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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일상에 담은 아름다운 정원, 요리, 책
단어벌레 지음 / 동아일보사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블로그 이웃으로 오랫동안 그녀의 글과 그림, 삶의 풍경과 눈을 맞추었다.
다른 블로그처럼 요란하지 않게 언제나 절제된 듯한 느낌의 삶과 글은
항상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부담스럽지 않았다.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그녀의 집은
사계절 내내 잘 정돈된 듯 풍경을 만들어 냈고,
공들인 사진과 멋스런 살림살이를 볼때면
가끔 그녀가 궁금해졌다.
그런 그녀가 책을 낸다고 부끄럽게 글을 올렸다.
많은 블로거들이 책을 내기에 그 자체가 요란한 뉴스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책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아끼며 그냥 그녀를 여지껏 지켜온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만을 느끼게 했다.
그녀의 책이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책은 생각보다 두꺼웠고,
역시 예상대로 그녀의 아름다운 사진과 글이 빼곡하게 들어 있었다.
많은 글들을 보며
그녀의 삶을 느낄 수 있었고
어느새 나는 그녀 속에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살림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살림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나와 데칼코마니이다.
하루 하루 안녕하게 살고 싶었던 소망처럼
그녀의 책은 화려하진 않지만
너무 느낌 충만한 책이다.

그녀의 정원 이야기에서 또 다시 정원에 대한 로망을 꿈꿔 본다.
고단한 노동을 수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되고 힘들지 않은 정원 일들은
계절마다 그녀와 가족에게 기대 이상의 기쁨과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리 이야기에서도 따라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
그 요리에 담긴 이야기들을 읽어볼때면 내가 마치 그녀와 차를 마시며 그녀로부터 그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책을 좋아하는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책의 고수를 알아볼 수 있다.
그녀가 자신의 책속에서 소개하는 책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좋은 책들을 많이 알고 있었고
그녀의 삶 속에서 아끼고 있었다.
역시 내가 상상하는 그녀의 모습 그대로를 투영하는 그런 책들이 그녀의 소중한 책들이었다.
그 중 그녀가 소개한 몇 권의 책은 나도 아직 읽어보지 않았기에 도서목록에 기록해 두었다.
이제 서점에 가서 하나 하나 찾아 읽어보기만 하면 된다.
사실 그녀의 닉네임이 궁금했었다. 근데 물어보지 않았다. 그냥 느낌으로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좋아하는 책 '서재 결혼시키기'의 원제를 블로그의 이름으로 사용했고, 닉네임은 서재 결혼시키기에 나오는 단어벌레 윌리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책은 우리를 숨쉬게 만들고
책 읽기는 또 다른 노동이 아닌 쉬는 시간임을 그녀의 책을 읽으며 느껴 본다.
책 속엔 그녀가 직접 촬영한 그녀의 사진들이 많은데 느낌 충만한 사진들이 마음을 울린다
이 사진 속 목련은 꼭 먹으로 그려보고 싶다.
책을 펼치자 마자 마주했던 글귀 하나
Better Mind Better Life For Woman
삶에 대한 잔잔하지만 힘있는 그녀의 에세이 속에 묻혀 며칠을 지냈다.
마음이 헛헛해질때마다 난 그녀의 책을 펼칠 것 같다.
그 속에 또 다른 나와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