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부르크 뮌스터.

시내를 갈때마다 뮌스터를 찍는데 늘 하늘 모습이 다르다. 
 
독일, 프라이부크에 온지 벌써 한달이 되었다. 처음 2주는 정말 시간이 안갔다.
시차 적응하느라  이번만큼 고생한 경우는 없었다. 오후 7시나 8시가 되면 눈이 감겨 힘들었다.
이곳은 오후 9시가 넘어도 밖이 훤하니 그 시간에 할일이 너무 많았지만, 좀처럼 몸이 움직여 지지 않았다.

2주동안 몸의 기능을 맞춰 시간을 보냈더니 그닥 한 일 없이 독일에서의 한 달이 지나갔다.

어린 과외 쌤과 수업 하느라  2주는 더 힘들었던것 같다.
그녀와 헤어지고 난 후 그녀보다 딱 한살 많은 쌤으로 변경했더니 나이 한 살이 무섭다.
1년의 경험치가  불편한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줬다. 

2주동안 시차 적응도 못했지만 마음의 시차 적응도 못했었다. 그것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다.
이제 독일의 다른 도시로 떠날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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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 점심은 늘 즐거운 고민이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면서도 그 속에 늘 ‘김치’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분식으로 때로는 이탈리안 음식으로 해결한적도 많았으니 김치 하루 안 먹는다고 이상하지 않았던 날들이었지만 이상하게 나이가 먹으면서 해외를 나오기만 하면 그렇게 김치가 먹고 싶다. 김치가 뭐 그렇게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다가도 느끼한 서양 음식 먹고 나면 늘 생각나는 것은 달작지근하게 익은 상큼한 김치 한 조각이었다.




후배의 남편은 오페라 극장의 성악가이다. 그는 나보다 훨씬 요리를 많이 하고 좋아한다. 심지어 하는 요리들이 다 맛있다. 그런데 내가 그의 요리중에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김치였다. 그는 나보다 다소 단 맛을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김치가 달았다.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케이크는 좋아하니...아니라고 하기 그렇지만 사탕은 좋아하지 않으니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단맛이 많은 김치만은 더 이상 먹는 것이 어려워 양해를 구하고 김치만은 내가 담그기로 했다.

한국도 배추가 여름에 많이 나지 않고 나온다고 해야 전부 저장 배추일텐데, 이곳은 나오는 배추가 대부분 두꺼운 푸른 입이 벗겨진 알배추마냥 매끈하다. 그래도 이렇게 구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배추 두통을 사왔다. 배후 한통은 1.59유로 였다. 우리 나라 돈으로 하면 2천원 정도 되는 배추가. 아시안 마켓이 있어서 종갓집 배추를 살 수 있다. 하지만 500그람에 5.5유로이며, 1키로에 10유로가 넘는다. 500그람이라고 해봐야 서너번 먹으면 없어지는 아주 작은 양이다.

다행이 집에 새우젓과 까나리액젓까지 갖추고 있으니 김치를 담글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포기 김치를 담글 수 없으니 바로, 빨리 먹을 수 있는 겉절이로 해 먹기로 했다. 배추 두 포기와 무, 이곳은 조선 무가 당연히 없으니 무는 콜라비로 대신했다. 쪽파는 다행이 있다. 빨간 고추 열 개와 서양배, 양파 하나를 갈았다. 찹쌀풀을 써야 하지만 없으니 밀가루 풀로 대신한다. 뭐든 없으면 대체 품을 찾으면 된다. 그렇게 준비하고 굵은 소금을 사와 절여 놓은 배추가 적당히 절여지면 배추를 찬물에 씻어 내고 양념을 비비면 완성이 되는 김치.

후배의 남편의 직장 동료들은 대부분 독일인들인데, 그가 김치를 먹고 온 날은 늘 조심스럽게 다가와 얘기 했다고 한다. 마늘 냄새 때문에 너무 머리가 아프다고.

이를 닦고 가지만 김치에 버무려진 마늘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지 빠지지 않나보다. 그래서 그런 얘기를 들은 후부터 쉬는 날이 아니면 김치를 먹지 않는다는 그 때문에 김치가 줄어들 것 같지 않지만 나와 후배가 김치 하나 놓고 파스타 먹기, 김치 하나 놓고 라자냐 먹기, 김치 하나 놓고 요끼를 먹느라 배추 두 포기가 벌써 동이 났다.

고민했다. 우리, 김치 없으면 안 되는 걸까?

내가 없으면 잘 먹지 않았던 김치였는데, 나로 인해 두 번이나 김치를 담갔던 후배 부부들은 당분간은 김치를 먹지 않기로 했다. 후배 남편은 근무 하는 동안은 김치를 먹을 수 없으니 고통을 줘선 안될 것 같아 당분간은 김치를 담그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냉장고에 딱 한번 먹으면 없어질 김치를 보니 마음이 헛헛하다. 나도 외국 생활에 익숙해지기 위해 당분간은 김치는 먹지 않고 버텨 보자고 했는데, 한국에서 그렇게 찾지 않았던 그 김치가 왜 이렇게 애착이 가는 것일까. 며칠 전 마트에서 본 말갛게 웃고 있는 것 같은 예쁜 배추 포기를 보고 얼마나 가슴이 떨리던지. 그 배추를 집으로 가져와야만 할 것 같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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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1211 2017-07-05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치에 대한 그 맘 이해해요.^*

오후즈음 2017-07-05 23:42   좋아요 1 | URL
하지말라면 더 하고 싶은 심정인가봐요. ^^ 한국가면 일주일동안 김치만 먹고 싶은 밤입니다. ㅎㅎ

cyrus 2017-07-06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일인들이 샤우어크라우트를 자주 먹습니까? 저도 그거 먹어보고 싶어서 인터넷에 있는 레시피에 있는대로 만들어본 적 있어요. 제가 만든 샤우어크라우트의 맛은 거의 물김치의 맛에 가까웠어요. ^^;;

오후즈음 2017-07-06 21:29   좋아요 0 | URL
학센을 먹을때도 나오고, 많이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물김치를 아주 많이 익혀서 채 썰어 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심심한데 시고....우리나라 종갓집 김치처럼 그렇게 포장 돼서 많이 팔더라구요. 물김치 맛이 맞을겁니다~^^
 



한국의 여름은  오후 7시 30분이 넘어야 해가 지지만

독일 이곳은 오후 9시 30분이 넘어야 해가 진다.


이제 곧 개와 늑대의 시간이 다가 올 것이다.


 

 

 



오후 10시쯤 되니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찾아 오기 시작했다.


토요일에 있었던 나의 유로 360 사건을 해결 하기 위해 아침부터 일어나 은행으로 가고,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 전화로 시티은행으로 전화를 해서 인출 요류건을 접수 했다.


독일 현지 은행으로 아침에 갔더니  내가 인출 했던 기계는 고장이라는 푯말을 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보다 먼저 한 분이 나와 비슷한 경우로 이미 은행에 찾아 왔었다고 한다.


오후가 되어야 기계의 결함을 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오후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아침 9시인데 오후 3시까지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동안 들었던 독일인들의 느린 일처리 방식에 비춰보면 매우 빠른 응대란다.


집으로 돌아와 시티 은행과 통화를 했다. 독일 은행은 이렇게 처리를 해 준다고 한다.

우선 나의 돈이 인출 된 것은 맞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접수는 해줬다. 그리고 시티 은행에서는 나보고 60일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이후  사건 조사를 하지만 돈을 돌려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니, 내 잘못도 아닌 기계 오류로 왜 내 돈을 못 돌려 받는단 말인가. 이게 말같지도 않은 말을 해서 상담원 잡을 것처럼 화가 났다가 참았다.

하....60일 준다고 하면 고맙긴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 독일에서 쓸 돈을 따로 인출 해서 시티 은행에 넣어 놓은것이라.

거금 50만원이 이렇게 빠져 나가면 차후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긴다. 비상금이 있지만,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았기에 쓸 수 없는 돈이다.

나의 인출 기록을 메일로 영어로 서류첨부를 부탁했더니 상담원이 내일 보내 주겠다고 했다.


오지 않을것 같은 점심이 지나고,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여기는 6시까지 은행이 열려 있다) 은행에서 연락이 왔다.

은행으로 달려 갔다. 기계의 결함으로 확인이 되었다고 한다. 기계에 돈이 없었다고.....ㅠㅠ


그런데 지금 돈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이미 나는 한국에서 돈이 빠졌지만,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시티 은행 한국 본사와 연락을 하고 난 후 한국 계좌로 돈을 보내겠다고 하니...기다려야 하는것 밖에 없다.



긍정적인 대답을 받은 것으로 오늘은 해지는 것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하루가 참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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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7-0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이 어느 정도 잘 해결되어서 다행입니다. ^^

오후즈음 2017-07-05 00:09   좋아요 0 | URL
아직 입금은 안됐지만, 우선 자신의 기계의 오류라는 얘기를 해 줬고...시티 은행에서도 오늘 한국은행에서 차감된 내용의 메일을 받았네요.....현지인이 있어서 이런 일을 처리 가능했던 것이라, 만약 없었으면 어찌 되었을까 정말 아찔합니다. ㅠㅠ
 


독일에 도착하고 다음날 유심칩을 사서 넣었으니 내 핸드폰은 한국에서 온 전화를 받을 수 없다. 번호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톡에 문자가 아닌 카톡으로 연락을 해 달라고 썼더니 새벽에 (나는 새벽이지만 그들은 오후 한 낮이었던) 연락이 왔다.





“독일은 왜 갔어?”

여기 저기 놀러 다닌다고 생각하는 지인들은 이런 질문을 하지 않지만, 3개월이나 있겠다고 하면 독일에 왜 갔냐고 물어 본다. 처음에는 다 설명을 했지만 몇 번 얘기를 하고 나니 지겨워졌다. 왜 갔냐고? 그냥 온 거라고 하면 다들 너무 부러워 하니까 좀 더 사실적인 얘기를 해주면 아, 그랬구나. 힘들었겠네. 잘 지내다가 오렴이라고 답해준다.

독일에는 나의 대학 후배가 살고 있다. 그녀는 초등학교 동창과 결혼을 했다. 그의 직업이 독일에 있으니 당연히 독일에 살아야 한다. 그녀와 몇 달 전 얘기를 하다가 그녀는 흔쾌히 나에게 독일로 석 달을 머물다가 가라고 했다. 한번 다른 나라에서 살아 보는 것은 어때요? 그때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한 달 이상 머물렀던 적이 없었다. 매번 어떤 여행이 끝이 나면 그곳에서 더 오래 머물다가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머물고 싶었던 도시는 아니지만, 새로운 곳이니 더욱더 가고 싶었다.

그래도 일주일 이상은 고민을 했다. 비행기 값이 문제가 아니라 혼자가 아닌 후배의 남편도 있는 곳에 석 달이나 있을 수 있을지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고민보다 훨씬 더 가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결국 새벽녘 대한항공 직항으로 비행기를 결제했다.

그리고 그리스를 다녀오고 홍콩을 갔다 온 삼일 후에 독일로 떠났다. 그리스를 다녀 올 때는 정말 짐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로 단출하게 짐을 싸기로 했다. 12일 이상 있었던 그리스에서는 캐리어가 23키로가 넘어 등에 지고 에코백에 넣고 공항에서 난리가 있었는데, 삼개월이나 있을 독일에서의 짐을 너무 간소했다. 물론 선물과 후배가 읽을 책을 싸서 오느라 좀 많았지만 그걸 빼면 정말로 간소한 짐이다.

 

 

 

 

 

 

 

 


내 짐을 넣으라고 책장을 비워 줬는데, 다 넣고 다니 이만큼 밖에 없다. 이렇게 간소하게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을 떠나오고서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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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7-06-13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쪼록 ‘짐‘은 무겁더라도 마음만은 가볍게 여행 즐기시길요~

여행과 짐 말씀을 하시니 문득 김수영 시인의 ‘오래된 여행가방‘ 얘기가 떠오릅니다. 그 시에 딸렸던 곽재구 시인의 글과 함께요... 작은 주머니보다 더 작은 댓글창이지만 가위로 ‘잘라내어‘ 여기에 큼지막하게 ‘오려붙여‘ 봅니다.

* * *

오래된 여행가방

김수영(金秀映)

스무살이 될 무렵 나의 꿈은 주머니가 많이 달린 여행가방과 펠리컨 만년필을 갖는 것이었다. 만년필은 주머니 속에 넣어두고 낯선 곳에서 한번씩 꺼내 엽서를 쓰는 것.

만년필은 잃어버렸고, 그것들을 사준 멋쟁이 이모부는 회갑을 넘기자 한 달 만에 돌아가셨다.

아이를 낳고 먼 섬에 있는 친구나, 소풍날 빈방에 홀로 남겨진 내 짝 홍도, 애인도 아니면서 삼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은 남자, 머나먼 이국 땅에서 생을 마감한 삼촌···

추억이란 갈수록 가벼워지는 것. 잊고 있다가 문득 가슴 저려지는 것이다.

이따금 다락 구석에서 먼지만 풀썩이는 낡은 가방을 꺼낼 때마다 나를 태운 기차는 자그락거리며 침목을 밟고 간다. 그러나 이제 기억하지 못한다. 주워온 돌들은 어느 강에서 온 것인지, 곱게 말린 꽃들은 어느 들판에서 왔는지.

어느 외딴 간이역에서 빈자리를 남긴 채 내려버린 세월들. 저 길이 나를 잠시 내려놓은 것인지, 외길로 뻗어 있는 레일을 보며 곰곰 생각해 본다. 나는 혼자이고 이제 어디로든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ㅡ ㅡ ㅡ ㅡ ㅡ

˝신이 최초의 일주일 동안 창조한 것은 빛이 아니라 여행이었다˝고 말한 이는 그리스의 영화감독 테오 앙겔로 풀러스이다. 한 인간은 한 생애 동안 하나의 여행가방을 지닌다. 길 위에서 여행가방은 점점 낡아가며 때로는 쓸모없는 욕망의 꿈들로 부푼다. 점점 누추해져 가는, 점점 비릿해져 가는 여행가방이 아닌, 꽃향기가 솔솔 풍겨 나오는 여행가방, 구름이나 바람이 한참 머물다 가고 싶은 여행가방, 지혜와 신념과 헌신의 시간들이 묵은 때 속에 반질반질 드러나는 여행가방··· 길 위에서 오래 아파하며 그 여행가방의 주인이 된 이의 영혼이여, 축복 있으라.

- 곽재구 엮음, 『우리가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할 때』중에서


오후즈음 2017-06-24 21:01   좋아요 1 | URL
시차 적응이 이제야 완료되어 덧글을 이제야 답니다.
넘 감동적이네요. 저도 가벼운 마음을 지니고 여행을 떠나도록 하려구요.
그런데 늘 마음도 몸도 짐도 너무 무겁네요.....언제쯤 가벼워 질 수 있을까요?

oren 2017-06-24 21:37   좋아요 0 | URL
시차 적응까지 마쳤으니 이제부턴 한결 여유롭고 즐거운 여행 만끽하시길요^^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궁금한 ‘독일 여행기‘도 계속 올려주시구요~

서니데이 2017-06-1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즈음님 여행 잘 다녀오세요.^^

오후즈음 2017-06-24 21:01   좋아요 1 | URL
넵, 감사합니다. ^^ (넘 늦은 답변이죠? 시차 적응이 이제야 완료 됐네요.....참 오래 걸렸습니다. )
 

 

 

 

 

후배의 남편이 차려준 맛있는 아침상.


후배 남편은 독일 시립 오페라 극단의 오페라 가수다. 공연의 시간에 따라 출 퇴근 시간이 달라진다. 오늘은 조금 일찍 출근을 하면서 밥상을 차려 놓고 갔다.

시차 적응이 안돼서 늦은 기상을 하였고, 후배는 덩달아 나와 같이 늦은 아침을 먹게 되었다.


장을 보지 못해 아침상을 허술하게 차려 놓아서 미안하다고 밤새 걱정을 했다는데, 서울 생활 아침중에 이런 훌륭한 아침을 먹어본적이 없다.

너무 맛있는 아침상을 먹으며 후배에게 너 이렇게 대우 받으며 사냐? 물었더니 그렇단다. 부러운 눈빛 쏴주고 아침 식사 완료

 

 

 

 

 

 




늦은 아침을 먹고 중앙역에 가기로 했다. 티켓도 끊어야 하고, 한동안 쓸 유심을 사야 했다.

비가 왔지만 우산을 쓴 사람들을 찾기가 어렵다.

다시 비가 그치고 또 내리고 반복적인 날씨였다.

이런 날은 그냥 우산을 쓰지 않고 맞는다고 한다. 기능성 좋은 고어텍스 소재의 방수 신발과 자켓을 입고 있으면 비를 맞으며 그냥 걸어 간다는 후배는 비가 오자

가방에 넣은 고어텍스 자켓을 꺼내 입고 비를 맞으며 걸어 갔다. 내츄럴한 삶이구나.

나는 아직 관광객이니 그럴수 없다며 우산을 꺼내 들고 길을 걸었다.


한달 교통권을 끊기로 했다.

트램과 버스, 짧은 구간의 기차를 탈 수 있는 이 티켓의 한달 가격은 55.50이다.


유심은 o2에서 1기가를 10유로에 구입했다. 한국에서는 한달에 2기가도 부족하지만 쓰고 충전 할 수 있다니 그냥 우선 1기가 사용을 해 보기로 했다.

이제 어디든 갈 수 있고, 와이파이에 목 말라 하며 카페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사기로 한 것들을 모두 끝내고 산을 잠시 올라 프라이버그의 시가지를 구경하기로 했다.

처음 후배 집에 도착했을때는 유럽을 온 것 같은 느낌이 없는 도시적인 곳이라 이곳이 맞는 것인가 생각했다. 잠시 밖을 나오니 이런 멋진 곳을 볼 수 있었다.

이곳도 참 좋은 곳이구나. 갑자기 따뜻한 바람이 가슴속을 휘몰다가 사라졌다. 독일로 오기 전 내게 일어났던 일들을 떠 올리며 울쩍했던 시간들을 떨쳐내고 싶었다.

너무 빨리 달라진 일상에 한동안 모르고 살다가 이렇게 밖을 보며 있으니 나의 삶이 조금 달라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디어 독일 맥주!

필을 먼저 선택했다.

많이 씁쓸한 맛이다.




그리고 프랑크 소시지와 학센과의 만남.

고소하고 부드럽고. 참 이상한 녀석이네!




아직은 관광객 모드로 있는 나의 시간은 계속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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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6-12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상에 제가 좋아하는 반찬들이 많군요. 버섯 구이를 양배추, 깻잎에 싸서 먹으면 맛있습니다. 이렇게 먹으면 아침에 고기 구워 먹는 느낌이 들어요. ^^

오후즈음 2017-06-12 16:43   좋아요 0 | URL
건강식으로 준비한 상차림이 좋았어요. 독일서 한국식 식탁이었습니다^^

붕붕툐툐 2017-06-12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독일에 계신 오후즈음님이 부럽습니다!!ㅎㅎ

오후즈음 2017-06-13 15:08   좋아요 0 | URL
다신 없을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

oren 2017-06-13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즈음 님의 글과 사진을 보니 3년 전 이맘때 독일에서 마셨던 온갖 맥주들이 생생하게 다시 떠올라 미칠 지경이네요. 보름 이상 거의 매일 ‘독일 맥주‘를 마셨지만, 독일을 떠나 한국에 되돌아오니 금세 독일 맥주가 그립더군요. 아무쪼록 독일에 계시는 동안 맥주만큼은 실컷 드시고 오세요~ ☞ http://blog.aladin.co.kr/oren/7084974

오후즈음 2017-06-24 20:58   좋아요 1 | URL
oren의 말처럼 독일 맥주를 실컷 먹어야 하는데 이제야 시차 적응이 완료 되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마셔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