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일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4시 37분, 바깥 기온은 영상 2도 입니다. 오늘도 날씨가 많이 흐리기는 해도, 춥지는 않아요. 확실히 영상은 다르구나, 그런 느낌입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2017년 마지막 날이예요. 내일부터는 2018년입니다. 12월은 매일매일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가더니 결국 마지막 날이 오는 것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이 있으면 또 다른 시작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오늘은 생각합니다.
올해의 페이퍼는 어제까지가 본편이고, 오늘은 2017년의 남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사실, 매일같이 계속되는 잡담이라서, 늘 비슷비슷하고, 특별한 건 없는 이야기이지만, 오늘은 마지막 날이고, 잘 마무리하고, 내일은 또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요. 그리고 조금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새해의 소망도 조금 당겨서 써보고 싶어요.
지나가고 나면, 멀어지는 것이 매일 만나는 순간입니다. 어느 날에는 그 때의 기억이 생생했는데, 나중에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닌 것처럼 잊어버리는 것도 있고, 잊고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르는 그런 기억도 있습니다. 어느 날, 어느 순간. 가끔씩 정리가 잘 된 서랍에서도 어디있는지 금방 찾기 어려운 며칠 전에 썼던 자 같은 그런 것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기억이라는 건 작은 서랍안에 있지만 찾기 힘든 것도 있는 것인가,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서 이제는 잡을 수 없을 만큼 멀어져가는 시간들. 차를 타고 가면서 점점 멀어져가는 출발지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조금씩 떠올려봅니다. 좋은 것들이 있었으면 아쉬운 것들이 있었고, 열심히 했지만, 이루지 못한 꿈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힘들 때를 지날 때는 좋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좋은 이야기를 주고받고, 좋은 기운을 나누어받으면서, 올해는 그렇게 하루 하루를 지나왔구나, 그런 마음이 들어, 연말의 무거운 마음을 조금은 들어올리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
올해 소원하는 것들을 이루신 분들은 조금은 보람있고, 기쁜 연말이 되실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을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성취를 통해서 앞으로 이어질 날들에 대해 조금 더 좋은 전망이 보이는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깁니다.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아쉽게도 이루지 못한 것들을 다시 내년으로 안고 가야 하는 분도 계신가요. 저는 이쪽인데요. 올해의 내가 이루지 못한 소망을 내년의 나에게 다시 전해주는 것처럼 되었어요. ^^; 내년의 나는 시작부터 밀린 숙제를 안고 시작하기 때문에 투덜거릴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해집니다. 조금 많이. 그렇지만 많이 미안해지다가, 갑자기 드는 생각. 올해의 나도 지난해의 나로부터 무거운 짐을 전해받고 열심히 살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집니다. 올해라는 365일을 지나는 동안 만나는 별의 별 일들이라는 것 속에서 어쨌든 짐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다고, 그래서 짐이 되어서 조금 미안하긴 한데, 그래도 내년의 나에게 전해주려고 올해도 열심히 버티면서 지냈다는 그런 말이 하고 싶어질 지도요.^^;
2016년 마지막 날에 쓴 페이퍼를 다시 보고 왔어요. 2017년이 되면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구나, 그런데 사실 매일같이 생각하고 살지는 않아서 무슨 생각인지는 잊어버렸지만, 그래도 좋은 생각이긴 했다, 그런 기분입니다. 좋은 것들은 좋은 것으로, 아쉬운 점은 아쉬운 점으로 그렇게 잘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어서요.
오늘은 갑자기 그런 이야기가 생각나요.
남의 상처보다 내 손톱 밑 가시가 더 아프다는 그런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다른 사람의 큰 어려움보다도 나의 사소한 것이 더 아프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인데, 글씨 연습을 해도, 휴대전화 문자를 확인해도 갑자기 손이 막 아픈 거예요. 딱 그 손톱 밑. 그래서, 뭐야, 남의 상처보다 손톱 밑이 아프다는 그런 거야? 하면서 웃었는데, 조금씩 더 많이 아파요. 그래서, 생각을 하니까 진짜 아픈가보다, 그러면서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글씨 연습을 하다 아파서 보니까 손톱 밑에 베여서 벌어져있더라구요. 지금도 종이반창고를 붙이고 있어요. 다음 날에 자세히 보니까, 베인 부분이 조금 더 있었어요. 어쩐지 아프더라구요.^^;
다른 사람의 상처가 크면 경미한 내 상처보다는 남의 큰 상처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건 맞아요. 그렇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이 없는데도 나한테 소홀해질 때가 있어요.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라는 건 때로 이것저것 다 볼 수 없어서 그럴 것 같아요. 누군가의 상처가 너무 커서 먼저 도와야 하는 것이 맞지만, 때로는 내 상처도 보고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시시한 것 처럼 보여서 말을 꺼내기 힘든 때도 있을 수 있지만, 손톱 밑에 가시도 아픈 건 맞아요. 느끼지 못하는 순간이 있었을 수는 있겠지만, 언젠가는 조금씩 불편해서 찾아보게 될 거예요. 발에 가시가 박히면 걷는데 불편하고, 손톱 밑의 상처는 타이핑하는데 불편하니까요.^^
상처 입지 않고 사는 것이 어느 시기의 목적이었다면,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를 입지 않게 조심하고, 그렇게 해도 생긴 상처라면 빨리 치료받는 것으로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 같아요. 사소한 상처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요. 다들 아는 것들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지, 많이 늦은 감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알게 되어서 다행일지도 모르겠어요. 내일보다는 오늘이 빠르고, 내년보다는 올해가 빠르고, 늦었어 하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늦었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 낫지, 같은 마음 같기도 합니다.
2017년 한해 세어보면 많은 날들에 좋은 꿈을 꾸고, 좋은 일들을 만나고, 그렇게 좋은 날들이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좋은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올해도 이루지 못한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일희일비한다는 말이 맞습니다. 때로는 힘들었지만, 때로는 진짜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많이 도망가지는 못했다고, 가끔은 나는 이제 글렀어,하는 마음으로도 겨우겨우 그래도 여기까지 오긴 왔다고. 그런 마음으로 오늘을 보냅니다.
여러분의 2017년은 어떠셨나요.
이제 내일부터 2018년인데, 사실 저도 실감은 나지 않아서, 열심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런 때에라도 생각을 해보는 거니까요.
내일부터 내년이라니! 가 조금 충격(?)이 큽니다.
저는 2018년에는 다시 수험생이 되어야 하니까, 올해보다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수험생을 잘 해서, 합격하고 싶어요.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와 다정한 인사를 나누고 싶고, 건강하고 싶고,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이루는 것 많은 한 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알라딘 서재의 이웃분들, 그리고 제 서재와 북플에서 올해의 사소한 잡담을 읽어주신 분들께,
새해 인사 드립니다.
2018년에는 가정과 하시는 일에 좋은 일들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매일 매일의 한 순간 순간에 크고 작은 행운을 만나시기를.
항상 마주치는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시기를
좋은 일들이 어쩌다 한 번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에 하나로 이어지는 날들이 되시기를
힘든 날을 지날 때에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잘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버틸 수 있기를.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한, 기쁨 가득한 날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