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의 전략 - 명품 인재를 만드는 퍼스널 브랜딩의 모든 것
윌리엄 아루다.커스틴 딕슨 지음, 김현정 옮김 / 아고라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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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PR의 시대라고 한다. 과거처럼 묵묵히 자기 맡은 일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는 말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겸손을 떠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열심히 일한만큼 자기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이 시대의 삶의 방식이라고 한다. 그래서일지 몰라도 곳곳에서 자기가 얼마만큼 대단한 사람인지 나타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개념을 전파하고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이야기하는 저자들에게 이런 세태가 당연한 것이요, 바람직한 삶의 방법이겠지만 왠지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익숙하지 않다기보다 거부감이 생긴다로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가령 블로그를 예로 들어보면 이렇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어느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글이 정말로 죽여준다. 대단하다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다. "와 어떻게 이런 사람이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지?"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횡재한 것 같아서 기분이 한없이 좋아진다. 당장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그 사람의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말이다. 만약에 아무리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저 하나하나 글을 쓰다보니 그 내공이 축적된 것이 아니라 자꾸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해서 알려진다면 정이 잘 안간다. 왠지 그렇게 글을 쓰는 자체도 다른 사람들에 자신을 알리려는 하나의 도구로 전락해 버리는 것 같아서 말이다. 묵묵하게 내공을 쌓다가 인정을 받는 것과 아예 처음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 둘이 주는 감동의 차이는 확연하다. (다음에 시사 정치 분야의 글을 꾸준히 올리시는 아이앰피터님의 블로그를 전자의 예로 들 수 있다. http://impeter.tistory.com/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일자리의 유동성"에 그 원인이 있다는 저자의 분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물론 일자리의 유동성이 당연한 사회 현상이요 나아가 바람직한 모습이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말이다. 일자리의 유동성! 우리가 더 잘아는 말로 바꾸면, 고용 유연성 즉 비정규직이라는 말이다.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진 요즘같은 시대에 묵묵하게 맡은 자리에서 일하는 것은 상당히 미련한 일이요 개인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라는 말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개인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라는 말은 차별화를 통하여 자신의 중요성을 어필하라는 말인데, 요즘 나오는 자기 계발서들이 하나같이 이런 주장을 펼친다. 대표적인 예를 꼽자면 이지성씨의 자기 계발서들이 그런 부류이다. 능력이 없으니 사람들이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니 능력을 키워라 뭐 대체로 이런 말이다. 이렇게 각박한 세상 속에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 때문이다. 무한경쟁의 현실 속에 살아가는 이 시대의 현대인들에게 금과옥조같은 말이지만 나는 "무한경쟁의 현실"이라는 말에 태클을 걸고 싶다. 그게 바람직한 사회냐는 것이다. 그것이 바람직한 사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성공으로 가는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뜬 구름 잡는 식의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 자기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하여 상당히 구체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혹 자기 브랜드화가 절실한 사람들이라면 꼭 사서 달달 외울 정도로 읽기를 권한다. 그러나 만약 자기 브랜드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왜냐고? 깊은 실망과 절망 속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요지는 간단한다.  

  "자신을 팔만한 상품으로 만들라.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만들라. 그러면 구매자들이 알아서 올 것이다." 

  나를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상품으로 잘 포장하라는 말이다. 그렇게 포장한다면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온다는 말이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라는 영화가 있다. 로맨틱 코메디인데 이 영화에 정확하게 나오는 것이 이 책의 저자들이 주장하는 것이다. 잘나가는 아트 디렉터인 남자 주인공을 헤드헌터인 여자 주인공이 찾아내어 GQ에 입사시킨다. 물론 이 둘이 처음부터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남자 주인공의 홈페이지, 블로그, 회사의 홈페이지를 통하여 알게 되었고, 그 사람을 천거한다. 물론 GQ도 인터넷을 통하여 남자 주인공의 능력과 일처림에 대해서 뒷조사가 들어갔을 것이다. LA에서 태어나 한번도 그곳을 벗어나본 적도 없고, 벗어날 생각도 없는 그가 어떻게 GQ의 책임자로 스카웃되었는가? 퍼스런 브랜딩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자신을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저자의 글에 한편으로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한 사람의 인간을, 그것도 타인이 아닌 자신을 철저하게 팔릴만한 상품으로 만들라는 경제논리 때문이다. 차별화를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차별화가 정당한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 책이다. 

ps.승자독식사회<로버트 프랭크/웅진지식하우스>와 함께 읽어보면 꽤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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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3 00: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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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기술 -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양장본)
사카토 켄지 지음, 고은진 옮김 / 해바라기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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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기 위하여가 아니라 잊기 위하여 메모하라. 신선한 말이다. 보통은 기억하기 위하여 메모를 하는데 메모된 것은 메모를 확인하기만 하면 되는데 왜 외우느냐 그냥 잊어버리라는 저자의 말이 허를 찌른다. 맞는 말이다. 메모한 것은 외우지 않아도 되는데 왜 굳이 외우는가? 메모한 것을 다시 들춰보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생활하면서 가장 낭패를 당할 때가 언제냐면 매우 중요한 일을 까맣게 잊고 지나갔을 때일 것이다. 혹은 아내의, 남편의 생일을 잊어먹고 지나가서 서운하게 한 적도 있을 것이다.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어느 순간 메모를 게을리하게 된 덕이다. 예전에는 다이어리에 꼼꼼하게 적고 다녔는데 요즘은 다이어리를 사용하지 않고 휴대폰의 일정 관리를 사용하다보니까 더 그렇다. 열심히 적은 일정관리도 때론 다시 들춰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다시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 책상 한 켠에 항상 포스트 잇을 구비해두고 일이 생길 때마다 기록해서 무조건 붙여두기 시작했다. 한결 일을 하기가 수월해진다. 까먹고 지나가는 것들도 많이 줄어들고. 그런데 딱 여기까지다. 여기서 더 넘어가면 그것은 메모가 아니라 또 다른 일이 되어서 나를 짓누른다. 예전에 한번씩은 해봤을 것이다.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민다고 스티커를 사다 붙이고 색연필로 칠하고..남자인 나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다이어리 작성에 꽤 많은 공을 들였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엄청난 부담이 되어 다이어리 자체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지만 말이다. 

  이 책은 사회 초년생들을 위해서 메모하는 방법에 대해서 가르쳐 준다. 메모를 왜 하는가? 메모는 어떻게 하는가?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메모를 해야 하는가? 기획서 작성을 위해서는 어떻게 메모해야 하는가? 여러가지 실용적인 팁들을 제시해준다. 분명히 귀담아 들을 말이 있다. 그렇지만 딱 거기까지에서 멈추었으면 좋았을 뻔했다. 저자가 말하는대로 하다보면 메모가 아니라 또 다른 일이 될 것 같다. 저자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와서 그것이 편할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방법에 숙달되지 않은 일반적인 사람의 시각에서 보면 일을 돕기 위한 메모가 아니라 메모라는 또 다른 일에 부딪치게 된다. 

  가령 일상 생활에서의 메모도 여러가지 상황으로 나눈다. 전화할 때의 메모, 가족 생일이나 기념일을 잘 챙기기 위한 메모, 잡지를 위한 메모, 꿈 메모 등등 온통 메모가 넘쳐난다. 책을 읽으면서 머릿 속에 맴도는 이미지는 정확하게 어느 영화인지는 생각이 안나는데 무엇인가 적혀 있는 "포스트 잇"이 방안 가득 들어 차 있던, 심지어는 강아지에게까지 포스트 잇이 붙어 있었던 영화의 장면이 생각난다. 이 정도면 메모하는 것도 중독이다, 일이겠다 싶다. 

  분명 읽고 몸에 익히면 도움이 될법한 이야기들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특유의 과도한 친절함 때문에 책에 대한 부담감이 먼저 생긴다. 게다가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은 읽어볼만한 가치는 있을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슥슥 말이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책 내지가 너무 빤질거려서 불빛 밑에서 읽기에는 불편하다. 괜히 책의 가격만 놓이려는 꼼수는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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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콘서트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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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올리던 책이다. 얼마나 괜찮은 책이길래하는 호기심에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책의 겉 표지에는 "커피 한 잔의 가격부터 중고차 매매의 비밀까지,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는 명쾌한 경제학의 세계"라는 아주 환상적인 부제가 붙어 있었다. 이 정도의 포장이면 뭔가 있다는 느낌이 팍팍 왔고. 며칠 동안안 열심히 책을 팠다. 그런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진리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한 독서는 한장한장 넘길수록 이건 뭐지하는 생각으로 옮겨갔고, 중반 이후부터는 "에휴"라는 한숨으로 넘어갔으면 책의 막판에는 "이뭐병(이건뭐 병신도 아니고)"라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만약 내가 순진한 중딩이나 고딩이었다면 몰랐을까, 가카때문에 경제에 대해서 싫어도 들은 풍월이 있는데 이런 말에 넘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책은 희귀성이라는 단어로 시작한다. 우리가 다 비싸다고 생각하는 스타벅스의 커피 한잔이 왜 비싼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저자는 그 대답을 희귀성이라는 개념에서 찾는다. 물건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기술적인 진보를 이루었느냐, 얼마나 편리하냐가 아니라 얼마나 희귀성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희귀한 상품이라면 그것이 설령 빈 깡통이나 콜라병이라고 할지라도 고가에 판매가 될 것이요, 다이아몬드나 금같은 귀금속이라고 해도 그것이 넘쳐나면 길가에 널린 돌멩이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희귀성을 기준으로 물건의 가격을 결정하고 유통하는 매커니즘이 무엇인가? 제한된 재화를 가지고 누가 이익을 누리도록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가? 이것이 시장이다. 시장이 가장 효율적으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최대한 시장을 자유롭게 놔두어야 한다. 

  경찰과 마찬가지로 비시장 시스템인 교육 역시 부자건 가난한 사람이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비시장 시스템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가치, 비용, 그리고 이익에 관한 진실이 모두 사라진다......시장 시스템이 작동한다면 직접적으로 좋은 학교에 돈이 지불될 것이다.(p 105) 

  세금은 완전히 경쟁적이고 효율적인 시장에서 가격이 전하고 있는 정보를 파괴하기 때문이다.(p 107) 

  시장에 대한 어떠한 제재나 간섭도, 심지어는 국가에서 부과하는 정당한 세금도 시장을 왜곡하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시장은 시장 자체로 움직이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모든 제재로 부터 자유로운 시장은 아주 효율적으로 공정하게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완전시장은 우리가 얻는 즐거움이 그것을 억디 위해 필요한 수고보다 크다면 우리가 자유롭게 이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p 131)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과연 완전 시장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장이 존재하는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물론 저자도 여기에 대해 동의한다. 그러면서 최대한 완전 시장에 가깝도록 시장을 왜곡하는 장애물을 치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 중의 하나가 정보의 왜곡을 해결하는 것이다. 의료보험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저자의 논지는 이렇다. 정보의 부재는 보험 산업을 왜곡한다. 보험사에서는 가입자들의 건강 상태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한 이들은 보험을 기피하게 하고 병약한 이들이 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보험료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보험료의 상승은 다시 리스크가 높은 보험 가입자들의 가입을 유도한다.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환자와 보험사에게 이러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어디서 많이 보던 논리가 아닌가? 얼마전 보험사에게 의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던 정부의 논리와 너무나 닮아 있지 않은가?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서 더 대담한 결론을 내린다.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것은 독재때문이라는 것이다. 독재는 사회적, 교육적 인프라의 부재를 낳는다. 또한 가난한 나라가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자본의 이동을 막을 것이 아니라 최대한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도록 해야 한다. 해외자본을 끌어들임으로 유출되는 부보다 유입되는 기술과 부가 몇배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국을 예로 들고 있다. 보호무역은 일부 특정인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지 결코 국가 전체의 이익에는 불리하다. 또한 해외 자본에 의한 노동력 착취는 현실과는 매우 다르다. 노동자들은 다른 대안이 더 나쁘기 때문에 노동력 착취 공장에 자발적으로 간 것이다. 그들이 노동력을 착취 당하는 것은 다국적 기업의 책임이 아니다. 오히려 노동력 착취 공장을 잘 개선하고 이용하면 이들로 하여금 더 나은 단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되게 한다.  

  이렇게 장황한 이야기 끝에 저자는 다함께 잘 사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 방법이 무엇인가? 비교 우위에 의한 교환이다. 비교 우위란 간단하게 말해서 자기가 생산하는 것들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것에 집중에서 다른 이와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개념에 의하면 가난한 나라는 괜히 중공업에 투자하지 말고 농산물이나 천연 자원을 수출하는 것이 현명하며 부유한 국가(주로 중공업이 발전한 국가)는 농업이라는 일차 산업을 버리고 중공업에 더 투자하고 필요한 식량은 외국에서 구입해 오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은가? 이론은 그럴듯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가지 경제 개념을 현실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상황들을 가지고 설명한다. 그러한 설명은 어려운 경제적인 용어들과 개념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하게 한다. 이런 것들을 위해서 저자는 복잡한 경제적인 상황들을 희귀성이라는 개념으로 단순화시킨다. 그렇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경제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경제를 이렇게 단순화하여 설명하면 날이 갈수록 더 복잡해지는 경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아무리 설명을 돕기 위해서라고 할지라도 너무 단순화 시켰다. 

  또한 그가 말하는 경제적인 개념이라든지 이해에 큰 문제가 있다. 그는 케인즈식 수정 자본주의도 잘못되었다고 하면 시장은 철저하게 자유롭게 놔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세계는 신자유주의가 실패했다고 보고 4세대 자본주의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책은 철저하게 신자본주의를 선전하고 있다. 내가 받은 책이 110쇄고 야무님이 받은 책이 130쇄라고 하는데 이렇게 많이 찍힌 신자유주의 개념의 책이, 그것도 설익은 경제학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쳤을까 생각하니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론 지금 한국 사회가 처한 경제 현실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우석훈이 말한 육화된 신자유주의 세대들 또한 이 책을 보면서 경제개념을 배웠으리라. 경제학 콘서트라는 말 대신에 신자유주의 경제학 찌라시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이 책과 장하준의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를 비교하면서 읽어보는 것 또한 꽤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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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
리처드 J. 라이더 & 데이비드 A. 샤피로 지음, 김정홍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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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을 쓰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왜 자기계발서들은 하나같이 비슷하냐는 것이다. 볼까 말까 고민하던 중에 50%세일에 혹해서 구매, 정독을 했지만 솔직하게 그렇게 큰 감동을 받지는 못했다. 만약 이 책만 읽었다면 큰 감동을 받고 인생의 깨달음을 얻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불과 한달 전에 읽은 "사막을 건너는 6가지 방법"이라는 책과 왜 그렇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지. 세부적인 내용은 분명히 다르다. 저자도 다르다. 그렇지만 여행(하나는 사하라 사막, 다른 하나는 세렝게티 평원) 중에 깨달은 것을 여행에 빗대어 설명한다든지, 혹은 뻔한 이야기를 늘어 놓는지 한다는 것은 어떻게 그렇게 판에 박은 듯이 똑같은지 모르겠다. 차이가 있다면 이 책이 직업 혹은 할 일의 선택에 초점을 맞춘 것 정도일까? 이젠 한동안 자기계발서를 읽지 말아야 할 것 같다.(얼마나 지켜질지는 모르겠지만)

  조용기, 곽선희, 김홍도, 김국도, 김대중, 김영삼!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 앞에 4사람은 대형 교회 담임 목사요, 뒤의 두 사람은 전직 대통령이다. 6사람의 공통점을 나는 노욕이라고 본다. 조용기, 곽선희, 김홍도, 김국도 네 사람 모두 우리 나라의 내노라하는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로 한국 개신교회의 양적인 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다. 소위 말하는 한국 개신교의 거목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이 네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인정하기 싫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말년의 그들의 모습은 평생 이룩해 온 모든 것들을 뒤엎어 버리고 있다. 소위 얼굴에 똥칠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네 사람이 신문에 어떤 뉴스들을 만들어 주고 있는가? 조용기 목사는 국민일보, 스포츠 투데이 등 가족 비리로, 곽선희 목사는 유명한 3억 벤틀리로 그리고 이명박 정권으로, 김홍도 목사는 말만 하면 다 아는 PD수첨 길 잃은 목자로, 동생 김국도 목사는 교단장 자리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김대중, 김영삼은 어떠한가? 두 사람 모두 군부 독재 정권과 평생을 싸워 우리나라 민주화에 이바지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본인들과 그들을 존경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대통령이라는 권력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 결국에는 타협해 버리고 말았다. 김대중과 김종필의 연합이 말이 되는가? 그렇게 연합할 것이면 애초에 왜 박정희와 대립각을 세웠는가? 박정의는 안되고 김종필은 되는가? 김영삼은 어떠한가? 전두환과 그렇게 대립각을 세우더니 노태우와 연합하지 않았는가? 전두환과 노태우를 감옥에 보냈다고 연합한 사실이 면죄를 받는 것은 아니다.  

  이 두부류의 사람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이익을 좇아 살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순수하게 하나님에 대한 헌신의 마음을 가지고 목회를 했고, 그 결과 대형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순수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김대중, 김영삼도 처음부터 정치적인 득실을 따라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국민의 대변자라는 자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말년이 노욕을 점철된 이유가 무엇인가? 왜 두고두고 신문에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때중이와 땡삼이로 비웃음을 사는가? 이들의 인생의 목적이 욕망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목적이란 무엇인가? 

  목적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경험 속에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정신적 핵심이다.(136p) 

  목적 의식을 가지고 살다보면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문제는 그 때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 저자의 표현대로 하자면 목적 의식을 가지고 살다보니 얻는 것들이 꽤 되고 그것들을 가방에 하나 둘씩 집어 넣기 시작하니 어느새 가방이 꽉 차는 단계에 이른다. 이제는 필요없는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채워 넣는 가방을 풀고 다시 싸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단계에서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목적이 가방 채우기로 변질되는 것이다. 이렇게 변질되는 순간 우리는 목적을 잃고 방황하기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특히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중요한 것은 목적이 욕망으로 변질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목적과 목표는 다른 것이다. 목적은 궁극적인 것이라면 목표는 단계적이고 일시적인 것이다.) 

  나는 얼마나 이루었을까? 무엇을 채우며 살아가는가? 그렇게 채운 것들이 그저 나의 욕심은 아닐까? 혹 나는 목적이 아니라 욕망에 휘둘려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잠시 멈추어서서 점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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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8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1-08-28 13:05   좋아요 0 | URL
장자도 그분이 추천한 책을 봐야 할 것 같다는 말에 빵 터졌습니다. 그 정도로 분야를 꿰고 있는 것은 아무리 뭐라고 해도 대단한 일인 것 같습니다.
 
도전하라 한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 - 두려움을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는 마인드 컨트롤 10단계
수잔 제퍼스 지음. 하지현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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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 인생님께서 7월 9일에 올려 주신 글 제목이 "5분 만에 책 한 권 읽는 법"이다. 아래에 링크를 건다.

  http://blog.aladin.co.kr/Pansees/4908545 

  그때만 해도 "굳이 이렇게까지 책을 봐야 할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일단 돈이 아깝고, 다음으로는 책 내용이 그렇게 단 시간내에 외워질까 싶어서이다. 며칠 뒤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낭만 인생님이 이야기한 책 읽기 방법에 딱 어울리는 책이었다. 별 다른 내용이 없고, 중간 중간에 책 내용을 요약하는 부분이 있어서 앞 부분을 전혀 모른다고 해도 내용의 90%를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괜시리 복잡하게 도표가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용이 행간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는 심오한 것도 아니었다. 딱 5분 만에 읽기에 좋은 그런 책이지만 쓸데 없는 고집, 즉 나는 이런 책일지라도 정독을 하겠노라는 굳건한 결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말이다. 몇 시간에 걸쳐서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 쓰나미와 같은 짙은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돈이 아까와서 책을 정독하기 시작했는데, 책을 산 돈이 아깝다는 생각만 했지 책을 보느라고 버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낭만 인생님의 글에서처럼 5분만에 읽어도 무방한 책이 분명히 있다. 그것도 정말 많다. 주변에 널린 자기 계발서들이 대부분 이런 범주이다. 이런 책들만 골라서 보다 보면 인문 서적이라든지 고전은 보기가 싫어질 것 같다. 당장 입에는 달콤하지만 결국은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것이 자기 계발서가 아닐까? 이런 자기 계발서들이 넘쳐나는 도서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서 제 살 깎아먹기 밖에 더 되겠는가?  

  여하튼 이 책처럼 5분만에 책을 읽는 방법이 계속 생각이 나게 만든다면 책을 독서의 즐거움이 아닌 유용성을 기준으로 선택하게 되지 않겠는가? 유용성이 극에 달한 결과 5분만에 책 읽는 방법이 자주 사용될 것이고, 다시 그런 책을 선택하게 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겠는가? 그냥 시간이 아까울 뿐이고, 이 책을 산 내 판단을 후회할 뿐이고, 돈은 아까울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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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8-07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인트님 말씀대로 자기계발서는 정말 중요한 내용만 훑어보면 5~10분 만에 다 읽을 수
있는거 같아요, 저도 자기계발서를 읽게 되면 5분은 안 되더라도 정말 10~20분 안에는
읽거든요, 사실 저도 예전에는 자기계발서을 마냥 좋다고 읽어본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읽다보니 시중에 나오는 자기계발서의 내용 형식도 알게 되고 결국에는
제목과 표지만 다를 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왠만하면
자기계발서는 정말 좋은 책 아닌 이상 구입은 안 하고 도서관에 대출해서 읽어요. ^^

saint236 2011-08-07 10:25   좋아요 0 | URL
저도 한동안 자기계발서들을 많이 샀는데 요즘은 약간은 뜸합니다.

노란가방 2011-08-10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 땐 중고책 판매를 시도해보시면 좀 낫지요.. ^^;;

saint236 2011-08-11 11:12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 중고책 판매는 안하게 되더라고요. 한번 산 책은 빌려주기는 해도 모아두는 기벽이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