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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공주의 사생활 - 조선 왕실의 은밀한 이야기
최향미 지음 / 북성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최향미 작가의 [조선공주의 사생활]을 읽으면서 나는 이덕일 작가의 [조선왕독살사건]을 읽었을 때가 떠올려졌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배운 역사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놀랐었다. 매일 먹던 음식이 얼마나 맛이 있는지 몰랐는데 양념이 더해진 후 맛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 최향미 작가의 [조선공주의 사생활]은 이덕일 작가와는 또다른 측면에서 놀라운 작품이었다. 일단 최향미 작가는 읽기 쉬우면서도 마음에 탁탁 와닫는 문체를 지니고 있다. 역사 자료를 있는 그대로 다루면서도 역사속의 인물이 처한 현실에 읽은 이들이 공감을 하게끔 한다.
아울러 굳이 억지로 의미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순간순간 사람 사는 세상이란 어떤 세상이어야 하는 지를 깨닫게 한다.
이번에 공주의 남자로 널리 알려진 경혜공주의 실제 삶이 어떠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독자들을 위해서 그 내용을 옮기지는 않겠다. 엄청난 땅을 소유하게 된 선조의 딸 정명공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삶의 고난을 이겨내고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공주 대신 청나라로 끌려갔다가 다시 조선에 와서 고난을 당하다 죽은 효종의 양녀인 의순공주의 이야기 속에는 서러움이 절절히 베어 나온다.
그리고 책의 제목은 [조선공주의 사생활]이지만 결국은 조선이라는 국가 체제가 얼마나 일반 백성들에게 부당한 희생을 요구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러한 정의없음이 조선을 멸망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