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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여행을 떠났다.

늘 가고 싶기는 했지만 너무 익숙한 곳이라서 가지 않아도 될것 같은 곳이었다.

남이섬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고 나서 여름이 아주 깊숙히 자리 잡았다는 것을 느꼈다.

무더운 날씨의 큰 보폭에 땀을 흘리며 길을 걷는일이 즐거운 것이었나 생각이 들었다가

문득,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여름은, 나에게 반가운 계절은 아닌가보다

 

 

읽고 싶은 에세이들

 

 

 

 

 

 

 

 

 

 

 

 

 

 

 

1.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_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통해 그를 알게 되었지만 그의 일상은 모른다.

작가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하고, 그의 가족과는 어떤 관계를 지내며 살아갈지 궁금했는데

이 책이 나의 궁금증을 풀어줄것 같다.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난 그의 아내의 이야기라니.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그의 아내의 얘기를 듣고 싶어진다.

 

 

 

 

 

 

 

 

 

 

 

 

 

 

 

 

2. 마술라디오

 

정혜윤이라는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 늘 매력적인 글들을 쓰고 심지어 예쁘기도 한...그녀는 늘 매력적인 책을 낸다.

그런 그녀를 질투하기때문에라도 나는 그녀의 글을 읽어볼테다.

 

 

 

 

 

 

 

 

 

 

 

 

 

3. 달로 가는 제멋대로 펜_ 문훈

 

사실 그림을 보고 살짝 오기사님이 생각이 났었다. 아무래도 색이 칠해지지 않는 스캐치같은 느낌 때문일것도 같다.

책 구성도 살짝 봤는데 아, 정말 이렇게 아이디어 좋고 예쁜 책은 또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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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쿠요 5스텝 논리사고 - 업무 성과를 100배 올리는 비즈니스 로지컬 씽킹의 모든 것
시모지 간야 지음, 마정애 옮김 / 더난출판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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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드라마를 보다가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캐릭터들의 활약상을 보면 그들의 현란한 순발력과 노련함에 부러움이 생길 때가 많더라. 아니, 쟤는 뭔 말을 저렇게 잘 할까? 간혹 책을 구매하기위해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를 보면 그들의 논리적인 글쓰기에 나의 글이 한없이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그래서 가끔 글쓰기 관련 책들도 좀 봤지만, 선천적으로 말이 많은 나는 논리적으로 간결한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결론만 도달할 뿐이다.

 

 

 

[고쿠요 5스텝 논리사고]라는 제목만 보더라도 읽고 나면 뭔가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나의 편으로 만들 것만 같은 매혹적인 제목임에도 불구하고 다 읽고 나니,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쩌면 그동안 문제를 내주고 답을 빨리 적어주는 식의 학습에 익숙했기 때문인지 책을 읽을수록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쓰러뜨릴 무기가 어떤 것인지만 찾아서 답을 잘 모르겠다는 결론만 남았다. 그런데 읽었던 목차들을 다시 한 번 읽고 나니 책 목록에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해 놨더라. 어쩜 이 책이 말하고 싶은 논리적인 얘기는 목록만 봐도 알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누군가를 설득시키는 것으로만 생각했지만, 책에서는 논리사고란 “논리적 의사소통으로 논리적 문제해결”을 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이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의사소통을 하기위한 문제 해결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간혹 회사에서 클레임이 생기면 가장 먼저 와서 하는 얘기는 “어떻게 하죠?”였다. 어떤 문제 때문에 이런 결론이 생겨 클레임이 발생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해결 방법만 알려 달라는 식의 얘기를 제일 많이 듣고 있는지라, 가끔은 동료의 해결 방법까지 같이 생각해 봐야 할 때는 답답할 때가 많았다.

어떤 문제가 여러 이유 때문에 생겼고, 그 문제는 이러한 원인이 있더라. 자, 이제 이 원인들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라고 물어주는 후배, 부하 직원이 있다면 참 좋겠지만, 나조차도 상사에게 달려가 어찌할지가 먼저 나오는 질문이 되고 말았다.

 

 

책은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5가지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 논리사고 구조를 만들어라

2) 결론과 이유를 연결시켜라.

3) 다양한 관점으로 MECE를 파악하라.

4) 문제를 분해하는 로직트리를 구성하라.

5) 매트릭스로 문제해결의 답을 끌어내라.

논점을 세우고,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그 평가 기준에 맞는 예시들을 세워 피라미드식 구조를 만들어 문제를 파악한다면 논리사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요점이며 이것만 안다면 누군가와 잘 싸워 이길 것만 같다.

 

 

5스텝 논리사고라고 나온 목차들이 상당히 단순한 구조로 답을 주는 것 같지만 속에 들어 있는 예시들이 크게 와 닿지 않던 부분도 있어서 읽는 사람에 따라 이해의 난이도가 좀 달라질 것 같다.

오래전에 바바라 민토가 쓴 [민토 피라미드로 배우는 논리적 글쓰기]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책 또한 상당히 포괄적인 예시들이어서 숙지하고 그에 맞는 논리적 글쓰기를 하기엔 많은 연습이 필요해 보였다.

머뭇거리지 않고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할 누군가가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물론 논리적으로 누군가와 싸움을 준비한다면 그것도 좋을 것 같다. 다만, 많은 연습이 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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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박람강기 프로젝트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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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글을 쓰게 되었나. _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레이먼드 챈들러

 

상당수의 많은 작가들이 그의 글을 읽으며 그의 글쓰기에 매료되어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유명한 하루키도 그의 글쓰기에 대한 공부를 했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대단한 작가인가 싶지만 이상하게도 유명작가가 영향을 받은 작가이지만, 그의 작품을 읽은 사람이 주변에 많지가 않다.

 

 

우선 나 또한 그의 작품에 매혹되고 싶지만, 워낙 외국 소설을 잘 읽지 않는 나에게 그의 작품이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를 네이버 검색으로 찾아보니,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종결자]라고 하니, 추리물 안 좋아하는 나에게 그가 유명하지 않았던 이유가 이런 이유였는지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유명 작가들 속에서 유명한 그가 편집자, 독자, 다른 작가들에게 쓴 편지가 묶인 68편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고집스러운 작가로 느껴지는 챈들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가 말하는 글 쓰는 것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확고하고 단단한지,

 

 

“글의 특색이란 작가의 감정과 통찰의 본질에 따른 산물이죠. 그 특색이 감정과 통찰을 종이로 옮겨 작가가 되게 하는 자질이고, 반대로 똑같이 좋은 감정과 예리한 통찰력을 지녔다 해도 그걸 종이로 옮기지 못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P36

 

작가가 지녀야 할 덕목을 잘 알고 있는 그는 그러지 못한 작가들에게 냉소적인 편지를 썼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반성을 삼았을 수도 있겠다. 고집스러운 그의 본질적인 글쓰기가 있었기 때문에 할리우드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그의 소신을 가지고 글을 쓰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는 글쓰기 기술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빈약한 재능이나 재능이 전혀 없음을 드러내는 확실한 표시일 뿐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니, 어쩌면 그는 글을 쓰기위한 구성을 짜고, 반전을 넣어야 할 부분을 나누는 그런 일 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작품 속에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인물을 배치 해 놓고 그들이 움직이는 것을 그려보라고 했던 나의 오랜 스승의 말이 떠오른다. 어쩜 내가 챈들러에게 찾아가 대체 글을 잘 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물어 본다면 이와 같은 대답을 하지 않았을까? 자신에게는 어떤 글쓰기 형식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있지 않았다고. 그저 인물을 만들어 놓고 그들이 행동하는 대로 썼을 뿐이라고.

 

 

언젠가 작가 노희경에게 왜 드라마 작가가 되었는지 인터뷰 기사를 읽었는데, 그녀는 소설,시 전공을 하는 동안 행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지만 드라마를 쓰는 동안은 행복했었다고. 그녀가 드라마 작가가 된 이유는 행복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라고...나는 그렇게 그녀의 글쓰기를 받아 들였다.

챈들러가 왜 작가가 되었는지 중요하지는 않다. 다만, 어떤 이유로 이렇게 위대한 (나만 잘 모르는) 작가가 되었을까 단 몇 줄의 이유를 들면 그랬구나, 하고 알겠지만 그것 또한 뭐 중요한 일일까.

 

 

“나는 돈이나 어떤 특권 때문에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다만 사랑 때문에, 어떤 서계에 대한 이상한 미련 때문에 글을 쓰는 거죠. 사람들이 치밀하게 생각하고 거의 사라진 문화의 언어로 말을 하는 그런 세계 말입니다. 나는 그런 세계가 좋습니다.” P194

 

 

그를 행복하게 했을 글쓰기를 사랑하게 되었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으면서 작가의 모습을 분명 반영했을 것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고, 그의 무궁무진한 서사의 실타래에 부러움이 가해졌다면 챈들러가 그려낸 탐정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죽겠다. 조만간 그의 작품을 하나 사서 읽어봐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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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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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책을 만난 것은 작년이었다. 우연치 않게 인터넷 서점에서 소개 글을 읽으며 한권 읽어보려 산책이 그녀의 수짱 시리즈 책이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싫은 사람]과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을 읽으며 이런 감성을 가진 작가의 책이라면 언제든지 다 소장하며 읽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만화는 참 단순한 컷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여백 하나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런 작가는 나에게는 아다치 미치르였는데 그녀는 좀 다른 의미의 여백과 공감을 형성한다.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는 그녀의 만화가 아니라 틈틈이 그녀가 만화를 그리며 쓴 에세이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 그녀의 만화를 좀 본 사람들이라면 글 속에 그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행간에 숨겨 놓은 그녀 자신의 카툰이 문득 그려져 보일 때마다 순간 웃음이 나고 말았다.

 

 

 

간혹 책을 통해 작가의 심성을 느낄 때가 있는데 그녀의 만화는 늘 그녀의 차분하고 고운 심성이 가득 느껴진다. 그녀의 에세이도 그렇다. 그녀가 아주 사소하게 넘기는 것들 속에서도 그녀의 고운 마음이 느껴진다. 때로는 엉뚱한 모습도 그녀의 단면이겠지만 그런 것들도 나는 참 좋았다.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영어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영어 회화 공부를 하기로 결심하여 학원에 갔지만 영어 테스트를 받으라고 하니 당황해서 다음에 하겠다고 나와 테스트를 위한 공부를 시작하려고 서점에서 책을 사고, 그것으로 공부에 대한 만족을 느끼는 그녀의 이 귀여움에 반하고 만다. 무엇보다 그녀의 이 행동에 언젠가 내가 했었던 그 모습이 겹쳐서 웃을 수밖에 없다. 3년 전 유럽 여행을 처음으로 갔다 한국에 돌아온 날, 나는 나의 영어 학습에 대한 절망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며 나도 학원에 한번 갔었는데 테스트를 하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다음에 라는 말로 밖을 나와서 혼자서 붉어진 얼굴로 서점을 향했던 적이 있었다. 그녀의 그 뒷모습과 책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에 몇 년 전 나의 모습이 겹쳐져 얼마나 혼자 웃었는지.

 

고지서를 받았는데 바꿔 보냈기에 다시 보내 달라고 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다시 보내 준다고 하는 말로 끝내려는 직원에게 사과를 받아내는 그녀는 그냥 귀여운 여자만은 아닌것 같다. 만화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4개월 뒤의 원고까지 완성해 두는 성실하고 계획적인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이토록 많은 작품을 그리고 많은 책을 쏟아 내는 것은 그냥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실감나게 해 주는 부분이었다.

 

작년에 아는 지인이 해를 넘기면서 앞자리가 바뀌게 되었다며 서글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신을 위한 여행으로 석 달간의 남미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좀처럼 나에게 다가올 그 나이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쌓으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비록 그녀처럼 석 달의 남미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겠지만. 나에게 걸맞은 나이에 맞는 모습은 어떤 것인가 고민에 쌓여 조금 힘든 한해였다. 하지만 그런 고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것도 준비 없이 나의 나이를 맞았고 조금 더 나이 먹은 어른이 되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어느 날 성년이 되었고, 서른이 되었다. 그것이 꼭 준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거대한 프로젝트가 필요해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도 그냥, 어른이 되어버렸다. 처음에 나는 그것이 너무 비극적인 인생의 설계라고 생각했고 우울했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보다 인생에 큰 굴곡진 고통과 고난 없이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한 달에 한번쯤은 하면서 살고 있는 지금을 사랑하고 있다. 이십대에 못한 유럽 여행은 매년 여름휴가로 다니고 있으니 이것도 얼마나 근사한 어른의 시대인가.

 

"내 성격 중에 마음에 드는 부분.

 

‘한 가지 일에 실패해도 내 전부가 엉터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점을 가장 좋아한다. 어째서 흔들림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믿음이 있어서 쓰러지지 않는 것 같다. 자신을 믿는 것도 중요하다.” P211

 

매일 어른이 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에 있는 나를 보며 어른이라기보다 나이든 사람이 서 있다고 느낄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구나 어른이 된다는 것이고 그것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일에 실패 했어도 분명 그것이 나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마스다 마리처럼, 나도 그녀의 초 긍정적 모습을 닮고 싶다. 무엇보다 소소한 것에 어른이 되어 참 다행이라는 그녀의 속삭임에 나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모습을 닮고 싶다.

 

 

그녀의 이런 에세이 집이라면 나는 또 읽어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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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직업실록 - 역사 속에 잊힌 조선시대 별난 직업들
정명섭 지음 / 북로드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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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사극 드라마를 보면, 저런 부정부패에 찌든 백성들이 얼마나 살기 힘들었을까. 그것보다 훨씬 좋은 세상에서 내가 살고 있는 것에 행복해야하는 건가, 생각이 들다가도 4월에 일어난 ‘세월호’의 모습을 보면서 단지 모습만 바뀌었을 뿐 곪을 대로 곪은 정치가들이나 관료들 언론과 정부의 모습을 보며 실망이라는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불편하다. 차가운 바닥에 앉아 울고 있었던 어느 아주머니는 나는 이제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니라는 그 울림에 얼마나 가슴이 무너지던지. 

 

<조선백성실록>을 통해 알았던 저자의 새로운 책을 읽으며 마음이 착잡한 것은 이름만 달라졌지 여전히 존재하는 직업의 고단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총 3부로 나눠진 직업의 분류 중에 가장 힘겨워 보였던 마지막 ‘무엇이든 해서 먹고 살다’의 직업들은 지금은 없어진 상갓집에 가서 대신 울어주는 ‘곡비’같은 직업이야 없어졌지만 간혹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에 사람이 없는 것이 창피하여 하객, 조문 알바들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다만 조문 알바들이 곡비처럼 처절하게 울고 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첫 1부에 있는 매를 잡는 공무원 ‘시파치’를 통해 그간 나라의 힘이 없고 있고의 무력함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직업이 또 있을까. 명나라와 조선의 관계 유지를 위해 처녀와 말, 매를 상납해야 했고, 길들인 매를 바치기 위해 어렵게 잡은 매의 훈육까지 힘써야 했을 그 직업의 고단함.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지금처럼 포획을 할 수 있는 기구가 많지 않았던 상황에 한정된 매를 잡아야 하고, 길들여야 했던 그들의 노고를 생각하니. 나라에서 녹을 먹는다고 한들 쉬운 일이 없다.

 

 

 

성을 파는 ‘조방꾼’은 이름만 바뀌었지 아직 매춘을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으며, 몸으로 때워 매품을 팔아먹고 사는 ‘매품팔이’도 조직에 한두 명은 허수아비를 세워 놓고 있으니 (조폭 영화를 너무 봤나) 그 직업이 없어졌다고 볼 수가 없다. 몇 년 전 재미있게 본 추노꾼의 이야기 ‘추노’는 사실 그런 직업이 있었지만 대길이처럼 그런 추노꾼이 없었을 것이라는 저자의 추론에 끄덕이며 동조하지만, 지금은 노비가 아니라 심부름센터라는 곳에서 작은 정보 하나만 주면 찾아주는 것을 옆에서 지켜 본 나는 이게 추노의 한 부분이 아닐까 놀라워했던 적도 있었다. 공공의 적이었다는 ‘무뢰배’는 아직도 있지 않는가.

이승원의 ‘사라진 직업의 역사’나, 미하엘라의 ‘역사 속에 사라진 직업들’들 속에서도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혹은 존재 하긴 하지만 형태가 바뀐 직업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면 이 책은 이승원의 책과 비슷한 분류에 놓이는 것 같다. 조선이라는 시대를 조금 축약 시켜 놓았지만 강산이 변하고 많이 달라졌지만 사람들이 먹고 사는 고단한 일상은 늘 여전한 것 같다.

 

 

 

김훈의 에세이 [밥벌이지의 지겨움]을 통해서 아, 좋아하는 글을 쓰며 사는 작가도 이렇게 뭔가를 해서 돈을 받는 일은 누구나 똑같은 것이구나! 새삼 느꼈던 날처럼, 조선의 갑갑한 나라에 애쓰며 살았던 많은 사람들의 노고에 며칠 동안 팀장의 짜증에 뒤통수를 치고 싶었던 마음을 달래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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