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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a love letter to my city, my soul, my base
유현준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알쓸신잡으로 대중 속에 진입한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첫 번째 도시 에세이가 나왔다. 그동안 많은 매체에서 도시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에서 더욱 더 자세하고 폭넓게 그의 도시철학을 느껴볼 수 있었다.
유현준 교수를 만든 유년 시절, 청년 시절을 거치며 그 안에 공간과 도시가 주었던 메시지와 감정, 시퀀스를 느껴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애정하는 스팟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쉽게 지나쳐 그 매력을 간과하고 넘어갔던 곳곳이 눈에 들어왔다. 연인과의 추억을 만들고 쌓기 위한 도시의 사공간 역시 건축가의 눈을 통해 매력을 뿜어냈다. 때로는 혼자 있고 싶을 때 찾는 시공간, 일하는 도시로서 각각의 공간이 주는 의미까지 책 속엔 도시가 말하고 전달하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사람을 만드는 요인은 일생 동안 만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낸 공간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만큼 공간은 우리가 무시해서는 또는 쉽고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존재다. 책을 읽으며 이 도시의 나만의 공간은 어디인가 정리해볼 수 있었다. 누구나 본인만의 추억과 의미가 담긴 공간이 존재한다. 책은 그런 곳을 알려주고 느끼게 해주고 경험하게 해준다.
"나는 공간을 감정과 연관시켜 기억한다. 다양한 공간과 그 공간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한의원 약초 서랍처럼 여러 개 있다"
"나는 그곳에서 건물의 천장이 아니라 공간을 보았다. 이때 사람이 느끼는 공간이라는 개념은 물질이 아니라 머릿 속에서 연산해내는 정보라는 것을 깨달았다"(p140)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공간에서 일하는 것은 즐겁다. 자신의 일터가 동료를 리스펙트할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p147)
"공간은 항상 사람의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p203)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주변의 공간들을 의미가 있는 공간으로 채색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정도의 변화는 여러분이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p209)
"건축은 나의 위치에 따라 의미가 결정되는 상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p231)
도시에 살며 도시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우리 모두를 품고 있는 도시는 그 안에 속해있는 나를 바라보게 하고 나의 공간은 곧 내가 되며 나는 그 공간의 구성이 되니 말이다.
순간 순간 아름다운 순간들을 따로 따로 놓기 보다는 연결해서 별자리로 만들어보라, 그 별자리가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그 이야기 속 공간들이 곧 나임을 알게 된다는 메시지는 이 책의 제목이 왜 별자리라는 단어가 들어갔는지 책의 말미에서 이해가 되었다.
책 속 사진은 양해철 사진가가 찍었다. 도시의 모습이 도시를 말하는 글과 어우러져 이 책은 마치 도시여행을 떠나듯 그렇게 나를 곳곳으로 인도했다. 여행은 즐거웠고 또 다시 다음 여행을 떠나도록 나를 종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