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인문학 -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비상구
안성민 지음 / 책읽는귀족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소크라테스와 한번만 오후를 같이 보낼 수 있다면, 가지고 있는 기술 모두 주겠다.”  작고한 애플사의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도 수년전부터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인문학에 대한 책도 여러 권 나왔으며, 심지어 대학에서도 철학과나 국문학과에서 강의하던 내용들을 포장만 달리하여 ‘인문학 최고경영자’과정을 개설하고 아주 비싼 수업료를 받기도 했다.


인문학이 앞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문송합니다’라는 말로 대변되는 문과출신들의 자조를 제외하더라도, 우리 정부나 교육부의 인문학 전공자에 대한 시선은 냉정하다 못해 싸늘하다.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명목 하에 어문계열을 통폐합하고, 입학 정원을 줄이는 것을 조건부로 국가에서 대학에게 지원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앞에서는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인재가 안 나오는 젊은이들을 탓하더니, 뒤에서는 인문학 공부를 하는 학과와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을 장려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철저히 인문학을 외면한 결과인 것이다.


출판에서도 인문학에 관한 책은 여러 권 나왔다. 웬만큼 알려진 작가들은 전부 인문학 입문서를 냈다. 어느 베스트셀러 작가는 고전을 자주 읽고 많이 읽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부를 창출하거나 뛰어난 인물이 되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성공하려면 인문학 공부를 해라’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인문학 정신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돈이 되는’ 인문학을 추구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심 ‘인문학이 돈이 된다면 공부해볼까’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본 그 책은 인문학 입문서적으로 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머물기도 했다. 지금은 오히려 ‘인문학’이 참신하기보다는 식상하다는 느낌도 줄 정도로 인문학에 대한 책은 많이 나왔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나온 <생계형 인문학>이라는 책을 살펴보았다. 책의 저자는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생산성본부라는 경영교육기관의 연구원이다. 인문학과는 거리가 좀 있는 듯한 저자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기대를 하게 한다.
 
저자는 개인주의, 단순주의, 유목주의가 대세인 시대에서 어떻게 삶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집단주의가 인문학의 걸림돌이라고 보고 있다. 저자는 집단주의가 아닌 개인주의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중간제목과 소제목에서는 인문학을 말하고 있지만,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책으로 보인다. 집단주의를 탈피하라는 이야기, 소비에서 소외되는 삶, 단순한 삶 등은 개인이 삶의 주체로서 독립적으로 살기위해서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이는 기존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로 기존 책과 이 책의 차별성이 어떤 부분인지 의문이 든다. 또한 본문중 사례나 내용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몇 군데 보이는 아쉬움을 차치하고서라도,  독자입장에서는 <생계형 인문학>이라는 책의 제목과 목차에서 기대한 것과 달리 자기계발을 인문학으로 포장했다는 인상을 준다. 자기계발서도 아니고 인문학서적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보다 오히려 자기계발서로 소개하는 것이 적절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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