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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축제가 시작되는 정리의 발견 ㅣ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3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우연치 않게도 한달 사이에 정리관련 책을 두 권이나 읽었다. 모두 집안에 있는 물건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발견하는 책이었는데 대부분은 정리를 통해서 자신의 소비 형태를 반성하게 되고 비어 있는 삶을 사랑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곤도 마리에의 정리 관련 책을 모두 재미있게 읽고 실천도 해서 그녀의 세번째 책이 기대가 되었다. 그녀의 첫번째 책을 읽으면서 실천하게 된 버리고 정리하는 생활이 힘들었지만 버림과 동시에 다시 쌓여지는 물건의 반성이 깊어져 한동안 한달 동안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달로 정해서 살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런 생활이 쉽지가 않아서 결국 예전만큼은 아니었지만 다시 조금 아니 사실 많이 지저분하게 되었다.
이럴 때 그녀의 책을 다시 읽으면서 정리하는 나를 다시 만들고, 그녀가 말하는 것처럼 뭔가 정리가 되면 설레는 인생이 다시 시작이 된다고 하니 새롭게 태어나고 싶었으나 이번 책은 그녀의 첫번째, 두번째에 비해 사실 실천부분에서 조금 미약한 부분이 있다.
그녀는 우선 자신이 가장 먼저 어떤 것을 정리를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버릴 것과 남길 것을 정하면 된다고 하는데 사실 그 부분이 아직도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 중에 나에게 가장 큰 고민은 “책”이다. 책만큼은 도저히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 동안 출판사를 통해서 받아온 책도 많지만 내가 산 책이 훨씬 많고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읽은 책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가장 큰 함정이 여기에 있다. 다 읽지 못했으니 버리지 못하는 것이고 읽었다고 해도 나중에 뭔가 필요 할 것 같아서, 더욱이 이제 도서 정가제로 인해 책을 미치듯이 살수는 없을 것 같은 느낌에 더 정리 할 수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나는 평생 책을 버리지 못하는 삶을 살아 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책을 전부 다 읽은 것을 선별 하지 못하는 일이 매일 벌어지기 때문은 아닐까.
“ 이렇게 특정 카테고리에서만 집착하는 사람은 대인관계나 일, 그 외의 개인적인 생활에서 반드시 ‘응어리’가 있다.” P 19
나는 이 부분에서 그만 절망하고 말았다. 나에게 어떤 응어리가 있기에 나는 책을 버리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언젠가 읽은 [장서의 괴로움] 작가는 어떤 응어리가 있기에 그 많은 책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일까? 그녀의 이 부분은 사실 뭔가 잘못된 생각은 아닐까.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절대로 버리지 못하는 그런 고집이 있을 뿐이라고, 응어리 따위는 없는 것이라고 치부하고 싶지만 사실 일정부분은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 있는지라. 읽으면서 나를 한번 다시 생각해 보는 부분이 되었다.
정리를 너무도 깔끔하게 하고 사는 그녀의 생활이 참 궁금했는데 그 부분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아니, 아침에 일어나서 방 한쪽에 놓여있는 화분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한다니. 나는 그런 낭만적인 하루가 왜 없는 것일까? 알림 소리에 겨우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억지로 옷을 입고 억지로 가방을 정리해서 억지로 출근을 하고 있는 삶은 정말로 억지로 보내고 있는 나의 삶이 회색이라면 그녀의 삶은 핑크색이라고 할까.
그녀가 첫번째, 두번째 책들이 실천을 하기 위한 실천 편들이었다면 이번 세번째 책은 우리에게 정리가 왜 필요한 것인지 정리를 통해 나의 삶, 혹은 당신의 삶이 어떻게 바뀌기를 바라는 것인지 알려주고 있다.
침실에도 책이, 거실에도 책이 가득한 나에게는 거실은 거실답게, 침실은 침실답게 정리해서 살아야 한다고 하고, 각 방마다 나름의 얼굴을 가질 수 있도록 정리하고 버리는 일을 꾸준하게 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각 방마다 할 일이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신경을 쓰지 못하는 곳이 현관이었는데 저자의 현관 관리에 놀랍다. 사실 누군가의 집에 방문했을 때 현관이 깔끔할 때 그 집이 가장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는 것은 사실이니까.
집안의 흐름을 바로 잡아 깨끗하게 해야 하는데 그 흐름의 중심이 현관, 중심, 물을 쓰는 곳이라고 한다. 중심을 가장 깨끗하게 해야 집안이 깔끔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물을 많이 쓰는 화장실에 늘 젖어 있는 상태가 있다 보니 화장실 문을 열었을 때 뭔가 정리가 되지 못한 느낌을 받기는 한다.
그녀의 버리기 순서는 늘 “설레지 않는 것은 버리기”였다. 집을 정리했는데도 뭔가 셀레지 않는다면 집에 설렘의 요소가 부족한 것이고 뭔가 정리가 안되었다는 것이다.
오늘 문득 퇴근을 하고 집으로 들어 갔을 때 나의 집은 어떤 설렘을 간직하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녀처럼 집에 돌아오면 핸드백 또한 가방 속에 있는 물건을 전부 꺼내 정리하고 침대 시트를 매일 갈며 빨고, 구두 밑바닥은 늘 닦아 놓는 습관을 들이지 못하더라도 천천히 하나씩 매일 10일동안만 이런 습관을 지녀 본다면 지금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지저분하고 괴로운 이 마음도 정리가 될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렇다면 기꺼이 그녀처럼 매일 침대 시트를 빨아 널어 놓고 싶다. 물건을 정리면서 마음의 상처가 치유 될 수 있다면 지금 잠도 안 자고 매일 하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