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장날입니다 - 전국 오일장에 담긴 맛있는 사계절 김진영의 장날 시리즈
김진영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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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곳곳 오일장을 가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도시에서만 살아본 이들이라면 오일장의 추억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저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난 게 전부라면 전부일까! 나 역시 서울에서 나고 자란 까닭에 오일장을 경험할 기회는 여행뿐이었다. 그러나 여행 중에 만나는 것도 쉽지는 않다. 날짜별로 열리는 오일장의 특성 때문이다. 운이 좋아 오일장을 마주하게 되면 그 지역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장날 풍경과 장터 음식에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전국 오일장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다니고 경험한 이가 있다. 김진영 식품 MD는 직업이다보니 좋은 식재료를 찾아 떠난 그의 여정 가운데 자연스레 오일장과 지역 맛집들이 늘 곁에 있었다. 제철 식재료를 찾아 떠나는 길 위에서 마주한 수많은 요리와 먹거리들은 사진과 함께 책 속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그곳에 가서 먹고 싶은 음식들이 한가득이다. 이름도 처음 접해본 것들이 대다수이기에 그 맛의 가늠도 쉽지 않다. 그러기에 더 간절히 원하게 된다. 가보지 못한 대한민국 구석구석, 맛있는 음식 이야기는 그 어느 먹방보다 재밌고 흥미롭다.


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어울리는 음식들을 그 지역과 함께 소개하며 맛집에 대한 정보도 함께 있어 꼭 가보고 싶게 해준다. 자극적이고 광고가 가미된 마케팅이 아닌 진정성 있으며 댓가 없는 체험형 정보이기에 더욱 좋다.산청의 봄나물전도 먹어보고 싶고 고령의 우무리카노도 들이켜보고 싶다. 영암의 생고기에 달성의 흑염소 숯불구이까지 어느새 가봐야 할 곳, 먹어야 할 음식의 리스트가 채워진다. 오일장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나와 나의 옆지기는 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 봄나들이를 떠날 계획이다. 목적은 하나! 전국 방방곡곡의 오일장 경험해보기!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음식이 벌써부터 기대되고 설레게 해준다. 그 일의 마중물이 되어준 이 책이 고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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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그림 - 고통과 환희를 넘나든 예술가 32인의 이야기
이은화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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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화 저자의 책 [사연이 있는 그림]은 그림과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내용으로, 32명의 작가와 그림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의 화가와 작품이 잘 알려진 그림들이기에 조금 더 디테일 있는 이야기에 몰입하기 좋다.

책을 통해 렘브란트의 [야간순찰]이 반달리즘으로 인해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복원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닥 좋아하는 그림은 아니었지만 문화재나 문화적 예술품을 파괴하려는 반달리즘에 의해 수차례 찟기고 훼손 당했던 그림의 운명이 참으로 기이하게 느껴졌다. 보편성과 익명성을 부여하고자 의도적으로 인물의 뒷모습만 그린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가 아내를 그린 [창가의 여인]은 이 책의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는데, 그림과 화가의 인생이 참 많은 이야기를 건넸다.

스페인 화가 호아킨 소로야는 너무 고되게 그림을 그리지 말았어야 했다. 결국 그것이 그의 건강을 앗아갔고 우리는 더이상 그의 아름다운 해변 그림을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제프 쿤스가 아내와의 성행위를 묘사한 작품으로 세간의 비판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저 귀엽고 재치있는 벌룬독이나 래빗 작품만으로 그를 평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편협된 것이었는지 알게 된 대목이다.

이처럼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알고 있는 화가의 이면에 놀라기도 하고 익숙한 그림 속 디테일이 가미된 스토리에 집중하게 되어 그림이 주는 힘과 예술이 건네는 흥미로움에 정신이 번쩍들게 된다. 마음을 움직이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예술이야기로 인해 즐거운 독서시간을 선물로 안겨준 책 [사연 있는 그림]이었다.




<상상출판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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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셀프 트래블 - 2023-2024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4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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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로의 여행길이 폐쇄되었던 지난 3년 동안 깨달은 것은 여행이 얼마나 나의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냐는 것이다. 갈 수 없는 상황이 되니 미치도록 가고 싶었던 해외여행, 코로나 시국 속 나는 책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번 주 아들도 인천공항을 거쳐 해외로 나갔다. 여행은 이처럼 우리의 일상 속 꼭 필요한 요소가 되어 오늘도 우리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다.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 파리다. 파리 여행은 운 좋게도 여러 번 갔었다. 아름다운 청춘 시절 첫 여행을 갔었고, 가족과 함께 두 번째로 찾았다. 그때마다 필수품은 이것이었다. [셀프트래블 파리] 지금이야 인터넷이 발달되고 스마트폰으로 무엇이든 다 되는 세상이지만 나의 청춘 시절 해외여행은 여행 가이드북이 없으면 어려울 정도였다. 그 시절 어디를 가야 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고 여행지 필수 정보를 제공해 주는 가이드북을 늘 손에 꼭 쥐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 책이 바로 이 책 [셀프트래블 파리]다. 예전엔 꽤 두꺼웠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책을 분철해 가지고 갔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런 독자들의 니즈가 반영되어 새로 개정되어 나온 셀프트래블 파리는 부담 없이 꽤 슬림하다.


믿고 보는 셀프트래블 파리의 손꼽는 특징은 파리에 대해 이 책 한 권만 제대로 읽고 가도 어려움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파리 베테랑의 저자가 잘 정리해놓았다는 점이다. 특히 동선에 맞춰 루트를 짜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책에 나온 루트가 괜찮아서 그대로 따라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당일치기부터 6박 7일까지 각각의 여정에 맞춰 여행을 계획해 보자. 내 소망은 파리에서 한 달 살기!


파리의 꼭 가봐야 할 곳들부터 꼭 먹어야 할 음식들까지, 여유가 있다면 파리 근교 여행까지 함께 한다면 더욱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물론 나라면 박물관과 미술관, 갤러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테지만! 여행을 준비하기 전 이 책을 통해 파리 여행 전 알아야 할 것들과 프랑스와 파리의 역사, 추천 숙소, 출입국 방법, 시내 교통 등에 대해 미리 꼼꼼하게 준비하고 떠나는 걸 추천한다. 여행 가서는 그날 해야 할 일들 챙기기에도 바쁠 테니까! 파리는 역시 언제나 설레게 만드는 마법의 도시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나는 내가 경험한 파리를 떠올리며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파리 여행을 계획한다면 당신은 이미 위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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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는 혼란 - 인생의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당신을 위해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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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기력이다]와 [문제는 저항력이다]의 두 책을 집필한 박경숙 인지과학자의 [어른이라는 혼란] 신간을 읽으며 많은 것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문제는 무기력이다]와 [문제는 저항력이다] 두 책을 이미 읽었던 나로서 저자가 '하고 싶은 것은 많으나 되는 일이 없고 무엇을 할지 어디로 갈지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로 세월을 허송하고 있음'을 고백하는 문장 앞에서는 독자로서 꽤 혼란스러웠다. 이 고백은 나 같은 사람이나 나올법한 이야기인데 무기력과 저항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인 그가 이렇게 말하다니, '이 문제들이 꽤 중한 것이며 누구나 겪을 수 있구나!'를 깨달을 수 있었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엔트로피'는 무질서의 정도를 의미한다. 마음의 무질서를 심리적 엔트로피라고 하며 심리적 엔트로피가 낮으면 마음에 질서가 생기고 집중할 수 있으며 심리적 엔트로피가 높으면 마음은 무질서하게 변하고 정신없고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에 초월의식 수준일 때 제로 엔트로피 상태가 되고 엔트로피가 극대일 때 죽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엔트로피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좀 더 상세하게 접근해 볼 수 있었다.



무기력의 사막에서 저항이라는 복병을 만났고 혼란의 늪을 경험하며 저자는 이것을 엔트로피 증가라는 자연법칙으로 말하는 책 [어른이라는 혼란]은 지금 표류하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었다. '늪에 빠진 나를 건져올린 과정에 대한 인지과학적 보고서이자 신앙 고백서'인 이 책은 누구나가 포인트이기에 거기서 위안을 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어' 이런 독백이 책을 읽는 내내 흘러나왔다.


'엔트로피가 높아지면 에너지가 떨어져 우리는 점점 더 쓸모없는 사람이 돼가고,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면 죽음만 남는다'

'혼란에서 질서를 찾는 법은 먼저 힘을 빼고 다음에 훈련을 하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위치에서 메타 동기가 될 소명을 찾아 강력한 끌개에 이끌려 남은 삶을 매일매일 전부 다 연소하길 바란다. 혼란 속에서 헤매지 말라. 집중할 때 당신의 꽃도 피어날지 모른다. 운이 좋으면 곧 열매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운명에 떨지 말고 당신의 소명을 찾길 바란다'


'먼저 힘을 빼라. 그리고 훈련을 해라. 그러면 신이 너를 도울 것이다'

'커피 할머니가 시장에서 커피를 팔았듯이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하기로 했다'


책 속 커피 할머니 에피소드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잔잔하게 여운으로 남았다. 결론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법한 할머니의 삶을 보며 내 인생을 되돌아본다. 앞으로 펼쳐질 나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몇 주 동안 가족들이 아파 응급실을 여러 번 들락날락했다. 그저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지 병원에서 느껴본 시간은 지옥 같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상당한 분량의 위로와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 저자의 솔직한 자기 성찰과 딸아이와의 이야기를 읽으며 혼란을 겪지 않고 어른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힘든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커피 할머니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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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지구 상의 다른 종과 구별시켜주는 것은 음악이다. 본능적인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음악적 뇌로 접근해 다뤄 준 책이 이 책 [노래하는 뇌]다. 그렇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음악과 공생하며 살아온 인류에게 음악은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악기도 없던 시절에는 목소리로 음악을 만들었고 음악은 삶의 여러 순간 속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며 함께 존재했다. 

교가를 부르며 학교에 소속되어 있는 것을 깨닫게 되고 찬송가를 부르며 종교생활을 했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인권 노래를 부르며 함께 대의를 모았고 축구 경기가 열릴 때면 열심히 응원가를 부르며 승리를 염원했다.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서도 노래를 불렀고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도 노래를 불렀다. 이렇게 생의 구석구석 함께 했던 음악은 인류의 공통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선조들의 삶을 빚어낸 음악적 테마에 관한 족보인 이 책 [노래하는 뇌]는 인류가 일하는 낮 시간과 잠 못 이루던 밤 시간을 채워주었던 문명의 사운드트랙에 관한 이야기를 6개 유형의 노래로 설명해 준다.

음악과 인류의 공통 역사를 이해하면 음악이 어떻게 변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는지, 그리고 음악이 어떻게 인간 본성의 발달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작가의 의도대로  수만 년에 걸쳐 인류가 거주하는 여섯 개 대륙 곳곳에서 일어났던 음악과 뇌의 진화에 대해 설명은 유용했고  음악은 인류라는 종으로서의 정체성으로 빚어낸 핵심 요소임을 읽어가면서 깨달을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본성을 빚어낸 여섯 가지 유형의 노래를 우정, 기쁨, 위안, 지식, 종교, 사랑이란 6개의 범주로 나눴다는 점이다.  이처럼 음악은 여섯 가지 노래를 통해 세상을 빚어냈다. 책에서 노래라는 뜻은 굉장히 포괄적이었다. 모든 형태의 음악을 상징하는 간편한 약자로 멜로디 유무와 상관 없이 사람이 만드는 모든 음악을 노래로 지칭했기에 더 깊고 넓게 노래하는 뇌를 인류 역사 속에서 짚어보기가 가능했다. 

노래를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노래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나는 오늘도 노래를 불렀고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나를 위했다. 음악이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기에 이 책 속 다양한 노랫가사와 사운드트랙은 흥미진진한 주제가 되어 준다. 정말 저런 가사가 있었다고?  저걸 노래로 다같이 불렀다고? 뜨악하게 만드는 에피소드는 이 책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어 주었다.

#도서제공 #노래하는뇌 #대니얼j레비틴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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