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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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덮고 있는 글 중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최인호의 첫 전작소설이라는 단어였다. 전작소설이라니? 글의 서두 부분을 읽으면서 작가에게 이 소설이 어떤 소설인지 마음이 먹먹해졌다. 사실 작가 최인호의 암투병 얘기도 책 때문에 알게 되었고, 그의 화려한 작가 이력에 나는 유독 그가 자신은 현대소설 작가라고 말했던 그런 소설만 골라 읽었다는 것에 놀랐다. 나는 그가 쓴 시대소설, 역사 소설을 읽지 못했다. 그 유명한 <상도>, <해신>,<유림>은 나의 책 목록에 적혀 있지도 않은 소설들이다.

아주 많이 조숙했던 나는 중학교 2학년때 학교에서 이문열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를 읽고 이상 문학상 수상작을 뒤지다가 처음 최인호의 작품을 읽었다. 고등학교 2학년때 문단에 등단한 그의 필력도 사실 부러웠지만 매번 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상업적인 작품의 구성미에 나는 더 높은 평가를 해 주고 싶었다. 어쩜 이런 소재들을 이렇게 맛깔나게 잘 찾아오는 것일까. 타고난 문장력이야 그렇다 치지만 소재의 발굴은 작가의 미덕인 것을 모두 갖춘 사람은 대체 뭐란 말인가 했었던 그의 작품들을 읽을 수 있었던 날들을 떠올리고 나니 나는 역시 그의 시대상을 다룬 소설보다 현대 소설에 더 매혹되어 있었다.

 

주인공 K의 이야기로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월요일로 이어지는 자아의 분열과 자아를 다시 찾아가는 얘기는 거울의 뒷모습이다. 내가 오른손을 들면 거울 속에는 왼손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다가오는 모습. 익숙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주인공 K는 아침 눈을 뜨면서 자신이 하지 않았을 행동들 하나씩 발견한다. 주말은 절대 울리지 않는 알람소리가 울리는가 하면 아내와의 잠자리에서의 실수들도 이상하다. 그리고 그가 사용하는 화장품의 브랜드도 바뀌어 있다. 마치 나의 집이지만 내가 아닌 나와 취향이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은 공간의 착각을 만들어 낸다. 나는 어떤 사람이라는 생각보다 왜 내가 하지 않았을 그런 행동들을 느끼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 하기 시작하며 서서히 K는 자신의 행적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분명 자신의 공간이고 자신의 시간이지만 K의 것이 아닌 것 같은 생각에 잃어버렸던 핸드폰을 찾고, 십여 년 동안 만나지 않았던 누이를 만나고 자신의 핸드폰을 주었던 낯선 사내를 만나고 그 사내에게서 받은 핸드폰에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아내의 낯선 영상이 찍혀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자신의 행적을 따라간다. 그것은 마치 작가가 그동안 많은 작품을 써 왔던 자신의 시간을 돌이켜보는 것과 같다. 지난 시간을 추억하거나 지나쳐왔던 기억들을 다시 들춰내고 있는 것 같다. 암투병을 하면서 손톱이 빠지는 아픔을 견디면서도 두달 동안 써 내려간 이 소설 속에는 작가의 지나쳐왔던 낯선 자신과의 조우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열심히 글을 쓰고 쓰는 작품마다 영화가 되었던 자신과 아픔을 견디고 있어야 하는 자신과의 조우. 낯선 도시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K가 작가 최인호가 아니었을까.

 

십여 년 만에 만난 누이에게서 느끼는 욕정과 욕망, 친구H의 욕설과 배신, 그의 정부 간호사의 갈구들은 모두 나의 이면 속에 잠들어 있는 제 2의 나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생각하게 된다.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난 다는 것, 너무 낯설고 무서워졌다.

 

소설이 흥미롭게 읽히지만 리뷰를 쓰기에 만만찮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벌써 몇 번을 썼다 지웠다가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살인 사건 하나 일어나지 않지만 긴장감 잔뜩 가지고 있는 것은 읽다가 나의 또 다른 자아와 만나는 일이 내게도 던져질 것 같아서일까.

<나는 곧 ‘나’가 되었으며, K1과 K2는 합체하여 온전한 하나의 ‘K'가 되었다>는 그의 말에 눈물이 맺혔다. 마치 작가 최인호가 아프지 않은 자신과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의 멋진 소설을 더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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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한 친구들 스토리콜렉터 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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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스산한 배경으로 서 있는 세 명의 사람들. 모두 동물 모양의 탈을 쓰고 있다. 사자탈을 쓴 사람 손에 들려진 피 뭍은 칼과 다른 한손에 있는 한쪽 다리. 그리고 표정을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모습. 동물원에서 사람의 한쪽 손이 발견이 되면서 시작되는 소설의 배경을 고스란히 가져온 것 같은 동물 가면을 쓴 사람들의 모습만 보더라도 이 소설이 가진 장르를 짐작 할 수밖에 없다.

넬레 노이하우스라는 작가의 전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작품을 먼저 만나 보았고 그곳에서 살인 사건을 풀어 나가는 피아 형사가 다시 한 번 등장하는 <너무 친한 친구들> 소설은 다시 한 번 독자와 작가의 탐색전이 이뤄진다.

 

오펠 동물원에서 발견된 사람의 한쪽 손, 그 손의 주인공은 동물 애호가였고 환경 시민 운동가였고, 학생들에게 존경받고 신뢰를 받은 학교 교사였던 파울리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동물 보호를 위해 해가 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모를 했고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앞장서서 가장 활약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는 너무도 많은 적들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맞서 도로 확장을 하는 건설 회사 직원들과 시의원들은 파울리가 달갑지 않다. 좋은 대학으로 갈 수 있었던 기회를 파울리 때문에 날렸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파울리에 대한 증오는 남달랐다. 또한 파울리는 이혼한 전처가 있었고 그 전처와 돈 문제로 심한 갈등에 있었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보다 그에게 너무 많은 적들로 인해 그를 해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용의선상에 놓였고 한명씩 붉은 볼펜으로 삭제를 하듯 그들의 알리바이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에서 독자들은 머릿속으로 그들의 알리바이를 영상으로 떠올려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스릴러 소설의 맛이라고 생각한다.

 

피아는 파울리라는 사람이 사지가 절단이 되어 여기저기 동물원에 뿌려져 버려져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하며 그의 주변 인물들을 살피는 과정에서 인간의 욕망을 살피게 된다. 무엇보다 채식 주의자였던 파울리가 일주일에 한 번씩은 고기를 먹으러 왔다는 부분에서는 인간의 양면성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동물의 탈을 쓰고 있는 표지처럼 자신의 욕망을 감추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소설이 주고자 하는 주제는 알겠는데 전작 또한 그랬지만 사건의 종결을 알리는 부분에서 좀 작가만 알고 있지 독자들에게는 친절한 설명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건의 마무리가 될 때 이러한 이유로 그런 사건이 발생하여 사람이 죽었다는 얘기가 과정에서 너무 많이 녹아버렸다는 생각이 많다. 물론 그런 추론을 끌어내는 것도 독자의 몫이긴 하지만 작가가 마무리 지어야 할 부분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작위적이지 않은 설정으로 독자들의 공감을 사야 주인공에 대한 연민이 생길 테니까.

 

피아의 얘기와 함께 풀어 내려간 이번 작품은 또 다른 흥미를 준다. 피아라는 형사에 대한 인물 탐구를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불우한 과거가 그렇게 알려진다는 것이 우울했다. 하지만 피아와 루카스의 만남은 여자의 로망일까. 어린 남자와의 로맨스에 살짝 흥분하며 읽어버렸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또 다른 시리즈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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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석의 100억짜리 기획노트
하우석 지음 / 새로운제안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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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기계발서 책들을 읽을때마다 우리나라 CEO들이 정말 책을 많이 읽지 않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든다. 책대로 실행을 옮긴다면 사람의 마음을 사는 방법도 많이 나와 있고 부하직원을 위한, 아니 한 조직의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있을텐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늘 부재시되고 있는 마음을 움직이는 그들의 노력을 볼 수 없으니 대체 이 책들은 누구를 위해 쓰여진 것일까 안쓰러울때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하우석의 100짜리 기획노트>는 진정한 자신만을 위한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한 자기 계발서라고 생각된다. 몇 달 전에 읽은 <기획서 다이어트>라는 책은 자료를 수집하고 수집된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한다면 <기획노트>는 전반적인 실습과 이론을 두루 갖추고 있다.

 

멋지고 좋은 기획이란 쉽고 간결하게 해야 한다며 스티븐 잡스의 예를 든 저자이지만 나는 앞으로 하우석이라는 사람의 책을 설명해주면 더 좋을 예가 될 것 같은 예들도 많이 있었다.

먼저 기획자가 갖추어야 할 것들 중에 가장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이 있다. 창조적 사고력, 논리적 사고력, 관계적 사고력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창조적 사고력이라는 말에 발등을 찍고 싶었다. 내게 가장 많이 부족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이라는 말은 쉽게 꺼낼 수 있지만 그 발상의 전환을 위한 창조적인 노력이 대체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민스러웠던 적이 어디 하루 이틀이겠는가. 그 창조적 사고력의 키워드는 세상의 삼라만상에 대해 알고자 하는 강한 욕구, 창조적인 사람은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P34)

이런 호기심으로 시작된 생각들은 아이디어를 가지게 되고, 아이디어는 축적하기 위한 박학다식한 지식을 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우려야 한다는 것. 그것은 결국 독서와 관련이 있다. 어떤 분야로 지식을 확장해 나가기 위해서 필수조건은 ‘독서’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런 지식을 통해 기획이란 어떤 것인가 묻는 질문에 과제를 파악하고, 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것이 지식의 원천으로 만들어진 정의가 아닐까 싶다.

 

기획서만이 아니라 책을 읽을 때도 주제를 파악 할 수 있는 글 또한 좋을 글이라 할 수 있듯이 좋은 기획서도 핵심 과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획서를 작성할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2가지를 제시하였다.

1) 설득하기 위한 충분한 근거와 자료가 있어야 한다.

2) 확실한 해결방안이 제시되어 있어야 한다. (p 70)

 

좋은 기획서를 쓰기위한 노하우가 가득 담긴 책에서 가장 크게 공감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영어를 배우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돈을 들이고 노력을 하지만 정작 영어보다 국어에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8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닌 나는 초등 학교때 국어가 그냥 국어였는데 요즘은 국어도 영역이 4가지로 나눠서 배우고 있다. 그만큼 국어 공부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영어에 대한 사교육비가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국어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로 나눠서 공부하는 초등학생들은 국어를 훨씬 더 많이 공부하지만 실상 우리는 그것의 이유에 대해 생각을 별로 안하는 것 같다.

국어 공부를 통한 각 능력 향상의 분야 중 문학 분야가 우리의 능력을 얼마나 많이 발전시키는지 알 수 있었다. 일기 쓰기, 시 쓰기, 수필 쓰기를 통해 나의 생각과 주제와 관련한 글쓰기 목적에 훨씬 쉽게 다가 설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 또한 훌륭한 기획서를 쓰기위한 연습중의 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표현이나 생각을 나, 개인에 맞추지 않고 주변인과 시대의 트렌드로 잡아 시야의 확장을 시키고 그것을 토대로 연습을 한다면 훨씬 더 좋은 기획서를 쓸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나는 기획서를 쓰는 것도 그렇지만 인생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닐까 싶다. 사물을 폭 넓게 보는 사람이 되어야만 오픈 마인드적인 기획자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것이든 수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를 갖추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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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속의 영화]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사유 속의 영화 - 영화 이론 선집 현대의 지성 136
이윤영 엮음.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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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은 아니지만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어떤 목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이 책을 읽는 이유와 목적, 그리고 책을 쓴 저자의 의도와 목적, 그리고 출판사의 책의 출간과 목적등 많은 이유들을 떠 올리게 된다. 분명 어떤 것이든 이유와 사연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책에 대한 나의 의문을 쉽게 풀리지 않는다.

<사유 속의 영화> 영화 이론 선집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화라는 재미있고 즐겁고 감성적이고 사실적인 어떤 이유속의 영화가 아니라 단지 학문적인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눌 것 같아서 첫 장을 펼치기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래서였을까 첫 장을 펼치고 약 십여 페이지를 읽는 순간 집중 할 수 없는 글 읽기의 목적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유속의 영화를 말하겠다는 저자는 역순도 아니고 주제별로 다뤄진 것도 아닌 시대별로 이론서를 꾸렸다. 그리고 그 시대 순으로 엮어진 것과 이 글을 쓴 저자의 목적에 대해 너무 쿨하게 서술했다.

<어떤 의미로는 좋은 자자가 그렇듯이, 좋은 글은 일정 정도 “분류할 수 없는” 것이다.

P9>

<많지 않은 글들이지만, 선집 형태의 책이 흔히들 하듯이 인위적인 틀-앞서 말한 재인식-에 따라 글 전체를 분류하기를 포기라고 단순한 연개기적 배열을 선택한 것은 이 때문이다. P 9>

<글은 때로 글 자체로 읽어야 한다. 인위적인 분류나 딱지 붙이기는 (나중에 일정 부분, 혹은 반드시 부정되어야 하는) 초보적 인식의 수준을 넘기 힘들고 거꾸로 이러한 행위가 통찰이나 인식으로 여겨지는 상황 _ 한국적인 ‘빨리빨리’의 상황-에서는 섬세하고 내밀하며 창조적인 사유가 들어설 자리는 없다. P10>

 

영화는 이미 사유 속을 벗어나 있다고 생각된다. 영화를 예술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은 영화가 예술 작품으로서의 사유가 아닌 사업으로 변질되어 있다는 생각 때문은 아닐까. 물론 영화가 사업으로 인식되어진다고 해서 그것이 예술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분명 오래전부터 이 책속에서 말하는 많은 철학자와 기호학자들까지 영화 속에 숨어져있는 많은 사유속의 이미지들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이 나에게 많이 버거웠다. 그래서 그간 이렇게 오랫동안 잡고 있었던 책이 별루 없었다. 그런데도 내게 삼백페이지에 달하는 많은 이론과 서술에 대한 잔상이 남지 않는 이유는 뭘까. 쉽고 편하게 흘러만 가는 책들만 골라 읽어서였을까. 그런 습관으로 결국 이렇게 무겁게 내려앉은 책들은 읽지 못하게 된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독서의 방향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론서를 찾는 이들에게는 꽤 정리가 잘된 책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그렇기 때문에 책은 포스트잇으로 빼곡하게 접어져 놓았다. 다만 저자와 다르게 내가 이 책을 따로 저술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니 그렇게 접혀져 놓을 뿐, 더 이상의 의미는 없어질 것 같다. 참 모호한 리뷰가 되고 말았다. 그만큼 책이 내게 그런 모호함을 많이 던져주고 말았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에 대한 사유는 크게 이중의 관계망 속에서 형성된다. 한편으로 그것은 어쩔 수 없이 구체적인 영화작품들에 의존해 있다. 개별 영화에 대한 비평이나 연구가 아닌, 아무리 추상적이 철학적인 글이라도 그것이 영화를 대상으로 진행될 경우 일정한 대상 의존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멀든 가깝든 이 사유는 구체적 영화작품과의 궁극적 대면 속에서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글을 읽을 때는 그것이 어떤 영화를 통해서, 어떤 영화와 함께 추동되었는가를 거슬러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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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 - 우리 건축의 구조와 과학을 읽다
김도경 지음 / 현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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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보았던 드라마들의 집들은 늘 한결같다. 특히 주말극이나 일일극들의 드라마속의 집들은 작은 마당이 있는 집에 건너 채까지 딸린 집에 온 가족이 모여 산다. 하지만 드라마속의 집과 다르게 우리는 마당이 있는 집보다 좁은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어야 하는 빌라들이거나 철문을 덜컹거리며 열리는 엘리베이터의 아파트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간혹 몇십 억짜리 빌라에 살고 있다는 연예인들의 집들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다.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의 집을 짓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현실이라는 땅에 주춧돌을 놓아 기둥을 세우고 처마를 내리며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집은 그런 집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드라마속의 집들 때문에 언젠가 그런 얘기들을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많은 아시아 나라에 수출이 되고 있는데 물론 그들도 드라마와 현실의 간극을 이해를 하며 알아가겠지만 마당이 있는 그런 집, 처마가 내려진 그런 정겨운 집들을 모두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네모난 아파트, 빌라가 아닌 겨울이면 고드름이 얼고 비가 오면 비를 피할 수 있는 처마를 가지고 있는 집들을 구경한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그런 집들이 우리에게 주었던 정서라는 것보다 더 그리운 것은 나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떤 추억이 사라져버린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이라는 이 책속의 많은 건축들이 고마운 책이다. 사실 집을 어떻게 짓는지도 모르고 집이란 그저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순간부터 내게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뿐, 다른 의미 속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책은 우선 평명을 다스리는 일부터 얘기를 해주고 있다. 공간을 만들기 위해 그 공간이 이루어재는 모양, 그 속에 단위 건축의 평면형이나 실 분화 특성을 지난 건축의 평면형등 평명의 유형에 대해 알려준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책을 읽기위한 스스로의 공감이 필요했다. 책을 읽을수록 전문적인 서적이라는 느낌이 농후하면서 읽을수록 어떤 지식을 얻는다는 느낌보다 활자를 그저 읽고 있다는 생각이어서 첫 장 평면이라는 부분은 며칠을 읽고 또 읽었다.

평면 속에 드디어 집을 지울 수 있게 되었다. 집을 짓기 위해 기단을 세우고 초석을 놓는다. 이곳에서 한국 건축의 지혜를 가장 많이 엿볼 수 있었다. 막돌을 이용한 석출기법은 많은 노하우가 있어야만 자동적으로 생기는 어른들의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초석위에 드디어 기둥이 세워진다. 언젠가 보았던 배흘림기둥의 모양의 설명을 들으며 보았던 절이 있었는데 그 모양이 대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궁금했던 궁금증만 증폭이되었던 적만 있었지 이론서로 만나는 그 정체성은 남다르다고 할까? 읽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놀라운 지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둥위에 가구가 세워지고, 지붕이 오른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에는 공포라는 것이 있다. 지붕사이에 붕 떠 있는 곳이라고 표현을 해야 할 것 같은 그 공간, 공포라는 곳을 알게 된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첫 번째의 지식이었다. 그리고 지붕, 곡선을 간직해서 더욱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지붕의 얘기는 참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이 책이 주는 어떤 전문적인 우리나라의 건축의 지혜를 알게 해줄 것 같은 느낌에 읽을수록 어떤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사실 그런 특별한 지혜를 느낄 수 없었던 부분이 가장 큰 딜레마를 간직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먼저 비교되는 대상이 있어야 우리 건축의 훌륭한 점을 좀 알겠는데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예들로 그것을 입증하기에 너무나 빈약한 예들이었다. 물론 다른 나라들의 예를 들며 그들의 건축과 문화를 폄하 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그간 우리나라의 집들이 모두 서구화 되어 버려 한옥이 거의 없다고 하겠지만 건축의 설명 대상이 모두 궁궐이나 절들이라는 것에도 안타깝다. 우리 건축의 우수성의 예로 들어주는 대상들이 궁궐밖에 안 남은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온돌방이 있는 집에서 살았었다. 그리고 이후 아파트로 이사를 갔었는데 작은 집, 장독대도 있었고 좁은 마당도 있고 겨울이면 따뜻한 온돌방에 식구들끼리 두꺼운 밍크 이불속에 모여 텔레비전을 보았던 그때가 간혹 그리울 때가 있다. 편안하게 누워 있는 소파보다 그때의 그 따뜻함과 정겨움이 유년시절의 늘 그리운 감성을 만들어냈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늘 온돌방이 그립다. 그런 온돌방의 정겨움을 아이들이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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