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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 한국인 유일의 단독 방북 취재
진천규 지음 / 타커스(끌레마)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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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독재 말기인 1978년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무조건 시청했던 만화영화 똘이장군은 당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상상하고 있던 북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여기에 나온 북한사람들의 삶은 말 그대로 자유와 개인이 전혀 없는 지옥과도 같은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서 군림하는 이들은 붉은 돼지 김일성이며, 그 김일성에 충성하는 이들은 당간부 여우와 인민군 늑대 그리고 남파간첩요원 박쥐다. 쉽게 말해 만화에 등장하는 북한이란 존재는 사람이 아닌 동물인 것이다.

 

한국이 민주화를 이룩했다고는 하지만, ‘반공이라는 그 잔재의 파급력은 막강하다. 지금 당장이라도 네이버 뉴스에 북한관련해서 달린 댓글들은 만화영화 똘이장군 수준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 인터넷상에서 반북주의를 표출하는 사람들의 경우 북한은 그저 사람이 살지 않고 지옥과도 같은 존재로만 인식되어야 하고, 비난받아야 하는 대상일 뿐이다. 따라서 이들은 북한은 무너져야할 대상 즉 쓰러뜨려야할 적이다.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만 보더라도 북한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명분으로 반공주의라는 이데올로기가 대한민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력은 재앙적인 수준으로 바로잡기 힘든 단계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북한은 어떤 사회이고 실제로 거기 사는 사람들은 어떠한 삶을 살까? 평소에 북한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2017년과 2018년 당시 북한을 취재했던 대한민국 기자 진천규 작가의 책을 읽게 됐다.

 

책에서 나온 북한 사회는 세간에서 왈가왈부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와 같은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고 공간이다. 물론 경제적인 격차에 있어 남한사회가 더 앞선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북측의 사회가 불안정하고 모든 사람들이 불만과 공포로 얼룩진 사회라는 일각의 인식은 대다수는 허구와 상상이 가미된 거짓이었다. 반공주의자들이 일반적으로 북한을 생각하면 굶주림과 가난 그리고 체제에 불만을 품고 탈북민들이 늘어나는 사회일 것이다. 그러나 책에 나온 북한 사회의 일상 사진들은 이것이 반공주의와 반북주의가 만들어낸 악의적 선전이 대다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가 북한을 취재하던 2017년 북한과 미국은 긴장관계에 돌입했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라는 소름끼치는 발언을 했었고, 이에 대응하여 북한에서도 반미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과 북한간의 긴장관계가 최고조에 달하자 국내에선 북한을 고립시키면 굴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그러나 그 당시 북한을 취재했던 저자는 그런 상황에서도 평양 사람들이 마음껏 여가생활과 일상생활을 즐기고 있는 사실을 알았다. 즉 당시 북한의 사회는 미국과 유엔의 경제제재를 받으면서도 사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가 찍은 사진에 나온 북한 사람들은 우리와 비슷했다. 이들 또한 우리처럼 연애를 하고, 가족끼리 여가도 즐기고, 휴일도 알차게 이용한다. 이들 또한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고,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피자와 스파게티도 즐긴다. 맥주 또한 자주 즐긴다. 이들 또한 손전화기(스마트폰) 보급률도 늘어서 손전화기 500만 시대를 맞이했다. 패션또한 바뀌어 하이힐과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도 많아졌다. 경제제재로 기름이 부족하여 자동차를 많이 못굴릴거라는 편견과는 달리, 북한 또한 도시를 중심으로 차량들이 많이 달리는 편이다. 이처럼 북한도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고, 그런 변화를 거치면서도 사회를 잘 유지하고 있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적어도 책에서 나온 2017년과 2018년의 북한은 과거 경제적으로 어렵던 고난의 행군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비록 시설이나 장비가 한국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북한 또한 쿠바처럼 무상의료를 전인민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교육또한 무상이라 대학에 진학하면 소련사회가 그랬듯이 학비가 없으며 국가가 많은 것을 무상으로 제공해준다.

 

그러나 이런 변화상에서도 한 가지 문제가 남는다. 바로 정보의 편향성이라는 문제다. 물론 책 저자는 평양을 중심으로 북한을 취재했고, 그 변화상과 북한의 진실을 사진을 통해 잘 보여줬지만, 북한의 시골이나 다른 곳의 정보를 균형있게 담지는 못했다. 한국도 서울과 지방도시에서 많은 것이 차이가 나듯이 북한도 마찬가지다. 또한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극복했고, 미국과 서방의 경제적 고립속에서도 그들이 살아남아 사회를 안정시켰으며, 서방의 경제고립이 현재로서는 효과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현재로써 북한에서 굶주림으로 죽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고립속에서 자력갱생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족하더라도 사회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고, 자신들 나름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북한 인민들이 무조건 고통스럽다느니, 전국민이 노예라느니 하는 일각의 주장은 지극히 제3자 입장에서 왜곡된 정보를 가지고 주장하는 편향된 생각이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 사회는 많은 영역에서 북한에 대한 가짜뉴스를 많이 만들어냈고, 지금도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 있었던 김정은 사망설이나, 현송월 총살 등 거짓말들이 재생산됐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북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만들어낸 그릇된 결과물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필자가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분명하다. 북한 또한 사람이 사는 곳이며, 우리와 같은 감정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즉 북한에 대한 악마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펜으로 독재정권에 저항하며 진실을 추구했던 리영희 선생은 살아생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셨다.

 

내가 종교처럼 숭앙하고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키려고 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야. 분명히, 소위 애국이런 것이 아니야. 진실이야!”

 

리영희 선생이 남긴 명언과 같이 우리 또한 진실이 눈으로 북한을 보아야 한다. 적어도 북한 사람에 대한 노골적인 악마화를 피해야 하며 반공주의가 양산해낸 거짓에서 벗어나 진실을 보아야 한다. 진찬규 작가의 책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는 그 진실이 무엇인지를 상당히 많은 측면에서 독자에게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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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북주의자들이 항상 집회에서 하는 주장이 있다. 그 주장은 바로 ‘북진통일‘ 혹은 ‘북한동포 해방‘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북진통일과 북한동포 해방은 군사력 증강을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자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는데, 즉 전쟁을 해서라도 북한을 멸망시켜야 한다는 얘기라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류의 주장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때부터 친일파 세력을 결집하여 권력을 차지했던 이승만이 해왔던 것이었다. 이승만은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북한을 무력으로 정복시켜 통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주장에는 북진통일만 하면 모든게 해결될 것이라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이승만이 외치던 북진통일론은 박정희가 한국을 반공국가로 체계화하면서 소위 반공웅변 대회를 포함한 전 사회적 영역에서 이를 더 확실히 적용했다. 따라서 북한을 무력으로 굴복시켜야 한다는 관점은 박정희 시절 전 국민들에게 교육됐다.

그런 반공주의적 통일론은 이후 반민중 반통일 세력에게도 지금까지 남아있는 통일 레파토리가 됐다. 그들에게 있어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 아닌 무너뜨려야할 적일 뿐이다. 거기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고립되어 기근에 시달리기 시작할 때 1990년대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는 실제로 북폭과 제2차 한국전쟁을 준비했었고, 전쟁이 일어날 뻔했다.

그러나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필자는 아주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해법은 없다!˝라고 말이다. 북한 정권을 무력으로 정복하자는 이들의 주장은 군사적 통일만 하면 다 끝날 것이라는 저급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일 군사적으로 대한민국과 미국이 북한을 정복한다면, 그 결과는 절대로 긍정적일 수가 없다.

얘를 들면 북폭과 북진에 성공하여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죽거나 체포당했다고 가정해보자. 어쨌든 북의 사회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북의 지도자를 북인민들이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인민들은 미국의 고립속에서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살아남은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대다수의 인민들이 그러하다. 따라서 그 사회가 미국의 고립속에서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던 상태에서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들이 과연 북한에게 총구를 돌릴까? 이건 현실성 없는 상상력이다. 북진통일이 모든것을 해결할 것이라는 관점도 전혀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 관점이다. 북진을 하게 되면 북한에 있는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미국은 폭격을 감행하게 된다. 그렇게 됐을 시 무수히 많은 민간인들이 미국의 폭격으로 죽게 된다. 이런 참상을 북한인민들이 경험하게 되면 설사 북진통일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북한민중이 전 게릴라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베트남 전쟁에서 베트콩들과 북베트남군이 미국과 남베트남에 저항했던게 그런 이유였다.

김정은 정권 전복도 마찬가지로 오히려 더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다. 2003년 미국은 현재 북을 보듯이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을 보고 독재라고 하며 무력으로 침공을 감행했다. 초기 전세는 미국이 이라크의 모든 지역을 점령하면서 다 끝나는 것 같았다. 후세인도 체포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은 미국을 다시한번 전쟁의 수렁에 빠지게 했다. 후세인 처형과 이라크 침공이 결과적으로 ISIS를 불러왔다.

2011년 리비아 내전도 그랬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NATO군은 반카다피 세력에게 공군력을 지원하여 카다피 세력의 거점을 폭격했고, 궁극적으로 카다피를 살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카다피가 죽고나서 리비아는 더 혼란스러워졌고, 지금도 내전이 벌어져 상황만 악화됐다.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도 비슷하다.

지금까지 미국의 군사적 개입사례를 보았을때 북한을 무력으로 통일하고 김정은을 죽인다면 다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말 그대로 국제정치와 역사를 너무나도 모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전쟁의 기원을 집필한 브루스 커밍스가 얘기하듯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해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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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국내의 수구세력들은 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종북주의내지는 친중주의라는 조잡한 프레임을 씌어 정치적인 공격을 반복했고, 현재도 무슨 일만 있으면 그 프레임을 이용하고 있다. 물론 문재인 정부는 그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사드도 설치하고 남북관계 개선에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며 눈치를 보는 아주 보수적인 인물이지만, 반공주의라는 맹목적 편견에 빠진 그들은 이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2020년 미국과 이란 관계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감행했다는 사실에서 문재인 정권은 친미주의적인 스텐스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정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9년 베네수엘라 사태때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은 후안 과이도라는 괴뢰를 내세워 마두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제국주의적 행위를 대놓고 감행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공식적으로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공식 정권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문재인 정권은 과거 노무현 정권이 이라크 파병과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감행했듯이 친미적인 정권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은 수구세력들에게 항상 무시당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필자는 그것이 수구세력들의 사상이 현실정치라는 영역을 부정하기 위한 반공 포퓰리즘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무위키와 일베 그리고 웹상의 네티즌들을 보면 그들은 북한과 중국에 대한 반공주의적 혐오감을 드러낸다. 이들은 미소냉전시기의 반공이데올로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북한은 해방 이후부터 남한을 적화시키려는 존재고, 한국전쟁을 일으켜 대한민국을 적화시키고자 했던 적대세력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중국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한국전쟁에서 국군과 유엔군이 진격할 때, 이승만이 원했던 북진 통일을 방해했던 존재고, 전쟁 이후에도 소련과 더불어 북한을 지원한 세력이기에 적이다. 따라서 그들은 해방 이후부터 한국의 극우파 정권을 지지한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고, 한국전쟁에서 적대세력이었던 북한과 중국은 적이 되는 것이다.

 

즉 이러한 반공 이데올로기를 가진 세력들이 지지하고, 당원으로 있는 세력이 바로 현재 미래통합당과 그 외의 수구 정당들이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2012년에서 2013년 그니까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시기에 미국의 공격헬기인 아파치 헬기(AH-64 Apache) 100대를 들여오는 계획을 대한민국 국방부가 착수했었다. 당연히 미국 군수산업을 배불리기 위한 미국의 계획이었지만, 반공의식이 강한 어떤 군전문가는 다음과 같은 허무맹랑한 소리를 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우리가 도입하려 했던 아파치 헬기는 1991년 걸프전쟁에서 이라크군의 탱크를 대량으로 파괴했던 주력 헬기였다. 즉 그 반공주의자의 말에 따르면 아파치 헬기는 북한군 전차 수천 대뿐만 아니라 중국군 전차 수만 대를 상대할 수 있는 전력이라는 소리였다. 이런 발언만 보더라도 수구세력들은 중국을 두려워하며 적으로 규정한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그들은 중국의 군대 전력을 과거 미국이 소련에 대해 오만 오리엔탈리즘적 편견을 가지고 그 군대를 평가했듯이, 그런 색안경 잣대로 중국의 군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 중국군은 그저 구식에 숫자에만 의존하고, 적국인 북한을 돕는 세력일 뿐이다.

 

여기에는 북한과 중국이 한국보다 문명적으로 뒤떨어지고 가난하다는 의식이 깔려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북한은 그저 정치범 수용소가 넘쳐나고 자유를 찾아 오는 탈북자들이 수두룩한 지옥같은 곳이다. 북한의 동맹인 중국은 그저 사람인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싸구려 식품과 물품을 팔아대는 저질국가이자, 공산당 독재를 유지하고 우리에게 해만 끼치는 존재다. 이런 생각은 미국의 네오콘인 존 볼튼 같은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과도 참으로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볼튼 또한 중국과 북한을 자유의 적으로 규정했던 인물이고, 실제로 그는 중국 정권을 전복시키는게 옳다고 믿는 아주 극단적인 제국주의자다. 볼튼이 이러한 생각을 가진 데에는 중국에 대해 그가 가지고 있던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수구세력들 또한 마찬가지다.

 

이처럼 수구세력들은 반북 반중감정에 빠져 있다. 이것은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경험에 입각한 반공주의와도 연관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미소냉전에서 소위 미국이 강요했던 반공주의적 강요였을 뿐이다. 또한 이것은 현재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속에서 친미적인 스텐스를 강화하겠다는 수구세력들의 의도가 깔려 있다. 분명한 사실을 얘기하자면 이런 반공주의자들의 반북 반중론은 절대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수 없다. 그들이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북한과 중국을 상대로 하는 군사적 해결책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전세계적 질병 위기를 근거로 수구세력들은 소위 우한 바이러스를 운운하며 반중정서를 대중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즉 반중포퓰리즘을 이용하기 위한 정치적 맥락이 있다. 여기에는 당연히 위에서 상술한 반북 반중주의 그리고 반공주의가 중첩된 의식이 존재한다.

 

수구세력의 반공주의적 반북 반중주의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그들이 냉전적 이데올로기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는 이런 냉전적 잔재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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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 2024-02-05 0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국이 한국보다 문명적으로 뒤떨어지고 가난하다는 의식이 깔려있다./

그런데 정작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집권한 윤석열 정부는 지금 중국 시진핑한테 제발 한 번만 만나달라고 애걸복걸을 하고 있죠.
그리고 그런 중국과 경제적으로 단절되는 길을 선택한 한국 경제는 지금 침몰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죽하면 조선일보 기사에서도 이런 내용이 나올까요?
https://etoland.co.kr/link.php?n=8091100
‘중국 시장서 설 자리 잃는 한국... 점유율, 30년 전으로 후퇴‘

가람 2024-02-05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도 우리 사회는 이런 냉전적 잔재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글쎄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겪고도 한국 극우 세력은 꾸준한 종편 방송과 인터넷을 통한 여론 몰이와 선동으로 다시 집권하는데 성공했죠. 남북분단 상황이 계속되는 한, 한국 극우 세력은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고 냉전적 잔재 역시 극복할 수 없을 거라고 봅니다.
 

오늘로써 한학기가 마무리 됐다. 이번 학기 필자는 총 6과목을 이수했고, 대부분 필자의 전공에 맞춰 들었다. 그 중 필자랑 가장 잘 맞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 수업이 바로 김귀옥 교수님의 ‘통일과 북한의 이해‘였다.

김 교수님의 수업은 한반도 분단 문제와 통일 문제, 북한 사람들의 일상, 북한의 과학 기술과 교육 시스템, 게임, 명절 등 말 그대로 북에 대해 아주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다. 무엇보다 맹목적 반공주의와 반북주의 그리고 기존에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북에 대한 편견과 오만을 버린 수업이어서 정말 좋았다.

교수님께선 남과 북의 상호 교류와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북이 남한보다 더 좋은 점도 얘기를 꼭 빼놓지 않고 했는데, 북의 무상교육 제도나 시스템 중 일부는 남한 사회가 배워야 할 점들도 꽤 있었다. 무엇보다 대학까지의 무상교육 시스템 만큼은 꼭 칭찬해주고 싶었다.

수업에서 알 수 있었던 또 다른 사실은 북도 굉장히 많은 변화를 거쳤고 현재도 거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북한에서는 교육이라는 분야에서의 전자화를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또한 400만 이상에게 자신들의 자력갱생하여 만든 스마트폰을 보급했으며, 그 스마트폰 성능은 질적으로 나쁘지 않다.

북의 경우 의료가 무상이다. 의료기술이라는 점에서 남이나 다른나라와 크게 차이가 없지만, 문제는 기본적인 설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즉 기술은 나쁘지 않은데 인프라가 딸린다.

남과 북이 차이를 얘기하자면 그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이다. 북은 집단과 공동체를 지향한다면 남은 개인을 중시한다. 이걸 가지고 북은 자유를 억압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서 남이 북보다 우월하다 보는 것도 잘못됐다. 오히려 사회의 분위기가 남보다 더 나은점도 있다. 얘를 들자면 남에서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직장 상사가 권위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의나 문제를 제기하기 힘든 반면 북의 공동체는 위에 있는 사람이 아래 있는 사람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의무를 가지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북을 너무 이상화 하는거 아니냐?˝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많은 탈북자 분들이 실제로 남에 와서 그런 사회 분위기에 놀라고 힘든 경험이 있다고 한다.

물론 북이라는 체제가 다 옳은 건 마냥 얘기하는건 당연히 피해야 겠지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건 많은 한국 사람들이 북을 악마화하고 타자화해서 본다는 사실이다. 이번 학기에 들은 북한 수업은 그걸 벗어던질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진정한 자유는 북을 자유롭게 보고, 금기시 되던걸 토론할 수 있는것 부터 시작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그러한 것들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는 국가 보안법을 철폐해야 한다.

그외에도 북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정말 많이 알았다. 말 그대로 북을 다양하게 알 수 있었다. 앞으로의 세상은 북에 대해 더 개방적으로 알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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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과 만주항일전쟁 창비신서 114
와다 하루끼 / 창비 / 199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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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우리에게 있어서 이 이름을 공개적으로 꺼내는 건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6.25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과 북한 괴뢰 도당은 나쁜 놈”이라는 식으로 북조선과 김일성에 대해 가르쳐 왔던 우리 사회는 오랜 기간 동안 북조선과 김일성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려 하지 않았었다.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 시절 북한의 지도자 김일성이라는 인물에 관해 그저 악마화된 이미지만 부각했던 우리 사회는 일제시기 그가 만주에서 전개했던 항일무장투쟁을 인정하지 않았었고, 군사정권 시기 어용학자들은 “보천보 전투의 김일성 장군은 북한 괴뢰 정권의 수괴 김일성이 아니다”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김일성 가짜설은 대중들에게 공공연하게 받아들여졌고, 이런 궤변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탄생한 수구 세력인 뉴라이트가 이어받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뉴라이트와 수구 세력들의 주장과는 달리 북조선의 김일성은 만주에서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했던 그 김일성이 맞다. 김일성 가짜설은 1945년 10월 그가 평양에서 열린 소련군 환영 대회에서 모습을 비추면서 떠돌게 된 얘기였다. 당시 민중들은 1937년 보천보 전투를 전개했던 김일성의 얼굴을 알지 못했었기 때문에 생겼던 해프닝이었다. 그 과정에서 해방 후 우익들이 이를 이용 또는 악용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 부장을 지냈던 김형욱이 자신의 저서에서 밝혔듯이, 만주에서 항일무장투쟁을 했던 김일성은 북조선의 김일성이 맞았다. 1980년대부터 남한으로 탈북한 북측의 고위급 인사들도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경력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북조선의 지도자 김일성은 일제시기 무장투쟁을 했던 전설적인 독립운동가였다. 그렇다면 왜 뉴라이트와 수구세력들은 김일성의 항일 경력을 부인하거나 축소하려고 하는 것일까?

 

이는 김일성의 항일 경력을 보면 알 수 있다. 1912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난 김일성은 1920년대 중후반부터 반일 활동을 했었다. 러시아 혁명을 성공시킨 블라디미르 레닌의 저서 제국주의론을 읽었던 그는 만주로 갔고, 1931년 9월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켰을 때, 일본군대에 맞서 무장투쟁을 전개했고, 1932년에는 조선인 무장대를 조직했었다. 김동한을 비롯한 친일변절자들이 설립한 민생단 공작으로 인하여, 숙청의 피바람이 불 때 살아남은 김일성은 1933년 둥닌 전투에서 중국인 지휘관인 스중헝을 구하기도 했었다. 1930년대 만주에서 활동하던 김일성은 무송현성 전투와 대덕수 전투, 소덕수 전투 그리고 이도강 전투 등을 치르는 등 전투를 계속하면서 장백산지구에 근거지를 형성했었다. 일본 제국주의가 중일전쟁을 일으키기 1달 전인 1937년 6월 김일성은 만주 국경지대에 있는 식민지 조선의 보천보에 잠입하여 진공작전을 개시했었다. 그 과정에서 최소 14명 이상의 일본군 순사와 군인이 죽고 부상당했다. 보천보 전투 이후 김일성 휘하의 부대는 간삼봉 전투를 치르기도 했다.

 

중일전쟁이 격해지면서 일제는 1938년부터 매우 조직적으로 만주에 있는 유격대를 진압하기 시작했고, 김일성 휘하의 부대들은 이른바 100일에 걸친 ‘고난의 행군’을 해야했다. 1939년 10월 일본의 관동군은 또 다른 토벌작전을 개시했는데, 1940년 3월 김일성 휘하의 부대는 홍기하에서 추격해오던 마에다 부대 120명을 매복공격하여 섬멸했다. 이후 김일성과 그의 부대는 만주 국경을 넘어 소련으로 넘어갔고, 1942년 8월에는 소련의 붉은 군대 휘하의 제88특별여단에 배속되게 된다. 1940년 10월 소련으로 넘어간 이후에도 김일성이 속해있던 만주의 독립군들은 1942년까지 일제에 맞서 무장투쟁을 했었다. 비록 1945년 8월 소련군이 개시한 만주 진공 작전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김일성을 포함한 북조선의 만주 빨치산파 지도부들은 1930년대 초부터 1940년대 초까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무장투쟁을 전개했었고, 소련에서 대일전을 준비했었다.

 

이렇듯 김일성은 1931년 만주사변부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독립운동을 해왔다. 따라서 반공주의에 심취한 수구 세력들에게는 이러한 김일성의 항일 경력이 당연히 부담스러울 테고, 국민들에게 숨기고 싶었을 테며, 이를 왜곡하거나 축소하고 싶었을 것이다. 일본의 양심적인 역사학자 와다 하루끼는 이 책을 통해서 수구세력들이 왜곡해오거나, 숨기고 싶어했던 김일성 항일투쟁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이런 부분이야말로 와다 하루끼가 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와다 하루끼가 쓴 이 책을 읽다보면, 항일무장투쟁 당시 군사 지도자 김일성의 지도력이 잘 발휘되는 모습들이 무장투쟁에 같이 참여했던 후세대들의 증언을 통해서 드러난다. 북조선의 지도자 김일성 또한 자신이 지휘하던 병력을 잘 통솔했다. 그랬기에 보천보 전투를 통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고, 일본군의 끊임없는 추격을 피해 ‘고난의 행군’을 이겨낼 수 있었으며, 추격해오던 관동군 측 마에다 부대를 홍기하에서 전멸시킬 수 있었다. 위에서 상술했듯이 1930년대 중반 김일성은 장백산에 근거지를 형성했었다. 여기서 말한 장백산은 우리가 아는 백두산이다. 즉 김일성은 1930년대 중반에 백두산을 근거지로 항일투쟁을 했었다. 이런 사실을 생각해봣을 때, 현재 북측에서 백두산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면에선 김일성과 만주 빨치산파들이 1948년 북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운 뒤, 이후 북조선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나온다. 만주 빨치산파 대다수는 북조선에서 주요요직을 차지했고, 북조선 사회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또한 북조선에서 주요 요직을 차지하게 된 인사들의 인적구성을 보면 대다수가 항일운동을 했다. 1949년 조선 인민군 창설 1주년에 수여된 48명의 군 간부 서훈을 보면 일본사관학교를 나온 자가 한 명밖에 없다는 사실에서 조선 인민군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와다 하루끼가 쓴 이 책은 소련 연방이 해체되고 난 지 1년 뒤인 1992년에 출간되었다. 김일성이 사망하기 2년 전에 출판한 이 책을 읽으며 필자는 김일성 항일무장투쟁을 다시 한번 공부할 수 있었고, 그 또한 항일 투사로서의 경력을 당연히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산 김원봉 선생마저 빨갱이로 모는 우리 사회에서 지금 당장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인정하는 것은 절차 및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언젠가는 꼭 해야 할 작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와다 하루끼나 브루스 커밍스 같은 양심적인 역사학자들이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튼 정말 좋은 책을 읽었다. 많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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