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세트] [BL] 전전반측 (외전 포함) (총3권/완결)
정초량 / 유펜비 / 2020년 1월
평점 :
보통은 등장인물의 외형이 어떻다는 걸로 취향이 갈리진 않은데, 떡대수는 묘하게 끌려서 홀린 듯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도 그렇다.
*****이하 약스포*****
모종의 일로 여장을 하고 "이화"로 변장중인 주인공 화.
주인수 섭청은 무공을 잃고 성실한 관리로 살아가고 있다. 무섭게 생긴 외모와 커다란 덩치, 무뚝뚝한 성정을 지녔지만 순진하기 그지없는 인물.
엄청난 미녀 이화를 좋아하지만 무공도 잃은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서 좋아하는 티를 내기는 커녕 밀어내기만 하고, 그런 섭청을 반장난으로 꼬시던 화 역시 섭청에게 점차 넘어간다. 그것도 자신의 미모를 찬양하는 말을 좀 멋있게 했다는 이유로 넘어감;; 거의 "날 때린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 수준.
책 시작부분에서 두 사람의 첫날밤 부분을 뽑아서 미리 보여주는데 씬 자체는 좋다. 흐름상 그 씬이 1권의 마지 막부분인데, 1권의 완성도는 좋다. 다만 둘이 밤을 같이 보낸 후 원래의 목적때문에(이러저러한 정치적 목적) 화는 섭청의 곁을 떠나는데, 여기서부터 이야기 진행이 잘 이해가 안 된다.
아무리 부하들이 급히 가야한다고 닥달을 했어도 그렇지, 딱히 설명은 커녕 갑자기 떠나야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는 편지 한 장 남기지 않고 몇 달이나 떠나있는 화가 일단 설득력 부족이다.
한 번 잤으니 잡은 물고기인건가 싶기도 하고... 섭청이 간단한 편지를 받긴 하는데, 글씨체가 이화의 글씨체라고는 나오지만 글의 흐름상 부하 중 누군가가 쓴 것 같다.
그리고 둘이 떨어져 있는 부분이 2권의 절반이다. 앞 절반에는 황제도 나오고 또다른 세력도 나오고 왜 화가 여장을 했는 지에 대한 권력투쟁 내용이 나오는데 솔직히 별로 흥미진진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화와 섭청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장면이 스치듯 지나가는데 이도 감흥 없음.
둘이 다시 만난 후 대화의 부재로 인한 약간의 오해와 갈등이 있긴한데 소소하다.
섭청은 화와 이화가 동일인물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당연하지, 여자를 좋아했는데 자기는 남자한테 안겼으니 그걸 생각하면 이상하지) 화와 이화가 연인이 되어 같이 떠났다고 믿고 있어서 화를 밀어내는데, 이미 할 거 다 해놓고 섭청이 미워할까봐 말도 못하면서 밀어낸다고 발광하는 화는... 초딩공처럼 귀여운 게 아니라 고구마스러워서 짜증스럽다.
결론적으로 1권에 비해 2권은 재미가 별로 없다.
천하제일미라는 화는 얼굴빨 말고는 매력을 잘 못느끼겠다. 섭청은 충분히 매력적인 인물임.
인물의 매력만 놓고 보자면 섭청이 훨씬 아깝다. 주인수가 웬만한 빙썅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수에 감정이입하면서 읽는 편이라, 이렇게 성격적인 면에서도 애정도 면에서도 수에 비해 딸린 공이 나오는 작품은 인상에 남지 않는다는...
화가 이렇게 얼굴 말고는 볼 게 없다보니 설영을 그렇게들 찾나보다.
막상 설영은 대사 몇 개 빼놓고는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 아무 하는 일도 없건만...
막판에 설영이 섭청더러 나와 함께 떠나자고 하는 장면에서 같이 떠났으면 하고 애타게 바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