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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여름 휴가때 장기 여행을 다녀 오다가 올해는 5월말에 모든 일정을 몰아서 보름 넘게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다녀 왔었다.

5월말에 다녀 온 이유는 극 성수기를 피해서 싸게 다녀 오겠다는 목적이었고 그 목적에 맞게 여행후 경비를 계산하고는 18일정도 다녀온 여행 경비가 여름에 다녀온 10일정도 경비보다 훨씬 적게 나온것을 알고 무척 흥분하며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더웠던 여름에 늘 유럽 구석을 다니며 한국의 습한 공기를 피해 다니다가 올해 맞은 여름의 습기는 나를 미치게 만들었었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나는 올해 더 힘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남들 할때 나도 같이 생활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었었던가,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어제 늦은 오후 집으로 차를 몰고 오다가 잠시 차를 세워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어제 새벽에 많이 내렸던 그 눈이 산에 안착하여 눈꽃풍경을 보여주었다. 마치 이곳이 북유럽이라는듯, 그렇게 하얗게 빛나는 모습에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나의 하루가 고맙고

이제 보내줘야 할 12월에 읽고 싶은 에세이를 골라 본다.

 

 

 

 

 

 

 

 

 

 

 

 

 

 

 

1. 포르투갈, 시간이 머무는 곳

 

올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다녀온후 함께 한 여행 지인들과 몇달후 다시 만나서 여행 얘기를 나웠다. 두 나라를 비교하기엔 우리가 포르투갈에 머물렀던 시간이 현저하게 낮지만, 우리는 오래 머물렀던 스페인보다 포르투갈에 훨씬 더 마음을 뺏기고 있었다. 노란 트램을 타고 다녔던 그 좁은 골목의 정취에 빠졌고 그리워했다. 다시, 그곳에 머물고 싶게 하는 책이다.

 

 

 

 

 

 

 

 

 

 

 

 

 

 

 

2.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성석제의 소설을 좋아했었는데 요즘 통 그의 유머가 와 닿지 않았다. 예전의 그런 방탕한 웃음을 준 그는 어디로 갔나? 아저씨가 되어서 순정만 찾고 계시나 걱정했는데. 그가 펼칠 새로운 입담을 읽고 싶다.

 

 

 

 

 

 

 

 

 

 

 

 

 

 

 

3. 우물에서 하늘보기

 

사실 저자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런데 표지를 보자마자 다는 아, 이책은 꼭 읽고 싶다보다는 가지고 싶다고 마음이 바뀌었었다.

시인이 말을 걸어오는 에세이들을 읽었을때 소설가들보다 훨씬 좋았던 경험이 많았다. 그런 나의 경험을 살린다면 읽고 나면 분명 행복해 질 것이다.

 

 

 

 

 

 

 

 

 

 

 

 

 

 

 

4. 커피타는 고양이

 

다음 포털을 통해 커피타는 고양이를 알게 되었다. 올라오는 글을 읽으면서 울기도 많이 울고 사진도 혼자 쓰다듬으면서 좋아라 했다. 유독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많인 이 나라에 그들을 감싸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어야할 아픔들이 작아졌으면 좋겠다.

 

 

 

 

 

 

 

 

 

 

 

 

 

 

 

 

 

5. 죽는게 뭐라고

 

--> 사는게 뭐라고를 읽었다면 당연히, 읽어볼책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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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 알타이 걸어본다 6
배수아 지음 / 난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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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나면 다시 보기로 보는 프로들은 여행 프로들이다. 어딘가 떠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내 발에 날개를 달아 공중에 떠 있게 하는 것은 여행 밖에 없다는 생각들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일 년에 두어 번은 장기로 떠나는 여행은 그 해를 버티는 원동력이다.

 

대부분 여행지들은 화제가 되거나 혹은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 다녔다. 내가 먼저 그곳에 도착하고 싶다는 용기가 없는 소심한 여행가 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이 어디를 가서가 아니라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즐거웠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에게 장소란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길 위에 펼쳐진 여행의 나날이 필요 했을 뿐이다. 그녀가 운명처럼 떠났던 이 여행이 처음에는 부러움의 시선이었지만 이내 물음표를 가지고 책장을 덮었다.

 

 

 

그녀는 독일어로 소설을 쓰는 몽골 소설가 갈잔 치낙의 소설 “귀향”을 선물을 받고 그가 그냥 몽골의 소설가가 아닌 몽골 서북부의 소수민족 투바의 추장이라는 사실에 무작정 그를 만나야 겠다는 생각으로 알타이로 떠나게 됐다고 했다.

그동안 나의 여행지 선택은 이미 죽고 없는 사람이거나 장소들이었다는 것을 떠 올려보면 그녀의 이 선택이 역시 소설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몽골어가 아닌 독일어로 소설을 쓰는 어느 한 부족의 추장이라니, 얼마나 드라마틱하며 환상적인가. 무엇보다 알타이 여행을 그 작가와 아니 작가이며 추장인 갈잔 치낙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더 멋진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처럼 자신을 불러들인 그와 3주 동안 함께 여행을 한다니. 이런 멋진 여행 상품이 다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녀가 선택한 알타이를 알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다.

 

<알타이, 몽골의 서부에 위치한 곳> 몽골의 지도의 서쪽 끝부분에 있는 그곳으로 그녀를 이끌었던 것은 처음에는 ‘갈잔 치낙’이었겠지만 이후 그녀는 ‘알타이’ 자체의 힘이라고 말했다. 모 포털 사이트에서 여자 작가 세 명이 몽골 여행한 웹툰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녀들의 여행을 보면서도 유목민으로 떠돌며 살아가는 그곳의 여행이 쉽지는 안겠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고생스러워 보였다. 춥고 척박한 땅에서 부는 바람에 고생을 하고 씻고 배설하는 아주 기본적인 생리 현상도 쉽지 않는 환경이라는 것, 그런 곳에 왜 가는 것일까 궁금했지만 분명 그곳에서 불었던 바람을 기억한다면, 그리고 밤에 쏟아지는 별을 봤다면 그 이유를 알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런 풍경을 맞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그들의 여행에 큰 공감을 더해주지 못한다.

 

 

그녀의 초반 여행은 알타이의 모래바람처럼 차갑고 척박했다. 통장은 비어 있고 소설가로 해야 하는 일도 밀려 있었다. 그런 그녀가 반문했던 “왜?”라는 것에 나도 같이 물어 봤었다. 왜, 그곳에 가야 하는 것일까? 꼭 알타이일 필요가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는 해답을 얻기도 전에 이미 알타이의 추위를 견뎌낼 슬리핑백을 사고 있었다.

 

 

그녀의 이 여행기를 다 읽고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녀가 다녔던 그곳이 환상적이었다는 감상적인 표현이 없었던 것도 좋았지만, 그녀를 이끌게 했던 그 남자, 갈잔 치낙의 환상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그녀의 책을 다 읽어 가는 동안 갈잔 치낙에 대한 묘한 부정적이 생각이 많아졌다. 그녀가 느낀 그의 감정이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함께 알타이 산맥을 넘어가며 삼주동안 함께 한 그의 속내를 끝내 모르겠다는 물음표로 마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였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알타이에 대한 환상이 남아 있지 않고 그녀의 여행기로 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 이 책이 사실 고마울 뿐이다. 만약 갈잔 치낙의 멋스러움에 홀렸다면 나는 그녀처럼 나도 모르게 슬리핑백을 사고 있을지 모르니까.

 

 

 

3주 동안 불을 피우기 위해 야크의 배설물을 모아야 하고, 너무 늙거나 어리지도 않은 양을 도살해서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하며, 마지막 주는 가져간 식양이 없어 마른 침을 삼키듯 딱딱한 빵을 넘겨지지 않는 목으로 넘겨야 하는 일들이 겁나서 알타이로 떠나는 여행을 겁내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스스로 다독이는 것은 오로지 나에겐, 갈잔 치낙의 환상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해 보지만 분명 두 번씩 혹은 그것보다 더 많이 알타이로 다시 짐을 꾸려 떠나는 이들은 분명 그곳에 놓고 온 아름다운 영혼을 다시 찾으러 가야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곳, 한없이 오래된 살아 있는 것들 한가운데서 나는 외롭게 살아 있었고, 그럼으로써 생의 어느 순간보다 더욱 많이 살아 있을 수 있었던 그날, 처음으로 나는 생각했다. 얼마나 큰 선물인가, 내가 지금 이곳에 있다는 것이.” P198

 

 

그녀가 머물렀던 유르테의 온기는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녀는 아직도 알타이, 그곳을 그리워하고 있으니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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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21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배수아님은 소설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번역도 하시니 참 부럽습니다.
다른 책에서 요즘 몽골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리뷰를 읽으면서 참 낯설게 느껴지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후즈음님, 오늘 낮은 날이 참 따뜻했어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오후즈음 2015-12-04 16:25   좋아요 1 | URL
배수아 작가의 이 책은 그녀의 편견을 살짝 없애준 그런 책이었습니다.
서이데이님, 주말 시작 잘 보내세요~~
전 감기로 한달간 고생중이라서...답글도 이제야 씁니다.
부지런한 알라디너가 되어야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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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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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맞벌이를 시작한 엄마를 대신해서 끼니를 챙겨야 했던 유년시절의 기억은 오른쪽 무릎의 흉터로 남아 있다. 나보다 세 살이 어린 동생에게 처음으로 끓여주었던 라면을 먹이기 위해 허겁지겁 나가다가 문지방을 넘지 못하고 넘어져 생긴 상처는 20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있다. 그 상처 때문에 짧은 스커트를 입지 않게 되었고 지금도 맨다리를 보이지 않는 차림을 하게 되었다. 라면은 나에게 큰 상처를 주었지만 긴 바지를 입으면 나는 그날의 상처를 잊고 맛있는 한 끼의 식사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내 주변엔 라면을 먹지 않는 사람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직장 상사 딱 한명 뿐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늦은 시간 퇴근을 하거나 간식으로 동료들과 함께 먹는 라면의 향기는 얼마나 유혹적인가. 그런 유혹을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이 그 상사뿐이라는 것에 감사 할 때도 있다. 나의 일상 속에 그녀는 끼워 놓지 않아도 되는 것이 즐겁기도 하다. 이처럼 나에게 라면이라는 것은 때로는 유년 기억속의 상흔으로 남거나 고단함을 함께 하기 위한 잠깐의 휴식이거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시간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라면을 끓이며]를 읽으면서 김훈 작가에 대해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되었다. 고작 가스 불에 오른 냄비에 팔팔 끓는 물에 넣은 천원이 넘지 않는 라면을 하나 끓이면서도 이렇게 깊은 생각을 가진 작가가 얼마나 있을까. 그의 이 철학적인 라면 이야기가 어찌 그냥 산문으로 그칠 수 있을까.

 

 

 

“라면을 끓을 때, 나는 미군에게 얻어먹던 내 유년의 레이션 맛과 초콜릿의 맛을 생각한다. 라면을 끓일 때 나는 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양계장의 닭들과 사지를 결박당한 과수원의 포도나무 사과나무 배나무 들과 양식장에서 들끓는 물고기들을 생각한다. 라면을 끓을 때 나는 사람들의 목구멍을 찌르며 넘어가는 36억 개 라면의 그 분말수프의 맛을 생각한다. 파와 계란의 힘으로, 조금은 순해진 내 라면 국물의 맛을 36억 개의 라면에게 전하고 싶다. ” P31

 

 

 

그에게 라면을 끓인다는 행위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저 배가 고파서 먹는 라면은 아닐 것 같은 그의 행위는 중요한 의식을 치를 사람과도 비슷해 보인다. 가장 비싸고 아름다운 그릇에 담아 먹는 다는 이 라면은 그의 하루의 성찰에서 오는 하루의 쓸쓸한 맛일까.

 

 

 

‘밥벌이의 지겨움’과 ‘바다의 기별’을 통해 읽었던 그의 글들은 새로운 이름으로 한권의 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의 이런 글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반갑고 소중하다. 총 5부로 나눠져 있는 이글을 챕터는 사실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냥 그의 흐름대로 읽으면서 잊고 있는 사소함 것의 소중함을 찾아내면 그만인 것이다.

 

 

 

때로는 평발임에도 현역으로 입대를 하게 된 아들에게, 가슴 확대 수술을 하려는 여자들에게, 첫 월급을 타와 자신에게 핸드폰과 용돈 15만원을 준 딸에게도 그는 라면과 같은 인생철학을 들려준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이런 그의 철학과 가르침이 싫지 않다는 것이다. 꼰대 같지 않은 그의 말에 그저 숙연하게, 당신의 말을 따르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싶을 뿐이다. 첫 월급을 타온 딸을 보며 앞으로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해 펼쳐질 날들에 쓸쓸함을 담아 적었을 것 같은 아버지의 위로가 한참동안 쓸쓸하게 다가온다.

 

 

 

“ 그 아이는 나처럼 힘들게, 오직 노동의 대가로서만 밥을 먹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진부하게, 꾸역꾸역 이어지는 이 삶의 일상성은 얼마나 경건한 것인가. 그 진부한 일상성 속에 자지러지는 행복이나 기쁨이 없다 하더라도, 이 거듭되는 순환과 반복은 얼마나 진지한 것인가. 나는 이 무사한 하루하루의 순환이 죽는 날까지 계속되기를 바랐고, 그것을 내 모든 행복으로 삼기로 했다.” P139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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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0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5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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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불편했던 일들이 어느덧 안녕이라며 말하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조만간 이 힘겨운 일들도 정리가 되길 바라며

 

10월 읽고 싶은 에세이를 골라본다.

 

 

 

 

 

 

 

 

 

 

 

 

 

 

 

1.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배수아의 글을 좋아했던 적은 없었지만 이 걸어본다 시리즈를 좋아한다.

무엇보다 그녀가 다녀온 곳은 몽골 알타이라니. 그간 유럽에만 몰두했던 나의 마음을

광활한 벌판으로 인도 하는것 같은 이 책, 꼭 읽어보리라.

 

 

 

 

 

 

 

 

 

 

 

 

 

 

 

2. 라면을 끓이며

 

그간 그의 에세이를 안 읽었던 것은 없었지만 그가 추려 놓은 마음속 글들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그동안 나왔던 자식들을 다시 다듬어 보내는 그의 마음은 어떨지 궁금하다.

 

 

 

 

 

 

 

 

 

 

 

 

 

 

 

 

 

3. 나는 고양이 스토커

 

일본은 유독 고양이에 대한 에세이나 일러스트가 많은것 같다.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길고양이들을 관찰한 얘기.

 

 

 

 

 

 

 

 

 

 

 

 

 

 

 

4.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줌파 라히리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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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4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4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별도 없는 한밤에 밀리언셀러 클럽 142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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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쯤 책을 다 읽었다. 그날은 책속에서 쏟아져 나온 피의 이미지 때문에 저녁을 굶어야 했다. 좀처럼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화면으로 보지 않고도 단 한 줄의 묘사에 이렇게 속이 울렁거려 식사를 거를 수 있다는 것에 당황스러웠다. 스티븐 킹의 소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선택한 그의 소설에 적잖이 당황스러운 중단편 모음집 [별도 없는 한밤에]을 읽고 나면 대부분은 나처럼 이런 울렁거림을 가지지 않을까. <공정한 거래>를 빼고는 나무저 세편은 장편으로 봐도 무망할 만큼 분량이 상당하다.



네 편의 소설이 있지만 모두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1922>는 대공황이 일어났던 시대의 얘기지만 지금 시대로 옮겨 놓는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사람의 욕망과 소통되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남편은 삶을 지탱해온 자신의 땅을 지키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에게 상속받은 땅을 팔고 도시로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되었다. 두 사람이 원하는 것은 달랐다. 남편은 지금의 평안과 안녕을 유지고 하고 싶었고 아내는 도시로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었을 뿐이었다. 당연히 이 서로 다른 욕망은 충돌했고 욕망이 훨씬 더 큰 쪽이 승리했다. 남편과 열네 살 먹은 아들이 함께 아내를 살해하는 장명은 너무 끔찍했고 그 장면 때문에 소설의 엔딩이 더 무서웠다. 자신의 땅을 지키며 살고자 했던 남편은 자신을 생각을 무시하는 아내를 향한 복수가 끝내는 자신의 심장으로 날아 들것이고 행복해 지고 싶었던 욕망은 사라질 것이라는 엔딩쯤은 예측 할 수 있겠지만 이토록 처절할 줄이야.

두 번째 <빅 드라이버> 또한 낭자한 피 냄새로 힘들었다. 두 편의 소설을 읽는 동안 영화 <추격자>속의 시뻘건 피의 이미지와 분위기가 머릿속을 교차했었다. 죽음의 경계까지 갔던 작가 테스가 겪은 고초는 너무 끔찍했다. 특히 여자의 성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그녀의 상처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떠 올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당했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은 책을 한권 읽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다. 그녀가 선택한 복수는 자신에게 큰 상처를 줬던 그를 처단하는 과정이었고, 전혀 힘없어 보이는 그녀가 <킬빌>의 우마서먼이 되어 모두 죽이는 과정은 시원한 복수의 끝으로 남지는 않았다. 상처라는 것이 원래 그런 부분이 있지 않나, 내가 겪은 그 고초를 똑같이 한다고 해도 이미 내가 받은 고통은 계속 된다는 것.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 갈 수 없다는 것. 테스 그녀도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세 번째 <공정한 거래>는 가장 짧은 부분이었지만 가장 임팩트 있게 나를 자극시켰던 부분이었다. 어느 날 도로를 지나다 그를 만나면 나도 그런 거래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이런 반전의 복수라면 응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네 번째 <행복한 결혼 생활>은 제목의 반어법적인 내용이 들어 있겠다는 생각이 맞아 떨어진 소설이었다. 그녀는 분명 행복한 결혼까지는 아니더라도 평범한 결혼 생활을 해 나가는 여자였다.


“평탄한 결혼 생활의 비결이 균형 잡기라는 것은 누구나 알았다. 그리고 평탄한 결혼 생활의 토대가 짜증을 잘 참아 넘기기라는 것은 다아시가 깨달은 사실이었다.” P468


다아시는 평탄한 결혼 생활을 하기위해 짜증을 잘 참아 넘기려고 했지만 어느 날 닥친 남편의 과거는 함부로 벗어 놓은 양말을 침대 밑에서 발견하는 것과 다른 것이었다. 그녀의 남편의 과거가 마약을 하거나 매춘을 했던 것이라면 잊으며 살아가겠지만 그녀의 27년 결혼 생활동안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던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은 그녀의 평탄한 결혼 생활이 끝이 났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녀는 그저 평번한 가정 주부였는데 왜 이토록 가혹한 남편의 과거와 마주하게 되었을까.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저 평범하게 물려받은 땅에서 농작을 하며 살아가고 싶었고, 소설을 쓰면서 재미없는 강연일지라도 소일거리 삼으며 계속 글 쓰는 작가로 남아 있고 싶어 했다. 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냥 가정을 꾸리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었지만 어느 날 자신에게 찾아온 암을 이기며 남은 삶을 그저 행복하게 끝내고 싶었고, 간혹 짜증을 나게 하지만 애써 잘 커주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평탄한 결혼을 이어가고 싶었던 여자였는데 모두 어긋나기 시작했다.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아내를 살해했고, 자신을 강간했던 빅 드라이버 남자를 찾아 죽였으며, 자신의 삶을 연장하기 위해 악마와 거래를 했고, 남편의 과거를 알고 용서해주고 싶었지만 끝내 남편은 목이 부러져 죽게 만들었다. 그들이 선택한 것은 합법적인 것은 없고 모두 자신의 손으로 시작한 복수였다. 별도 없는 한밤에 그들은 복수를 끝내고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요즘 한창 많이 나오고 있는 막장 드라마의 엔딩은 늘 착한 사람이 그래도 복은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모습이라서 그 마지막을 보기위해 지겨운 막장의 과정을 즐기며 보는 것 같다. 그런 부분으로 이 책을 본다면 시원한 복수는 하나도 없어 보인다. 모두 나약한 인간이 선택한 끝은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보여주는 비루한 모습들뿐이다. 어쩌면 복수라는 것이 부질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때 스티븐 킹의 소설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별도 없는 한밤에>속에 나온 상황이나 인물 또한 새로워 보이는 것은 없다. 하드고어적은 살인 장면도 그렇지만 역시 그의 소설을 읽고 며칠은 내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들로 힘든 밤을 보내고 나니 아직 그가 써야할 소설들은 무궁무진한가 보다. 그는 여전히 최고의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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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3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