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언론이 참 지랄 맞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영화 1987에서 처럼 칠판에 분필로 적혀 있는 보도 지침을 지우면서, 언론을 뭘로 보고, 사실대로 써라고 일갈하는 언론을 상상했던 내가 너무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철이 없는 것인지...언론의 역할은 감시의 역할이어야 하지, 결코 여론을 조장하여 누군에게 이익을 주어서는 안된다. 가령 누군가에게 이익을 주기 위하여 애를 쓴다고 해도 그 대상은 재벌이나 권력자가 아닌 정말 힘없는 약자들을 위해서여야 한다.

 

  그런데 요즘 언론이 참 지랄 맞다. 기레기라는 말이 참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기레기라는 말이 원래는 "기성용 쓰레기"로 시작했던 말로 기억한다. 기성용의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가?"라는 발언을 싸이월드에 기재했던 2013년 경의 일로 인해 기성용의 도덕성을 이야기하면서 기레기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 별명이 여기저기에 나오기 시작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이다. 처음에 아무 것도 몰랐던 나는 도대체 기성용이 또 어떤 말을 했기에 기레기라는 용어가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는가 생각했다. 그러다가 그 기레기가 기성용 쓰레기가 아니라 기자 쓰레기라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기성용이 좋아하겠다라는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 킬킬댔던 기억이 있다.

 

  기레기라는 용어에 담긴 언론에 대한 사람들의 불편함, 이것을 뛰어 넘는 반감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요지부동이다. 자신들에 대한 공격을 마치 사탄의 세력이 음해하는 것이라는 말로 뭉개는 일부 목사들처럼, 자신들에 대한 공격은 좌빨들의 선동이라는 말로 깔아 뭉갰다. 조중동에 반기를 들거나 불편함을 이야기하면 좌빨로 매도되었고, 사상 검증을 위해 "김정일 개객끼"를 외쳐야 했다. 국방부 장관이 되기 위해서는 때아닌 신앙고백을 해야 했다. 물론 신앙 고백문은 "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이다. 김정일 개객끼해봐."였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에 대해서 그 어떤 언론도 날카롭게 비판하지 않고 좌빨들이 설친다면서 때아닌 매카시즘을 조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언론이 장춘기 백일장으로 그 밑바닥을 드러냈다. "충성 충성"을 외치는 그들의 충성의 대상은 누구이며, 왜 사주가 아닌 삼성의 임원에게 승진되어서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내야 하는 것인지...

 

  그 충성심의 발로였는지 날마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을 까대기 시작했고, 결국 낙마시켰다. 그런데 그 의혹이라는 것이 옐로페이퍼 수준이다. 왜 도대체 그렇게 목숨걸고 씹어댔을까? 자한당이라면(그들은 자한당이라 부르지만 나는 자유당이라 혹은 자해당이라 부르고 싶다.) 이해가 가겠지만, 삼성이라면 이해가 가겠지만 도대체 삼성의 특혜를 철폐하고 금융을 바르게 세우겠다는 김기식을 향하여 맹공을 퍼부은 이유가 무엇일까? 여전히 네이버에 김기식을 치면 "김기식 여비서"라는 연관어가 먼저 뜨는 이 상황을 보면서 그의 가족들은 얼마나 답답할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김기식의 낙마 이후, 이제는 조국을 향한 공세를 시작했다. 정권 초기 임종석에 대한 언론의 공세에 이어 조국에 대한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그 덕일까?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임종석과 조국이 차기 대통령이라고, 비선 실세라고 생각한다. 언론은 이러한 생각에 불을 지피기 위해서 참 가지가지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언론이 팟 캐스트에서 "왜 그래? 그건 언론이 아니잖아"라고 말을 하면 너희들이 언론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격할 때에는 언론이라는 프레임으로 그들을 처벌하려고 애를 쓴다. 이건 기울어져도 너무 기울어져 있다. 어떻게든 바로 잡아 보려고 불매 운동도 하고, 사장 교체를 요구하기도 하고, 방송사 앞에서 시위를 해보지만 그들은 요지부동이다. 정권이 바뀐 다음에나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함은 더 커져만 간다. 그런 나에게 언론이 그 지랄맞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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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8-05-01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론사가 그 유지비를 광고에서 대부분 가져오면서 이미 주도권이 넘어갔다고 봅니다. 물론 일종의 공생관계이기도 하고 갑을관계가 역전되기도 하지만 장충기사건을 보면 결국 큰 광고주가 다 잡고 흔드는 걸 막을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기자다운 기자보다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고 2030이든 4050이든 결국 월급쟁이 이상의 수준을 기대하긴 힘든 것 같네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뉴스를 가려 보고 듣는 혜안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 활발한 독서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니까 답답하네요..
 

미투 운동이 한창이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한국의 미투 운동은 기다렸다는 듯이 각계로 번져가기 시작했다. 범조계, 문학계, 연극게, 이제는 정치계까지... 그동안 쌓여왔던 적폐들이 이번 기회를 통하여 한꺼번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온갖 권력으로(그것이 직위가 되었든 재물이 되었든 그 무엇이 되었든 간에) 찍어 누르던 것들을 더 이상 찍어 누를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이르러 터져나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지렁이가 밟히다 밟히다 꿈틀 한번 한 것이며, 쥐가 죽으면서 찍 소리 내보는 것이다.

 

미투 운동이 무엇인가? 자기 이름 걸고 나도 성폭력을 당했다는 뜻이 아니던가? 한국 사회처럼 약자를 보듬어 안아 주는데 인색한 사회 속에서, 더구나 여성 피해자에 대해서는 더한 한국 사회 속에서 자기 이름을 걸고 내가 성폭력을 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 목숨을 걸고 돌진하는 저항이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으니 내가 최소한 너에게 상처라도 하나 남기고 죽겠다는 옥쇄(3.1절이 지난지 1주일이 안되었는데 이런 말을 쓰기가...그러나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이다.

 

그 처절함 때문일까 과거와 달리 미투 운동이 사회에 끼친 영향이 만만치 않다. 나아진 것이 뭐가 있느냐 반문하겠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성폭력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성폭력을 구분하지 못했던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니던가? "성폭력=성폭행=강간" 이런 등신같은 등식을 보편적인 상식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그래서 강간당한 것이 아니니까 괜찮지 않느냐, 혹은 청바지를 입었는데 강간이라니 당치 않다라는 식의 이야기들이 법원에서도 흘러나오지 않는가? 미투 운동은 이런 암담한 현실 속에 한 줄기 빛과 같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미투 운동이 진행되면서 언젠가부터 물타기가 시작되고 핵심쟁점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아픔과 용기에 공감하기 보다는 얼굴을 보면서 품평회를 한다. 페미냐 아니냐 말하기 시작하고, 한남이냐 하니냐, 남성 공격이냐 아니냐 등등 여러가지 불필요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미투 운동이 정치권으로 옮겨붙으면서 색깔론으로 번지기 시작한다. 어제 안희정 지사와 관련된 사건을 보면서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 되기 시작했다. 참다 못한 비서가 용기를 내어서 고백했다. 안희정 지사 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 강간이 아니라 화간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팩트다. 그런데 여기에 더하여 공작이다 아니다, 김어준이 알고 있었느냐 아니냐 등등 여러가지 말하는 것들은 미투 운동의 핵심을 가리는 일이다.

 

안지사 사건의 핵심은 이거다. 강간인지 화간인지는 아직 모른다. 거의 대부분의 성폭행 사건이 그러하듯이 피해자는 강간이라 주장하고, 가해자는 화간이라 주장한다. 그런데 증거는 없다. 자기가 증거라고 한다. 앞으로 재판이 난항을 겪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가장 확실한 것은 안희정 지사는 성적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딱 여기까지가 팩트다. 나머지는 진행되는 사안을 바라보면서 판단해야 한다. 섣불리 판단하고, 아무런 피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돌을 던지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진흙탕 싸움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는지 주시하고, 이 일을 통하여 모든 미투 운동을 덮고 가려는 세력이 있는지, 혹은 자신들의 이익과 권력을 여전히 유지하려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물타기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물타기는 바다에 가서나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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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3-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간이 뭔가 했습니다.ㅋ
고은 시인도 그렇습니다. 상습적이진 않았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거기에 완전히 비껴가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차라리 어느 정도 잠잠해질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게
그나마 나을 것도 같은데.
어쨌든 이런 진흙탕 싸움이야 예상했던 바고
이 운동이 뭔가 획기적인 전환이 되길 여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랄뿐입니다.

saint236 2018-03-06 16:37   좋아요 0 | URL
잘못했는데 상습적이지 않았다, 좋아서 했다 그러면 죄가 없어지는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어쩌면 이 기회에 정치권으로 미투 운동이 번져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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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활동 => 방범 활동

공원국의 춘추전국이야기를 상당히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오타가 이렇게 많은 것은 아쉽다. 아마 편집 기간이 부족하지 않았나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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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찾기 열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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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 => 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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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 직
기반은 => 기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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