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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목에서 가래가 끓더니 화요일 밤에 드디어 40도를 넘나드는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수요일 아침에 비몽사몽간에 병원에 가서 야글 처방받고 출근도 안하고 이틀을 쉬었다. 다행히 신종플루가 아니었는지 열이 떨어져 오늘은 출근하게 되었다. 이틀을 꼼짝안고 누워서 잠을 자고 텔레비전을 보는데 할짓이 못되더라. 아이들은 아빠가 집에 누워 있으니까 좋아하지만서도. 여하튼 이게 핵심은 아니고 이틀을 누워 있으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가 무엇인고 하니 세종시이다. 

  도대체 세종시가 무엇이길래 그렇게 시끄럽단 말인가? 도대체 저걸 왜 그네누님에게 물어봐야 한단말인가? 도무지 알 수도 없고, 이해도 안가고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왠지 그냥 놔두면 안될 것 같아서 몸이 나아지기 시작하면서 찾아보았다. 그런데 청화대 측근들이 말하는 가운데 한가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있었다. 예전에는 찬성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찬성했다? 그런데 지금은 수정해야 한다? 그러면 청와대에서 잘못했다는 것인데, 사과는 했나? 그래서 찾아봤다. 온갖 신문에 차곡차곡 정리가 되어 있지만 귀찮은 관계로 다음 지식에서 드래그 해온다. 다음에서 "이명박 후보의 세종시 발언"이라고 치면 가장 위에 나온다. 

대선 후보 선출 후 MB발언
“(세종시는) 훌륭한 계획이다. 서울시장 시절엔 반대했지만 기왕 시작된 것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더 빨리 더 크게 해 놓겠다. 행복도시는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2007.09.12)

“제가 대통령이 되면 행복도시가 안 될 거라고 하지만, 저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 언급.(2007년 11월27일 대전 유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 “행복도시 건설은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약속.(2007.11.28)
 

대통령 시절 MB발언
충남도청 업무보고에서 “행정도시를 누가 축소할 것이라고 하던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장담.(2008.03.20)

청와대에서 이완구 충남지사에게 “부처 통·폐합 때문에 몇 개 부처가 줄어들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변함이 없다”고 원안 추진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2008.05.02)

지역발전정책추진 전략회의에서 “기존 추진한 여러 지방 균형발전에 대한 계획은 원칙적으로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2008.07.21)

이명박 대통령은 선진당 이회창 총재와의 청와대 회동을 갖고 세종시와 관련, “당초 계획대로 현재 진행 중”이라며 “나도 정부 마음대로 취소하고 변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2009.06.20)

자료 참조 (일부)
http://www.polinews.co.kr/viewnews.html?PageKey=0101&num=94333&p=3&Sword=세종시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충남의 표를 의식해서 세종시를 반대한다고 하지 않고 찬성한다고 말하고,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국가 맘대로 취소할 수 없다고,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말했다가 몇달이 지난 지금에 와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무슨 의도인가? 말이 수정이지 실제 속마음은 안했으면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지지도 때문에 나서서 하지 못하고 밑에 애들 시켜서 나는 안그런데 얘네들이 그런다고 하네라는 식의 조삼모사가 아닌가?  

  이런 저런 말로 살살 달래다가 싫으면 걍 굶던가 한마디 하면 그거라도 주세요라면서 감지덕지하는 것이 어리석은 국민이라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아직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상은 첨단을 향해 달려가는데 왜 정치 행태는 박물관에서나 볼법한 고리타분한 것들뿐일까? 왜 샤프한 사람들도 그 판에만 들어가면 국민을 원숭이로 보고 사기치기에 급급한 것인지 모르겠다. 세종시라는 도토리를 가지고 이리저리 돌리면서 원숭이를 구슬르면 감지덕지하고 받아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큰 코 다칠 날이 올 것이다.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의 조삼모사가 위와 같은 것이라면 요즘 조삼모사의 모습은 여기에 더 가까울테니 말이다. 

 


  국민을 원숭이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은 오히려 여의도에서 집단 패싸움을 하는 당신들을 원숭이로 보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속시원히 한마디 하고 싶어서 글을 써본다. 

"이게 썅..누굴 원숭이로 아나?"

ps. 위에 인용된 그림은 인터넷에서 퍼온 것이다. 출처 싸이트도 그래도 있으니 따로 출처를 표기하지는 않는다. 사실은 몸이 아직도 회복이 안되서 귀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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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절정의 여가수 아이비가 남자 문제로 추락했다. 하던 모든 활동을 접으면서 자신은 피해자라고 강변해 보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요지부동이다. 그동안 조신한 척 해왔던 그의 모습과, 감히 박태환을 사촌이라고 사기 쳐왔던 대담함. 거기에 더하여 국민적인 인기와 자극적인 야동 소문이 절절하게 버무려져서 인기 절정의 아이비를 사회에서 묻어버렸다. 그러나 이대로 묻힐 아이비인가? 오양 사건 이후로 백양 사건, 그리고 아이비양의 동영상 사건을 거치면서 대중은 대중대로 도덕적인 충격보다는 호기심에 더 이끌리게 되었고, 당사자들은 당사자들 대로 복지부동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치고 나오는 처세술을 배웠다. 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되었는데라는 느낌이 적중했다. 드디어 아이비가 과거의 아픔을 딛고 대중들 앞에 다시 선 것이다. 앞으로 넘어야 할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동안 잃어버렸던 팬들의 신뢰감도 회복해야 할 것이다. 먼저 어려움을 딛고 복귀한 그의 용기와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왠지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오늘 인터넷 뉴스를 통하여 그녀의 뮤직비디오에 관한 기사를 접했기 때문이다. 선정성 난란 때문에 SBS와 MBC에서 방영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KBS는 아직 판정 전이긴 하지만 불가 판정 받을 확률이 크다고. 소속사에서는 뮤비를 방송에 내보내기 위해서 손보지 않고 아이비의 섹시한 매력을 그대로 보여 주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뮤비에 대한 기사의 골자이다. 이에 궁금한 본인은 인터넷에서 아이비의 Touch Me라는 뮤비를 수소문헤서 시청했다. 물론 성적인 호기심에 그런 것은 분명히 아님을 밝혀둔다.(이런 젠장. 이렇게 쓰고 보니 꼭 그런거 같잖아.) 물론 약간의 호기심이 동한 것은 사실이다. 약 4분짜리 뮤비를 시청하면서 머릿 속에 드는 생각은 "노이즈 마케팅!"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고, 성적으로 문란해서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정도로 18금은 아니다. 그럼에도 방송불가 운운하면서 대중들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결국 아이비의 섹스 동영상의 출처에 대해서 아직도 왈가왈부하고 있는 이들을 타겟으로 삼아 아이비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스캔들이 터지기 전 그녀의 이미지는 섹시였다. 물론 Touch Me를 통하여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도 섹시미이다. 과거 스캔들 때문에 이미지에 아직도 큰 타격을 안고 있는 그녀를 대중들의 뇌리에 순식간에 각인시키는 전략이 바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을 정도로 섹시하고 성적인 뮤비가 아니겠는가? 못믿겠는 사람은 그의 뮤비를 한번 보시라.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카라와 브아걸도 멀쩡히 나오는데 이정도가 못나온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결국 뮤비는 복귀라는 절박한 상황 앞에서 아이비가 꺼내든 최고의 카드가 아니겠는가? 

  아이비 뮤비에 대한 기사를 보다가 문득 세종시 논란이 이와 매우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세종시가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나다. 행정수도 이전은 알고 있었지만 세종시를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물론 말이 된다. 나는 행정수도는 한나라당의 결사반대에 부딪혀서 헌재까지 오르고 결국 없던 사건으로 처리가 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야당일 때는 본인의 기득권을 위해서 반대했던 행정수도이지만 자기들이 기득권이 되고 난 다음에는 무작정 반대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상황이 바뀐 것이다. 자칫 행정수도 문제를 없던 것으로 처리해 버린다면 오매불망 여기에 목을 매고 있는 충청도민들의 민심과 이미 그곳에 땅을 사두고 땅값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땅부자들(결국 그들이 강부자 고소영이 아닐지)의 반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오만함으로 충청도민의 민심과 반발감 정도는 잠재울 수가 있겠지만 문제는 내려가기만 하는 지지율에 치명타를 줄 수가 있다는 데 있다. 자칫 잘못하면 다음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정권을 재창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행정수도는 계륵같은 존재이다. 먹자니 그렇게도 싫어하던 전 정부의 정책을 이어가는 것이요 버리자니 정권 재창출이 불안하다. 결국 그들은 행정수도를 세종시라는 새로운 포장지로 포장을 해버렸다. 그리고 연일 세종시를 띄우고 있다. 예상치 못한 정운찬 총리 카드를 뽑았고 친이계와 친박계로 나뉘어 쌈박질이다. 지경부 장관이 상관에게 박근혜를 반대했다고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출장보냈냐는 발언을 하면서 하극상을 일삼고 있다.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을 내세우고 있고, 홍준표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당에서 이끌어 가야 한다고 하며, 정신나간 모 의원들은 국민 투표에 붙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스에선 온통 세종시, 세종시 한다. 그런데 왜 나는 그것이 가식적이라는 생각이 들까? 아이비의 노이즈 마케팅과 닮은꼴이라는 생각이 들까? 세종시나 행정수도 이전이나 결국 같은 사안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도 헷갈린다. 한나라당이 헌재에까지 고소한다고 난리치며 반대했던 것 또한 쏙 들어가버렸다. 오히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치미를 뚝 뗀다. 세종시를 통해, 박근혜, 정운찬, 홍준표, 박희태, 안상수의 이름이 부각되었다. 박근혜의 부각은 마치 차기 대통령으로 부각된 것처럼 보인다. 미디어법도 묻혔고, 헌재의 이상야릇한 판결도 묻혔다.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하여 날치기로 통과시켰던 김형오 의원의 품위있는 정치인이 되자며 야당을 비난하는 코미디도 묻혔다. 이 정도면 최고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겠는가? 한나라당은 제대로 된 카드를 하나 뽑아 든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아이비의 복귀를 묵묵히 바라보는 사람 가운데에는(물론 나를 포함하여) 아직 그녀의 과거 스캔들과 말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나라당의 세종시 논란을 바라보는 태도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대단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모든 사람을 속일 수는 없는 것을 분명히 그들이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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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돈나가 우리나라에서는 무명이었던가요?
    from ............ 2009-11-05 09:34 
    세인트님, 이게 님의 페이퍼에서 말씀하신 내용이랑 전혀 상관은 없지만 님 글 읽고 호기심에 아이비 뮤비 받다가 당황했어요. 아이비가 노이즈 마켓팅을 이용해 화려하게 컴백하든 말든 이제 그건 쇼비지니스의 타산성 문제겠지만, 와아~ 이건 아이비의, 아니 그 아이비가 소속된 소속사의 양심하고도 상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네들 너무 뻔뻔스럽네요. 정규방송에서 금지처분 받았다던 아이비의 Touch Me 뮤비    
 
 
saint236 2009-11-05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제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미 말씀드린대로 방송 금지 처분 받을 정도로 선정적인 것 같지는 않네요. 그렇지만 분명 마누님 것을 베낀 것 같네요. 아이비는 이미 전적이 있습니다. 아직 소속사가 팬텀인가요? 아니면 바뀌었나? 여하튼 유혹의 소타나는 일본 애니메이션 파이널판타지 어드밴스 칠드런의 성당 격투신을 그대로 베꼈었죠. 결국 일본 회사로부터 방송금지 자처분 신청 받았고요. 만약 마누님이 이것을 알게 된다면 비슷한 대응이 들어오지 않을까요? 에효. 이런게 국제적인 망신이란 건가요?

기억의집 2009-11-05 12:08   좋아요 0 | URL
아이비은 베끼기 전적이 있군요. 근데 전 놀라운게...세인트님 세대의 성적인 유연함에 놀랬어요. 세인트님도 30대 초반이잖아요(제 기억에 세인트님이 30대 초반으로 밝힌 글 읽은 적 있는 거 같아서) 솔직히 아이비 뮤비가 제 눈엔 야하게 보여요. 방송에서 애들하고 같이 보면 서로 얼굴 좀 붉힐 거 같아요. 요즘은 부모자식간에도 개인주의 시대라 제가 마언니 뮤비 보는 곳이 유투브에서거든요. 개인적으로 보는 것은 신경이 안 쓰이는데...방송엔 좀 그래요. 모르겠어요. 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 // 국제적인 망신인 정도가 아니고 우리 나라 엔터테이먼트 자체가 미국판 복사인가 봐요. 진짜 웃기죠!
 

  아침에 메일을 확인하여고 메일함을 열었다가 유니세프로부터 받은 후원 요청 메일을 확인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루 1달러의 삶 - 콩고민주공화국 

 

  오랜 내전을 겪은 서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은 구호가 절실한 곳입니다. 공식적으로 전쟁이 끝나고 민주적인 선거도 치렀지만 여전히 동부지역에서는 반군이 활동하며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합니다. 국제적인 금융위기로 나라의 근간산업인 광업이 침체하면서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세계은행은 현재 콩고의 1인당 국민소득이 102불에 불과하다고 추정합니다.

국민의 70% 이상이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살아가는 최빈곤층입니다. 5세 미만 어린이의 38%가 만성영양실조 상태이며, 키부지역의 경우 13%의 어린이가 심각한 급성영양실조로 건강을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어린이의 절반이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며, 1년에 태어난 어린이 8명 중 1명은 생후 1년 안에 생명을 잃습니다. 5세 미만 어린이 사망률도 161명입니다. 46%만이 안전한 식수를 마시며. 10명 중 3명만이 위생적인 화장실을 사용합니다. 그 결과 오염된 물로 인한 설사병이 어린이사망원인의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북부와 남부 키부지역에서는 매년 콜레라가 발생해 어린 생명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노동착취를 당하는 어린이, 매춘과 인신매매에 희생되는 어린이가 늘고 있는 가운데 분쟁지역에서는 소녀들에 대한 성 착취와 어린이 유괴, 강제징집 등이 계속됩니다. 설사와 말라리아, 증가하는 에이즈까지 지금 콩고민주공화국은 모든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습니다.

유니세프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해 필수의약품과 영양실조 치료식 제공, 영양실조율 감소를 위한 비타민 A, 요오드, 철분 제제 공급, 말라리아, 설사, 에이즈 등 주요질병 예방과 치료, 어려운 처지의 어린이 보호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열어 본 메일치고는 너무나 우울한 내용이다. 더군다 오늘 아침에 보건소에서 두 아이의 예방접종을 하고 왔기 때문에 더 그런지도 모른다. 18개월 6개월 된 두 아이덕에 이번주는 계속 보건소에 다녔다. 하루는 큰 녀석, 이틀은 작은 녀석. 매일 늦게 출근하면서 보건소에 아이를 데리고 예방 접종을 하러 가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예방접종비가 들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다음 주에는 작은 녀석을 데리고 로타 바이러스 접종하러 가야하는데 이게 한번 접종할 때마다 10만원이란다. 총 세번을 맞아야 하기 때문에 로타 바이러스 접종을 마치려면 총 30만원이 든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웃긴 것은 맞춰야 할 예방접종이 이것뿐만이 아니다. 폐구균 예방접종도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한번 접종에 10만원씩 3번이란다. 2살 이후에 접종하면 2번이라고 하니 20만원이다. 우리 부부가 유별나서 이것 저것 다 접종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기본으로 이것들을 예방접종하고, 거기에 더하여 이것저것 더 접종한다.  

  그런데 콩고에서는 하루를 1달러로 생활한단다. 1달러를 대충 1200원으로 계산하면, 10만원이면 100달러가 조금 못 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내 아이가 한번 예방 접종비면 콩고에서는 약 90여명이 하루를 생존할 수 있는 거금이라는 말이다. 둘째 녀석이 로타 바이러스 접종 세번을 다 접종하는 돈이라면 90여명의 아니가 3일을 살던지 아니면 한 아이가 거의 1년을 살 수 있는 돈이 된다는 이야기다. 뭐라 꼭 집어 말할 수 없지만, 속에서 무엇인가 울컥하고 넘어오는 것 같다. 

  내 아이들과 이 아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저 내 아이들은 운이 좋아서 한국에서 태어나고, 그 아이들은 운이나빠서 콩고에서 태어난 죄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그 아이들이 무슨 죄를 지어 그렇게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지... 

  예전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도대체 저 아이들의 불행은 누구의 잘못인가? 부모의 잘못인가? 정치인들의 잘못인가? 아니면 미국을 위시한 1세계의 잘못인가? 그것도 아니면 나의 잘못인가? 불행의 원인을 따지기 위하여 고민했었지만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물론 답도 찾지 못했다. 설령 답을 찾는다고 해도 그 아이들의 불행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질문을 바꿨다. 누구의 잘못인가가 아니라 내가 지금 할 일이 무엇인가로 말이다. 이 아이들을 웃게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눈에서 눈물이 조금이라더 덜 나게 하기 위해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그래서 나는 유니세프 정기후원자가 되었다. 두 아이에게 쏟는 것의 몇십분지 일이라도 그 아이들을 위하여 사용하자는 생각에 3만원을 후원하는 정기 후원자가 되었다.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이 후원은 유지하려고 한다. 가능하면 1년에 1만원씩 증액하면 더 좋고 말이다. 

  가끔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것들이 다른 이들에게는 꿈도 못꿀만한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했으면 좋겠다. 내게 있는 것을 다 포기하고, 그것들을 누리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그냥 조금만 나누자는 것이다. 세상이 조금은 더 밝아질 수 있도록. 혹 더 밝아지지 않더라도 덜 깜깜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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