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 역사상 가장 뛰어났던 전사들의 '이기는 기술'
프랭크 맥린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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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로마의 신 중에 야누스라는 신이 있다. 옆의 그림에 나오는 신이 바로 야누스인데 야누스는 두 얼굴을 가진 신으로 유명하다. 1월을 January라고 부르는데 이는 바로 Janus라는 신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1년의 시작이자 끝과 같은 양면의 큭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나? 두 얼굴의 사람을 가리킬 때 우리는 야누스 같은 사람이라고도 부른다. 로마 사람들은 갈림길에 서 있는 이정표에 야누스 신을 조각해 놓길 즐겨했단다. 또 야누스 신은 종종 아테네 여신과 함께 조각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심상치 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테네 여신은 지혜의 여신이자 전쟁의 여신이기도 하다. 용기를 가지고 나가는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을 수호하는 여신으로 유명하다.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테세우스 등 유명한 영웅들은 대개 아테네 여시의 수호를 받으며 그 여신으로부터 지혜를 얻어 훌륭한 영웅이 되었다. 이러 ㄴ아테네 여신과 두 얼굴의 신 야누스가 같이 조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 로마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영웅은 야누스같은 존재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전사들, 역사상 가장 뛰어났던 전사들의 이기는 기술"이라는 책 제목이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아 살가 망설였던 책이다. 기이하게도 우리 나라에는 자기 개발서가 넘쳐난다. 서점에 가보라. 왠만한 것은 거의 다 자기 개발서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스티브 코비의 책이 우리 나라에서 얼마나 많이 팔렸으며, "긍정의 힘"이라는 책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 안다면 이상하리만치 뜨거운 우리나라의 자기 개발에 대한 열망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을 사지 않으려고 했지만 다루고 있는 등장 인물들이-스파르타쿠스, 코르테스, 도쿠가와 이에야스, 아틸라, 사자왕 리차드, 나폴레옹-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도무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 사람들을(심지어는 영웅이라고 부를 수 없는 코르테스를 포함하여)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단 말인가? 순전히 이런 궁금증에서부터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한페이지씩 읽어가면서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책 제목을 왜 전사라고 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차라리 책 제목을 전사라는 의역이 아니라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는 것이 월씬 낫지 않았을까? 솔직하게 "영웅 그리고 악당"이라고 말이다.

  "영웅 그리고 악당"이라는 원제에 맞게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점에서는 영웅들이다. 대제국 로마에 반기를 들었던 검투사 스파르타쿠스, 그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예술적인 영감을 제공해 주었다. 예술가적인 영감을 떠나서 당시 노예의 신분으로 로마에 맞장을 떴던 그의 용맹함은 높이 존경할만하다. 아즈텍 문명을 멸망시킨 코르테스, 그는 영웅이라기보다는 정말 비열한 사기꾼이다. 그러나 그는 아즈텍 문명을 무너뜨리고 백인들에게 멕시코를 가져다 준 무자비한 강도였다. 비열하고 음흉하기라면 코르테스와 상벽을 이룰만한 도쿠가와 이에야스, 그는 마지막 그 순간까지 2인자의 자리에서 칼을 갈고 있었다. 시간이 마치 자기편인 것처럼 말이다. 결국 그의 경쟁자들이 사라져가고 제일 약했던 그가 천하의 대권을 차지 했다. 다케다 신게, 우에스기 겐신, 오다 노부나가, 이마가와, 호조,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이에야스보다 더 쟁쟁하게 이름을 날리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갔지만 그는 결국 살아남았다. 그리고 천하를 차지했다. 유럽인들에게 오늘날까지 악명높은 아틸라, 여전히 유럽 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대명사이다. 비열하고, 음흉하고, 무자비한 존재 아틸라는 독일민족의 대서사시 니벨룽겐의 반지에도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군테르 왕과 브룬힐트 왕비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지그프리트의 아내 크림힐트가 청혼한 사람이 바로 핀족의 아틸라이다. 아마도 이 모티브는 훈족의 왕 아틸라가 서로마 황제 발렌티아누스의 누이 유스타 그라나 호노리아로부터 청혼받은 사실에서 따온 듯 하다. 스릴을 즐기고 남자 다운 그리고 당시 최고의 전사라고 칭함받던 사자왕 리차드, 그에 대해서는 온갖 유명한 전설들이 많다. 그러나 그는 순수한 전사로 머물러 있을 때 가장 빛나는 사람이었다. 왕으로 태어난 것이 그 인생의 가장 큰 실수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나폴레옹, 그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철저하게 자기의 욕망을 위해서 살았던 독재자이지만 그는 평생을 프랑스 국민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사람이다.

  저자는 6사람의 인생에 관하여 그들의 약점과 장점을 동시에 살펴본다. 한편으로 추켜 올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깎아 내리지도 않는다. 심지어는 강도같은 코르테스와 마피아같은 아틸라조차 그들의 인생에 영웅적인 모습들이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추켜 올리지도 않는다. 영국 사람이어서 그런지 사자왕 리차드에 대해서는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그에 대해서도 무조건 추켜 세우지만은 않는다. 이 책이 역사책이 아니라 자기 개발서로 읽힐 수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저자는 역사의 페이지를 장식하고 떠난 영웅은 영웅의 모습과 악당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들은 장점과 동시에 약점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악당의 모습을 영웅의 모습으로 가릴 수 있는 이유는 그 약점에 구애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영웅의 모습을 마지막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장점을 마지막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자기의 약점에 매몰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에게 있어서 영웅와 악당은 한 끝차이요, 야누스같은 존재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도나 그림 자료가 너무 없다는 것이다. 400페이지에 이르는 책 중에 지도는 딱 한번만 나왔다. 아무리 자세하게 그린다고 할지라도 그림이나 지도가 한 컷 들어가 있는 것에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두번째는 책이 너무 두껍다는 것이다. 글씨가 조금 큰 것 같기도 하고 조금만 더 얇게 만들었다면(내 생각에는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고 본다.)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쉬웠을 것이고, 책값도 조금은 싸지지 않았을까? 18000원이라는 책값은 책의 내용에 비해서 조금은 비싼 듯 느껴진다. 하드커버도 불필요하지 않았을가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다보면 중언부언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어느 순간에는 이야기의 흐름을 끊을 정도로 심해지기도 한다. 세 가지가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지만 그런대로 만족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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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칼집
한홍 지음 / 두란노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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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합도라는 검술이 있다. 검술의 한 분파로 쉽게 말해서 발도술이라고도 불리운다. 검집에 들어 있는 검을 뽑음과 동시에 공격을 가하는 초스피드의 검술이다. 이 발도술이 가능하려면 가장 중요한 요건은 검이 검집 안에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발도술의 요체이다. 만일 발도술의 대가와 겨루기를 할 때에 검이 이미 검집 밖으로 나와 있다면 최소 30%는 이기고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거합도에 있어서 검집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검이 더 위력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정말 잘 벼려진 칼이란 칼집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칼집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칼집의 역할이란 단순하게 칼을 가지고 다니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칼을 보관하고, 보호하며,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칼에 칼집이 없다는 것은 둘 중의 하나이다. 칼로서의 가치가 그리 크지 않다든지, 칼을 사용하는 사람이 목숨을 버릴 정도로 막장을 생각한다든지. 어느쪽이 되든간에 칼집이 없다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사람을 칼에 비유해 본다면 마찬가지로 사람이 가장 빛나는 것은 그 사람에게 정말 제대로 된 칼집이 있을 때이다. 사람에게 잘 맞는 칼집이라 함은 절제력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아무리 대단한 실력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절제력이 없다면 이미 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헤픈 사람, 실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고수들은 함부로 자신의 실력을 남에게 보여 주지 않는다. 어설프게 초단을 딴 입문자들이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내 보이고 싶을 뿐이지, 진정한 실력자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 친구들 가운데에도 그런 친구가 있다. 태권도가 4단이다. 승단 심사에서 5단으로 승단한 친구이다. 나중에 밥벌어 먹고 살 것이 없다면 태권도장 차린다고 농담할 정도로 실력이 있는 친구인데 도장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지 않는다. 시비가 붙고 화가 날 때에도 함부로 주먹을 휘두르지 않는다. 겁이 난다고 하더라. 잘못 때리면 어떻게 될까봐 겁이 난다고 하더라. 이게 진정한 실력자들의 모습이다.

  진짜 리더는, 진짜 실력이 있는 사람은 자기에 대하여 끔찍할 정도로 엄격하다.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지만 자신에게 대해서만은 엄격하다. 자신을 한자루의 잘 벼려진 칼로 만들고 있지만 결코 함부로 내보이지 않는다. 자기 절제라는 칼집안에 자신을 담아 두고 있다. 그러다가 꼭 필요한 순간에 자신을 드러내서 그 문제를 해결한다. 이것이 진짜 리더의 모습이요, 진짜 실력자의 모습일 것이다.

  세상에서 진짜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 음식도 진짜로 만드는 음식점은 망해가고 있다. 명품도 이미 짝퉁이 판을 치는 시대이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이다. 진짜 실력자들이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빈수레가 판을 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빈수레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굴러가고 있는 시대에 조용히 자신을 갈고 닦으며 절제라는 칼집 안에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진짜배기들은 어디에 있을가? 언제나 진짜 배기들이 대접받는 시대가 올까? 실력 지상 주의 시대에 성품과 절제라는 아름다운 칼집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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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감성 마케팅
김영한.임희정 지음 / 넥서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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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 감성 마케팅!!!

  책 제목은 거창하지만 그 내용은 과연 그런가? 이 책을 접했을 때, 그리고 책 제목을 보고 그 페이지를 넘길 때 "정말?"이라는 호기심이 일었다. 개인적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는지라 스타벅스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을 때 "내가 왜 스타벅스를 좋아할까?"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이 책이 해결책을 던져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감성마케팅이라는 말을 접했을때에 정말 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책을 넘겨보면서 갖는 생각은 "에이 정말!"이다. 앞의 정말이 기대감의 표현이라면 책을 덮고 난 후의 정말은 불만의 표현이다. 그리 큰 기대를 가지고 볼만한 책은 아니라 생각을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스타벅스의 성공요인을 77가지로 분류하여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성공 요인들은 여러 면에서 겹치는 부분들이 있다. 77가지를 만들기 위하여 억지로 쪼갠 듯한 느김을 받는다. 이 책의 저자가 삼성전자, 휴렛팩커드에서 30년간 마케팅 실무를 경험했기 때문인지 스타벅스에 대해서 상당히 우호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벅스 일부 매장에서 발견된 몇 가지 좋은 점들을 포장하여 전체적으로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바리스타와의 대화를 통한 메뉴 선택이라든지, 그날의 커피라든지, 무료 시식회라든지 이런 것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그리고 문화적인, 인간적인 차우너에서 고객들을 끌어모은다 말하지만 4~5년을 스타벅스를 줄기차게 애용해온 나는 왜 그러한 것들을 한번도 못봤는지 모르겠다. "바리스타와의 친절한 대화, 문화를 파는 곳, 감성 세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등등의 이야기들은 전혀 현실감으로 와닿지 않는다. 끊임없이 이 책을 보면서 "찌라시"라는 말이 떠 오르는 것은 왠 일일까? 스타벅스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아웃소싱하여 무료로 배포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렇게 저렇게 포장하여 고객들이 돈 주고 사가게 만드는 광고지같은 느낌은 무엇일까? 책을 사고 "낚였다"는 말을 떠 올리게 된다. 스타벅스가 파고든 이유는 이것이 아닐 것이다. 결코 감성 마케팅이 아니다. 고도의 전략이며 쥐어짜기이다. 이 책의 입장이 아니라 개인이 바라본 입장에서 스타벅스 성공의 실체에 대하여 분해해보겠다. 이즘 되면 서평이 아닌 이상한 부분으로 변하게 되지만....

  스타벅스는 요즘 여자들의 트렌드이다. 물론 나처럼 특이하게 젊은 남자들이 애용을 하기도 하지만 3:7정도로 남자보다 여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곳이 스타벅스이다. 이것은 어느 커피숍을 가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에서는 속칭 별다방 혹은 우주벌레라는 말로 사용되기도 하는게 그 가격은 식사 한끼에 필적한다. 그래서 나는 흔히 커피한잔 하죠라는 말 대신에 커피 한끼하죠라는 말로 인사를 건넨다. 내가 줄기차게 마시는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가 3800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저렴한 커피이다. 물론 숏 사이즈로 내려가면 2000원 아래로 내려가겠지만 내체로 그렇게 시키지는 않는다.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이것저것 넣는 톨 사이즈를 시키는 사람이라면 4000원은 훌쩍 넘어가 버린다. 그런데 왜 스타벅스가 뜨는가? 서비스? 개뿔 말도 안되는 소리다. 뜨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미지, 패스트 푸드, 익명성 이 세가지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이윤을 보장해 주는 것은 자본의 논리로 커피 농가를 착취하는 것이다. 그 어디에서 맛과 서비스는 없다. 솔직히 기억해 보면 알 것이다. 스타벅스 커피가 많이 쓰다. 어른들은 마시지 못할 정도로 쓰다. 이디야 할리스 커피에 비하면 쓰다. 그런데도 우리는 스타벅스를 찾는다. 중독된 것처럼...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은 이미지이다. 스타벅스를 마시는 사람은 뉴요커 내지는 성공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마치 초딩 사이에서 닌텐도 DS가 없으면 따당하는 것처럼 20대가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저급한 사람으로 취급당하도록 이미지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2000원짜리 김밥을 먹고도 커피는 4000~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게 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한 때 된장녀 논란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마신다였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가 따듯한 곳인지 몰라도 한국에서 스타벅스는 기이한 곳이다. 밥보다 비싼 커피를 즐기는 곳이며 이상한 용어들이 사용되는 곳이다. 이젠 영어로 안되니 이탈리어까지 동원하여 메뉴판을 장식하는 곳이다. 도대체 그란데와 톨의 차이가 무엇인가? 그러나 스타벅스에서는 차별하여 사용한다. 영어를 사용하는 것도 부족하여 낯선 이탈리아어까지 사용하여 우리는 이만큼 고급이다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동경보다 1천원이나 더 비쌀 이유가 없다. 스타벅스는 고가 제품, 명품이라는 이미지는 한국에 뿌려 놓고 그 이미지를 소진하도록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다.(물론 나도 여기에 넘어가지만...T.T)

  둘째는 패스트 푸드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이 말이 진리임을 믿는다. "커피는 공을 들인만큼 맛있다."  드립커피보다 에스프레소가, 에스프레소보다 사이폰이, 다음으로 워터 드롭이 맛있는 것은 시간과 공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너무나 쉽게 커피를 뽑는다. 저자는 스타벅스가 여러가지 면에서 이런저런 선택의 폭을 넓혀 놓았다 말하지만 스타벅스는 표준화 메뉴얼, 스피드로 대표할 수 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다. 그렇다 포디즘이다. 이미 끝나버린 포디즘이 스타벅스에서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빨리만든 커피가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어디 가나 맛이 동일하다는 것은 특징이 없이 누가 만들든지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커피는 아닐 것이다. 내가 혼자 끓여마신느 커피도 그때그때 다르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만드는 것이 모두 같다니. 어불 성설이다. 언뜻보면 다양하지만 철저하게 메뉴얼화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익명성이다. 스타벅스 매장을 본인이 많이 가는 이유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여러사람들이 모여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않고 제각각 말하기 때문이다. 조용한 식사집 방에 들어가도 옆방 말소리가 들릴때가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여러가지 소음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가 들을 염려가 없다. 내 앞에 있는 사람만이 듣을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이 스타벅스의 매력이다. 시시껄렁한 농담을 해도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없기에 손에 스타벅스 잔만 든다면 뭔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것같이 느껴지는 익명성 때문이다. 아무도 내가 누구인지 알려하지 않는다. 그 친절하다는(?) 바리스타도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것이 스타벅스의 진정한 매력이다.

  마지막 자본의 논리가 스타벅스를 먹여살린다. 자본의 논리라는 말을 사용하니 빨갱이다 선입견을 갖겠지만 열대 과일 장사와 커피장사는 혹독한 수탈이 동반되는 장사이다. 적당한 가격을 주고 최고의 아라비카산 품종만 사용한다는 말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적당한 가격이라? 물론 스타벅스에서 공정무역을 가장 먼저 도입한 커피 전문점이기는 하지만 그 페센티지는 그렇게 높지 않다. 물론 다른 기업에 비하여 공정무역 커피를 도입한 것도 대단하다 말할 수 있지만(51P에 나오는 Fair trade blend는 공정무역 커피를 가리킨다.) 한국에서 공정무역 커피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막내 동생이 스타벅스에 들려서 하는 일이 "공정무역커피 있어요?"하고 묻는 것이다. 그런데 대답은 놀랍게도 "No"가 아니다. 아예 모른다. 정말 어쩌다 간혹 있는 사람들도 수지타산이 안맞는다는 말로, 자기들 이익이 줄어든다는 말로 갖다 놓지 않는다. 그러면서 적당한 가격을 준다는 말은 어이없음을 넘어서 거짓부렁이다. 다른 커피 회사들보다 더 주겠지만 스타벅스 커피도 그리 많이 주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싼 값에 사다가 더 많이 남겨야 한다. 이 우너칙에 충실한 것이 스타벅스요 할리스이며, 이디야이고 커피전문점이다. 돈되는 것에 집중해서 최대한 많이 뽑아낸다. 이것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라는 이름하에 비싼 커피를 제공하고, 최대한 싸게 커피를 사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스타벅스의 일들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나도 웃기고 이해가 안되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최소한 이런 것들을 이해한다. 원래 그런데 나는 이만큼을 주고 이것을 이용한다 말하는 것이다. 돈주고 그만큼 가치가 있다 생각하기에 사용한다. 자기가 돈 주고 만족하면 그것으로 1차적인 문제는 해결이 된다. 그 다음으로 2차적인 문제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나오 생각을 달리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내가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것은 이 책에서처럼 그럴듯하게 포장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것은 과대포장이 아니라 거짓부렁이다. 내 경험에, 그리고 내가 아는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에 의거하면 말이다. 물론 내 경험이 100% 진실이다 말할 수 없지만 그 어떤 사람들도 스타벅스가 서비스가 끝내줘서 계속 이용하고 싶어한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책은 그렇게 말한다. 사실을 적절하게 포장하고 왜곡해서 마치 그러 것처럼 믿게 하는 것 이것이 찌라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난생 처음 찌라시를 돈 주고 사서 읽었다.

PS 그냥 기대하지 않고 그런가 보다 하면 꽤 괜찮은 내용들이 많다. 그런데 시장경제, 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보지 말라. 이 책이 말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뽑아 낼까 하는 것이기에.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이라는 말에 그 실체가 정확하게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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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하워드 슐츠
    from [로처의 사랑방] 2008-02-02 17:38 
    스타벅스! 여러분은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세요? 저는 커피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한 번 가보았을 뿐입니다. 이런 저에게 가장 먼저 연상되는 단어는 '비싸다' 입니다. 아직 저는 '고급커피' 라거나 '좋은커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스타벅스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아래에는 우선, 이 의문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하려 하고요, 둘째는, 최근의 스타벅스 변화에 대한 기사를 링크합니다. 셋째는, 이 책에..
 
 
로처 2008-01-30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스타벅스를 막연히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아오다가,
관련 책 두 권 읽고 꿈처럼 마냥 좋아하던 중에 이 글을 읽었습니다.
정신이 확 드네요.
전 책을 머리로 읽지 않고 혀끝으로 읽나 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SERI 전망 2008
홍순영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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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한-EU FTA, 글로벌화, 체질 개선, 수요자의 니즈(needs)에 맞춘 공급, 고유가, 미국과의 경제의 탈 동조화 등....2008년을 예견하는 말들은 너무나 많다. 과연 삼성경제연구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분야에 걸쳐서 2008년을 분석 해 놓았다. 경제와 관련된 분야는 정말 자세하게 나누어 놓았다. 이것을 보고서 내년도 대한민국의 경제 흐름과 국제 역학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어갈지 대략적이나마 윤곽이 잡히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시 정책 자료집이 SERI를 베낀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석을 잘 해 놓았다. 금융 부분이나 경제 용어가 조금은 어렵기는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운 책이다. 내년을 내다보고 한해 계획을 세우려는 사람들, 특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곡 봐야할 책이라 생각이 든다.

그러나 SERI 전망 2008 보고서를 보면서 아쉬운 것이 있는데 두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는 모든 분야를 경제에 집중하였다는 것이다. 정치와 사회문화 등에 관한 부분들도 모두 경제 논리로 바라보고 비평하고 있다는 것이 제일 안타깝다. 특히 정치에 관한 부분들이 없는 것이 안타가운데, 아마 이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주된 관점이 경제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펴낸 곳의 관점이 경제에 맞추어져 있는데 그것들을 가리켜 부족하다 말하는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안타까움이다. 그래도 삼성의 씽크탱크인데 모든 것을 경제에 맞춘다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삼성에 대한 기대, SERI에 대한 기대가 너무 과했나보다.

두번째 지적하고 싶은 것은 사실 지적이라기보다는 반대이다. 안타가움이라기 보다는 불편함의 표현이다. SERI는 모든 것을 경제 논리에 치중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 것과 비슷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위에서는 모든 것을 경제에만 촛점을 맞추어서 전망하고 있다는 말이라면 두번째는 모든 것을 손익계산에 맞추어 이해타산으로 제단하고 있다는 말이다. 조금이라도 이익을 더 구현할 수 있는 곳이라면 선이요 손해는 악이라는 경제의 논리가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다.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들마저, 윤리와 도덕이라든지, 인도적인 부분들마저 경제의 논리로 이해하고 있다. 너무나 깔끔하게 논리를 전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논리를 들으면서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은 이익창출이라는 기업의 목적으로 인간사회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본다.

한-미 FTA는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체질을 개선할 것이다는 전망이다. 어덯게 할 것인지, 개선책은 무엇이요, 제도는 무엇이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인 준비도 없이 한-미 FTA는 지금까지 국내에만 주저 앉아 있던 중소기업의 체질을 변화시킬 것이며 글로벌화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 밑바탕에 깔린 의미는 이것일 것이다.

"살아남은 소수의 중소기업은 글로벌화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도태된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흔적도 없이 소멸할 것이며 그들의 자리를 외국자본과 대기업에게 내어줄 것이다."

SERI는 이렇게 전망한다. 한-미 FTA는 우리나라 농가의 체질을 개선할 것라 한다. 지금까지 무작위로 무분별하게 나누어주었던 농가 보조금들과 농가정책이 이젠 바귀어 갈것이다. 농업은 양이 아닌 질로 가치가 변할 것이며, 농업도 하나의 산업으로 이해되어 경영 마인드를 가진 새로운 농부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들은 시장 경쟁력을 가질 것이며 국가도 이들을 위하여 모든 모력을 아기지 않을 것이라 한다. 국가는 논가를 1~4유형으로 나누어 관리할 것이며 1~2유형에 모든 힘을 집중하여 농업 경쟁력을 기를 것이다. 이상이 SERI의 농업에 관한 전망이고 예견이며 소망이다. 농업을 효율성의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효율성이라는 말 가운데에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다. 우리나라 농가 유형은 이렇게 나누어 진다.(SERI 326p)

1유형: 전업농,  2유형: 성장 가능 중소농,  3유형: 60세 이상 고령농,  4유형:취미, 부업농

1~2유형에 모든 노력이 집중될 것이라 하면서 이들이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질적으로 향상된 농부로 등장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농촌의 평균연령이 50대이다. 대부분 농민들은 60세 이상의 사람들이요 70 이상의 사람도 많다. 실제 우리나라 농촌에서 50대는 나이 먹었다고 명함도 못내미는 실정이다. 아마 대대수 농가의 유형은 3유형일 것이다. 그런데 1~2유형에 집중한다. 생색내기 일뿐이다. 이미 우리나라 농촌은 시장원리나 경제 원리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다.

몇 가지 이야기들이 더 있지만 여기에서 그만하겠다. 인간사회란 "1+1=2"라는 산술 계산이 적용하기 어려운 곳이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수학적이지도 논리에 지배를 받는 존재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의 모습을 논리로 규정하고 손익계산으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삼성맨으로 대표되는 인텔리계급의 특징일 것이다. 삼성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불편함도 아마 이와 비슷한 연유에서 기인하는 것이리라.

PS. 이 책의 금융부분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중국의 약진", "EU", "개도국와 중동"이라는 네 마리의 나비가 날아가면서 일으키는 연쇄작용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미국발 나비의 효과는 전 세계를 흔들기에 충분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경제 용어에 대하여, 그리고 경제적 판단에대하여 자료를 제공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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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버스
존 고든 지음, 유영만.이수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정인이 네이트 온 아이디가 Energy Bus인지라 서점에 갔다가 이 책을 보고 아무생각 없이 집어들었다. 이 책을 봤나라는 생각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꼬박 2시간에 걸쳐서 마지막가지 다 읽었다. 그리 어려운 내용은 아니고 양이 많은 것이 아니지만 우리에게 많은 화두와 교훈을 던져주는 책이다. 에너지를 나누어 주는 에너지 CEO가 되기 위해서 해야할 열가지 계명. 우리의 삶을 기쁨과 활력으로 가득채울 교훈들이다.
 
1. 당신 버스의 운전사는 당신 자신이다.
2. 당신의 버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열망’, ‘비전’, 그리고 ‘집중’이다.
3. 당신의 버스를 ‘긍정 에너지’라는 연료로 가득 채워라.
4. 당신의 버스에 사람들을 초대하라, 그리고 목적지를 향한 당신의 비전을 공유하라.
5. 버스에 타지 않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6. 당신의 버스에 ‘에너지 뱀파이어 탑승 금지’ 표지판을 붙여라.
7. 승객들이 당신의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그들을 매료시킬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라.
8. 당신의 승객들을 사랑하라.
9. 목표를 갖고 운전하라.
10.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즐겨라.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글귀는 이것이다.

"목표란 다른 사람보다 더 나아지는게 아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어제의 너'보다 나아지는 걸 목표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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