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 볼 수 있다면 - 헬렌 켈러 자서전
헬렌 켈러 지음, 박에스더 옮김 / 사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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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의 소중함 [사흘만 볼 수 있다면 -헬렌 켈러]



“내가 만일 사흘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무엇을 가장 보고 싶은가 상상해봅니다. 내가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동안 당신도 앞으로 단 사흘만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 함께 고민해볼 수 있을 겁니다. 셋째 날 어둠이 내릴 때, 이제 다시는 빛이 비추지 않을 것임을 할고 있다면 이 소중한 사흘을 어떻게 살아가시겠습니까? 당신이 가장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264쪽




오래전에 읽은 헬렌 켈러는 삼중고를 이겨낸 멋진 사람이라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때도 아주 잠깐, 만약 나라면 그녀처럼 살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았던 것이 전부였다.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그런 사소한 정보력뿐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키운 설리반 선생님의 위대함. 그녀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단편적이었던 그녀의 고통과 열의, 그리고 그것을 이겨낸 환희들을 느끼며 그녀가 훨씬 더 멋지고 근사한 사람이었다.



세 살이 도기도 전에 열병으로 그녀는 시력과 청력을 잃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빛이 되어준 설리반 선생님을 만나고 그녀와 함께 세상을 알아가는 동안 그녀가 느꼈을 상실감을 우리가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아픔을 공감한다는 것은 똑같은 깊이의 상처가 없다면 그 공감은 같을 수가 없으니. 그녀의 아픔을 모두 이해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녀의 자서전은 그동안 그녀가 해 놓았던 것들의 업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질문을 시작하는 앞부분의 인용구는 그녀가 50대에 쓴 에세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세상을 경험하고 쓴 그녀의 이 에세이 부분이 이 책의 가장 울컥하게 하는 포인트였다.


그녀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어떤 것을 할 것인가 물어 봤고, 그녀 스스로 답을 했다. 그녀의 첫 번째는 역시나 그녀의 스승 설리반의 얼굴을 보는 것이었다. 얼마나 그립고 보고 싶을 것인지. 그리고 그녀가 묘사한 그 사흘의 날이 무척 세세했다. 그저 세상의 어떤 것이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지 않고 그녀는 하루의 오전, 오후 그리고 밤까지 계획이 세워져 있다.



“ 눈이 보이지 않는 내가 눈이 보이는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나뿐입니다. 시각이라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드리는 충고입니다. 내일이면 더는 보지 못할 사람처럼 그렇게, 눈을 사용하십시오. 우리에게 허락된 감각 모두를 최대한 발취하세요. 자연이 마련해준 여러 수단을 통해 세상이 당신에게 선사하는 모든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만끽하세요.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감각 중에서도 시각이야말로 가장 큰 기쁨을 준다고 믿습니다.” 281쪽



보지 못했던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당황하지 않게 볼 수 있도록 세세하게 짜 놓은 이 모든 계획을 그녀는 절대 이룰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불행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나는 혹은 그녀와 다른 신체를 가지고 있는 우리들은 분명 그녀가 보고 싶어 했던 것들을 매일 보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 사소한 것들을 얼마나 사소하게 지나치며 살고 있는지. 그녀의 이런 말들을 읽으며 문득 책상 건너편으로 보이는 싸늘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마저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이런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으로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삶인지. 그런 것을 모르고 왜 이토록 어제의 나날이, 오늘의 시작이 이토록 버겁기만 하다고 생각했을까. 하루가 혹은 지금의 나날이 힘들었다면 그녀의 말을 한번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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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폴란드 - 2018~2019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정덕진 지음 / 나우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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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매력 [폴란드-트래블로그]



요즘 동유럽 투어도 많이 나오고, 프로그램도 많이 소개가 되고 있는 나라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체코 프라하와 오스트리아, 헝가리를 많이 묶어 가는데, 이상하게 폴란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많이 볼 수가 없었다. 야경이 아름다운 체코 프라하와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에 비해 폴란드의 아름다운 도시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많지가 않다. 많이 들어 보았자 수도인 바르샤바와 아우슈비츠에 관련된 것뿐이다. 어떤 이의 폴란드 한 달 여행을 보며 궁금했었다. 수 많은 동유럽중 왜 폴란드였을까? 체코와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움도 있는데, 뭔가 어두운 색이 훨씬 많을 것 같은 폴란드를 선택하다니. 아마도 폴란드는 아우슈비츠의 영향이 많은지 뭔가 어두운 느낌이 나기도 했다. 


트래 블로그의 책을 통해 폴란드의 매력에 빠졌다. 내년 여름휴가는 폴란드로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표지의 그림속의 동상은 바르샤바의 인어 상이라고 한다. 칼을 들고 있는 인어라니, 참 신기한 동상이다. 그 동상이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의 어원이 되는 것 같다.



“바르샤바의 상징인 인어 상에는 슬픈 전설 하나가 전해진다. 바르라고 하는 젊은 어부와 샤바라고 하는 아리따운 인어가 만나 부부로 행복하게 살다가 샤바가 바다로 돌아가자 바르의 눈물이 땅에 채워졌다는 전설, 한국의 선녀와 나무꾼을 연상시키게 하는 이 전설이 바르샤바의 유래라고 한다.”



보통은 나라마다 횡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종으로 세우는데, 폴란드는 네모난 나라이다 보니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로 시작한다면 북부의 그단스크나 남부의 크라쿠프를 어떻게 연결할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한다. 수도 바르샤바를 빼고 두 도시는 꼭 가야 할 곳이라고 해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폴란드도 바르샤바와 인천의 직항이 있으니 경유가 싫은 사람들은 직항을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늘 직항은 경유지가 있는 것보다 비싸다는 아쉬움이 있다.



“7세기부터 시작해 폴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의 하나인 크라쿠프는 바르샤바로 수도가 이전되기 전까지 중세 유럽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폴란드의 천년 고도다. 대한민국의 경주와 비슷한 도시로 생각하면 된다. 바벨 언덕 아래 비스와 강이 흐르는 곳에 위치한 이곳은 대한민국에 방문한 적도 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으로도 유명하지만 아우슈비츠와 비엘리츠카 소금 광산을 같이 여행하기 위해 항상 관광객이 붐빈다.” 138쪽



독일 여행시 아우크스부르크를 가지 못해서 꼭 크라쿠프를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크라쿠프의 근교 투어에 꼭 포함 되어 있는 오슈비엥침, 독일명은 아우슈비츠는 많은 이들의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것 같다. 갔다 오면 많이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날듯하다. 특히 건물에 전시된 사진이나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한 사진은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난다고 한다. 무엇보다 크라쿠프는 잘 보존된 중세 도시라서 그 중후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독일은 유로존이 아니라 자국민의 화폐를 쓰고 있다. 꼭 그렇기 때문은 아니지만, 폴란드의 저렴한 물가에 많이 즐겁게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폴란드의 음식도 자극적이지 않다고 하니 더욱 흥미가 느껴진다. 그리고 여행을 선택할시 꼭 찾아보고 있는 도시의 안전은 유럽 도시 중 가장 안전하지 않을까 한다고 하니, 더욱 끌리는 동유럽중 하나가 아닐까. 하지만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현지인과 마찰이 생기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 떠나기 전 쇼팽의 나라 폴란드를 떠나 볼까 생각하니, 쇼팽의 피아노 연주곡을 더 듣고 싶은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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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8-12-07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바르샤바하면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물론 가보지는 못했구요.ㅎㅎ
고등학교 때, 그러니까 80년대 였지요...참 까마득하군요.
어쨋든 그때나 지금이나 영어는 뭐 거의 까막눈인데,,,,
고등학교 영어교과서 지문에 발음이 워쇼우 라고하는데 그게 바르샤바라고 하더군요...

한심한 생각에 야 발음이 이렇게 틀려서야 어디 표음문자 한글이 그렇게 우수하다고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혼자서 심사숙고했던..., 공부는 하지 않고 말이죠.... 기억이 납니다. ...

그냥 바르샤바 말씀하시니 문득 생각나서..호호호
저도 바르샤바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계란부인님도 아마 거기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요즘은 뜸하시군요..


오후즈음 2018-12-0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 휴가때 꼭 가보고 싶어요. 폴란드는 어떤 나라일지 궁금합니다^^
 
스페인 & 왕의 오솔길 - 자녀와 함께 모험으로 떠나는
조대현 지음 / 나우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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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오솔길의 모든 것 [스페인& 왕의 오솔길]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길 길로 알려진 스페인의 ‘왕의 오솔길’을 소개한 책은 처음 보았다. 2015년 스페인 여행을 했을 때, 왕의 오솔길을 갈 생각을 못했는데, 정보가 없어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있다고 해도 사실 왕의 오솔길보다 바르셀로나의 가우디를 만나고 싶었고, 론다의 길과 세비아의 스페인 광장, 그리고 세고비아의 길과 수도교를 더 보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스페인을 먼저 생각했지만, 다시 스페인의 여행에 기회가 와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 이 책 한권으로 그 위험하다는 그 길을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왕의 오솔길도 소개 되어 있지만 이후 스페인 여행을 할 수 있는 다른 도시도 안내되어 있다. 한권으로 스페인 여행의 모든 준비가 될 것 같다.



‘왕의 오솔길’은 말라가에서 가야 한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스페인 입국은 바르셀로나와 수도인 마드리드이고, 이 책에서는 마드리드에서 스페인의 기차 렌페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렌페 티켓 구입하는 방법까지 너무나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다른 블로그를 찾아 볼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왕의 오솔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크게 다른 책을 찾아 볼 필요도 없다.


왕의 오솔길은 3개의 코스로 나눠져 있고, 그 코스로 이동과 일정 짜기 샘플도 있어 참고하면 된다.


“사실 왕의 오솔길은 안달루시아 지방의 엘로코 협곡, 과달오르세강 협곡에 있는 좁은 길로 1905년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물자 수송과 노동자들의 이동통로로 조성하였다. 절벽 t이의 이 좁은 길을 1921년 스페인 왕 알폰소 13세 댐 건설 축하를 위해 건너면서 ‘왕의 오솔길’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이후 약 80년 동안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길’이라는 악명을 얻었다.” 52쪽



얼마나 위험하기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길일까? 안전 교육까지 받고 그 오솔길에 오를 수 있는 곳은 대체 어떤 곳일까? 책속에 소개된 사진만 보더라도 정말 가슴이 철렁거리는 곳이 많았다. 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을 트래킹 하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가는 자신만의 짜릿함과 성취욕도 분명 있을 것이다. 저자도 그 오솔길을 걸으며 정말 못 가겠다고 여러 번 서술하고 있다. 밑으로 보이는 아찔한 풍경이 그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고 할까. 절벽이 빼곡하게 서 있는 그 모습은 진짜 가슴이 철렁하고, 정말 저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새로 보수된 다리도 안전상 10명이상 같이 걸을 수 없다고 하니, 바람에 흔들린다면 얼마나 더 무서울까. 하지만 그 강을 건너고 나면 정말 아름다운 강을 볼 수 있다. 자연은 그런 인심을 늘 쓰는 것 같다. 왕의 오솔길은 대부분 오래전의 길은 폐쇄 되고 새롭게 단장 되어 있지만 절벽의 웅장함은 두려움을 갖게 할 것 같다. 어느 기점마다 안전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어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코스에서 2코스로 넘어 갈 때는 절벽으로 이어진 바위산을 지나 산책길이 나온다고 하니 조금 여유 있어 보였지만 ‘왕의 오솔길’의 그 명성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왕의 오솔길’과 같이 유명한 ‘산티아고’에 요즘 지오디가 길을 걸으며 더 많이 유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에 의해 유명해진 산티아고의 카미노의 길은 점점 많은 이들에게 소개되어 800키로 이상의 길을 걷고 나면 뭔가 마음의 수행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아직 그 길을 걸어보지 않아 그 이후의 마음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제주도의 올레길을 보름동안 걸으면서 느꼈던 마음이 비슷하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녀오기만 하면 마음의 수행이 되고, 복잡한 마음이 해결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산티아고 길에 많은 이들이 걷고 있는데, 한국인들의 단체 여행객들이 피해를 주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단체 여행객들은 저녁에 종일 부침개를 부쳐 나눠 먹느라고 알베르게의 주방을 독식하고, 밥을 하고 여러 가지 반찬을 하면서 다른 여행객들이 사용하지 못하며 심지어 밥을 하고 누룽지를 아침에 끓여 먹는다며 남겨 놓은 냄비는 다른 여행자들이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길을 걸으며 먹는 막걸리는 한국의 어느 산행에서 스페인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꼭대기에 올라 먹는 막걸리는 산티아고 카미노 길에서도 하고 있는 한국인 단체 여행객들은 왜, 산티아고에 갔을까? 누룽지는 집에서도 안 먹으면서 왜 여행지, 그것도 산티아고 알베르게에 와서 끓여 먹는지. 자신들의 여행의 흥이 타인에게 불편하고 불쾌함을 준다는 것을 알아야 진짜 여행가가 아닐까.


그런 단체 여행객들은 산티아고에 가지 마라. 산티아고 걸었다고 자랑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남에게 피해주며 무슨 수행의 길을 걷는다고 말할 수 있겠는지. 단체 여행객들은 정말 말소리 하나만 크게 내도 엄청 큰 파워를 지녀서 더 크게 들린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왕의 오솔길의 위험한 길을 걷는 이들의 사진을 보며, 이들이 진정한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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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8-11-26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비에서 이곳 소개하는 프로를 봤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더라구요. 사고가 많이 나서 폐쇄되었다가 몇년 전부터 다시 개방했다고 하던데... 이곳을 소개하는 책도 있다니 모험심 강한 사람들이 참 많은가봐요. ^^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 시도 때도 없이 불안에 시달리는 당신을 위한 마음 정리법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이승빈 옮김 / 반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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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암시가 필요하다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평판이 걱정이 될 때가 많았던 것은 참 오래전의 일이다. 지금은 그런 타인의 평판에 흔들리는 마음이 없다. 그런 마음이 들기 위해선 참 많은 상처와 극복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평온한 마음이 늘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지속되지만, 불안과 걱정은 잠을 청하던 어느 날 늘 침대 모서리부터 차츰 올라와 잠들지 못하는 날들을 만들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불안과 걱정으로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는 순간을 벗어 날 수 있도록 심리치료를 한 저자의 책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는 보다 효율적으로 걱정을 벗어 날 수 있는 치료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조언을 들어도 전혀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그 사람의 조언에 진실이 없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일정부분 공감하면서 그렇지 않기도 하다. 분명 진정한 조언을 해 줬던 사람도 있을 테니. 하지만 대부분 조언을 들어도 그 조언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 부분은 대부분 그 해결의 방법은 자신이 알고 있으며 혹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움직이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그들의 조언이 그 어떤 것도 확신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누구를 막론하고 자기 자신이 정말 느끼고 있는 것조차 명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그 조언이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결국 불안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 날 수 없는 것일까?



“불안감으로부터 벗어나서 드디어 편안해졌다고 느낄 때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106쪽



저자의 방법을 듣고 사실 나는 좀 웃었다. 자신만의 암시를 하라니...살을 빼려고 하는 이에겐 멋진 자신을 생각하며 암시를 하고, 불안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자신과의 불편한 사람과의 관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도, 그것만의 암시를 하며 그걸 외워 불안에서 벗어나라니. 정말 이 방법이 저자의 말처럼 된단 말인지. 저자는 자신이 치료했던 많은 이들의 예를 들어 그들의 변화한 모습도 소개 했다. 그들이 정말 그런 암시로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그동안 고통스러웠던 불안에서 벗어났다.



불안감은 건강마저 앗아가고, 그것은 결국 자신을 놓아 버리는 일이라고 했다. 나의 단점 지적이 계속 되면 그것은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몸의 열압을 놓이고 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도 스트레스를 받아 탈이 난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과 걱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벗어야 한다. 그것을 벗기 위해 자신만의 해결방법이 필요한데, 그 암시가 아니라도 그런 것으로 시선을 돌릴 자신만의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



“불안에서 해방된다는 것이 그 사람의 잠재능력을 얼마만큼 살리는 것인가 하고 생각한 계기가 되었죠.” 218쪽



암시 키워드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게 걱정이 없어진다면 깨끗한 나의 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자신만의 적절한 키워드를 만들어 놓고 활용해 보자.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도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런 키워드는 어떤 것으로 만들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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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다시 여름, 한정판 리커버)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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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눈물을 삼키는 일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오랜만에 만난 지인의 얼굴이 많아 야위었다. 그 전에도 살집이 있는 체구가 아니었지만 유난히 더 마른 손을 흔들며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자세히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내게 그간의 심정을 담은 단 한 줄의 문장을 얘기 했고, 나는 그 순간 울음을 삼키고 말았다. 집에 돌아와, 그녀에게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행히 여겼다. 그저 들어주며 고개를 끄덕이며 있었던 서너 시간이 그녀에게 그저 큰 위로가 되었길 바랐다. 많지 않은 말들이 우리 주변을 맴돌다 사라졌지만, 끝내 귓속에서 떨어지지 않았던 것들은 위로와 따뜻한 포옹이었다.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꼭 나처럼 습관적으로 타인의 말을 기억해두는 버릇이 없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마음에 꽤나 많은 말을 쌓아두고 지낸다. 어떤 말은 두렵고 어떤 말은 반갑고 어떤 말은 여전히 아플 것이며 또 어떤 말은 설렘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19쪽




시인의 에세이집을 읽으며 그날의 귀가가 떠올랐다. 자동차 소음 가득한 길을 한참을 걸어야 집에 올 수 있었던 그날, 위로한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생각했었다. 어린 시절에는 무작정 맞장구를 쳤던 일들이 이제는 그 어떤 말이 필요 없이 손 한번 잡아 주는 것이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깨어지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사건보다는 사소한 마음의 결이 어긋난 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것을 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넘기고 만다.” 45쪽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 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 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51쪽



“다만 어떤 글은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아도 쓰이는 일만으로 저마다의 능력과 힘을 가지는 것이라 믿는다. 마치 마음속 소원처럼, 혹은 이를 악물고 하는 다짐처럼” 180쪽



일정한 주제 없이 나열한 것 같은 이 글속에는 이상하게 그가 흘리고 간 상념들이 느껴진다. 말 한마디의 위로를 어떻게 해줘야 할 것인지 고민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자신의 외로움과 발목까지 밀물처럼 따라오는 고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여름밤에도 겨울처럼 느껴지는 창밖의 바람을 맞고 있을 것 같은 그 시인을, 때로는 나와 동일시해 봤다. 내게도 그런 시간들이 한동안 오랫동안 있었고 그래서 눈물이 났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때로는 시원하게 울음을 쏟아내야 할 때도 있듯이 그런 날이 있었다는 것이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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