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리뷰

아몬드 (양장 특별 한정판)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몬드

주인공 편도체가 작아서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설정이 참신하다. 글 자체도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고 재밌다. 근데 왜 이렇게 뭔가 아쉬운지 모르겠다.

책 소개글이나 초중반에는 주인공 선윤재를 괴물이라고 무섭게 표현하고 친구 곤이도 괴물로 표현한다. 이야기가 꽤 심각하게 전개될 것처럼 묘사와 서술을 하다가 후반부에 가면 굉장히 하찮고 전형적인 전개로 변한다. 그냥 흔한 청소년 성장 스토리+사랑과 우정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이야기에서 공감능력 문제를 다루었을 뿐. 나는 애초에 흔히 나오는 사랑과 우정 같은 감정만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는 설정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너무나도 이상적이고, 그 감정들만 있으면 머리를 어찌저찌 쥐어짜서 감동적인 결말로 끝맺게 하면 끝이다. 쉽게 말하면 그냥 결말을 날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쓰러진 사람도 다시 일어나게 하는 게 사랑과 우정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앞에 나온 중요한 소재들이 중후반부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웠다. 나는 주인공이 자두알사탕이나 아몬드를 입안에 굴리면서 겉표면을 느끼며 먹는다는 게 굉장히 인상깊었고, 또 주인공 가족이 자두알사탕을 좋아했고 소설 제목도 아몬드라 이런 서술이 뒤에 다시 나타날 줄 알았다. 아니면 최소한 자두알사탕이나 아몬드가 다시 인상깊게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자두알사탕은 갑자기 후반부에 주인공이 쓰러졌을 때 꿈에서 나온 게 다고, 아몬드는 주인공이 바쁜 인생을 살아서 먹는 걸 까먹은 듯하다. 작가님이 주인공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서술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얘네들을 까먹고 있다가 급하게 넣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책 읽는 사람한테는 이런 요소가 을매나 중요하게요....? 아무튼 재밌었지만 2퍼센트 부족한 느낌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