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백성실록 - 우리 역사의 맨얼굴을 만나다
정명섭 지음 / 북로드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에 기록된 가장 하찮은 순간들  

 

 

 

텔레비전을 틀면 하루가 멀다 하고 사극이 나온다. 이제는 전통 사극보다는 판타지가 가미된 사극도 나오기도 한다. 어린 시절 조선왕조 500년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왔던 밤에 한 사극을 보며 퇴근하는 아빠를 기다렸던 기억도 난다. 소재가 늘 유명한 숙종과 세조, 세종, 영조, 정조 혹은 인조의 얘기 비운의 단종의 얘기도 모두 나오다 보니 이제는 소재가 고갈되어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사람의 초점을 맞춰 새로 판을 짠 사극이 나오기도 한다. 늘 왕좌를 오르기 위해 몸부림치는 두 파의 갈림에 서 있는 사람들의 얘기가 어느 날은 참 재미있는데 어느 날은 다 똑같아서 좀처럼 몰입이 되지 않는다. 그럴 때 왕의 시선이 아닌 그 이면을 다룬 드라마들이 신선한 소재의 소개로 새로운 역사가 또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책 또한 왕이 아닌 조선 시대의 백성들의 이면을 볼 수 있는 실록이다. 하지만 역시 권력 중심에 있는 왕의 얘기는 빠질 수 없고 왕의 선택에 의해 죽거나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는 그간 알고 있었던 얘기와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각 단락마다 지어놓은 제목이다. 어찌나 구미 당기는 제목으로 요즘에 맞게 잘 짜 놓았는지 제목만 보고 혹해서 다른 편은 건너뛰고 읽은 것도 있었다. 단락마다 연결되어 있는 소설식 구성이 아니고 에피소드 형식으로 짜져 있으니 책을 펼치면 보이는 단락부터 읽어도 크게 무리 없이 읽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것이 이 책이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리 없이 읽히지만 역시 책이 큰 매력이 없다. 그렇다고 책이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길을 가다가 어떤 예쁜 여자를 보았는데 그냥 예쁘다고 생각되는 여자가 있고 예쁘기보다 매력적이라 뒤를 한 번 더 돌아보게 하는, 그런 매혹적인 느낌의 분위기가 있는 여자가 있다. 이 책은 후자의 느낌이 없다.

 

 

조선 시대의 정형화된 그림보다 민화가 더 재미있고 익살스럽게 다가오듯이 그간 텔레비전에서도 알지 못했던 백성들의 재미난 일상들, 억울하고 서러웠던 얘기들이 더 재미나게 엮어져 있었으면 참 좋겠는데 뭔가 얘기를 엮어내는 저자의 솜씨가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물론 어떤 에피소드들은 정말로 깜짝 놀랄만한 얘기들이라서 어쩜 이럴까 생각도 들고 역시 500년이나 훨씬 지난 얘기지만 사람 사는 곳은 지금이나 옛날이나 이념과 사상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도 많이 들기도 했다.

조선시대에도 고아원이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 양반들이 부리는 노비는 자신들의 재산이라고 생각하여 매질로 죽이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겠구나 생각했는데 그래도 사람 목숨이라는 것을 가지고 함부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아주 저차원적인 나의 생각도 달라졌다. [경국대전]이라는 법전이 있는 거야 알았지만 그것대로 나름 법을 통치하며 살았다는 것이 왜 이제야 좀 놀라울까.  

 

 

 

“실록의 곳곳에는 오늘날 높은 자리에 앉아 자신의 권력과 인맥과 재력에 기대 살아가는 사람들이 배워야 할 법치 정신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조선을 무지와 야만의 시대로 오해하곤 한다. 인권과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린 오늘날의 기준으로 본다면 맞는 얘기다. 하지만 일부 지배층이나마 자신들의 의무를 망각하지 않고 책임을 다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P128

 

 

 

조선시대에도 이렇게 권력을 쥔 자들이 나름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는데 요즘은 왜 국회의원만 뽑아주면 뽑아준 이유를 망각들을 하시고 사시는 걸까. 배지를 달면 레드썬들을 하시는 걸까,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를 봤어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대하면서 익숙한 것을 발견할 때 그 아늑한 즐거움을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그런 아늑한 즐거움을 주는 몇 안 되는 작가가 내게는 김려령이라는 작가였다. 그녀의 첫 번째 작품 [완득이] 때문에 두 번째도 좋았고, 세 번째도 좋았다. 언젠가 내가 배웠던 교수님이 작가나 감독등,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엇이든 세 번째 이후부터가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동안 자신이 하고 싶었던 얘기, 주변에서 경험했던 얘기들을 소재로 써 먹고 나면 그 이후부터 진짜 작가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된다고.  

 

[너를 봤어]는 엄밀히 따지면 청소년 문학을 써 왔던 김려령의 첫 번째 성인(?) 장르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작품을 그녀의 다섯 번째 장편 소설로 보기 어렵다고...나는 그렇게 정의하고 싶다. [너를 봤어]는 그녀가 정말로 작정하고 쓴 청소년의 꿈과 희망과는 이제 멀어져 지금 살아가고 있는 나약한 어른의 이야기다. 그녀의 이색적인 행보라는 생각도 들지만 뭐, 장르 소설 쓴 작가가 계속 장르 소설을 쓰라는 법이 있겠는가. 하지만 역시 뭔가 좀 어색한 것은 있다. 그녀의 기존 작품을 기다렸던 독자, 팬으로 어쩌면 나는 여전히 그녀의 머물러 있는 정체성을 그리워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그냥 또 다른 완득이가 달려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지도.  

 

유명한 소설가 수현은 편집자가 되었다. 그리고 유명한 소설가 아내는 그녀의 이복형제가 함께 한 출판사에서 책을 내며 갑의 지위를 지키며 부와 명예를 쌓았다. 하지만 그녀와 수현은 이상하게 서로에게 끌리는 사랑이 없다. 간혹 나는 이런 설정이 너무 식상하다. 사연없이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아무런 감흥 없이 부부로 살아가며 서로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설정, 이게 뭐 산뜻하지가 않고 특별하게 호들갑을 떨며 둘의 관계는 왜 이런 거냐는 궁금증도 안 일어난다.  

그런 그들이니까 당연히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 올 것이고 그리워 할 것이고 불륜을 일으킬 것인데 뭐 뒷일도 궁금하지 않겠다며 책장을 덮고 싶었는데, 역시 나의 예상대로는 진행되지는 않는다.  

 

수현 사이에 놓인 영재와 이제 떠나가 버린 부인과의 묘사에서 사실 나는 계속 부인이 살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부인이 계속 수현의 사이에 머물고 있는 줄 알았지만 수현이 사랑하지 않았던 부인을 놓아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녀가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던 그 반짝이는 보료에 앉혀 놓고.

 

 

어른이 된 어른이 이제 사랑을 해 보겠다고 하는데, 그 순간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에서 역시 인생은 순탄하게 가지 않는 것이 진짜인가, 생각하게 되는 순간 소설은 끝이 났다.

 

 

소설의 표지가 왜 물속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나름 이유 있는 표지 선택이라서 의미가 있었지만, 역시 나는 작가의 반전 소설에 살짝 당황스럽다. 나는 대체, 그동안 그녀의 소설을 어떤 것을 읽은 것일까.

그렇다고 늘 그녀가 완득이 같은 소설만 쓰길 바라지는 않는다. 작가의 또 다른 모습으로 새로 태어나길 바라마지 않지만 너무 순식간에 변한 모습이라서 당황스러운 느낌은 떨칠 수 없다.

 

 

그동안 전작들의 소설에서 대사들이 참 살아 있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이번 소설의 대사들을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작가만 알고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함축적인 얘기가 너무 많고 입에 붙지 않는 대사들이었다. 무엇보다 어색한 혹은 필요 없는 대사들의 줄 간격이 아주 많이 눈에 보여서 내가 엔터를 치며 줄어 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역시...나는 그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릴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다다, 삼냥이 - 대한민국 대표 캣맘과 세 고양이가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으로의 초대
황인숙 지음, 염성순 그림 / 오픈하우스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인숙 시인의 시집을 두어 권 읽었을 뿐, 다른 책들은 전혀 보지 않았다가 읽게 된 이책의 매력에 빠져서 한참을 고양이에 대한 사라졌던 열망을 다시 불타오르게 했다. 그동안 오랫동안 키웠던 강아지 우리 찌비와의 이별 때문에 동물을 키운다는 것, 무지개다리 건널 때까지 책임을 진다는 것의 묵직한 마음 때문에 되도록 이런 책임에 대한 나의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다시 들 때까지 키우지 않겠다며 접었던 고양이와의 동거에 대한 갈망과 꿈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말았다.

 

 

황인숙 작가의 집에 살고 있는 보꼬, 명랑이, 란아의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이뤄진 그녀의 세 고양이의 동거 얘기가 어찌나 알콩달콩한지. 달달한 차 한 잔을 홀짝 마시면서 읽다가 차가 모자라 몇 번씩 더 우려낸 차를 마시고 또 마시며 다 읽는 책이 너무 아쉬워 몇 장은 남겨 놓고 잠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내게는 고양이가 너무 간절했다. 보드라운 털을 부비고 싶고, 말랑한 발바닥을 만지며 늘 호기심 많은 그 얼굴을 한참을 들여다보며 하루를 맞이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고양이가 없으니 남이 키우는 고양이 얘기에 이렇게 열망하며 들뜰 수밖에.

 

 

이용한 시인의 그동안 고양이 시리즈를 읽으며 왜 유독 사람들이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사납거나 인색할까 참 안타까웠다. 그래서인지 고양이에 대한 책은 강아지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고, 고양이에 대한 탐닉은 더 늘어나는 것 같다. 유기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많은 반성 아닌 반성도 했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 그 동물이 반려 동물로 되어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일정 부분은 분명 포기해야 하는 일상이 있다.

 

 

오랫동안 키웠던 우리 집 개 찌비도 그랬다. 자율 급식이 안되는 녀석이라서 아침, 저녁을 따로 줘야 했다. 공복 기간이 길면 위액을 뿜어대는 녀석이라서 더욱더 자율 급식은 할 수 없고, 시간 맞춰 밥을 줘야 했다. 그래서 저녁에 항상 집에 누군가 있어야 했다. 간혹 어쩔 수 없이 저녁 늦게까지 못 들어오는 날이 생기면 밖에서 친구들과 술 먹던 동생은 집으로 차를 몰고 와 저녁밥을 주고 (그전에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환영 세레모니를 30분간해서 그것 다 받아주고 안 나갈 것이라고 안심 시켜주고) 밥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일행들과 만나는 이런 일을 가족이 모두 짜증내지 않고 했었다. 어떤 것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할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등가교환의 법칙]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일까, 업둥이들을 가족으로 맞아 살고 있는 작가에게 구조를 기다리는 고양이를 보면 모두 찾아와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며 더 이상 들이지 못하는 업둥이들에 대해 안타까운 한숨이 절로 나오는 장면도 그냥 행복해 보이는 것은 그런 것까지 모두 행복으로 알고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이 눈에 선하기만 하다. 어느 구석에서 울고 있는 고양이의 존재를 알리며 구조해 주기를 바라는 아래층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며 제발, 나에게 오지 말라며 기도하는 모습이 왜 이렇게 귀엽게만 느껴질까.

 

 

가장 감동인 에피소드는 단연코 ‘열무’ 얘기였다. 자꾸만 생기는 업둥이들을 더 이상 보낼 곳이 없어 답답할 때 너무나 쉽게 고양이를 키우겠다며 받아준 친구. 하지만 역시 반려 동물과 함께 한다는 것은 많은 인내와 책임감이 있는 것이다. 열무가 너무 좋아서 열무라는 이름까지 지어줬지만 역시 그 친구분은 열무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1년 정도 키웠지만 아무래도 고양이를 키울, 반려 동물을 맞이할 마음의 공간이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그 친구분의 마음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결국 열무를 다른 곳으로 보냈는데 열무가 그 친구와 헤어지고 난 후 계속 밥을 안 먹는다고 한다. 며칠째 밥을 먹지 않는 열무 때문에 다시 찾은 친구분이 준 사료를 먹고 떠난 주인을 다시 기다리며 금식에 들어간 열무 때문에 친구는 다시 열무를 키우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마치 맨날 술 마시고 두글겨 패도 절대 이혼 도장 안 찍어주는 마누라 같다는 말에 웃음이 난다.

 

고양이의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떠오르게 한 이 부분에서 눈물이 사실 좀 왈칵 나왔다가 들어간 부분이다. 동물들은 자신이 왜 버려지는지 모르고 또 세상을 떠난 주인을 기다리는 개와 고양이들도 많다. 날로 늘어나는 유기 동물들이 안쓰럽고 처량하다.

 

“ 사랑이라는 게 감정 상태인지 영적 상태인지 헷갈리게 하는 그 행복감” P275

 

이라는 작가의 말에 오물거리는 잡은 입을 가진 노랑 고양이를 꿈꿔봤다. 내게 그 어던 상황에도 손잡은 그 순간을 후회하지 않고 감당 할 수 있을때 꼭 만나고 싶은 하얀 발을 떠 올려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으로 파괴된 자연환경을 극복하려는 다큐는 많은 반성을 낳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움직임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요즘 한창 토요일 저녁에 하고 있는 KBS 인간의 조건에서 몇 달 전에 실천한 쓰레기 없이 살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며 살고 있는지 실감나게 보여줬다. 또한 그 프로를 통해 우리가 무분별하게 소비하고 있는 물이나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의 생활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서운 것이다. 좀처럼 티비를 봤을 때의 반성은 습자지보다 얄팍하여 쉽게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2010년 3월 사람들이 버린 플라스틱 페트병 1만 2500개를 모아 배를 만들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호주 시드니까지 간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향해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아니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대부분 이런 무모한 여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큐로 보여줘도 사람들이 쉽게 바뀌지 않는 소비 형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의 이런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만 이것이 우리가 얼마큼이나 바뀔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2010년 3월 배를 만들어 미국에서 시드니까지 가게 되지만 그의 여정은 그 이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배의 주원료가 된 페트병을 모으는 일, 페트병을 잘 건조시켜 배의 모형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에게 사실 감탄하게 된 것은 이 페트병을 모아 배를 만들 때 필요한 접착제 또한 친환경 접착제를 찾는 일이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그가 띄운 그 배는 오로지 환경을 위한 재료들로 만들어 졌으며 자연을 해치지 않는 그의 노력이 몇 년 동안 투자되어 만들어 진 것이다.

 

그의 이런 노력으로 배는 129일을 향해를 해서 시드니로 도착하기까지 많은 태풍과 시련을 만나지만 누구하나 크게 다치는 일 없이 도착한 그의 배의 모습에 마지막 감동이 살짝 아렸다. 무엇보다 소금기에 젖은 몸이 상처를 입고 치유되는 그 과정이 어떤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쓰라린 그들의 그 고통과 노고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들이 만난 해양 동물이 좀처럼 없다는 얘기가 참 슬프고, 바다를 항해하니 당연히 많은 물고기를 잡아먹었겠다 생각했는데 단 3마리에 그쳤다는 얘기가 믿기지 않는다.

 

 

간혹 마트에 가면 많이 쌓여있는 냉동 새우 칸을 접하게 된다. 대형 마트이니 정말 많은 대용량의 새우들이 얼려 있다. 그것을 볼 때도 나는 이 많은 새우가 바다에 다시 나타날 때까지의 날들이 궁금해지고 너무 풍족해 보이는 대형 마트가 간혹 불편하다. 인간은 너무 많은 것들을 소비하며 살고 있다. 물론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아직도 굶주려 죽어가고 있다는 정 반대의 소식을 접하기도 하지만 그곳을 벗어난 지역의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혜택을 자연에게 빼앗으며 풍요롭게 살고 있는지, 반성해야 할 때이다.

 

[설국열차]를 보면서도 생각했던 일이기도 하고, 며칠 전 2050년에는 겨울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기사에 인간이 만들어 놓은 편하고 좋은 시설로 지구를 너무 아프게 하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다. 또한 기후가 바뀌어 먹이가 없어 죽은 북극곰의 사진이 아른거린다. 단단하게 언 얼음을 지나 물개를 잡아먹으며 살아야 하는 북극곰들이 단단한 얼음을 건너지 못하고 먹이 없이 그 큰 덩치에 아무것도 먹지 못해 굶어 죽었다니. 이런 쓸쓸한 기사들은 앞으로 더 많이 흘러나올 것이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나부터 바꿔 나가야 할 것이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더운 날씨에 나 또한 에어컨 없는 우리 집에도 이제 에어컨을 사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위를 잘 견뎌서가 아니라 정말로 지구를 위해 나는 에어컨 없는 집에서 몇 년째 살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같이 숨이 헉헉거리며 막히는 이런 날은 에어컨 없이는 못살겠어서 간혹 냉방 빵빵한 커피 전문점으로 피신을 해 책을 읽거나 노트북 게임 삼매경에 빠지고 만다. 이런 내가 무슨 지구를 생각하며 환경을 걱정한단 말인지.

 

파리에서 돌아온 날 너무 더워서 그날 잠결에 에어컨을 꼭 사야겠다고 했던 말을 다시 주어 담으며 한해 더 버텨보자고 다짐을 해 본다. 그리고 전기 절약은 당연하겠지만 물 전략 또한 중요하다. 사워시마다 써대는 바쓰 용품을 줄이기로 했다. 또한 설거지 때마다 거품 가득 뿜었던 주방 세제 또한 쌀뜨물과 베이킹 소다를 풀어 만들어 쓰기로 다짐했지만 사실 이것이 얼마나 갈지, 그것 또한 나도 모를 일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작은 구멍이 점점 더 커지기 전에 좁혀야 하는데, 이런 심각한 문제들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실천했으면 참 좋겠는데 나 또한 이런 마음이 쉽게 사라질까봐 걱정이다. 우선 나부터 좀 오랫동안 실천해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익숙해지지 않는 삶

 

 

때로는 나는 내가 좀더 일찍 철이 들었다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다면 이렇게 어리숙하게 살지 않았을텐데 그런 후회를 하지만 늘 시간과 함께 경험하는 일들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는 철학이 있다는 것이다.

삶은 늘 실수라는 것을 해야 하고, 그것으로 경험을 얻어 미숙한 자아를 성찰시킨다. 그레서 늘 삶이 낯설고 어려운 것이다.

이런 나와 같은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비춰 볼 수 있는 얘기들을 들을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서로 한 폭씩 아름답게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다.

 

 

2.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헤세의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라니, 가슴이 덜컹 떨리며 궁금해진다. 소설로도 그는 완벽한 작가였는데

그가 들려주는 그의 일상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궁금해진다. 거기다 제목도 낭만적이다.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라니...그것도 그가 오랫동안 지나온 시간들이 꾸려진 에세이라는 얘기에 환호성이라도 부르고 싶을만큼 읽고 싶은 책이다.

 

 

 

 

 

 

 

 

 

 

 

 

 

 

 

 

3, 여행정신

 

 

런던을 거쳐 파리를 다녀오면서 나는 여행이 나에게 주는 것이 무엇일까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남들 다 가본 곳을 가면서 찍어본 여행 사진을 통해 나는 어떤 것을 얻을 것인가 고민하였고

파리의 늦은 밤 에펠탑을 보기위해 택시까지 타고 찾아간 그 열정에 문든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건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여행은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올해 몇백 유로를 소비하고서야 할아 버렸던 것이다.

우리의 삶을 여행으로 비유 한다면, 이 여행 책은 단지 여행이 아니라 삶의 한 귀퉁이를 고쳐줄 그런 책일 수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꼼쥐 2013-08-06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즈음님 안녕하세요?
에세이 분야에서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게 되어 인사차 들렀습니다.
반갑습니다. ^^

오후즈음 2013-09-02 17:08   좋아요 0 | URL
어이쿠...이제서야 덧글을 읽었어요.
워낙 아무도 안 오는 블로그라서~ ^^
네이버만 운영하거든요. 유명하신 꼼쥐님 방문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
지난 12기와 함께 이번에도 함께 에세이 신간 평가단 활동 같이 해서 기쁩니다.
꼼쥐님 진짜 부지런하시더라구요. 매번 첫번째로 올리시는것 보면서 감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