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시아나 비행기가 추락했다. 추락을 했다고 해도 테러리스트에 의해서 폭파된 것이 아니고, 기체 결함으로 비상 착륙을 한 것이다. 중국 사람이 2명인가 죽었다고 하고,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부상을 입은 몸으로 다른 이들을 피신 시킨 용감한 사람도 있고, 승무원으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면서 가장 마지막까지 비행기 안에 머물러 있었던 헌신적인 사람도 있었다. 대개가 그렇듯이 이러한 사고가 한번씩 일어나면 온갖 미담들이 많이 나온다. 영웅 만들기가 행하여진다. 아마도 아시아나 승무원들은 돌아와서 아침마당 내지는, 저녁에 특집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출연할 가능성이 크다. 그 어려움 속에서 얼마나 침착하게 행동했는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게되었는지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을 것이고 방송국은 높은 시청율을 챙길 것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니까 아시아나 사고와 관련된 사람들, 혹은 그들의 헌신적인 행동에 지지를 보내는 이들은 "이뭐병"이라면서 공격할지도 모르겠지만...그래도 할말은 해야겠기에 이렇게 키보드 워리어도 돌아왔다. 나도 그들이 했던 일들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절대로 그럴 의도는 없다. 그렇지만 이 사고를 유통시키는 언론과 포탈의 행태와 이 사건으로 더 중요한 사건을 덮으려는 듯한 세력들의 행태를 살펴보자는 것이다.(그렇다고 나는 절대로 종북이 아님을 밝혀둔다.)

 

  아시아나 항공기가 추락했다고 하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추락이라기보다는 동체 착륙이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겠나? 우리에게 추락이라는 용어는 공중에서 갑자기 땅으로 곤두박질친다든지, 혹은 테러에 의하여 공중에서 폭파되는 경우를 의미하기 쉽다. 다분히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함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오버센스려나?

 

  다음으로 아시아나 항공이가 추락(일단 용어를 추락이라고 하니 그렇게 사용하자.)한 이유가 무엇인가? 아직까지 자세하게 나오지는 않아서 무엇이라 할 수는 없지만 추측 기사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해 보건대 기계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 앞바퀴가 작동되지 않아서 동체로 착륙했다고 하니 아마도 기계 노후로 인한 기계 결함 내지는 정비 소홀로 인한 미작동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 하면 이런 정비 소홀 내지는 기계 노후로 인해 일어난 사고를 모든 신문의 전면에 대서특필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도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말이다. 최소한 한둘 쯤은 다른 목소리를 내줘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만약 비행기의 추락이 테러에 의한 것이로 보인다면 이야기를 달라질 수 있다. 그 사건이 미칠 사회적인 파장의 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비나 기계와 관련된 것이(원전처럼 부품 납품 비리라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온 사회가 다 알아야만 하느냐는 것이다. 어제 국정원 규탄 촛불 집회에 대한 모든 사안들을 덮어버릴 정도로 그렇게 중요한 사건이냐는 것이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테러라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마지막으로 포탈의 실시간 검색어(네이버는 어느 순간인가부터 사라져 버렸고, 다음을 검색했다. 네이버는 검색해도 못찾았다.)가 전부 비행기 관련이다. 7월 8일 오전 10시 22분 현재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는 다음과 같다.

 

 

  먼저 위의 것은 실시간 이슈 검색어이고, 밑에 것은 실시간 뉴스 검색어이다. 그 어디에도 국정원, 촛불집회는 등장하지 않는다. 선거 개입도 없다. 국정원 선거개입이, 그리고 그것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이순재 하이킥4보다 수지 하트베어보다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뉴스거리로는 아시아나 사태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이게 과연 옳은 일일까? 정말로 그럴까?

 

  단순한 사고와 권력의 선거 개입! 수 백명의 사고와 수천만의 헌법적인 권한 침해!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사안일까? 물론 한 사람의 목숨을 다른 무엇으로 비교할 수 있겠느냐는 논리를 내세우면 할말은 없다. 사람의 목숨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뉴스를 다루는 언론의 행태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들은 아직도 사람들을 졸로 보다 보다. 아직도 자기들이 실을 쥐고 마리오넷을 하고 있는 줄 아나보다.

  뉴스를 보는 내 마음이 씁슬한 것은 이런 현실 때문이며, 더 씁쓸한 것은 꼭 뉴스를 보면서 이런식으로 따져보게 만드는 언론의 행태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상황을 일컬어 기사를 쓴다면 기사의 제목은 꼭 이렇게 뽑았으면 좋겠다.

 

  "우리 세훈이가 사라졌어요!" 혹은 "우리 정원이가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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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3-07-09 0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이나 한국이나 온 뉴스가 도배가 되기는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이곳은 9-11 트라우마도 있고 해서, 항상 비행기 사고에는 아직도 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한국을 생각하면서 든 생각은 딱 윗글과 같아요. 운좋은 그네씨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국정원, 경찰, 검찰, 개성공단까지 싹 묻어버리려고 하겠죠? 그래서 전 국정조사 정도의 구호가 맘에 안 차는 거에요. 절차상의 문제를 이유로 퇴진을 요구하면 loser의 찌질함일 수도 있겠지만, 엄연한 부정선거로 당선이 되었다면 설사 cause가 아닌 순전히 co-relation이라해도 물러나야 하는거죠. 아무튼, 당분간 조중동/변든아이는 신났네요.

saint236 2013-07-09 10:48   좋아요 0 | URL
그렇겠지요! 어제 뉴스를 보다가 황당했습니다. 신경민 의원과 박영선 의원의 말 중에서 일부를 가져다가 어떻게 대통령보고 당신이라는 말을 하냐고 하더군요. 그런데 과거에 지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뭐라고 했었는지를 전혀 떠올리지 못하더군요. 새누리당은 정말 당명하나는 기가 막히게 지었습니다. 새대가리 닭대가리라는 말에 어울리는 기억력입니다.
 

  얼마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발견한 재미있는 뉴스가 있다. daum 검색창에 중고하드라고 치면 KBS 뉴스의 한 단락이 뜬다. 기사의 골자는 중고하드를 통하여 소중한 개인정보들이 새어나가고 있으니 하드를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야기한 하드를 폐기하는 방법이 구멍을 뚫어서 물리적으로 파괴를 하든지, 하드를 강한 자기장에 통과시키라는 것이다. 이만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강한 자기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실제로 우리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한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 기사에 대한 댓글들이 참 재미있다. "김비서가 하는 일이 원래 그렇지로 시작해서, 요즘은 시방새나 마봉춘보다 김비서가 더하다, 아니다 마봉춘이 갑이다"등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그러다가 댓글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어디에나 덕후가 있고 잉여가 있듯이 댓글의 세계에도 덕후와 잉여들이 있었다. 어디에나 잉여들이 존재한다는 만유잉력의 법칙과, 잉여들의 하찮은 짓거리가 세상에 큰 회오리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잉비효과를 상기시키는 댓글들이 달렸다. 그들은 강한 자기장을 어디서 구하는가 자석으로 하드를 휘저어라, 물에다 잠수시켜라, 하드를 잉여화해라 등등 여러가지 잉여 댓글 놀이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꽤나 흥미롭고 그럴싸한 댓글이 있었는데 하드를 지우려고 하지 말고 과도한 데이터를 집어넣으라는 것이다. 하드가 꽉차서 저장이 안되는 경우까지 야구동영상이나 영화를 집어 넣고 지웠다 넣었다 하는 것을 몇번 반복하면 원래 하드에 들어 있던 내용들이 엉켜서 복구할 수도 없고, 설령 복구한다고 해도 쓸데없는 영상 때문에 그것들을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댓글을 보고 "오호~ 그럴싸한데!"라는 생각을 한지 며칠만에 이 댓글이 진리였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요즘 포털을 통해 제공되는 뉴스들이 바로 이것이다. 어떤 지식인이 했던 말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제거하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과도한 정보를 물타기하여, 논점을 왜곡시키거나 대중들의 뉴스에 대한 피로도를 높여라." 이 또한 개인적으로 상당히 풀어서 쓴 말인제 그래도 어렵다. 어려운 이 말을 잉여들은 너무나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우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하드에 쓸데 없는 영상들, 특별히 자극적인 야구동영상들을 가득 집어넣어라.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면 원래 정보는 사라지고, 설령 존재하더라도 묻혀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할 것이다.

 

  요즘 뉴스가 그렇다. 얼마전까지 그랩 윤창중 선생의 그랩질이 청와대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갑자기 일베충들이 듣보자브르 동키재님과 출몰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은 그랩 윤창중에서 듣보자브르 동키재와 정권 진의 맞대결로 시선이 쏠렸다. 듣보자브르는 난시랑과의 대결을 통하여 자기가 이겼다면서 다섯살 훈이보다 못한 정신연령을 만천하게 공개하셨다. 이렇게 그랩의 직격탄은 트위터에서 양대 말쌈쟁이들의 말쌈으로 회자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디 이것만으로 그랩 윤의 그랩신공이 가려지겠는가? 양동 작전이 필요했다. 그 양동 작전은 절대적으로 판을 크게 키워서 모든 것들을 뒤섞어 버려야 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네줄을 보호하기 위하여 애쓰던 끝에 간신히 진화가 되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다섯살도 아닌 한살짜리 훈이가 구부정원에서 개입신공을 펼치셨다. 개입신공은 그랩신공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절세 신공이요, 절대 마공으로 그네줄을 단칼에 끊어버릴 수 있는 아주 예리한 칼과도 같다.

 

  어쩔수 없이 NWP(New World Party)는 모르쇠를 소환했지만 구부정원에서 펼친 한살 훈이의 개입신공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그들은 NLL 쉴드를 소환했다. NWP는 NLL 쉴드가 무슨 도시락도 아닌데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장렬하게 까버렸고, 책임지겠다던 녀석들은 다 사라져 버렸다. 남자 준이도 자기가 왜 내려가냐 이럴거면 남자 안한다면서 버티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비판은 모르는척 하면서 태연하게 중고 하드 폐기 방식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의 패러디 야구 동영상인 상추와 일곱의 안마방이 곳곳에 깔리기 시작했고, 일베충들은 이름없는 것들의 청와대 공량 루트가 되었다. 신뢰 프로세스를 주창하던 그분 밑에 있는 구부정원의 거주자들은 신뢰라는 말의 의미를 일베스럽게 사용했다. 아마도 그들중의 누군가가 일베를 통하여 이름없는 것들의 가도멸괵 계책을 듣고 실행했는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길을 빌려달라, 그러면 우리가 종북을 몰아내겠다."라는 꼬임에 넘어가 청와대는 본진 앞마당이 털리는 가슴아픈 일을 당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이 또한 구부정원의 한살 훈이의 개입신공을 덮는 NLL 쉴드를 측면 지원했다는 것이다.

 

  공개되었다는 NLL 녹취록이 무엇인지 실체는 없고, 여러가지 설만 떠돌아다니는데 구부정원의 개입신공은 벌써 절반이나 무력화 되었다. 녹취록의 자세한 내용은 없고, 한가지 사실을 두고 서로 떠들어대는 상반대는 두 견해가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안마를 받으려던 상추와 일곱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화려하게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리베로 홍과 류딸이라는 쌍발의 조커는 사람들의 시선을 홀릴 수 있는 패로 등장했다. 이젠 남은 것은 판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똑바로 앞을 바라보고 게임의 룰과 목적을 기억하는 것인데 MJP의 오직 한길 삽질인생은 도무지 바뀔줄 모른다. 그렇다고 철수가 영희와 잘 놀고 있느냐 그것도 아니고, 최장집과 손을 잡고 머신을 돌리고 싶어하는데, 진정당은 진정이 보이지 않고, 통진당은 진통제를 맞고 주저 앉아 버렸는지 감감 무소식이다.

 

  신문사들은 지금까지처럼 자기 입맛에 맞는 기사들만 계속 양산해 내고 있고, 방송국들은 당최 알아들을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으니 이 어찌 황당하지 않겠는가? 전효성이 우리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면서 크레용을 들고 일베 게시판에 글을 쓰기 위해 출몰한다는 탑 시크릿이 실체는 확인되지 않은채 떠돌고 있으며, 다시 한번 "이게 모두 놈현 탓"이라는 케케묵은 유행어가 세상에 회자되고 있으니 우리 모두 앉아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누가 더 이성적인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꼼꼼히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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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사면이 실행됐다.

설마 했다면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충분히 그럴 분이다. ISD가 특사 명단에서 빠진 것을 보면 최소한의 변명거리라도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궁금해 하는 것은...

55명의 명단에 전직 정치인, 경제인이 포함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원래 그런 사람들이니 더럽다고 무시할 수도 있다.

내가 궁금한 것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명단이다.

용산 참사 대상자들의 이름도 모르지만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단서는 있다.

내가 궁금해 하는 것은 불우, 외국인 수형자 명단이다.

찾아보니 "고령자 3명, 장애인 1명, 외국인 1명, 중증환자 1명, 유아대동자 1명, 기타 1명"으로만 명시되어 있다. 그 어디에도 명단을 찾아볼 수는 없는데 자꾸 가시처럼 걸리는 부분이 있다. "외국인 1명과 기타 1명"이 누구냐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1명이 자꾸 거슬린다. 명단을 뒤적거려도 찾을 수 없다. 이번 특사가 MB의 최후의 특사라면 분명 "김경준"을 사면해줄 마지막 기회일텐데 조용하다. 기사에도 오르내리지 않는다. 매우 중요한 사람인데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마치 증발해 버린 것처럼 말이다. 계속 외국인 1명, 혹은 기타 1명이 눈에 거슬린다.

설마 아니겠지?

가카는 절대로 그러실 분이 아니니 말이다.

절대로 소설이다. 그냥 궁금해서 주절 거려본다.(이렇게 자기 검열을 해야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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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3-01-3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위대한 가카입니다. 가는길에서까지 이렇게 알흠다운 모습을 보여주다니요. 주변을 잘 챙기시니 최소한 여자끼고 술마시다가 측근에게 총맞아 뒈질일은 없겠네요 (저의 과격한, 그러나 너무도 적절한 표현에 대한 용서를 미리 구합니다). 사실 가카가 테러를 당한다면 아마도 미국와서 골프치다가 게임비 떼먹어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더 있겠죠. (나꼼수 참조)

saint236 2013-01-30 10:00   좋아요 0 | URL
게임비를 떼먹기 전에 카트타고 현금지급기를 찾다가 사고 당하지 않을까요? ㅎㅎ

Mephistopheles 2013-01-30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이야 현대시절 싸장님때부터 워낙 이러시던 분이라서...

그리 놀랍지도 않고 충격적이지도 않고.....

saint236 2013-01-31 10:43   좋아요 0 | URL
대단하신 분입니다. 초지일관하는 그 태도는...
 

  삼국지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왔다. 제갈공명이 북벌을 진행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다. 첩자를 통해 제갈공명의 건강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된 사마의는 하늘의 별을 보면서 제갈공명의 운명을 점치다가 그가 죽은 것을 알게 된다. 침착하게 철수하던 촉나라 군대의 뒤를 추격하던 사마의는 제갈공명의 계략대로 그의 인형을 내세운 촉나라 군사의 행동에 깜박 속아 넘어가게 된다. 제갈공명의 허허실실 전법이라는 판단을 내린 사마의는 촉나라군을 괴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를 두고 후세의 사람들은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이긴다라고 평했다.

 

  이번 선거를 한마디로 평하자면 "죽은 정희가 산 철수를 이겼다."라고 평할 수 있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야 기분나쁘겠지만 기분 문제를 뒤로 젖혀두고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보자는 것이다. 박근혜 캠프와 문재인 캠프의 핵심 선거 정책이 무엇인가? 설마 경제민주화니, 재벌 개혁이니 이런 것으로 믿고 있는가? 내가 판단하기에 그것은 구색맞추기다. 선거의 초반에 사람들에게 나는 이 정도 정책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대통령직에 출마했다 보여주기 위한 포장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너무 오버라고 생각하는가? 선거의 중반을 넘어서 막판으로 달려갈수록 그 어느 캠프에서도 정책 대결은 보여주지 못했다. 강지원씨가 썩은 정치와 썩은 선거 운운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선거의 초반에야 정책에 관한 이야기들을 쏟아냈지만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갈수록 정책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온갖 흑색 선전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이는 두 가지면에서 효과가 있다. 첫째, 젊은이들에게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군이라는 느낌을 주기 딱 좋다. 둘째 비교적 장년 층에 속하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다른 때와는 달리 투표율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야권에서 패패한 이유는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알 수 있다.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높지만 50대와 60대의 투표율에 비할 것이 못된다. 특히 거의 90%에 육박하는 50대의 투표율은 한동안 깨어지지 않을 기록이 될 것 같다. 이야기가 딴길로 빠지지만 한가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박정희 시절을 경험한 50대들이, 그것도 당시 10대 중반에서 20대 후반을 거치는 젊은 시절을 보낸 세대들이 박정희의 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선거에서 정책이 핵심이 아니었다면 각 선거의 핵심 선거전략이 무엇이었는가? 내 판단에는 세일즈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캠프는 열심히 박정희를 팔았다. 주변에 3공과 5공 시절의 인물들이 포진하면서 7인회니 뭐니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그네 공주와 일곱 좀비"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이미 일선에서 물러났어도 한참 전에 물러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여 썼다. 박근혜의 모든 말은 아버지로 통한다. "아버지가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이렇게 되는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 이게 박근혜의 연설의 핵심이다. 50대 이후의 장년층들이 박근혜에 열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녀가 말을 잘해서, 그녀가 토론을 잘해서, 그녀가 무엇인가 정책을 보여줘서 그녀를 택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그녀는 아무 것도 보여준 것이 없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 외신들과의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 한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을 했는가? 텔레비전 토론회에 나와서 그렇게 망신창이가 되고도 "이 토론회를 통해서 누구를 뽑을지 판단했으리라 믿는다."라는 준비된 멘트 외에는 날리지 못하는 사람이지 않은가? 15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박근혜를 지지한 이유는 한가지밖에 없다. 그가 박정희의 딸이라는 것이다. 박근혜가 다른 후보에 비해서 유일하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새누리당 캠프도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박정희를 열심히 팔았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핵심 선거전략은 무엇인가? 단일화이다. 안철수와 단일화를 하면 이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끊임없이 안철수를 압박했던 것이 민주당의 핵심 선거 전략이다. 천신만고 끝에 안철수와 단일화를 이루게 되자 마치 선거에서 이긴 것처럼 김치국을 마셨던 것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자 안철수에게 보다 직접적인 지원 유세를 해달라고 압박했던 것이 민주당의 모습이다. 안철수 세일즈로 일관한 것이 민주당 선거 전략의 핵심인데 이것가 가장 적절한 선택이었던가? 난 이부분에서 민주당의 삽질 정신의 발현되었다고 본다. 민주당 선거 전략은 안철수 세일즈가 아니라 문재인 세일즈여야 했다. 박근혜와 문재인을 비교해보자. 누구를 택할 것인가? 누가 더 경쟁력 있는 후보인가? 텔레비전 3차 토론회를 떠올려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함께 있으면 이명박이 똑똑해 보이는 박근혜와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문재인, 예상 외의 질문에는 당황하면서 왜 이런 것을 묻느냐며 불편해 하는 박근혜와 한결 여유 있게 받아치는 문재인, 경호원들에 둘러싸여서 사람의 벽을 쌓는 박근혜와 사람 속으로 들어오는 문재인! 누가 더 경쟁력 있고, 누가 더 국민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가?

 

  민주당은 안철수 세일즈가 아니라 문재인 세일즈를 해야 옳았다. 자기에게 주어진 확실하고 경쟁력 있는 자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 한 눈을 파니 누가 민주당을 찍겠는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대선을 위해서라면 안철수와 단일화를 놓고 시간을 소모할 것이 아니라 단일화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문재인이 정말 경쟁력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문재인이 사람들에게 어필할 때 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자신들의 후보 문재인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안철수에 목을 매게 되고, 그런 당의 후보를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가? 그러니 단일화 또한 무리하게 진행되지 않았는가? 깔끔하고 아름답게 단일화되는 것이 아니라 당이라는 조직을 가지고 조직이 없는 안철수를 찍어 눌렀다는 느낌을 충분히 그의 지지자들에게 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것만이 아니라 텔레비전 토론회라든지 후반기 선거 전략을 통하여 문재인의 경쟁력, 정책에 대해서 부각시키기보다는 새누리당의 프레임에 말려들어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않았는가? 네거티브 공세는 장외에서 해야지 본인들이 직접하면 역효과가 난다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했다면 민주당은 확실하게 삽질당이 되는 것이다.

 

  선거를 한마디로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이제 와서 이런 저런 말 늘어 놓는 것이 쓸모 없어 보이지만 답답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서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는다. 난 문재인은 지지한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는다. 언제적 박지원, 언제적 이해찬이 전면에 등장해야 하는가? 정책 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확실한 전투 의지도 없고, 외연을 넓히기 보다는 호남이라는 자기 기반을 두고두고 울궈먹는 그런 모습이 새누리당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그러면서도 자기가 대안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기만이다. "죄송합니다."라고 내려오는 문재인을 바라보면서 민주당이 이 정도의 진심을 가졌으면 이사태가 오지 않았겠다 싶다. 민주당의 삽질은 이렇게 진정성있는 후보를 박정희와 안철수라는 프레임 속에 밀어넣음으로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번 선거는 박정희, 노무현, 안철수의 선거였고, 이명박과 문재인은 실종된 선거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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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12-2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답게 한심한 민주당의 권력바라기와 5060대 국민들의 헛된 망상이 절묘하게 조합되어 끝내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군요. 많이 깨닫고 갑니다. 어젯밤 친구가 문재인이 무소속으로 나왔다면, 하며 탄식하던데 이제서야 확적한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아아... 아아......

saint236 2012-12-20 15:51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소이진님에게는 미안할 따름이네요.

BRINY 2012-12-20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이진님에게 저도 미안하네요. 근현대사 진도를 나가지않는 것이 당연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소이진님에게 다시 그런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물려주게 되었네요.

saint236 2012-12-20 23:04   좋아요 0 | URL
도대체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무엇을 배우는 것일까요? 잘못되도 힘을 결짒히켜서 찍어 누르면 된다는 것을 배우는 것은 아닐까요?

saint236 2012-12-21 18:10   좋아요 0 | URL
문득 생각해보니 저도 근현대사는 가볍게 패스했네요. 당시에는 시험에 안나와서 패스한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보네요. 에휴

BRINY 2012-12-23 09:00   좋아요 0 | URL
시험에 안나오면 당연 공부를 안하고 입시위주의 일선고교에서는 진도를 안나가죠. 올해까지는 시험에 나오고 공부를 했는데, '한국근현대사'라는 과목이 내년부터 없어집니다. '한국사'과목에 통합을 시킨다고 하는데, 근대사는 몰라도 1945년 이후 현대사가 얼마나 수능에 반영될지가 의문입니다. 그리고 '한국근현대사'는 많은 학생들이 수능에서 선택하고 공부했는데, '한국사'는 서울대 필수과목이라 학생들이 기피하는 과목이거든요.

saint236 2012-12-23 16:28   좋아요 0 | URL
흠. 그정도로 심각하군요. 시험에 안나면 안가르치고 안배우려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기억의집 2012-12-20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주당에 대한 말씀 공감해요. 정말 썩어 뒤질 놈들이라고 욕해주고 싶어요. 윗대가리들 제다 책임지고 자리 내려와야하는데, 아.마.도 그네들은 정권교체에도 아랑 곳 하지 않을 거에요. 그냥 지금의 자리 보존에만 연연해서.

50,60년대 확실히 박을 박정희의 딸이기에 무작정 뽑은 것은 맞아요. 저의 시모나 박정희 지지하시는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그녀가 책을 많이 읽어 말을 잘하는지, 생각이 깊은지, 세계 정세를 확실히 꿰뚫고 있는지, 국민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지 같은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도 없었어요. 단지 그녀가 암살된 대통령의 딸이기에 안스러워 뽑는다라는 게 이유였어요. 반면에 수도권에서 박을 뽑은 이유는 그녀가 아파트를 올려 줄 수있다고 공약했다는 것 때문에 자신들의 물직적 만족을 박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기에 뽑은 것이고요, 30대 젊은 엄마들은 복지 공약이 주에요. 선택적 복지가 보편적 복지보다 더 자신에게 이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자신들이 세금을 더 낸다고 생각해서죠. 이건 민주당의 실수에요. 수학만 잘했더라도 그런 생각의 오류를 막아 낼 수 잇었는데... 노력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야지요. 이제 민주당의 잡것들을 국민들이 쓸어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saint236 2012-12-20 23:08   좋아요 0 | URL
조삼모사라는 말의 실례를 여기서 찾을 수 있겠죠. 아직도 정신을 못차립니다. 주어가 없다는 말,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줄인다는 말이 아직 잊혀지지도 않았는데 그 말을 또 믿고 있으니 말입니다. 박정희 할아버지가 와도 집값 다시 올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왜 모를까요? 집 값에 거품이 끼어 있고, 그 거품이 꺼지는 지금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왜 판단하지 못할까요?

일단 민주당의 삽질이야 윗사람들이 책임을 질 일이고요. 새로운 대안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나마라도 있어야겠지요. 그나마도 없으면 어찌될까 걱정입니다.

순오기 2012-12-2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사람다운게 어떤 것인지 기준이 흔들립니다.ㅠ

saint236 2012-12-21 15:34   좋아요 0 | URL
언제까지 이렇게 기준이 흔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삼성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사람냄새가 없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transient-guest 2012-12-21 0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주당의 전략은 문제가 있었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안철수에게 많이 실망한 대선이기도 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기회주의적이라고 할까요? 일단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권교체가 목적이 되었어야 하는데, 안철수씨는 글쎄요, 포스트-대선을 노린 하나의 포석을 두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 저곳에서 회자되는 생각이기도 하고요. 많이 실망했습니다. 한국이 거꾸로 다시 5년간 가리라는 생각, 무능한 대통령 밑에서, 일부 사람들이 돈 벌기 좋은 신나는 세상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아프네요.

saint236 2012-12-21 15:32   좋아요 0 | URL
포스트 대선을 노린 감이 없지는 않지요.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그정도의 계산은 했겠지요. 그렇지만 전 안철수에게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아서일까요? 그가 기회주의자처럼 느껴지지는 않네요. 또 5년을 어찌 살아야할까요?

드림모노로그 2012-12-21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윗분 말씀대로 민주당의 전략에는 문제가 많았어요. 안철수씨의 행보도 문제가 많았구요 . 그리고 이정희가 이번 대선에 박근혜가 당선되게 한 일등공신이라 생각합니다 ^^

saint236 2012-12-21 15:33   좋아요 0 | URL
제가 대선을 보고 죽은 정희가 산 철수를 잡았다 했더니 친구가 댓글을 달았더군요.
"산 정희는 문 재인을 잡았다."

카스피 2012-12-2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늙으면 언제나 과거가 아름다와 지나 봅니다ㅡ.ㅡ

saint236 2012-12-21 23:13   좋아요 0 | URL
"아 옛날이여"죠!

Ritournelle 2012-12-24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주당은 안철수 세일즈가 아니라 문재인 세일즈를 해야 옳았다."
민주당에 대한 평가는 이 한 줄의 문장을 요약되는 군요. 하지만 이 전제엔 전 동의가 잘 안 됩니다. 민주당을 희생양 삼기엔 saint236님께서 이 문장 이후에 펼쳐놓으신 여러가지 내용이 사실과 이상의 거리를 지나치게 넓혀놓고 있어요. 문제의 소지에 대한 관점을 민주당이 아니라 차라리 다른 쪽에다 두면 어떨까요?
오직 민주당이 문제라는 관점으로 사태를 보지 말고, 차라리 다른 관점으로 사태를 보면 어떨까요? 즉 민주당은 과연 문재인이라는 브랜드를 팔고자 했는가가 아니라 대략 51.6의 국민들은 왜 민주당이라는 브랜드를 사고자 하지 않았을까? 아니, 오히려, 차라리, 그들은 왜 민주당이라는 브랜드를 사고, 팔고자 하게끔 하는 환경milieu 그 자체를 부정했던 것일까? 전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게 바로 환경milieu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선 이후의 환경, 아니 좀더 정확히는 지난 이명박 정부 5년 이후의 이 환경을
온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간(물리적, 철학적, 정치적, 등등)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걸 민주당의 삽질로 환원하는 건 참 문제가 있지요. 그런 측면에서 놓고 볼 때 민주당 개새끼론을 주장하는 것은 국개론을 주장하는 것
보다 훨씬 부정적이다고 봅니다.
이번 선거의 결과적 측면만 놓고 볼 때, 그 누구도 희생양(르네 지라르식 의미에서의)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전라도도, 경상도도, 안철수도, 이정희도, 민주당도...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국사회는 이번의 선택을 공동체적 혹은 사회적인 운명을 짊어지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이걸 부정해온 역사죠. 특히 기득권층들이 말이죠...

saint236 2012-12-24 22:24   좋아요 0 | URL
이번 대선을 바라보면서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겠지요. 민주당만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이 문재인이라는 물건을 사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가 경험한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이 문재인은 좋지만 민주당은 싫다는 것인데, 저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큰 역할을 해 온 것은 맞지만 문제는 야권에서는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는 것입니다.다 내밑으로 모여, 야권에 우리가 아니면 누가 새누리당과 숫적으로 대응이 되겠나? 이게 민주당의 일반적인 태도가 아닐까요? 새누리당도 반성을 안하지만 민주당은 더 안합니다. 이번 대선 이후 누구의 책임이냐 희생양 찾기에 급급합니다. 기회는 이때라고 지금까지 자기 당의 대선후보에게 책임을 지운다고 공방을 벌이네요.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야당이니 지지해달라는 말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오직 민주당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이런 태도를 비판하는 시각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민주당에 자꾸 실망하게 되네요.

Ritournelle 2012-12-24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경험한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이 문재인은 좋지만 민주당은 싫다는 것인데, 저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전 정말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매우 치졸하다고 생각합니다. 핑계거리른 찾는 것이죠. 결국 그런 사람들 중에 박근혜를 찍는 사람도 상당수가 있죠. 그런 사람들 중 일부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가장하죠. "난 원래 안철수를 지지했는데, 문재인으로 단일화되고 나서, 문재인이 싫고, 민주당이 싫어서 박근혜를 찍었다고." 여기엔 자신의 행위에 대해 합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어떤 근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일까요? 그런 행위는 정치적으로 어떤 효과를 발휘할까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행위가 무슨 효과를 산출할지도 모른 채 그런 행위를 하는 겁니다.독재를 열망하는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한 가지만 말씀드리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정치를 더이상은 직업 정치가들에 대리하는 대리민주주의적(랑시에르는 오늘날의 대의민주주의를 과두제적 형태로 봅니다.
민주주의가 아닌)인 방식으로 머무르게 두어서는 안 됩니다. 아니 오히려 민중들이 스스로 정치를 올바르게 실현하고자 한다면, 그 주체로 서서, 정치의
무대에 전면에 서야 된다고 봅니다. 그럴 생각도, 각오도 없이 오직 제도정치적인 대리민주주의에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는 것은 기껏해야 우리가 올해의 총선, 대선
에서 보는 희생양 찾기 놀이계에서 허우적거리는 것밖에는 안 됩니다.


참고로 토마스 프랭크의

<왜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를 추천해드립니다.
저도 교보에서 서론하고 결론만 읽었는데, 우리 같이 이번 대선으로 멘붕한 사람들한테, 혹은
이런 저런 희생양 찾기에 열중한 사람들한테 매우 유익한 책인 것 같습니다. 혹시 이미 읽으셨는지도 모르겠지만.
 

  아침에 투표 인증샷이 속속 올라온다. 연예인들도 투표 인증샷을 올렸다면서 사진이 올라온다. 그 중에 윤은혜 사진이 문제가 되어서 자삭했단다. 그런데 말이지 그 문제 사진이라는 것이 황당하다. 줄을 서서 투표를 기다리면서 사진기를 향해서 V표시를 했던 것 같다. 사진으로 확인해봐도 그렇다.

 

  문제가 된 이유가 웃기다. "특정 후보를 지칭할 수 있는 포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두고두고 선관위 인증샷에서 V질은 할 수 없는 것이다. 괜스레 2번 후보는 두고두고 국민들에게 민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다. 오버도 이런 오버가 없다. 제발 이딴 오버하지 말고 그 힘으로 다른데 힘이 나 쏟았으면 좋겠다. V질은 안되고 쌍두 노출은 되는 선관위 결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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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2012-12-1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이상실해서 리플남깁니다.
원래 몇년전부터 그런 인증사진 불가토록 지침도 수없이 나온것입니다. 괜히 피해의식 가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saint236 2012-12-19 16:27   좋아요 0 | URL
지침이 수없이 나오는데 쌍두노출에 대한 지침은 인간적인 것인가 봅니다. 뭐가 피해의식인지. 선관위의 오버센스가 아닌가요?

Mephistopheles 2012-12-19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난 깜짝 놀랐네요 댓글보고 여기가 네XX 포탈인줄 알고요.

saint236 2012-12-20 00:08   좋아요 0 | URL
글쎄 말입니다. 그나저나 멘붕입니다.

라주미힌 2012-12-2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촌극이네요 ㅋㅋㅋㅋ

saint236 2012-12-20 10:16   좋아요 0 | URL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무시하고 지나자니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