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처럼 반론하라 - 원하는 대화를 하고 싶다면
우에노 마사루 지음, 김정환 옮김 / 끌리는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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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처럼 반론하라._무엇이든 사람 나름이더라.

조용하고 부드럽게 내 의견을 말하는 53가지의 반론의 기술을 얘기하겠다는 이 얇은 책을 다 읽고 나면 그간 스쳐 지나갔던 사회생활에서 얻어진 몇몇의 경우들을 대입해 보고 싶어진다. 이런 상황에 이렇게 나도 얘기했었다면 굴욕적인 느낌으로 집에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되었을 것이고 할 말은 다 해서 속은 시원했을 것이다.

 

 

 

원래 남에게 훈수를 두는 일은 쉽기 마련이다. 나는 이런 상황에 대처를 못했지만 타인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때는 이런 말을 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훈수는 누구나 다 둘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이 책은 타인의 실수에 훈수를 둘 수 있는 좋은 지적들의 예시들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무엇이든 사람 나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꽉 막힌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 인성이라고는 어디에 붙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사람, 뭐 그렇게 잘났는지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사람, 자신의 할 말만 하고 소통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 모든 예를 대입해 보더라도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으로 결론이 이뤄지고 마는 것이 갑과 을의 세계의 쓸쓸한 모습일 때가 훨씬 많았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위와 같은 사람들을 대할 때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것으로 그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읽었는데, 수박 겉핥기식의 얘기들이 많아서 다소 실망스러웠던 부분이 여러 부분 있었다. 하지만 실용적인 부분도 꽤 많이 얻었다.

 

 

 

“협상이나 토론 중에 ‘반론’이 성공하더라도, 그것은 자신에게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고 타당한 결론을 얻음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상대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반론이어야 한다. ‘토론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서로의 오래를 풀거나 고집스러운 생각 혹은 느낌에 숨구멍을 뚫어 정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P6

 

 

 

간혹 지난날의 일들을 생각해 보면, 내가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 훨씬 많았었다. 그러니까 상대를 이기고 나의 의견대로 결론을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이 훨씬 많았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어쩌면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이런 부분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만이 아닌 함께의 중요성이 더 많이 있는 부분인데 그동안 같이 아닌 혼자의 이익만을 앞세웠던 것은 아니었을까 고민하게 된다.

 

 

“내가 틀렸습니다. 당신이 옳을지도 모라겠네요.”라고 말한다면 우선 상대도 날선 칼끝을 거두게 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상대를 인정해주는 진정성이 내게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간 나의 얘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상대의 소통 방법이 부족하다며 욕했던 몇몇의 날들을 반성하고 말았다.

우리가 나만이 아니라 타인의 생각도 옳다고 한번쯤 생각해 본다면 복잡한 분쟁은 훨씬 줄지 않을까. 변호사처럼 반혼을 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들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고 나의 생각을 한번쯤 뒤로 물러나 생각해 보는 것이 더 필요한 일이겠다.

 

 

 

“ 반론은 토론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서로의 오해를 풀기 위해 하는 행동이며, 상대의 고집스러운 생각과 느낌을 뚫어 정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반론은 협상이나 토론에서 자신에게만 이익이 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수긍하고 올바르고 타당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한다. 반론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

 

 

위와 같은 내용만 인지한다면, 분쟁의 뜨거운 시작에서 서로를 생각을 존중하는 마음이 들어 불기운이 사그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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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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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_ 수신_자신을 직시하여 한계를 깨우는 힘.

얼마 전 동료가 책을 읽으면서 그런 얘기를 했다. 왠지 책을 많이 읽으면 성품이 좋고 인성이 좋을 것 같지만 책을 많이 읽는 것과 실 경험이 훨씬 많아 그 속에서 모난 마음을 갈고 닦은 사람과는 천지차이다. 책을 좀 많이 읽어서 남에 대한 배려와 인격을 갖췄을 것 같지만 오히려 전혀 그런 사람들보다 책과 거리가 있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가 훨씬 깊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걸 보면 지금 책을 읽는 것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을 스스로 터득해 나가는 것이 인격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고민이 된다는 것이다.

 

 

갑자기 뭔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물론 다른 방법들로 삶을 행복하게 하기위해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했었지만 책을 통한 자아 성찰을 제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떤 사건에 닥치면 본연의 인성을 숨길 수 없다는 생각을 여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 성찰과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책을 통한 얻는 것은 역시 한계가 있는것 같다.

 

 

“차분한 인성과 마음은 길러지는 것이다.”

나를 갈고 닦는 수신의 길을 일러주는 [나를 지켜낸다는 것]을 통해 책이 주는 성찰이 어디까지 일까 궁금하기 그지없다. 책을 통한 인격 수양은 어쩌면 지극한 한계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 읽고 나면 어려운 말로 점철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은 든다.

저자가 마음을 다스리고 인격을 수양하며 나를 다스리기 위한 총 9가지의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1. 수정 : 고요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는 힘.

2. 존양 : 마음을 살펴 하늘의 뜻을 찾는 힘.

3. 자성 : 패러다임을 깨고 한계를 허무는 힘.

4. 정성 : 고난의 압박에서 자신을 지키는 힘.

5. 치심 : 양심을 지켜 자유를 누리는 힘.

6. 신독 : 철저하게 자신과 마주하는 힘.

7. 주경 : 나라는 생명을 사랑하는 힘.

8. 근언 : 언행을 삼가 군자에 이르는 힘.

9. 치성 : 지극한 정성으로 자신을 완성하는 힘.

 

 

총 9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가 중국인이다 보니 많은 중국 고전의 예문이 들어가 있다. 채근담, 역경, 중용, 논어, 맹자등 성숙한 자아를 만드는 힘을 위해 많은 고전들의 예문들이 때로는 긴 설명보다 가슴 치는 구절들이 많았지만, 역시 대부분의 설명들은 때론 어렵게 느껴지는 독자의 한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생의 길 위에서 온종일 자아의 특별함에 도취되어 있다면 자연히 진정한 자아 반성은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만이 옳다고 하는 심리의 지배를 받게 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진정으로 인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P76

 

 

어쩌면 나 또한 나 자신에 도취되어 스스로의 반성은 없었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은 나에게는 관대하지만 남의 실수와 잘못에는 그러지 않고 인색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다보면 더 많이 느끼는데, 상대방의 작은 실수 하나로 자신의 실수는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려는 사람들의 언행에 뒷목 잡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부분을 본다면 자신의 거울에 비췬 나의 모습만 보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를 지켜낸다는 것은 나의 한계를 알아가는 것이고 그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일수 있겠다. 저자의 말은 잘 알겠는데, 이게 어떻게 실천이 될지 고민스럽기는 하다. 나 스스로도 극한의 정점에 오른 감정을 눌러 내리는 시간이 오면 좀처럼 눌러지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자의 여러 지침 중에 하나인 명상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하루에 몇 번이라도 하겠는데, 참 쉽지 않은 실천이다. 그것보다 자신을 수양, 수신을 하는 일중에 가장 먼저 할 일은 내 둘레에서 벗어나 나를 살펴보는 일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나를 스스로 어떻게 평가 하는지, 그것을 통해 남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나를 거울 속에 비춰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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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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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직장 생활 고수가, 엄마였어. _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수다스럽게 웃으면 얘기하는 그녀를 본적이 있었는데 책을 통해 기자가 아닌 작가도 아닌 그저 한 딸의 엄마인 그녀의 마음속을 함께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한 기분이 든다. 늦은 퇴근으로 집에 떡 실신으로 들어와 침대 모서리에서부터 쓸어져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열어 보지도 않았던 가방을 다시 끌며 출근하는 딸을 응원하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그녀가 전해지는 응원의 목소리가 따뜻하다.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에서 그녀는 세상 앞으로 나가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했었다. 이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도 공지영의 책과 다르지 않다. 이미 세상을 먼저 살아온 엄마가 딸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해주는 것, 그것이 자유직인 작가의 엄마가 아니라 상하 수직 관계에 30년 동안 갈고 닦아 온 엄마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엄마가 전해주는 노하우라기보다 앞서 살아온 삶의 지혜를 나눠주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다. 그녀가 자신의 딸을 비롯한 젊은 여성들에게 여왕이 아니라 여신이 되라고 말해주고 싶고, 진정한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이 간절한 마음이 책속에 잘 녹아 있다.

그녀는 딸이 블로그에서 자신을 이웃으로 받아주지 않고 거절해서 상처 받는 엄마였지만 3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통해 직장 내에서 꼭 지녀야 할 덕목들, 친구 관계, 부당한 업무를 계속 내리는 직장 상사를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 거절의 중요성,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준다. 또한 불평만 하는 일은 미래를 위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직장 상사의 잔소리를 대처하는 법도 알려준다. 그녀의 친절한 가르침 속에 직장 상사는 칭찬에 목말라 있다는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아 정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앞으로 나는 상사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고민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부끄러운 얘기를 잘 못한다. 재미있는 얘기는 잘하지만 부끄러운 얘기는 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그 부끄러운 얘기는 “부장님, 오늘 타이 색깔 너무 멋져요!”, “김대리 오늘 화장 너무 예쁘다.” “누구씨 어제 타준 커피 진짜 맛있더라. 등등 이런 빈말처럼 들리는 얘기를 못하겠다는 것이다. 뭔가 이런 얘기를 하면 내가 아부하는 것처럼 들리고, 남에게 그렇게 보이는 것같아 하지 않는 편이다. 사석에서 만나면 엄청 시끄러운 사람이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는 입을 닫고 있는 참 과묵한 사람인데 그녀의 말들을 듣고 나니, 이런 빈말이 그렇게 아부와는 다르게 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는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쩜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언젠가 동료가 바른 립스틱 색이 예쁘기에, 정말로 예뻐서 어디 것이냐고 예쁘다, 얼굴이 하얀 사람이라서 더 잘 받는다는 말을 한마디 했더니 그녀가 브랜드를 보여주며 발색이 좋다고 설명을 해줬다. 손등에 테스터도 해보라고 해서 살짝 당황했었는데 몇 달 후 내가 예쁘다고 했다는 말이 생각이 나서 자기 것을 하나 사면서 내 것도 사왔다고 전해주었다. 물론 그녀가 남들에게 좀 친절한 사람이고 선물을 잘 해주는 사람이긴 하다. 그래도 나의 칭찬 아닌 말을 허투로 듣지 않고 좋아했던 그녀가 나를 챙겨준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니, 앞으로 상사에게도 칭찬을 해줘야 할까.

“ ‘상사들은 스테이크’란 말도 있다. 겉은 센 불에 구워져 단단하지만 속은 부드럽고 연약하다는 거다. 겉모습은 무뚝뚝하고 견고해 보이지만 정작 속은 연약해서 살짝만 건드려주면, 특히 자신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해주는 칭찬을 해주면 아이스크림 마냥 녹아내린다. 그러니 어른들에게 화낼 일은 잠시 혀 깨물고 참아도 찬사를 건지고 싶은 충동은 절대 참지 말아야 한다.”P86

 

 

 

속이 느글거리고 손발이 다 없어질 것같이 오그라들어도 너무 자주 천박하게 하지 않는 정도에서는 충분한 칭찬을 해주라는 그녀의 말에, 아...내가 그동안 뭔가 풀리지 않았던 것은 이런 면이 없었기 때문은 아니겠지만 분명 내 삶의 기름칠정도는 해주지 않았을까.

그녀의 큰 가르침 속에 일부러 인맥을 만들지 말라는 말과 비난을 충고로 날 잘못을 지적하는 친구와 결별하라는 얘기에 밑줄을 몇 개 그었다. 간혹 회사에서의 에피소드들을 얘기하면 그 속에서 나의 잘못만 지적하는 친구가 있었다. 나는 늘 그 친구를 만나면 나의 잘못된 부분만 듣고 와서 내가 그렇게 형편없는 사람인가 생각하게 될 때가 많았는데 결국 그녀와 결별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그녀를 만나지 않으니 나는 지적과 질타를 하는 사람이 없어졌고 나를 응원하는 사람만 남게 되었다. “당신의 잘못만 깨우는 사람들과는 결별하라”는 <<내성적인 당신의 강점에 주목하라>>라는 책에서도 말했다고 하듯, 잘못만 얘기하는 친구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응원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아마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다면 나는 나의 잘못만 지적하는 그녀와 좀 더 일찍 헤어졌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늙음이 아니라 녹스는 삶이다.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P 224

법정스님의 말처럼, 하루하루 나이 먹는 것에 한숨 쉬지 말고, 녹슬지 않게 아주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며 행복하게 내일도 출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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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 행복을 결정짓는 작은 차이
조르디 쿠아드박 지음, 박효은 옮김 / 북로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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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가 생각하는 희망과 행복은 같은 것으로 봐야 할 것인가 고민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원하는 것을 꼭 얻으며 지금의 어느 순간을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그 희망의 순간이 왔을 때 행복 할까.

[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는 그간 많은 실험을 통해, 행복한 사람들의 유형, 원인, 이유들을 살펴봤지만, 책 끝마무리에서 밝히듯이 행복의 척도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어떤 통계를 내기 힘들다고 보여 진다. 부유하지 못한 멕시코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국민 순위로 2위에 들고 선진국인 일본이 40위에 해당하는걸 보면 나라의 부유함보다 처한 위치에서의 만족감을 얼마나 충분히 느끼며 향유하며 살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OECD 국가 중 행복 지수는 가장 낮고, 자살률은 가장 높은 국가인 우리나라는 지금 모든 사람들이 다 불행하다고 느끼며 살고 있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하니, 가슴 한편 참 씁쓸해 진다. 요즘 매번 나오는 기사 중에 생활고에 허덕여 죽은 연예인이나, 일반인들의 기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일로 죽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행복의 개념은 분명 다층적이지만 오늘날 학계에서는 부정적 감정은 피하고 긍정적 감정을 유지하며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것 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P26

 

 

사전적이고 실험을 위한 행복의 개념이어서인지 사실 와 닿지 않는 문장이긴하다. 행복한 사람들은 대체 무엇이 다른 것일까 이 책속에서 깨알 같은 내용들은 많이 예와 실험 사례들을 알려주지만 막상 나와 맞는 부분이 아닌 이상에야 크게 어필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가난한 나라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는 그들은 긍정적인 사고가 많다고 한다. 어떻게든 되겠지, 더 나쁜 쪽으로 갈 수 있었는데 이만큼의 불행만 왔다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생각하게 되고, 큰 것들만 채우기 위해 애쓰지 않고 작고 소소한 것들을 즐긴다. 오늘 아침 무심코 틀어 놓은 라디오나 티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나 음악이 나올 때 즐거움, 꼭 하고 싶었던 것을 이뤄 냈을 때, 그것도 아주 작은 시도, 아침 일찍 일어나기, 오늘 하루는 조금 더 걷기 등등 뭐 이런 사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아 그것이 행복이라는 만족감으로 남는 그들의 사소함이 그냥, 삶의 행복의 가치가 될 수 있다.

문득 나는 어떤 행복과 즐거움을 찾으며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어제보다 오늘 업무량이 훨씬 적어 오늘은 회사에서 사적으로 책을 몇 장 더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 어제와 그제 얘기 못했던 직장 동료와 오후 늦은 점심을 먹으며 그녀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듣고 나의 위로가 그녀에게 힘이 되었다는 짧은 메신저의 답문. 도시락 반찬으로 싸간 반찬들이 모두 맛있었다는 동료들의 칭찬, 그로 하여 나는 요리 잘하는 여자가 되었다는 뿌듯함 등등 그런 즐거움을 놓치지 않고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이런 사소한 행복을 놓치며 과한 업무로 어깨가 계속 뭉쳐 몸을 뒤척일 때마다 힘들었던 어제의 짜증, 16개나 있는 연차 하나 쓰러 갔다가 반차 쓰라고 말하며 나를 돌려보낸 팀장님의 원망, 열 받음, 왕 짜증, 팀장님은 팀장 수당을 나의 월급만큼 받으면서 일하지만 나는 그런 것도 하나 없는 직원인데 연차 하나 쓰는 것이 뭐 대수냐고 소리치려다가 조용히 차월 진급 성적에 빨간 표 갈까봐 수그리고 나온 나의 비굴함으로 소소한 행복을 놓치면 안 되겠다. 행복한 사람은 이런 것을 놓치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행복은 나이에서도 온다고 하지 않던가. 책속에서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든 사람들이 그간 살아온 세월을 느끼며 지금을 만족스러워하며 불행스러운 지금도 이렇게, 저렇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행복은 결국 나에게서 시작해서 나에게로 끝나는 것이다. 어떤 행복도 내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행복이 되지 못할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틈틈이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앞으로 하려는 일에 대한 기억을 간직할 수 없다고 해도 나는 그 일을 할 것인가?’”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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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걷다가, 문득
이혜경 지음 / 강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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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 없는 멋진 여행기라니. [그냥 걷다가 문득]

가끔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 생김새와 닮은 글을 쓴다고 생각되는 작가들이 있다. 이혜경의 산문을 읽으면서 그녀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모르면서 읽는 동안 정말로 그녀는 조용하고 차분하고 느리고 고운 선을 가진 사람일 것만 같다. 꽃바구니도 아닌 단 두어 송이의 작은 풀꽃을 들고 수줍게 웃고 있는 이혜경을 보는데, 이 책도 그녀처럼 수줍고 소박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역시 그녀의 사진속의 느낌처럼 닮아 있는 책이다. 사실 나는 그녀의 이름이 알려진 것에 비해 그녀의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녀의 단편집도 한권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소설이 궁금해진다. 산문처럼 그녀의 매력이 가득 담겨 있을 것 같다.

 

 

 

총 4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었지만 구성의 의미는 없다. 단, 처음 구성에는 그녀가 그동안 여행을 다녔던 동안에 느낀 얘기들이었는데 읽는 동안 놀라웠다. 아니, 사진 한 장 없는 여행기인데도 가보지도 않은 지역의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요즘 여행 블로거들을 통해 많은 지역의 사진과 여행기를 보고 있노라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 무거운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하며 떠나고 싶어 난리가 아닌 적도 있었다. 그리고 막상 여행을 떠나면 나도 그들처럼 사진을 담고 싶어서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다. 얼마 전 파리에서는 너무 무거운 카메라 때문에 목에 디스크가 걸릴 정도로 힘들고 피곤했다. 무더운 날씨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느라, 지금 이 여행이 사진을 찍기 위해 온 것인지 새로운 나라를 향한 즐거움을 만끽하러 온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미친 듯이 사진을 찍고 오니 체력이 방전도 되었지만 느긋하게 즐기는 여행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남는 것이 사진이라며 각 지역마다 2천장 이상의 사진을 찍어오긴 하지만 자주 보지도 않고 블로그에 올릴 만큼 좋은 퀼리티의 사진은 몇 장 없다는 것이 더 속상했던 여행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나의 여행을 생각해 보면 그녀의 첫 번째 구성에 있는 여행기들은 반성과 나의 지난 일들을 성찰하게 만든다. 사진 한 장 없어도 그녀의 그 지독한 고독의 여행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그녀의 치유의 한 방편을 배울 수 있었다. 그녀의 간결한 문장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지역의 골목을 떠올리게 만들고 상상하게 만든다. 그녀의 손을 잡아준 나이든 할머니의 주름살이 보이고, 그녀에게 친절을 베푼 낯선 땅에서 만난 다른 국적의 아가씨의 웃음이 보인다. 부다페스트에서 자신의 나라에 머물고 갈 외국인이 좋은 잠자리에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운 그 남자의 친절한 인상과 손길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려진다. 떠 올려 진다. 그녀가 다녔던 좁은길, 높은 언덕, 바람부는 바닷가의 모습이 사진 한 장 없이 이렇게 그려지다니. 이런 여행기를 쓸 수 있다니, 부러운 마음에 나는 여행을 통해 어떤 것을 얻으려고 했던 것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냥 걷다가 문득, 그녀의 이 문장에 내가 여행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이런 치유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저마다 자기의 한계를 끌어안고 그냥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내게서 사람에 대한 믿음을 거둬간 사람들도, 알지 못하는 사이 누군가에게 사람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게 했을지 모를 나 또한 그렇다고.” P25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친구와 서로 연락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었던 일이 있었다. 그로인해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몇 달 동안 마음이 아팠다.

 

 

 

“잘못 가꾼 인연 하나가 나와 내 주위의 다른 인연들 사이에 끼여서 내 진심을 왜곡시켰다. 내 눈앞에서 진심이 왜곡되는 걸 보면서도 입을 열 수조차 없었다.” P121

그녀의 문장을 읽다가 눈물이 났다. 몇 년동안 절친이었다가 헤어진 그 친구 생각이 났다. 분명 우리는 서로에게 잘못 가꾼 인연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로 하여 서로와 연결된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도 차단하고 있으며 그동안 즐거웠던 몇 번의 기억은 잘못 가꾼 인연으로 가장 필요 없었던 추억의 한 장이 되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녀와 지냈던 추억이 찢어진 종이처럼 더 이상 불필요한 것으로 남아버렸다. 처음에는 그녀의 잘못만을 생각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나의 잘못들을 자책했다. 그녀가 나에게 준 상처처럼 나 또한 그런 상처를 준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니 뭐든 다 용서가 될 것 같은 일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들도 있다는 것을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크든 작든, 믿었던 것이 무너지는 경험은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약속 시각을 지키지 않는 사람 때문에 마음이 상하는 작은 일에서부터,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의 배신, 치밀하게 계획을 짠 사기에 이르기까지. 그런 일들을 겪고 나면 너나없이 세상을 보는 눈에 아주 조금씩 불신이 어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불신은 남에게 마음을 여는 일을 주저하게 만든다.” P214

그녀의 일로 나는 누군가와 사귀는 일, 인연을 만드는 일이 부질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리고 어린시절의 친구가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만난 친구와 인연을 이어가는 일이 참, 쉽지 않음을 느끼며 조직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딱 그만큼의 일정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지냈다. 남에게 마음을 여는 일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상처 받은 일이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요즘 나는 그 어떤 때보다도 조직 속에 있는 사람들과 훨씬 재미나게 살고 있다. 나와 동갑인 친구와 나보다 두어 살 많은 직장 동료와, 나이가 어린 사람들과 속 깊은 얘기를 나누며 지내고 있다. 친구와 다르게 그들이 내게 주는 위안은 행복하고 즐겁다.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라고 작가 노희경이 말하지 않던가. 상처 받았기 때문에 더 많은 인연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사랑으로 받은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 된다고 하듯 잘못 키운 인연의 상처로 앞으로 이어질 인연을 모른 척 하지 않기로 했다. 더 좋은 인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전에 잘못 키운 인연으로 나는 분명 만남에서 중요한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저자의 말들로 지나간 일들을 곱씹는 시간을 만들었던 몇 시간이 몇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했다. 많은 형제들 사이에서 이리 저리 치여 수더분해졌다고 생각되지만 그녀의 나름의 고집이 에세이 속에 녹아 있다. 작은 인연에 감사하고 작은 선물에 고마워하고, 사랑을 위해 자신의 것을 포기하는 강아지의 낮은 자세로 사랑의 다른 이면을 배우는 그녀의 삶의 태도와 성찰에 눈물이 난다. 내가 누렸던 즐거운 시간을 잊고 단 몇 시간의 고통스러움이 인생의 전부였던 것처럼 그동안의 삶을 후회했던 바보 같은 일은 이제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그녀처럼 삶을 유연하게 보낼 자신은 없다. 아직도 더 많은 상처로 다독여져야 할 것이고 뾰족하게 모난 부분을 둥글게 다듬어야 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 앞으로 내가 만날 크고 작은 전환점들, 그중 가장 큰 전환점은 금생에서 입었던 육신을 벗는 바로 그때일 것이다. 감히 바라옵건대, 그 큰 모퉁이에서 내 딛는 내 걸음이 의연하기를.” P97

 

 

 

그녀의 말처럼, 언젠가 다가올 다음 세상의 안녕을 위해 의연하게, 행복하게 살기를 나에게 다짐하고 또 다짐해 본다. 이제는 그녀의 소설을 읽어야겠다. 이런 다정다감한 에세이를 쓰는 사람의 소설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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