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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첫눈다운 눈을 못봤다.

12월이 왔고, 첫눈도 내렸지만 눈다운 눈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눈이 내리면 분명 더러워지는 길거리를 다니는 것이 싫다며 투정을 부릴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눈이 내리는 창밖을 볼 수 있는 방안에서는 하염없이 보고 싶다. 눈은 선물 같은 느낌을 주며 축복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릴까? 그런 느낌의 에세이들을 골라봤다.

 

 

 

 

 

 

 

 

 

 

 

 

 

 

 

 

 

<곽재구의 포구여행>을 통해 그의 시를 읽게 되었다. 시인의 여행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역시 시인의 길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것 같다가도 역시 우리는 같은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의 삶의 얘기를 이 책을 통해 다시 들을 수 있을것 같다.

 

 

 

 

 

 

 

 

 

 

 

 

 

 

 

 

 

 

 

 

 

현역 프로레슬러이자 방송인, 저술가, 강연자로 활동하는 ‘육체파 지식노동자’ 김남훈이 진행한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사람들 30인의 인터뷰를 묶었다고 한다. 사실 김남훈을 잘 모른다. 그런데 그의 직업이 너무 화려해서 그가 누굴까 너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고 싶다. 무엇보다 그가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친분이 있는 것일까 부럽기까지 한 책이다.

 

 

 

 

 

 

 

 

 

 

 

 

 

 

 

이 책이 왜 에세이에 분류가 됐을까 궁금하기까지 하다.

천재 극작가 강월도 작가의 투신 자실을 다룬 그의 삶을 추적하기 때문일까? 부산에서 제주로 가는 페리에서 투신자살을 한 그의 삶에 어떤 그늘이 있기에 그런 일이 생겼을까. 에세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소설로 읽혀질 것 같은 책이다.

 

 

 

 

 

 

 

 

 

 

 

 

 

 

 

 

 

회사에서 일주일에 한번은 도시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서울에서만 누릴 수 있는 문화적 혜택에 흐뭇한 웃음을 짓기도 한다. 회사 빌딩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달콤한 생크림 가득 올려 있는 프라프치노를 마시며 농땡이 피고 있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클레임을 해결하고 녹초가 되는 날은 어김없이 떠나고 싶고, 넒은 초원이 보이는 그런 시골로 가고 싶은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은 그런 남의 허황된 꿈을 만족시켜 줄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예술적 작품들을 보고나니, 시골 생활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닌것 같다. 책으로 마음을 달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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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의 연애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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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진. 영혼을 기록하는 여자입니다. 나와 결혼하려고 마음먹은 당신에게, 이런 식의 소개는 몹시 당황스럽겠지요?” P7

 

 

 

 

이현의 연애를 시작하는 제일 첫 문장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왜 이런 프롤로그가 필요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이현이라는 남자가 이진이라는 여자를 만나서 연애는 하지 않고 곧장 결혼을 하게 되지만, 그 결혼이 사실 이현이라는 사람의 연애의 시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심윤경의 첫 작품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다 읽고, 그녀의 두 번째 [달의 제단]에 빠져서 그녀의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읽어나가고 있다. 읽을수록 심윤경이라는 작가에 빠지고 만다. 그녀의 문장들은 참신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외모처럼 순하고 때로는 단단하다. 간혹 글을 읽다가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 볼 때가 있는데 심윤경의 글들이 그렇다. 그녀의 내면세계가 궁금해지고 그녀의 마음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들었던 드라마 특강 중에 [현정아, 사랑해]를 쓴 정유경 작가에 대한 드라마 담당 피디의 말이 생각이 난다.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 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심성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작가의 마음이 얼마나 착하고 깨끗한지에 따라 드라마의 인물들도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모든 인물들이 그렇게 태어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심윤경의 소설을 읽으면 그녀의 착한 심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녀가 정말로 이렇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아닐지라도 분명, 사람에 대한 배려와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만나보고도 싶어진다.

 

 

이진은 착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녀가 이현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충분한 배려가 있다. 물론 영혼을 기록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를 떠나고 싶은 그녀가 택한 결혼이었지만 이진은 이현을 배려하고, 이현 또한 그녀를 충분히 삶을 만족시키려 애쓴다. 처음 이현의 이혼 경력이나 여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이 남자, 뭘까 생각도 들지만 이상하게 심윤경이 그려내는 남자들은 착하다. 어쩌면 작가가 이런 남자들을 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처음, 영혼을 기록하는 일 말고는 전혀 다른 일에는 일절 관심 없는 이진을 이해하는 것에서 가슴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혼을 기록하는 일이 인생 전체이고, 그 외의 다른 활동들 심지어 밥 먹는 일들도 아주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는 그녀의 일상을 이해하며 넘겨주는 남자가 어디 흔할까. 하지만 이현은 그녀를 아무렇지 않게 이해하고 받아준다. 이때의 배려는 이현이 이진을 진짜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인간적인 배려였을지 모르겠다.

사랑은 늘 질투를 동반하고 오해를 낳는다. 그리고 그 오해 때문에 결국 가슴속에 그늘을 만들어 내고 사랑이 변해 버리는 것이다.

 

 

영혼을 기록하는 여자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에는 너무도 무능했던 그녀를 사랑하게 된 시점부터 이현의 연애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절대로 뒤돌아보지 말아야 했던 신화속의 인물들처럼 절대로 읽지 말아야 했던 이진의 영혼 기록장으로 결국 이현은 자신이 사랑하기 시작했던 이진을 잃고 말았다. 농밀한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면, 이진은 이현과 함께 계속 살아가고 있었을까. 나는 그들의 슬픈 엔딩이 결국 사랑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윤경의 세 번째 작품을 읽고 나니, 그녀의 책들이 모두 집에 있다는 생각이 가슴이 쿵쾅거린다. 아, 이렇게 좋은 작가의 읽을 소설이 아직도 몇 권 더 있다니. 행복하기 까지 하다. 문득 이현과 같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면 행복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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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라디오 키드 -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유쾌한 빈혈토크
김훈종 외 지음, 이크종 그림 / 더난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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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오늘 더 즐겁게

 

작년 [응답하라 1997]를 필두로 올해 [응답하라 1994]가 제대로 지난날들을 회상하게 하는 복고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응답 시리즈는 지난 시절을 대 놓고 추억하고 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며 생활을 더 편리해졌지만 감성의 지수는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응사 시리즈가 사람들에게 흥미를 불러 넣는 것은 어쩌면 이런 부분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20세기 라디오키드]의 세 명의 남자들은 모두 90년대에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교에 들어간 학벌 좋은 분들이신 것 같다. 심지어 이재익 피디는 대학교때 소설가로 등단을 하고 전업 작가도 아니면서 열여섯 편의 소설책을 출간하고, 직업은 라디오 피디다. 이런 스펙 좋은 사람의 90년대 추억을 어떻게 다를까 살펴보니, 그가 살았던 동네만 다를 뿐 함께 공유한 추억의 물건은 같다.

비슷한 시절의 대학교, 고등학교를 다녔고 이재익 피디와는 비슷한 동네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던 나는 그의 몇몇 에피소드에 그만 우리가 어디서 한번은 만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가 빠져들었던 데프 레퍼드의 음반은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나의 절친 이었던 한 친구는 심각한 헤비메탈의 광팬이었다. 그녀 때문에 나는 귀가 아픈 음악을 많이 들었고, 심지어 그녀를 따라 공연장도 다녔다. 그리고 공부와 등진자도 공부를 잠깐 하게 된다는 고3때도 대학생 흉내를 내며 신촌 근처에서 음악을 들으며 놀았다. 그래서 나와 그녀는 원하는 대학이 아닌 다른 곳으로 합격의 눈물을 흘렸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의 추억은 고된 나날들을 일으켜 세우는 훌륭한 추억의 자양분이었음은 틀림없다. 지금도 생각하면 왜 그렇게 미치게 놀았을까 생각되는 대학시절도 나에게는 훌륭한 추억의 한 장이다.

 

 

[20세기 라디오키드]의 제목은 간혹 유하 시인의 [세운상가 키드의 생애]가 떠오르기도 한다. 어찌 보면 모두 추억의 한편을 가지고 그것으로 소설을 쓰고 시를 쓰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 명의 남자들의 공통점은 비슷한 시대에 학교를 다녔고 ‘씨네 타운 나인틴’과 ‘씨네 타운 S’라는 팟 캐스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은 열심히 듣고 있는데 그들의 팟 캐스트를 듣지를 못했다. 아무래도 그들의 팟 캐스트를 듣고 나면 나는 그들과 비슷한 추억을 같이 공유하느라 그들의 세상에 발 한 짝을 담그며 즐거워 할 것 같기는 하다.

 

 

여러 편의 에피소드들이 묶여있는 이 책의 주된 공감은 라디오라는 것에 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음악도 듣고, 팟 캐스트도 듣기는 하지만 좀처럼 라디오를 듣지 못한다. 이 이유는 직업적인 영향이 가장 크다. 사람들을 가르치고 상대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앉아서 편안하게 라디오를 들을 수 없는 것이다.

 

 

오래전에는 버스를 탔는데 심야 라디오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때 하필이면 누군가와 헤어지고 가슴 아프게 들었던 이오공감의 [한사람을 위한 마음]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구석진 버스 좌석 끝에서 울고 말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때로는 생각지도 않은 음악을 흘려 보내줬던 그 라디오 음악을 간혹 버스를 타면들을 수 없다. 늘 안내 방송은 꼬박꼬박 나오지만 버스 기사님이 틀어 놓은 라디오 방송은 추억의 한편으로 사라져 버린 것만 같다.

 

많은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역시 많은 소설을 쓴 이재익 피디의 첫사랑 에피소드들이 제일 좋았다. 아니 제일 가슴 아팠다. 어쩜 그 에피소드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시대도 아닌데 왜 모두 먹고사는 문제에 목숨을 걸어야 할까? 왜 다들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불안감에 기대어 살아야 할까? 직업을 고를 때 본인의 적성이나 희망보다 안전송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할까?” P209

 

 

 

 

제일 끄덕였던 이 문장을 생각하면, 지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나는 오늘은 즐거웠던가. 피곤한 하루가 끝났다고 생각하며 회사 문을 박차고 퇴근만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오늘은 분명 어제보다 뜨겁고 재미있게 살겠다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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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마디 말로도 박수 받는 힘 - 사람들 앞에 홀로 선 당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강헌구 지음 / 예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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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강연을 들으러 다니지는 않더라도 텔레비전, 동영상을 통해 많이 볼 수 있다. 간혹 어떻게 저렇게 절묘한 얘기들을 할 수 있을까 감탄이 자아나는 장면도 많지만 때로는 강연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데 어떻게 이렇게 유명한 강의가 됐을까 궁금해지는 강연도 있었다. 때로는 강연을 통해 인생을 바뀐 사람들도 있다고 하지만 내게는 그런 훌륭한 기회가 없어서 좀 아쉽기만 하다.

이 책은 표지에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 책인지 얘기해주고 있다.

 

 

“사람들 앞에 홀로 선 당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이라고 밝히고 있듯이 강연의 달인이라고 하는 강헌구 강사가 자신이 20년간 매년 100회 이상의 강연을 하면서 통달한 노하우를 집약한 책이다. [단 한마디 말로도 박수 받는 힘]은 저자가 애지중지 하게 적어 놓은 낡은 수첩을 뒤적이는 느낌을 받는 것은 그가 그동안 해 왔던 강연중의 에피소드가 많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나도 강연의 달인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은 분명 훌륭한 멘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다. 1부에서는 한마디 말로도 박수 받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고, 2부는 본격적으로 무대에 오르기 전,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이 강연에 관련된 이야기가 중점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회사 내에서 업무적인 보고를 하거나 거래처에 가서 중요한 제안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경우, 또는 개인적인 초청을 받은 자리에서 한마디를 해야 하는 경우, 모든 앞에 나가서 혼자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내용을 기획하고 구성하고 연습을 해야 하는지도 알려 주고 있으니 회사 생활에 필요한 실용서이기도 하다.

훌륭한 강연을 하기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호기심을 유발할 시작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공에는 성공의 향기가 있고 감동에는 감동의 향기가 있다. 박수 받는 프레젠테이션이 되기 위해서는, 청중에게 감동을 선물하기 위해서는, 시작한 지 3분 이내에 청중이 억제할 수 없는 지적 호기심이 들도록 유혹해야 한다. 그런 호기심이야말로 청중의 엉덩이를 좌석에 묶어 두는 안전벨트다.” P19

 

 

드라마는 초반 5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한다. 사람들이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얘기를 처음에 풀어주며 채널을 돌리지 않도록 집중시켜줘야 한다고 한다. 이런 얘기는 드라마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소설도 그렇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는 곳이라면 처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은 중요한 것이다.

 

 

“부분은 청중의 기본 욕구, 즉 생존 욕구, 물질 욕구, 권위 욕구, 명예 욕구, 사랑 욕구에 직접 호소하는 것일수록 바람직하다. 이런 모든 욕구들을 동시에 자극하면 서로 또한 지극히 대중적인 것이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야 한다. “ P29

 

 

 

어떤 이야기로 처음을 끄집어내야 할 것인가 고민이 된다면 바로 이런 점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보면 저자의 친절함이 보인다. 뭔가 쉽게 자료를 찾는 느낌이 든다.

영화와 소설을 보더라도 반전에 허를 찌를 때가 있다. 이것은 예술 장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강연에도 필요한 것이다. 가끔 이야기가 생각대로 진행된다고 느껴질 때 강연자가 꺼내는 화들짝 놀라는 반전에 이야기는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으며 들었던 강연을 오래도록 기억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가 바보가 된다”고 저자가 밝혔다. 간혹 이런 얘기에는 유재석이 생각이 난다. 나보다 남을 먼저 챙기기로 유명한 그는 항상 자신이 먼저 망가진다. 남에게 시키기 보다는 내가 먼저 망가져서 게스트가 불편하지 않게 해주는 것은 그의 낮은 자세가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 알 수 있게 한다. 저자도 우선 자신의 실수와 자신이 잘못했던 일들, 혹은 자신을 좀 모자란 사람으로 만들어 친숙하게 다가간다. 언젠가 강사 초방으로 왔던 한 지점의 원장이 있었다. 어찌나 자기 잘난 얘기만 하고 가던지 강연을 하고 간 이후에 모두 다시는 그 사람을 초빙하지 말고, 앞으로 이런 강의를 한다면 오지 않겠다고 원성이 자자했다. 잘나서 왔겠지만 그런 자기 잘난 얘기는 텔레비전을 틀면 많이 들을 수 있다.

 

 

“강연은 감동을 나누는 아름다운 의식이다. 강연장은 정보를 교환하고 돈을 주고받는 장터가 아니다. 당사는 감동의 씨앗을 뿌리는 농부다. 청중은 그 씨앗을 더 널리 퍼뜨리는 전도자들이다. 진정한 감동의 나눔이 가능해지기 위해선 진솔한 고백, 역경을 극복한 과정의 리얼한 묘사가 필요하다.” P119

 

 

저자의 책 머리말은 저자의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저자는 말을 너무 안 해서, 출석을 부를 때 대답도 못해 출석을 안 한 것으로 되어 그만 1학년을 더 다녔다는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이것 또한 저자의 어수룩한 부분의 얘기를 풀어 놓음으로 책을 읽을 저자들에게 이런 내가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환기 시키는 부분을 마련하고 있다. 앞 도입부는 이야기의 환기, 저자에게 집중 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마련해 주었다.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은 예를 들어준 부분은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해서 목표를 적어 놓은 문장을 하루에 열 번 넘게 읽었다는 얘기다. 이런 얘기는 자기 계발서를 통해 많이 소개가 되었다. 유명한 베스트셀러 [시크릿]에서도 그렇게 되기를 소망하고 생각을 계속 끊임없이 한다면 이룰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어찌 보면 우리가 무엇인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 그만큼의 목표 의식 없이 살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그만큼 간절함이 필요하기 때문에 목표 문장을 하루에 십여 번씩 읽고 그것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간혹 너무 흐지부지 없어지는 나의 목표의식이 조금 부끄러워지는 부분이다.

저자도 멋진 강연을 하기위해 100번의 리허설을 호텔에서 혼자 치렀다고 얘기했다. 어떤 것이든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너무 쉽게 그것을 가져간다고 생각되는 어떤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분명 노력은 결과물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해 본다. 좋은 강연을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분명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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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업]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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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허투루 보내고 있지는 않는지 자신을 돌아보세요. 죽음의 순간은 언제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늘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 마음을 잃지 않아야 내일 죽어도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P12

 

 

 

 

간혹 혼자서도 삭힐 수 없는 분노가 생긴다. 그것도 나이를 먹으니까 이제 무뎌지기도 하지만 역시 본성 속에 숨겨진 불구덩이를 품는 마음은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 것이다. 이런 날들은 누군가를 만나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분풀이 대상을 찾듯 질겅거리는 안주들을 씹으며 안주가 될 직장 상사들도 간혹 올려놓고 술기운을 빌려 활화산 같은 마음을 식힐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냥 무던히 마음을 내려놓고 있다. 혼자 삭힐 수 없는 분노란 없다는 것을 세월의 모진 송곳에 찔리며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안 된다면 간혹 이런 책이 마음을 다스리는데 참 좋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우문현답에도 능한 법륜 스님의 [인생수업]을 읽고 나면 집에서 길렀던 강아지를 보며 늘 말했던 어머니의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우리 집 강아지는 애교가 참 많았다 무엇보다 어찌나 눈치가 빠른지 주인의 기분 좋고 나쁨을 어떻게 알았는지 현관에 들어선 얼굴 표정만 보고는 자기가 지금 가서 응석을 부릴지 인사만 하고 분위기가 좋아질 때 다시 가서 인사를 할지 결정을 하는 것이다. 기분 안 좋은 주인에게 알랑거려봤자 돌아오는 것은 등짝 스매싱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것이다. 눈치껏 애교 부리고, 응석부리고 알아서 간식 받아먹고 때로는 스스로 챙겨도 먹고 집안 어지르지도 않고, 때로는 아프지도 않아서 병원도 자주 안가고 사람이라고 한다면 자기 주도 학습이 너무나 잘된 아이였다고 할까. 그런 강아지를 보면서 어머니는 늘 “예쁨도 내게서, 미움도 내게서 나는 법이라며” 알아서 잘하는 강아지를 칭찬하기도 했다.

 

 

간혹 그 말이 어떤 뜻인가 나도 직장 생활의 중간급에 들어가 신입을 맞이하다 보면 알겠는 말이다. 분명 더 마음이 쓰이고 챙겨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뭘 하나 물어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 법이다. 선입견 없이 순전히 그건 그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실수가 많아도 인정하고 수정하려고 노력하는 신입이 있는가하면, 가르쳐주지 않았다 안 배웠다며 발뺌과 변명으로 더 이상 발전이 없는 신입이 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은 차후 몇 달 뒤 분명한 실력의 차이를 보인다.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가끔 내가 화를 냈었던 일들을 떠올린다. 어찌 보면 모든 문제는 나에게서 시작되는 것이고 나의 생각을 고쳐보려는 노력 없이 끝났던 적이 많이 없었다는 것을, 지금에야 느끼는 것이다.

 

 

법륜 스님의 이야기 속에 가장 많이 녹아 있는 것은 지금을 인정하라는 얘기다. 그리고 나부터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대부분 참 긍정적이 얘기들이 많다. 어쩌면 부족한 나를 인정하는 일은 긍정의 다른 이름일지 모르겠다. 누군가와 언쟁이 있었던 일들도 생각해보면 분명 그 정도까지 그렇게 말을 할 필요는 없었겠지만 어떤 빌미는 내가 마련했다고 생각된다. 나의 부족함이, 나의 모자란 성품이 그에게 보였을 것이고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고 그는 그것을 약점으로 치부하며 나의 모자란 인성을 긁어 댄 것이다. 그런 것도 모르고 나는 화를 내고, 말을 함부로 하는 그의 인성을 탓하며 화를 냈다. 부족한 나를 먼저 인정했다면 그와의 관계가 더 좋아졌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마음은 불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 사람이 이렇게 나부터 잘못이 있다고 먼저 반성하게 될 수 있을까. 특히 법륜 스님이 말한 사랑 고백 방법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아니 이게 아니니 않느냐 어디 이렇게 마음이 딱 돌아설 수 있느냐고 물어 보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고백을 했지만 고백을 받아주지 않으면 아, 그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구나! 알았다고 돌아서서 잊으라는데, 마음이 그럴 수 없으니 수없이 괴로운 고백과 후회의 노래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그런데, 너는 아니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돌아 설 수 있지만 어디 그날 밤이 잠이 잘 오겠냐는 말이다. 스님의 다른 말들은 이해하면서 넘어가겠는데 이 부분은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버렸다가 다음 페이지에서 벼락을 맞았다.

 

가슴속에 피웠던 꽃을 주고 싶었지만 받아주지 않으니 그냥 돌아설 수 없다면 그 마음을 받아주게 노력하며 계획을 세우라는 그 진도에 관련된 얘기는 아, 스님도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은 아니구나.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뜨거운 피를 흘리는 사람이, 어디 쿨 하게 뭐든 넘길 수 있겠어.

 

 

 

“지나온 삶에서 행불행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잘 살펴보세요. 지금 일어난 일이 나쁜 것 같고, 저 일은 좋은 것 같은데, 지나고 보면 나쁜 일이었던 게 오히려 나에게 더 이득이 되는 경우가 있고, 좋은 일 같았던 게 더 손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을 알고 나면 행복에 집착하고 불행에 괴로워하는 감정기복이 좀 줄어듭니다.”P46

 

 

 

올해 전신마취 수술을 한번 했다. 수술하는 날 별의 별 생각을 다 했고, 이렇게까지 나를 몰아세우며 괴로워했던 시간을 괴로워했다. 그때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하루하루가 괴롭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수술로 나는 운동을 시작했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알게 됐다. 내 주변에 정말 중요한 사람이 누군지 다시 한 번 느끼고 고마워하게 됐다. 위기는 기회를 만들었고 반성하게 했고 나를 다독일 시간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지금 일어난 일이 분명 나중에는 나를 위한 자양분으로 쓰일 것이다. 그것은 지금 일어난 일은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며 좌절하지 않는 나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렇게 지낸다면 분명 삶의 한 귀퉁이에 서서 지금까지 지내온 내 시간이 불행하다고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다 이기적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분명 그 안에 속해 있는 나의 이기심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나쁜 사람 속에 한 무리였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누굴 탓할 것도 없는 것이 세상일까. 이렇게 말하면 너무 속세를 벗어난 것 같아 좀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나를 인정하는 일이 행복의 전환점을 맞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연의 매듭을 푸는 것은 상대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나를 바꾸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P128

 

 

 

세상은 그대로 이지만, 내가 변하면 달라지는 것이다. 예쁨도, 미움도 모두 내게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느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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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3-11-29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오후즈음 2013-12-01 16:4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정말 너무 급하게 쓴 글인데...ㅠ.ㅠ 죄송하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