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의 시간들




먹는 약이 호르몬과 관련된 것이라 부작용이 많다고 한다. 약을 먹기 전까지는 그 부작용에 대한 현실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하나씩 나타나는 부작용에 요즘 힘들다.




매일 매일 피곤하다. 먹는 약보다 방사선 23회를 모두 마치고 피곤함이 밀려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방사선 치료를 하는 동안 몸에 표시한 선이 지워 지지 않기 위해 엄청 스트레스 받으면서 치료를 받았는데 그것과 함께 피곤함이 밀려오니 뭘 하기만 하면 계속 누워 있어야 한다. 그런 상태로 책을 읽을 수도 없고 무조건 잠을 자야 한다.




가슴 윗부분까지 방사선 치료가 된 상태라 목구멍까지 열기가 올라와 한동안 얼음물을 달고 살았다. 물을 많이 마시니 화장실을 자주가야 한다. 너무 귀찮다. 그것도 내 피곤의 한 몫에 들어간다.



타목시펜의 가장 큰 부작용은 살이 찌는 건데, 요즘 나는 방사선때도 빠지지 않았던 살이 지금 빠지고 있다. 그동안 나는 아픈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수술 얘기를 하지 않으면 잘 모른다. 이주동안 5키로가 쭉 빠지니 이제는 보는 사람마다 아프냐고 물어 본다. 아픈 사람처럼 보인다고 한다. 특히 아침에는 매우 심하게 힘든 얼굴이라서 주변에서 안쓰럽다고 하는데, 나도 얼굴을 보며 놀란다. 아.....나 아픈 사람 같아. 수술을 하고 회복 하는 동안도 살이 안 빠졌고 방사선 때문에도 안 빠졌는데 지금 쭉쭉 빠진다. 저녁에 금식을 하지 않고 일부러 많이 먹고 있는데도 빠진다. 이 부분은 주변에서 은근 부러워한다. 살이 건강하게 빠지는 것이 아니라 근육이 쭉쭉 빠진 상태라서 헐렁이는 바지에 나의 패피가 망쳐지고 있다. 그렇다고 다시 옷을 살 수 없다. 이제는 정말 미니멀로 넘어가야 할 상태다. 고양이 물품 빼고 내 물건은 버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만...




타목시펜의 부작용중 구내염도 있다. 그게 지금 나에게 왔다. 정말로 입안이 엉망이다. 그게 입술까지 와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시절이라면 난 정말 밖으로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입 안이 엉망이니 뭘 먹기가 힘들고 고통스럽다. 차가운 물을 마시며 이 시련의 시간이 언제 끝이 날지 생각한다.






이런 나와 다르게 우리 루키는 미모를 뽐내며 잘 지내고 있다. 루키라도 아프지 않고 잘 지내고 고마운 날들이다. 피로감이 좀 사그라지고 있어서 읽고 쓰지 못한 리뷰라고 쓰고 기록으로 남는 글들을 써 볼까 한다. 가을엔 부작용이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cott 2022-10-20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후즈음님 힘든시간 견디시고 계시는 군요 ㅠㅠ
항암 치료 많이 힘들어도 꼭 이겨내실겁니다 오후즈음님 빠른쾌유 바랍니다

오후즈음 2022-12-16 20:27   좋아요 1 | URL
한달이 지나고 나니 기운이 많이 나요~~ ^^

2022-10-20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후즈음 2022-12-16 20:27   좋아요 0 | URL
네, 요즘 구내염이 많이 좋아졌어요!

책읽는나무 2022-10-20 09: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견뎌오신만큼 남은 시간도 힘 내시기 바랍니다.
얼른 완쾌되었단 소식 듣고 싶네요^^

오후즈음 2022-12-16 20:2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많이 좋아졌어요

모나리자 2022-10-20 1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후즈음님, 힘내세요. 그리고 어렵겠지만... 건강했던 때의 모습을 자주 떠올리시며 좋은 상상을 하는 시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점점 더 회복하시길 기원드릴게요.^^ 하루빨리 편안한 나날 되사면 좋겠습니다. ^^

오후즈음 2022-12-16 20:28   좋아요 1 | URL
넵 요즘 많이 건강해졌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2-10-20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간 지나면 좋아지실거예요. 힘들지만 즐거운 일 생각하시고요. 빨리 건강해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오후즈음 2022-12-16 20:28   좋아요 2 | URL
네 한달 동안 회복에 애를 썼더니 많이 좋아졌어요.
 
쥘과의 하루
디아너 브룩호번 지음, 이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고양이를 그리는 유명한 작가의 고양이가 몇 년 전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의 일이다. 반려인들은 키우던 고양이가 죽으면 대부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녀는 오랫동안 키웠던 고양이의 죽음을 자신의 어머니에게 알렸다.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아늑한 담요에 누워 있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이상 빗질을 해 줄 수 없으니 고양이를 안아주고 빗질을 해 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반려 동물 장례식장으로 가서 화장을 하고 예쁜 구슬로 만들어 왔다. 그때 그 모습이 나에겐 너무 생소했다. 나에겐 죽음이란 장례식장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었다. 함께 했던 이들의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과 그 태도,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이 가지고 가야 할 상실감을 어떻게 치유 할 것인지 생각이 많아지는 부분이었다. 

[쥘과의 하루]는 그 작가의 추모와 비슷한 경우였다. 매일 아침의 루틴으로 시작되는 하루 중 그 시작의 끝은 커피를 내리는 일이었다. 쥘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일과를 마치고 창가에 앉아 있다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쥘의 죽음이 믿어지지는 않고 당황스럽지만 알리스는 쥘이 향기 가득 내려놓은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하루는 쥘과 함께 하기로 했다. 우선은 쥘의 죽음을 혼자 감당해 보기로 했지만 그녀의 계획에 큰 변수가 생겼다. 매일 아침 열시에 쥘은 다비드와 함께 체스를 두었다. 쥘이 죽은 그날도 다비드는 쥘을 찾아 왔다. 자폐증이 있는 다비드는 상황이 바뀌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결국 쥘이 잠이 들었다고 얘기하고 알리스가 체스를 두기로 했지만 다비드는 쥘이 죽었다는 것을 알아 버렸다. 그때부터 이야기의 흐름이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가 궁금했다. 돌방 상황을 싫어하는 다비드와 알리스는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낼 것이며 다비드가 인지하게 되는 쥘의 죽음은 또 어떻게 다뤄질 것인가. 

소설의 중심은 다비드와 쥘의 얘기도 아니고 오로지 알리스와 쥘과의 하루를 중심으로 다룬다. 불륜을 알게 된 후 쥘에게 갖게 된 분노를 감추며 살았던 알리스의 슬픔이 터져 나와 그동안 저 밑에 감춰 놓았던 서러움을 쥘에게 털어 놓았다. 그리고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아이와의 이별에서는 감정이 고조되었다. 알리스가 쥘과의 이별하는 방식은 마음 깊은 곳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꺼내고 스스로 위로 받는 것이었다. 알리스의 추모가 부러워졌다. 함께 한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그때, 남겨진 말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면 남겨진 시간들이 많이 괴롭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아버지의 발인을 앞두고 있었던 새벽이었다. 해결하지 못한 법적인 문제로 장례식장이 하루 종일 시끄러웠었다. 모든 소음이 꺼지고 지친 몸을 벽에 기대 앉아 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나는 오랫동안 아무 말 없이 있었다. 많이 울었지만 말은 나오지 않았다. 발인이 되기 몇 시간을 앞두고 깊은 원망으로 아버지와 얘기를 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겨진 많은 일들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걱정하고 답답했고 화가 났다. 이제 생각해보니 아버지에게 많이 미안하다. 알리스처럼 가슴에 맺힌 일들이 많지는 않지만 먹고 사는 일을 막아 놓고 가신 아버지에게 화가 나서 원망으로 한 달을 보냈다. 알리스처럼 쥘이 차려진 아침을 맞을 루틴이 없었던 가족들은 아버지의 죽음이 그저 절망으로 망연자실 했다. 처음은 당황스러웠지만 차분하게 쥘의 죽음을 받아들였던 알리스와 나는 많이 달랐다. 알리스처럼 고백할 말이 없었다. 그냥 아버지가 떠난 그 시간이 절망만 있다고 생각했다. 떠난 이를 그리던 따뜻한 그 순간이 없었다는 것을 1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1년이 지나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와 이야기를 하다가 아버지라는 단어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렀다. 아, 우리 아버지는…….그렇게 말을 꺼내다가 그날 아무 말도 못하고 소개팅 남과 헤어졌었다. 그때 알았었다. 아버지와 나와의 헤어짐이 이제야 시작 되었다는 것을. 

내게도 알리스와 같은 시간이 필요했었다. 원망을 내려놓고 아버지와의 지난 시간을 기억하고 추억하며 추모할 있었다면 아버지와 헤어질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지금의 이곳에서 떠나게 되고 또 친한 지인과 가족과 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럴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한 번의 경험이 있어도 아직 잘 모르겠다. 언젠가 그런 시간이 온다면 또 다른 추모의 방법이 생길 것 같다. 그렇지만 그런 시간이 너무 자주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살아가는 날들 서로가 후회 없는 얘기들을 자주 나누며 살다 가고 싶다. 죽음을 한번 생각했었던 어느 여름날, 두렵고 힘들었던 그 단어를 쓰다듬으며 걸어 나왔던 날들을 떠 올리니 매일이 참, 소중한 날들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22-10-20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각자의 애도방식이 다르고 애도하고 추모하는 시간의 길이가 또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나 사랑하는 가족이나 반려동물을 애도하는 시간은 슬픔의 농도만 옅어질 뿐, 문득문득 떠올라 애도 시간은 영원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지가 7 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돌아가신 것 같지가 않네요. 계속 순간 순간 떠오르고, 그래서 그 순간순간 애도의 시간을 잠깐 가지곤 합니다. 슬픔의 농도는 확실히 옅어져가고 있구요^^
글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애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서니데이 2022-11-09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2-11-09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오후즈음님~^^

thkang1001 2022-11-09 1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후즈음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구부려 그의 어깨를 움켜쥐자 그의 몸이 둔중하게 따라움직였다. 쥘은 죽었다. 그녀는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그녀가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 그 자궁 속 삼십 분을보내는 동안, 그는 죽었다. 여전히 자신의 할 일을 다해놓고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커피를 올려놓은 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진과 유진 - 개정판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로를 쓰다듬으며 [유진과 유진 -이금이]



길을 걷다가 우연히 동창을 만나는 일, 혹은 오래전 헤어진 첫사랑과 길거리 해우를 그려보지만 여태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들을 꼭 만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길거리에서 연락이 끊긴 친구를 만나 와락 끌어안고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우연과 상상]이라는 영화는 이렇게 시작 된다. 동창회를 나갔던 나츠코는 자신의 동창을 찾고 싶었지만 만나지 못했다. 20년 만에 찾은 고향이라 그녀는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동네를 산책하다가 그녀의 동창 아야를 만나게 된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아야와 벅찬 마음을 나눈 나츠코지만 아야는 그녀를 기억해 내지 못했다. 나츠코가 찾고 있던 동창이 아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야는 잊혔던 동창의 이름을 떠 올리게 된다.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던 두 사람은 우연한 만남으로 어쩌면 계속 되는 인연을 이어 갈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옛 친구가 아니었지만 앞으로 그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확장 될지 궁금하게 만들었다면 그렇지 못한 만남도 존재한다.



[유진과 유진]은 제목처럼 이름이 같은 두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유진이라는 두 명의 아이. 중학교 2학년이 시작되는 날 같은 반에 배정 받았다. 한명의 유진은 동명의 같은 유진을 기억해 냈다. 그 유진은 자신과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아이. 같이 졸업을 못 하고 어느 날 유치원에서 사라진 아이. 외국으로 갔다는 얘기만 들었고 엄마의 원망 섞인 이야기를 들었던 아이. 그러나 엄마의 그 원망도 어떤 내용이었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았던 기억속의 그림처럼 남아 있었던 유진.



학교에서 이 둘을 큰 유진과 작은 유진으로 부르기로 했다. 큰 유진은 작은 유진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작은 유진은 큰 유진을 알지 못했다. 소설은 이들의 서로 다른 시선으로 같은 사건을 바라본다. 이소라의 노래 ‘바람이 분다’의 가사에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라는 말처럼 두 유진에게는 같은 사건이 다르게 적혀 있다. 작은 유진을 알고 있는 큰 유진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잊혔던 일들을 생각하게 된다. 큰 유진의 시선은 작은 유진에게로 가고 작은 유진은 마음속의 판도라 상자를 열게 된다. 그들은 왜 서로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되었을까?



두 사람, 특히 작은 유진이 서서히 기억해 내는 일들은 끝까지 몰랐으면 좋았을 일이었다. 큰 유진도 그런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작은 유진에게 일부러 기억을 소환 시키려 하지 않았고 자극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그 현실의 시간은 과거를 자꾸만 부르고 있었다. 유치원 원장이 어린 여자 아이들에게 저지른 성추행은 사회에 많은 논란을 만들었고 큰 소송도 걸었다. 당사자였던 작은 유진은 사건 중심에 있었지만 어느 날 작은 유진의 가족들은 미국으로 떠났고 남은 사람들만 싸움을 계속 이어 나가야 했다. 명확한 증거가 있었지만 작은 유진이 없어지며 힘든 싸움이 되었고 많은 이들은 작은 유진네 가족들을 원망했다. 그 과정에서 생긴 원망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회자 되었다.



같은 사건을 놓고 큰 유진은 모든 것들을 기억을 하고 작은 유진은 기억을 하지 못할까. 아이들에게 닥친 상처를 보듬는 방법은 어른들의 방식으로 서로 달랐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큰 유진의 부모는 아이와 상처를 서로 안으며 치유해 나갔다. 하지만 작은 유진은 그렇지 않았다. 작은 유진에게 닥친 혼돈의 시간을 기억에서 지우기에 급급했다. 집안의 수치라고 여겼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집안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절대 안 된다는 듯 미국으로 떠나고 작은 유진은 기억이 지워졌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지워진 것은 아니었다. 어느덧 자신의 기억을 찾아가며 오랜 시절의 환영들이 작은 유진에게 머물렀다. 그리고 어느덧 잊고 있던 그 상처와 마주하게 되었다.



작은 유진이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며 이야기 하게 되는 부분은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주변의 아이들의 태도도 인상적이었고 훌륭했다. 하지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은 작은 유진과 엄마와의 화해였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기에 어설펐던 모녀의 마지막 이야기가 안쓰러웠다. 잠을 자다가도 어느 날 문득 눈을 떠 고통스러운 그날의 모습이 계속 남아 있을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작은 유진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이 나약해 보였지만 그것은 또 그녀가 감당해 내야 할 몫인 것이다. 어른들의 책임져야 할 몫은 어떤 것들일까. 힘겨운 아이들이 잘 이겨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이 서로를 보듬으며 어떤 생각을 할까. 서로가 다시 만난 것을 반가워 할 수 있을까. 알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떠 올리며 아픈 기억을 계속 생각해내며 살아가야 하는 두 아이에게 이 만남이 우연으로 남아야 하는 것일까.



두 아이들을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다. 어떤 상처가 생겨도 잘 이겨 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안아주고 싶었다.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야 할 날들에 아이들이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10-07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이 책이 리커버돼서 새로 나왔나봐요.
당선 축하드립니다 *^**

서니데이 2022-10-07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80세의 어머니. 글자도 모르고 사시다 알게 된 글쓰기. 그렇게 시작된 일기 묶음을 읽다가 많이 울컥했다. 이제는 세상에 안 계시지만 그 곳에서도 좋은 글쓰기 하고 계실지

세상에 태어나 글을 모른다는 게 얼마나 답답한 일인지 모른다. 이렇게나마 잠 안 오는 밤에 끄적끄적 몇 마디 남길 수있게 되었으니 더 바랄 게 없다. 말벗이 없어도 종이에다 내생각을 옮기니 좋다.
자식을 낳으면, 굶더라도 공부만은 꼭 시킬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