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마 사태를 생각하며

동물해방론자들은 동물원이라는 역할이 단순히 인간들의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한 구경거리로 혹은 인간이 만들어낸 욕심과다의 산물로 밖에 인식치 못하나 보다. 동물원의 동물 학대나 관리소홀은 분명히 개선해야할 부분이지만, 동물원을 없애야할 사유가 될 수는 없다. 동물원의 목적은 단순히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함 뿐만 아니라 동물 보호의 목적도 있다. 즉 야생에 얼마 남지 않은 동물들 혹은 인간의 지나친 사냥과 밀렵으로 자생지 절멸에 놓인 동물들을 멸종이라는 위협으로 부터 지켜내는 용도도 있다.

사실 동물원 아니었으면 호랑이, 코끼리, 사자, 코뿔소 같은 동물들이 야생에서 멸종 안했을거라는 보장이 있는가? 그랬다면 야생에서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동물원이 그런 동물들을 전시하고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들의 상황을 그나마 알리는 역할을 분명히 했다고 보고, 누군가는 야생에서 보기 힘든 동물을 동물원에서 관찰할 기회를 가지면서 야생동물 보호의 꿈을 키웠을 것이다.

그리고 정작 동물원 없애야 한다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간에 의해 멸종된 도도새나 태즈매니아 늑대, 바바리안 사자, 콰거, 큰바다쇠오리, 양쯔강 돌고래와 같은 멸종동물들을 어떻게 복원 시켜 자연에 적응하게 할지 또는 현재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는 동물들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는 정작 깊게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 동물원 해방을 주장할 바에야 그 동물들을 어떻게 야생속에서 지킬지 생각해 보라.

동물원 해방론자들은 사파리나 야생 혹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볼 수 있으니 동물원 따위 없어도 된다는 얘기를 한다. 그럼 여행 프로그램 있고 책으로 인터넷으로 해외사진 볼 수 있으니 해외여행 안가고 만족할 수 있나? 거기다 사파리 가는 것은 상당한 금액과 위험(맹수로 부터의 위협, 질병등)이 뒤따른다.

무엇보다 인간과 동물은 불평등 할 수 밖에 없다 본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 이순간에도 공장에서 학살된 동물을 대량으로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작금의 현실을 생각해 봤을때 동물과의 평등은 불가능한 일이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고라는 구조가 불쌍한 동물에 대한 동정심에서 비롯하여 만들어진 하나의 몽상이자 환상일 뿐이다.

이야기를 돌려 지난 대전 오월드의 퓨마 사태를 얘기하자면, 안타깝지만 사살은 불가피했다. 퓨마라는 맹수가 다른 맹수들에 비해 덜 공격적이라고 하더라도, 1년에 퓨마로 인하여 미국에서 다치는 인원이 못해도 200명 이상이다. 만약 탈출한 퓨마가 동물원이나 인근 마을에 있던 어린이나 노약자를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면 어땠을까? 분명 난리났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 얘기를 결론내리자면 퓨마 문제는 동물원 근절의 사유가 될 수 없고, 동물원의 관리를 개선해야할 문제이며, 동물원 해방론자들은 보다 더 심각한 멸종위기종 보호에 더 신경써야할 것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곰곰생각하는발 2018-10-25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간 퓨마로 인해 다치는 인구가 200명 이상( 이 출처는 어디입니까 ?)이라고 칩시다. 그렇기에 사살이 정당화된다면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부상자 수는 대략 35만 명 수준이므로 자동차를 없애는 것 또한 불가피한 결정일 수 있습니까 ? 그냥 궁금해서 묻습니다.

그리고 동물원이 동물 보호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말도 우습긴 합니다. 북극곰을 온대기후인 나라의 동물원에 살게 하는 게 동물 보호인가요 ? 조금 웃기는 논리 같습니다만........


그리고 교도소는 죄수 보호의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까 ? 그냥 궁금해서 묻습니다..
 

2018년 10월 24일 사회복무요원 김남기는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습니다!!!! 이로써 소방서 사회복무요원 김남기는 민간인 신분이 되었습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북프리쿠키 2018-10-24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민간인 축하드립니다. ^^

syo 2018-10-24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앞으로 더 가얼차게 읽으시겠군요^-^

겨울호랑이 2018-10-24 1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역을 축하드려요^^:)

NamGiKim 2018-10-24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프리쿠키님 syo님 겨울호랑이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에 미국갑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동성애에 관하여>

2018년 7월 시청역에서 퀴어축제가 열렸었다. 찬반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퀴어축제는 무사히 끝났다. 한국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서울에서 퀴어축제를 진행하고 다른 지방도시에서도 1년에 한 번씩 퀴어축제가 열린다. 성적으로 보수적 이였던 대한민국에서 퀴어축제을 진행했던 것은 2000년 부터였다. 기독교 신자들이 많은 대한민국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극심했다. 동성애를 정신병 혹은 사탄으로 보는 호모포비아들은 퀴어축제가 열릴 때마다 방해해왔고, 호모포비아들의 비이성적인 방해공작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늘은 동성애에 대해 논해볼까 한다.

1. 동성애의 역사

동성애의 역사는 참으로 길다. 고대 이집트와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고대인도 고대 중국의 역사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문헌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잘하는 고대 그리스에서는 동성애를 권장하기 까지 했다. 특히 고대 그리스는 병사들에게 동성애를 권장했다. 중세시대의 역사를 보면 귀족들 간에 동성연애가 적잖게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동성애는 옛날부터 존재해왔다는 얘기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전 국민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것은 근대에 들어서 부터였다. 근대시대에 막 발전하기 시작한 정신분석 등의 이론에 따른 ‘동성애는 고칠 수 있는 정신병‘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전반적으로 퍼졌던 걸로 추정된다. 19세기에는 서구의 제국주의 영향을 받은 지식인들이 ‘동성애를 배척하자’고 주장한 이래로 동성애를 아예 죽일 죄로 보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고정관념은 현대까지 이어왔다.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동성연애와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차별을 철폐하고 합법화 시킨 나라는 1917년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으로 탄생한 혁명 러시아였다. 현 러시아의 푸틴 정부가 동성애에 대해 극심하게 탄압하는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무튼 동성애를 죄악이나 정신병 혹은 있어서는 안 될 일로 보던 고정관념은 20세기 전체를 지배했다. 그에 따른 동성애에 대한 탄압도 극심했다. 심지어 동성애를 가장 먼저 합법화한 소련은 1930년대 스탈린 정권이 들어서면서 동성애를 탄압했고, 자본주의의 상징인 미국도 그 외의 서방국가들도 동성애를 매우 탄압하고 차별했다. 심지어 1950년대 미국의 동성애자들이 쿠바 혁명이 성공하자 성적자유를 찾아 쿠바로 갔다가 카스트로 정권에게 탄압 당했던 흑역사가 있을 정도로 미국 또한 동성애자들을 탄압했다. 전체주의국가인 나치독일이나 일본은 두말할 것도 없이 동성애를 탄압했다. 즉 근현대 역사를 보다보면 동성애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극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는 동성애를 합법화 하는 국가들이 적잖게 많아졌다. 물론 러시아 같이 극단적인 폭력과 공권력을 남용해가며 동성애를 탄압하는 국가도 있지만, 현재 선진국을 기준으로 봤을 때 20세기에 비해 동성애를 포옹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2. 동성애자들은 에이즈를 전파한다?

동성애에 대한 노골적인 폭력과 혐오를 드러내는 호모포비아들은 항상 에이즈를 비롯한 질병을 핑계된다. 근거가 빈약한 편견이다. 사실 에이즈 감염은 이성과의 성관계에서도 생기는 일이고, 비위생적인 성관계로 인하여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거기다 동성애중 하나인 레즈비언은 에이즈에 걸릴 확률이 이성애자들 보다 훨씬 낫다. 호모포비아들은 게이를 비하할 때 똥꼬충이라는 저급한 용어를 사용한다.

물론 애널섹스의 경우 이성과 동성을 막론하고 병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이것은 비위생적인 성관계의 경우에서 생기는 것이다. 즉 위생적으로(콘돔사용)하면 그 확률을 안정적으로 낮출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한국은 선진국인 서유럽이나 미국보다도 HIV의 감염율이 낮아, 에이즈의 유행으로 본다면 사실상 ‘에이즈 청정국‘ 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다. 반면 이와 같은 사실은 많은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반감으로 인하여 가려지는 측면이 있다. 실제 감염률과 별개로, 국내에서는 에이즈 환자에 대한 배척과 거부가 사실상 보편화되어 있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호모포비아 말대로 에이즈 때문에 동성애를 막아야 한다면, 호모포비아들은 담배도 술도 하지 말아야 하고 자동차도 타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로인한 사망률이 에이즈에 의한 사망률 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성애가 에이즈를 전파한다는 호모포비아들의 논리는 근거가 빈약한, 그릇된 혐오로 형성된 주장일 뿐이다.

3. 동성애는 정신병?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호모포비아들은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성애는 정신질환이 아니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규정했던 적이 있었지만, 1973년 정신병 목록에서 제외됐다. 거기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동성애는 정신병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

질문: 동성애는 정신적인 질환입니까?

답변: 아니오,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 지향은 정신병이 아닙니다. 정신병리학적 소견과 이들 성적 지향 간에는 어떠한 내적인 연합도 연구된 바가 없습니다. 이성애적 행태나 동성애적 행태 모두 인간의 섹슈얼리티의 평범한 면 중 하나입니다. 둘 다 수많은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적 시대를 통틀어 기록되어 왔습니다. 비록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들을 어긋난 사람처럼 묘사하려는 고정관념이 지속적이긴 하지만, 수십 년의 연구와 임상적 경험들은 미국의 모든 주류 의학계와 정신보건 단체들이 이러한 지향들은 인간 경험의 일반적 양식을 대변한다고 결론을 내리게 했습니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관계는 인간의 유대의 평범한 양식입니다. 그러므로, 이들 주류 단체들은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분류하는 것을 오래전에 폐기했습니다.

《질문에 답해드립니다: 성적 지향과 동성애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위해》, 미국심리학회, p.3에서 발췌

4. 동성애를 차별하지 않으면 동성애자가 늘어난다?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동성애에 쉽게 물들 수 있으니 동성애를 반대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 주장은 그럴싸해 보이나, 실제로는 이 역시 근거가 없는 편향된 주장에 불과하다. 청소년들이 동성애의 영향을 받으므로 동성애를 차별해야 된다.˝는 주장은 그 속에 동성애자 그 자체를 죄악시하는 시각과 호모포비아적 시각을 내포하고 있는 관점이다.

그리고 동성애의 범주에 포함되는 LGBT는 성소수자다. 즉 이성애자의 숫자를 절대가치로 압도 할 수가 없다.

여러 실험 결과 억지로 성적 지향을 바꾸려는 시도의 절대다수가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났으며,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 이성애 성적 지향의 개체가 단순히 주변의 영향을 받아서 동성애에 물든다는 생각은 근거 부족의 얄팍한 주장에 불과하니 경청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

5. 동성애를 성적 취향으로써 존중해야 한다면 ‘수간’도 허용해야 된다?

일각에서는 동성애를 얘기하면서 그다지 큰 연관성이 없는 수간을 얘기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견해를 덧붙이자면 인간과 동물은 염연히 불평등한 관계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동성연애는 사람 대 사람이라는 동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지지만, 수간의 경우 사람과 동물의 관계는 매우 불평등 하다. 나 또한 사람과 동물의 관계는 불평등한 관계에 놓여있다 보고, 불평등 할 수밖에 없다 본다. 거기다 인터넷에 유포된 수간 포르노물(애로무비, 일반 영상 다 포함)의 경우 사람과의 성관계를 하기 전 동물에게 발정제를 억지로 먹이고 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경우를 봤을 때 과연 수간이라는 행위가 정말 사랑과 존중이라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인지는 각자가 생각해보고, 개인적으론 절대 아니라고 보는 쪽이다.

즉 수간과 동성애를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려면 먹이사슬 최상위층에 있는 인간과 그 밑에 있는 동물의 대우가 동등해져야할 것이다. 분명한건 현재 인류사회는 인간이 동물을 지배하고 있고, 애완용으로도 키우고, 섭취도하고, 동물원에다가 전시까지 하고 있다. 따라서 동성애와 수간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6. 결론

동성애 혐오론자들이나 호모포비아들이 주장하는 논리는 하나같이 근거가 빈약하고, 오로지 혐오와 차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생긴 반동성애적인 고정관념과 혐오 그리고 차별에 맞서 민중과 뜻있는 사람들이 동성애자들과 같이 협조하고 투쟁해야 한다. 앞으로의 사회는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차별하는 사회가 아니 서로가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중국의 붉은 별 - 개정판
에드가 스노우 지음, 홍수원 외 옮김 / 두레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의 근현대사는 식민지배와 왕조멸망 그리고 일제의 침략과 내전을 겪은 피로 물든 역사다. 1842년 아편전쟁 이후 서구 열강의 침략과 식민 지배를 경험하게 된 중국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 왕조가 타도되고 1912년 중화민국이 설립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군벌들 간의 분쟁이 지속되며 혼란의 연속이었다. 1차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 이후 중국 또한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았고, 1921년에는 중국내에서 중국공산당이 창당되었다. 그 시기 중국은 이념적으로 대립하게 되었다.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제1차 국공합작이 전개되었으나, 1925년 중국의 영웅 쑨원 사망 이후 그 밑에 있던 장제스가 중산함 사건을 일으키고, 상하이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국공의 갈등은 커져만 갔고, 결국 1927년 제1차 국공내전이 발발했다. 군대나 세력 면에서 공산당보다 규모가 컸던 국민당은 수많은 병력을 동원하여 공산당을 뿌리 뽑고자 했다. 1931년에는 중국을 호시탐탐 노리던 일본이 만주를 침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당은 공산당을 토벌하기 위해 초공작전을 전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공산당 세력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 시기 중국 국민당에 맞서 싸우던 중국 공산당을 알기 위해 중국 공산당 본거지에 찾아간 미국인이 있었다. 그 미국인이 바로 에드가 스노다. 중국 공산당 본거지에 찾아간 스노는 저우언라이, 주더, 펑더화이를 비롯한 중국 공산당 쪽 인물들과 인터뷰했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게 될 인물인 마오쩌둥과도 인터뷰했다. 그 시기 스노는 중국 국민당의 실태 및 중국 공산당의 변천과정을 지켜봤다. 1937년 스노는 책한 권을 썼고, 이를 세상에 널리 알림으로서 중국에 대한 서방인들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 책이 바로 <중국의 붉은 별: Red Star Over China>. <중국의 붉은 별>은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와 더불어 세계 3대 르포 문학중 하나로 뽑힌다. 스노가 쓴 이 책을 통해 마오쩌둥이라는 인물과 그 시기 홍군이 국민당군에 맞서 전개했던 투쟁이 세상에 알려졌고, 그 결과 홍군의 신화가 탄생하게 되었다.

 

1. 대장정

 

홍군은 고난의 장정도 두렵지 않은 듯

천수만산을 가볍게 굽어보네.

오령의 산맥 높아지고 또 낮아지다가

잔물결로 멀어지고

오몽의 굽은 층계들

겹겹이 푸르게 쌓여 있네.

 

진사 강의 격랑 뜨겁게 바위를 두드리고

다두허에 걸린 적교의 쇠사슬 차갑구나

민산 천리에 신선한 눈 내리니

마침내 마지막 여정을 정복하고

삼군은 웃음을 머금었네.”

 

중국의 붉은 별을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심장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파트는 필자 생각하기엔 대장정 파트라고 본다. 대장정은 193410월부터 193510월 까지 약 1년간 중국 국민당군의 공세에 맞서 전개했던 중국 공산당의 작전이다. 1년간의 장정에서 홍군은 설산(만년설산)과 숲(호랑이가 살정도로 인적이 드문 숲) 초원 사막을 지나면서 국민당군에 맞서 싸웠고 총 10000km를 행군했다. 홍군을 토벌하던 국민당군은 수적으로도 우세했고 무장도 잘 되어있었으며, 홍군이 가지고 있지 않던 수백대의 비행기가 있었다. 그에 비해 홍군이 가진 건 사람과 소총뿐이었다. 대장정에 참가했던 홍군들은 국민당군의 추격과 하늘위에서 자신들의 목숨을 노리는 수백 대의 비행기에 맞서 싸워야 했을 뿐만 아니라,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자연과도 맞서 싸워야 했다. 전면 승부에서는 승산이 없었기에 홍군은 주로 유격전을 벌였다.

 

그러나 가끔씩은 정면 돌파가 필요할 때도 있었고,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도 홍군은 정면돌파에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쇠사슬 줄만 걸려 있는 다두허 교 전투에선 돌격대로 선발 된 권총(독일제 마우저 권총)과 수류탄을 든 홍군병사들이 쇠사슬 줄을 기어가며 국민당군의 기관총에 맞서 싸워 이기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졌다. 장제스의 국민당군은 수백대의 전투기를 동원하고 독일측 군사고문단(알렉산더 팔켄하우젠)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홍군을 뿌리 뽑지 못했다. 장제스 군대의 끊임없는 추격과 토벌로 인하여 10만 명이었던 인원이 8천명으로 줄어들었지만, 홍군은 더 큰 것을 얻었다. 바로 민심이다. 대장정 시기 홍군은 민중을 설득하고 뤄뤄족 같은 소수민족들도 자신들 편으로 만들었다. 자신들이 왜 국민당군에 맞서 싸우는지를 민중에게 아주 잘 접근해서 설명했고, 잘 설득시켰다. 그 결과 민중들은 국민당 보다 공산당을 지지하게 된 것이다.

 

2. 중국 공산당의 소비에트

 

중국의 붉은 별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만한 것은 당시 중국 공산당이 만든 소비에트 사회다. 1927년 국공내전이 시작된 이래로 중국 각 지역에 있던 중국 공산당 세력들은 자신들이 활동하는 근거지를 기점으로 소비에트를 건설했다. 이들이 건설한 소비에트는 1917년 러시아 혁명 당시 노동자 위주의 소비에트 하고는 달랐다. 당시 중국에 건설된 소비에트는 농촌위주의 소비에트였다.

 

이들이 건설한 소비에트 사회는 비록 국민당과의 전쟁을 치루고 있었기 때문에 분명 가난했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 나름 평등한 사회를 위한 것들이 실천으로 옮겨졌고, 적어도 소비에트 안에서는 계급적 차별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시기 중국 공산당이 조직한 소비에트 사회에선 악질지주들의 재산이 몰수됐고, 교육이 의무화 되어 하늘을 찌르던 문맹률이 줄어들었다. 유아살해, 미성년노예제, 전족 그리고 일부다처제와 일처다부제가 금지됐으며 궁극적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8시간 노동제가 소비에트 사회에서 시행되었다. 책이 저자 스노가 보기에 중국의 가장 큰 문제였던 아편이 근절됐고, 노숙이 사라졌다. 일부 소비에트에선 종교의 자유가 억압받았던 한계가 있었지만, 몇몇 소비에트들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여 종교인들로부터 지지를 받기도 했다. 무튼 민중의 지지를 토대로 하여 중국 공산당은 국민당에 맞서 싸웠다. 그 시기 중국 어린이와 인터뷰한 스노의 얘기를 보면 중국 인민들이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을 어떻게 인식 했는지 알 수 있다. 그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산주의자는 어떤 사람들이지?" (내가 물었다.)

 

"홍군이 백비나 일본군과 싸우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에요." (9살이나 10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새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밖에 또 무슨 일을 하지?"

 

"지주나 자본가와 싸우도록 도와줘요!"

 

"그럼 자본가란 어떤 사람이지?" (이 질문에 방금 대답했던 아이가 답변을 하지 못하자 다른 아이가 나섰다.)

 

"자본가는 자기가 일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자기를 위해 일하도록 시키는 사람이에요."

 

출처: 중국의 붉은 별 p.97

 

3. 글을 마치며

 

에드가 스노가 쓴 중국의 붉은 별1936년 장제스 밑에 있던 군벌출신 장쉐량(장학량)과 일부 세력들이 주도한 시안 사건으로 장제스가 구금되고 난 뒤 마오쩌둥의 중국 공산당과 제2차 국공합작을 성사시킨다는 얘기로 끝난다. 이 시기 스노는 중국의 국공합작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뒤 중국의 국공합작은 다시 금이 가기 시작했다. 19452차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미국은 중국의 국공분열을 해결하기 위해 조지 마셜장군을 중국 전권특사로 임명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제2차 국공내전이 격화되었다. 그리고 4년 뒤인 1949년 마오쩌둥은 수십만의 국민당군을 섬멸하고 그 해 101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을 탄생했음을 선포함으로서 국공내전을 공산당의 승리라는 귀결로 이끌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붉은 별에 나온 소비에트 사회와 1949년 건국 이후 등장한 중국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현 중국에 대한 내 개인적인 관점을 떠나서 중국의 붉은 별은 중국 현대사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1차적 사료이자, 사회적인 혁명을 추구하는 이에게 충분한 감동과 메시지를 줄 것이다. 분명한건 국민당 정권에 맞서 싸우던 혁명가들은 반동주의와 제국주의에 맞서 싸웠고, 제국주의와 봉건주의를 타파하여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다. 따라서 그들의 행동과 혁명 시기 이력은 충분히 존경받을 만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에드가 스노가 쓴 중국의 붉은 별은 작년 이맘때쯤 읽었던 스노의 전 와이프 님 웨일스의 아리랑만큼 감동적이었다. 현재 내려지는 마오쩌둥과 중국 공산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떠나서 중국의 붉은 별은 읽는 이에게 충분한 감동을 줄 것이고, 그 책에 나온 혁명가 마오쩌둥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혁명가들은 혁명가로서 충분히 존경받을 만하다. 님 웨일스의 아리랑과 더불어 같이 읽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여행 갈 날은 앞으로 17일 남았는데 아직 시간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 안에 3권을 다 읽으려고 하니 힘이 좀 든다. 그래도 노력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