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모스크바 붉은광장 (NamGiKim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779161</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역사에 관심이 많은 30대 청년입니다. 정치적으로 사회주의를 지지합니다. 알라딘에 서평을 올리게 된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여전히 역사 책을 주로 읽습니다.</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19 Sep 2026 07:51:09 +0900</lastBuildDate><image><title>NamGiKim</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597791613327477.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59779161</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NamGiKim</description></image><item><author>NamGiKim</author><category>실천, 학습, 투쟁</category><title>[마이리뷰] 87, 6월 세대의 주체사상 에세이 - [87, 6월 세대의 주체사상 에세이 - 북한(조선) 바로 알기 1번 주체사상을 논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779161/17493780</link><pubDate>Fri, 04 Sep 2026 13: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779161/1749378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12533756&TPaperId=174937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6476/6/coveroff/k71253375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12533756&TPaperId=1749378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87, 6월 세대의 주체사상 에세이 - 북한(조선) 바로 알기 1번 주체사상을 논하다</a><br/>이정훈 지음 / 사람과사상 / 2018년 08월<br/></td></tr></table><br/>이정훈, 『87, 6월 세대의 주체사상 에세이 – 북한(조선) 바로 알기 1번 주체사상을 논한다』, 사람과사상, 2018 독후감<br><br>(이 글은 양심수후원회에서 진행했던 독후감 대회에 제출한 독후감입니다. https://yangsimsu.or.kr/notice/?idx=173120896&bmode=view )<br><br> ‘주체사상!’ 절대다수의 한국인에게 이 단어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아마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이 단어를 본다면, 단어 하나만으로도 북한, 김일성, 독재, 우상화, 세뇌, 정치범 수용소, 사이비 종교, 김씨 왕조 등의 단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주체사상은 말 그대로 절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단어로 인식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생각할 여지를 남기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막고 있는 단어다. 즉, 북한에 대해 보다 다양하고 자유롭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쇠사슬과 같은 단어인 셈이다.<br><br>현재 한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주체사상’이라는 단어는 앞서 말한 바와같이 부정적이다. 이러한 사실은 당장 유튜브에 ‘주체사상’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알 수 있다. 주체사상이 가진 철학적 함의나 이른바 북한(북조선)에서 주장하고 있는 철학적 맥락이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유튜브 영상은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필자가 유튜브에서 검색해 본 결과, 북한을 매우 부정적으로 다루는 채널A의 방송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하 《이만갑》)가 제작한 주체사상 관련 영상들이 주로 검색된다. 그중 한 영상의 제목은 「내 말이 곧 율법, 김일성의 신격화를 위한 이론, 주체사상 | 이제 만나러 갑니다 570회」다.<br><br>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주체사상의 실제 내용과 의미를 알고자 한다면, 일차적으로 부정적인 인식과 북한의 독재를 비판한다는 맥락 속에서만 접근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앞서 언급한 영상이 설사 한국 사회에서 얘기하는 부분적인 사실을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접근이 과연 객관적이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고 싶다. 거기다 한국에는 국가보안법이 있기에 일반 시민 누구라도 주체사상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정적이지 않게 얘기를 한다면, 자의적인 법 해석에 따라 처벌받기 십상이다. 사실 필자는 대학원에서 북한의 역사를 공부했다. 북한의 역사를 공부하며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가르친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지나치게 부정적이었음을 알 수 있었고, 북한 외교사와 관련한 학위논문을 작성했다. 특히 1960~1970년대 북한 외교사를 다룬 필자로서는 북한의 핵심 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을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필자는 통일부 산하 북한자료센터에서 다수의 북한 자료를 열람하고 복사했으며 해당 자료들을 1차 사료로 논문에 적잖게 인용했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공식 주장을 액면 그대로 수용한 것은 아니다.<br><br>북한 측 자료의 내용이 흥미로웠기에, 필자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 확보한 자료 일부를 올린 적이 있었다. 그 때문에 필자는 서울경찰청으로부터 국가보안법 문제로 사찰을 받았다는 통보를 2025년 11월에 받았다. 필자의 경우 학술 연구를 목적으로 게시한 것으로 인정되어 압수수색이나 구속, 기소와 재판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경찰청이 전화를 건 이유는 표면적으로 수사 종료를 통보하면서도, “너 이런 것 올리면 정말 처벌받을 수 있다!”라는 경고와 위협을 우회적으로 전달하려는 데 있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심지어 연구자들도 북한에 관해 공부하기 위해 스스로 자기검열을 해야 하는 사회가 바로 AI가 발달하고 K-pop이 유행하며 전 세계적으로 강한 문화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처럼 우리는 여전히 북한에 대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북한을 알아야 하며, 다른 관점에서 북한을 이해하고 접근하기는 어렵다. 한국 사회는 민주화를 이룩하고 경제강국이 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지만, 이와 같은 구시대적 잔재가 남아 있다는 것에 대해 깊이 성찰하지 못하고 있다.<br>  AI 시대라 불리는 2020년대에 이러한 검열과 감시, 위협을 경험한 필자는 국가보안법에 대해 항상 비판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중 6월 오마이뉴스 기사를 통해,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회장 김혜순, 이하 양심수후원회)가 국가보안법에 맞서 새로운 형태의 시민 참여형 독서운동을 추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필자는 논문 최종 정리와 개인적인 사정으로 매우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었지만, 이 독서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그리하여 필자는 지난 2021년 기소되어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정훈 씨의 책 『87, 6월 세대의 주체사상 에세이 – 북한(조선) 바로 알기 1번 주체사상을 논한다』를 읽게 됐다.<br><br>『주체사상 에세이』는 이정훈 씨가 2000년대 중후반 수감 생활 중 정리한 주체사상 관련 글을 책으로 엮은 저작이다. 책은 문재인 정부 시기 남북 관계가 한참 좋아지던 2018년 8월에 출간됐다. 따라서 해당 저작은 저자가 감옥에 있던 시절 정리한 글을 다시 한번 정리한 것이기에, 개정증보판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책의 내용은 말 그대로 북한에서 주장하는 주체사상에 관해 저자가 나름의 관점에서 요약·정리하고 분석한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북한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일치한다고 보는 것은 심각한 비약이자 맥락 무시다. 물론 해당 저작은 주체사상에 대한 저자의 긍정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 이런 시각이 한국 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저자도, 필자도, 그리고 대다수의 한국인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br><br>물론 이 책은 매우 흥미롭게 읽혔다. 필자의 주체사상 이해가 반공주의적 통념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지식은 여전히 부족했기 때문이다. 주체사상이 국가·정치·사회 전반을 설명하려는 나름의 철학 체계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세부적인 측면은 자세히 몰랐다. 그래서 저자 이정훈 씨가 주체사상을 중심으로 분석한 인생, 철학, 의식세계, 정치, 경제정책, 자본주의, 민족문제, 타국의 혁명, 문화, 사업 방법론 등은 매우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제1장 2절에 있는 「중용이라는 착각」이라는 대목이 대표적이었다. 이정훈 씨는 “사람들은 흔히 중립, 중도를 좋아하며 자기 사상은 중용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대체로 중도, 중용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역시 착각이다.”(책 25쪽)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 구성원의 대부분이 근로대중인 만큼 원래 중립에 서면 근로대중의 입장에 가까워야 마땅하지만, 이상하게도 현실에서는 중간지대는 근로대중의 편이 아닌 소수 지배층, 주류사상 편에 치우쳐 있다. 심지어 근로대중조차 수구보수 기득권층과 자본가의 지배논리에 쉽게 동조한다.”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를 다소 이론적인 표현으로 ‘생활과 견해의 불일치’ 또는 ‘존재와 의식의 불일치’라고 설명한다.(책 27쪽)<br><br>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중용이 언제나 올바른 길이라는 믿음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필자는 이러한 철학적 접근이 매우 흥미로웠다. 물론 해당 분석은 주체철학의 사유 방식을 일정 부분 이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생각해 볼 지점을 만들고 있다고 보며, 나름 설득력이 있는 견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필자는 국제 정세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지난 2023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격화됐다. 이 시기 한국 언론에는 팔레스타인의 중심 세력인 하마스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가 적잖게 올라왔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의 테러와 학살을 둘러싼 검증되지 않은 주장과 가짜뉴스까지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침략하고 식민지 지배하는 제국주의 침략자임을 알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해방 이후 미군정의 점령과 억압을 경험한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팔레스타인의 편을 드는 것이 맞다. 그러나 필자 주변에도 중립을 자처하며 팔레스타인을 비난하고 이스라엘을 상대적으로 덜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앞서 언급한 논리대로라면, 이러한 사례 또한 ‘존재와 의식의 불일치’라는 점에서 잘못된 중용의 사례로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정훈 씨의 책은 이와 같은 사유를 할 수 있도록 좋은 기회를 필자에게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br><br>그 외에 마르크스주의와 주체사상의 관계에 관한 저자의 분석도 일반적인 텍스트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주체사상에 입각한 마르크스-레닌주의에 대한 분석에 대해 필자의 입장을 짧게 얘기하자면, 설득력이 있는 부분과 설득력이 다소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주체사상은 20세기 마르크스주의 진영 안에서도 수많은 논쟁을 부른 사상 중 하나였다. 즉, 사회주의는 한국의 일반적인 반공 진영이 인식하는 것처럼 단일하고 획일적인 사상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해당 저작의 분석은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폭넓게 토론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br><br>개인적으로 이정훈 씨의 저작에서 특히 공감하며 읽은 대목이 있다. 바로 한국 경제 구조의 모순을 지적한 부분이다. 많은 사람은 한국경제가 박정희 시대를 거치며 성장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박정희 시대 한국의 경제가 성장했고, 그것을 기반으로 현재 한국경제가 세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는 주장 또한 전면적으로 부정하기는 매우 힘들다. 박정희의 공로가 크다는 주장은 진보 진영에서 반박을 많이 하기도 하기에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주장이지만, 한국경제의 규모 자체가 성장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 성장의 과실을 누가 누렸는지를 따져 보면 또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우선 이정훈 씨의 책에 나온 내용을 인용하겠다.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br><br>“종속적 자본주의 경제의 특징은 경제가 발전하고 GDP 규모가 커져도 국민경제의 자립성은 외려 더 떨어지고 근로대중의 복지는 개선되지 않는데 있습니다. 반면 외래자본과 재벌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는 근본 문제가 있습니다. 해방 직후와 비교하면 한국경제는 2018년 현재 1인당 GDP가 417배나 증가했다는데, 당시에 비해 자신이 400배 이상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2015년 통계를 보면 한국 자산의 상위 10%가 전체 부의 66%를 소유하고 나머지 하위 50%가 전체 부의 겨우 2%를 소유하고 있어요. 상위 1% 부자는 평균 주택 7채를 소유하고 전국 땅의 50% 이상을 차지했구요. 2017년 현재 노동자의 절반이 월 200만 원도 받지 못하고 하위 30%는 최저임금 수준인 126만 원도 못 받고 있습니다. 서민들은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며 사는 정도가 아닐까요? 경제성장의 성과는 모두 어디로 간 걸까요? 한국 경제전략은 전쟁 이후 미국의 원조경제 시기를 제외하면 크게 국가주도 경제개발 시기와 신자유주의 개방경제 시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제전략의 변화도 한국의 내적 필요가 아니라 미국의 세계전략과 아시아 경제전략의 변동에 따라 추진됩니다.”(책 204~205쪽)<br><br>이 인용문은 한국 경제가 양적·질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 혜택을 과연 누가 누렸는지를 묻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자면, 한국의 자본주의는 분명 모순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경제는 성장했지만 분배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형평성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니 상위 1%의 부자는 평균적으로 주택 7채를 가지고 있고, 전국에 있는 땅 5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상징적으로 보여 주듯 한국 사회의 계층 격차는 매우 크다. 책이 인용한 2017년 통계에 따르면, 하위 30%는 최저임금 수준인 126만 원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을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할까?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한 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가진 모순도 함께 지적한다. 안타깝게도 이런 주장에 대해서 한국 사회는 단지 주체사상을 긍정적으로 다룬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종북주의자의 책’으로 낙인찍고 있다.<br><br>그 외에도 재밌게 읽은 부분은 많지만, 지면 관계상 해당 서평에서는 생략하겠다. 주체사상 자체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해당 사상은 북한의 초대 지도자 김일성을 중심으로 발전한 북한의 공식 지도이념이다. 북한의 설명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 운명의 주인이며 혁명과 건설에서 자주성·창조성·의식성을 발휘하는 존재다. 북한은 이러한 인간관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철학과 정치사상을 체계화했다. 물론 주체사상 자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마르크스주의 진영 내에서도 적잖은 논쟁을 불러왔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견해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한 맥락과는 별개로 우리는 주체사상 그 자체에 대해 단순히 독재나 세뇌 그리고 종교화라는 부정적인 맥락으로만 본다. 저자는 모든 사람이 주체사상 서적을 읽는다고 해서 다 북한을 찬양하게 되는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책 7쪽) 필자 또한 같은 생각이다. 누군가는 긍정적으로 읽을 수 있고 누군가는 부정적으로 읽을 수 있다.<br><br>《오징어 게임》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2020년대 중반의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북한을 알 권리와 북한 관련 자료에 접근할 방법이 여전히 제한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치안유지법의 사상 통제 논리를 계승한 국가보안법은 1948년 여순사건 직후 제정된 이래 여전히 사람들의 사상적 토론과 사고의 자유를 제한하는 중이다. 필자는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많은 부분에서 생각해 볼 지점들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과 분석이 밤하늘의 별만큼 많은 사회에서, 이정훈 씨가 쓴 책 역시 출간되고 읽힐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한국 사회가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이 분야에서 공안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br><br>필자는 이 책을 완독했지만, 주체사상주의자가 되지는 않았다. 필자 또한 북한에 대한 원자료를 SNS에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감시를 받은 경험이 있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이 가진 문제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이정훈 씨는 올해 4월 14일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항소심이 진행 중이어서 법적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사상의 자유를 옥죄며 해석과 적용을 국정원과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우리는 비판해야 한다. 현재 이정훈 씨의 저작 『주체사상 에세이』는 그러한 현실을 벗어던지는 데 있어 큰 의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독자가 이 책을 통해 직시해야 할 것은, 이러한 책이 여전히 탄압받는 현실의 부당함이다. 필자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국가보안법의 부당함과 폐해를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해당 저작의 일독을 권하며 긴 서평을 마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6476/6/cover150/k71253375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64760623</link></image></item><item><author>NamGiKim</author><category>우크라이나 까는 곳</category><title>[마이리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우아한 위선에서 정직한 야만의 시대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779161/17461354</link><pubDate>Thu, 20 Aug 2026 11: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779161/174613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3708596&TPaperId=174613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3/64/coveroff/89337085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3708596&TPaperId=174613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우아한 위선에서 정직한 야만의 시대로</a><br/>이문영 지음 / 일조각 / 2026년 02월<br/></td></tr></table><br/>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서평: 러시아 전공자가 말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br><br>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쟁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현재까지 나의 주요한 관심사 중 하나다. 2022년 2월 24일 이른바 러시아가 특수군사작전(Special Military Operation)을 개시했다고 주장한 시점부터 2026년 8월 20일 현재까지 이 전쟁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내가 연세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한 시점(정확히는 대학원에 합격한 시점)이 2022년 6월이었고, 8일 후에 졸업식을 하니, 내가 대학원 석사과정을 하는 기간보다 더 길게 진행된 것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이렇게 보자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내 인생을 결정한 시간 보다도 훨씬 길게 진행됐다.<br><br>역사적으로 보자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된 기간은 결코 짧지가 않다. 20세기의 비극적 서사를 알린 제1차 세계대전은 1914년 6월에 시작되어 1918년 11월에 종결됐다. 총 4년 4개월간 진행됐다. 제2차 세계대전은 1939년 9월에 시작되어 1945년 9월에 끝났지만, 이 기간에 벌어진 독소전쟁과 태평양 전쟁을 분리해서 보자면 놀라운 사실을 찾을 수 있다. 히틀러의 침략으로 시작된 독소전쟁은 1941년 6월에 시작되어 1945년 5월에 종결됐다. 대략 4년 정도 치른 것이다. 태평양 전쟁은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시작하여 1945년 9월에 종결됐다. 총 3년 8개월간 진행된 셈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6.25 전쟁 즉 한국전쟁은 1950년 6월에 시작하여 1953년 7월에 휴전협정으로 끝을 맺었다. 이 기간은 3년 1개월 정도 된다.<br><br>20세기 역사에서 열전이었던 전쟁을 보면 최소 3년 이상 보통 4년 가까이 전개됐다. 그러나 2022년 2월에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앞서 말한 전쟁들보다도 기간이 길다. 전쟁 시작부터 현재까지 총 4년 6개월이라는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다. 러시아든 우크라이나든 그 나라 사람들은 전쟁이 끝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영원히 싸우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히 반전주의자들의 시각은 아니다. 이문영 교수에 따르면, 2025년 11월 러시아 내에서의 전쟁 지지율은 74%다. 물론 이것을 전쟁 종식 관련 조사를 보면 얘기가 달라지는 데, 2025년 9월 조사 결과 계속 싸우자고 하는 비율이 29%인 반면, 이제 그만 끝내자고 하는 비율은 62%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진 58% 이상이 우크라이나에 땅을 돌려주고 끝내자는 데에는 반대의사를 표명했다.(책 270~271쪽)<br><br>이러한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 생각하는 사람보다 “전쟁을 끝내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과 전쟁을 끝내더라도 “현재 러시아가 접수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즉, 현재 러시아 정부가 수행하는 전쟁 그 자체에는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성향을 보이지만, 다른 한편 전쟁을 끝내는 방식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건 현재 러시아가 20세기의 열전들보다도 더 길게 대규모 전쟁을 수행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적잖은 러시아군인 전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내에서 푸틴이 수행하는 전쟁 그 자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br><br>그렇다면 왜 러시아는 이토록 전쟁을 길게하는 것이고, 왜 아직까지도 국민들의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것일까? 이번에 내가 읽은 이문영 교수의 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우아한 위선에서 정직한 야만의 시대로』는 우리가 제대로 잘 알지 못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한 맥락과 사건들에 대해 비교적 적잖은 얘기들을 알려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적인 침공을 하면서 내세웠던 명분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시도 및 팽창 저지”였다. 저자 이문영은 이 부분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잘못됐지만, 러시아가 정말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에 위협을 느꼈고 안보 차원에서 불안을 느낄만 했다고 언급한다. 군사적 차원에서만 따져봐도 명백히 그러하다는 것이 이문영 교수의 분석이다. NATO의 동진이 시작된 이래로 루마니아, 폴란드 등 신규 회원국이 미국의 유럽 MD 시스템과 연동된 군사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배치되어 러시아 국경 가까이 이르렀고,푸틴 입장에서 보자면 우크라이나 또한 이미 NATO의 군사기지나 다름없었다.<br><br>단적으로 우크라이나가 NATO에 정식 가입해 현재 개발된 군사 인프라가 NATO 기지화되고, 여기에 미국이 개발한 지상 기반 다종타격시스템이 배치될 경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모스크바까지 35분, 탄도미사일은 7~8분, 극초음속 무기는 4~5분이면 충분히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무기의 타격권은 넓게 잡으면 우랄산맥까지 미친다고 한다. 이렇게 보자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에 큰 위협을 느낄만했다. 실제로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은 “러시아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결론 내리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br><br>“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북대서양 동맹의 이미 시작된 군사적 통합, 더 이상의 군사 인프라 확대를 우리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 문제는 우리와 인접한 영토에… 우리에게 적대적인 ‘반(反)러시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 그곳에 완전한 외부 통제 아래 나토 국가들의 군대가 집약적으로 주둔하고, 첨단 무기로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궁극적으로 이것은 우리의 생사가 걸린 문제, 우리 국민의 역사적 미래가 걸린 문제입니다. 과장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습니다. … 우리 국가의 존재 자체와 주권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란 말입니다. 수 차례 말했던 바로 그 레드라인이기도 하지요. 그들이 그 선을 넘었습니다.”(책 98쪽)<br><br>따라서 정말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시도와 NATO의 동진 및 팽창은 러시아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되었다. 그렇다면 러시아가 내세운 전쟁의 명분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즘 문제는 과연 서구의 말대로 과장이고 선전이며 거짓일까? 이 또한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체를 네오나치라고 말한다면 과장일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내의 네오나치즘 문제는 역사적인 연결 고리가 있고, 우크라이나 내에서 가진 영향력 또한 결코 작지 않다. 우선 2022년 전쟁을 개시하며 했던 푸틴의 연설을 한번 들어보자.<br><br>“나는 이 점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NATO 회원국들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극우 민족주의자와 네오나치들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으며, 이들은 크림과 세바스토폴 주민이 러시아와의 통일을 자유로이 선택한 것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들은, 돈바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크림으로 가서 전쟁을 벌인 겁니다. 마치 대조국 전쟁 당시 히틀러의 공범이었던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패거리들이 무방비 상태의 사람들을 처벌해 죽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와 관련해 나는 특수군사작전을 수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책 186쪽)<br><br>이와 같은 푸틴의 연설에는 분명 역사적인 근거가 있다. 1920년대 결성된 우크라이나 최초의 극우 파시즘 조직인 우크라이나 무장단을 필두로, 이를 계승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기구(OUN)과 그 무장조직 우크라이나 봉기군(UPA)가 대표적이다. OUN의 최고 지도자는 스테판 반데라로 우크라이나 나치즘의 아이콘이며, 1929년 OUN이 채택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의 십계명”은 “대의가 요구한다면 아무리 큰 범죄라도 주저 없이 저질러라”는 7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1941년 9월 29일과 9월 30일 이틀간 키이우(키예프) 인근 바비야르 계곡에서 벌어진 바비야르 학살(Babi Yar Massacre)은 이틀 동안 33,771명의 유대인을 총살한 사건이다. 이 대학살극은 앞서 언급한 반데라 조직 OUN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문영에 따르면, 나치에 협력한 우크라이나 극우의 자발성과 잔혹성은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예를 들어 민간인 8~15만 명을 학살한 볼린 대학살(Volyn Massacre)은 나치와 무관하게 우크라이나 봉기군(UPA)가 단독으로 저지른 인종청소 만행이었고, 폭력의 수위와 잔혹함은 입에 담기조차 힘든 학살만행이었다.(책 187~189쪽)<br><br>즉, 그랬던 우크라이나의 극우 민족주의가 소련 연방이 해체되는 시점 전후로 우크라이나에 등장했고, 21세기에 현대적 부활 과정을 겪었다. 정확히는 2004년 오렌지 혁명과 2014년 유로마이단에서 그렇게 됐다.(책 189쪽) 특히 2014년 2월 유로마이단 시위는 격해졌는데, 시위를 극한의 폭력으로 격화시킨 주범은 프라비 색토르(우익 색터)와 마이단 자위대였다. 이문영에 따르면, 그들은 경찰의 강경 진압에 적극 대응한 정도를 넘어서, 무력 충돌을 도발해 갈등을 증폭시켰다. 심지어 위협으로 타협을 무력화했다. 2014년 2월 20일 시위대와 경찰 모두에게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 교전은 주변 건물에 은신한 스나이퍼의 총격으로 촉발됐다.(책 198쪽)<br><br>충격적이게도, 초기에 발표된 정부 측 진압 경찰과 러시아 특수부대의 소행이 아니었다. 이후 조사 결과 교전을 불러온 최초의 저격은 극우 성향의 마이단 자위대로부터 시작되었고, 이 저격수들은 경찰만이 아니라 자기편인 시위대에게도 총격을 가했으며, 이들의 총격은 경찰이 철수한 이후에도 이어졌다.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인 이반 카차노우스키는 이 저격 사건의 진범은 우크라이나 극우라고 결론내렸다. 참고로 그는 볼린 출신 우크라이나인이다.(책 199쪽.) 이문영 교수는 마이단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린다.<br><br>“물론 유로마이단 전체를 쿠데타로 볼 수 없고, 당시 시위에 참여한 대다수 시민의 자발성과 진정성을 의심할 수는 없다. 하지만 1 그 실상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lt;불타는 겨울: 자유를 위한 우크라이나의 싸움 Winter on Fire: Ukraine’s Fight for Freedom&gt;” 속 장면들처럼 마냥 정의롭고 민주적인 것은 아니었으며, 2 사태의 향방을 결정한 것은 다수의 시민이 아니라 위 다큐가 누락한 소수, 즉 극우세력이었다는 점, 3 나아가 마이단에 군집한 이 다수 시민조차 우크라이나 전체로는 국민 절반만을 대표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2014년 3월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로마이단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찬반 비율은 57:38로, 전국적으로지지 여론이 20% 더 높았다. 하지만 동남부의 경우 반대가 65.5%였고, 이 중 49%는 결사반대였다.”(책 200~201쪽)<br><br>이후에 등장한 오데사 방화 사건과 마이단과 야누코비치 퇴진에 반대하여 시작된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포로셴코 정부가 격화시킨 돈바스 내전에서 등장한 극우 성향의 아조프 민병대가 이후 우크라이나 군대의 주력 부대가 된 것과 이들이 NATO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아 급성장한 사실은 우크라이나가 나치 문제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준다. 이문영 교수의 말대로 이 아조프 연대는 자신들 상징부터가 나치 친위대 문양이다. 과거 나치 무장 친위대 기갑사단 중 하나인 다스 라이히의 로고를 현재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보자면 우크라이나 내의 네오나치 문제는 단순히 러시아의 선전으로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큰 무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러시아가 이 전쟁을 전개하는 데에는 우크라이나 나치문제만 있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적어도 이 문제가 러시아의 역사와 민족 문제와 연결되어 있고, 돈바스 지역 또한 이 맥락과 함께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다.<br><br>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참전과 전쟁 이후 한러 관계에 관한 것이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참전은 2025년 4월 러시아와 북한이 스스로 인정하면서 사실관계가 드러났다. 그러나 초기 대한민국의 언론 보도는 너무나도 많은 가짜뉴스를 검증없이 보도했다. 그런 과정에서 북한군 파병이 한국에게 병력을 지원받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조작극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빛나간 예측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측 왜곡보도는 분명 문제가 있었으며, 한국 언론들 또한 문제가 많았다. 이문영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br><br>“북한군 이슈가 가진 폭발성, 남북관계나 동북아 정세, 국익에 미칠 심각한 파장을 고려해야할 한국으로서는 젤렌스키의 주장이나 우크라이나발 정보, 이와 관련한 외신 보도에 최대한 경계와 신중한 확인, 전략적 대응이 필수적이었다. 특히 엄격한 정보 검증은 언론의 중요한 책무이기도 하며, 전쟁 정보는 특히 그렇다. 한국 언론은 그렇지 않았다.(중략....) 한국의 주요 언론 모두 예외 없이, 한눈에도 조악하고 선정적인 우크라이나발 정보를 아무 검증없이 앞다퉈 확대 재생산했다. 북한군이 전투에 투입되기 전인 10~11월에도 한국 언론에는 사실상 참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가 범람했다. 그 결과 아직 전투에 투입도 안 됐는데 북한군 40명, 500명이 전멸했고, 교전한 적도 없는데 우크라이나군이 빼앗은 인공기가 쿠르스크 벌판에 펄럭였으며, 여기에 ‘북한군 인터넷 음란물 중독설’, ‘개고기 통조림’ 같은 가십성 기사들까지 가세했다. 기사 대부분 ‘외신에 따르면’으로 시작해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로 마무리됐는데, 이런 관례적인 문구가 검증 책임을 면하게 해줄수 없을뿐더러, 자극적인 기사 제목과 내용이 불러일으킨 이상, 이미 각인된 이미지를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책 236쪽)<br><br>더 나아가 이문영 교수는 &lt;한겨레&gt;의 자칭 진보 비판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대표적으로 비판적인 분석 대상 기사는 &lt;한겨레 21&gt;의 이재훈 편집장이 쓴 것과 오슬로 대학교의 박노자 교수가 쓴 기사 그리고 한겨레의 길윤형 논설위원이 쓴 기사들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괜찮은 분석을 하고 있으니, 궁금하다면 이 서평을 읽는 독자들이 직접 읽어보기를 바란다. 여기서는 가장 본질적인 앞 부분만을 인용하겠다.<br><br>“사실 북한군 보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한국 언론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문제는 더 근본적이다. 전쟁 발발 후 우리 언론은 ‘우크라이나가 이기고 있다’, ‘푸틴 정권은 붕괴 직전이다’ 등 북한군 보도와 그리 다를 바 없는 ‘묻지마’ 기사를 쏟아냈다. 이 점에선 보수와 진보 언론 사이 별 차이도 없었고, ‘사실관계를 따져 묻는 사람들’을 더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공격한 것은 오히려 진보 쪽이었다.”(책 239쪽)<br><br>책의 마지막 부분인 ‘전쟁 이후 한국은?’ 파트는 한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하게 되면서 벌어진 불이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한국의 국익이라는 점과 연결해서 생각해볼 많은 부분을 제시해준다. 사실 한국에게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러시아다. 러시아도 한국도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이 부분을 읽는다면 분명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본다. 이문영 교수에 따르면, “1990년 한소 수교 이후 30년 넘게 한국 기업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쟁 전 러시아 자동차 시장 1위, 핸드폰 시장 1위, TV 시장 9년 연속 1위가 모두 한국 기업이었다.”(책 331쪽)<br><br>2022년 문재인 정부 말기 한국이 대러제재에 참가하면서 한국은 결과적으로 러시아라는 윈윈할 수 있는 시장을 잃었다. 러시아와의 대결이 한국의 국익 차원에서도 매우 어리석은 짓이었다는 얘기다. 결국 이 시장의 공백을 중국이 차지하게 되었다. 국민의힘과 같은 반중 성향의 정당이 왜 이걸 안 보는지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그렇게 중국의 시장 진출을 싫어하는 분들이 말이다. 여전히 러시아는 한국의 삼성 휴대폰을 원한다고 한다. 핸드폰 시장도 삼성이 떠나자 중국 샤오미가 차지하는 중이다. 한국의 보수우익이라는 사람들이 반중을 하며 국익을 생각한다고 떠들지만, 정작 이 부분을 안본다는 점에서 심히 큰 모순이 있다는 생각이 진지하게 든다. 애초에 정말 국익을 생각한다면, 작년 대선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책임진다는 말이 현재 대통령인 이재명에게서만 나와야 했던 것이 아니라, 국민의 힘인 우익 진영과 다른 진보진영인 민주노동당에서도 나와야 했다.<br><br>이 책은 러시아 전문가가 쓴 책이기에 정말로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보기에 아쉬운 점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네오나치 문제를 언급하며, 러시아의 용병조직인 바그너 그룹을 언급했는데, 사실 바그너 그룹 네오나치론은 비교하기에는 균형이 맞지가 않다. 바그너 그룹에 네오나치 성향의 인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흑인 대원들도 확인되고 동양인도 확인됐다. 즉, 조직 자체가 네오나치즘을 조직의 이데올로기로 삼았다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정말로 러시아 네오나치 문제를 지적하고 싶었다면 루사치 그룹을 언급하는 것이 이것 보다는 더 적절했을 것이다. 루사치 그룹은 네오나치 성향을 분명히 가진 조직이다. 물론 이 조직을 가지고 러시아 군대를 네오나치로 규정하는 것은 사실이 될 수가 없다. 이 조직도 어디까지나 소규모 그룹의 용병이고, 러시아 군대와 사회 전체에 가진 영향력은 우크라이나 네오나치가 가지는 영향력에 비하면 매우 적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맥락은 국가가 네오나치와 같은 광인 집단을 얼만큼 통제할 역량이 되는가이다. 이 부분에서는 우크라이나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네오나치 그룹 탄압을 2000년대 이후 열심히 했던 사실은 많은 자료를 통해 입증이 된다. <br><br>그 외에도 토론할 거리는 많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 문제만 더 언급하겠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주장은 분명 성립하는 명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2024년 8월 6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로 진입한 것 또한 관점에 따라서 침공으로 볼 수 있다. 애초에 쿠르스크 공격은 우크라이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을 공격한 사건이었다. 거기다 쿠르스크는 1943년 인류 역사상 지상 최대의 탱크전이 나치 독일군과 소련의 붉은 군대 사이에서 벌어졌던 역사적인 장소다. 즉, 러시아에게 있어 이 지역은 대조국 전쟁 승전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며, 말 그대로 우크라이나의 해당 침공은 러시아의 역린을 건드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쉽게도 이런 맥락들을 이 책은 다루지 않았다. 적어도 러시아가 어떤 관점인지를 얘기해주는 맥락으로 갔다면, 북한의 참전도 이것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br><br>전반적으로 전공자가 쓴 책이기에 책의 공신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러우전쟁에 대해 나름 객관적으로 보려는 학자들 중에는 이문영 교수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교수님의 입장과 같지는 않지만, 이분이 하는 얘기에 상당부분 공감한다. 관련 전공자 중에선 이만한 인물도 한국서 찾기 힘들다. 이 책은 러우전쟁의 핵심적인 이슈를 정리한 책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하여 오랜만에 읽어볼 책을 읽게됐다. 물론 나는 한신대학교 이해영 교수님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서적을 더욱 높이 평가한다. 그래도 전문가가 이만큼 쓴 것에 대해 이문영 교수의 책을 높이 평가한다. 물론 머릿속이 “우크라이나는 피해자야”를 마음 속 깊숙이 깔고 있으며 러시아에게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머리 꽃밭인 어떤 자들에게는 이 책 마져도 친푸틴·친러로 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문영 교수의 주장을 언급하며 서평을 마치겠다.<br><br>“처음 출연 섭외를 받았을 때 복잡했던 심경을 떠올리면 아직도 마음이 무겁다. 2023년 4월 말쯤으로 기억되는데,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당시 한국 대통령의 인터뷰로 발칵 뒤집힌 상황이었다.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마침 좋은 기회가 닿은 방송 출연이 필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여겨졌지만, 겁이 났다. 사실을 말했다가 ‘친러‘에 ‘전쟁 옹호자‘, ‘푸틴 앞잡이‘로 험하게 저격당하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한 데다, 필자 역시 전쟁 초반 쓴 칼럼으로 이미 비슷한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일부러 거짓을 말하지 않은 다음에야, 아무리 ‘아군 아니면 적군‘인 전쟁 이야기라도, 더구나 어쨌든 남의 나라 전쟁에 대해 말하는 일이 그렇게 살 떨리는 실존적 결단을 요구하는 상황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11쪽)]]></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3/64/cover150/89337085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6936467</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