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대답하지 않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송태욱 옮김 / 체크포인트 찰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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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책이 왔는데 책 판형과 디자인에 좀 화가나네요. 가격이 착하지도 않은데 이게 최선이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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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hhds 2023-01-04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며가며 읽기에 가볍고 너무 좋더라구요 ㅎ 잠깐씩 카페가서 읽으려고 가지고 나갈때도 좋구요 ㅎ

오후즈음 2023-01-04 11:26   좋아요 0 | URL
작고 가벼운걸 좋아하시는 분들어겐 좋을것 같아요. 저는 위 아래 짤라 먹은것같은 편집본에 글 읽기가 피로하더라고요

underthecross 2023-01-05 0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전 공감입니다. 예약해서 설레임으로 기다렸는데 실망감이... 그럴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실망스런 마음은 숨길 수 없었네요...ㅠㅠ

여은경 2023-01-2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볍고 들고다니기 좋아서 훨씬 마음에 들었어요! 아무래도 개인취향에 따라 다른게 아닐까 싶어요

deuxsens 2023-01-27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교적 좋은 디자인과 재질 그리고 편집으로 이뤄진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globalrice 2023-01-28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판형이나 재질 맘에 들어요^^
 
쥘과의 하루
디아너 브룩호번 지음, 이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고양이를 그리는 유명한 작가의 고양이가 몇 년 전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의 일이다. 반려인들은 키우던 고양이가 죽으면 대부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녀는 오랫동안 키웠던 고양이의 죽음을 자신의 어머니에게 알렸다.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아늑한 담요에 누워 있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이상 빗질을 해 줄 수 없으니 고양이를 안아주고 빗질을 해 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반려 동물 장례식장으로 가서 화장을 하고 예쁜 구슬로 만들어 왔다. 그때 그 모습이 나에겐 너무 생소했다. 나에겐 죽음이란 장례식장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었다. 함께 했던 이들의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과 그 태도,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이 가지고 가야 할 상실감을 어떻게 치유 할 것인지 생각이 많아지는 부분이었다. 

[쥘과의 하루]는 그 작가의 추모와 비슷한 경우였다. 매일 아침의 루틴으로 시작되는 하루 중 그 시작의 끝은 커피를 내리는 일이었다. 쥘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일과를 마치고 창가에 앉아 있다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쥘의 죽음이 믿어지지는 않고 당황스럽지만 알리스는 쥘이 향기 가득 내려놓은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하루는 쥘과 함께 하기로 했다. 우선은 쥘의 죽음을 혼자 감당해 보기로 했지만 그녀의 계획에 큰 변수가 생겼다. 매일 아침 열시에 쥘은 다비드와 함께 체스를 두었다. 쥘이 죽은 그날도 다비드는 쥘을 찾아 왔다. 자폐증이 있는 다비드는 상황이 바뀌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결국 쥘이 잠이 들었다고 얘기하고 알리스가 체스를 두기로 했지만 다비드는 쥘이 죽었다는 것을 알아 버렸다. 그때부터 이야기의 흐름이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가 궁금했다. 돌방 상황을 싫어하는 다비드와 알리스는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낼 것이며 다비드가 인지하게 되는 쥘의 죽음은 또 어떻게 다뤄질 것인가. 

소설의 중심은 다비드와 쥘의 얘기도 아니고 오로지 알리스와 쥘과의 하루를 중심으로 다룬다. 불륜을 알게 된 후 쥘에게 갖게 된 분노를 감추며 살았던 알리스의 슬픔이 터져 나와 그동안 저 밑에 감춰 놓았던 서러움을 쥘에게 털어 놓았다. 그리고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아이와의 이별에서는 감정이 고조되었다. 알리스가 쥘과의 이별하는 방식은 마음 깊은 곳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꺼내고 스스로 위로 받는 것이었다. 알리스의 추모가 부러워졌다. 함께 한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그때, 남겨진 말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면 남겨진 시간들이 많이 괴롭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아버지의 발인을 앞두고 있었던 새벽이었다. 해결하지 못한 법적인 문제로 장례식장이 하루 종일 시끄러웠었다. 모든 소음이 꺼지고 지친 몸을 벽에 기대 앉아 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나는 오랫동안 아무 말 없이 있었다. 많이 울었지만 말은 나오지 않았다. 발인이 되기 몇 시간을 앞두고 깊은 원망으로 아버지와 얘기를 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겨진 많은 일들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걱정하고 답답했고 화가 났다. 이제 생각해보니 아버지에게 많이 미안하다. 알리스처럼 가슴에 맺힌 일들이 많지는 않지만 먹고 사는 일을 막아 놓고 가신 아버지에게 화가 나서 원망으로 한 달을 보냈다. 알리스처럼 쥘이 차려진 아침을 맞을 루틴이 없었던 가족들은 아버지의 죽음이 그저 절망으로 망연자실 했다. 처음은 당황스러웠지만 차분하게 쥘의 죽음을 받아들였던 알리스와 나는 많이 달랐다. 알리스처럼 고백할 말이 없었다. 그냥 아버지가 떠난 그 시간이 절망만 있다고 생각했다. 떠난 이를 그리던 따뜻한 그 순간이 없었다는 것을 1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1년이 지나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와 이야기를 하다가 아버지라는 단어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렀다. 아, 우리 아버지는…….그렇게 말을 꺼내다가 그날 아무 말도 못하고 소개팅 남과 헤어졌었다. 그때 알았었다. 아버지와 나와의 헤어짐이 이제야 시작 되었다는 것을. 

내게도 알리스와 같은 시간이 필요했었다. 원망을 내려놓고 아버지와의 지난 시간을 기억하고 추억하며 추모할 있었다면 아버지와 헤어질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지금의 이곳에서 떠나게 되고 또 친한 지인과 가족과 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럴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한 번의 경험이 있어도 아직 잘 모르겠다. 언젠가 그런 시간이 온다면 또 다른 추모의 방법이 생길 것 같다. 그렇지만 그런 시간이 너무 자주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살아가는 날들 서로가 후회 없는 얘기들을 자주 나누며 살다 가고 싶다. 죽음을 한번 생각했었던 어느 여름날, 두렵고 힘들었던 그 단어를 쓰다듬으며 걸어 나왔던 날들을 떠 올리니 매일이 참, 소중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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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0-20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각자의 애도방식이 다르고 애도하고 추모하는 시간의 길이가 또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나 사랑하는 가족이나 반려동물을 애도하는 시간은 슬픔의 농도만 옅어질 뿐, 문득문득 떠올라 애도 시간은 영원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지가 7 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돌아가신 것 같지가 않네요. 계속 순간 순간 떠오르고, 그래서 그 순간순간 애도의 시간을 잠깐 가지곤 합니다. 슬픔의 농도는 확실히 옅어져가고 있구요^^
글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애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서니데이 2022-11-09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2-11-09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오후즈음님~^^

thkang1001 2022-11-09 1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후즈음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구부려 그의 어깨를 움켜쥐자 그의 몸이 둔중하게 따라움직였다. 쥘은 죽었다. 그녀는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그녀가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 그 자궁 속 삼십 분을보내는 동안, 그는 죽었다. 여전히 자신의 할 일을 다해놓고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커피를 올려놓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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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 개정판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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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쓰다듬으며 [유진과 유진 -이금이]



길을 걷다가 우연히 동창을 만나는 일, 혹은 오래전 헤어진 첫사랑과 길거리 해우를 그려보지만 여태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들을 꼭 만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길거리에서 연락이 끊긴 친구를 만나 와락 끌어안고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우연과 상상]이라는 영화는 이렇게 시작 된다. 동창회를 나갔던 나츠코는 자신의 동창을 찾고 싶었지만 만나지 못했다. 20년 만에 찾은 고향이라 그녀는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동네를 산책하다가 그녀의 동창 아야를 만나게 된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아야와 벅찬 마음을 나눈 나츠코지만 아야는 그녀를 기억해 내지 못했다. 나츠코가 찾고 있던 동창이 아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야는 잊혔던 동창의 이름을 떠 올리게 된다.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던 두 사람은 우연한 만남으로 어쩌면 계속 되는 인연을 이어 갈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옛 친구가 아니었지만 앞으로 그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확장 될지 궁금하게 만들었다면 그렇지 못한 만남도 존재한다.



[유진과 유진]은 제목처럼 이름이 같은 두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유진이라는 두 명의 아이. 중학교 2학년이 시작되는 날 같은 반에 배정 받았다. 한명의 유진은 동명의 같은 유진을 기억해 냈다. 그 유진은 자신과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아이. 같이 졸업을 못 하고 어느 날 유치원에서 사라진 아이. 외국으로 갔다는 얘기만 들었고 엄마의 원망 섞인 이야기를 들었던 아이. 그러나 엄마의 그 원망도 어떤 내용이었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았던 기억속의 그림처럼 남아 있었던 유진.



학교에서 이 둘을 큰 유진과 작은 유진으로 부르기로 했다. 큰 유진은 작은 유진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작은 유진은 큰 유진을 알지 못했다. 소설은 이들의 서로 다른 시선으로 같은 사건을 바라본다. 이소라의 노래 ‘바람이 분다’의 가사에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라는 말처럼 두 유진에게는 같은 사건이 다르게 적혀 있다. 작은 유진을 알고 있는 큰 유진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잊혔던 일들을 생각하게 된다. 큰 유진의 시선은 작은 유진에게로 가고 작은 유진은 마음속의 판도라 상자를 열게 된다. 그들은 왜 서로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되었을까?



두 사람, 특히 작은 유진이 서서히 기억해 내는 일들은 끝까지 몰랐으면 좋았을 일이었다. 큰 유진도 그런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작은 유진에게 일부러 기억을 소환 시키려 하지 않았고 자극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그 현실의 시간은 과거를 자꾸만 부르고 있었다. 유치원 원장이 어린 여자 아이들에게 저지른 성추행은 사회에 많은 논란을 만들었고 큰 소송도 걸었다. 당사자였던 작은 유진은 사건 중심에 있었지만 어느 날 작은 유진의 가족들은 미국으로 떠났고 남은 사람들만 싸움을 계속 이어 나가야 했다. 명확한 증거가 있었지만 작은 유진이 없어지며 힘든 싸움이 되었고 많은 이들은 작은 유진네 가족들을 원망했다. 그 과정에서 생긴 원망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회자 되었다.



같은 사건을 놓고 큰 유진은 모든 것들을 기억을 하고 작은 유진은 기억을 하지 못할까. 아이들에게 닥친 상처를 보듬는 방법은 어른들의 방식으로 서로 달랐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큰 유진의 부모는 아이와 상처를 서로 안으며 치유해 나갔다. 하지만 작은 유진은 그렇지 않았다. 작은 유진에게 닥친 혼돈의 시간을 기억에서 지우기에 급급했다. 집안의 수치라고 여겼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집안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절대 안 된다는 듯 미국으로 떠나고 작은 유진은 기억이 지워졌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지워진 것은 아니었다. 어느덧 자신의 기억을 찾아가며 오랜 시절의 환영들이 작은 유진에게 머물렀다. 그리고 어느덧 잊고 있던 그 상처와 마주하게 되었다.



작은 유진이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며 이야기 하게 되는 부분은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주변의 아이들의 태도도 인상적이었고 훌륭했다. 하지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은 작은 유진과 엄마와의 화해였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기에 어설펐던 모녀의 마지막 이야기가 안쓰러웠다. 잠을 자다가도 어느 날 문득 눈을 떠 고통스러운 그날의 모습이 계속 남아 있을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작은 유진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이 나약해 보였지만 그것은 또 그녀가 감당해 내야 할 몫인 것이다. 어른들의 책임져야 할 몫은 어떤 것들일까. 힘겨운 아이들이 잘 이겨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이 서로를 보듬으며 어떤 생각을 할까. 서로가 다시 만난 것을 반가워 할 수 있을까. 알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떠 올리며 아픈 기억을 계속 생각해내며 살아가야 하는 두 아이에게 이 만남이 우연으로 남아야 하는 것일까.



두 아이들을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다. 어떤 상처가 생겨도 잘 이겨 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안아주고 싶었다.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야 할 날들에 아이들이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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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07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이 책이 리커버돼서 새로 나왔나봐요.
당선 축하드립니다 *^**

서니데이 2022-10-07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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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 형사 시리즈를 향하여 [붉은 손가락 _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60번째 소설집이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붉은 손가락]은 가가 형사 시리즈 7권중의 하나이며 마지막 시리즈라고 하는데 정작 가가 형사 시리즈의 마지막을 처음으로 읽게 됐다. 그의 머릿속에는 어떤 파노라마가 있기에 이토록 다양한 얘기들이 쏟아지는 것일까. 

대부분의 스릴러는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찾는 이야기라면 [붉은 손가락]은 공개된 범인이 언제 공개 될 것인가로 시작된다. 가가 형사가 범인을 찾아가는 동안 그 범인이 은폐 될때 이 책의 엔딩에 밝혀진 범인을 찾아 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반전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현관문이 열리기까지 마쓰미야는 서류를 들여다보며 마에하라가의 가족 구성을 확인했다. 네리마 경찰서에 있는 자료를 복사해온 것이었다. 세대주는 마에하라 아키오. 47세. 처는 야에코, 42세. 14세의 아들과 72세 된 어머니가 있었다. 

“그냥 평범한 집이네.” 미쓰미야는 불쑥 내뱉었다. ] P137 

서류에서는 너무나 평범한 가족 구성원이지만 평범한 가족에게서 평범한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평범’이라는 단어가 무척이나 긴장감 없는 단어라서 반전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나름의 반전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의 가족이 그것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어떻게 할까. 주인공 아키오가 아들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을 해결하는 방법을 보면서 나라도 저렇게 밖에 할 수 없었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것이 최선이었을까. 숨길 수밖에 없는 부모의 마음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경찰에게 우리 아들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얘기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데 아들의 태도를 보면 경찰에 신고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정말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자신이 행한 일을 두고 전혀 죄의식 없어 보이는 태도이기 때문에 주인공 아키오의 행동에 공감은 멀어지게 된다. 아들도 반성하고 죄책감을 갖고 괴로워하고 있으니 아버지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아키오는 자신의 아들의 살인을 은폐해서는 안됐다. 아들에게 저지른 일의 잘못과 반성, 속죄할 시간을 주며 바른 길로 살 수 있도록 인도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소설의 이 부분의 서사와 묘사가 가장 아쉽다. 그래서 아키오를 옹호하고 싶지 않다. 

모두가 아키오의 계획대로 살인 사건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가가 형사는 그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았고 결국 사건의 결말을 맞게 된다. 그런 부분에서 아쉽고 안타까운 한 가장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아들을 낳은 어머니의 쓸쓸한 모습이 아른거려서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 

어머니는 아마도 아들의 행동을 눈감아주고 싶었겠지만 결국 자신의 무죄도 밝혀내셨다. 이후의 그 가족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쓸쓸한 평범한 가족의 종말일 것 같다. 

아직도 계속 쏟아지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읽을 생각을 하니 벅차오른다. 언제 다 읽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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