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경찰 소설을 좋아해서 요코하마 히데오의 작품을 선호한다. 특히나 그의 냉철한 (경찰)소재를 녹이는 따스한 인간미가 넘쳐나는 결말은 가슴을 후려칠 때가 있어 읽다가 숙연해지곤까지 한다. 이 소설의 단편 <공범자>가 그랬다. 마지막 딱 단 한 줄의 글이 작품 전체와 연결이 되면서 가슴을 후려쳤다. 내 딸이었다면, 내 손녀였다면.  

종신 검시관 구라이시가 암에 걸려 더 이상 사건을 맡을 수 없게 되어 내심 이제 그의 감식반 연작은 끝나는구나 싶었는데, 어렵사리 여경 미즈호를 감식반에 들여보내는 이 작품을 만나 반갑기 그지 없다.  

그의 작품 속 딸이라고 하는 미즈호가 점차 경찰조직에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사실적이어서  캐릭터에 다가가기 쉬웠다. 주인공 미즈호는 조직내에서 무시당할 때도 있고, 적응하지 못할 때도 있다. 참고 견뎌내기 힘들어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그대로 묘사된다. 독자인 난  미즈호가  남성 조직 내에서 인정 받고 좀 더 우월한, 슈퍼급의 여경이었으면 좀 더 카타르시스를 느꼈을텐데..하는.  읽으면서 일말의 희망과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주지 못하는 여주인공에 아쉬움을 느꼈다. 작가가 그런 작은 친절을 베풀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쫀쫀하기는. 허나 작가 히데오는 그런 친절은 베풀지 않는다.  

다만 독자에게 미즈호가 조직내에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자리를 마련해나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볼 것을 권한다. 자신의 말 그대로 미즈호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버지 같은 모습이다. 사회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가 그 어떤 자리도 편한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특히나 여자가 남성 위주의 조직사회에서 평등한 입장에서 견뎌내야 한다는 것. 일단 한번 인간관계에 물리면 일이 천직인 줄 알고 헌신을 다 해도 주변 동료와의 편치 않는 관계 때문에 자신의 일에 대해 끊임없은 회의와 부정이 또아리를 틀고, 결국 일이 아닌 사람 때문에 일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에, 남성 조직 사회에서의 미즈호가 겪어 낸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묘사는 그녀가 마침내 검시관으로 다시 들어가는 장면에서 더 리얼하게 다가온다.      

조직 생활을 혹독하게 경험한 나로서는, 상사의 송곳니같이 날카로운 말 한 마디에 힘 들어하는 이웃같은 캐릭터에게 조직 생활이 투영이 되고 어느샌가 응원하고 싶어진다. 여자였기에 무시 당했던 것들, 그래 잘 참았다고, 말이다. 한 여자가, 한 여경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각각의 에피소드가 마침내 끝을 맺을 때, 이제 시작이다. 미즈호~ 라는 말이 튀어나온 것은 이제 그녀의 좌충우돌하는 또 다른 에피소드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왜 히데오가 그녀를 슈퍼여경으로 그리지 않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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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10-13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드라마도 되게 재미있어요. 음.. 그러니깐, 좀 매니아틱하기는 하지만, 푸르딩딩한 분위기가 있는 잘 만든 경찰드라마지요.

주인공이 오다기리 죠와 나카마 유키에 이기도 하구요.

기억의집 2010-10-13 15:24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도 지난 번에 언급하셨고 다른 분도 이 일드 언급하셔서 토토에서 검색 실패했는데, 지금 주연여배우 언급 하셔서 혹 싶어 나카마 유키에 쳤더니 있어요.

하이드님 고마워요^^
책에는 에피소드가 몇 개 안되는데 드라마는 11회까지 있네요^^
 
여름의 마지막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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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저 그랬다.  

기본적인 재미는 그렇다손쳐도, 일단 소재면에서 근친상간이라는 달갑지 않는 남매의 관계가 이야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모르겠다. 작가는 후기 인터뷰에서 자신은 모럴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은 한다만, 이 남매의 부도덕한 관계가 이 미스터리 소설에 어떤 미스터리 요소의 양념을 친 것인지 끝까지 읽어봐도 모르겠으며, 형식의 실험성에 과한 욕심을 내다보니 사건의 시작만 있고 독자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사건 전개는 지지부진하다. 

어떤 한 시점과 상황에서 발생되는 살인 사건이 여러 변주를 통해 살인 사건 발생의 시작만 되풀이 전개한 실험성은 흥미로웠다. 3변주의 살인사건 읽을 때만해도 오홋, 이런 소설의 전개 괜찮은 아이디어야! 했다가 4,5변주에서는 그래서 결론은 뭔데? 하는 반발이. 사건의 일어난, 주변 사람들 이야기만 하지 말고 사건 해결을 좀 번득이면서 하란 말이야,라는 조바심이 들더란 말이다. 

온다 리쿠가 온갖 쟝르를 집적대며 이런 글쓰기의 실험성을 좋아하고 것을 알고 무척대고 열심히 시도를 하는 것까지 좋은데 이야기 전개의 설득력이 약하다. 작가가 글쓰기의 모험심이 강해 모럴은 다 내 팽길칠 정도로 이야기를 끌고 가고 싶다면, 몇 몇의 강한 캐릭터가 사건을 끌고 나가야 했어야 한다. 이건 뭐 나오는 인물마다 족족히 다 인물 훤하고 매력적으로만 묘사해 놓으니, 정말 읽은 독자 기가 막히다. 독자는 잘 생긴 인물에 매력을 느껴 사건의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애시당초 온다 리쿠 소설에서 그 어떤 진지한 삶의 성찰을 기대하지도 않았고, 이야기의 기본적인 재미를 가진 작가여서 읽긴 하지만, 이런 뜨악한 제목의 게다가 얼토당토한 결말의 미스터리를 읽으면 자꾸 온다 리쿠가 이야기의 바닥을 긁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덧 : 나의 문제는 이런 심드렁하고 후진 작품의 써 대는 온다 리쿠의 작품이 신간으로 뜨면 구입한다는 것이다. 매번 이런 전철을 밟으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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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10-13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온다리쿠의 [삼월,,,}을 읽고는 다시는 안읽어요,,^^;;
그 한 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
암튼 님,,책 많이 읽으셔~~~.^^

기억의집 2010-10-13 11:09   좋아요 0 | URL
나비님, 삼월은 그 책 좋지 않나요? 저는 그 단편집의 기다리는 사람들과 밤의 피크닉 때문에 아직까지도 그녀의 신간에 목을 매어요. 혹 이번 신간은 저 정도의 필력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자꾸 실망의 나날이어서..이제 접을까 싶어요^^

저 요즘은 그렇게 책 많이 안 읽는다는. 사다 놓기만 하지. 이게 더 문제인 것 같아요.^^

나비님이 더 많이 읽으시는 것 같으신데요!

다락방 2010-10-13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기억의집님.

언젠가의 포스팅에서 온다 리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셨던 걸 기억하는데, 그녀의 책에 별 두개를 주셨군요! 마지막에, 그러면서 신간 뜨면 구입한다는 것에 웃어버렸어요. 온다 리쿠는 기억의 집님께는 내칠 수 없는, 버릴 수 없는, 포기할 수 없는 작가인가봐요. 내가 계속 지켜봐줄게, 라고 말하고 싶은 그런 작가.

저는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이 정말이지 엄청 좋아서 막 선물도 하고 온다 리쿠의 다른책들도 읽어보고 그랬는데, 밤의 피크닉 같은 책은 또 없더군요. 대여섯권쯤 그녀의 소설을 읽은 것 같은데, 그녀의 작품은 아주 많으니 쉽게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이젠 더 읽어도 밤의 피크닉 만한건 없겠구나 싶더라구요.

기억의집 2010-10-13 11:1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도 그래요. 삼월은 하고 밤의 피크닉에 대한 미련때문에,,,, 자꾸 그녀의 신간을 구입하게 되요.

다락방님, 표현이 멋져요. 내칠 수 없는~~~ 계속 지켜봐줄께하는 작가,라는 표현. 락방님만이 쓸 수 있는 표현이잖아요^^

밤의 피크닉만한 작품 어디 없나 모르겠어요. 이 작가는 글에서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여름의 장미는 아닌 것 같아요. 이제 접아야할까 봐요. 값도 비싼데.

좀 있으면 오사카짬뽕 먹으러 가야겠네요. 맛있게 드삼~~~

2010-10-13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3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0-10-1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욕하면서 사도, 온다 리쿠는 이제 살 생각도 못하겠어요. 처음에는 나도 좋아했는데, 온다 리쿠 ..

기억의집 2010-10-14 10:01   좋아요 0 | URL
큭큭, 저 그 페이퍼 읽고 얼마나 공감만땅했는지 몰라요. 사실 저도 게이고의 책은 읽으면서 약점이 많이 보이거든요. 결국 읽고나서는 뭐 이래? 이러면서 궁금해서 사요. 이번 탐정클럽도 지금 예의주시하고 있어요. 중고샵으로 건질까?아니면 도서관 신청을 할까하고요^^

이번 끝으로 온다는 접아야겠어요. 그냥 삼월이나 밤의 피크닉이나 다시 읽고 또 읽는 게 나은 것 같아요.

희망으로 2010-10-13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안 산다더니 벌써 구입하셨군요.^^ 온다 리쿠의 책은 편차가 크긴 해요.
울 딸도 좋아하는 작가가 됐잖아요~

기억의집 2010-10-14 10:2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완전 미친년이지. 어제도 책 두권이나 샀다니깐요. 우리 이웃의범죄와 파리 좌안의...

이제 안 살거야 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클럽도 궁금하고.
이번에 좀 만 기다렸다고 중고샵에 내 놓을려고요. 신간 금방 내 놓기는 출판사에 좀 미안하고.

아, 그리고 까만 크레파스 신간 나왔더라구요. 그건 올해 가기 전에 사서 읽어주려고요. 얼마나 기다린 시리즈 그림책인데.

꽃핑키 2010-10-16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ㅋㅋ 그런 내용이군요? ㅎㅎ
안그래도 얼마전에 교보에서 이책 봤어요. 요리보고 조리봐도 표지가 너무 아름다워서.. 실컷 만져보기도 하고 ㅋㅋ 막상 책장은 넘겨보지 못했는데;; 역시나.. 안 넘겨보길 잘했네요 ㅋㅋㅋ 저는 온다여사님 책도 참 좋아하는데 <삼월은 붉은 구렁을> 이라던가, <밤의 피크닉> 같은책은 완전 좋아 죽을거 같은데. 이상하게 예쁜 미소녀?가 주인공인 책은 더구나 그 주인공이 여고생이거나 할때는 이상하게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기억의집 2010-10-18 10:3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온다 리쿠는 왜 그리 꽃미남꽃미녀를 선호하는지 모르겠어요. 매번 읽을 때마다 얼굴이 허옇다고 하는데...돌아버리겠어요^^ 동양인이 하야면 얼마나 하얗다고...ㅋㅋ

아, 표지 멋져요. 특히나 책 세울때 온다리쿠 이름의 장식 너무 멋져요^^
 

지난 토요일에 롯데시네마 청량리점에 <슈퍼배드>를 보러 갔다왔다. 근처 메가박스에서도 상영하지만 4D를 상영하는 곳이 청량리밖에 없어 할 수 없이 그 곳에. 아무래도 롯데카드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신용 카드는 지갑에 하나면 된다,는 주의였는데, 롯데청량리점이 오픈하면서 뻔질나게 드나들 것 같은 예감이 들고 롯데에서 주는 포인트를 날려버릴 만큼 나는 간이 크지 않다. 벌써 이 달만 5번 갔다온 듯. 영화는 가격이 빡쎄서 아이들만 들여보냈다. 게다가 더빙 영화는 별로.

영화가 끝나고 집에 갈까하다가 뭔가 아쉬워 돈 좀 더 써 보자고 롯데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녔다. 아이들 이불 사고 뭐하고 뭐하다 보니 근 오십만원 정도 썼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사가면서 너덜너덜해진 이불을 갈아주어야겠다고 작정을 하고 있어서 백화점에서 큰 건 했다. 다음달 카드비 받으면 그 때 놀래야지.  

 

아이들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벌써 10월이네, 이제 2010년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밥 먹고 후식으로 베스킨 라빈스에 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려는데 10월달 런칭 아이스크림에 벌써부터 할로윈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딸애는 자긴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나는 마녀의 칵테일파티하고 체리 쥬빌레를, 아들애는 마법사의 할로윈에 도전했다. 솔직히 내가 선택한 마녀의 칵테일 파티는 잼이 들어있어서 별로. 아들애꺼는 입안에 톡톡 튀어서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할로윈은 아직도 멀리 있는 것 같은데 벌써부터 할로원 기분이라니. 

남들은 10월하면 할로원이겠지만, 나는 10월하면 홍옥철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바로 홍옥이라는 새콤하면서 신 사과이다. 사과하면 부사를 떠올리고 우리 애들은 홍옥 무슨 맛으로 먹느냐고 하지만, 어린 시절의 입맛이 어디 가랴. 우리나라가 근거지인 홍옥은 시장성이 떨어져 마트에서도 팔지 않는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재래시장에 가  홍옥 만원어치를 사 왔다. 하루에 세개 정도 먹기 때문에 만원이라고 해봤자 덤도 에누리도 없이 딱 10개 주신다. 

 

예전엔 제법 컸었는데, 요즘 홍옥은 저렇게 작다. 사진으론 그렇게 빨갛지 않지만 실제로 저 사과의 색은 검붉은 빨간색이다. 약간 뻥을 가미하자면 백설공주가 한 입에 베어먹을 사과 색깔만큼이나 이쁘다. 저렇게 탁자에 올려놓으니 아이들이 못 먹을거면서 건드려 보고 싶어서 안달안달을 해서 먹으라고 했더니만, 몇 입 베어 물고는 못 먹겠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럼 그렇지, 니네들이 저걸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올해 홍옥은 유난히 더 시다. 

이제 남은 몇 달은 책 안 사고 오직 읽기만 하겠다는 작심은 알라딘 에디터가 뿌린 천원적립금의 유혹에 넘어가 버렸다.   

고양이 관련 그림책을 제법 수집해서, 한번 올려봐야지 하면서도 게으름때문에 그게 잘 안된다. 일일히 사진 찍기도 귀찮고.

이 책을 그린 스즈키 마모루의 그림은 언제봐도 귀엽다. 튀지 않는다. 자신의 도감관련 책 이외에는 주로 다케시타 후미코와 그림책 작업을 같이 하는 듯. 유아용 그림책이 많았는데 이번엔 초등저학년용 그림책이다. 딱 봐도 딸애가 좋아할만한 스타일.   

요코야마 히데오와 온다리쿠의 새작품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히데오의 따스한 글이 좋아서 매번 사 보는 듯하다. 몇 달전에 출간된 <도박눈>이라는 작품에 히데오의 단편을 볼 수 있었는데, 종신 검시관 구기오가 암에 걸렸단다. 오래 못 살 듯, 하지만 병 들었어도 예리한 살인 검증에 대한 감각은 남아 있다. 묘한 감동을 주는 작가이다. 

히데오의 작품이 왜 이리 안 나오나 싶었는데 미즈호 여경을 내 세운 신작이 나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드, 것도 여자 경찰이 나왔던 콜드 케이스가 지난 시즌으로 마지막이어서 완전 속상했는데. 여경 미즈호의 등장으로 여경의 활약을 기대해도 되려나. 이건 천원 적립금 주지 않는데도 구입했다. 윽.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이천원 적립금 작품.  

이것도 천원 적립금 작품. 내가 글써서 뭐하나 싶어 사실 별로 사고 싶지 않았는데, 천원의 유혹이 좀.....천원의 유혹에 안 당했다면, 만원을 세이브했을텐데. 책 소개에 컨트리 가수 윌리 넬슨의 공기에 멜로디가 가득차 손만 뻗으면 됩니다, 라는 말에 빗대에 공기중에 이야기가 가득 차 있어 손만 뻗으면 된다라는 문구가 사지 않을테야,라는 고집을 팍 꺽었다.   

사실 이런 류의 글쓰기 책들은 거기서 거긴데. 글도 재능이어서 무재능의 사람들에게는 글쓰기 작법에 관한 책이라고 해봐야 별 뽀족한 답지는 찾을 수 없더라는. 

나는 빅뱅이론의 창시 물리학자 가모브를 탐정 가모브라고 한다. 물론 가모브의 빅뱅은 프리드만과 르메트로신부의 우주는 팽창한다는 초기 논문이 빅뱅이론의 단서 제공 역활를 톡톡히 했지만, 어느 한 점에서 한 순간 대 폭발이 일어나고 가벼운 원자가 생기고 그래서 우리의 항성과 별이 만들어진 과정을 추리해낸 그의 이론 과정이 추리력이라는 바탕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모브의 빅백은 호일과 아인슈타인의 정상우주론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가 이젠 과학적 증명(그러니까 우주에 쏘아올린 WMAP 위성이 우주를 찍은 사진들에 의해)에 의해 정상우주론은 확인사살되었다. 가모브가 살았던 시대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자료가 하나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빅뱅을 주장했다는 사실만으로 놀라운 추리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호킹 박사가 물리학을 선택한 이유는 가모브의 책을 읽고 나서라고 한다. 호킹 박사가 위대한 설계라고 칭한 것이 무엇인지, 가모브의 우주대폭발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 책은 오천원 적립금. 하지만 나중에 더 자세히 읽어보니 추첨이당!  

또 뭐 질렀더라. 

학원가기 싫어하는 아들애를 10월만 가라고 겨우겨우 달래고 있다. 기껏해야 보습학원 1시간이랑 피아노인데 그게 가기 싫다고 학교 끝나면 아프다고 난리다. 더 이상 아들애의 징징거림에 감당하지 못해서 그만 두라고 했다. 10월부터 42만원 가량 세이브다. 그래서 눈여겨 봐두었던, 하지만 가격때문에 눈팅만 했던 365,000원짜리 가죽 자켓을 월급날 사 입기로 했다.   

바로바로   

 

 

 

 

이 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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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0-06 12:40   좋아요 0 | URL
음~~카키색으로 하세요~~그게 더 이뻐요. 롯데를 이용하신다니 롯데카드는 필수겠어요. 포인트적립도 그렇고 행사도 그렇고 롯데카드 짱이예요.
청량리라면...울 집은 구리에 있어서 은근 가깝네요. 안 가까운가?푸히히~

기억의집 2010-10-06 20:02   좋아요 0 | URL
ㅋㅋ 마기님도 카키색이군요. 저의 언니도 카키색으로 하라고 하던데. 저 두가지 색 다 맘에 들어 어떤 색으로 할까 고민해서 언니한테 어떤 색으로 할까, 카멜로 할까 했더니만, 야, 너 눈이 삐였냐? 하는 핀잔 비슷한 소리만 들었어요.

구리 가깝죠! 마기님 혹 중앙선 가까우세요. 저는 중앙선매니아여요. 집근처까지는 아니여도 10분거리에 중앙선이 생기고 나서 중앙선만 이용하는 것 같아요. 제가 사는 곳이 중랑이니깐 한 3정거장 정도 되는 것 같은데요^^ 그 핑계로 함 봐야겠군요^^

다락방 2010-10-06 13:19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저 '백설공주가 한 입에 베어먹을' 부분 읽는데 입 안쪽에서 침 고였어요. 하하하하. 저도 홍옥은 별로인데 올리신 사진과 글을 읽다보니 갑자기 침이. 하하하하. 윽, 근데 저 위에 저 호박 사진은, 할로윈 기념 사진인가요. 뿜었네요.

천원의 유혹에 안당했다면 만원 세이브 했을텐데. 하하하하. 우리는 참 약한 존재에요! 그나저나 가죽재킷이라니, 오, 질러요, 질러버리는겁니다! ㅎㅎ

기억의집 2010-10-06 20:14   좋아요 0 | URL
홍옥은 색깔만 봐도 침이 고여요. 사실 저도 침 고인다,는 말 쓸까하다가 말았네요. 언제부터인지 우리도 할로윈 축제를 즐기게 되었나봐요. 어딜 가도 매장 분위기가 할로원 분위기네요. 나쁘게 보고 싶지 않아요. 흥겨워서.

꼭 10월 월급날에 지를 거에요. D-13일 남았어요. 하핫.
그러게요. 천원의 유혹이 뭔지. 왠지 알라딘에서 천원적립금 주면 꼭 보태주는 느낌이 들죠. 아예 사질 않으면 세이브인데...흑흑.

blanca 2010-10-06 22:01   좋아요 0 | URL
아, 저거 라이더 자켓 아닌가요? 기억의 집님 당장 지르세요!! 그리고 홍옥이 그래서 사라진 거군요. 맛있는 홍옥은 죽음인데, 요새 홍옥이 안 팔더라구요. 이천에 살 때 이마트에서 한 봉지씩 사서 먹으며 찬양을 했었더랬는데, 아, 글구 롯데카드 저도 근처에 슈퍼도 백화점도 있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만들었는데 의의로 혜택이 참 많더라구요. 특히 롯데월드^^

기억의 집님 오랜만의 페이퍼 넘 반가웠다는 거, 그래서 신나서 댓글 달고 간다는 거, 오전에도 함 보고 오후에 두 번 읽었다는 것 말씀드리고 가요!!!

기억의집 2010-10-07 23:13   좋아요 0 | URL
너무나 반가운 소리를~~~

라이더자켓 맞아요! 요즘 가죽자켓은 저렇게 라이더스탈로 작게 나오나 보더라구요. 오늘로 D-12일에요. 월급날 꼭 지를거에요. 저 가죽자켓 입고 인증샷도 찍어야하는데..저 모델삘이 안 나와서.

아무래도 카드 만들어야겠죠. 간댕이가 붓지 않는이상. 백화점을 이용하지 않아서 카드의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아이들이 크니깐 영화관을 이용하게 되더라구요. 뽀인트 그거, 의외로 솔솔하데요^^

희망으로 2010-10-07 11:55   좋아요 0 | URL
나도 참견^^ 카키색이 더 이뻐요~
가죽 자켓 사고 싶어하더니....날씬해서 기억의 집님 입으면 예쁠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0-10-07 23:14   좋아요 0 | URL
대체로 카키색으로 하라고 하네요. 고민고민고민!!!!
흐흐 그게 언젠때 이야기인데....지금은 집에만 있어서 살이 디룩디룩.
특히나 뱃살, 장난 아닙니다. 여기저기 뽈록뽈록이에요^^

올리브 2010-10-07 12:46   좋아요 0 | URL
기억님 볼려면 애써 알라딘으로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가끔 들러 이렇게 소식 보고 가면 좋아요. 요즘 과일은 입에도 못대요. 이가 시려서... 나이는 어쩔수 없네요. 쟈켓, 한 번 질러볼만 한걸요.^^

기억의집 2010-10-07 23:18   좋아요 0 | URL
올리브님, 추석 잘 지내셨어요. 예스에 들어갔는데 거의 안 들어오더만요.
이제 접으실 거에요? 근황이 궁금해요. 나리님하고 부천 내려가야지 하면서도
나리님도 감감무소식이네요. 제가 요즘 블로그를 활발하게 하지 않아서 특히나 덧글 활동도 하지 않아서 더 소원해지는 것도 있죠.

올리브님,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뵈요^^

라로 2010-10-07 14:03   좋아요 0 | URL
저는 카멜에 한표!
저도 홍옥 제일 좋아하는데!!>.<
년초에 책을 안사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그럭저럭 잘 버티다가 한 번 봇물이 터지니 이거 겉갑을 수 없네요.ㅠㅠ
그래도 그동안 잘 버텨왔다고 저 혼자 위로한답니다.
그런데 또 이런 페이퍼를 보면,,,,에구 못살아.
펌킨의 속을 저렇게 내놓아도 흉측한게 잭오랜턴에 어울리네요!!!ㅎㅎㅎ
저희는 늘 호박씨를 깨끗하게 씻어서 오븐에 구워 먹었는데..
우리 같이 라이더 쟈켓 입고 만납시다.ㅎㅎㅎ
저는 작년에 구입했는데 8월인가 세일하더라구요. 열뻗ㅎ

기억의집 2010-10-07 23:27   좋아요 0 | URL
흐흐 저는 두 가지 색상 다 맘에 들어서 고민인데..불을 지르시는군요.^^

연말 소원이 집에 있는 책 다 읽고 새해엔 책 절대 안 산다고 결심하는데,
그게 참.... 안되는게 문제여요. 저도 올해도 다른 해보다 책구입 자제 많이 하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어요. 정말 속상한 위안이죠! 있는 책이라고 다 읽으면 들 속상할 텐데....

매년 호박 사다가 어떻게 해 볼까 하는데...아이들하고 저런 모양 내고 싶거든요. 저는 그냥 호박죽으로 마감하게 되더라구요. 오븐에 넣어서 찌면 그냥 다른 소스 없이 먹는 건가요?

저는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입니다. 나비님께서 시간만 내시면 되요~~~
라이더 자켓 입고 홍옥 사들고 있을께요^^

2010-10-08 21:20   좋아요 0 | URL
어머나, 홍옥! 저도 너무 좋아해요. 어느 해엔가 가을 숲속에서 홍옥을 먹으며, '이거 먹어 보려고 태어났어'하는 뜬금없는 생각마저 들었던...^^ 부사는 정말 매력없는 단맛이죠. 새콤달콤한 홍옥과는 비할 바가 못 됩니다.
홍옥은 보관성이 너무나 떨어져서 상품성이 없다고 하더군요. 미인은 박명입니다.^^
/ 저 자켓, 책 대신 사겠다던 그 '옷'인가요?ㅎㅎ

기억의집 2010-10-11 18:28   좋아요 0 | URL
흐흐 섬님, 홍옥에 대한 평은 지금까지 들어본 최대한의 찬사같고 부사에 대한 평가는 지금까지 들어본 최대한의 악평같아요. 맞아요. 저는 부사 매력없이 달기만해서 싫어해요^^

홍옥은 색깔만 봐도 군침이 꿀~~꺽이요!

네, 근데 책도 샀어요. 흑흑 월급날에 저 옷 꼭 지를거야요^^

답글이 늦었죠. 제가 주말하고 오늘 아침 무지 바빠서...녹색에다 부동산 갔다오고, 은행에 시장에 정신 없었던 주말과 월요일이었어요^^

루체오페르 2010-10-10 17:52   좋아요 0 | URL
집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답이 늦어 죄송해요.ㅋ

다양한 책들의 스펙트럼과 깊은 지식을 보며 여전히 감탄합니다.

저도 홍옥 참 좋아하는데 못먹어본지가 오래됬네요. 생각하니 침이;

자켓 꼭 get하셔서 인증사진 올려주세요.ㅎㅎㅎ

기억의집 2010-10-11 18:30   좋아요 0 | URL
답글이 늦은 것은 괜찮아요. 루체님이 안 오시니깐 궁금해서 그렇지~~~

오홋, 루체님은 젊은 신것 같은데 홍옥을.... 저의 집 애들은 아무리 배고파도 홍옥은 절대사절입니다^^

근데 어떡하죠! 인증샷 올리면 저 모델하고 비교될 것 같은데. 아니 요즘은 왜 저렇게 이쁘고 키크고 몸매도 잘 빠졌답니다. 속상해서리~~~~

scott 2010-10-10 19:14   좋아요 0 | URL
카키색 자켓!이 에뻐요.
벌써 사셨을까??
머리는 굵은 웨이브로!
인증샷과 함께^^

기억의집 2010-10-11 18:33   좋아요 0 | URL
흑흑 스컷님 근데 저 이주정도 약 먹고 머리숱이 너무 많이 빠졌어요. 머리가 휑해서 요즘 보통 걱정이 아닙니다. 그나마 없는 머리숱이 장난 아니게 빠져요. 그 때 이주 정도 약 먹을 때 속을 완전 핥아서 의사한테 도저히 못 먹겠다고 했더니 먹어야한다고 해서 억지고 먹기는 했는데, 소염제가 제 속을 완전히 긁어놨네요^^ 그 여파가 머리숱까지 가나봐요. 휴~~~~~

카키가 대세군요. 월급날에 이제 한 일주일 남았어요^^ 흐흐

2010-10-11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2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에 애들 보내고 혼자 식탁에 앉아 밥 먹으면서 거실창문을 바라보는데, 나무잎 사이로 비추는 햇살이 반짝반짝 빛났다. 비록 오래된 낡은 집이긴 하지만  이 집에서 7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저런 나무의 고즈넉한 풍경을 만날 수 있어서였던 것 같다.   

날씨가 좋아 나갈 채비를 한다. 집에 진득히 앉아 책이나 읽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래봤자, 심란한 맘 책으로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날씨를 핑계로 나갔다. 그래서 밖에 나와 돌아다니다가 롯데시네마청량리에서 노다메와 아리에티를 보았다.   

노다메는 여러 리뷰어들의 글을 보고 부지런히 만화책을 사고, 다운 받아 놓은 일드도 있지만(심지어 OST까정), 딱히 끌리지 않아 안 찾아 읽고, 보다가 지난 추석에 올케가 언니, 노다메 일드 정말 재밌어요~~~ 우리 영화나 보러가요! 하는 것을 추석연휴때 외삼촌이 돌아가셔서 거기 다녀오는 바람에 못 보았다가 어제 보러갔다. 영화 중간에 여러번 키득키득 혹은 킥킥거렸다. 이 원작자의 <음주가무연구소>를 먼저 읽은 나로서는 작가와 영화의 내용이 매치가 안돼 한동안 멍~~~~ 때렸다. 술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클래식과 엽기발랄한 만화적 상상력과의 결합이라니. 갑자기 마구마구 클래식이 좋아지려고 하고 있다.  

오늘은 아리에티. 전날 엠넷에서 아리에티의 OST를 다운받아 지하철에서 들으면서 왔는데, 재즈가 다시 들린다. 난 일본인들의 재즈 사랑을 좀 역겹게 느꼈었는데....젠체하는 우월감이라고 해야하나. 재즈가 좀 있어보이는 음악쟝르여서 좋아할 뿐이라는, 그런 만족감으로 재즈를 듣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리에티 테마곡을 재즈풍으로 편곡한 것을 들으면서 그런 유치한 생각은 접기로 했다.  

난 다양한 음악 쟝르를 들어왔지만 내 귀에 재즈는 아니었다. 궂이 시디까지 사면서 듣지는 않았는데, 재즈의 유연한, 이제껏 내가 느껴 보지 못했던 재즈음을 느꼈다.  

영화 내용은 뭐.... 좋았다. 일단 다른 거 다 필요없었다. 애니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으니깐. 나이가 들면서 왜 이렇게 풀 한포기, 나무 그리고 꽃이 좋은지. 아리에티도 아리에티지만 그림 속의 자연이 너무나 아름다워 나도 남자주인공 쇼우처럼 풀밭에서 걍 눕고 싶었다.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한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필림작업을 하는 것인지. 그래픽 작업일텐데 자연의 터치가 매우 좋았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MP3에 좋아하는 음악(어제 다운받은 아리에티와 에이스오브베이스 노래)을 골라 들으면서 갔지만, 영화를 기다리는 동안 스타벅스에서 카페모카 한 잔을 시켜 놓고  <막스 플랑크의 평전>을 꺼내 읽었다.  

이 책의 저자 피셔의 <슈레딩거의 고양이>을 읽은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 이 작가의 저술력을 파악하고는 있었지만, 역시나 과학저술가답게 일반인들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플랑크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어렵고 힘든 부분은 읽다가 흐름이 끊겨 넘겨버렸다. 과학사에서 그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이 책의 첫 장에 이런 말이 있다. 막스 플랑크는 두가지 위대한 발견을 했다. 하나는 양자역학이고 하나는 아인슈타인이다, 라고.  

잠깐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살면서 내 주위의 물건에 참 무관심했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콘셉트에 꼽기만 하는 밥이 되는 밥솥, 냉장고, 세탁기같은 가전제품들이 그냥 내 주변에 널려 있는 이런 것들이 생활의 편리를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했지,  이런 것들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같은, 진지한 고민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에너지의 사용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마술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었던 출발점이 바로 막스 플랑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셔가 이 책에서 이런 말을 한다. 우리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그 전의 세기와는 다른 엄청난 변화를 겪었는데, 역사가들은 그것이 자연과학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그 누구도 다루지 않고 있다고. 일리있는 말이다. 역사가들이 대체로 인문학자인 경우가 많아서 자연과학사에는 무지해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처럼 알라딘이나 예스에 자주 들어오지 않는다. 왤까? 읽은 거리의 부족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습관은 습관인지라. 저녁 먹고 잠시 예스 한바퀴 돌고 알라딘에 들어오면서 본 신간들, 낼이 10월이라 긁으면 11월 결제이긴 한데 긁을까 말까 고민중이다. 읽을거리는 잔뜩 쌓아놓고있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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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5 0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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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5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10-10-05 18:00   좋아요 0 | URL
몸도 편하지 않으시니 님은 안 가셨으면 했는데.. 잘하셨다고 박수쳐드리고 싶네요. ^^ 이사 날자 잡으신 건 다행인데 좀 부담되시겠어요. 전세가가 워낙 오름세니...
이번 주 넘어가면 별 다른 일 없지 싶으니 희망님이랑 의논하셔서 편한 날자랑 시간대 함께 잡아보아요. 또다른 분들과의 만남에 끼워주셔도 좋구요.^^

2010-10-06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으로 2010-10-05 18:38   좋아요 0 | URL
앗! 내 얘기당^^ 저 여기 있어요.~~~
다들 수다가 고프시군요. 울 아들 이번주에 셤 끝나는데 담주엔 어때요?
참 친정엄마 오늘 퇴원 했어요. 조직 검사 결과도 나왔는데 덩어리가 좋지않아 (다행이 암은 아니라네요) 한달 후에 또 검사하자고 했다네요.

기억의집 2010-10-06 09:30   좋아요 0 | URL
암은 아닌가 보다. 다행이다. 결과 한 일주일이면 나오는데. 근데 뭐하러 이렇게 일찍 퇴원하셨어요. 더 있으시라고 하시지. 집에 오면 집안일이 산더미인데.....

다음 주 화욜쯤 봐요. 그 때 애들이 늦게 와서. 울 아들도 다음 주 화욜이 시험인데 지가 잘 알아서 하겠죠! 전 거의 애 공부에 신경 안 써서.....

아영엄마 2010-10-06 00:51   좋아요 0 | URL
아영이도 이번 주 시험 끝~입니다. ^^
희망님~ 저희 시어머님도 위에 작은 혹이 보인다고 해서 오늘 큰 병원 가셔서 떼고 왔어요. 의사샘이 별거 아니라고 하였으니, 조직검사 나와 봐야 알겠지만 암은 아니려니 합니다.
친정어머님이 암이 아니셔서 정말 다행이옵고 이제 퇴원하셨으니 빠른 회복 바랍니다.

기억의집 2010-10-06 09:32   좋아요 0 | URL
아영이는 잘 하잖아요. 아영이처럼 자기가 척척 알아서 하는 아이도 드물거에요. 아영엄마님, 부럽사옵니다.~~~ 다음 주 화욜에 뵈요. 전 어제 엄마들하고 북촌하고 삼청동 놀러갔다 왔어요. 오다가 배탈나서 난리였지만.

2010-10-06 01:29   좋아요 0 | URL
1. 보통의 경우엔 <노다메>에서 <음주가무연구소>로 가면서 반대의 충격을 경험하는데, 기억의 집님은 거꾸로 가셨군요.^^
2. 지브리 만화는 컴퓨터그래픽을 안 하고 전통의 셀작업을 고집하는 걸로 유명하지요. 특히 배경 풍경 같은 경우 수준높은 솜씨를 지닌 수채화가들을 쓴대요.. 그래서 늘 풍경이 그토록 아름다워요. 저도 늘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1인입니다.ㅋ
3. 저녁 참에 알라딘과 예스 한 바퀴 돌기,라니, 왠지 푸른 어둠이 내리는 저녁 골목산책의 느낌이 나서 신선한 느낌!

기억의집 2010-10-06 09:42   좋아요 0 | URL
섬님~~~
1. 저는 술을 좋아하지 않고 기껏 마셔야 캔맥주 한잔인데 원작자의 술빨에 놀랐어요.원작자와 같은 과인 애아빠는 음주가무연구소를 읽더니 한방에 뻑 가더라구요. 한동안 그 책만 찾더라는. 휴 ~ 저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었어요.
2.어쩐지. 풍경 그림이 보통 솜씨가 아니더라구요.저는 컴그래픽인지 아니면 셀인지 한동안 머리 좀 굴렸어요. 그래픽은 저런 풍경 그릴 때 라인하고 색채가 나오지 않은 것 같은데... 요즘 시대에도 셀을 쓸까 싶어서. 하야오도 똥고집은 대단하네요. 저의 세대야 셀에 익숙해서 좋긴 하지만.
3.하핫, 표현이 너무 근사한데요. 저녁할 시간에 밥 하면서 돌아다녀요. 여기저기 블러거 마실을. 지금은 몸이 좀 시원찮아서 잘 안 다니고 다니는 곳만 다니지만요. 몸이 좀 나아지면 여기저기 기웃거릴려고요^^

2010-10-08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0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근에 황금가지와 샘터사에서 레이 브래드버리의 작품들이 드문드문 나와 그의 작품에 대한 해갈을 어느 정도 촉촉히 적셔주고 있기는 하지만, 브래드버리의 명성에 비해 우리나라에 소개된 그의 작품 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 예전엔 고작 레이 브래드버리의 작품의 맛을 느낄려면 SF 단편집에서나 가능했으니, 뭐. 수많은 단편들에 끼여있는 작품이라 감질맛도 그런 감질맛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레이 브레드버리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의 단편들이 들어있는 작품이라면 보는 족족히 다 수집할 정도로. 특히나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첫 단편 기다리는 사람들의 맨 마지막 문장에 그러니깐, "아아, 그 북맨들이 자기가 암송하는 고전을 같이 이야기하는 부분 말이지?" 이 응답의 호기심때문에 나의 <화씨451> 애달픈 갈망과 갈증은 정말 장난 아니었다. 오죽 했으면 원서까지 사 들고 되 먹지도 않은 영어 수준으로 그의 작품을 읽어낼을까! 나중엔 도서관에 가서 번역서의 도움을 왕창 받았긴 했지만.  

지금같은 젊은 감성의 세대들에게는 이야기가 낯익은, 혹은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그의 시대를 감안하면, 비록 그의 작품이 테크닉적으로 뛰어나고도 할 수 없지만, 그의 단편적 상상력은 시적일만큼 풋풋하고 시대를 초월할만큼 진보적이다(결말 특유의 아이러니와 비틀기를 잘 했다고 해야하나). 여하튼 나는 그가 그의 이야기를 비틀든, 아이러닉하게 결말을 내든, 시적이든, 아마츄어적이든간에, 비스릴적이든 간에(읽어보시면 알겠지만, 그는 심리적 스릴을 참 못 담아낸다는 생각이 화씨 452를 읽으면서 내내 느낄 수 있다), 그 특유의 느긋함을 좋아한다. 

그래서 한권 두권 그의 작품을 구입해 읽었는데, 정작 내가 가지고 있는 책 중에서 레이 브래드버리의 작품이라는 것을 몰랐다가 나중에 안 작품이 있다. 그게 바로 이 알라딘에는 겉표지 이미지조차 없는 <살아있는 공룡>이라는 작품이다. 꽤 오래전에 구입한 작품인데, 그 때만 해도 나는 솔직히 레이 브래드버리라는 작가를 알지 못했다. 게다가 이 책 작가명에는 레이 브래.트.베.리라고 써 있길래 브래드버리와 연결시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냥 공룡이야기가 나오고 그림이 그려져 있길래 공룡을 좋아하는 작가의 단편 모음집이라고만 생각했다. 무심도 하여라.   

<로스트 윌드>를 만든 감독 윌리스 오브라이언에게 헌사한, 이 작품은 레이 브래드버리의 오랜 친구인 레이 해리하우젠이 브래드버리의 공룡에 관한 단편집을 묶어 정리한 책이다. 서문에서  두 사람은 그들 어린 시절 1925년에 개봉된 <Lost world>와 그 후에 개봉된 영화 <킹콩>에 대한 환희와 추억을 이야기한다. 지금 보면 별 거 아닌 조잡한 영화이지만, 이 두 사람에게 그 영화의 어린 시절의 황금기를 불러 일으킨 장본인이었다. 그들은 공룡에 매료되어 Sf 연맹의 회합석상에서 처음 만나 오랜 친료를 맺게 되었DMAU. 그들은 오랜 동안  그 이야기에 매료되어 한 사람은 SF 작가가 또 한사람 해리하우젠은 영화의 길을 선택한다. 브래드버리가 세계적인 작가가 되는 것에 반에, 해리하우젠의 재능은 그저그랬던 것 같다.   

이 작품에는 <공룡이외에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천둥소리>,<봐요! 마음 좋은, 그러나 변덕스러운 공룡들을!>, <무적신호>, <만약 내가,' 공룡은 죽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리고 <티라노사우로스 렉스>라는 6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사실 이 책 별 볼 일 없다. 작가의 이름이 레이 브래트베리라고 쓴 것만 봐도 알겠지만, 번역 엉망, 번역 글을 다듬는 솜씨 또한 엉망. 조잡하기 이를 데 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번역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는 편인데, 왜냐하면 전체적으로 읽고 나면 대강 무슨 내용인지 잡을 수 있기에. 하지만 이 책은 읽고 나서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웃긴 것은 여기에 수록된 <천둥소리>를 읽고 무슨 내용인지 갈피를 못 잡았는데, 나중에 다른 단편집에서 수록된 것을 읽고 이해할 정도.

무엇보다 이 단편집에서 특이할 만한 사항은 레이 브래드버리의 글과 함께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데이빗 위즈너의 초기 작품이 말이다. 네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참가해 각각의 단편에 삽화를 수록했는데, 그 중에<공룡 이외에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서 위즈너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흐흐 이런 행운이.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 것도 모르고 말이야.  

최근에 위즈너의 초기작품인<주사위 던지기, 2004>가 출간되었는데, <살아있는 공룡>이 우리나라에 1994년에 나왔으니깐, 휠씬 더 후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사위 던지기>가 2004년 작품이니깐 공룡은 그보다 10년도 더 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위즈너의 초기 일러스트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일단, 

 

 

 

현재의 일러스트보다 <주사위던지기>,<자유낙하>나 <1999,6,29>과 흡사하다. 거칠고 세련되지 못하며 정리되지 못한 시절의 일러스트. 아마 그가 자신의 라인의 세밀함을 가지게 된 것이 요즘 아닌가 싶다. 이 작품에 수록된 일러스트는 흑백이이기에 좀 더 어둡고 위즈너의 색감각을 볼 수 없지만 여하튼 유명한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의 초기 일러스트를 보는 것, 기분이 묘하다. 글이든 그림이든 꾸준히 쓰거나 그린다면 자신만의 세련됨을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위즈너의 현재작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초기작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라인과 색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세 사람의 일러스트도 나름 괜찮은데, 현재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람은 데이빗 위즈너 정도. 하지만 다른 작가들도 나름 그 분야에서는 유명한 전문가들인 것 같다. 이 책은 그냥 브래드버리의 보기 힘든 단편집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위즈너의 몇 일러스트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아주 만족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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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29 13:58   좋아요 0 | URL
글이든 그림이든 꾸준히 쓰거나 그린다면 자신만의 세련됨을 가질 수 있는 것....
아~~저 이 말에 용기와 의욕이 불끈불끈해요.
ㅎㅎ나이는 상관없는거죠?

기억의집 2010-09-30 09:58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런 사람들 보고 의욕과 정열을 불 사르는데요^^
문제는 며칠 안 간다는데 있지만요.

박완서님도 불혹에 등단했는데요. 뭐.
우리도 그렇게 해보자고요^^

2010-10-01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5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