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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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태동과 최근까지의 책을 한꺼번에 쭉 읽어보면 어떨까?

물론 문과 전공인 필자에겐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전공자 또한 힘들지 않을까?

과학이라는 학문이 처음보다는 가장 나중의, 관찰과 실험으로 입증된 최신 이론을 더 중시하니 아무래도 처음의 저서부터 읽기는 쉽지 않을거라는 필자의 짧은 생각이다.

그런데 이렇게 과학책을 연대별로 줄세워 36권을 정리한 책이 나왔다.

우리 집 책장에도 전권이 꽂혀있는 The Story of the World의 저자로 유명한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과학의 첫 문장이 바로 그것이다.

부제는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이다.

 

이야기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빅뱅까지의 과학사와 36권의 위대한 과학 저술에 대해 말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책들은 과학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일으켰던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었고, 연대순, 영역별로 엮었다.

1부는 과학의 기원을 다루고, 2부는 오늘날의 과학적 방법론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3~5부는 지구 과학, 생명 과학, 우주 과학의 세 영역에서 주요 저술을 소개한다.

 

책을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책소개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소재와 문장들이 나와서 순서를 뛰어넘지 못하고 계속 조금씩이라도 읽어보게 만들었다.

 

과학의 역사를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보니, 고대나 중세의 과학자들은 새로운 발견보다는 종교나 통념, 기존 과학자들과의 갈등이 발목을 잡히는 게 일상이었던 거 같다. 그 유명한 천동설을 담은 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1400년 동안 모든 천문학을 지배하고, 사람들의 사고를 규정하는 천문학의 성경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데이터가 쌓여가면서, 자연이 비밀을 털어놓도록 고문하는 도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베일은 점점 벗겨지고 진전을 이룬다.


이처럼 과학의 첫 문장은 세상을 바꾼 뛰어난 과학 원전을 소개하며 과학의 역사를 들려주는 책이다. 하지만 인문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책은 이색적이기도 하다. 고대로부터 이어진 과학의 역사를 읽으면서 서로 얽혀있는 그 시대의 사고방식, 종교, 철학 등을 엿볼 수 있어서 과학의 발전에 대해 좀더 복합적이고 다양한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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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이는 세계사 - 인간이 깃발 아래 모이는 이유
드미트로 두빌레트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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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에 담긴 의미가 이렇게 깊고 다채로울 줄 몰랐다.

<펄럭이는 세계사>라는 책을 읽고 나서였다. 우크라이나 출신 드미트로 두빌레트 전 내각 장관이 쓴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보는 국기와 깃발을 통해 전 세계 역사를 쉽게 풀어낸다.

사실 깃발은 그저 국가를 상징하는 색과 무늬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깃발 하나하나가 역사의 축소판이란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책에는 200개가 넘는 국기와 깃발의 기원, 변화 과정이 자세히 나와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삼색기는 혁명 정신을 담고 있고, 영국의 유니언잭은 대영제국의 확장 역사를 말해준다. 또 공산권에서 자주 등장하는 붉은 오각별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거대한 이념의 상징이다.

더 놀라운 건, 국기가 단지 국가의 상징을 넘어 독립투쟁과 저항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비키니 환초의 깃발처럼, 핵실험 피해를 상징하는 검은 별과 ‘모든 것은 신의 손에 달렸다’는 문구가 담긴 깃발은, 그곳 원주민의 고통과 투쟁을 이야기한다. 캐나다의 단풍잎 국기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특히 한국 태극기는 평화와 음양의 조화를 담은 디자인으로 유명하지만, 여기에는 불의에 맞서 싸운 국민들의 의지가 숨어 있다. 심지어 일제강점기 때 일장기 위에 태극 문양을 덧칠한 깃발 이야기는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


책 저자의 이력 역시 독특하다. 기자, 은행가, IT 기업가를 거쳐 우크라이나 내각 장관까지 역임했다니, 국기에 빠지게 된 배경이 더 궁금해졌다. 어릴 적 축구 경기 중계에서 국기에 매료된 그는 SNS에서 국기 이야기를 나누며 큰 관심을 모았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국기와 깃발들이 새롭게 보였다. 그저 색과 문양이 아니라 한 나라의 역사, 문화, 투쟁과 희망이 담긴 살아있는 이야기임을 알게 된 것이다.

‘역사는 멀리 있지 않다’고들 하지만, 이 책 덕분에 국기와 깃발을 통해 역사를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눈을 얻게 되었다. 평소 역사에 거리감을 느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깃발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세계사도 생각보다 훨씬 흥미로워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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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들이 꼭 읽어야 할 화학 필독서 30 - 기초개념부터 심화응용까지 화학자가 직접 고른 화학 명저 3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7
윤정인 지음 / 센시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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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화학은 소위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의 전유물처럼 보였다.

과연 화학을 공부했나 싶을 정도로 화학이라 하면 떠오르는 게 부끄럽게도 하나도 없다.

뭘 배우긴 했을 텐데,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니.

그만큼 와닿지 않던 화학. 필자에게만 어려운 건 아닌 거 같다. 요즘은 화학을 미리 포기하는 경향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많은 학생이 과학탐구영역이 어려워 수능 선택과목으로 사회탐구를 택하거나 과학을 선택하더라도 지구과학이나 생명과학으로 선택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만큼 화학에는 벽이 느껴진다.

 

하지만 어렵기만 한 화학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 있어 소개하고 싶다.

서평 신청을 통해 알게 된 중고생들이 꼭 읽어야 할 화학 필독서 30이 바로 그것이다!

 

신청 도서를 저녁에 받고서 소개하는 첫 책을 보니 그림책이다! 저자가 실제 자신의 딸에게 처음으로 사준 책이라 하는데, 책의 소개와 해당 책의 활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다음 책이 궁금해 읽다 보니 어느새 파트 2까지 읽게 되었다.

아니, 책 소개를 이렇게 맛깔나게 해주니 사고 싶어 표시한 책이 거의 다 해당한다.

책의 내용과 특징, 그에 더해 어떻게 하면 이 책을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지도 설명하는 소개 글이 매력적인 책!

필자 욕심에는 소개하는 모든 책을 사서 책장 한 쪽을 화학 코너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소개하는 책들을 궁금하게 만든다!

 

이렇게 책 소개를 잘하는 저자의 이력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대학에서 유기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생물약학으로 박사 학위를 마친 현업 화학자이자 스타트업 화장품 회사의 대표라고 한다. 또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다방면에 과학 관련 글도 쓰고, 아이들도 키우는 그야말로 만능 과학자 엄마이다. 브런치에 엄마 과학자 생존기를 연재중이기도 하단다.

글솜씨도 좋지만, 화학에 대한 애정이 소개하는 글 곳곳에서 묻어나온다. 이런 게 아마 필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를 키우면서 화학을 누구보다 쉽고, 매력적으로 소개하고 싶어 하는 엄마 화학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 중고생들이 꼭 읽어야 할 화학 필독서 30》를 화학에 대해 낯설고 어려워하는 필자와 같은 왕초보자부터 관심을 두고 더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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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춘기 아들을 위한 아우성 빨간책 아우성 빨간책
푸른아우성 지음, 구성애 감수 / 이너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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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학창 시절을 보내던 90년대와는 달리 요즘 청소년들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많은 것을 접하거나 배운다. 그 중 성적인 콘텐츠에 노출이 있는데, 이는 올바른 정보라기보다는 자극적이면서 기형적으로 생성된 내용이 많다.

문제는 이러한 콘텐츠를 의도하지 않아도 아주 쉽게 접하도록 해놓은 데 있다아무리 차단하고 방어벽을 쳐도 그때뿐. 청소년들은 잘못된 성 지식에 무방비로 놓여있다.

잘못된 성 지식뿐 아니라 성범죄에도 노출될 수 있다.

각종 딥페이크뿐 아니라 몸캠피싱, 채팅앱 등등을 통해 성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갈수록 고도화되고 지능화되는 성 문제에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곧 사춘기를 맞게 될 초5 아들을 보니 아직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아기 같기만 한데, 사춘기 성의 전쟁터(?)로 내보내려면 잘 알려주어야 할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가르치는 나부터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펼쳐 든 사춘기 대비용 성교육 책이 요즘 사춘기 아들을 위한 아우성 빨간책이다.





사춘기 아들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44가지의 질문을 담았다고 해서 더욱 관심이 갔다.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곧 부모나 주변 어른이 함께 이야기할 부분이라 여겨지기에.

 

과연 그 질문들에 대한 느낌은 목차만 읽어도 파악이 된다.


 

목차 하나하나 정말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제 생활 속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궁금증으로 가득했다.

각 파트별 끝에는 부모님 궁금증함께 읽는 성 이야기를 통해 부모님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도 첨부했다.

 

파트 1에서는 음경이나 고환 등의 생김새나 크기, 포경이나 정관수술, 자위 등 남자의 몸, 신체 변화 등에 대해 다룬다.

그 중 많이 와닿았던 것은 조루와 지나친 자위를 걱정하는 고민이었다.

 

조루는 파트너와의 관계에서도 따져 봐야 합니다. 빨리 사정을 했더라도 상대방이 만족하면 조루라고 할 수 없습니다. 길게 한다고 해도 상대방이 힘들어하면 조루는 아니더라도 별 의미가 없는 것이겠지요. 성관계를 하지만 서로 조화롭게 가지 못하고 혼자 하는 상황입니다. 성을 관계로 보는 성 개념 속에서 얼마나 서로가 조화롭고 만족스럽게 일치할 수 있느냐를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합니다. ‘조화롭게 일치할 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성적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41

 

중독의 반대는 관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음란물과 자위가 주던 기쁨을 다른 즐거움으로 채워야 합니다. 정통으로 성을 공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여자와 남자의 몸 공부도 시작합시다. 앞으로 꿈꿔야 할 멋진 성을 알면 음란물도 시시해집니다. 음란물을 계속 보더라도 기준을 갖게 됩니다.

남자는 평생 성 에너지와 싸워야 합니다. 특히 사춘기 때, 이 에너지를 잘 관리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10대 때 행동의 기준을 세우고 배려의 기본기를 잡아야 합니다. -48


사실 성에서 조화롭게 일치하는 능력은 평생 고민해야 하는 관계의 능력인 것 같다. 20여 년간 결혼생활을 해보니, 부부 간의 성이란 대화나 정서적 교류와 마찬가지로 애정을 담아 서로 조화롭게 일치하는 것을 찾아가는 기나긴 여정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에 더욱더 와닿는 구절이었다. 우리 아들들이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더욱 폭넓고 풍부하게 아름다운 성을 배우고 익혀나갔으면 한다. 성 또한 음란물 등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공부를 하고 탐구를 해야 할 것이다.

 

파트 2에서는 본격적으로 이성 교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아이들을 위한 조언이 담겨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사람을 사귀는 시기도 다르고, 첫 경험의 시작도 다르기에 기준을 타인에 두지 말고, 본인의 가치관과 속도에 따르기를 말한다. 특히 남자들만의 과장된 이야기에 너무 개의치 않도록 당부한다. 특히 첫 경험은 아주 소중하기에 사랑 없는 성 경험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한다. 성관계 후 관계가 더 깊어지고 상대방이 소중해지는 것인데 쾌락만을 위해 이러한 소중한 경험을 놓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당연히 그에 따르는 책임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임신 가능성도 있기에 더더욱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사랑과 생명에 대해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첫 경험은 평생 이어지는 성생활에 대한 기준이자 성을 대하는 태도와 연관되기에, 이 시기에는 다른 사람의 기준에 휘둘리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참고하여 경험이 쌓여 자신만의 기준이 쌓이도록 기다리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른 성관계는 득보다 실이 많기에, 18세 전후로 내·외부 생식기가 완성된 이후 어느 정도 책임질 수 있는 나이에 성관계를 계획하도록 하자.

 

Part 3은 성정체성, 음란물, 몸캠피싱,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피해 대처법 등을 소개한다.

사실 가장 눈여겨보고, 무서움을 느꼈던 파트이기도 하다. 사실 아들에게 이런 일들만은 피하게 해달라고 싶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족 중 성과 관련한 사안이 생겼을 때 해결 과정을 정리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성과 관련된 사건이 생기면 가족 입장에서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믿고 싶지 않은 마음에 부정부터 하게 됩니다. 힘들어도 일단 인정해야 문제가 풀립니다. 일단 사과하십시오. 여기서 인정한다는 뜻은 상대방 얘기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보다는 상대방 이야기를 듣겠다는 의미입니다.

내 아이(가해의 입장)한테 먼저 물으면 안 됩니다. 내 자식 입장이 되어서 다투고 잘못을 합리화하게 됩니다. 철저하게 피해 아이 입장에 서서 사실을 파악하고 느껴야 합니다. 가해자 쪽에서 이렇게 대응하면 50% 이상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발생 장소에 가서 상황을 그려 보고 조카의(피해자) 상태도 확인합니다.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조카의 입을 통해서 듣고, 조금이라도 억울함이 없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정황을 파악하면 아들이 거짓말할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아들이 사실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세요. 겁주고 몰아붙이면 혼나지 않으려고 변명하고 거짓말을 합니다. 부모로서 아들의 행동은 잘못됐지만 아이가 나쁜 존재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주세요. 이 단계를 잘 밟아야 아이가 솔직하게 자신이 한 행동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한 일을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고찰하는 과정입니다.

- 164~165


몸캠피싱도 딥페이크와 더불어 요즘 많이 일어나는 사안인데 이에 대한 내용도 고민으로 나온다.

 

아들이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이해하기 어렵지요? 우리 아이가 비정상적인 것은 아닌가,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스마트폰과 채팅은 성뿐만 아니라 우정을 경험하는 일상적인 공간입니다. 게다가 성욕, 호기심은 있고 몸캠피싱 범죄도 제대로 모르기에 겁 없이 시도한 것입니다. 전두엽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미래나 결과를 생각하기보다는 현재의 즐거움을 중요시하고 충동적인 판단을 하기 쉬운 때입니다. 아이가 속해 있는 문화를 이해하고,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고 격려해 주세요. 법적인 조치와 함께 아들에게는 채팅 앱을 비롯한 SNS 사용 교육과 성교육 해주기를 바랍니다.

-168~169

 

동의와 ‘No’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해 주세요. 말과 행동으로 적극적으로 원하는 상태가 동의입니다. 그러지 않고 우물쭈물하거나 마지못해 한 느낌이 있더라도 넓은 의미에서는 ‘No’입니다. 말뿐만 아니라 눈빛, 몸짓, 말투로 상대방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길러 주기 바랍니다. 더불어 두 친구의 사이가 평등한지 살펴보세요. 싫다고 말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 수 있다는 점도 짚어주기를 바랍니다. - 176~177

 


요즘처럼 성 관련 뉴스가 자주 등장하는 시기에 부모, 특히 아들을 둔 부모님들은 더욱 노심초사해진다. 혹시나 호기심과 충동에 못 이겨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될까 두렵다.

하지만 책에서도 강조했듯이 미성숙한 시기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시기라는 점을 알고 부모는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며, 나아가 그 아이 자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란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하겠다. 또한 만일 이러한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부정적인 성 경험이 아니라 어두운 성을 밝히는 과정이라고 여겨야 할 것이다. 알려주어서, 솔직히 말해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이를 계기로 긍정적인 성적 성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아직 사춘기의 문턱조차 넘지 않은 아들을 둔 엄마에게 이 책은 무엇보다 소중한 지침서로 다가온다. 모든 학부모, 보호자, 교사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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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 6 - 학교 폭력, 억울한 누명을 벗겨라! 어린이 법학 동화 6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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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라면서 겪게 되는 도전은 단순히 공부만이 아니다. 친구 관계나 학교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들도 만만치 않다. 어떤 경우엔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학교 폭력과 같은 문제에 휘말릴 수도 있다. 요즘은 폭력의 형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해졌고, 어릴 때부터 이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감수성도 훨씬 예민해졌다. 이제는 모두가 함께 주목하고 고민해야 할 때다.

재미있게 읽어왔던 변호사 어벤저스시리즈가 어느새 6권까지 나왔다. 이번에는 민감한 주제인 학교 폭력을 다룬다.

 

이 책의 작가 고희정은 과거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과학을 가르쳤고, 딩동댕 유치원, 방귀대장 뿡뿡이,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같은 어린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작가로 활동해왔다. 최근에는 의사 어벤저스같은 책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는 어린이책 전문 작가이기도 하다.

책 감수는 변호사 신주영이 맡았는데, 그는 법무법인 대화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먼저 이해해야 사건이 풀린다는 생각으로 현장을 누비는 열정적인 변호사다. 특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에피소드 원작자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책도 훨씬 더 전문적인 법동화로 완성되었다.

변호사 어벤저스는 그동안 아이들이 쉽게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법률 이야기를 풀어왔다. 1권 명예훼손부터 시작해, 2권은 동물보호법, 3권은 아동복지법, 4권은 형법과 소비자보호법, 5권은 도로교통법을 다루었다. 그리고 이번 6권의 주제는 바로 학교 폭력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가스라이팅과 명예훼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중학교 3학년 장수호는 오랜 친구 김우주와 그의 어머니로부터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다. 우주의 어머니는 수호가 오랜 시간 우주를 심리적으로 조종해왔다며 고소를 하려 하고, 수호 쪽에서는 되레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를 하겠다고 한다. 변호사 어벤저스는 담임 선생님과 반 친구들, 두 아이를 차례로 만나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알고 보니 아이들 사이의 문제라기보다 어른들 사이의 경쟁과 시기로 인해 일이 커졌던 것이다. 과연 이들 가족은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들도 예전처럼 우정을 회복할 수 있을까?

 

두 번째 사건은 좀 더 충격적이다. 초등학교 6학년 다운이가 중학생 최형식을 밀어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2년 넘게 계속된 학교 폭력이 있었다. 사건 당일에도 폭력을 견디다 못해 형식을 밀었고, 난간이 무너지면서 형식이 함께 추락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다운이는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 변호사 어벤저스는 정당방위를 입증하기 위해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망가진 휴대폰과 찢어진 교복 같은 단서를 모은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최형식의 아버지의 위력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과연 진실은 밝혀질 수 있을까?

 

이 책은 만화 형식으로 법적 개념을 쉽게 풀어내고, 아이들이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법률 문제들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시리즈를 읽다 보면 법이 멀게 느껴지지 않고, 내 주변과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변호사 어벤저스는 새 책이 나올 때마다 아이가 가장 먼저 읽어버릴 정도로 몰입감이 크다. 법률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았을 뿐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법한 사건들이라 아이와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다. 읽는 내내 법과 규칙, 그리고 사회 안에서의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법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꼭 알아야 할 규범과 제도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고 싶은 어린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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