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강설 사서삼경강설 시리즈 5
이기동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0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九三(구삼)君子終日乾乾 (군자종일건건)하여 夕惕若(석척약)이면 ()하나 无咎(무구)하리라. 象曰終日乾乾(상왈종일건건)反復道也(반복도야). 文言曰九三曰君子終日乾乾夕惕若厲无咎(문언왈구삼왈군자종일건건석척약려무구)何謂也(하위야). 子曰君子(자왈군자)進德修業(진덕수업)하나니 忠信(충신이)所以進德也(소이진덕야). 修辭立其誠(수사입기성)所以居業也(소이거업야).

 

知至至之(지지지지)可與幾也(가여기야)知終終之(지종종지)可與存義也(가여존의야)是故(시고)居上位而不驕(거상위이불교)하며 在下位而不憂(재하위이불우)하나니 ()乾乾(건건)하여 因其時而惕(인기시이척)하면 雖危(수위)无咎矣(무구의)리라. 終日乾乾(종일건건)行事也(행사야). 終日乾乾(종일건건)與時偕行(여시해행)이라. 九三(구삼)重剛而不中(중강이부중)하여 上不在天(상부재천)하며 下不在田(하부재전)이라. ()乾乾(건건)하여 因其時而惕(인기시이척)하면 雖危(수위)无咎矣(무구의)리라.   

 

<국역>

구삼(九三)은 군자가 종일토록 노력하여 저녁때까지 애태우면 뼈를 깎는 아픔이 있지만 허물이 없을 것이다. 상에서 말했다. “종일토록 노력하는 것이 할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문언에서 말했다. “구삼(九三)에서 말하기를, ‘군자가 종일토록 노력하여 저녁때까지 애태우면 뼈를 깍는 아픔은 있지만 허물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덕()을 진전시키고 업()을 닦는다. 충과 신은 덕을 진전시키는 수단이 되고, 말을 가다듬고 그 정성스러운 마음을 간직하는 것은 수업을 하는 방법이 된다.

 

나아가야 함을 알아서 나아가면 조짐을 보고 처신할 수 있고, 마쳐야 함을 알아서 마치면 마땅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윗자리에 있으면서도 교만하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으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오직 끙끙거리며 애쓸 따름이니, 그 처해 있는 상황으로 인하여 애태우면 비록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다.’ 종일 노력한다는 것은 일을 하는 것이다. 종일 노력하는 것은 상황에 따라 함께 행한다는 것이다. 구삼(九三)은 거듭 거듭 꿋꿋하면서 중심에 있지 않고, 또 위로는 하늘에 있지 않으며 아래로는 밭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노력하여 상황에 따라 끙끙거리면서 상황으로 인하여 애태우면 비록 위태롭지만 허물이 없을 것이다

  

<강설>

구삼(九三)은 인생에서는 30대에, 학교에서는 졸업반 학생에, 회사에서는 평사원의 말기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는 하층부의 마지막으로서 상층부로 진입해야 하는 시기이다. 물에 잠겨 있던 용이 물 밖으로 나와 하늘로 날아오르기 직전의 상태에 있는 것이고, 활주로로 달리기 시작한 비행기가 하늘로 날아오르기 직전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 시기는 상층부로 진입하는가 못하는가의 기로에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축적해온 힘을 총동원하여 전력으로 질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지쳐서 이때 좌절하고 만다. 그러한 사람들은 소인이다.

   

이 경우는 하늘을 날아야 하는 용이고, 왕이 되어야 할 왕자이므로 소인이어서는 안 된다. 전력을 다해 날아오르는 군자여야 한다. 이 고비를 넘어서 순조롭게 날아오르면, 그 다음에는 순조로운 길이 이어진다. 하늘로 이륙하는 비행기는 매우 힘들지만, 구만리 상공으로 날아오르고 난 뒤에는 평탄하게 운행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마라톤 선수가 경기를 할 때도 중간 지점 가까이에서 고비를 맞이한다고 한다. 죽을힘을 다해 달려서 이 고비를 넘기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달릴 수 있다고 한다. 구삼(九三)이 바로 이 고비를 만나는 때다. 그래서 군자가 종일토록 노력하여 저녁때까지 애태우면 뼈를 깎는 아픔이 있지만 허물이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상에서 하던 일을 반복한다.’고 한 것은 상층부로 진입하기 위하여 계속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문언에서는 구삼(九三)이 처한 상황을 군자가 진덕수업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았다. 진리를 터득하는 방법에는 대체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진리를 직접 실천하는 실천적 수양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먼저 그 진리를 인식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진덕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수업이다. 진덕의 방법은 일마다 진실하게 하고 미덥게 하는 것이 그 핵심이므로 충()과 신()을 수단으로 들었다. 또 수업은 진리를 인식하는 것인데, 그것은 마음속에 있는 성()을 인식하는 것이고 천명(天命)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성()은 마음속에 있으므로 성()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알아야 하고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말을 알아야 한다. 마음이 밖으로 표현되는 것이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말을 가다듬고 그 성실한 마음을 간직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말을 가다듬어서 마음을 알고 성()을 알면 그 성()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에 성()을 발휘할 수 있다. ()이 발현되는 것이 성()이고 천명이 발현되는 것이 성()이기 때문이다.

 

구삼(九三)은 하늘로 올라가야 하고 지상의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조짐을 보아 하늘로 올라가야 하고, 올바른 도리로 땅의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구삼(九三)은 상층부로 진입하는 바쁜 시점에 서 있기 때문에 아랫사람들에게 교만하거나 뽐낼 시간적 여유가 없다. 또 하층부에 있는 것을 걱정할 여유도 없다. 오직 자기가 처한 상황을 알고 부지런히 노력해야 상층부로 올라갈 수 있다. P.84~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