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버리기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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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33살 먹은 녀석이 뜬금없이 묻는다. 나랑 나이 차이도 많이 나지 않지만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편인지라 그 녀석도 나에게 고민 거리가 있으면 스스럼없이 말하는 편이다. 음악 치료사라는 특이한 직업의 문제로 항상 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취업의 문제로, 그리고 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의 문제로, 거기에다가 교회 청년부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서 여러가지로 고민거리가 많다. 자연히 생각이 많을 수밖에.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어느날 서점에 갔더니 베스트셀러 중에 하나가 눈에 확 띄더란다. 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생각 버리기 연습" 

  요즘들어 더 생각이 많아져 골치가 아프던 차에 제목에 확 꽂혔다고 한다. 며칠 뒤 교회에서 나를 만난 그녀석이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는 책을 읽어 봤냐고 물었다. 알고는 있지만 보지는 않았다고 했더니 그 책을 사려다가 말았다면서 지금이라도 당장 사려고 한다. 그런데 그 녀석은 이 책이 불교식 마음 수련 방법임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읽어보고 이야기해 주겠다 달랜 후 읽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이런 식으로 읽게 되는 책들이 꽤 있다.  

  역시 종교가 다르다 보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최대한 쉽게 풀어 썼다지만 어릴 때부터 기독교라는 배경에서 자라서 불교에 문외한인 나에게 이 책을 깊이 이해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학 다닐 때 세계의 종교라는 과목을 들었을 때 불교에 대하여 약간이란 공부한 풍월, 그리고 동양 철학을 공부하면서 인도 철학과 불교 철학에 대하여 병아리 눈꼽만큼 배운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아주 얇고도 얕은 지식으로 이 책을 읽어가면서 얻은 결론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한마디다. 과거 실연의 아픔으로 힘들어하던 나에게 친구가 보내준 한마디의 문자가 바로 이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이 많은 것은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에 잡념이 일기 때문이요, 이로 인해 평상심을 잃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하여 저자가 제안한 훈련 방법은 팔정도이다. 말하기, 듣기, 보기, 쓰기와 읽기, 먹기, 버리기, 접촉하기, 기르기라는 항목들도 결국은 팔정도를 기본으로 수행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기록해 놓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에 문외한이 사람이 그 내용을 깊이 깨달아 알이에는 어려운 것이다. 그렇지만 마음이라는 것이 어디 내 뜻대로 되던가? 아무리 훈련하고 노력하고 연습한다고 해도 내 뜻대로 하기 어려운 것이 마음이 아닌가? 일체유심조라는 말만큼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말이 어디 그렇게 많겠는가? 그래서 책을 읽고 나서 명쾌하기 보다는 오히려 생각이 더 많아진 것일 게다.

  현대인은 생각이 너무 많은 생각병에 걸려 있다는 저자의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거기로부터 한발 물러서서 객관화하라는 저자의 말은 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불교적인 수행에 맹렬 정진하려는 독실한 불교도가 아니라면 객관화라는 것이 조용한 산사로 떠나 거기에서 며칠 수행하는 템플 스테이 수준에 머무르지 않을까?

 자기의 감정이 움직이는 모든 것을 慢(만)이라는 번뇌로부터 유래하는 것이기에 이것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은 왠지 나에게 강박증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선한 욕심이라는 것도 결국 욕심이기에 이것은 치졸한 것이며 버려야 할 것으로 이야기하는 저자의 말에는 왠지 인간미마저 없어진 것 같아서 갑갑하다. 無를 의식하는 無는 진정한 無일 수 없듯이 잡념을 버리려는 생각 또한 잡념의 하나가 되지 않겠는가? 분명히 저자는 이 부분을 경고하면서 이러한 잘못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디 그런가? 게다가 기껏 잡념을 버리고 마음을 안정시켜 놓은 마음을 자극하는 자극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한 자칫 잘못하면 우리는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는 또 하나의 생각에 지배되어 살아가지 않겠는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연습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기준은 너무 높은 곳에 잡고 있고, 그것을 강요하는 것 같다는 말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김남준 목사님의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끼는 답답함을 느꼈다면 쉽게 이해가 되려나? 

  마지막으로 12,000원이라는 책 값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 먹고 읽으면 2~3시간 내에 읽을 정도로 글씨도 크고 여백도 많은데 이 정도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폭리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비싸게 받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에 대해 물어 본 녀석이 읽고 싶다면 빌려주겠지만 내가 나서서 권하고 싶지는 않다. 괜히 그 녀석의 마음에 또 다른 잡념만 심어줄 것 같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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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4-0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이랑 겉표지 보고서는 혹 했었는데...
실제로 평점은 다들 박하시네요~^^

saint236 2011-04-08 10:30   좋아요 0 | URL
혹하시면....박해집니다.
 
스무 살, 절대 지지 않기를 - 빛나는 20대, 너의 눈부신 꿈을 이루기 위한 청춘지침서
이지성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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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다가 어느 영화 포스터의 카피가 생각이 났다.  

  "맛있는 불량식품" 

  그렇다. 자기계발서에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아니다. 자기 계발서라기보다는 이 책에 딱 어울리는 제목이 아닐까? 깔끔한 디자인, 왠지 도전적인 제목, 손에 들기 딱 좋은 크기. 이런 이유로 읽어보지도 않고 호주로 가는 청년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비록 읽어보고 선물하지는 못했지만 선물한 책은 나도 무슨 내용인지 읽어보는 편인지라 같은 책을 두 권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첫장을 펴면서부터 "이런 젠장"이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다음으로 드는 생각은 "큰일났다."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간절히 바라기는 이 책을 선물로 받은 그 녀석이 책의 내용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으면 하는 것이다. 

  자기계발서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지, 그리고 왜 유달리 책을 좋아하는 책쟁이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는지 그 이유는 명확하다. 자기 계발서라는 것이 어떻게 하면 성공할 것인가에 대하여 말하지 어떻게 하면 인간답게 살 것인가에 대하여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말을 가져다 붙인다고 할지라도 성공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은 베스트 셀러가 되기 어렵다. 그렇다고 너무 노골적으로 그렇게 쓰면 소위 말하는 책의 격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래서 자기 계발서는 이 경계선을 아주 모호하게 흐린다. 가끔 자기 계발서에서 탁월한 인생의 지혜를 얻는 것도 이러한 모호함에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너무 명료하다. 이렇게 솔직하고 노골적인 책을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 언젠가 자주 가는 서재에서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에 대하여 혹평을 보았는데 그 정도인가 싶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충분히 그런 혹평을 받을 수 있겠다 싶다. 책이 너무 솔직하다. 젊은 여성들에게 던지는 그저그런 자기 계발서식의 이야기들은 제껴놓고, 나로 하여금 이런 젠장이라는 말을 연발하게 만든 것은 "여자여, 힘을 가져라, 능력을 가져라, 성공해라, 제발 구질구질 쪽팔리게 살지마라."는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설적인 어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어서 그런지(아직도 초등학교 선생님인지는 잘 모르겟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훈계를 늘어 놓는다. 그것도 상대방을 깔아 뭉개면서, 쪽을 주면서. 게다가 "좋은 대학 가면 맘껏 놀 수 있어?"라고 우리를 꼬셨던 고3 선생님들처럼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하면 성공할 수 있어, 세상에 최고는 성공이고, 힘이고, 능력이야?"라면서 스무살들을 부추긴다. 저자가 말한대로라면 성공은 할 수 있겠지만, 능력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그 사람의 인생에서 무엇이 남을까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대한민국은 상위 1%가 움직이는 웃기는 나라라고 말하면서도, 비판하면서도 너는 그 1%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을 위해서 지금부터 자기 계발서를 하루에 한권씩 읽고 강좌를 찾아다니고 자기에게 투자하라고 한다. 그런데 난 왜 그 말이 귀에 거슬리는 것일까? 혹시나 해서 리뷰를 다 뒤져보았으나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다. 모두 좋은 책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내가 너무 과민반응하는 것일까? 성공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한 권씩 1년동안 365권의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말은 정말 가~관이다.(그렇게 자기 계발서만 읽으면 소는 누가 키워~~)

  난 왜 이 책이 불량식품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입에는 정말 단데, 맛있는데 먹으면 먹을 수록 건강을 해치는 불량식품처럼, 입에는 달고, 당장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성공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명확하게 가르쳐 주지만, 인생에 대한 고민과 삶의 풍성함에는 정말 좋지 않은 맛있는 불량식품과 같은 책이 아닐까? 그가 썼다는 다른 책들(예전에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이라는 책을 들었다 놨다 한적이 있는데 사지 않기를 잘했다)에 대한 흥미가 갑자기 사라진다.  

  불량식품을 먹었을 때 깨끗한 물로 입을 헹구고 진짜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듯이, 며칠간은 인문한 서적을 파야겠다. 사놓은 지식e 시즌 6과 공감의 시대를 읽어야겠다. 이 정도는 읽어야 내 마음에 낀 불량식품의 싼 맛이 사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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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3-23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기 계발서는 잘 안 읽게 돼요.
특히 이지성, 이분이 쓴 건 뭐랄까...님이 말씀하시는 그런 이유들 때문에 재미없더라구요.
그래도 종종 이렇게 올려주시는 리뷰 동냥하는 재미는 쏠쏠해요.
잘 지내시죠?^^

saint236 2011-03-23 10:3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다지 읽고 싶지는 않은데 교회 청년들 때문에 꽤 읽게 되는 편입니다. 와서 그 책 어대요 물어보면 일주일 뒤에 다시 오라고 하고 열심히 읽죠^^
 
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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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강의!  

  어찌보면 참 하찮고, 어찌보면 매우 중요하고, 또 어찌보면 그저그런 말이 아닐까 싶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술렁술렁 교단을 지켜온 사람에게도 마지막 강의는 있고,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도 마지막 강의는 있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도 아닌 이 책이 왜 그렇게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을까? 이 책 밑에 달린 수많은 서평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본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열광한 것일까? 나는 왜 그렇게 많은 서평 중에 또 하나의 서평을 덧붙이고 있는 것일까? 솔직하게 말해서 이 책이 내게 준 느낌은 그저 그렇다. 그럼에도 나는 왜 서평을 쓰는 것일까? 자기만족? 그렇수도 있다. 추천을 바라는 얇팍한 생각?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정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내가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쓰는 이유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냥 랜디 포시의 삶이 행복하지 않았나 하는 부러움때문이다. 

  시간은 당신이 가진 전부다. 그리고 당신은 언젠가,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p152) 

  포시의 말대로 시간은 우리가 가진 전부이다. 그런데 그 시간이란 것이 참 묘해서 많이 남아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다가 끝이 보이고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부터 아까워서 어쩔줄 모르게 된다. 이렇게 안달할 것이면 많이 남았을 때 했으면 좋았을 것을, 왜 그때 그렇게 허송세월했는지 후회가 된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그 순간에도 여전히 허송세월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내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를 자학하거나 후회로 남은 시간을 탕진한다. 그러나 포시는 대신 가족들과 더 가까이 지낼 수 있는 시간을, 그리고 남겨진 삶에 충실할 수 있는 태도를 택한다. 거스름돈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되돌아가서 그것을 항의하고 돌려 받아오는 것보다는 남겨진 시간이 더 소중하기에 그것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삶의 태도!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만약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나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포시의 인생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불행한 삶이기 쉽다. 어린 자녀들과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떠나는 중년 남성의 삶이 얼마나 슬프겠는가? 이제 막 행복이 시작되는데 그것들을 뒤로 하고 떠나는 발걸음이 얼마나 무겁겠는가? 그렇지만 그는 그 모든 무거움들을 뒤로하고 인생을 정리해보게 된다. 많은 사진들을 추려내면서 강의를 준비하듯이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추려내고 꼭 필요한 것들만 남기는 작업을 언제 이렇게 충실하게 해볼 수 있겠는가? 내가 포시에게 부러운 것이 이것이요, 그의 인생이 행복한 인생이라 평가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가끔은 멈추어 서서 우리 인생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어디쯤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점검해 보고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비록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이러한 과정을 충실히 거친 포시의 삶이 한없이 부러운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ps.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이 왠지 생각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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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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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행운+노력=아웃라이어"라고 할 수 있다.  

  작년 12월 28~30일까지 읽었던 책인데 이제야 늦은 리뷰를 올린다. 리뷰를 늦게 올리는 이유를 대자면 끝이 없겠지만, 첫째는 알라딘 서재질을 하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는 것이고, 둘째는 게으름일 것이고, 셋째는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정신적으로는 여유가 없지만 더 미루면 그냥 잊혀질 것 같아서 어렵사리 시간을 내서 끄적거려 본다.  

  아웃 라이어라는 책도, 말컴 글래드웰이라는 사람도 잘 몰랐다. 그러다가 말콤 글래드웰을 알게 된 것은 "그 개는 무엇을 보았는가?"라는 책을 통해서 이다. 자주 놀러가는 L.Shin님 서재에서 이 책을 보았다. 아마 당시 L.Shin님은 경제 경영 신간 서평단을 하시고 계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탐을 내던 책이 몇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이 책이다. 그렇게 글래드웰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머릿 속에 집어 넣고 있던 중 우연한 기회를 통하여서 이 책을 소개 받게 되었다. 가격도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는 편인지라(부담이 가는 책이라 함은 대략 5만원 선을 의미함. 그렇다고 내가 절대 갑부가 아니다. 그냥 심리적인 마지노선이 5만원이라고 하는 것이다.) 사게 되었다. 문제는 그 책을 거의 몇 달 동안 책꽂이에 쳐박아 두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내게 읽히지 못하 박혀 있는 책들이 한 두권이 아니다. 연말을 맞아 어렵사리 꺼내 읽게 된 책인데 내용이 생각보다 괜찮았던지 술술 넘어가게 되더라. 꽤 흥미있는 글들도 구석 구석에 보이고 해서 재미있게 읽었던 자기계발서 가운데 하나이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원래 수리 과학 용어인데 여기에서는 아주 특별할 정도로 대단하게 성공한 사람들을 가르키는 말이다.)는 천재여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과 성공, 그리고 그들이 가진 여러가지 조건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한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들이 그들만의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의 재력이라든지, 머리라든지, 아니면 주변의 인맥이나 환경이라든지 그들이 성공하는데 일조하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드웰은 이러한 환경을 행운이라고 부른다. 빌게이츠가 프로그램에만 푹 빠져 살 수 있도록, 그가 다닌 학교의 환경과 분위기, 그리고 부모님들의 용납이라는 행운이 없었다면 그는 절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잡스가 HP노동자들 가운데 섞여 살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기계 부품을 쉽게 얻고, 기술자들의 지식과 조언을 듣지 못했다면 애플의 잡스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 말한다.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이나, 재력이나, 인맥이 다 다르지만 그들은 공통적으로 아웃라이어들이 그 분야에 푹 빠져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들이 태어난 연도를 분석하여 아웃라이어들도 주기를 가지고 출현함을 지적한다. 물론 그가 점쟁이처럼 특별한 해에 하늘이 사람을 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산업이 출현해서 무르익어 열매를 딸 수 있는 그 때에 그 위치에 오를 수 있도록 너무 늦지도 그렇다고 너무 이르지도 않게 출생하는 것이 아웃라이들이 가지고 태어난 또 하나의 행운이라고 말한다. 글래드웰은 환경과 때를 행운이라고 표현하면서 이것이 아웃라이어들을 출현시킨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들을 출현시킨 또 다른 중요한 축을 잊지 않고 말한다. 1만시간의 법칙이다. 무엇을 하든지 그 분야에 1만 시간을 투자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그 분야의 대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웃라이어들은 아주 뛰어난 천재가 아니라 다만 우연히 얻게 된 행운 속에서 1만 시간을 투자하여 그 분야의 대가가 된 재수 좋은 노력가들이라는 것이 글래드웰의 결론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에 눈길이 멈추었다. 혹자는 1만권의 책을 읽으면 신과 필적한다는데 그정도는 아니더라도 옛 성현들의 말처럼 만권의 책이 있으면 그래도 괜찮은 사람은 될 수 있겠지? 이 또한 1만 시간의 법칙이 아니겠는가? 나느 과연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가?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1만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가? 왠지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면서 새롭게 다짐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물론 요즘은 1만 시간의 법칮이 빛 좋은 개살구일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행운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어 1만시간의 법칙마저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슬픈 모습들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아무리 거북이가 열심히 달려도, 아무리 토끼가 잠을 자도, 운전기사가 토끼를 결승점까지 차로 이동시켜주는데야 거북이의 끈질김 우직함이야 미련함 밖에 더 되겠는가? 그래도 안 하고 불평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혼자 위안을 해 본다.  

  비록 교과서적인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조건을 타고 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네 노력이 부족해서 안되는거야?"라고 비난 아닌 비난을 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지 몰라도 한번쯤은 읽혀보고 싶은 책이다. 이 책 안에서 노력할 작은 이유나마 발견하길 바라면서 몇몇 청년들에게 이 책을 권했다.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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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밥
토드 홉킨스 외 지음, 신윤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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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도 한해가 다 지났다. 지난 한해 무얼하고 살았는지 뒤를 돌아본다. 그다지 해 놓은 것이 없는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하다. 이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뒤처지는 것 같아 초조하다. 지금 있는 곳이 내게 일하는 즐거움을 주지도 못하고, 때로는 나를 지치게 만드는데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가? 올해는 유달리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해이다. 이렇게 답답함을 느낄 때 아버지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생각이 많고 머리가 복잡할 때 고등학교 1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간절히 그리워진다. 아버지라면 무엇인가 나에게 지혜로운 충고를 해주셨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머리가 복잡해서일까? 알라딘에서 이런 저런 책들을 클릭해 본다. 그러다가 눈에 띈 책이 이 책이다. 너무 유명한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던 책, 그 책이 마침 반값 세일을 한다. 안살 이유가 없다. 세계의 모든 신화라는 다소 두꺼운 책을 읽고 쉬고 싶은 마음에 책을 들었다. 지금까지 이같은 부류의 책들을 꽤 읽었기 때문에 비슷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역시 이 책도 한번 잡는 순간 마지막 끝을 볼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뜨거운 여름날 시원한 얼음냉수 같이 내 마음의 갈증을 풀어 주었다.  

  이 책을 읽고 요즘 들어 많이 답답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답답한 이유는 “내가 이곳에서 인생을 소비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가진 능력에 비하여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과연 이대로 여기에서 시간을 때우는(!) 것이 옳은가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니 답답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불평을 멈추고 기도하라,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는 말과 밥 아저씨의 삶의 방식이 내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만들었다.  

  왜 나는 내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올해 한 일이 없다고? 아니다. 눈에 띄는 일은 없지만 돌아보면 나름대로 내공을 쌓는 기회가 되었다. 신앙서적을 뺀 도서를 12월 23일 현재 101권 읽었고(이 책이 99권째 책이다.), 그 외 신앙 서적을 50권 이상 읽은 것 같다. 그에 따라 청년들에게 건네주는 책의 질도 많이 달라졌고, 내 말이라면 신뢰하고 따라와 줄 수 있는 사람들도 꽤 생겼는데 왜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불평했던 것일까?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내게 부족한 것만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2010년의 마지막 달에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서 답답한 마음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일전해본다. 다음 글귀를 마음에 새기고 말이다. 2011년도 파이팅이다. 

  얼마나 오래 사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죠. 내가 깨달은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는 삶... 그것만이 진정 가치 있는 삶입니다.(P.201) 

  2011년도 주변에 있는 청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1월의 책이다. 이미 7권 주문해서 나누어줄 기회를 잡고 있다. 선물한 책들이 읽혀지고 그들의 삶에 가르침을 주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기쁨이 책을 나누는 즐거움의 이유가 된다. 내년에도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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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2-24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나온 해에 엄청 베스트셀러였는데...
저는 슬쩍 읽고 말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굉장히 좋은가 보네요.

투자하라...... 아 그거예요 그거.
제가 요즘 저에게 하고픈 말이라니까요!

세인트님, 메리 크리스마스!

saint236 2010-12-24 10:04   좋아요 0 | URL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