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의 선물
김소연 옮김, 다니구치 지로 그림, 우쓰미 류이치로 글 / 샘터사 / 2005년 7월
절판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단편은 <느티나무의 선물>이다. 이 한장의 그림만으로도 이 책이 만족스러웠다. 흑백이지만, 나무의 푸르름과 나무 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내 멋대로 색칠하고 상상한다. 머리 속에서 색연필로 색칠한 나무의 푸름과 햇살은 지면 저 너머까지 확장된다.

한동안 잊고 있었다. 좋은 책이지만, 다른 책들에 치여 들춰보지 않고 쌓여 있었다. 그러다 오늘 우연히 들춰보다, <재회>라는 단편을 다시 읽었다. 예전에 읽었을 때도 인상 깊었지만, 오늘 다시 읽으니 가슴이 찡하다. 도쿄에 사는 이와사키씨는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자신의 경력이 어느 정도 인정 받자 지방도시의 대형호텔에서 의뢰가 들어왔고, 그 의뢰건 때문에 그 지방에 머물려 신문을 보다가, 23년 전 이혼한 아내를 신문속에 실린 사진에서 발견한다. 젊은 시절 일찍 결혼한 그는 업무와 그에 접근하는 여자들때문에 성실한 결혼 생활을 유지 하지 못하자, 이에 화가 난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젊은 혈기로 이혼을 한다. 이혼 후 그는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아들 둘을 낳고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 그런 그가 업무차 들린 한 호텔에서 신문을 읽다 자신이 젊은 시절 결혼했던 여자와 성장한 딸이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기사를 읽게 된다. 그 딸은 아버지의 피를 물려 받아 화단에 주목받는 유망한 화가로 성장해 있었던 것이다.

"내 딸이 이 도시에 있다."

그는 도쿄로 돌아갈 비행 시간을 취소하고 딸의 전시회를 방문하기로 맘 먹고 화랑을 방문해 딸의 그림을 둘러본다. 그림을 보는 동안, 그의 전처가 그의 등뒤로 스쳐 지나간다(아마 그의 부인은 세월이 흘러 외모가 변했어도 그가 전남편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란 생각이 든다).

그는 전시회를 둘러보고 자신의 딸이 그린 그림 한점을 산다. 그러자 그의 딸이 자신의 그림을 사 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다.

그는 자신이 아버지였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긴장한 딸 앞에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전시회를 떠나는 그에게 아내와 딸은 그를 바라보며 인사를 하는데, 그는 화랑을 나오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빰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이 장면을 보면 독자인 나 또한 가슴에 눈물이 흐른다. 자신이 딸에게 아버지란 말 한마디 못하고, 타인에 불과하다는 것때문에
)

화랑을 나와 길모퉁이를 돌다 다시 한번 돌아보는 순간 그는 자신의 아내를 발견한다. 그의 아내는 그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그 또한 "저 편의 아내"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아마도 자신의 딸을 잘 키워 주었다는 감사의 인사였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객기로 자신이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철없던 맘이 나이 들어 자성의 고개숙임이므로.

나는 이혼에 관대한 편이다. 그래서 자식 때문에 이혼할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이가 안 좋은 부모를 두느니 차라리 한부모라도 자식의 버팀목이 되주는 게 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단편을 읽으면, 한 지인이 떠 오른다. 그녀는 이혼 가정이었는데, 결혼전 이혼한 부모님 사이를 오가다가 결혼했을 때는 아버지와 인연을 끊었다. 그리고 자신의 친모와 왕래하며 아이들에게도 두 명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아닌 한명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만 인식시켰다. 아이들은 여전히 지금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엄마의 생부인줄 알고 있다. 14년 동안, 별탈 없이 살고 있다. 언젠가 한번 나는 그녀에게 친부 한번 만나 보라고 권유했다. 핏줄이 너 하나인데, 안스럽지 않냐고? 손주가 커가는 모습 보고 싶을 텐데... 한번만이라도 뵙는 게 어떠냐고 말이다. 시누이인 그녀는 나중에요, 애들 다 커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만나보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 후 더 이상 말하지 않지만, 이 단편을 읽으면서 올케의 아버지가 나이가 들수록 딸을 그리워하는 그녀의 아버지가 떠오른다. 내 딸이 이 도시에 있다는 말이 가슴이 와 닿는 건 가까운 지인이 그런 상황이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혼으로 생부와 타인의 삶을 사는 그녀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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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2013-02-25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야 아이도 행복하다지만 그렇다고 이혼을 마냥 찬성하지도 않아요. 나중에 이룬 가족 관계가 복잡해지는 것도 있구요....
이 책 예전에도 포스팅 해 주신적 있으시죠. 그때는 맨 위의 그림에 대한 것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잘 지내시죠^^

기억의집 2013-02-25 23:52   좋아요 0 | URL
흐흐 희망님, 그럼요. 잘 지내죠. ㅋㅋ 희망님 올 이월은 못 만나고 어영부영이네요. 저 피부 레이저 했어요. 그래서 더 만나자는 말 못 했어요. 큭큭. 지난 수욜에 가서 했네요. 저 소원이 피부 레이저 한번 해 보는 건데 이번에 이벤트한다는 멜 받고 했어요~ 지금 얼굴이 딱지로 덮혀 있다는~ 나중에 딱지 떼어지면 울 한번 봐요. 근데 나 내일 이 얼굴로 엄마 차 태우고 시골로 내려간다는 거~ 삼월엔 날짜 잡을께요.

이혼 가족이 복잡하죠. 그래서 올케가 그렇게 독하게 아버지랑 끊더라구요. 첨 결혼 할 당시에는 뭘 천륜인데 그러나 싶었는데, 세월이 가니 울 올케가 잘한 결정 같아요. 덕분에 이집 저집 안 가고 편하긴 해요. 저희도 조카들한테 입 다물고 있구요~

2013-02-25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5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3-02-28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검색하니라 간만에 알라딘 들어와서
책은 안보고 여기 저기 서재 마실 다니고 있네요.^^
잘 지내시죠?

서재 이미지 사진 확대해서 보고
이 아침에 혼자 막 웃고 가네요.ㅋ
따듯한 봄이 시작되면 님의 얼굴은 더 화사해지겠군요?^^


기억의집 2013-03-01 21:13   좋아요 0 | URL
책나무님~ 반가워요. 왜 이리 뜸했어요. 아주 알라딘 떠난 줄 알았어요. 지난 번에 전화통화하고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알라딘에서 수다 떨고 싶어요~

저 대문이미지 친구의 카스에서 가져 온 것인데, 기발나죠. 벽에 갈라진 틈의 라인을 보고 누가 저런 생각이나 하겠어요. 발상과 적절한 배치가 끝내줘요. 부러워요. 저런 능력~

ㅋ~ 레이저는 더 있어야한다는데요. 저는 나이 드니 기미가 서서히 생기더라구요. 모르고 지나치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어느 순간 딱 눈에 꽂히기 시작하니 기미가 꼴베기 싫어졌어요. 계속 신경쓰이고...결과가 좋았으면 해요.


scott 2013-03-0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분의 열네살과 고독한 미식가를 읽었는데 그림이 사실적이여서 감동의 깊이가 배가 되는것 같아요.
삶의 이면을 차분하게 펼쳐나가서 만회 그이상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살더라도 행복할수 없다면 헤어질수 밖에 없겠죠.
기억의 집님의 사고는 열려 있으셔서 속이 후련해져요.

대문사진 클릭해서 보고 깜놀했어요.
스파이더맨 ㅎㅎ

기억의집 2013-03-01 21:19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작가의 느티나무의 선물과 개를 기른다는 것을 읽고 너무 괜찮아서 꾸준히 관심 있어하는 작가인데, 느티나무의 선물이 두고두고 기억이 남아요. 단편이 다 좋아요. 특히나 예전엔 스쳐지났던 재회라는 작품을 읽어보니 남다르네요. 제가 저 작품을 삼십대 후반에 읽었나 그래요. 그리고 나서 올해 사십 중반에 다시 읽었는데, 재회 읽으면서 나의 결혼생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결혼생활, 이혼, 불화 이런 결혼하고 겪는 일들이 주마등처럼 휙휙 스쳐지나가더라구요. 특히나 재회는 울 올케 생각나서....지난 번에 읽었을때는 올케의 그런 삶을 선택한 것이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이 들수록 올케 아버님이 안스럽네요. 그분도 재혼하셨지만 자식이 없으시거든요. 딸이 올케 하나인데, 타인으로 사니 이래저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

사고가 열려 있기 보다 좀 괴팍하고 괴상하죠. 저는 이 생각 저 생각 많이 하는데 좀 괴팍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ㅎ~
 
웨딩드레스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영화<도둑들>에서 전지현이 김혜수에게 던진 멘트인 어마어마한 쌍년이란 말을 듣고 어, 저말 어디 써 먹을 데 없나하고  기억창고 속에 보관하고 있었다.

 

이 작가가 창출해낸 독특한 캐릭터들로 넘쳐난  <알렉스>읽고 아, 이 작가라면 믿을만 하다라는 생각으로 그의 등단작품인 이 작품을 재.밌.게(이게 소설이니깐 재밌지, 정말 현실이라면 끔찍한) 읽었는데, <도둑들>에서 전지현이 한 멘트를 드디어 비틀어 써 먹을 수 있기 되었다. 

 

한 여자의 인생을 아작 낸 어마어마한 쌍놈 하나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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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2-0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전 [도둑들]을 안봐서 ㅎㅎ. 근데 [알렉스]를 가지고 있어요. 슈퍼바이백 기간이 6일 남았다는데 에이 넘길테면 넘겨라 읽고 싶을 때 읽을란다, 이러고 무시하고 있어요. 그런데 독특한 캐릭터들로 넘쳐나는 소설이로군요. 지금 읽는 책 다 읽으면 다음엔 알렉스 읽어야겠어요.

기억의집 2013-02-05 20:23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 도둑들 한번 보세요. 그 영화에서 전지현 무진장 매력적으로 나오더라구요. 김혜수가 죽더라는~

알렉스와 이 소설의 특징은 둘 다 어두워요. 정말 어두워서 읽는 내내 불안감이 미치도록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특히나 마지막에선 영화기법인 검게 사라지는 페이드아웃 같은 느낌이 나는 소설이에요. 유럽미스터리는 그닥 읽지 않았는데, 이 미스터리 읽고 좀 더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도 읽고~ 알렉스는 팔기 전에 읽어보세요. 굉장히 잔인하게 독특해요.

icaru 2013-02-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어마어마한, 주먹을 부르는 놈. 하나 나오나 봐욤 ㅋ

기억의집 2013-02-05 21:59   좋아요 0 | URL
어마어마한 정도가 아니예요.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지~ 라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는..... 때려도 때려도 속이 시원찮을 놈입니다. 맥 라이언의 프렌치 키스가 연상되는, 그 영환 귀엽기라도 하죠.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마어마한 쌍놈이었어요^^

아영엄마 2013-02-05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면서 한 인간의 삶을 이렇게도 망가트릴 수 있나 싶더군요.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출간되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기억의집 2013-02-05 23:2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는 여주인공이 사이코패스인줄 알았다가..완전 반전~ 스토리텔링이기상천외하지만 이 작가의 문장 무척이나 어둡죠. 읽는 재미가 없었다면, 중간에 그만두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끌리긴 했어요. 심연의 어둠속에서 나온 느낌이었어요. 휴~

scott 2013-02-06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렇게 간략한 리뷰에 급 반전으로 마무리
프랑스판 로맨스 서스펜스 인가봐요.^.^

기억의집 2013-02-19 22:11   좋아요 0 | URL
스컷님, 답글이 너무 늦었죠. 제가 좀 일이 있어서...애아빠 회사에서 감사 나왔는데 좀 걸리는 게 있어 설날 전후로 월급통장 거래 내역서 기억해 내느냐 힘들었어요. 하핫, 쓸땐 확실했는데 몇년 지나니 전혀 기억 안 나던데요^^

전~혀 로맨스는 아니예요.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작가의 역량이 굉장해요. 나이 들어 작가로 데뷔했는데, 프랑스에도 이런 작가가 있었나?하고 놀랄 정도예요. 이 작가의 이야기가 까맣게 어둡긴 한데, 전체적인 구성이나 기법은 입을 못 다뭅니다. 미스터리의 소설계의 대어를 낚은 느낌일 거예요. 문제는 어두워요. 그것도 너무~

2013-02-0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도둑들에 그런 명구가 있는 줄 몰랐네요. 그런 재밌는 표현은 주목을 해 줬어야 하는데~ 하긴 워낙 영화가 언어의 향연이긴 했어요.^^ / 그나저나 이 책, (어마어마한 쌍놈도 나온다지만,) 책 자체도 어마어마.. 왠지 두렵군요. 읽기가..-0-

기억의집 2013-02-19 22:14   좋아요 0 | URL
어마어마한 쌍년~ 전지현이 중얼거리며 말하는데 저는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전지현 매력 있어요~ 너무 자연스럽던데요^^

저는 좀 미드도 범죄물을 주로 봐서 그런지 이런 성향의 글이 끌리는데, 섬님의 취향은 아닐 것 같아요. 흐흐. 아, 정말 저는 이상심리 같아요. 왜 이런 범죄성향의 글이 끌리는지. 요즘은 로앤오더 1시즌부터 다시 보고 있다니깐요. 아, 정말 저는 왜 이러는지~

2013-02-19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기억님.. / 제가 기억님 취향을 쫓아갈 시간이 없다는 게 한스러울 뿐입니당~

기억의집 2013-02-20 09:03   좋아요 0 | URL
지인에게 알렉스 소개했다가 언니, 그런 책은 내 스탈 아니야란 소리 들었어요. 다 똑같은 책을 좋아하면 사는 게 재미없잖아요. 저는 이런 블로그의 장점은 같은 취향의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또 취향이 다른 서재인들도 만날 수 있어 좋더라구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불현듯 따스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읽고 싶어 선택한 책인데, 슬프게도 나는 잡화점의 타임라인에 벌어진 사건들에 대해 마음이 움직이지도 따스해지지도 않았다. 사건이 결말로 치달을수록 작가가 독자에게 억지 감동을 짜아내는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제 내 나이가 이런 신파적이고 인위적인 감동에 주파수가 맞춰지지 않는다는 것. 7,8년전에 이런 책을 읽었다면 며칠동안 따스한 전율이 흘러 주변 모든 것이 훈훈해졌을텐데..... 내 마음이 차가워진 것인지 아니면 이런 류의 이야기에 빠삭해진 것인지, 구태의연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소설이었다. 이제 게이고 소설, 됐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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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13-01-1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이고..당분간 안읽을려고 하는데 이책 언젠가 드라마로 나오겠죠.

기억의집 2013-01-17 08:51   좋아요 0 | URL
저도 더 이상 안 읽으려고 하고 있는데, 신참자만 읽고 더 이상 끝~ 하려고요. 게이고는 가격이 너무 쎄요. 우리나라에서 하루키보다 인기가 더 많은 듯 싶어요. 도서관에 가면 게이고 작품 없는 게 없더라구요. 제가 보기엔 게이고는 딱 글의 프레임이 있는 작가 같아요. 맨날 그 자리에서 맴맴 도는 작가라서 재미로 읽기에 딱 좋은 작가이긴하지만 그 이상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영엄마 2013-01-16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말에 중고 추리소설 구입이 과했다 싶어 책 구매 자제 차원에서 방문 자제중이라 간만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 (남편이 당분간 책도 읽지말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조금씩 읽고 있어요~.) 게이고 작품이라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두긴 했는데 구입은 뒤로 미루어도 무방하겠군요.

기억의집 2013-01-17 08:57   좋아요 0 | URL
눈은 좀 어떠세요. 이제 많이 좋아지셨죠~
수술하고 안 읽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의 애아빠도 수술하고 회사 업무때문에 컴 봐야해서 그런가 눈 나빠져서 안경 다시 써요. 그래도 하루 종일 안 읽고 한시간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데요.

전 책 사서 읽고 무조건 헌책방으로~ 이 책도 읽고 팔았는데 그 전에 빌려드릴걸. 요즘 아들을 멀리 보내니 딸애 혼자 있어 만나자는 말도 못 하겠어요. 자긴 혼자 집에 절대 있기 싫다고..둘이 집에 있으려니 아주 답답해 죽겠어요. 둘째 개학이 28일이니 말일에 모임 가질까요? 희망님께도 물어봐야겠다.

희망으로 2013-01-18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중고로 떴을 때 살까말까 망설였더랬는데^^
전 언제나 콜입니당~ 앗 30일엔 안과 예약이 잡혔당....

기억의집 2013-01-21 21:52   좋아요 0 | URL
왜 눈이 이상 있어요? 2월 초에 볼까요. 구정이 앞이긴 한데, 이번 구정 주말껴서 명절 같지도 않더만요. 어찌할까요? 카톡으로 연락해서 조율할께요^^
 
언어의 진화 - 최초의 언어를 찾아서
크리스틴 케닐리 지음, 전소영 옮김 / 알마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처음 언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사람은 갈릴레오였다. 그는 24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한정된 알파벳만으로 무한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챘던 것이다(촘스키 사상의 향연 p167).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자음과 모음, 기껏해봐야 24개의 조각들이 단어를 만들고 문장을 만들어 표현하는 것이다. 그 조각 모음은 실로 놀라운 무한 표현력을 발휘하면서 우리를 동물과 다른 개체로 구분지어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늘상 우리가 말하고 쓰는 언어에 대한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한다. 만약 언어가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우리의 표현 수단은 몸짓 언어와 그림 언어로 대체될 것이고 아무래도 표현 능력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인류 발전은 꿈도 못 꾼 채, 어느 숲 속 나무줄기에서 늘어지게 낮잠자는 삶에 만족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 그런 일상도 나쁜 것도 아니지! 하지만 그 재미난 책을 못 읽어!). 그렇다면 언어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이 책은 그 언어의 기원을 말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언어학은 촘스키의 생성문법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언어학에서는 대세이다. 그런데 지금 촘스키의 생성문법론을 반격하는 또 다른 언어론이 등장하며 서로 언어학의 새 지형 판도를 짜려고 시도하고 있다. 촘스키의 생성문법론은 인간은 누구나 언어문법을 타고 났다고 생각 한다. 그래서 우리가 만 두돌이 지나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생성문법론에 반격을 가하는 사람이 스티븐 핑커와 폴 블롬 그리고 촘스키의 한 때 제자였던 필립 리버만이다. 새로 등장한 핑커와 블롬, 그리고 리버만의 언어학도 진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촘스키의 진화론적 언어와 다른 점은 촘스키의 생성문법론은 굴드의 진화론적 관점에서 서 있다는 것이다. 언어를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레 생긴 부산물로 본 것이다. 반면에 핑커와 블룸은 언어가 순차적으로 진화했다고 보는 도킨스의 적응주의 관점에서 보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언어는 본질적으로 순차적이라고 생각한다. 순차적 의사 소통의 기초 단위는 명사와 동사, 그리고 이들을 하나로 엮을 때 사용하는 구조와 소리의 규칙이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리버만은 우리의 뇌 속에 언어를 담당하는 기관이 따로 존재한다고 보는데, 퍼그슨씨병이나 뇌를 다친 사람들의 임상실험에서 그는 우리의 뇌 속의 기저핵이 언어를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촘스키의 생성문법론이나 핑커의 순차적인 언어론에 대해 어떤 이론이 맞다, 안 맞다 할 능력은 없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관찰한 결과 촘스키의 생성문법론도 그리고 순차적인 언어론도 다 일리는 있다고 본다. 아이를 기관에 맡기느니 그 돈으로 책 사자! 주의여서 아이들과 있는 시간이 다른 엄마들과 많았던 나로서는 아이들의 언어를 자세히 관찰 해 볼 기회가 많았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태어나면 목을 가누고, 뒤집고, 기고, 앉고,서고, 걷고 순차적으로 누구한테 배우지도 않는데 본능적으로 한다.

 

그리고 언어를 하는 데 있어서 정말이지 촘스키의 생성문법론을 지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이들은 한살 무렵부터 엄마라는 한단어를 시작해 불과 몇 달 사이에 신기하게도 문법적으로 체계를 갖춘 언어를 말한다. 빠른 아이들은 두 돌이 되기도 전에 어른을 능가하는 말들을 한다. 말이 늦는 아이들은 몇년동안 말을 하지 않다가 갑작스레 말문이 터지면 완벽하게 문법적으로 맞는 말들을 쏟아낸다. 그러다가 점차 자라면서 순차적으로 언어의 단순한 의미에서 추상적인 사고의 언어가 가능해 진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세심한 리스닝의 세계가 열려 있다고 보는데, 이 책의 저자에게서 그런 추론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아기는 부모의 언어를 배우면서 자신이 노출된 언어에 맞게 소리의 레퍼토리를 조정한다. 그들은 모국어의 소리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억양패턴도 구사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다재다능한 발음능력을 확실히 잃어버리므로 결국 어떤 언어의 소리는 발음할 수 없게 된다(p217)"  

 

아이하고 영어 공부를 하면서 더욱더 촘스키의 생성문법을 실감하는 것이 아이에게 처음엔 파닉스 위주의 영어를 공부하게 하였는데,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영어그림책으로 통문장 위주로 영어공부를 함께 하는데 이게 명사 위주의 파닉스보다 휠씬 더 효과적이었다. 길어서 혹시 잘 따라오지 못할까 걱정스러웠는데, 문장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그리고 듣는 것도 더 효과적으로 영어문장을 더 잘 이해한다. 리스닝도 그렇고 문장을 따라 읽는 것도 파닉스보다 더 세심하게 듣고 잘 읽는데, 얼핏 아이하고 영어공부를 하며서 아이들에게는 언어를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는 뭔가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짧은 문장에서 긴 문장으로 옮겨가는 데 있어서 아이가 받아들이는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촘스키와 핑커 이론을 반반씩 이해가 되었다는. 

 

문제는 이 책이 촘스키의 생성문법론이 가지고 있는 오류, 즉 언어는 어쩌다 우연히 획득한 부산물이라는 관점을 촘스키 자신이 수정하도록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우리 촘스키의 거대한 벽을 함부로 하지 허물어 트리지는 못했다. 촘스키의 생성문법론이 미국 언어학의 막강한 지배 이데올로기인데다 영향력이 큰 좌파 정치학자라는 점을 무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 단지 촘스키가 이제 그의 고집을 꺽고 언어의 진화를 말하자고 한다고 한다. 향후 그의 이론이 그가 스키너의 이론을 허물어뜨린 것처럼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의 이론을 뛰어넘지 않는 언어학이 나오지 않는 이상 그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굴드의 발생학 진화가 흔들리는 이상, 그의 언어학도 수정을 가할 때가 된 것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말문이 틔였을때의 그 신기함때문에 언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알파벳 그림책에 관심을 가져 수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호기심이나 의문을 해결해 준 책이었다. 만약 언어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그림도 그리고 음악 같은 문화를 심오하게 추상적으로 표현해 낼 수 없었을 것이다 . 언어는 극궁적으로 소통이 목적이기도 하지만 무한한 표현 수단이기 때문이다. 언어세계의 생물학적 진화에 혹은 언어에 관심을 갖는 분이라면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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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6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과 상관없이, 촘스키의 생성문법론에 대해 좀 더 경외감을 갖게 되네요. -인용구 흥미로워요. (생성문법론 대학교에서 대충 배워보긴 했는데, 그냥 대단하다는 느낌만 좀 받았고, 잘 몰라요.^^)

기억의집 2012-11-26 20:38   좋아요 0 | URL
인용구 이야기 하니깐, 생각났는데, 그제 늑대소년 봤는데....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맨 마지막 장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네요. 언어 획득은 시기가 있다고 해요. 그 시기를 넘기면 말을 못 한다고 하더라구요.김장 끝나고 올케가, 조카(그러니깐 저한테 조카, 올케한테는 딸) 데리고 늑대소년 보러 갔다오면 안 되냐고 부탁을 해서 조카랑 우리 애들 데리고 극장 가서 늑대소년 봤는데요, 올케가 예매하면서 언니, 그거 눈물 없인 못봐요. 수건 드릴까요? 하면서 예약해 주었는데, 눈물 안 나오더라구요. 대신 에잇, 송중기가 말하는 장면 보면서 뻥도 참...이랬어요^^ 아, 저 너무 이성적인 것 같아요~

희망으로 2012-11-28 20:59   좋아요 0 | URL
저도 언어 습득 시기가 지나서 말을 배우는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들었어요.
기억의집 님이 평소 흥미를 가지는 언어, 진화와 관련된 책이네요^^
학자들이 자신의 이론에 대한 오류를 쉽게 인정하는게 쉬은 것은 아닐 것 같아요. 저야 잘 모르니 반박은 꿈도 못 꾸네요.^^

기억의집 2012-11-30 21:33   좋아요 0 | URL
늑대소년이 만화래요. 저도 몰랐는데, 울 아들이 웹툰이라고 알려주더라구요.
전 웹툰 안 보거든요. 애들은 일주일내내 뭐가 올라오는지 열심히 찾아 읽지만.

촘스키의 언어학도 한물 갔다는데,,,, 저도 이게 예전에 예스에 올린 거 찾아 올렸어요. 이 책 읽은지 하도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군자란 2012-11-2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기억의집 2012-11-30 21:33   좋아요 0 | URL
넹~ 군자란님, 이제 연말인데, 한해 마무리 잘 하세요^^

scott 2012-11-2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의 집님의 실제 경험(아이들과)이 곁들여진 살아있는 생성문법론이네요.
이런글 가끔이라도 좋아요. 읽고 또 읽고~
촘스키옹 오빤 강남스타일~동영상에 나왔던 모습이 번뜩 떠오르네요.
아이들이 맨처음 모국어 배웠던것처럼 외국어를 배우라고 하죠.
몇일전 어떤 기사에서 봤는데 아기들이 갖태어났을때 이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와 음율을 흉내낼수 있다고하네요. 하지만 커갈수록 퇴화하나봐요. ^.^

기억의집 2012-11-30 21:38   좋아요 0 | URL
큭 예스에 올렸던 글인데 알라딘에 안 올려져 있어 올려봤어요~

그러게요. 저는 촘스키 스타일 영상보고 완전 뒤집어 졌다는, 싸이 대단해요. 마돈나와 공연한 것도 보셨어요? 싸이 끝내주죠. 울 아들하고 딸냄은 마돈나의 명성을 잘 몰라서 마돈나와 한 무대에 섰다는 것의 의미를 잘 모르더라구요. 완전 영광~ 저 예전에 압구정 이비인후과에서 실제로 싸이 봤는데. 싸이 키도 크고 티비처럼 그렇게 없어 보이지 않던데요. 아우라가 있었어요. 근데 전 싸이 첨 보고 아는 사람 같은데..누구지? 이랬어요. 싸인이나 받을 걸.

그래서 일본이들이 나이 들어 외국어 하는 거 힘들어 하나봐요. 그쵸?~
 
추상오단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 요네자와 호자부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 작가는 사건의 트릭에 사로잡혀 결국엔 사건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의 정황이 트릭 속에 빨려 들어가는, 트릭 중심의 이야기를 펼치는 빈 껍데기의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읽고 이 작가를 다시 보기로 했다.

 

이 작가는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가지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고, 좋은 작품을 쓰고 싶어하는 열망이 평범한 독자인 나에게도 느껴진다. 뛰어난 캐릭터의 심리묘사나 인간에 대한 사유적인 성찰이나 군더더기 없는 스피드한 이야기의 전개를 말하는 게 아니다. 작품마다 뛰어난 인물묘사나 심리 묘사같은 정통 글쓰기 기법은 이 작가에게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하면 미스터리의 트릭을 작가가 요요처럼 화려하면서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가, 그게 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목적이라는 것을, 작가의 작품색이라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알았다.

 

이 작품 또한 놀라울 정도의 캐릭터 묘사라든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작가적 이야기 상상력은 결여되어 있지만, 구성적인 아이디어가 뛰어난 작품이다. 다섯개의 짦은 수수께끼 이야기가 사건과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제목에 나온 그대로 다섯개의 이야기를 쫒아 가다보면 합류된 사건 해결의 종착점이 보이고 그 종착점에서 서서 쫒아 온 다섯갈래의 길을 되짚어 보면 그 길의 지형이 환히 보인다. 끝나는 지점에서 약간의 씁쓸한 기분을 맛보긴 하지만, 그건  이야기 구성이 뛰어나서 좀 더 스케일이 큰 미스터리에 이 구성을 썼다면 좋았을 걸하는 쓴 맛일 뿐이다.

 

다음 작품에서 그는 또 어떤 트릭을 자유자재로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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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2-06-2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판의 퍼즐같은 작품"(?) 님 리뷰 읽으면서 이런 생각했는데, 퍼즐같네, 라는 게 쫌 진부하지만 가능한 표현일까요? 이 작가 작품 하나도 읽은 게 없는데, 부러진 용골 쓴 사람인가보네요.. 표지가 참으로 감각적, 쩝쩝
요요,처럼 자유자재라 하니, 아들 생각나요. 요요에 대한 열망은 하늘을 찌르는데, 어쩜 그리 감이 없는지, 비슷하게 생겨먹은 요요들만 집에 나뒹굴어요. 근데, 아이는 자기가 요요를 초등생 형아들처럼 못하는 게 실이 길어서,라고 생각하는지 가위로 자꾸 줄을 짧게 만드네요.

기억의집 2012-06-20 20:53   좋아요 0 | URL
이 작가는 작품이 퍼즐같아서 전체적으로 놓고 봐야하더라구요. 재밌어요. <인사이트밀>이란 작품을 첨으로 읽었는데, 정말 그 작품에서 남는 것은 트릭밖에 없었어요. 재밌긴 한데,,,,트릭의 기법이 너무 강해서 속 빈 강정같은 느낌의 작가였어요. 작품을 구성할 때 중점적으로 고민하는 게 아마 트릭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일 것 같아요.

요요를 자유자재로 화려하게 볼거리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저같은 범인은 그런 재주가 없는데, 이 작가가 그런 요요처럼 화려한 기법을 선보이는 작가가 아니가 싶었어요. 울 딸 요요 삼만원짜리 사달라고 조르는데 들은 척도 안 하고 있어요. 울 애들도 요요 줄 자르던데... 애들 맘은 비슷한가 봐요.

2012-06-20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구성의 묘미를 자기 작품세계의 목표로 하는 작가로군요. 왠지 땡깁니다. 그런 작품을 읽어본 기억이 없어서...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기억의집 2012-06-20 20:56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자아성찰이나 캐릭터간의 미묘한 심리적 갈등 이런 것에 능한 작가는 아니여요. 예전에 그런 요소가 웰메이드 소설이라고 착각할 때가 있었는데, 작품을 더 오픈해서 보니깐 이 작가는 자신의 창작 능력을 정말 잘 아는 작가더라구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소설적 요소를 잘 적용하는 작가랄까. 정말 부러워요. 이런 작가들이 있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가.^^

시골 도서관에 없겠지요. 흐흐.

아영엄마 2012-06-2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나름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작품 읽고 나서 작가의 다른 작품도 간간이 사보는 중이에요. 근데 저는 미미여사나 고타로의 작품을 선호하는 반면 큰 아이는 게이고의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네요. 추리소설의 묘미인 반전과 트릭 같은 걸 중시하는지 어제는 엄청난 반전을 보이는 작품 없냐고 묻더라구요.

기억의집 2012-06-21 13:01   좋아요 0 | URL
엄청난 반전, 지금 저도 머리 굴리고 있는데 딱 떠오른 것이 없네요. 최근에 유리고코로 읽었어요. 그것도 반전이라면 반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따스한 반전이요. 전 이제 게이고는 신간이 나와도 클릭하지 않는 것 같아요. 나중에 신참자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야지 하고 있기는 한데. 미미와 고타로는 저도 좋아해요. 고타로는 에스오에스 원숭인가 그거 읽고 실망해서 약간 주춤하기는 해요.

책읽는나무 2012-06-21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를 떡 주무르 듯이 하는 작가인셈이로군요?
음~
제가 볼땐요.
님도 엄청 떡 주무르 듯이 살살~~
쫀득쫀득한 맛이 나게끔 페이퍼를 쓰시는 것 같아요.
올리시는 글마다 책을 다 읽어보고프거든요.ㅠ

헉~ 민방위 어쩌고~ 2시부터 전국적으로 절전 동참하자고 방송 나오네요?
컴을 꺼야되는군요~~ㅠ
님도 들으셨어요??ㅋㅋ

기억의집 2012-06-21 15:11   좋아요 0 | URL
아뇨, 전 그런 관제 방송 나오면 쌩까는데~ 큭큭.
하든 말든 니네들끼리 잘 해봐라 이래요. 간만에 집에 있는 거라(주로 평일 이 시간엔 엄마네 있어요) 컴을 끌 수가 없어요. 알라딘 다니고 다음 미즈넷 좀 보고...흐~

재밌긴 한데 너무 자극적이라서..... 이걸 애들한테 읽으라고 권하긴 민망해요. 자극적인 장면들만 빼면 이야기 전개는 참 좋은데. 전 그래도 경찰소설은 요코야마 히데오가 더 좋은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