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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아래서
정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풍비박산이 난 집안. 뿔뿔이 흩어진 가족. 유흥가로 흘러가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하는 여동생. 그리고 대학 입학에 실패한 남자 주인공 정우. 젊은 시절 앓았던 폐병이 도져 끝내 숨지고 만 아버지. 그리고 주인공이 대학에서 만난 두 여인.그들의 사랑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주인공은 첫 대학 시험장에서 스쳐 지나간 여인 유영숙을 '눈부신 존재'로 삼고, 또 다른 여인 한영채는 '절대적 사랑'으로 삼는다.
헤밍웨이 소설 <황야의 이리>에 나오는 헤르미네가 돼 정우를 사랑하는 영채는 어린 시절 자신 때문에 숨진 동생에 대한 상처를 안고 끊임없이 자신 아닌 다른 얼굴로 영혼을 바꿔가며 성장한 여성. 영채는 정우와 나눈 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또 다른 누구로의 변신을 거부하며 헤르미네로 죽음을 맞이한다. '인간의 육신은 하나지만 거기에 살고 있는 영혼은 무수하다.' 한 청년의 추억담에 실어 작가는 영혼의 깊이와 사랑의 빛깔을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