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언어도 통역이 되나옹? - 반려묘가 집사에게 온몸으로 표현하는 냥심 안내서 100
고양이말연구회 지음, 혜원 옮김,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감수 / 반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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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집사들을 위한 고양이 안내서



“만약 동물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개는 서투르게 무슨 말이든 할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우아하게 말을 아낄 것이다. - 마크 트웨인”

고양이와의 묘연을 받아들여 함께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면 그들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야 한다. 꼬리의 작은 움직임부터 수염의 방향, 살짝 떴다가 감는 눈 키스 모습까지 온 몸으로 표현하는 고양이들의 신호를 알 수 있다면 함께하는 생활은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싫고 좋은 표현을 알아 간다면 서로가 필요한 휴식의 지점에서 만나 평온한 날들도 이어 질 것이다. 보통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집사’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면 고양이는 확실히 도도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그들을 모시고 살고 있는 집사들은 그들의 언어를 습득하면 더 편안하게 모실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 언어도 통역이 되나옹?]에는 초보 집사들뿐만 아니라 묘연과 함께한 사람들이 읽는다면 모르고 지나쳤던 그들의 언어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지금 함께하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많이 떠 올려보았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그들의 표현 방식에 한동안 가슴이 쿵 내려앉기도 했다.

간혹 길을 가던 고양이에게 접근하면 ‘하악~’ 소리를 들을 때가 있는데, 위협적인 소리인 것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고양이는 이런 소리를 낼까? 일설에 따르면 독사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어 상대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물리면 많이 아프니 건들면 안 된다.

잠들어 있는 내 고양이 루키가 간혹 나를 보며 울 때가 있었는데, 소리가 나지 않았었다. 입만 벙긋거리고 소리가 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새끼 고양이는 높은 주파수의 울음소리를 내어 어미 고양이가 금방 알아차린다고 합니다. 즉, 당신을 어미 고양이처럼 따라서 이런 울음소리를 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33쪽



정말 나를 어미로 생각하고 그렇게 울었다면 이것처럼 감동적인 순간은 없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나에게 야옹 울었다면 더 부드럽게 안자 줬을 텐데. 하지만 꼭 나를 어미로 생각하는 것은 또 아닌게 있다. 간혹 낚싯대를 내 발밑에 가져와 놀아 달라고 야옹 울 때가 있는데 이건 나를 어미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새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계에서는 어미가 사냥감을 새끼 고양이에게 주기 위해 가져다주지요. 반려묘가 장난감을 가지고 오는 것은 어미가 하는 행동의 변형입니다. 주인을 새끼 고양이로 판단하여 사냥감을 가져다주면, 사냥감이 살아나기(주인이 그것을 들고 움직이는 것) 때문에 되살아난 사냥감을 다시 한 번 새끼 고양이(주인)에게 가져다주려는 것이지요.” 143쪽

가끔 그냥 자는 것도 너무 예뻐 마구 만지고 나면, 루키는 자기 몸을 다시 핥는다. 마치 내 손길이 닿는 것이 너무 싫다는 듯 말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냄새와 주인의 냄새가 뒤섞이는 것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니 서운해 하면 안 되겠다. 이 녀석이 내가 싫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구나. 마음이 놓인다.

고양이는 확실히 개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누군가 고양이는 어떤 별에서 왔다고 했던가? 그래선지 고양이 언어를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그 별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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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예민하게 잘살고 있습니다 - 남보다 민감한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는 법
송지은 지음 / 사우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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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재능을 가진 민감한 당신 [오늘도 예민하게 잘살고 있습니다 - 송지은]



똑같은 일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은 사람들에게는 예민하다고 얘길 하며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질을 탓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적 있다. 직장 동료들과 식사를 하러 간 어떤 자리에서 음식에 조금 민감하게 반응하며 먹지 않고 있는 동료에겐 사람들은 까다롭다고 얘길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녀가 음식 냄새에 조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배려해 주지 않고 까다롭게 군다며 피곤하게 산다고 하며 그녀의 체질마저 폄하했다. 혹은 이 민감함, 혹은 예민하다고 말하는 성질은 그녀의 결혼의 유무까지 결정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예민해서 어떻게 남자는 사귀겠냐, 결혼은 하겠냐 등등. 우리가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갈 때 가져야 하는 배려는 어떤 것일까.

저자 또한 다른 사람들보다 민감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자리에 물건들도 조금만 흐트러져 있어도 금방 알아 볼 수 있으며 회사 문만 열어도 그 작은 공기의 흐름까지 알 수 있었다. 사소하게 지나 칠 수 있는 한 동료의 행동으로 회사의 기물을 도둑질 하는 동료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민감함이 그녀의 일적인 부분에 도움도 많이 되었지만 처음 그녀가 남들보다 예민한 것이 아닌 민감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 때까지는 주변의 시선이 불편했으며 그것으로 인해 상처를 받기 일쑤였다. 그녀의 민감한 성격으로 늘 그녀는 남들의 고민 상담을 들어주며 조언도 해 주었지만 그것은 때론 그녀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다.



“민감인의 높은 공감 능력은 남을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작 자기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타인의 아픔을 잘 이해라고 헤아리는 민감한 사람들은 조금은 이기적이 될 필요가 있다.” 39쪽

민감한 성격은 주변 사람들보다 더 예민하게 사물들을 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겠지만, 이런 성질은 일적인 부분에는 특별히 장애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민감하고 예민한 예술 부분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계발에 그러지 못한 사람들보다 훨씬 빠른 발전을 할 수 있다. 1초가 소중한 스피드를 다뤄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도 민감한 성격이 자신의 자세를 다시 교정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은 예술적 부분만 아니라 지도자들이 갖추면 조직원이 훨씬 편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세심한 관리와 소통으로 업무의 능력이 향상될 것이다. 기존의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보다는 세심한 리더의 모습을 떠 올려보니 흐뭇한 얼굴이 그려진다. 서로를 배려해 주는 직장이 존재하기는 할까.

민감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많은 고민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탁에 대한 거절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 만약 내가 거절을 했다가 관계가 나빠졌을 때 순간이 두려워 싫다는 거절의 의사를 잘 표현하지 못한다. 하지만 저자도 지적했듯이 거절의 NO가 나에겐 YES임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나에게 민감한 성격만 지적하고 이해해 주지 않는 관계는 정리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자신을 지켜 나가고 자신을 존중할 수 있다. 내가 나를 존중해야 남들도 나를 존중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민감한 나를 위한 오일요법이나 허브 차를 마시며 자신만의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면 잃어버린 나를 찾는 시간을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의 민감함이 나에겐 큰 무기가 되어 새롭게 태어 날 수 있으니 혹, 내가 너무 예민한 사람이라서 피곤하다고 느낀 사람들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것은 나에게 큰 재능이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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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지배받는가 - 수많은 갑과 을 사이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권력 안내서
모기룡 지음 / 반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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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의 역사는 어디서부터 찾아 볼 수 있을까? 우리에게 크게 다가온 것은 몇 년 전 “땅콩”사건으로 알려진 대한한공의 오너 일가의 갑질 사건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은 분노했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을 맞아 갑의 자리에 있는 오너 일가들은 반성 따위는 없는 생활을 사는 것인지 자주 그들의 갑질 행보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권력 형태의 하나인 “갑질”은 그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연인 관계, 혹은 직장 상하 관계, 소비를 하는 대상들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물건을 소비하는 곳에서의 갑질은 사람들의 인식의 수준을 의심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많이 보았다.

권력을 갖는 그들의 심리와 그 권력 형태를 살펴 볼 수 있는 [나는 왜 지배받는가]를 읽으며 한 지인의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다.

나의 지인은 저녁 당직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 서야 하는 회사에 다닌다. 그 당직표는 그동안 담당 팀장이 만들어 매달 나눠 줬었는데 부서가 합쳐지며 일이 많아진 팀장은 저녁 당직표를 작정하는 것조차 힘들어져 한 사원A에게 이임했다. 그 사원은 회사에서도 매우 개인주의적, 이기적으로 소문이 났지만 상사들에게는 일을 깔끔하게 한다고 받아들여졌다. A는 매주 수, 금에 수영을 다녔는데 저녁 당직이 걸리면 갈 수 없거나 매번 바꿔 달라고 할 수 없으니 수영이 있는 두 요일에 자신의 당직을 빼고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렇다보니 일주일에 한번만 있었던 당직이 사원 A가 수, 금을 당직을 안 하고 다른 날 잡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일주일에 두 번씩 당직을 하는 날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동안 일주일에 한 번도 있지 않은 요일도 있었는데. 그녀는 자신이 마음대로 조작 할 수 있는 그 리스트 작업으로 매주 수영을 다닐 수 있었다. 이런 일을 보면서 나는 그 작은 권력을 하나 쥔 것으로 이렇게 본인 위주의 편의를 취한 모습을 보면서 더 큰 권력을 쥔 오너들의 행태가 특별히 이상한 행동은 아닌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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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에서 사라질 수 없는 권력 관계에 어떤 방어를 할 것인가에 집중해서 읽은 책이었지만 사실 그런 부분보다 올바른 권력이 자리 잡기 위한 바른 사회상이 더 필요함을 느꼈다. 권력 상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성의 부족은 그간 갑질 뉴스로 많이 보도되었다. 특히 금수저 출신들이라고 한 제2 세대들은 특히 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인권을 무시하는 행동은 없어져야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일화들보다 사실 지금 뉴스로 접하는 갑질의 변화들은 훨씬 현실로 받아들여진다. 그것들은 영화나 소설의 소재가 되어 태어나기도 한다.

영화 ‘베테랑’은 Sk 상무 최철원이 1인 시위를 하는 화물차 기사 유홍준씨에게 2천만 원의 합의금을 야구 배트로 폭력을 가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그는 100만원에 한 대씩 때렸고 이후 300만원에 3대를 때리고, 휴지를 입에 넣고 마지막 100만원찌라라며 얼굴을 폭행했다. 그런 그는 1년 6개월의 징역을 1심에서 선고 받았지만 2심에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주며 사실상 무죄나 다름없는 선고를 내렸다. 이런 권력에 맞서 싸우는 이들은 끝내 권력에 무너지고 마는 일들이 너무 많다. 저자의 말처럼 올바른 정직한 권력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위해선 지금의 사법부의 권력도 스스로 깨닫길 바라지만 그 일은 너무 먼 것 같다. 사법부의 권력이 약해지길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권력을 세워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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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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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를 사랑하는 일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_마스다 미리]

 

 

좋아하는 웹툰의 한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은 타임머신을 타고 간다면 언제 돌아 갈 것인지 물었다. 그녀들은 자신의 추악한 추억을 지워 버리고 싶었고, 때로는 다시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을 만나지 않기 위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때론 나도 만약 딱 한 번의 기회가 온다면 언제가 좋을지 생각도 해 보았다. 하지만 그 순간이라는 것이 간혹 매번 바뀌어서 새로운 인생을 사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서른아홉 살의 마스다 미리가 자신의 10대 시절을 떠 올리며 쓴 글은 그녀의 참 지독히도 감성적인 면을 잘 볼 수 있었다. 인터뷰에 나온 그녀의 사진을 보면서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학창 시절도 대부분 지금의 얼굴이 이어지듯이 지독히도 평범하게 지냈나보다. 그래서 그녀의 이 에세이에는 아주 사소한 것들을 해보지 못한 소녀의 애달픔이 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데이트를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 따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연애를 해 보지 못한 그녀는 그때의 그 햄버거를 떠 올리며 먹어 보기도 한다. 요즘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서로 햄버거를 먹으며 데이트를 한다기보다 간혹 진한 애정행각을 하는 아이들도 많아, 오히려 내가 어찌 할 바를 몰라 자리를 뜬 적도 있었다. 그녀가 지금의 아이들을 보았다면 어떤 마음으로 에세이를 썼을까 궁금하다.

 

 

남자아이의 상의 교복을 빌려 입기라든지, 방과 후의 고백을 받는다던지, 작은 은 목걸이를 받는 일, 자전거 둘이서 함께 타기, 수제 초콜릿 만들어 선물하기, 데이트 도시락 싸기, 하굣길에서 선 채로 계속 대화하기등...그녀의 이 에세이 제목만 보고 있으면 마치 어떤 아이의 고등학교 시절에 남자 아이들에게 받고 싶은 버킷리스트 같은 느낌에 히죽 웃고 말았다. 아, 그녀는 학창시절이 참 순수 했던 것인가 생각이 들어 그녀의 모범적인 그 생활은 또 어땠는지 궁금해졌다.

 

일본에서는 졸업할 때 좋아하는 여자에게 두 번째 단추를 준다고 한다. 일드나 영화를 보면 간혹 그 장면에서도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했다가 그 단추를 받지 못하고 거절당해 가는 여자아이의 뒷모습을 클로징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그녀도 그 두 번째 단추를 받고 싶었나보다. 하지만 그녀는 누군가의 그 두 번째 단추를 받지 못하고 성인이 되었지만, 그 단추가 없다고 한들 어떤가. 이렇게 또 그녀만의 에피소드들이 쏟아지게 되는 일들이 있으니.

그녀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일들은 대부분 남자에게 의존된 것들이 많다. 누군가에게 보호 받고 싶었던 연약한 여자로 있고 싶은 부분은 남자에게 공주님처럼 안기기(시실 그게 뭔가 했는데, 그림을 보고 알았다.), 교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남학생의 희망도 대부분 수동적인 사랑을 받는 것들이었다. 앞에 소개한 에피소드들도 대부분 남자에게 사랑받는 여자의 모습이 많으며 무엇보다 남자에게 사랑받는 모습을 주변에게 주목 받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고백을 하러 그 학교도 쳐들어가 본 나로선 그녀와의 세대차이가 난다고 할까. 이런 주목 받는 사랑의 추억을 갖고 있으면 행복한 것일까? 때론 그 추억이 나중에 나에게 어떤 힘을 줄지 알 수 없지만 내겐, 이런 주목 받는 사랑 따위 필요 없다며 유년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매력 없게 느껴지는 것도 그녀의 낡은 추억에 딴죽을 걸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나의 토대는 청춘시절부터 꾸준하게 다져졌다. 도중에 몇 번 따라갈 뻔 한 적도 있었던 것 같지만……. 그러나 결국 가지 않았다. 내 청춘은 때늦은 일투성이지만, 때늦지 않았던 것도 있다.

내게 할당된 시간을 누군가가 갖고 가는 데 익숙하지 않다. 내일도 다음 주도 일 년 후도. 누구도 나를 자유롭게 다룰 수는 없는 거야.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친구나 애인과 함께 즐겁게 나이를 먹어가고 싶다. “” 159쪽

 

 

그녀의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때론 위로 받았던 부분들은 어쩜 이런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녀의 수짱 시리즈를 읽으면서 그냥 나로 살아가는 모습에 당당한 모습에 위로 받을 수 있었던 부분이 훨씬 많았다. 그녀의 바람처럼 나도 즐겁게 나이를 먹고 싶다. 그래서 지금의 모습이 과거보다 훨씬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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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1 - 뉴욕의 여신
현경 지음 / 열림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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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내가 나를 구원해야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거야 - 현경

 

 

 

10여 년 전 후배에게 자신에게 큰 감동을 준책이라고 해서 꼭 한번 읽어보라는 추천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을 통해 그녀가 말하는 아름다움의 구원이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감동적인 책이 모두에게 같은 감동을 줄 수 없다는 너무나 상투적인 결말을 얻었다.

 

 

 

중국 유학을 오랫동안 하는 도중 읽은 그녀에게는 저자의 삶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었는지 많은 공통점을 찾았던 것 같다. 저자는 이화대학교에서 7년 정도 교수로 있다 유니언 대학으로 종신 교수직 자리를 제안 받았고 운명처럼 뉴욕으로 날아가 그곳으로 삶의 터전을 바꾸었다. 누군가에게는 꿈의 도시며, 누군가에게는 총격이 난무한 무법의 도시, 뉴욕에서 못 찾으면 그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말처럼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그 화려하지만 고독한 도시에서 그녀가 얻은 사랑과 공감의 장은 상당히 흥미롭긴 했다.

 

 

 

이 책은 2002년에 출판 되었고 이후 10년 만에 다시 개정판이 나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요즘은 어디 그런가? 1년도 지나지 않아, 아닌 한 달도 안돼서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다. 너무 빠른 시대에 살다보니 그것을 따라 간다는 것이 벅찬 현재이다. 그렇게 미디어의 발달로 세상은 매일 강산의 일부분을 바꾸며 살아가고 있다. 어제 얘기 했던 사항이 오늘은 중요하지 않게 되는 요즘이라고 할까?

분명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읽었다면 더 큰 감동이 있었겠지만 지금의 그녀의 상황이 사실 많이 놀랍지는 않다. 그녀가 뉴욕에서 처음 만난 예쁜 남자가 게이이고, 또 사랑에 빠질것 같은 의사 또한 동성애자였다는 것이 그때는 놀라웠겠지만 요즘 같아선 흔하진 않지만 아주 없진 않은 일이기도 하다. 당시엔 논란이 되었던 것들은 이제는 논란의 중심에서 조금 멀어져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서문에 모두가 이 책을 내지 말라고 말랐다는 부분에서 그 시대에는 수긍이 됐지만 지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일이 됐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지만 그 밑에 깔린 기본적인 선입견은 많이 사라지지 않았다.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어떤 부분은 인정하지만 지금은 달라진 시대에 책 서문의 호들갑스러움이 불편했다. 이 책을 왜 출판하지 말라고 말렸지? 그녀가 책을 출판한다고 했을때 주변에서는 그녀에게 책 출판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아직은 이른 시기이니 이런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다던가. 더 큰 난관을 뚫고 살아갔던 사람들의 책을 많이 읽어서 그랬는지 나는 그녀의 이 삶이 그저 부러운 일상으로 읽혔다. 미안하지만 그녀의 삶이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오랫동안 공부 할 수 있었던 환경과 그녀를 지지 했던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로 하여금 그녀는 큰 기운을 받아 히말라야 수도원에 찾아가 영적 순례를 할 수 있는 용기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강한 여자는 아름다운 남자를 사랑한다” 249쪽

 

 

 

강한 여자가 아니라도 아름다운 남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 의미에서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호감 가졌던 남자들이 하필 이성애자가 아닌 동성애자였지만 그녀는 그들을 사랑했었던 모든 순간을 떠 올리며 이런 얘길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마음을 움직일 아름다운 사람들을 찾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말은 내 속에 잠들어 있는 자아를 깨워 상처받은 자신을 치유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닐까. 그녀가 이 책을 통해 말하려고 했던 어떤 부분은 이런 얘기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녀가 신학을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종교적인 행사와 마인드들이 책 속에 녹아 있는데 사실 나는 그런 부분이 불편했다. 구원이라는 말도 그렇다. 구원이라는 말도 종교적 색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내 삶이 누군가에게 그 어떤 것에게도 구원 받길 원하지 않는다. 나를 이끌며 지탱시킬 것은 오로지 나 스스로에게 향한 응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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