶지 않고, 아이도 낳고 싶지 않다. 우리 반 여자아이들도 좋아하지 않고, 여자아이들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이불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공기를 마셨다.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유령 퇴치용 램프를 껐다.
이제 무서움 따위는 없었다.
내 전투의 가장 어려운 한 걸음이 될 테지만, 이제 나는 죽음이 불행한 것이 아니며 그저 눈에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계속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임을 안다. (172~173쪽)
갑자기 생각해봤다. 나는 어렸을 적, 죽음을 어떻게 생각했던가? 타인의 죽음, 나의 죽음에 대해 어떤 상상을 했던가? 그리고, 지금의 나는 또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