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니 사실 여행을 다녀와서부터니까 6월부터 책이 안 읽혀지더니 급기야 8월은 그냥 안 읽었다.
뭔가 계속 하기 싫었다. 왜 그런 날들이 있지 않나. 뭔가 꾸준하게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내가 이걸 왜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때.
제발 빨리 더운 8월이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더니 9월이 또 너무 빨리 온것 같아 무서워서 좀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사들인 책들을 좀 읽어보자고 앉았는데 좀처럼 읽혀지지 않는 책들이라 다시 뭔가 좀 읽고 싶어서 알라진 중고서점을 갔다. 역시 뭔가 잘 안 읽혀질때는 그림이 많은 책이 좋다. 사진도 많으면 더 좋다.
그래서 선택된 책들은 만화책, 사진이 많은 여행책 (하지만 이 책은 내용도 충실한 책)들이다. 우선 좀 뭔가 읽는 습관을 다시 들여야 하기 때문에 좀 천천히 길들여야 한다. 하, 이렇게 얘기하니 뭔가 초등학생 다시 독서 습관 잡는것 같다고 할까.
"쿠루네코"는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득템한 책이다. 알라딘 중고를 가지 않았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태원준 작가가 자신의 엄마와 함께 한 세계 여행을 읽으면서 나의 온갖 여행들이 다 떠올랐다. 무엇보다 여행 동행자들에 대한 나의 쓸쓸한 모습들이 생각났다. 누군가와 함께 이렇게 즐겁게 여행했던 적이 나는 또 언제 있었나. 왜 나는 그토록 즐기지 못하면서 여행을 다녔던 것일까. 후회로 점철된 나의 여행들을 떠 올리게했다. 이런책 계속 읽으면 속이 쓰린다. 마음이 혼탁해 진다. 나도 떠나고 싶어서.
장강명 작가를 몰랐다. 제목은 많이 봐서 궁금했는데 올해 읽은 책중에 가장 잼있게 읽었다. 하, 이 작가 재미있는 사람이네. 책을 읽으면서 날 또 이렇게 웃게 만든 작가를 만난게 얼마만이야!
이틀만에 다시 독서 습관이 좀 길들여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이틀 또 지나니 뭐가 또 읽기가 이렇게 싫어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