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코브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 디 아더스 The Others 1
크리스토퍼 무어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이런 소설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상상력을 자극하는 SF,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경찰이 나오니 범죄 수사극, 한 마을을 탐구하는 걸로 해석할 수 있는 심리 드라마라고 해야 할까. 푸른숲에서 The others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고 언젠가 보았던 영화의 제목과 일치하니 일반적이지 않은 다른 것들과의 만남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나는 이 책을 읽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 좀처럼 나오는 등장인물에 몰입을 할 수 없었고 지루한 부분들을 어떻게 하면 빨리 넘어 거서 읽어 낼까 그 고민만 했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들을 많이 놓치고 말았다는 것을 알았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파인 코브는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미관 위주로 설계된 마을이어서 기능 면에서는 디즈니랜드와 다를 바 없다. 성업구역의 구조와 서비스도 주민들의 편의 따위는 별로 고려하지 않았다. (P184)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많은 권태에 찌들어 있다. 그런 대표적인 인물은 살인 사건을 담당하게 된 시오경감이다.

시오는 오랜 세월 대마초에 찌들어 있었고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자신에게 찾아온 반갑지 않은 손님, 권태라는 것을 알았고 그 권태는 일순간 무너지고 곧 그의 권태를 날려버릴 것을 찾으므로 권태가 사라져 버린다.

 

파인 코브 마을의 9월, 9월은 밝은 앞날을 예고하는 달이라고 한다. 그 달은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달. 관광객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마을이기 때문에 그간 많은 관광객을 치루고 조용해진 9월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그렇게 한숨을 쉬며 평정을 찾을 줄 알았던 파인 코브 마을에는 세 가지 사건이 일어난다.

첫 번째는 파인 코브 마을 남쪽으로 6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디아블로 협곡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 파이프에 작은 누수가 발생 한 것과 민달팽이 술집에서 블루스를 노래 할 가수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낸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베스가 목매달아 자살한 일이다.

 

첫 번째 사건과 마지막 사건이 서로 엮어지고, 두 번째 사건의 배경으로 깔리면서 이 세 가지를 풀어내는 것은 시오 경감이다. 앞에 말한 것처럼 그는 권태로 대마초에 찌들어 있다. 그는 대마초에 중독되어 있는 것이다. 시오처럼 어떤 것, 즉 우울증이라는 것에 중독되어 있었던 마을 사람들이 그 중독을 벗어나면서 생기는 부작용과 함께 마을의 평정을 찾는 소설은 대 활극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잔잔하고 주인공이 뚜렷하게 없는 글이고 마을 주변의 인물들 간의 각각의 캐릭터들의 활용이 눈에 들어온다.

 

작가는 어느 작은 마을 전체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그래서 항우울제 약을 복용하고 있다 중단했을 때의 반응과 그것과 함께 그 우울증과 함께 어떤 포식자라는 것을 하나 넣어서 일어날 것을 상상하며 소설을 섰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 소설의 전반은 관광객이 빠져 나가 버린 텅 빈 마을의 모습처럼 지루하다. 살인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그 어떤 호기심이 일어나기까지 작가가 서술하는 캐릭터들의 장황한 묘사들이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며 작가의 의도가 정말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착하고 착실하게만 마무리 되는 이 소설의 결말을 미덕으로만 치부하기엔 너무 부족하지 않을까.

 

왜 두 아이의 엄마가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구구절절한 사연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삶의 한 이면을 보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다.

 

사람보다 사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방사능 물질에 눈을 뜬 커다란 바다괴물과 그 바다괴물을 사랑했던 몰리와의 만남, 이별이었다. 간혹 바다 괴물의 부분이 서술되는 장면에서는 이 바다괴물 참 매력적이고 통속적이다 싶다가 어떻게 결말을 맺을까 궁금했었는데 작가의 천성이 착한 것인지 인간과 사랑을 이루지 못한 바다 괴물에게 사랑을 찾아주는 것 같으니 사랑 전도사라고 해야 할까.

권태에 찌들어 있던 시오에게도 그 권태를 벗어 낼 수 있는 사랑을 찾아주디 더욱 그런 것 같다.

 

작가의 결말을 생각해보자.

그가 원하는 인간의 삶의 모습은 어때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착하게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가. 사실 ‘칫, 착하게 굴기는’이라고 속으로 비웃었지만 그게 나쁘지는 않으니 이 소설의 결말처럼 뭐 괜찮은 결말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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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가미가제 독고다이 김별아 근대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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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을 무렵인 1944년 11월 25일, 필리핀 해를 순항하던 미국함선 에식스 호에 일본군 폭격기 한 대가 접근하여 아무런 공격 없이 다짜고짜 배를 향해 곤두박질쳤다. 필리핀에 상륙한 연합군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군 최고 사령부가 편성한 자살폭탄부대 ‘가미카제’의 첫 공격이었다.

가미카제 부대원들은 비행기와 배를 이용한 자살공격뿐 아니라 ‘인간어뢰’ 훈련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목표물을 바라볼 때는 적선의 한가운데를 겨냥해서 바랄 볼 것, 절대 눈을 감지 말 것, 죽을 때는 필살이라는 구호를 외칠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살 지침서를 한 권씩 배급받았다고 한다.

가미카제는 신풍 神風, 즉 ‘신이 일으키는 바람’이라는 뜻이다.” -지식e2 P176

 

 

얼마 전 내가 알고 읽고 있었던 지식시리즈 중에 발견했었던 ‘가미카제’에 대한 얘기였다. 아주 얇은 지식으로 느꼈던 것과 달리 심도 있게 알게 된 역사의 우울한 단편을 보는 것은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가미카제를 더 자세히 알아볼까 하고 뒤졌던 책속에서 발견한 역사는 피비린내가 물씬 났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으리라 생각해서 지식을 좀 더 케이크 시트처럼 한 겹 올려 책을 펼쳤는데 당혹스러웠다.

 

김별아의 소설은 오로지 ‘미실’말고는 없었던 차라 그녀의 문체를 느낄 만한 경험 또한 없어서 이었는지 책을 읽는 속도가 어찌나 빨라지는지 순식간에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십 여일이 지나도 리뷰가 써지지 않았던 마음고생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 작품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고민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웃고 읽었던 작품이었는데. 등장인물들의 기막힌 얘기에 작가의 역량은 이정도 쯤은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인가 고민스러워지기 했던 작품인데도 전혀 적응 할 수 없었던 활자들의 만남이었다.

 

아마도 나는 좀 더 심도 있는 역사의 얘기를 원했던 것 같다.

올미 할머니가 쇠날과 만나기까지의 비리고 역한 피 냄새 속에서 진정한 백정으로 태어나서 다시 피 냄새를 풍기며 갈을 갈며 인생을 시작하는 그 시작까지는 격동적은 삶이 깊은 한숨까지 몰고 왔다.

올미 할머니와 쇠날 할아버지 그의 아들 ‘훕시’는 모두 백정의 삶을 살아야 했지만 훕시는 그 피비린내 나는 곳을 떠나 완전한 양반의 족보를 가지고 있는 여자를 찾아 결혼하는 것이 인생을 다시 설계할 큰 중점을 두고 돈을 벌기 시작한다. 그리고 책 주인공의 화자인 ‘하윤식’이라는 1940년대의 일제 강점기 속에 있는 한 청춘의 모습을 담아 놓으면서 그때의 그 청춘이 얼마나 서글펐는지 다시 한 번 어이없는 역사의 진실 앞에 또 한 번 울분이 쏟아지게 한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하윤식이 가미가제가 되어 어떤 갈등을 펼치는지 보여주는 것이 아닌 하윤식이 태어나기 전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얘기에 더 많은 중점이 있다. 그들의 얘기는 우리의 역사이고 서글펐던 현실이었다.

우울했던 역사적 얘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계산된 웃음과 반전들이 녹아들어 있다. 그의 아버지 훕시의 외모에 대한 얘기는 절로 그려지는 모습이었고, 어머니의 모습 또한 쉽게 그려진다. 아버지가 그렇게 원했던 신여성, 그것도 순수 혈통의 양반집 딸인 어머니의 모습은 처해진 국가의 모습과 너무 닮았다.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명분만 있을 뿐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신발 한번 신지 못했던, 가난하고 배고픈 생활, 일제 강점기에 있는 우리의 모습. 그러나 그 속에서 변절자라는 말은 뒷등으로 흘려 놓고 손에 쥘 수 있으면 뭐든 쥐고 새로운 인생 설계가 필요했던 아버지 훕시의 부단한 노력과 치밀한 계산적인 삶. 모두가 움푹 파인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야 했던 인물들이다.

 

그의 형인 하경식과 동생인 하윤식과의 관계 또한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을 가져다주었다. 거우기 윤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녀 또한 그가 원하지 않았던 인생의 반전이 아니었던가. 아니 윤식이 형 대신 가미가제로 들어가게 된 그것이 가장 큰 인생의 계획에 없었던 반전이라면 반전일 것이다.

 

“다시 시작된 삶의 첫발자국은 걸음이 붉고, 뜨겁고, 비렸다” - 28P

 

훕시의 어머니인 올미 할머니가 훕시를 낳기까지의 그 과정이 이렇게 붉고 뜨겁고 비렸듯 운명이라는 것은 때로는 우연하게 오는 것이 아니라 뜨겁게 다가오는 것일 것이다. 윤식에게 다가온 현옥의 사랑이 운명처럼 뜨겁고 아프게 다가왔듯 그들의 인생이 뜨겁고 곡예비행보다 거 메스껍고 어지럽다.

우리의 운명을 걸어 두어야 할 마차가 없지만 그 어떤 것들은 꼭 살면서 발견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렇게 삶은 발견하고 견디며 기다리며 사는 것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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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카미노 On The Camino (특별부록 : '카미노 여행 준비 끝' 포켓 가이드) - 리얼 빈티지 여행! 산티아고 길에서 다시 태어나다
이신화 지음 / 에코포인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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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산티아고에 가고 싶은 열망과 동경으로 산티아고 여행기에 관련한 책을 몇 권 읽으면서 그 갈망과 원함은 극에 달해있었다. 어떻게 하면 아무렇게나 여행 가방을 쌓아 비행기를 타고 산티아고에 갈 수 있을까. 오늘 당장이라고 사표를 멋지게 이메일로 날리고 지금의 이곳에 미련이 없다는 듯 쿨하게 떠날 수 있을까.

아마도 나는 지금의 이곳, 내가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곳에 대한 묵직한 어떤 책임감이라는 것의 책 한권을 들고 있기 때문에 떠 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책을 읽어보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모두 다 짊어지고 있는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며 떠나던데 난 왜 이러고 바보같이 있을까. 더 고민이 많이 생겼던 여행기들의 나날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답답했던 것은 그들의 삶에 녹아있는 개인적인 고민과 방황이 간혹 나와 맞지 않는 소통을 원하는 것에서 내가 찾는 책이 아니구나 싶었던 산티아고 여행기들의 느낌이 대부분이었다.

 

내게 도착했었던 <On the camino>는 여타 여행기들과 차별을 좀 둘 수 있겠다. 정말로 책에서 말한 리얼 빈티지 여행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산티아고 여행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정보와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있듯, 타인의 아픈 경험을 통해 나에게 닥칠 오류를 막아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부분들도 참 많았다.

 

모든 책들이 하루 얼마큼 걷고, 무얼 먹고, 잠은 어디서 자야 할지 걱정하는 것들처럼 <On the camino>에서도 하루의 일상은 다르지 않다.

지도에서 오늘은 얼마큼 걸어서 어느 알베르게에서 잠을 잘지 정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보다 싸고 맛있는 식사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을지 계획하고 오류를 범하고 그것을 통해 독자들은 앞으로 계획하게 될지 모를 여행에 미연의 방지를 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그녀가 큰맘 먹고 샀던 비싼 고어텍스 재킷을 잃어 버렸을 때는 나 또한 얼마나 아깝고 속상하던지. 다음 알베르게에 꼭 그 옷을 주은 사람이 가져다 놓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건만 끝내 그녀는 비싼 고어텍스 재킷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이때 체크해 놓는 것이다. 절대 가방에 비싼 고어텍스 재킷은 걸치며 걷지 않기!

 

재작년 태국으로 여행을 가면서 핸드폰을 로밍을 해 갈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하다가 하지 않고 떠났었는데 같이 떠난 동생은 로밍을 해 가지고 갔다가 태국의 식당에 핸드폰을 놓고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다가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찾지 못했는데 그것 때문에 동생도 많은 금액의 핸드폰 요금이 나와서 속상해 했는데, 작가도 로밍해간 핸드폰을 분실해서 200만원이나 되는 핸드폰 금액이 나온걸 보고는 다시 한 번 로밍을 해가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었고 혹여 가지고 간다 한들 절대로 한시도 놓치지 않고 핸드폰을 사수해야 할것! 이라는 다짐이 생겨버렸다.

 

여행기인데도 어찌나 반전의 반전을 가져오던지, 이 작가 또 무든 실수를 했을까 하는 걱정에 작가에게는 미안하지만 웃으면서 그 다음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각 구간마다 이동 경로가 적어있고, 주변에 있는 알베르게, 맛이 괜찮은 식당들의 전화번호와 작가가 경험했던 식당의 분위기 등등이 자세히 적혀 있어서 당장 이 책 한권이라면 꽉 여며진 가방과 고어텍스 한 벌, 등산화 한 켤레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프랑스로 날아가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40여일을 걸을 수 있겠구나 싶은 괜찮은 여행 가이드북이라고 생각된다.

 

더욱이 작가는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끝이 나는 여행이 아니라 독일, 포르투갈까지 경유한 50여일의 여정이었기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이 여행의 경로가 더 탐이 나는 로드맵인 것 같다.

 

간혹, 나의 산티아고의 열망에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물어 본다.

왜 그렇게 산티아고에 가고 싶으냐고, 힘든 40여일의 길을 걸을 수 있겠냐고.

사실 나도 그 질문에 이렇다 할 대답이 없기는 하다. 다만, 그곳에 간들 내가 걱정하는 것들의 해답이 없을지라도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 어떤 순례자가 되겠다는 목적도 없지만 그냥 그 길에 내가 있고 싶을 뿐이라는 감상에 흠뻑 취한 답뿐이다.

 

여행기를 쓰는 여행 작가들이 간혹 부럽기는 했는데, 문득 나는 이 책을 다 쓴 작가는 이 책을 탈고하고 어떤 얼굴을 했을까 궁금해졌다. 나는 책을 읽고 마냥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아마 그녀가 그런 얼굴로 이 여행기를 썼기 때문이 아닐까. 그게 내게 전해져 온 것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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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외에는>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죽음 이외에는 머독 미스터리 1
모린 제닝스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피시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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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이었던 아메리카 대륙의 꿈 중에 한곳인 캐나다는 이민자의 꿈과 희망의 땅이었다.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친구들을 보면서 그들의 삶이 드라마틱 해보여 부러워했던 적도 있었는데 드라마틱한 삶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살기 힘들었다던 친구의 얘기에 잠시 우울했던 동경이 떠오른다.

 

내게 캐나다란 그런 곳이었다. 1캐나다로 이주해온 많은 사람들이 섞여 있었던 곳이었기에 다양한 문화와 인종, 종교로 혼잡했던 시대가 어디 18세기의 얘기일까 싶지만, 소설의 배경이 되는 18세기로의 여행을 위해 살짝 캐나다 역사를 살펴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 배경지식을 쌓아두면 작품을 몰입하는데 큰 힘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배경지식을 쌓아야 하거늘 늘 닥쳐서 읽어야 하는 역사들을 살피는 것이 고작이다.

 

1890년대의 토론토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당시의 이민자들이 겪었을 아픔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리고 시린 추운 겨울날 어린 여자소녀의 시체가 옷가지 하나 남아있지 않은 채 얼어 죽어있는 사건으로 이 소설은 시작된다.

사건을 해결하기위해 경관 윌리엄 머독은 죽은 여자가 테레즈라는 가정부였고, 그 가정부에게 있었던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 윌리엄 머독의 모습은 평범하고 표준의 경감처럼 보인다. 그의 모습은 텔레비전에 익숙하게 보았던 홈즈의 모습까지 겹쳐졌다. 하지만 그에게 있는 아픈 과거는 테레즈의 살인사건보다 더 흥미롭다.

그에게는 많은 상실이 있다. 전염병으로 약혼녀를 잃었고, 지적 장애가 있는 남동생도 잃었으며, 어머니까지 일찍 돌아가셨다. 그에게 혈육이라고 하나 있는 여동생은 수녀원에 들어가 버려 가족이라는 그룹에 있는 가족이 제대로 있지 않는 상실감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할 만큼 슬픈 개인사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얘기만으로 한편의 시리즈물이 나올 것 같기만 하다. 가족과의 관계도 이렇게 허망할 뿐인데 그는 종교적 갈등으로 직장 상사와 사이도 좋지 않다.

 

화려한 마차,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벨벳 재킷, 우윳빛 진주 귀걸이, 빛나는 브로치, 반짝이는 세련된 수제화의 가죽 구두들이 작품에서 읽혀질 때마다 18세기의 화려한 영화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이 작품이 스릴러라는 것을 잊고 있을 때가 있었다. 마차라는 교통수단을 통해주는 어감은 더욱 고전물이라는 느낌을 주니 더욱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머독이 해결해 나가는 사건의 실마리들의 반전들이 사실 많이 약해보이긴 하지만 작가의 서술을 느슨하지만은 않다. 그래서였는지 작품이 고전물이라는 생각이 들뿐 장르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더욱 작품에서 아쉬운 부분은 테레즈의 살인사건의 배후는 알겠고 그 배경 또한 상상이 가지만 테레즈의 모습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이 부족해서 해결을 했지만 그 과정이 많이 삭제된 단편 영화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보통을 읽다가 밑줄도 많이 치면서 읽는 편인데 술술 읽혀져서 밑줄 한번 없는 산뜻한 시리즈의 만남이었다.

이미 영화는 3부작으로 만들어졌고 2010년 현재 3시즌까지 방영되고 4시즌을 기다리고 있다는 이 작품은 시리즈적인 면을 많이 가지고 있다. 불완전한 개인사를 가지고 표준의 모습을 보이는 머독이라는 흥미로운 인물로 풍부한 소재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일 듯하다. 그래서였는지 그의 첫 번째 편을 읽고 나니 뒤에 이어질 머독의 활약이 기대된다. 그는 또 어떤 얼굴로 그늘진 그림자를 벗어날 수 있을까.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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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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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들을 전혀 접해보지 못한 터라 어떤 풍의 문체를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봤던 책이라 좀 신선했다. 간혹 이렇게 사전 정보 없이 덥석 안기는 책들 중에는 그동안 왜 몰랐을까 후회가 되는 작가들을 만날 수 있으니 더욱 반가웠다.

작가의 이력을 살피니 ‘아쿠타가와’상까지 받고 이 ‘쓰리’라는 작품으로는 오에 겐자부로 상까지 받았다. 범상치 않는 젊은 작가를 만났구나 싶어 더욱 반가웠다.

 

도쿄는 가보지 못했지만 일본 드라마를 많이 보는 나에게 도쿄는 매우 친숙하다. 물론 일본 드라마들도 도쿄가 아닌 로컬이 많기는 하지만 많은 로맨틱 코미디들은 대부분 도쿄에서 이뤄지고 대도시, 한 나라의 중심지가 주는 화려함과 거대함은 훌륭한 배경이 된다.

더욱이 얼마 전에 읽은 도쿄와 관련된 책을 읽었으니 이 책의 배경이 되는 도쿄가 더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진다고 할까.

 

처음 ‘쓰리’라고 해서 'three' 인줄 알았는데 일본식 한자식으로 읽어야하는 남의 물건을 훔치는 용어인 ‘쓰리’였다는 것에 제목이 주는 간결성. 간결하지만 너무나 직설적이다 싶은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의 지갑을 훔치는 직업으로 나오는 주인공이 이 책을 전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간결하게 와 닿는다.

 

화려한 도쿄의 빌딩 속,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통로, 혹은 거리에서 명품으로 잘 차려입은 니시무라는 사람들의 지갑을 쉽게 빼내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이다. 대단한 사건 없이 자신의 손기술만 가지고 하루하루 의미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가 이시카와와가 속해있는 어떤 단체속 우두머리 때문에 큰 사건을 하나 치러낸다. 그리고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지 못하다가 이시카와가 몇 년전 자신과 함께 한 사건으로 살해되었음 알게 되고 다시 자신 앞에 나타난 기자키는 또 한 번 니시무라를 사건에 끼어들게 한다. 이번에는 니시무라가 한편의 운명의 주인공으로 극을 짜와 시행하는 연극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은 너무나 뻔한 결말을 맺는 것처럼 느껴지게 끝이 난다.

 

언젠가 본 이병헌이 주인공이었던 “달콤한 인생”의 한 부분을 옮겨 놓은 느와르 같은 느낌을 받은 부분들이 더러 있어서 많은 소설을 영화화하는 일본에서는 이 작품 또한 언젠가 영화로 볼 수 있겠구나 싶을 만큼 영상미를 가미한 배경이 주루이루는 느낌이 없다고 할 수 없겠다.

 

단순한 구조 같지만 니시무라가 자신의 어린시절로 또 다른 삶을 하나 옮겨 놓은 듯한 아이를 만나게 하면서 자아를 다시 볼 수 있게 만들어 놓고 있다. 그것 때문에 운명이라는 굴레에 들어가지 않아도 됐지만 자신처럼 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책임져야 할 가족이 없는 니시무라에게 아이는 가족이며 거울의 뒷면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기자키가 말한 것처럼 누군가 이미 완성해 놓은 운명을 답습하고 따라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괴로움을 만나고 슬픔을 감당하는 것또한 이미 완성된 유명한 시나리오 일것이라는 것 또한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한 얘기라 크게 놀랄 화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맞춰지는 큐빅과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은 틀리지 않으니 그럴 수 있겠지 싶은 생각에 공감한다. 그래서 일까 이 소설에서는 그럴듯한 얘기들, 그럴듯한 구성들 너무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본이들에게 익숙하고 새롭지 않게 느끼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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