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월8일은 세계여성의 날입니다, 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아는척하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나도 페북에서 안내하는 세계 여성의 날 페이지를 보고, 아~ 오늘이 세계 여성의 날이구나! 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래도 여자 입장이다보니, 유엔이 콕 집어 전 세계 여성인권과 평등을 선포하는 오늘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적어도 전 세계의 모든 여성들이 오늘하루만이라도 세계 여성의 날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는 나의 시대를 사랑하고  지금 이런 시대를 만들어 준 많은 페미니스트들에게 감사한다. 물론 21세기를 사는 지금도 여전히 남녀차별은 존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긴 하지만, 전 세대의 여성들에 비하면 나에게는 말할 자유, 표현할 자유, 소유할 수 있는 자유,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평등이 주어졌으므로, 이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워 온 수 많은 페미니스트과 그들을 도왔던 남성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에게 우리는 엄청난 빚을 진 셈이다.

 

언젠가 페이퍼에도 올렸지만, 우리는 현대사회의 관습에 너무나 익숙해, 과거의 모습을 현재의 관점으로 들여다 보곤 한다.  위의 사진은 벨기에 사업가 솔베이의 지원하에, 1911년 유럽의 내놓으라 하는 물리학자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있는 모습을 담은 솔베이회담의 한 장면이다. 이 사진에서 우리는 한 손을 머리에 기댄 채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마리 퀴리의 모습과 그 시대를 풍미했던 다른 남성 물리학자의 모습을 볼 수 있고, 흘끔 사진을 보면서, 아, 이 사진은  역사적인 순간을 포착한, 그 시대의 부분적인  모습을 찍은 거구나. 마리 퀴리가 위대한 여성과학자니깐, 남성물리학자들 사이에 있는 거겠지,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남성물리학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골똘히 뭔가 생각하고 있는 마리 퀴리을 찍은 이 한장의 사진이, 그 당시 사회 관습상 얼마나 불가능한 장면이었는지 깨달은 것은, 1926년에 출간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라는 에세이를 읽고 나서였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1926년에 씌여진, 버니지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서 그녀가 묘사한 당대 여성의 모습은 남성과 철저히 차별화 되고 분리된 모습이었다. 한 예로, 대학이나 도서관에서조차 여성은 출입이 불가능했으며, 여성이 대학이나 도서관에 들어간다해도 남성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을 걸을 수 없고, 따로 여성만이 다닐 수 있는 후미진 길로만 걸어다녀야할 정도이니, 20세기 초에 여성의 지위가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21세기를 사는 우리로서는 그 시대의 여성의 지위와 억압된 삶을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1920년대 서구지성의 전당이라는 곳에조차 여성의 길을 따로 낼 정도니, 20세기초에 찍힌 저 사진 속 마리 퀴리의 모습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여성의 사회 참여 모습이 아닌,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장면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그럼 20세기 이전에 왕성하게 활동한 여성소설가 제인오스틴이나 브론테자매는 뭐냐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버지니아 울프의 글에 의하면, 그녀들조차 소설 쓴다는 것을 숨기고 몰래 썼으며, 자신의 소설을 쓰기 위한 독립된 방조차 없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20년대에 들어서면서,울프는 여성의 경제적 독립은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고,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여성을 남성의 종속물이나 부속품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독립체로 바라보며 본격적인 여성의 평등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수 천년의 역사중에서 얼마 되지 않은 셈인 것이다.

 

물론 그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의 독립성에 대한 강연을 하기 전부터,  여성의 운동에 대한 열망과 움직임은 미국에서 일기 시작했다. 초기 여성운동가들의 움직임은 참정권 획득 운동이었다.  남성과 같은 지위를 얻기 위한 움직임이었고 남성과 같은 지위를 얻는다는 것은 평등을 위한 싸움이었으며  무엇보다 법을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나 다름아니었다.. 초기 여성운동가들이 참정권을 얻기 위해 기득권 남성들과  힘겨운 투쟁을 하는 동안, 의외로 많은 여성들이 참정권 부여에 소극적이었으며 심지어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의 비리를 탐사했던 기자인 아이더 타벨조차 여성참정권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 채, 반대했었다. 

 

그러나 초기 여성운동이 많은 여성의 동조를 얻어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들의 투쟁에 동조하는 남성들도 있었는데, 프랭크 바움도 그 중 한명이었다. 몇년 전에 오즈의 마법사를 쓴 열혈 공화당원인 프랭크 바움의 평전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때 읽으면서 놀라웠던 건, 프랭크 바움이 여성참정권 획득을 위해 자신의 평생 과업으로 삼았다는 것. 우리는 이 작가를 단순히 유명동화작가로만 알고 있지만, 바움은 여성참정권을 얻기 위해, 여성운동가들과 함께 지역신문을 내고 집회에 참석했으며, 한편으로 남자 아이(프랭크 바움은 아들만 셋 있었다 )를 주인공으로 하는 것이 아닌,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획득 염원을 위해 여자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오즈의 마법사를 집필했다는 점이었다. 

 

여기서 잠깐, 프랭크 바움의 평전 이야기 좀 더 해 보련다. 프랭크 바움의 평전은 너무나 유명한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집필하게 된 과정을 집중적으로 서술한 것이지만, 이 동화의 탄생 배경과 함께 초기 여성운동의 모습이 잘 그려졌는데, 바움이 초기 여성 참정권 운동의 지지자였고 실천가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의 평전만큼 19세기 말의 여성 참정권 운동을 잘 그려낸 평전은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이 평전을 읽고 나서, 간혹 투표권리를 행사 하지 않았던 나의 과거를 반성하였다. 얼마나 많은 여성운동가들이 참정권을 얻기 위하여 헌신하고 투쟁하였는지, 얼마나 참정권을 간절히 원했는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의 투쟁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나의 투표권리를 꼭 행사하였다.

 

우리 세상이 수천년동안 불평등과 편견이라는 엔진이 달고 세상을 움직이고 있을 때, 누군가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하면서, 좀 더 나은 세상, 좀 더 바람직한 세상으로, 불평등에서 평등으로, 편견에서 다름을 인정하는 세계로 발전 시켜 나가야 한다. 만약 페미니스트란 말이 불편하고 부담스럽다면, 평등주의라는 이념으로 타인을, 세상을 계속해서 바라봐야한다. 링컨은 미국의 독립 선언문이 왜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라고 단언했는지 청중에게 물어본 후, 그는만민평등에 대해이렇게 대답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모든 인간은 이미 평등을 달성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이런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설령 완벽하게 달성되지 못하더라도 늘 추구하고 노력하면 끊임없기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 하나의 목표라고 말이다. 이 말은 차별이나 편견이라는 이름하에 놓여졌던 , 여성, 흑인, 동성애의 평등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3-09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09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0 0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6-03-09 11:01   좋아요 0 | URL
서양 여성운동 첫무렵에 참정권 운동도 틀림없이 있었지만, 두 가지 여성운동도 더 있었어요. 하나는 `생존권(출산권)` 운동을 했던 마거릿 생거(마거릿 생어)입니다. 다른 하나는 `노동권` 운동을 했던 마더 존스예요. 참정권 운동을 한 여성은 거의 중산층 이상이 대상이었다면, 생존권 운동하고 노동권 운동을 한 여성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소외되고 아픈 여성`이 중심이었어요.

한국에서도 주류운동은 언제나 정치참여 쪽으로 기울어지기에 여성운동을 연구하는 분들도 거의 다 참정권에만 눈길을 맞추더군요.

마거릿 생거라는 분이 했던 생존권(출산권, 산아제한) 운동은 `남성이 요구하는 잠자리를 여성이 거부할 권리`하고 `남성이 잠자리를 요구할 적에 남성이 피임을 하도록 요구하는 권리`에다가 `남성은 욕구해소를 넘어서 육아와 가사를 여성한테서 배워서 함께 할 것을 바라는`, 여기에 `남성과 여성 모두 청소년기에 성교육을 제대로 배워야 한다`, 이 네 가지가 핵심이라고 할 만합니다.

아무튼, 여성의 날이 달력에 적힌 딱 하루로 그치지 말고, 언제나 서로 평등하고 평화로운 살림이 되기를 비는 마음이에요...

기억의집 2016-03-09 22:10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마거릿 생거에 대해서 찾아봐야겠어요. 제가 여권운동에 대한 역사를 검색해 보니 인터넷에는 그렇게 유용한 자료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읽은 사회서적들과 여러 책들의 기억에 의존에서 쓴 거였어요.

아무래도 참정권이 법을 여성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기에, 참정권의 획득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였거든요. 생존권운동도 결국 입법의 문제였기에 아마도 참정권에 촛점을 맞추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페이퍼에의 글이 길어질까 많이 쓰지는 않았지만, 미국 여서으이 26년 참정권 획득 이후에도 스위스 같은 나라는 여성의 참정권이 1970년에야 가능했으니 사실 20세기가 여성이나 인종차별이나 동성애차별에 대한 투쟁의 역사였더라구요~ 그리고 숲노래님이 언급하신 마거릿 생거가 주장한 생존권 문제는 서구쪽에서는 많은 부분 실현화 되었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는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유교문화가 뿌리박혀 있어서... 그걸 거부하면 김치년 이러니 참.. 과도기겠죠!


다락방 2016-03-10 10:07   좋아요 0 | URL
와, 기억의집님. 이 글 정말 좋으네요. 마리 퀴리 사진은 일전에도 한 번 페이퍼 쓰셨던 기억이 나요. 그렇지요?

프랑크 바움, 사실 전 그동안 관심도 없었는데, 이 글 읽고나서 평전 읽어볼 생각을 갖게 되네요. 지금 당장 검색해볼게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기억의 집님!

아! 오즈의 마법사도 읽어봐야겠어요.

기억의집 2016-03-10 10:51   좋아요 0 | URL
네, 지난 번에 올렸던 글에 덧붙혀서~

저는 예전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평전 읽고 더 이상 자서전이든 평전 안 읽어요. 자서전이든 평전이든 진실을 말하진 않더라구요... 바움은 서점에 갔다가 오즈의 마법사 작가여서 궁금해 들춰보았다가 저런 면이 있구나 싶어 구매해 읽었던 작가였어요. 하도 오래전에 읽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좀 특이한 인물이긴 해요.
 
음의 방정식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페북에 북스피어나 황금가지 페이지가 있다는 것, 오늘 첨 알았음. 명색이 열혈 쟝르 팬인데.... 지금까지 세상 참 좁게 살았구나 싶다.

이것도 문동에서 나온 미야베 미유키의 음의 방정식, 아니였다면 페북에 이런 페이지가 있는 줄도 몰랐을 건데. 이번에 출간된 미미여사의 음의 방정식은 거의 독자사기에 가까움. 아니 한시간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을, 그것도 읽는 도중에 딸냄이 엄마 감자튀김 해 줘,라고 해서 감자튀김하는 칠팔분 빼면 한시간 분량도 안 되는 책을 만원에 파는 사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잔머리임!! 어휴.. 쌍욕이 막 나옴.

차라리 미미여사 전담 출판사인 북스피어에 넘겨 에소프레소 시리즈로 출간하게 하지. 에소프레소 시리즈로 출간되면 한 칠천원 하려나! 내용도 그냥 딱 단편소설정도의 가벼움이더구만.

신경숙 표절로 문동 욕 바가지로 먹을 때도 난 문동을 그렇게 고깝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일단 이 출판사가 한국문단에 기여한 바가 크다. 예로 창비와 문지, 그리고 조중동의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답답한 문학권력의 구조를 깼고, 그나마 다양한 신인발굴이나 순수소설이라는 껍데기 문학에 대한 집착보단 여러 종류의 번역 소설을 발굴해서 출간했으니깐. 게다가 알라딘이나 예스 리뷰어들, 책에 관한 한 전문지식을 가진 직원을 학벌에 상관없이 기용한 점이 문동에 대한 신뢰를 다져왔는데, 이번 음의 방정식 출간은 문동의 욕심이 가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꼭 그 책을 양장본으로 멋드러지게 만들어 출간할 만큼 미미여사의 중요작도 아닌데 말이다.

내 속좁은 추측으론 이번 문동의 미미여사의 음의 방정식 출간은 작은 출판사의 밥그릇 빼앗아 먹는 못난 놀부처럼 보인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6-03-01 08:40   좋아요 1 | URL
이번 미미여사 책은 문학동네에서 나온 거네요. 분량이 긴 편은 아니군요.
기억의집님 , 행복한 3월의 첫날 되세요.^^

기억의집 2016-03-09 22:13   좋아요 1 | URL
서니님, 댓글이 너무 늦었죠. 제 북플에는 서니님 댓글이 안 떠서 지금까지 몰랐어요. 컴에 들어와 확인하니 꽤 오래전에 쓰셨네요. 죄송해요~

너무 짧은데다 가격이 쎄서 기만당한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알라딘이북으로 북스피어 짜라시 다운 받아 읽으니, 저 양반 주인공으로 단편 네편을 만들 예정이고 이게 첫 작품이라고 하는데,,, 나머진 저 가격주곤 못 살 것 같아요.

서니님 편한 밤 되세요!

붉은돼지 2016-03-08 12:39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북스피어 에스프레소 시리즈 모을까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요....워낙 모을 게 많아서..ㅜㅜ
아직 헤밍웨이 한 권 밖에는 못 모았네요 ㅎㅎㅎㅎㅎㅎ

기억의집 2016-03-09 22:15   좋아요 1 | URL
에스프레소 시리즈 괜찮아요. 분량이 짧아 금방 읽고, 아 테드창만 빼고요. 휴대성도 있어서 어디 갈 때 저 한권 가져가면 갔다왔다 다 읽을 수 있어요~ 초기 에소프레소는 가격대가 괜찮은데......
 

 

보스톤 다이나믹스에서 유투브에 올린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이족보행로봇 아틀라스의 동영상을 보니, 인간의 멸망은 과학자들이 강조하는 핵무기에 의한 것이 아니고,  결국 인간 진화의 끝자락에는 호모 사피엔스는 사라지고, 로봇 종족만이 살아 남아 이 푸른 지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암울한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흔히 인간의 노동력 대체가 로봇일 것이라고 예견하는데, 로봇의 노동력 대체와 A.I. 로봇의 서비스 대체는 자본에 의해 살아가는 인간의 생산과  소비를 더욱더 위축시키고, 결국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필요없는 종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그리고  필요없는 종이란 각인을 우리의 유전자가 빨리 흡수해 다음 세대에 더욱 더 강력한 메시지로 전달함을써 인구 절벽에 다다르는 것은 아닌지. 지금 세대들도 애 낳아봤자 가진 자들의 노예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독신이나 하나로 만족하는데, 로봇이 노동력과 서비스를 대체하면 인간종을 이어가는 것은 무의미한 거 아닌가. 이 지독한 자본주의 세상에서.

 

움직이고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내가 읽은 A.I의 최고작은 로버트 하인라인의 프라이데이이다. 이 책 읽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로봇은 상상의 세계에서나 존재하던 것이었는데, 이제 상상의 세계가 아니고 현실이 되기 시작하였다.

 

로버트 하인라인은 남성 A.I가 아닌 여성 A.I를 만들어냈고(남성이 아니고 여성이 주인공이라니, 이 발상만 해도 이 작품이 걸작으로 남을 수 있는 이유중 하나고 로빈스 크로소의 프라이데이와 전혀 다른 종속이 아닌 독립된 주체로 비유함으로써 작가의 미래적 비젼이 드러났다), 프라이데이의 활약상은 액션영화의 남자주인공 버금 간다. (이 작품이 하인라인 말년 작품인 1982년작인데, 영화 에이리언 II 의 시고니 웨버만큼이나 전투적이다)

 

이 책은 마초 같이 생긴 하인라인(외모는 남성우월주의로 가득 차게 생기지 않았음?)의 진보적인, 21세기에도 받아들이기 힘든 진보성이 두드러진 작품인데, 그의 진보적인 상상력이 현실이 될 줄이야. 이번에 보스톤 다이나믹스에서 선보인 아틀라스가 저렇게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하인라인의 소설속 인공지능 로봇인 프라이데이가 탄생하는 건 시간이 걸릴 뿐 곧 다가올 미래의 우리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SF작가들의 일개 공상이라고 치부하며, 그들의 미래 상상적인 비젼을 책으로 읽을때만해도 즐거웠는데, 막상 인공 로봇이 우리 시대에 현실화될 수 있다니, 아무래도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 마지막 사피엔스로 사라지거나 혹은 하인라인의 또 다른 SF 소설인 우주의 개척자들처럼 다른 행성을 찾아 거기 행성땅을 개척하고 밭매고 살아야 할지도.

 

한편으로, 아틀라스 로봇 동영상 보며 암울한 미래가 그려지다가도, 22조를 강바닥에 쳐 박는 것보다 암울한 미래가 올 수 도 있지만, 저런 로봇 만드는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만약에 인공지능 로봇을 만드는 것에 실패를 하더라도,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황금알을 낳을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3월 9일에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이 있다. 혹자는 알파고의 승리를 점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은 무리라 이세돌의 승리를 예언하기도 한다. 나는 아직까지는 인간의 편에 서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알라딘에서 사용하는 기억의집이란 닉넴은 최승자시인의 시집제목에서 따 온 것이다. 이십대 시절 최승자 시인의 기 시 언어에 환호했고, 서정성보다는 현실적인 시어에, 조근조근한 속삭임보다는 부르짖음에 반해 최승자 시를 좋아했던, 시인의 오마쥬에서 나온 것이다. 정말 그 시절에 최승자첨 노골적으로 현실적인 시어를 쓰는 여시인도 없었다. 한껏 멋부리지 못해 안달했었으니깐.

 

그런 그 시인의 근황이 궁금해 구글하다가, 놀라운 기사를 읽었다. 차마 여기다 그녀의 근황을 구구절절 쓰지 않으련다. 노시인의 근황을 읽는 것만으로도 맘이 실컷 아펐으니깐. 그녀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내내 아침부터 생각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시집 몇 권 구매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끽해야 월급쟁이 남편을 둔 내가 무슨 경제적인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자조도 인다. 출판 산업 혹은 지적 작업에 뛰어 든, 혹은 몸 담은 많은 출판인들, 소설가들, 번역가들, 그외의 모든 지적 산업 관련종사자들의 삶이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못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하긴 했지만, 노후의 삶조차 가난에 저당 잡힙 줄이야....

 

어디에서부터 엉킨 것일까? 국가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지적산업체의 종사자들의 삶이 이렇게 비참해져도 되는 것일까? 지적 산업체의 기득권들은 이러한 현상에 구질구질한 변명이나 늘어놓으려나. 작가는 만원짜리 책 한권에 인세 천원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원도 안 되는 시집은 뭐 말할 것도 없을 거고. 번역가들의 수입은 어떨까? 출판산업도 분배에 대해 생각해 봐야하지 않나. 기업의 분배만 강조하지 말고.

 

가슴이 터질 것 같다. 현재 내 심정은 그녀가 말하는 미친년의 계절의 목련꽃처럼 똑 부러진 느낌이다.

 

(잎도 피우기 전에 꽃부터 불쑥 전시하다니,

개나리, 목련, 이거 미친년들 아니야? 이거 돼먹지 못한 반칙 아니야?)

 

이 봄에 도로  나는 환자가 된다.

마음 밑 깊은 계곡에 또다시

서늘한 슬픈 물결이 차 오르고

흉부가 폐광처럼 깊어진다.

 

아. 이 자지러질 듯한 봄의 풍요 속에서

나 어릴 때 흥얼거렸던 그 노래

이젠 서러운 찬송가처럼 들리네.

 

"설렁탕 거룩한 탕 꿇여 가려고

오늘도 모여 있네, 이 어린 동포들."

 

선생님이 삼시세끼 꼭 드시며 건강 챙기시길.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6-02-23 15:19   좋아요 0 | URL
최승자만큼 힘 있는 시인도 없죠.
매독 같은 가을이라느니... 요즘 말로 하면 그녀의 시는 사이다 같았다고나 할까요..
소식은 저도 들어 알고있습니다. 교보에서 그녀 시집 읽다가
울컥 하더군요.. 언제 그 느낌을 제 페이퍼에 쓰기도 했습니다만..
가만 보면 한국 문단 그리고 출판사들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소중한 시인을 이렇게 방치하다니...

손창섭을 그리 보내더니 이제는 최승자 시인마저... 얌 염치없는 놈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기억의집 2016-02-23 19:12   좋아요 0 | URL
어휴.. 진짜 오늘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눈물이 앞을 가려서. 저 이 분하고 안면도 없고 그 어떤 친분도 없이 그냥 작가와 독자사이인데도... 이 시인의 노년의 삶이 이렇게 비참하리라 생각도 못해서... 아침에 구글할때만 해도 오정희작가처럼 잘 살고 계시겠지, 했는데 이렇게 살고 계시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뭐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너무 암담해서, 하루 종일 내가 돈이 참 많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경제적으로 보탬이 될텐데하는 생각만 들었어요. 휴...

blanca 2016-02-23 15:54   좋아요 0 | URL
아, 저 안 그래도 최승자 시인의 시집을 보관함에 담았었어요. 저는 부끄럽게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어요. 꼭 구매해야겠군요. 근황이 어떤지 검색해 보기가 두렵습니다. 기억의 집님 페이퍼를 읽는 것만으로도 시인의 삶이 연상되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기억의집 2016-02-23 19:14   좋아요 0 | URL
저도 최승자시인의 책을 사야지, 책구매가 그래도 보탬이 될까 이러면서 골랐어요. 너무나 비쩍 마른 모습에, 첨엔 아닌 줄 알았어요. 정말... 잘 못 나온 사진인 줄 알고.. 내가 잘 못 검색했나 했을 정도였으니깐요. 맘이 너무 아파 저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박똘 2016-02-23 17:05   좋아요 0 | URL
저도 책 구매합니다...

기억의집 2016-02-23 19:15   좋아요 0 | URL
꼭 해 주세요. 감사해요.

서니데이 2016-02-23 22:55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의 이름은 이분의 책에서 온 거네요.
기억의집님, 날이 추워졌어요. 좋은 밤되세요.^^

기억의집 2016-02-25 11:34   좋아요 0 | URL
네 제 닉넴은 최승자시인의 시제목에서 얻어온 거였어요. 저때만 해도 저런 시어를 가진 시인이 없었거든요. 그냥 교과서시인만 있던 시절이라... 장정일 최승자, 이런 시인들의 시어는 파격적이고 신선했습니다. 휴... 근데 저렇게 사시니 맘이 아프네요. 저 기사 읽고 최승자 시인의 시집을 주문했지만 그게 보탬이 될까? 싶습니다. 더 현실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제가 출판인들을 알아야 뭘 하죠. 그냥 일개 책읽는 사람인데... 서니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문체는 작가 고유의 DNA

혹시 당신은 리처드 바크먼(Richard Bachman)이라는 이름의 작가를 알고 있는가.
그는 뉴욕에서 태어나서 해안경비대에서 4년을 근무한 후 10년 동안 상선을 탔고, 뉴햄프셔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그는 낮에는 낙농장을 보살피고 밤에는 글을 썼다. 그는 일찍이 뇌종양을 수술에 의해 제거한 적이 있었지만 1985년 2월에 가명암(假名癌)이라는 희귀한 질병에 걸려 죽어 버렸다. 그는 생전에 다섯 편의 소설을 발표했는데, 그 소설들은 『분노Rage』,『죽음의 행진The Long Walk』,『로드워크Roadwork』,『러닝맨The Running Man』,그리고 『여위어라Thinner』이다. (그의 또다른 작품 『통제자들The Regulators』은 미망인에 의해 발견되어 그의 사후에 발표되었다.)
그의 평범한 삶과 역시나 별로 특별하지 않은 소설 제목들로만 본다면 그는 말 그대로 그리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작가이다. 하지만 후일 우연치 않은 기회를 통해 리처드 바크먼의 어마어마한 비밀이 밝혀진다.

워싱턴에 있는 어느 대형서점의 아르바이트생이면서 작가였던 스티브 브라운(Steve Brown) 은 바크먼의 소설 『여위어라Thinner』를 읽다가, 그 책이 어느 유명한 작가가 쓴 글이거나 그의 글을 완벽하게 흉내낸 글이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는 국회도서관에 가서 바크먼의 책에 관련된 자료들을 뒤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바크먼의 책 네 권이 그 유명한 작가의 삶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헌정되었으며, 저작권도 같은 에이전트의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마침내 국회 도서관 직원의 도움까지 얻어 바크먼의 책 한 권의 저작권 서류에서 그 유명한 작가의 서명을 찾아내고야 만다. 평소 그를 좋아하고 존경한 스티브는 자신이 찾아낸 서류들을 카피해 첨부하고, 자신이 알아낸 사실에 대해 설명하는 편지를 띄운다.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나서 원한다면 그 비밀에 대해 입을 다물겠다는 내용이었다.
2주 후, 그는 스피커를 통해 자신에게 전화가 왔다는 방송을 듣고는 무심코 전화기를 들었다. 전화기에서는 이내 낯선 음성이 흘러나왔다. 

"스티브 브라운입니까? 나는 스티븐 킹입니다." 
리처드 바크먼은 바로 스티븐 킹이 상상 속에서 지어낸 가상의 작가 이름이었던 것이다. (당신은 로맹 가리의 또 다른 이름 에밀 아자르를 기억하는가.) 자신의 비밀을 알아낸 이 청년과 스티븐 킹은 그로부터 사흘 밤 내내 인터뷰를 하게 되고, 그 청년은 스티븐 킹의 허락을 얻어 모든 자료들을 정리해서 <워싱턴포스트>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이 비밀을 널리 밝히게 된다.  
죠리퐁의 독수공방 블로그에서 일부발췌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여러 쟝르의 책을 좋아하는 나지만, 여자치고 나의 독서 취향이 기이하고 독특하다는 것을 요즘에서야 깨달았다. 즐겨 읽은 스티븐 킹이나 레미트르, 기리노 나쓰오같은 아주 하드한 소설을 쓰는 작가들을 선호하고 열광하는 독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미스터리나 범죄물 혹은 공포물을 좋아하는 독자는 마이너리티속의 마이너리티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는 소설들을 지인에게 권하면, 뭐 이런 책을 권하느냐고 핀잔 비스무리한 농담을 건네는 것이 농이 아닌 그들의 진심이었다는 것도 미련하게도 요즘에야 깨달았는데, 사람이 참 취향이란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나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범죄물 미드만 골라보고 킹이나 나쓰오나 레미트로나 미야베 미유키(미유키는 하드하면서 소프트해서)의 작품이 기다려지니 말이다. 하아, 이렇게 쓰니 내가 무슨 범죄형 인간으로 분류되겠다 싶다.

 

킹은 젊은 시절때부터 선호해서 여전히 나이 든 지금까지도(그나 나나 나이 드는 건 마찬가지) 꾸준히 읽고 있는데, 몇달 전에 나온 킹의 미스터 메르세데스 읽으면서 실망스러워, 그도 나이 드니 어쩔 수 없긴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에 힘이 없었다. 미드 범죄물 짜집기 한 느낌도 나고, 킹의  40년 넘는 문학 계보를 모르고, 미스터 메르세데스를 읽는 젊은 독자들이라면 킹을 그저그런 작가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생길 정도로.

 

젊은 시절의 킹의 필력은 공포작가답게 공포스러울 정도로 대단했다. 심지어 나는 그의 작품 데스퍼레이션을 읽다 심리적인 공포에 짓눌려 2권 중간에서 그만두어야 할 정도였다. 결말이 얼마 안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읽다가는 내가 죽겠구나 싶어 읽기를 그만두었다. 그 때가 1998년인가. 그 후에는 킹의 소설을 안 읽다 2000년대 중반에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을 읽으면서 다시 킹의 작품을 꾸준히 읽고 있다. 사실 톰 고든도 이천년 이전에 비하면 공포스럽기보다 무난한 작품으로 평가 할 수 있겠다. 어떻게 보면 킹의 작품은 2000년을 기준으로 나눌 수 있는데(아니면 그의 교통사고 전후로), 이천년 이후에는 애완동물 공동묘지샤이닝을 쓴 공포작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 달인가, 재출간된 롱워크는 우리 나라에서 1994년에 완전한 게임이란 이름으로 츨간되었던 작품이었는데, 킹이 한 때 리처드 바크만이란 필명으로 활동하던 때에 냈던 작품이었다. 80년대 초중반에 출간된 저 위에 인용구에 나온 네 작품은 그 이전의 공포소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데, 통제 국가나 체제에 대한 저항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나는 그의 작품중에서 가장 최고로 꼽는 작품이 샤이닝인데, 고립된 인간이 광기화 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고 그 광기의 대상이 아버지란 것, 레슬러 피들러 평가대로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공포의식을 심층적으로 탐구했다고 평가한 것처럼, 롱워크는 통제국가에서 성인식이라고 해야하나 워킹 라인을 벗어나면 총살된다는 설정에서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고 공포스러워하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러닝맨 또한 죽음에서 벗어나려는 극한 게임이라는 점을 상기해 주길 바란다.

 

레슬리 피들러 하니깐, 생각나는데, 킹의 작품이 캐리로 시작해서 출간되는 작품마다 헐리웃에서그에게 많은 돈을 갖다 주었지만, 여전히 그는 미국내 문단에서는 싸구려 하위문학 작품 대접받을 때(킹이 어린 시절부터 열광적인 비급 하위 영화 관람자이자 독서가임), 킹의 작품을 재조명한 평론가가 바로 포스트모던니즘의 선구자인 레슬리 피들러였다. 레슬리 피들러의 포스트 모던니즘이 고급문학과 저급 문학이라는 것을 다 해체시키는 작업이라, 그의 입맛에 맞는 작가가 킹이 아닐까 싶다만은. 여하튼 레슬리 피들러의 킹의 재조명이후, 그의 미국 문단에서 지위는 그 후 승승자구해서 지금은 올킬이라고 해야하나.

 

언젠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읽는데, 하루키가 어느 날 받은 우편물에 스티븐 킹이라는 발송인을 보고 놀라, 혹 작가 스티븐 킹!!! 그러나 작가 스티븐 킹이 아니라 카페트 사라는 카탈로그의 동명이인이었다고 실망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세계적인 어느 정도 지명도 있는 작가인 하루키조차 킹인줄 알고 놀랄 정도면 그의 문학적 지위는 이제 무소불위구나 싶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에게 세계 최고의 작가라는 무소불위의 지위를 준 것은 평론에 대한 재조명보다 끊임없는 창작 활동에 대한 댓가이다. 비록 젊은 시절에 비해 필력은 떨어졌고 상상력도 예전 같지 않지만  이십대부터 현재 67세까지 끊임없이 그는 자신의 작품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 그게 바로 스티븐 킹이 작가로 걸어오고 있는 롱워크이다.


댓글(33)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6-01-22 11:00   좋아요 1 | URL
저는 처음 스티븐 킹의 작품으로 단편집을 읽었었거든요. 그 속에 있던 <옥수수밭 아이들>과 <트럭>을 읽는데 진짜 너무 무서운거에요 ㅠㅠ 스티븐 킹의 다른 책들을 더 사두었었는데 차마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아, 이 작가 너무 무서운 작품을 쓰는구나, 못읽겠다, 하고 말이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다른 작품들을 극찬해도 귀 막고 살았는데 ㅎㅎ [샤이닝]을.. 읽어볼까요? 읽기전부터 무섭지만 ㅠㅠ [톰고든을 사랑한 소녀]랑 [돌로레스 클레이븐]은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못읽겠어요. ㅠㅠ 왜샀지... ㅠㅠㅠ


음, 하드한 작품을 좋아하는 건 확실히 그 수가 드물기는 하지만, 그게 `여자치고` 드문 건 아닌 것 같아요. 기리노 나쓰오도 미야베 미유키도, 그런 작품을 쓰는 사람 자체가 여자사람들 이기도 하고요. 하드한 작품을 보지 못하는 남자사람들도 많거든요. 하드하다는 특징 자체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힘든 것 같고요, 그렇지만 기억의집님처럼 그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니까 그들의 작품이 계속 쓰여지고 팔리고 그러는 것 같아요. 제 경우엔 그런 하드한 작품들 보다는 섬세한 감정 묘사가 있는 작품들이 훨씬 좋고요. 그런데 이런 저의 성향도 뭐랄까, 굳이 분류하자면 마이너스러운 것 같긴 해요. 대부분의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재미있는 이야기`에 끌린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 `재미` 보다는 다른 것에 중점을 두니 그 쪽에선 또 마이너가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처럼 취향의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마이너이지만 마이너가 아니고 에 또 여자라서 마이너가 아니고..(독서하는 사람들의 비율로 보면 여성이 더 많지 않을까요?) ... 뭐 그렇다는 겁니다.


clavis 2016-01-22 13:48   좋아요 0 | URL
돌로레스 클레이본이 킹의 작품이었군요!저는 영화로만 봤는데 여성학 시간에 토론했던 기억이 있어요 아주 좋았어요!

다락방 2016-01-22 13:52   좋아요 1 | URL
오, 그런가요? 그렇다면 일단 스티븐 킹은 집에 있는 책들을 먼저 읽어봐도 좋겠군요. 게다가 여성학 시간에 토론하는 작품이라니. 우앗 멋져요! >.<

clavis 2016-01-22 13:57   좋아요 0 | URL
여성학때 본 것을 바탕으로 여성신학 시간에 가부장제도를 벗어난 모계사회에 대한 저의 로망을 발표했던 기억이 있네요

다락방님께 강추해용

기억의집 2016-01-22 18:59   좋아요 1 | URL
톰고든과 돌로레스 클레이븐은 그래도 심리적인 공포감은 심하지 않더라구요. 돌로레스 클레이븐, 하니깐 생각났는데, 킹이 건드리고 싶어하지 않는 주제들을 대담하게 건드리는 게 있어요. 샤이닝도 아빠가 미쳐 날뛴다는 설정이 만만한 것은 아니였고, 클레이븐도 친족간 성추행을 말하는 것이라,,,80년대 90년대초반만 하더라도 저 친족간 성추행 성폭행 이야기는 쉬운 게 아니였는데, 킹은 그걸 시원하게 해결하더라구요. 어떻게 해결했는지 아시죠? 킹이 진보적인 게 남성 작가치고 해결 방법이 좀 시원스러워요. 꼭 읽어보세요~ 그래서 여성학에서 저 소설은 토론하기 썩 좋은 작품이었을 것 같아요.

다락방님이 무슨 말 하시는 건지 알아요. 제가 알라딘에 리뷰 쓰고 알라디너분들 책 리뷰나 페이퍼 읽다보니 사실 저는 다들 알라디너 취향인 줄 알았어요. 미스터리 좋아하고 뭐 그런.... 그런데 막상 지인하고 이야기하다보면, 아, 저는 진짜 그런 걸 왜 좋아해?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알았어요. 하하. 하지만 우린 마이너를 사랑해요. 그쵸! 메이저일 필요 없이 우리의 독서 개성이 뚜렷한... 색깔을 유지해 나가는 게 독서인이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13:14   좋아요 0 | URL
이 페이퍼 반갑네요.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킹은 아무리도 집단창작 같기도 합니다. 킹 대왕의 도덕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닌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엄청난 분량을 쏟아낼 수는 없거등요.
말이 좋아 소설 하나이지, 분량을 보십시오.


확실히 킹은 나이를 먹었어요. 2000년 이후의 작품은 좀 부드러워졌다고나 할까요.
후기 작 중 저는 조이랜드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쓰비다.

글구 버크만 때 쓴 소설들은 약물 중독에 킹왕짱에 빠져있을 때라고 하죠 >
어느 소설은 일주일만에 완성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그 소설을 자신이 썼는지 몰랐다고 합니다.
정신이 제정신이 아니었던것이죠. 그 소설 쓸 때 그렇게 코피를 하루종일 흘렸다고 하네요..
코피 질질 흘리면서 소설을 썼다고... 정말 저는 이 양반 좀 미스테리입니다.


기억의집 2016-01-22 19:10   좋아요 0 | URL
곰곰님, 제가 아침에 곰곰님 댓글 읽고 레슬리 피들러 관련 책 찾아봤는데, 어디다 쳐 박아 두었는지 없어요. 저게 아마 김성곤 교수가 포스트 모던니즘 관련해서 쓴 책에 있었거든요. 90년대 초반 작품인데, 제가 그 책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없네요. 있으면 복사해서 곰곰님 보내 드릴려고 했는데..... 이제 제가 나이가 드니 뭘 읽어도 까먹고 얽히고 그럽니다. 다시 한번 찾아볼께요.

유혹하는 글쓰기에 코카인 중독에 대해 쓴 것을 읽었어요. 그 대목 읽으면서, 아 그럼 킹 작품이 환각에 의한 건가?이런 생각하면서 쫌... 찜찜했었어요. 근데 오히려 버크만 시절이 덜 무섭지 않나요? 물론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제목 보면 씨너 빼고 다 개인의 엄격한 통제에 대한 체제에 대한 은유여서...

여튼 저는 유혹하는 글쓰기 읽으면서 그래도 이 양반은 본 투 비 라이트 구나 싶어요. 코카인 중독임에도 글을 쓰다니 말입니다. 다들 코카인 흡입하면 누워 있던데, 언더 더 돔에서 필로폰 중독자에 대한 묘사는 정말이지 혐오 스럽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이 책도 성질나서 이 권 읽다 말았네요. 본인이 약물 중독을 겪은 적이 있어서그런지 엄청 묘사를 혐오스럽게 하더군요. 킹은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라.... 참 권하기 힘든 작가지만, 나이 들면서 공포적이기 보다 문학적으로 변하는 것 같기는 해요.

책읽는나무 2016-01-22 14:17   좋아요 2 | URL
미스터리물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기억님이 권하는 미스터리물과 작가들은 일단 눈 여겨 보고 있어요
그분야의 마이너라는 것은 그분야의 고수라는 뜻도 되거든요
일단 믿고 읽게 되는~~~^^
많진 않아도 기억님이 올리신 책들 종종 찾아 잘 읽고 있어요!!!!

기억의집 2016-01-22 19:13   좋아요 1 | URL
독서 취향이 사람마다 다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가급적이면 권하지는 않아요. 제가 좋아한다고 다들 좋아하는 게 아니고 미스터리나 범죄쪽은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해서... 나무님 고마워요~

마녀고양이 2016-01-22 15:47   좋아요 0 | URL
스티븐 킹은 쌓아놓고 읽을 시간을 못 내고 있네요.
한 권 짜리도 있지만, 저는 긴 작품을 좋아하다보니 그런 위주로 사놓아서. ^^

미미 여사 작품도 편식이 심해서 현대물은 쌓아놓고 입맛만 다시고 있어요. ㅠㅠ

롱워크... 나이가 들면 재기 발랄함은 떨어지지만 그만큼의 경험 역시 무시못하겠어요.
오랜 기간동안 하나의 일에 매진하는 분들을 보면, 그저 존경스러워요. 에휴.

기억의집 2016-01-22 19:16   좋아요 1 | URL
마고님 진짜 오랜만이다~ 잘 지내고 있죠~페이퍼 드문드문 올리시던데, 바쁘신가 봐요?

그쵸! 이렇게 한 길을 오래동안 걷는 것도, 그리고 이렇게 오랜동안 글 쓰는 작가도 드문데...젊었을 땐 사실 킹이 이렇게 오래동안 쓰리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노년까지 현역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이 끽해야 매카시 정도라.. 진짜 존경스러워요. 그의 열정이나 재능이 부럽고... 로또잖아요!!!

서니데이 2016-01-22 19:42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기억의집 2016-01-23 20:21   좋아요 1 | URL
서니님 저녁밥 드셨나요? 날씨가 추워 보일러를 틀어도 그때뿐이네요. 외출하다 얼어죽는 줄 알았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알케 2016-01-22 23:41   좋아요 1 | URL
킹의 팬덤으로서 저는 그의 최고 명작 두 개를 `캐리`와 `It`이라고
어느 자리에서든 늘 주장합니다.

요 몇 해 폭삭 늙어버린 여자 아이돌 그룹 `덕질`하는 마음으로
그의 신간이 나오면 늘 구입은 합니다만 정말 진심으로 열심히 읽은
마지막 책은 11/22/63입니다.

노인네..언제부턴가 정신이 명료하지가 않아요. 동어반복이 자꾸...

기억의집 2016-01-24 00:13   좋아요 0 | URL
알케님께 댓글 다는데 이상하게 답댓글로 안 올라가네요. 11/22/63 읽어보고 싶긴 한데 책분량의 압박이 쎄죠! 저도 오락가락 합니다. 책 읽으면 안 그럴 줄 알았더니 아니네요. 아까도 가스불 켜 놓고 한참 있었네요. ㅠㅠ. 잇 무섭지 않으셨나요? 초기작들은 등골이 서늘하고 머리가 쭈빗서긴 해요. 예전에 킹 소설 읽으면 밤에 화장실을 못 갔다니깐요!

scott 2016-01-23 21:03   좋아요 1 | URL
포스팅글도 찬찬히 읽어보며 감탄하고 댓글하나하나 읽으면서 감동~
기억의 집님 잘지내시죠. 넷이 몇일전부터 끊어졌다 이어지다 반복해서 이렇게 성의 없게 댓글 쓰고 갑니다.
강추위에 감기 각별히 조심하시고 새해복 많이 많이*♡^^♡*(저도 미스터리물 엄청 좋아합니다. 순수문학 당췌 뭐가 순수하다는건지 ㅎㅎ)

기억의집 2016-01-24 00:08   좋아요 0 | URL
알죠! 블로그에서 소개 많이 하셨잖아요~ 요즘 반지의 제왕 읽느냐고 사둔 미스테리를 못 읽네요. 스컷님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기에 안 계시죠!!!

프레이야 2016-01-24 14:54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오랜만이예요^^
소중한 페이퍼 잘 읽었어요. 롱워크부터 담아갑니다.

2016-01-26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6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6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6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1-27 17:45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기억의집 2016-01-27 17:46   좋아요 1 | URL
넹~ 저도 방금 서니님 서재 들렸는데!!

서니데이 2016-02-01 17:41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기억의집 2016-02-01 17:42   좋아요 1 | URL
네, 서니님 연탄재 사진보니 세월이 연탄재같네요. 후딱 타 버리는 게!!!

서니데이 2016-02-02 19:57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따뜻하고 좋은 저녁 되세요.^^

서니데이 2016-02-04 18:33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오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기억의집 2016-02-04 22:13   좋아요 1 | URL
네, 서니님도요. 곧 명절이네요~

서니데이 2016-02-09 19:25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설날 잘 보내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기억의집 2016-02-10 00:07   좋아요 1 | URL
서니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니데이 2016-02-19 20:39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서니데이 2016-02-22 19:59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 오늘 대보름입니다.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