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사장으로 사는 법 - 내가 만드는 주말의 기적이 시작된다
마츠오 아키히토 지음, 전주희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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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사장으로 사는 법

 

 

인생을 바꾸는 무한 도전, 주말시장.

 

 

몇 년 전 재미삼아 본 점집에서 같이 갔던 지인들에게 모두 자기 사업을 하라는 점괴가 나왔었다. 모두들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퇴직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그냥 재미삼아 본 점괴에 다들 흥분하며 창업을 하면 훨씬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근거리며 어떤 창업이 맞을까 고민했었다. 사실 꼭 점괴가 그렇게 나왔다고 해서 하고 싶다기 보다 직장 상사 눈치 보며 이런 저런 스트레스를 받으며 있느니 내 장사 하면서 마음 편히 있자는 생각이 더 지배적으로 창업의 꿈을 키웠던 것 같다.

 

 

[주말 사장으로 사는 법]은 이런 마음을 충족시켜줄 얘기가 가득할 줄 오히려 나를 더 냉정하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가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창업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런 경우는 복불복의 결과를 주는 것 같다. 작은 아이템을 꾸준히 가지고 생각하며 차려 대박 나는 사람도 있지만 뭐든 어설프게 아무 정보 없이 시작하면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리는 일이 다반사다.

무엇보다 창업을 통한 장단점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이런 부분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냉정한 평가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창업의 장점은

1.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할 수 있다.

2. 스케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3. 일에 관한 모든 것을 자신의 재량으로 정할 수 있다.

4. 평가가 100%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창업을 단점은

1. 모든 위험을 자신이 감수해야 한다.

2. 회사라는 간판이 없어지고 사회적인 신용도가 떨어진다.

3. 일을 하지 않으면 수입이 없다.

 

 

위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오히려 장점이라고 말한 내용이 그렇지 않은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좋아하는 일을 해서 좋기는 하겠지만, 스케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부분은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다. 어떤 창업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선 직장은 주말은 쉰다는 개념이 있지만 대부분의 창업인 먹을거리인 대상은 쉴 수 있는 여건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더 열심히 남들 놀 때 일하고, 남들 일할 때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 같다. 주변에 상권을 어떻게 맞이하냐에 따라 다른 부분도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평가가 100%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반면 그에 상응하는 실패의 부담감도 모두 나 스스로가 짊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남의 돈으로 차려진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내 쌈짓돈을 가지고 시작하는 일이라면 더욱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할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 생활은 마음 편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속된 말로 “남의 돈 먹기 어렵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그래서 꾸역꾸역 힘든 직장 생활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며 가볍게 할 수 있는 주말 창업이 있다면 그동안 앞에서 얘기했던 창업의 부정적인 내용에 수정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을 것 같다. 어떤 일을 결심했다고 당장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아주 가볍게 작은 창업 아이디어를 만들어 일을 시작한다면 이것처럼 금상첨화가 더 어디에 있겠는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내가 사장으로 있는 그 공간을 통해 어쩌면 전혀 이해 못할 직장 상사, 혹은 대표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경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요즘처럼 고령화 사회가 되는 요즈음, 퇴직하고 나서 이후의 삶을 생각해보면 주말 사장으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워밍업으로 시작한 일이 주가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주말창업은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지 가장 중요할 것이다. 정보 수집을 위한 독서가 또 창업의 시작이 될 수 있겠다 생각되는 독서만큼 중요한 일은 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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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쉬게 하라 - 나를 괴롭히는 집착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정은지 옮김 / 토네이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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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연락을 한동안 못했던 지인을 오랜만에 만났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도 얼굴이 많이 핼쑥해 있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지인의 얼굴은 그가 얼마나 고민이 많았거나 업무가 힘들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매번 운동을 해서 살을 빼야겠다는 그녀의 몸과 얼굴은 너무 심한 마음고생 다이어트로 홀쭉하다 못해 아파보이기까지 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사회생활 속에 절을 떠나지 못하고 밥벌이를 해야 하는 그녀는 직장 상사와의 마찰로 많이 힘들어했고, 둘 중 누군가 떠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그런 지경에 이르렀었다. 강철 같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그녀가 어느 날은 퇴근하고 돌아와 옷도 벗지 않고 침대에 누워 눈물을 흘리며 지금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일화를 들으니 우리가 몸이 힘들어도 마음이 힘들면 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녀뿐만이 아니라 나 또한 직장을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과중한 업무가 아니라 조직의 불만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사람 때문이었다. 마음 고생하는 것이 싫었고 인성이 성글지 못한 나였지만 상대방은 더 형편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며 무시했었다.

 

 

[생각을 쉬게하라]를 읽으면 그동안 내가 평가하며 단호하게 뿌리치며 떠났던 직장 속에서의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됐다.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지금은 그때의 나의 실수와 잘못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나는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했지만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거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 또한 완벽하지 않은 사람인데 나는 상대방이 실수하거나 그의 허점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동안 일본의 스님들이 낸 책들 중 [생각 비우기나], [화내지 않는 연습]같은 책을 통해 마음의 수련을 쌓았던 적이 있었는데 이 책 또한 마음의 수련을 쌓고 마음을 다듬으며 나도 완벽하지 않으니 상대방도 그런 사람으로 그의 허물도 덮어주고 인정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뭐가 잘났다고 남들한테는 그렇게 강력한 잣대를 들이대며 살았나? 후회가 밀려오는 것이다.

책은 일화를 소개하고, 그 다음은 그것에 맞는 구절들을 소개한다. 한 장에 적힌 문장이 많이 없는 것도 있는데 한 장의 무게가 수십 권의 책보다 더 묵직할 때가 있다. 가끔 마음이 복잡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소장해야겠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책을 통해 반성을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욕심을 버려라, 비워라, 남을 탓하지 말고 너를 탓해라…….등등 이런 글귀가 때로는 부족한 나를 일깨워주기도 하지만 나의 부족만 탓하기엔 세상이 그렇게 깨끗하고 올바르지 않지 않나. 나는 그렇게 생각이 된다. 내가 나만 탓하기에는 너무 억울한 일들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나만을 탓하지는 말자. 물론 남을 탓해봤자 그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하니 소용없는 일이기는 하다. 그래서 남을 탓하기보다 나를 탓하며 그 일은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를 너무 탓하여 나를 모자란 사람으로 만들면 그것 또한 나를 너무 부족한 사람으로 만드니 이것은 또 나를 탓하며 살기엔 너무 억울하니 나를 탓하지만 그의 부족함을 함께 인지하며 빨리 잊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걸 가지고자 하는 욕심은 손에 쥐고 있는 행복까지도 빠져나가게 만든다.” P37 -담마파다

 

 

위의 얘기는 참 식상한 얘긴데도 정신이 번쩍 든다. 어쩜 나를 전부 탓하지 못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설교를 늘어놓은 자는 고상하고 품위 있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말을 늘어놓아도 그게 말뿐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소를 치는 자가 타인의 소를 가르치려 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럴싸한 말을 늘어놓아도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는 단지 한심한 게으름뱅이에 지나지 않는다.“” P55 _ 우다나바르가 제 4장

 

 

주변에 남에게 훈수를 잘 두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정말 이런 저런 말로 사람들을 혹하게 만들고 훈수를 두거나 혹은 가혹한 말로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 이 구절을 읽는데 나는 그녀가 떠올랐다. 훈수를 잘 두며 남에게 이런 저런 코치를 하며 남의 험담을 일삼는 그녀에게 누군가 이런 얘기를 전해준다면 그녀는 이런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선 내게 이런 얘기를 누가 한다면 나 또한 어떻게 그 얘기를 받아들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부분이다.

마음을 지배한 자가 삶을 지배한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만 믿고 의지 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힘든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일지라도 요즘 같아선 나는 정말로 나를 의지하며 나를 믿으며 나의 삶을 지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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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정유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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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건대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뇌성마비 장애인이 운이 좋다고 하면 아이러니하게 드릴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렇다.”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의 저자 정유선은 뇌성마비 장애인이지만 조지 매이슨 대학의 교수이며 ‘최고 교수상’을 받은 비정상인의 첫 번째 수상자가 되었다. 그녀보다 신체적으로 훨씬 자유롭고 훨씬 쉽게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노력을 통해 모두가 동경하고 받고 싶어 하는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그녀는 너무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자신보다 더 자유롭게 걸을 수 있고 말 할 수 있는 이들을 위한 용기 있는 권유가 담긴 책을 냈다.

 

 

닉 부이치치가 얼마 전 힐링 캠프라는 예능 토크쇼에 나오는 것을 봤다. 그의 눈물겨운 지난날을 들으니 마음이 편치 않지만 역시나 이런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것은 지금 나의 신체의 고마움이 먼저 든다. 그리고 그들의 노고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너무 편하게 살고 있는 지금의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는 것이 이들을 통해 얻게 되는 순서가 아닐까.

너무 예쁜 아이가 어느 날 고열로 시달리다가 그것으로 인해 말을 못하고 잘 걷지도 못하게 되는 운명을 타고 났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본인도 부모도 모두 절망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강철 멘탈을 만들며 즐거운 인생을 사는 그들을 보면 역시 주변에 그들을 그렇게 훌륭한 사람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 책의 저자 또한 그녀를 업고 학교에 다니며, 장애인 학교가 아니라 일반 학교에 보내며 견뎌야 했던 많은 눈초리와 고통스러운 시간을 함께 지탱해줄 부모가 있고 장애가 있어도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고 함께 해주는 형제, 자매가 있다. 또한 그녀가 공부를 잘했지만 그녀를 받아줄 대학이 없어 미국으로 홀연 단신으로 외국 유학을 갈 수 있게 해준 그녀의 집의 재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안한 얘기지만, 그녀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분명 그녀의 노력이 99%라고 생각하지만 그녀를 미국으로 보낼 수 있는 부모의 의지와 자본이 없었다면 그녀가 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 할 수 있었을까. 그녀가 성치 않은 몸으로 한국말도 잘 발음되지 않은 그 언어 구사력으로 영어로 수업 발표까지 해야 하는 그 환경의 어려움과 교우 관계의 고달픔은 물론 알겠지만 이미 미국에서 터를 잡고 있었던 그녀의 이모가 없었다면 그녀의 삶은 또 어떠했을까.

그렇지만 이런 자본과 깨우친 부모가 아니더라도 그녀는 한다면 하는 그런 사람이었으니 뭔가 이뤄냈으면 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페이지는 참 많다.

 

일그러진 얼굴, 실룩거리는 입매,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서툰 젓가락질을 해도 그녀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쉽게 보내지 않았다.

 

 

“그토록 바라던 기회가 찾아왔고, 더 이상은 도망가고 싶지 않았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실망할지 모르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리라.” P43

 

"누가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당당히 해라. 그 말 한마디가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는 내가 누군가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P48

 

"얼마나 울었을까, 한참을 울고 일어난 나는 다시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괴롭고 힘들어도 포기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P89

 

"내가 생각하는 장애란 스스로 심리적 한계를 긋고 자신과의 싸움을 쉽게 포기해버리는 행위 그 자체다.”P93

 

 

 

 

 

그녀의 얘기 속에는 이런 얘기들이 참 많다. 젊은이들을 위한 지침도 있고 청춘이 아니더라도 반성이 되거나 수첩 어디에 적어 놓고 싶기도 한 문장이 많았다. 가끔은 이런 문장들을 볼때면 그녀를 일으켜 세웠던 문장이라는 생각에 그녀에겐 환경이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녀는 그 환경적인 서러움에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아이들의 얘기에 눈물이 맺히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있을 수 있을까. 엄마가 분명 다른 친구들의 엄마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절대 엄마에게 먼저 왜 다른지 물어보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강인한 정신을 가지고 세상에 나온 엄마의 자식들은 다른 건가 어린 아이들이지만 존경까지 하고 싶어진다. 어느 날 그녀의 사랑스러운 딸이 생선은 머리를 좋아지게 한다고 하는 말을 듣고 엄마가 머리에 상처가 나서 아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생선을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일화들, 그리고 큰아들에게 엄마가 다른 엄마와 다르냐고 물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는 얘기 또한 감동스럽다.

 

 

그런 아이들과 그녀를 위해 헌신하는 남편을 만나고, 몸이 성치 않은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몸소 실천해 주셨던 부모를 만난 그녀는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그녀의 말처럼 이런 부모와 아이를 낳고, 남편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참 운 좋은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몸이 불편하지만 마음은 몸과 달리 훨씬 자유롭고 유윤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몸은 자유롭지만 마음에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 훨씬 많고 드러나지 않은 상처들로 마음을 다쳐 괴로운 날들을 보내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그런 부분으로 본다면 그녀의 몸이 불편하지만 그녀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다.

 

그녀의 아름다운 날들을 생각하면 그녀의 바람처럼 그녀는 참 괜찮은 사람이다. 누구보다 행복한 결혼 생활과 자신의 분야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는 그녀가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란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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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나는 나에게로 돌아간다 - 신현림 시인의 흔들리는 청춘들을 위한 힐링 응원 에세이
신현림 지음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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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부터 쓴 일기를 아직 가지고 있다. 가끔 읽을 여유도 없지만 오래전 일기를 들춰보고 싶은 마음이 자주 들지 않는다. 이유는 오랜 일기를 읽고 나면 지금의 내 모습이 많이 우울하기 때문이다. 분명 일기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대단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쓴 부분을 너무 많이 읽어 봤기 때문이다. 어떤 나이가 되면 정말로 그런 직업을 하고 있을 것 같았던 유년시절의 일기는 더욱 서글픈 현실에 서글퍼지곤 한다. 하지만 그런 일기라도 들춰보고 나면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후끈 달아오르는 빈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가끔, 아주 가끔 보고 싶기도 하다.

 

 

<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의 개정판인 <서른, 나는 나에게로 돌아간다>인 이 책이 오랜 나의 일기장 같은 느낌이 든다. 요즘 나이에 관련된 책들이 참 많이 나온다. 마흔엔 어떤 삶을 살아라, 스무 살은 이것부터 해라, 특히 서른에 관련된 책이 참 많다. 그런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 그때만 고쳐지고 좀처럼 삶이 나아지지 않는 느낌이 참 많이 든다. 하지만 이런 나이 관련 에세이를 읽으면 저자도 나처럼 뭔가 부족한 인간이며 같은 위로를 해 줄 수 있는 경우들에 위안이 된다. 비록 지나버린 나의 스무 살이지만 그렇게 살지 못했어도 어쩔 수 없는 과거이니 안타까워하지 말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읽을 때 뿐이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내 나의 일기장이나 혹은 내 친구의 얘기를 다시 듣는 것같아 얇은 이 파란 표지의 책이 너무 즐거웠다.

 

 

신현림 시인을 알게 됐던 <세기말 블루스>라는 시집을 통해 그녀가 대학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알고 나서 나는 그녀의 지루한 그 시간이 안쓰럽다가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이런 시들이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그녀처럼 문학이라는 공간에서 마음을 쉽게 놓이지 못하며 살았고 글을 쓰며 먹고 사는 일이 녹녹치 않은 일당직 아르바이트보다 훨씬 더 고단한 삶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그런 그녀에게 닥쳐오는 나이마다의 고비, 즉 스무살 때는 이렇게, 서른에는 이런 삶이 나의 모토가 되어 행복한 자아를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수학공식처럼 정확한 정답을 만들어내지 못할 때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그 당시 세상은 그토록 푸르고 아름다운데 나만 홀로 천천히 죽어가는 느낌이었다. 주체하기 힘든 인생을 어쩌지 못해 늘 불안했다. 서른 살이 오는 것이 무서웠다.” P26

 

 

 

생각해보니 나는 서른 살을 너무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며 시간을 보냈다. 스무 살 후반에 뭔가 이뤄져야 할 인생이 있어 보람찰 것 같지만 삼수를 해서 대학에 들어가 시와 머리끄덩이 싸움을 했을 작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나도 내가 원하는 글쓰기가 어느 목표 지점에 닿아 돈을 많이 벌고 명예도 가진 대단한 작가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러지 못한 나의 서른이 그냥 시시했던 것 같다. 시시한 서른을 맞이하고 한참 지나 저자의 글을 보니 나는 나의 나이에 너무 감각 없는 삶이었다는 것이 후회가 되었다. 그녀는 시를 쓰기위해 고민했고 고통스러웠다. 그것 때문에 수년 동안 불면증을 앓았고 그것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았었다. 그리고 원하는 시인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며 책을 읽고 자신을 다듬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적은 돈으로 행복해하며 추운 다락방 생활을 견뎌내었다. 그녀의 에세이를 읽지 않았어도 나는 그녀의 몇 편의 시를 통해 그녀가 지나온 질척한 땅의 습도를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 그녀의 부단한 노력의 일기장을 훔쳐보며 나는 나의 지난 스무 살을 반성했다. 아마도 누군들 이 책을 읽으면 말랑하기 만한 지난날이 우울할 수 있을 것이다. 단단하게 그 시절을 보냈다면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생각해 본들 다 부질없는 짓이다. 나는 지금의 나도 아주 나쁜 삶은 아니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시절 노력하지 못한 시절을 자책하거나 후회하는 일로 지금의 현재의 시간을 쏟아버리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녀처럼 나는 왜 그때 그토록 고민이 없었을까 생각해 봤지만 역시, 나의 그 시절 일기에도 그때만큼의 무게로 고민이 실려 있기는 했다. 단지 내가 그녀처럼 불면증에 걸릴 만큼 자신을 더 가혹하게 다그치지 않았다는 것이 후회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아무도 지금의 나를 탓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그녀의 그 고민에 나의 고민을 더해 우리, 그 시절 참 삶에 애절했다고 느끼면 되는 것이다.

 

 

그녀의 첫 번째 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가 처음에 성공을 했다면 그녀는 단단한 껍질을 하나 가지고 있었을까. 물론 그런 껍질 따위 필요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인생을 견뎌줄 성공을 원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녀가 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이런 시련의 나이테를 하나 더 가졌기 때문이라고 나를 위해서 위로 삼고 싶다.

 

 

뭐든 순박하게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설득당하다 좌절당하느니 저지르고 용서받는 게 낫다는 그녀의 사고방식이 있었기 때문에 추운 다락방 시절을 견디며 살 수 있었고, 그녀가 시인이자 사진작가의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명은 그녀의 저지르는 성격이 부럽기만 하다. 가끔 정말 용감한 사람들에 대해 진정한 “용자”라고 하는데, 어쩌면 그녀가 시인에서 사진작가로 거듭나는 생활을 해 왔던 것, 그리고 그녀가 싱글맘으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것을 보면 그녀는 진정한 용자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것 또한 그녀가 많이 아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그녀라고 아픔이 많았으니 다음에 찾아오는 아픔이 아무것도 아닌 그런 사람일까.

 

 

“ 사람의 외로움은 사람만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리라. 외로움의 한계를 넘어야 영혼의 눈이 뜨이고, 더 큰 사랑을 만날 수 있으리라.” P 54

 

 

 

에스프레소 같은 외로움의 엑기스를 만나봐야 나를 놓아주거나 던져줄, 혹은 가혹한 서러움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그녀의 이 말에 나는 한참을 멈춰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 그녀의 삶의 한 단면이 살짝 떠올랐다가 나의 오랜 고독을 함께 마주하며 앉은 느낌이다. 고독의 속살을 다 보고 다 알면서 누군가를 만나고 쓸쓸해하고, 그리워하는 행위를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단계까지 오르려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더 보내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였는지 그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과정에서는 웃음도 났다가 눈물이 맺혔다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녀의 마음을 읽는다. 그녀가 만든 질문들은 한번쯤 우리가 누군가에게 던졌던 질문들이고 들었던 대답들이다. 그때 그런 대답을 들었을 때 고작 그런 대답 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 그때의 상황을 외로워했었지만 지금은 그 대답들이 적절하다고 느끼는 것은 나도 그런 경험을 했고, 나이가 그렇게 먹었기 때문일 것이다.

 

 

“글쓰기는 정말 신나는 일이다. 폭우 끝에 떠오른 뽀송뽀송하고 보드라운 태양을 느끼는 일 같다. 모든 사건과 모든 감정을 의미 있게 만드는 글쓰기. 내 자신의 존재감이 커지는 치유의 글쓰기.” P149

 

 

시가 그녀에게 없었다면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용기 있는 그녀이니, 분명 다른 모습으로 살았겠지만 나는 지금의 신현림을 더 좋아했을 것 같다. 그녀에게 글쓰기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녀가 아닐 것이다. 그만큼 글쓰기는 그녀와 닮아 있다. 그런 그녀에게 글쓰기처럼 나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서 뭔가 이렇게 즐겁게 맞이하며 해 온 일들이 뭐가 있을까 많이 고민을 하게 됐다. 분명 그녀처럼 나에게도 글쓰기가 참 즐거웠던 때가 있었는데 그것이 사라져버린 그 시절에 나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사람이 변화하기 힘든 이유는 과거를 정리 못하고, 버리지 못하고, 애쓰지도 않으면서 매달리는 꿈들 때문이다.” P172

 

 

[섹스 앤더 시티]의 몇 시즌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때 캐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과거의 닻을 빨리 거둬야 한다고 얘기했었다. 그래야 배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 인생의 닻을 거두어 나아가야 한다는 말에 그동안 보았던 회들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내레이션이었다. 과거를 버려야 하지만 저지른 실수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기도로 모든 실수와 잘못을 삭제버튼 누르면 안 되는 것이다. 어쩜 우리는 너무 많은 변명으로 과거를 대신하며 지금을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오랜 시절을 꿈을 얘기만 할 뿐 그것을 다시 한 번 도전하기위해 애써 본적이 없다. 물론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 생각이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았던 적이 훨씬 많았었다. 내가 그토록 매달리고 있는 그 꿈이 나를 얼마큼 성장시키고 외로운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녀의 스무 살의 불면증처럼 서른이 넘은 내가 고민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보니 생각만큼 내가 원하는 꿈은 아주 큰 것은 아니었나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에게로 다시 돌아가는 꿈을 꿔본다. 신현림이 자신이 지나온 서른 살을 다시 돌이켜 보며 쓴 이 책을 통해 나는 처음 초반에 그녀가 쓴 이십대의 글이 풋풋하지만 서른을 넘기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쓴 후반부의 글이 훨씬 좋다. 그녀가 꿈꿨던 자신의 그리운 시절로 돌아갔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나에게도 있었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성숙한 자아를 만날 수 있을까.

 

없더라도 나는 그때, 눈물을 흘리며 공모전에 떨어져 일기를 썼던 나를 만나고 싶다. 그때 못해줬던 얘기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외로운 시간을 견디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는 것을 지금은 살짝 알겠으니 그때 나에게로 돌아간다면 다독이며 위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흘러가니 지금도 마음의 우물에 너무 많은 물을 담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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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늑대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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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읽다가 6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쉽게 책을 놓지 못했던 이유는 책 내용 때문에도 있지만 작가의 노련한 캐릭터를 뽑아내는 솜씨에도 있다. 하지만 역시 이 책의 가장 섬뜩한 것은 아동 성폭력이 주된 사건 배경이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아동 성폭력에 대한 뉴스는 멈추지 않는 것 같다. 점점 더 많은 기사거리들이 나오고 요즘 같은 세상에 예쁜 딸을 키운 다는 것이 얼마나 험준하고 힘들까 걱정이 앞선다. 몇 년 전 [테이크]라는 영화를 보고 온 팀장님은 딸만 셋을 키우셨던 분이셨는데 그날 와이프와 함께 심야 영화를 보고 잠을 이루지 못하셨다고 한다. 이런 험악한 세상에 딸을 곱게 키워 내는 것이 아빠로, 그들을 지키는 가장으로 너무 무서워서 그날 밤 집에 들어가 아이들이 누워 있는 방을 들락거렸다는 얘기에 어떻게 공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 또한 유명한 누구누구의 어린 소녀들의 성범죄 얘기들이 있지 않나. 그런 얘기만 들어도 눈물이 핑 돌고, 앞으로 그 어여쁘고 귀여운 아이들이 남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턱 막힌다. 공지영의 [도가니]를 통해 다시 한 번 많은 사람들을 분노를 사게 했던 그 얘기 또한 얼마나 끔찍하고 가슴 아린 현실이란 말인가. 그런 일들을 죄의식 없이 행하는 그들의 뇌는 대체 어떻게 만들어 졌단 말인가. 화가 나고, 속상하다.

 

 

그래서 이런 내용을 다룬 책은 쉽게 책장도 넘기지 못하고 다 읽고 나면 그날은 많이 울적하다. 분명 스피드하게 읽었고 재미난 표현도 참 많았지만 아동 성범죄를 지은 한명의 인간이 아니라 단체로 움직여 그것을 동영상으로 찍고 팔아 부를 축적한다는 무리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이런 세상이 무서울 뿐이다.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들을 중간에 몇 권 못 읽었다가 여섯 번째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사악한 늑대]는 위에 언급한 끔찍한 아동 성범죄를 다룬 소설이다. 그녀의 스피드 한 진행이 마음에 들지만 역시, 너무 많은 인물들이 나오니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연결 고리를 엮어 나가서 인물들을 찾아내는 과정이 살짝 혼동이 오긴 하더라. 물론 작가가 인물 하나를 만들 때 그냥 만들어 내는 인물이 없겠지만 (사연 없는 묘지 없듯이) 조금만 줄여서 남겨진 인물들을 응집해 준다면 참 고맙겠다.

 

 

그동안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서 참 즐겁고 스릴 있는 내용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 그녀가 잡은 무거운 소재와 주제 의식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소설을 통해 우리가 쉽게 잊힐 그런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고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줬으면 좋겠는데 배경이 그래서 그런지, 현실감이 살짝 없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문득 피아가 좋아했던 크리스토프의 이유들이 떠오른다. 함께 대화할 수도 있지만 함께 침묵할 수 있어 좋아했던 그와 잘 되길 바랐는데, 요것도 좀 아쉽고 피아의 아픈 과거와 로맨스가 다소 뜬금없이 찾아오는 것인가 했지만 역시 독자들에게 한 페이지 숨고르기를 하며 웃으며 읽을 타이밍이 있어 좋았다. 역시 작가가 고생한 만큼 작품이 나온다고 하면 다른 이전의 작품들에 대한 누가 될까. 피아가 경찰관이 되고자 했던 과거는 역시 이 책 내용을 위한 전조였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엠마가 두 번째 아이는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키워 내길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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