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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모리 에토 지음, 이구름 옮김 / 모모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일본소설 읽은 거 정말 오랜만이다
이제 아이가 크니까 아이에게 읽어주는 책이 나도 재미가 있어서 매일밤 자기 전 침대에서 책 읽는 시간이 나도 기대된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아이가 없을 때 나 혼자 읽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책이 두꺼워서 읽는 데 오래 걸렸지만 소설이고 영화고 나는 판타지를 좋아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6학년인 아이도 재미있었단다
처음에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려고 고른 이유는 청춘 성장 판타지라고 해서 청소년 성장스토리라고 생각해서 였다
하지만 읽어보니 주인공은 청소년이 아니라 20대의 성인이었다
22살 다마키는 9년 전, 교통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었고 2년 전, 이모까지 병에 걸려 곁을 떠났다
소중한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이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는 생각에 공허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다마키는 자전거에 윤활유를 뿌리러 주기적으로 동네 자전거포에 자주 가게 되면서 자전거포 고양이, 고요미와 친해지고 자연스레 주인아저씨와도 친해지면서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는 끈끈한 사이가 된다
아저씨도 아내와 아들이 죽었기 때문에 서로 마음이 통했지만 노화로 고요미가 죽고 주인아저씨도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가겠다며 동네를 떠난다
주인아저씨는 떠나면서 다마키에게 아들에게 주려고 부품을 조립해서 만든 자전거를 선물로 주는데 그 자전거 이름이 모나미1호다
잘 달리는 로드 바이크라고만 생각했던 모나미1호는 사실 아저씨의 죽은 아들의 영혼이 깃든 특별한 자전거였고, 영혼의 끌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명계와 하계를 잇는 레인을 우연히 넘게 된다
다마키가 레인을 넘은 것이 아니라 자전거가 다미키를 태우고 레인을 넘은 셈이다
모나미1호 덕분에 사후세계에 가게 된 다마키는 헤어졌던 가족과 이모, 자전거포 고양이 고요미까지 모두 만나서 기뻐한다
처음 레인을 넘었을 땐 자전거에 영혼이 깃들었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이모의 설명을 듣고 자전거를 원래 주인인 자전거포 아저씨 아들에게 돌려줘야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모나미1호를 돌려주면 이젠 40킬로미터를 자신의 다리로 달려서 레인을 넘어 가족을 만나야 하는데..
자신의 힘으로 레인을 넘을 거라는 결심으로 시작한 달리기
아침과 점심시간에 달리기 연습을 하면서 가족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달리던 다마키는 휴일 강가의 산책로에서 달리기를 하다가 러닝팀 '이지러너'의 리더인 도코로씨에게 스카웃 된다
소중한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은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아무런 목적도, 목표도 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다마키가 레인을 넘어 사후세계에 있는 가족을 만나겠다는 의지로 러닝팀에 들어가 멤버들과 함께 마라톤 연습을 시작한다
이 세상과 저 세상의 경계를 넘는 특별한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다마키
러닝팀 멤버들과 주변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상처를 극복하고 삶의 의지를 갖게 된다는 결말인데 정작 다마키가 혼자 힘으로 40킬로미터를 달려 레인을 넘는데 성공한 이야기는 책에 나오지 않는다
러닝팀 멤버들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여해 출발하는 모습으로 책은 끝난다
책엔 나오지 않지만 아마도 다마키는 마라톤을 완주하고, 자신이 직접 달려 레인을 넘어 가족을 만나는 감격까지 누리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