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그림책을 거~~의 읽어주지 않아서 안녕달 작가님의 책이 유명한지 몰랐다. 작가님의 책을 보니 이 책을 읽어 줄 부모들을 위한 그림책을 그리시는 분이 아니신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 이불은 어른들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아이들이 아궁이나 구들장을 알까? 올해 12살이 된 장남과 8살이 된 차남은 아마 TV에서 본 게 다일 듯하다.

아니면 박물관에서 모형으로 보거나 . . .

내가 어렸을 적엔 할머니가 사시는 시골에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방을 데우던 할머니방이 있었다. 아궁이 쪽에 검게 그을린 장판은 최고로 뜨거운 포인트임을 알려주었고 우리들은 그곳을 피해 앉곤 했다. 거기에 앉았다가는 엉덩이가 고구마처럼 익을게 분명하니까...^^

아궁이의 숯으로 고구마나 감자를 구워 먹기도 하고 아궁이 솥에 데워둔 물로 세수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골집'하면 생각나는 많은 추억들이 있다.

한겨울 따뜻한 이불 속이 찜질방이 된다는 작가님의 상상력이 이 책의 모티브가 된 듯한데, 찜질방 모습의 디테일에 또 다른 추억 여행이 시작됐다.

장남은 아주 어렸을 적에 찜질방을 한두 번 데려갔었던 거 같은데 차남은 아마 찜질방이라는 단어조차 모를 거 같다. 나도 한때는 정말 자주 갔었는데 어느 순간 찜질방들이 사라지고 나도 잘 찾지 않게 되었다.

찜질방의 여러 방 중에 달구어진 맥반석에 물을 뿌리면 수증기가 나오는데 그 열기로 찜질을 하는 방이 있었다. 아마 그걸 표현하신 듯하여 너무 재미있었다. 저 커다란 맥반석은 뒷부분을 보기 전까지는 무엇인지 몰랐는데 책을 끝까지 보면 코끝을 시큰거리게 만든다.

겨드랑이와 목의 땀 자국 같은 디테일도 너무 재밌다. 찜질 방하면 빠질 수 없는 구운 계란과 식혜를 표현한 곰 엉덩이와 얼음 할머니 에피소드는 작가님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인지 놀라울 정도였다.

일하러 가신 아빠를 기다리는 주인공이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서 외롭지 않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어서 내 마음이 더 따뜻해진다.

이건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임이 분명하다. 어렸을 적으로 돌아가 시간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아이들은 모든 게 다 궁금할 것이다. 아이들의 궁금증을 말해주며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겠다.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한민국 명문학군 입지지도

대한민국 명문학군 입지지도 - 서울 황금 학군부터 떠오르는 신흥명문 학군까지
신진상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3년 1월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고 입지에 대해서 알게 된 이후 학군이 좋은 입지에 포함되는 것에 의아하면서 놀라웠다. 단지 학군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건 아니지만 입지가 좋은 곳에 고소득자들이 모이고, 그런 곳에 고소득자들의 자녀들이 다닐 학원들이 들어서며 학원가가 발달하게 되고, 학교들의 학업성취도도 높아지게 되면서 명문학군들이 되는 것이다. 그럼 대한민국 열성 어머니들은 내 아이도 명문 학교, 명문 학원을 보내기 위해 몰려들게 된다.

초등맘인 나로선 그냥 차도 안 건너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초등학교를 품은 일명 '초품아'면 가장 좋은 조건이었는데, 학업성취도가 높은 중학교(공부 잘하는 학교)와 학원가가 좋은 입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난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그런 엄마가 아니야, 학군 때문에 이사를 간다고? 난 그렇게 안 할 거야!'라는 생각은 넣어두고(사실 내 마음의 소리이기도 하다), 투자를 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 기준이 된다는 걸 명심하고 폭넓게 보는 시야를 가져야 할 것이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특이하다. 입시 전문 컨설턴트이면서 재테크 교육전문가이다. 이 책을 집필하기에 딱 맞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여 년 동안 쌓은 입시 경쟁력 분석 자료와 학군지 부동산 정보를 최적의 학군을 선택하고자 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아낌없이 책에 담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데로 초등맘이면서 입시와는 아직 시간이 좀 있는지라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책의 도입부를 읽으면서 입시제도가 이렇게나 복잡한 건지 머리가 아파졌다. 미리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아픈 머리를 부여잡았다.

중등 학군 선택 시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핵심 데이터

1. 지역 내 중학교의 학년별 학생 수 추이를 파악하라.

2. 해당 학교의 전출입 학생 수를 파악하라.

3. 졸업생 진로 현황을 확인하라.

4.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확인하라.

5. 해당 지역 내 학원 수를 학인하라.

4번 학업성취도와 5번 학원가는 입지 분석에서 많이 나오는 내용이었는데 학생 수와 전출입 학생 수, 졸업생 진로 현황까지 파악해야 한다니..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는가?)

학생 수가 많고 전출입 변동이 적어야 학군의 미래도 밝다고 한다. 외고·국제고, 영재고·과학고 입학 비율이 높은 학교가 상위권 학생들이 많다고 보면 된다. ('내 아이는 그런 고등학교 못 갈 거 같고 안 보낼 거니 아무 중학교 가도 되잖아~ '하는 말은 넣어두길 바란다. 많은 학부모들이 공부 잘하는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친구 옆에 있으면 내 아이도 공부를 잘하게 될 수도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내 아이에게 유리한 고등학교 선택법이라든지, 고교학점제가 어느 학교에서 유리한지, 다가올 입시제도에 관한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중학생 자녀들이 있는 학부모님들은 많은 정보를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명문학군 입지는 어디야??라고 물으신다면,

바로 여기다. 총 17개의 학군지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제일 처음 나오는 학군은 바로 '강남 대치 학군'

다들 마음속으로 예상했을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반도 끄트머리에 사는 나조차도 대치동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니 말이다.

책에는 각 학군마다 입지의 특성과 학원가 특징, 배정 예상 학교와 내 아이에게 잘 맞을 입시 전략까지 알려 주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많은 학부모들의 입시 인사이트가 될 것이고, 투자자들에겐 학군을 보는 눈을 넓혀 줄 것이다. 하나하나 설명할 수 없으니 관심 있는 지역의 궁금증은 책을 통해 알아보길 바란다.

학부모로서는 내 아이에게 맞는 학군지를 선택할 수 있는 눈을, 투자자에게는 투자처로서의 학군을 바라보는 눈을 열어주는 책이다. 학부모이면서 투자자라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 하다.

비즈니스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도 오늘부터 나의 팬이 되기로 했다.

나는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한다
지에스더 지음 / 체인지업 / 2023년 1월

나 자신의 팬으로 살고 있다.

누군가의 딸, 아내, 엄마가 아닌 나답게 성장하는 삶을 중요하게 여기며 조건 없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저자. 자신의 팬으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무조건적인 사랑과 관심을 아낌없이 주는 게 팬이겠지. 저자는 어떻게 해서 자신을 조건 없이 사랑하는 팬이 되었는지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책을 보면 저자의 솔직함에 놀랄 때가 있다. 보통 사람들은 혼자만 보는 일기장에도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숨겨둔 추한 모습이나 감정은 쓰기 힘들 텐데 저자는 용기 있다. 저자의 솔직함은 가령 이런 것이다.

나는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서 과한 인정과 칭찬을 바랐다. 상대방이 내가 생각한 만큼 고마워하지 않으면 힘들어하거나 화를 냈다. P.137

내 앞에서 말썽을 부리고 심술을 부리는 아이? 솔직히 하나도 안 예쁘다. 내 말을 듣지 않는 아이가 싫다. P.155

내가 적은 것만 같은 감정들을 보니 '나만 그렇게 생각했던 게 아니구나' 하는 묘한 안심과 위로가 되었다.

친정 엄마와의 관계부터 사회 속 대인 관계, 아이들과의 관계까지 저자와 내가 참 비슷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이 둘을 낳고 기르는 동안 '산후, 육아 우울증'이라는 명명 아래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고 그 이전에는 공동체 속에서 늘 눈치를 보며 살았었다. 나는 내가 너무 싫었다.

지금은 나를 사랑하느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당당하게 'YES'라고 말할 수 없다. 여전히 내가 못마땅하고 한심하다. 하지만 이제 나도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싶다. 그동안 애쓰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인정해 주고 싶다.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일인칭으로 솔직하게 적어 보고 그러한 감정을 느낀 상황 속에서도 나를 사랑하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일지 자신의 마음을 돌봐 주라고 말한다.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뱃살까지도ㅋㅋ) 나에게 좀 더 관대해지고, 내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꾸준하게 하라고 한다.

저자는 고전을 필사하며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고 한다. 책을 통해서 살아갈 지혜와 힘을 얻는 건 진리 중에 진리인 것 같다. 최근 나도 무기력에 허우적댈 때 책을 통해서 움직일 힘을 얻었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각성하게 되기도 했다.

무엇을 하든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정하고, 내 몸에 더 좋은 행동을 실천한다.

오늘을 즐기며, 날마다 성장하는 것을 체험한다.

내가 체력을 기르는 건 내가 나이 들면서 아프고 약할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다.

나를 오늘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사랑과 친절한 마음으로 나를 대하며 내 안의 두려움도 덮어준다.

오늘도 나를 있는 그대로 조건 없이 사랑한다.

P. 180~181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미워하고 있다면, 삶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보내는 공감과 응원, 위로를 느껴보길 바란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모두 완벽하다. - P.210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건강하고 성공적인 나이 듦을 위한 내재 역량 향상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나이가 들어도 몸의 시간은 젊게
정희원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월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과거에 비해 늘어난 지금, 우리는 축복을 받은 것일까? 누구나 건강하게 나이 들고 싶어 하지만 그에 대한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건강하지 않은 노년은 분명 행복보다는 불행이 큰 삶이 될 것이라는 건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

내재 역량들을 잘 유지하면 생물학적 노화가 더딘 몸을 만들 수 있고, 그 결과로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얻는다. 즐기려고 추구하지 않아도 즐거움을 누리고, 나이가 들더라도 덜 노쇠해서 오랫동안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 그 결과는 세계보건기구가 이야기하는 건강하고 성공적인 나이 듦이다.

P.81-82

내재 역량이란 얼마나 건강하게 나이 들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를 말한다. 느리게 나이 드는 방법을 내재 역량을 잘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 내재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 챙겨야 할 4가지를 간단하게 알아보자. 나는 아주 간략하게 내가 실천할 방법 위주로만 기술할 예정이다. 책에는 인과 관계를 뒷받침하는 뇌과학, 의학 등의 다양한 전문 지식과 가속 노화를 늦추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으니 꼭 책을 읽어 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이동성 (신체기능, 활동, 운동)

에너지 대사 체계의 건상상태를 결정해서 노화 속도를 제어하고 정서와 인지에도 영향을 주는 삶의 중요한 요소로서 더 많이 움직이고, 올바른 운동과 바른 자세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은 짧고 굵게 살겠다고 호기롭게 이야기한다. 지금은 다른 중요한 일이 많아서 바쁘니, 운동을 비롯한 몸 관리는 나중으로 미루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신체기능은 생애 주기에 걸쳐서 연속적, 점진적으로 변화한다. 어느 순간 갑작스레 노인의 몸을 갖는 것이 아니다. 또한 점진적으로 노력해서 만들고 관리한 신체기능은 갑자기 어딘가로 사라지지 않는다.

P.119

마음 건강 (정서, 인지, 회복)

호흡에 집중하는 훈련이나 명상으로 마음 챙김을 하고, 최상의 몰입을 경험하는 것과 충분한 수면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고요한 마음을 되찾아 주는 세 가지 해독제

첫째, 고정된 실체로서 자아가 있다고 착각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아의 욕심은 완전히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도파민의 밑 빠진 독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중략)

둘째, 마음 챙김을 통해 번뇌, 즉 탐욕과 분노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략)

셋째, 가속 노화 사이클을 구성하는 요소를 삶에서 덜어내야 한다. 가속 노화에 빠진 삶은 어리석음과 분노를 강화한다.

P.160

건강과 질병 (식습관, 건강관리, 의료)

단순당, 정제 곡물, 술을 피한다. 절식하고 자연스러운 탄수화물 섭취한다. 채소 위주의 식단을 하고 와인은 하루 한 잔 정도만 마신다. 흡연은 시작도 하지 말고, 술도 한 잔 정도만 즐길 수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끊어야 한다. 항노화 요법이나 약에 의존하지 않는다.

'빵, 면 절대 포기 못해', '술, 담배 없이 어떻게 살아?' '고기 안 먹고 오래 사는 것보다 고기 먹고 일찍 죽을래'

여기저기서 이런 말들이 들리는 듯하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할 줄 알고 저자는 강력히 경고한다.

자신은 이미 늦었으니 즐겁고 편하게 살다가 죽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이런 자세는 자신에 대한 폭력일 뿐 아니라, 고장 난 자신을 상당 기간 돌보아야 할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무책임한 테러행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P. 191

자녀가 없던 시절엔 나도 노후에 대한 걱정 따윈 하지 않았다. 아빠의 투병 생활을 지켜보고 자녀가 생기고 나선 오래 살고 싶다기보단 건강하게 살다가 죽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주변 사람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나에게 중요한 것 (삶의 목표 설정)

당장은 불편하지만 장기적으로 더 평온하고 덜 고통스러운 삶의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해야 한다. 소비 자본주의로 인한 과도한 자극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회적 고립을 피하고 꾸준히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소비가 아닌 자기 돌봄과 휴식을 통해 즐거움과 회복을 얻는다. 건강한 대인 관계를 맺는다. 돈에 대한 건강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경제적 자유를 위해 노력한다.

내적 충만은 외적인 것을 비교하는 마음을 잠재워 쓸데없는 지출을 줄여 준다. 결과적으로 더 적게 일해도 경제적으로는 더 풍요롭다. 이렇게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스스로의 4M을 돌보는데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불편하고 번거로워 보이는 공부의 습관이 거대한 보상으로 돌아오는 기전이다. 점차 낙도를 즐기는 삶이 완성되는 것이다.

P.231

4M 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중요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보고 앞으로의 생활 방식이나 우선순위 등을 전체적으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

건강 관련 책을 보는 건 많이 망설여진다. 나는 분명 내 건강을 해치는 행동들을 하고 있을 것이고, 그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잘못된 행동들을 책을 읽고 고쳐나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을 하지 못했을 때 오는 찝찝함, 좌절감, 불안감이 생기는 게 싫었다. 잘 지키면 되지 않냐고 반문하겠지만. . .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었다면 왜 아직 이렇게 살고 있겠는가?

오랫동안 건강한 몸과 마음과는 거리가 먼 사람 중에 한 명인 나는 40을 넘긴 순간부터는 날씬하고 멋진 몸매는 포기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남은 이후의 삶은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고 싶다.

현재 우리 나이대는 노후에 사회보장제도와 사적연금으로 공적, 상업적 돌봄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니 40~50년 뒤에도 질병과 노후로 인한 돌봄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스스로 잘 작동하는 내재 역량을 키워야겠다고 결심했다.

책에 나오는 모든 것을 당장 실천할 순 없겠지만 각 요소 가운데 한 가지씩부터 실천해 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직접 만드는 시집

밤을 채우는 감각들 - 세계시인선 필사책
에밀리 디킨슨 외 지음, 강은교 외 옮김 / 민음사 / 2022년 12월

나는 문학과는 거리가 좀 멀다. 그나마 소설은 가끔 읽기도 하지만 '시'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시'는 왠지 그 안에 담긴 숨은 의미를 찾거나 해석해 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앞선다.

이러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이 필사 책으로 필사를 하며 '시'와 가까워지고 내 안에 감성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으면 좋겠다.

이 필사 책은 19세기를 대표하는 4명의 시인의 시가 실려 있다. 전혀 몰랐던 시인들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어 감사하다.

필사하기에 앞서 펜에 따른 비침을 알아봤다. 잉크로 필사하고 싶어서 제일 먼저 써 봤는데 잉크 조절만 잘 한다면 비침 없이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펜들도 꾹꾹 눌러 쓰지 않는다면 비침 걱정은 없어 보인다. 모든 펜들이 부드럽게 잘 써지는 종이 재질이다. 책 뒤쪽에 노트 부분이 있다. 필사 후 한 번 더 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곳에 써도 좋을 듯하다.

하루에 하나씩 쓰기로 했다.

제일 먼저 쓴 건 에밀리 디킨스의 '소박하게 더듬거리는 말로'

소박하게 더듬거리는 말로

인간의 가슴은 듣고 있지

허무에 대해

세계를 새롭게 하는

힘인 '허무'

에밀리 디킨스

'허무'가 세계를 새롭게 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필사가 잘 된 거 같아서 그냥 좋다.

두 번째 날은 페르난두 페소아의 '어쩌면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

​어쩌면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

오른손을 들어, 태양에게 인사한다,

하지만 잘 가라고 말하려고 인사한 건 아니었다.

아직 볼 수 있어서 좋다고 손짓했고, 그게 다였다.

페르난두 페소아

시인이 죽은 날 남긴 말이라고 하니 먹먹해졌다. '아직 볼 수 있어서 좋다고' 손짓했다는 부분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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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필사를 노트에 해왔는데 필사책에 하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일단 부드럽게 잘 써져서 너무 좋고 나만의 시집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다양하게 필사 해 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필사를 즐겨 하시는 분들은 너무 좋아할 만한 필사책일 듯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